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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혐오 강화하고 LGBTI 활동가 탄압하는 구소련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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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혐오 강화하고 LGBTI 활동가 탄압하는 구소련 국가들

익명 (미확인) | 목, 2018/01/04- 11:21

 

차별, 동성애 혐오와 더불어, ‘비전통적 성관계’에 대한 러시아의 탄압 조치에 따라 구소련 국가 일부에서 LGBTI 인권단체에 대한 적개심이 걱정스러울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신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불평등한 사람들: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LGBTI 인권활동가>는 최근 수년 간 구소련 국가 4개국에서 부쩍 강화되고 있는 LGBTI 인권단체들을 향한 차별적인 환경을 다루고 있다. 이는 인권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사 대상이 된 4개국 모두 LGBTI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러시아 정부의 억압적인 발언과 정책에 따른 결과의 일환이기도 하다.

데니스 크리보셰프(Denis Krivosheev)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국장은 “LGBTI 활동가들은 오랜 시간 차별과 마주해야 했으며, 인권단체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러시아의 확장된 영향력과 언론은 해당 지역의 LGBTI 단체를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LGBTI 인권을 전면적으로 공격하면서, 다른 국가 정부도 그와 비슷하게 억압적인 정책을 취하고, 대중의 부정적인 태도 역시 강화되었다. 이러한 부정적인 태도는 해당 국가의 ‘주류’ 인권단체들 가운데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LGBTI 인권은 ‘서양의 가치’로써,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러시아의 선전에 힘입어 사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 정부가 나서서 무지와 혐오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는 해당 지역의 인권 사회에까지 침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BTI 인권은 ‘서양의 가치’로써,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러시아의 선전에 힘입어 사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국장

 

강력한 LGBTI 인권 탄압

 

해당 지역에서 러시아의 가장 가까운 우방으로 꼽히는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최근 수 년간 일제히 강력한 LGBTI 인권 탄압에 나서고 있다.

4개국 모두 러시아 법과 유사하게 동성애 혐오를 ‘선전’하는 법을 도입하려 시도했다. 지금까지 이 법이 통과된 유일한 국가는 벨라루스로, 2016년 관련 러시아법을 변형한 내용의 법안을 채택했다.

벨라루스의 주요 LGBTI 활동가 중 한 명은 “개인적인 위험 부담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더 이상 활동을 계속할 수 없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이 활동가는 자신의 활동을 이유로 여러 차례 직장을 잃었고, 반복되는 경찰 심문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이들 4개국에서 앰네스티와 인터뷰한 대상자 중 대다수는 안전상 우려와 그 외의 피해 가능성 때문에 익명을 요구했다.

한편, 아르메니아와 키르기스스탄은 헌법상 동성혼이 명백히 불가능하도록 각각 2015년과 2016년에 개헌을 단행했다.

구소련 국가들의 LGBTI 단체들은 자신들을 침묵하게 만들려는 정부의 억압적 전략과 수도 없이 마주해야 했다.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게이 프라이드 행진은 지속적으로 개최가 금지되거나 동성애 혐오 단체의 공격 대상이 되었다. 경찰은 이러한 증오범죄를 막거나 효과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LGBTI 활동가들은 모두 결사의 자유를 제한 받고 있다. 아르메니아와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LGBTI 인권단체가 적게나마 등록되어 있는 상태지만, 벨라루스와 카자흐스탄에서는 개인 활동가들과 비공식 단체만이 활동하고 있다.

