당진, 범시민운동으로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범시민운동으로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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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성공한 신규 석탄화력 저지운동
만 8년이다. 당진지역에 또 다시 신규 석탄화력이 입주를 추진하면서 저지운동을 벌인지 꼭 만 8년 만에 마침내 석탄화력 추가 증설을 막아내게 됐다. 지난 12월29일 확정된 이번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하면 당진에코파워 1, 2호기는 연료를 석탄에서 LNG로 전환하고 기존 1,160MW에서 1,940MW로 용량을 키워 건설된다. 부지와 용량은 사업허가 시 검토 확정한다고 했지만 사업자가 수요처와 가까운 타 지역으로 이전하길 희망하고 있는 만큼 그대로 확정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처음 동부그린발전소가 당진지역에 입주를 추진하던 2010년경만 해도 저지운동이 이렇게 오래 걸리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8년의 시간 동안 동부그린은 당진에코파워로 이름이 바뀌었고 동부건설에서 SK가스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대책위원회의 명칭도 석탄화력 대형화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에서 동부화력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로, 다시 당진시 송전선로 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뀌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4" align="aligncenter" width="640"]
ⓒ당진환경운동연합[/caption]
비상식적인 정부의 석탄화력 공급 정책
당진지역에 처음으로 (지금은 당진에코파워로 이름이 바뀐) 동부화력이 입주를 추진한다는 소식은 2009년 동부건설이 화력발전소 부지 확보를 위해 공유수면 매립을 위한 사전 환경성 검토 신청서를 대산지방해양항만청에 제출하면서부터다. 처음 소식을 접한 당진지역 주민들은 분노했다. 그렇지 않아도 당진지역은 당진화력 8호기까지 건설돼 가동되고 있었으며 9, 10호기가 건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지역에 10개의 석탄화력만 해도 세계 최대 규모였다. 특히 9, 10호기는 1,000MW급으로 기존 8호기까지 건설됐던 500MW급의 두 배 용량이었다. 해당 지역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는 공동으로 석탄화력 대형화 저지 당진군대책위원회를 건설해 투쟁에 들어갔다. 시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고 대산지방해양항만청 등 관계 기관을 항의 방문했다. 석탄화력 건설에 나선 동부화력 측은 무자비한 대자본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줬다. 2010년 5월 12일 동부화력 건설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 기본계획 변경 사전환경성 검토서 주민설명회장에서 동부화력 측은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설명회장 입구에 설치한 대책위원회의 천막을 기습적으로 철거한 후 찬성하는 주민들만 입장시킨 채 반대하는 주민들의 출입을 막았다. 주민설명회는 순식간에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의 폭력과 욕설로 아수라장이 된 채 사전환경성 검토를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주민들이 강력한 반대운동을 벌이자 당진시도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했으며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에 반대의견을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이 전해졌는지 2010년 11월 공개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안에는 동부화력이 미반영으로 분류됐다. 물론 단서조항으로 주민수용성 확보 시 재고한다고 했지만 당시 당진군과 군의회가 공식적으로 반대결의를 밝힌 데다 발전소 입지 예정지역인 석문면의 주민들이 워낙 강력하게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사족으로 여겨졌다. 대책위원회에서는 ‘동부화력 반대운동, 승리가 멀지 않았습니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1년 간의 강력한 반대운동이 드디어 승리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동부화력이 반영되지 못할 것으로 확신했기에 대책위원회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되는 12월 15일 전력정책심의회를 앞두고 미리 환영논평을 써두고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전력정책심의회에서 일어났다.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시안에 미반영됐던 동부화력이 본안에는 반영된 것이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본안에 동부화력을 반영하면서 전기사업 허가 시까지 주민수용성을 확보할 것을 단서조항으로 달았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본안에 동부화력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시안에서 단서조항으로 단 주민수용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지식경제부는 자신들이 단서조항으로 제시한 주민수용성이 전혀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본안에 반영하는 폭거를 저질렀다.정부의 강행방침과 대책위 내부의 분열, 운동의 위기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이후 동부화력은 전기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주민대책위원회도 이에 맞서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를 찾아 전기사업을 불허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 릴레이 1인 시위는 100일 넘게 진행됐다. 