 

인권 사회에서 소외되다

 

이러한 차별의 결과, LGBTI 인권옹호자 및 활동가들은 지역 인권사회에서도 ‘덜 평등한’ 것처럼 느껴지는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LGBTI 인권 관련 활동에 주력하지 않는 ‘주류’ 인권단체들이 인권 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부국장은 “LGBTI 활동가들은 사회에서 낙인 찍힌 채 소외 당하고 배척당하는 수모를 견뎌야 하는 것도 모자라, 인권 사회에서도 이류 활동가 취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LGBTI 활동가들은 사회에서 낙인 찍힌 채 소외 당하고 배척당하는 수모를 견뎌야 하는 것도 모자라, 인권 사회에서도 이류 활동가 취급을 받고 있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국장

키르기스스탄 활동가들은 국제앰네스티에 “아무도 우리와 연관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5년 5월 열린 LGBTI 행사에서 동성애 혐오 세력이 행사에 공격을 가했지만, 키르기스스탄 주요 인권단체 중에서 이러한 공격을 비난한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더 넓은 인권 사회로부터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은 각국의 LGBTI 단체들이 사기 저하를 겪고 좌절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2016년 8월, 심장마비로 안타깝게 숨진 미카옐 다니엘랸(Mikayel Danielyan) 전 헬싱키연합 회장은 아르메니아에서 최초로 LGBTI 인권 옹호 활동을 벌인 사람들 중 하나다. 그는 사망하기 전, 일부 의원들과 인권옹호자들이 공식 석상에서 자신과 같은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데니스 크리보셰프 부국장은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LGBTI 단체들이 인권활동을 아무런 차별 없이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인권의 보편성이라는 원칙으로 하나되어 LGBTI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고 활동할 것을 해당 지역의 인권 단체들에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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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W4R 사례자 저메인 루쿠키

인권 옹호활동을 하다 32년 징역형을 받은 저메인 루쿠키

인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32년형을 선고받았던 부룬디 인권 옹호자 저메인 루쿠키Germain Rukuki가 항소법원에서 감형을 받고 7월 1일 마침내 석방되었다.

인권옹호자 저메인 루쿠키는 2018년, 날조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지난 4년간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다. 2021년 6월 4일 은타항와 항소법원은 “반란 활동 참여”, “내부 국가 안보 위협” 및 “국가 권위에 대한 공격” 혐의로 저메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기존 법원의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반란”에 대한 유죄 판결은 유지되었다. 저메인의 형은 징역 1년 및 50,000 부룬디 프랑 (미화 약 25달러)의 벌금으로 감형되었고 최종적으로 7월 1일 저메인은 석방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저메인 루쿠키가 수감된 직후부터 그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꾸준히 벌여왔다. 지난 2020년, 그는 국제앰네스티 연례 편지쓰기 캠페인 2020 Write for Rights에서 ‘위험에 처한 개인’ 중 1명으로 선정되었고 이후 전 세계 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캠페인 결과 한국에서 작성된 2,300여 통을 포함, 총 436,292통의 편지가 작성되어 부룬디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전 세계에서 저메인의 석방을 위해 쉬지 않고 캠페인을 벌였던 수만 명의 인권 캠페이너들에게도 매우 기쁜 소식이다.

디프로스 무체나Deprose Muchena 국제앰네스티 동남아프리카 지역국장

이번 소식에 디프로스 무체나Deprose Muchena 국제앰네스티 동남아프리카 지역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결과는 저메인과 그 가족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저메인의 석방을 위해 쉬지 않고 캠페인을 벌였던 수만 명의 인권 캠페이너들에게도 매우 기쁜 소식이다. 항소법원이 저메인의 징역형을 32년에서 1년으로 감형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저메인이 인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기소되어 유죄를 선고받은 일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그에게 반란 혐의로 내려진 유죄 선고는 지금이라도 파기되어야 한다.”

저메인 루쿠키의 석방을 위해 함께해 주신 모든 회원과 지지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금, 2021/07/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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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을 묻는 브라질 지역 무덤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들을 묻는 브라질 지역 무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지만 백신의 불평등한 문제가 여전한 상황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공정한 백신 접근권 보장을 정부와 기업에 촉구하고 있다.