이어 주민대책위원회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동부화력 본사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자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전기사업 허가를 수차례 보류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러한 투쟁에도 불구하고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는 2011년 5월 30일 ‘전원개발사업 신청 전까지 당진시장 또는 석문면개발위원회의 유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부를 걸어 동부화력에 대한 전기사업 허가를 내줬다. 지식경제부가 스스로 사업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달았던 주민수용성이 전혀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세 번씩이나 계속 단서조항과 조건부를 달아 그 때마다 행정절차를 진행했던 것이다. 정부의 무조건식 강행만 어려움이 아니었다. 대책위원회에 함께 했던 석문면개발위원회가 입장을 바꿔 동부화력 유치로 입장을 바꿨고 내내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이철환 시장도 갑자기 수용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내부의 분열은 다른 무엇보다 훨씬 큰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대책위원회는 굴하지 않고 입장을 바꾼 이철환 시장에 대해 낙선운동을 선언했고 기어이 낙선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5" align="aligncenter" width="640"]
ⓒ당진환경운동연합[/caption]
송전선로 반대운동과 석탄화력 저지운동의 만남
동부화력은 모기업의 어려움으로 매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예비 송전선로에 대한 비용부담 문제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SK가스가 201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름이 당진에코파워로 변경됐다. 게다가 예비 송전선로 확보 문제로 인해 2023년으로 완공 시점을 미루면서 당진에코파워는 한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석탄화력 증설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가 부상했는데 이는 석탄화력 반대운동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모두 불합리하고 비민주적인 에너지 정책으로 비롯됐지만 석탄화력은 해당 입지 주변에서 주로 이해관계를 갖지만 송전선로는 지나가는 구간 모두가 민원지역이 된다. 또한 당진지역의 송전선로 문제는 지역에 대규모 석탄화력을 건설하고 수도권까지 장거리 송전을 하면서 발생한다. 송전선로로 인해 피해를 입는 주민들과 석탄화력으로 피해를 겪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연대하게 됐다. 2014년에 출범한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처음에는 송전선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출발했지만 점차 비민주적인 에너지 정책에 대응하면서 석탄화력까지 활동을 넓히게 됐다. [caption id="attachment_187117" align="aligncenter" width="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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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일주일 단식농성
석탄화력 저지운동에서 가장 큰 분수령은 2016년 5월 수도권 대기환경개선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보고서 발표였다. 수도권 미세먼지 발생의 최대 28%가 충남의 석탄화력에서 발생한다는 연구결과였다. 그 전까지 관심 밖이었던 충남의 석탄화력은 이제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당진시 송전선로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명칭을 당진시 송전선로 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로 바꾸고 본격적인 석탄화력 반대운동에 나섰다. 2016년 7월 19일 당진시 송전선로·석탄화력 범시민대책위원회를 비롯해 시민 1000여 명은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당진에코파워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이어 7월 20일부터 일주일 간 범시민대책위원회와 김홍장 당진시장이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단식농성 기간 당진지역의 각계 단체에서 지지방문을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4554"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운동연합[/caption]














1월 17일 전국 미세먼지((PM2.5) 오염도 양상[/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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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8일 전국 미세먼지 ((PM2.5) 오염도 양상[/caption]
수도권 미세먼지(PM10) 오염은 1월 12일 서울 25μg/m3, 경기 28μg/m3로 매우 쾌청한 상태에서, 이후 대기 정체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일 조금씩 계속 상승해서 4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세먼지만이 아니라 질소산화물의 경우에도 평소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고, 남부 지역에 비해서도 약 2-4배 높은 오염도를 보였다.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 반감기가 매우 짧아 대기 정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더라도 반감기가 매우 긴 미세먼지에 비해서는 축적 효과는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오염이 모두 동반 상승한 것은 질소산화물은 중국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중국 영향이라기보다는 국내 대기 정체로 인한 영향임을 보여준다.