늘어나는 코로나19 사망자와 백신 불평등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4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재 브라질, 인도, 콜롬비아, 러시아,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미국, 페루, 멕시코, 남아프리카 등 10개국이 높은 사망자 수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고소득 국가와 저소득 국가 사이의 백신 불평등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뉴욕타임스NYT 백신 트래커에 따르면 고속득국가와 중소득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85%인 반면 저소득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0.3%에 그쳤다.

또한 Our World In Data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 6일 기준 33개국에서 인구 절반의 최소 1회 접종분을 확보했다. 이 중 몽골, 몰디브, 부탄 등 3개국을 제외하고 모두 고소득 국가이다. (본 통계에서 인구 20만 명 미만인 국가 및 영토의 자료는 집계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해당 33개국에서 일주일 간 발생한 사망자 수는 전 세계 사망자가 200만 명을 초과했던 2021년 1월 3주차 51,614명 대비 92% 감소한 4,015명으로 확인되었다.


코로나19 백신 연구 사진

백신 접근권 보장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행동해야 한다.

이번 소식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아녜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코로나19는 신속한 글로벌 대응을 요하는 전 세계적 문제다.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아녜스 칼라마르 Agnè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코로나19 사망자가 4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비극에 직면한 지금, 정부와 기업의 신속한 행동을 요구한다. 전 세계에 충분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 보편화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목숨이 희생되어야 하는가?”

“그럼에도 세계의 많은 영역에서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부족하거나 결여되어 있다. 11초에 한 명 꼴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저소득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백신에 대한 공정한 접근권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 백신 접근권은 기본 인권이다.”

“다수의 고소득 국가에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치명적이다. 중남미에서는 사망자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인도와 네팔에서는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남아프리카 의료 시스템은 과부하 위기에 처해 있다.”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심각한 백신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글로벌 백신 생산량 확대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백신을 공유하기 위해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만 이러한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면제를 추진하고 제약회사에서 지식 및 기술을 공유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코로나19는 신속한 국제적 대응을 요하는 전 세계적 문제다. 모두가 안전할 때까지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수, 2021/07/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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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국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하는 시민들

카불 국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하고자 하는 시민들

(현지 시간 기준)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 입성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실각했으며 탈레반이 국가의 통제권을 얻게 되었다. 다수의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으나 비행기 운행 중단 등으로 인해 아프간 내에 갇혀 있는 상태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에 따른 아프간 정부 붕괴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는 수천 명의 사람들로 혼란한 카불 공항의 모습과 관련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녜스 칼라마르Agnes Callamard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 국제 사회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없이는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수천 명의 아프가니스탄인이 탈레반 보복의 위협 아래에 있다. 학자, 언론인, 시민 사회 활동가, 여성인권옹호자까지, 이들은 매우 불확실한 미래 속에 버려질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비극이었다. 국제 사회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 없이는 상황은 계속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아녜스 칼라마르Agnes Callamard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외국 정부는 탈레반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모든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안전하게 자국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여기에는 신속한 비자 처리, 카불 공항에서의 대피 지원, 이전 및 이주 지원, 강제 송환 및 추방 유예 등이 포함된다. 우리는 대피가 진행되는 동안 (현재 공항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공항의 안전을 계속 확보해줄 것을 촉구한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현재 아프가니스탄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고, 정권 이양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탈레반에게 국제인권규범을 준수하고, 민간인들을 보호하고, 보복 공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

배경 정보

탈레반 통치가 다시 돌아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수천 명의 아프간인들이 하미드 카르자이 카불 국제 공항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려고 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고 있는 영상에서는 미국 군인들의 경고 사격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비행기에 올라타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군중들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계단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밀쳐내고 있었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이륙하려는 비행기의 옆에 매달리고 있었다.

공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모든 상용 비행기의 운행은 중단된 상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일요일, 카불 공항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상용 비행기에 탑승할 것을 희망하는 2,00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비행기에 탑승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최소 5명의 사람들이 카불 공항에서 사망했다고 보도되었다. 이들이 총에 의해 사망한 것인지 몰려든 인파 속에서 사망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공항은 미국 군이 통제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의 대피 절차를 감독하고 있다.