날씨도 흐리고 곳곳에서는 안개도 있어 시야도 많이 나빴으며, 특히 올해 겨울은 쾌청한 날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기간에 시민들의 느끼는 불쾌감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오염 수치 만으로만 보면, 오염도가 높기는 하지만 예년에 비해 매우 특별하게 높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우려가 크게 확산된 것은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 조치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이 쏟아내는 온갖 대책이나 발언들이 뒤섞이다 보니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불안감도 더 커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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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연합뉴스)[/caption]
시민 대중은 설사 아주 전문적인 내용은 몰라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나 주장은 직감적으로 쉽게 감지한다. 환경부나 서울시 등 정부기관과 일부 언론과 전문가, 심지어 극소수 환경운동가들까지 지금까지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은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이 약 80%, 또는 그 이상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국내 요인으로 인한 것이 20%이고, 그중 교통으로 인한 비중이 약 1/3이라고 가정한다면 모든 자동차 운행을 중단해도 불과 7%만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물론이거니와 마치 요술방망이나 될 듯 주장하는 모든 차량 2부제 실시로 인한 효과 역시 극미하거나 최대 3.5% 수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서울시에서 이번에 실시한 대중교통 무료화 조치는 이미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던 시민들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일이지만,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던 시민들을 대중교통으로 유인하는 효과가 거의 없음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동참으로 인한 효과가 매우 커도 개인 불편을 감수할까 말까 고민할 텐데, 그동안 정부 주장을 생각해 보면 전혀 또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이 분명한데 굳이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겠는가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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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무료화에 이어 차량 2부제 강제화를 주장하는 박원순 서울시장(파이낸셜뉴스)[/caption]
서울시가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의 개인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국민들에게 동참을 호소하려면, 일단 그것이 실질적 효과가 있음을 시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나마 정부가 평소 미세먼지 오염에는 국내 요인이 절반 이상이라는 말은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평소에 국내 오염물질 감축에 동참할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나 환경부 등 우리 정부가 우리나라 미세먼지 고농도 오염의 원인의 80%가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것을 공식화하고 있는 한, 국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해 고농도 오염 발생일에 개인 승용차 운행을 줄여달라는 요구가 설득력이 있기는커녕 국민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것은 자명하다. 고농도 오염시 시민들의 참여를 원한다면, 이 80%라는 수치의 허구부터 밝혀야 마땅하다.
설사 국민들이 개인 승용차 이용 등 미세먼지 감축에 동참할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실천이 실제 효과가 있어야 지속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우리가 집안에서 창문을 닫고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연기로 방안이 가득 찰 것이다. 그때 삼겹살을 절반만 구워 먹어도 연기는 점점 짙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아예 삼겹살 구워 먹는 것을 포기하고 그만두더라도 창문을 열지 않는 한 상당한 시간 동안 연기가 방안을 가득 채울 것이다. 그런데 대기오염의 경우는 우리가 창문을 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환기를 시킬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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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구이(연합뉴스)[/caption]
일단 대기 정체 상태가 계속되어 대기오염도가 크게 높아지면 사람의 힘으로는 되돌리기 극히 어렵다. 기상 상태가 바뀌어서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거나 대기 확산이 잘 되는 기상 상태를 기다리는 방법뿐이다. 그래서 평소 대기오염 관리가 중요하고 그래야 좋지 않은 기상 상태에서 오염도가 매우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대기오염이 기상조건에 따라 달라지고 대기가 정체되면 평소보다 몇 배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평상시 오염도를 낮추면 최고 오염도의 수준이나 빈도를 낮출 수는 있다.
미세먼지 오염도가 어느 수준으로 높아지면 그제서야 이런저런 비상조치를 취하려는 방식은 인도나 중국, 또는 과거 영국 런던 스모그 사건 당시처럼 오염도가 극도로 높은 국가에서 실행하는 구식 방법이다. 우리나라 역시 과거 88올림픽 당시 등에 활용했던 방법이다. 지금 중국조차 평상시 대기오염 발생원을 폐쇄, 관리하고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평상시 관리대책을 잘 세워야 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차량 운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대기오염 관리를 위해 매우 효과적인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그것을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만 하려는 방식은 비용만 많이 소요되고, 앞에서 삼겹살 비유 설명과 같이 효과도 미미하다.