화, 2021/08/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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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홍보 문구가 걸려 있는 공공장소

국가보안법 홍보 문구가 걸려 있는 공공장소

6월 30일, 중국의 최고 입법기관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고 당일 자정 직전에 이를 시행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어떠한 책임도, 투명성도 보여주지 못했다. 처음 관련 계획을 발표하고, 단 몇 주 만에 법을 통과시켰다. 상세한 내용은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홍콩 정부조차도 이 법이 시행된 이후에야 세부 사항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세상에 공개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매우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위험한 법이었다. 이 법에 따른다면 사실상 모든 것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될 수 있으며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이 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이 법이 왜 문제적이고 어떠한 부분에서 위험할까? 홍콩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을 10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무엇이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에 해당될 수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분리 독립”, “체제 전복”, “테러” 및 “외국 세력과의 공모”를 하는 사람은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범죄에 대한 정의는 매우 광범위하다. 때문에 정치적 목적으로 누군가를 기소하거나 중형에 처하게 하는 억압적인 범죄에 이용되기 쉽다.

유엔 인권사무소전문가 기구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해당 기구는 국가보안법이 모호한 표현으로 규정되어 있어 “인권 보호를 저해할 수도 있는 차별적, 자의적 해석 및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평화적인 시위를 조직, 참여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등의 활동을 벌이는 개인과 시민사회단체가 “외국 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다며 오래 전부터 비난해 왔다. 국가보안법이 통과되면서 이러한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누구나 “외국 세력과의 공모” 또는 그 외의 새로운 “범죄”로 기소될 위험에 처하게 됐다.

 

2. 이 법은 시행 첫 날부터 남용되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직후, 홍콩 정부는 이 법을 이용해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의견 표현을 탄압했다.

정치적 구호가 적힌 깃발, 스티커, 배너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체포되었고, 경찰 관계자는 슬로건, 티셔츠, 노래, 아무 것도 써져 있지 않은 흰 종이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으며 형사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된 지 이틀 후, 홍콩 정부는 지난해 시위에서 흔히 사용되었던 정치 구호인 “홍콩해방, 시대혁명”이 “‘홍콩 독립’을 암시한다”고 선언하고, 이 구호의 사용을 실질적으로 금지했다.

이러한 예시는 홍콩 국가보안법과 그 적용 방법이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권기준을 어떻게 위반하는지 잘 보여준다. 국제인권법 및 국제인권기준은 정치 제도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흰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 홍콩 시위 참여자

흰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는 홍콩 시위 참여자

 

3. 교육과 언론, SNS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된다

이번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홍콩의 학교, 사회단체, 매체 및 인터넷을 감시하고 관리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얻게 되었다.

미디어 산업에서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홍콩의 언론자유에 미치게 될 잠재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뉴욕 타임즈는 이미 홍콩 직원의 일부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상태다.

현재, 기자들이 중국 본토에서 합법적으로 취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홍콩 내 외국 기자들에게 동일한 조치가 시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홍콩 정부가 학교 캠퍼스 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려 하는 모습 역시 확인되었다. 홍콩 교육장관은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치고, 정치적 메시지가 포함된 활동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교실이나 강의실 안에서 정치적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것조차도 위험할 수 있다.

또한 경찰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해 영장 없이 온라인상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권한도 얻었다. 현재 왓츠앱WhatsApp, 트위터Twitter, 링크드인LinkedIn, 페이스북Facebook, 구글Google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은 이에 대응해 홍콩 정부가 요청한 사용자 데이터 처리를 중단 및 연기한 상태다.