평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개인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불편하고 비용도 매우 많이 소요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평상시 차량 운행이 절반이 되게 만드는 것이 진짜 대책이다. 시민들을 강제하려는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친환경 실천을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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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우선, 개인 승용차보다 편리하고 빠르게(연합뉴스)[/caption]
건강영향 측면에서의 효과를 봐도 그런 방식이 훨씬 과학적 타당도가 높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만 조심하면 보건학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1년 내내 평균 오염도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대기오염 목표 역시 연평균 오염도를 낮추는 것에 맞춰야 한다. 그런 방법이 앞에서 설명한 대로 최고 오염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은 날의 건강 영향까지도 줄일 수 있다.
지금처럼 오염도가 높은 날의 대책에 집중하는 방식, 그것도 중국발 미세먼지 탓이나 하면서 협력 사업 운운하는 방식으로는 미세먼지 문제는 날로 심각해질 것이다. 중국이 지금처럼 엄청나게 파격적인 개선을 통해 우리나라보다 오염도가 낮아지면 그때 가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환경 정책, 환경문제를 보도하는 언론, 극소수 왜곡된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은 대기오염 현상에 대한 이해, 대기오염 관리의 원칙과 방법에 대한 기본 소양부터 갖춰야 지금의 미세먼지를 둘러싼 사회적 혼란을 막고 해결의 길로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 오염도는 높기는 하지만 건강에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다. 각자 격렬한 운동이나 활동을 줄이는 정도로 건강보호를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필요한 논란으로 허비하지 말고, 오염물질 발생량을 줄이는 근본 해결책 실행의 동기로 만들어야 한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황사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환경부[/caption]
천동설의 우주모형[/caption]
'서울시 미세먼지 발암물질과 돌연변이원성' 학위논문 언론보도 기사 (사진 1988년 한겨레 신문 캡처)[/caption]
비공개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입수해 서울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밝힌 글 (1986년 과학동아 캡처)[/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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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오염 측정 자료 공개 촉구 운동 (사진 1989년 한겨레 신문 캡처)[/caption]
미세먼지 환경기준 강화를 촉구하는 칼럼 (사진 2005년 서울신문 캡처)[/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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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환경기준 다음 단계로의 강화를 촉구하는 칼럼 (사진 2016년 서울신문 기사 캡처)[/caption]

미세먼지 오염 변화 설문조사 응답 결과[/caption]
정치인과 언론 심지어는 일부 환경전문 기자나 학자들까지 공공연하게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가 역대 최악,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발언을 하면서 국민들을 겁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식 상태가 무리도 아니다.
그런데 사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 오래 살았다면 하루만 지나도 와이셔츠가 새까맣게 되거나 손과 얼굴이 심하게 더렵혀지던 생활상의 경험을 한 경우도 상당수 있을법한데, 그런 답변은 3%라는 극소수에 그쳤다.
과거에는 공기가 깨끗한 지역에서 살다가, 지금은 공기가 나쁜 지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더 예민해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경우 객관적 사실과 상관없이 과거보다 지금이 미세먼지 오염도가 심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 오염도 변화와 상관없이 과거에 비해 미세먼지 오염이 나빠졌다는 여론이 높다는 것은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정부가 미세먼지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절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이라고 해도, 그것이 사실이 아니면 과학적인 사실을 대치하거나 부정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천동설을 믿는다고 해서 태양이 지구 주변을 공전하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서울, 부산, 대구의 미세먼지 (PM10, 호흡성먼지) 연변화[/caption]
인천과 광주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가, 2012년 이후로는 오르내리고 있지만 10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된 수준이다. 울산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고, 대전은 서울과 마찬가지로 2012년 이후 다소 악화되는 추세지만 그래도 10년 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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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도시의 미세먼지(PM10, 호흡성먼지) 연변화[/caption]
정부 통계의 신뢰성 자체를 전면 부정하려는 극단적인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많은 역학 연구 결과들이 바로 이 통계 자료를 사용해서 입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그런 막무가내 주장을 펼치지는 못할 것이다.
평균값은 낮아졌지만 중국 때문에 오염도가 매우 높아지는 특수한 날이 많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오염도가 높은 날의 수치 역시 과거가 지금보다 훨씬 많다.
인터넷에 모두 공개되어 있는 미세먼지 측정값이나 그에 관한 연구 자료나 통계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미세먼지 오염도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에서 지금이 최악이 아니며 장기간 지속적으로 개선되어 왔음은 쉽게 알 수 있다. 아직도 도달해야 할 수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악의 대기오염 상태에서 빠져나온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집집마다 사용하던 연탄(석탄)이 거의 사라지고, 석유 등 연료의 품질이 크게 개선되고, 자동차와 산업체 연소시설에는 저감장치가 부착되고, 천연가스 사용 비율이 증가하고, 경유 가격 조정을 통한 경유 승합차 수요가 억제되는 등 대기오염 관리 정책의 효과 덕분이다.
미세먼지 오염 상승 위험 도시들[/caption]
과거에는 서울은 오염된 도시, 제주는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2010년경 서울시 보도자료에 의하면 대기질 개선 목표가 2014년까지 제주도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2012년까지는 개선되면서 차이가 계속 줄어들다가 그 후로는 오히려 악화돼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듯 했다.
그런데 그 후 제주시의 미세먼지 오염도가 서울시보다도 훨씬 가파르게 악화되면서, 2014년에는 진짜로 서울시 미세먼지 오염도가 제주시보다 좋아졌다. 서울시 미세먼지가 개선돼서 목표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제주시 미세먼지가 악화돼서 역전이 된 것이다. 서울시 목표가 달성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례는 최근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도의 변화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염이 심했던 대도시는 어느 정도 개선됐으나, 청정지역은 사라지고 오히려 지방이 미세먼지 오염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수도권 대기질’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국 대기질 특별조치’를위해 중앙정부가 노력하고 세금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대다수 지역은 역대 최악인 것 사실 아니고, 청정지역은 역대 최악의 수준이 된 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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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기질 개선 목표는 제주도 공기 수준이었다(2011년 서울시 보도자료 중에서)[/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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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준 역전이 일어나려고 하는 서울과 제주[/caption]

예일대 보고서를 근거로 우리나라 대기질이 최악이라고 보도하는 언론 기사[/caption]
예일대 EPI 보고서의 대기질 국가 순위[/caption]
우리나라가 174위라는 미세먼지(PM 2.5 ) 순위는 일본 134위, 스위스 143위, 네덜란드 149위, 독일 157위 등으로, 환경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들이 우리나라보다 약간 높기는 하나 역시 세계 최하위권으로 평가됐다. 반면에 오염도가 높은 나이지리아나 아프가니스탄 등은 공동 1위였다. 이 지표에서 무려 122개국이 100점 만점으로 공동 1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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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EPI 보고서의 PM 2.5 국가 순위[/caption]
질소산화물은 우리나라, 네덜란드, 벨기에가 공동 꼴찌라는데 독일은 그 바로 위인 177위, 영국 174위, 일본 172위, 덴마크 170위, 프랑스 169위, 스위스 161위다. 환경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이 훨씬 순위가 높은 것은 미세먼지 경우와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대기질이 세계 최악이라고 믿고 싶은 사람들도 유럽의 환경 선진국이나 일본까지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보다도 순위가 뒤처진다는 이 황당한 평가에 대해서 차마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 미세먼지 오염이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높기 때문에 그들을 쫓아가야 하는데, 이 지표에 의하면 그 선진국들도 모두 세계 최하위권이다. 물론 그 나라에서 소위 환경 전문가들이 예일대와 컬럼비아 대학의 발표 자료를 근거로 자국이 세계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국가라고 큰일 났다고 염려하거나 자국의 환경 수준을 비하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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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가 미세먼지 세계 최악 도시로 평가한 나이지리아의 Onitsha시, 예일대는 나이지리아를 공동 1위로 평가했다.(사진 Guardian)[/caption]
세계 각 도시의 미세먼지 오염도, 세계보건기구(WHO)[/caption]
미세먼지 오염이 진짜 세계 최악인 도시들은 이집트를 비롯한 아프리카 일부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에 이르는 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몽골과 중국에 있는 도시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이 미세먼지 오염이 세계 최악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들 중에서는 오히려 오염이 낮은 축에 속할 정도로 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한 국가들이다.
다음 그림은 미세먼지(PM 2.5 ) 오염도가 높은 국가 순서대로 늘어놓은 것으로, 자기 나라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미세먼지 오염을 더 개선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계 최악 수준이 아니라는 사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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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PM 2.5 ) 오염도 국가 순위(WHO, 2016)[/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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