 

4. 중국 본토로 이송되어 불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용의자는 중국 본토로 추방되어, 본토의 형사사법제도 내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2019년 중반 연이은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켰던 것도 동일한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중국 본토에서 국가안보법상 범죄로 기소되면 임의 구금되거나 비밀 구금될 수 있다. 피고인은 “지정된 장소에서의 거주지 감시”에 처해질 경우 가족과 연락이 불가능하고, 원하는 변호사와 접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정식 구금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최대 6개월까지 개인을 구금할 수 있는 조치다. 구금된 사람들은 고문 및 부당대우를 당할 위험이 훨씬 높다. 인권변호사 리 헤핑Li Heping은 2015년 비밀 구금되었을 당시 폭행과 약물 투여, 전기 충격을 당했다.

 

5.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법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에서는 홍콩 거주자가 아닌 사람과 홍콩에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사법권이 있다고 주장한다. 엄밀히 따지면 국적이나 소재지에 관계 없이, 지구상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 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중국 사법 관할권을 지나가기만 해도 체포되어 기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홍콩 영주권자가 아닌 외국인이 기소되면 재판이나 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추방될 수 있다.

이 법에 따른다면 소셜미디어 업체는 중국 정부가 용인하지 않는 콘텐츠를 삭제하라는 요청을 받을 수 있다. 이 콘텐츠가 홍콩 외부에서 작성되었거나, 업체 본사와 서버가 다른 국가에 위치해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6. 수사당국은 광범위한 권한을 새롭게 얻게 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수사당국은 법원의 명령 없이도 건물을 수색하고, 여행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하거나 몰수하고, 온라인 콘텐츠를 검열하고, 통신 감청 등의 비밀 감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개인과 단체에게 각종 정보 제공을 요구할 수 있다. 설령 그 자료가 스스로의 유죄를 입증하는 정보라도 말이다. 이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심문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는 국제인권규범 및 국제인권기준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권리이며, 공정 재판이라는 개념의 핵심을 차지한다. 묵비권은 어떠한 범죄든 그 심각성과 관계없이 경찰의 신문 및 재판 과정에서 폭넓게 적용되며, 직접적 또는 간접적, 신체적 또는 심리적 등 모든 형태의 강요를 금지한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무죄 추정을 위한 필수 구성 요소인 묵비권을 인정받지 못한다.

 

공식 출범한 홍콩 국가안보수호공서

공식 출범한 홍콩 국가안보수호공서

 

7. 중국 정부는 이제 홍콩 내 국가 안보 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중심부에 국가안보수호공서국가안보처를 설치하고 있다. 이곳 사무실과 직원은 홍콩의 관할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홍콩에서의 활동을 포함한 이들의 모든 행동은 홍콩 법원이 검토할 수 없고, 홍콩법을 적용할 수 없다. 국가안보처 직원은 홍콩 현지 경찰의 조사, 수색 또는 구금 대상이 될 수 없다. 국가안보처와 그 직원은 사실상 어떤 범죄나 인권 침해로 기소되더라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는 피해자들이 정의를 구현하고, 진실을 규명하고, 충분한 배상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8. 홍콩 정부 역시 감시 대상이 되지 않는 새로운 기구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또 다른 신규 기관인 국가안보수호위원회를 설치하고, 중국 중앙 정부에서 파견한 “고문”을 뒀다.

이 위원회는 국가안보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 및 검찰 인력을 직접 뽑을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국가 안보 수호와 관련된 인원의 예산 및 지명 역시 입법부의 검토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위원회의 이사장은 국가안보 사건을 담당할 판사를 지명할 수 있어,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위원회의 결정은 법원의 검토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홍콩 경찰은 사법적 통제 없이 비밀리에 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국가 안보 부서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일반 대중이 법적 절차를 사용해 이들을 감시할 수 없게 된다. 해당 부서의 경찰들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국내법 및 국제법상 의무를 위반해도 그를 감시할 수 없는 것이다.

 

시위를 진압하고 있는 홍콩 경찰

시위를 진압하고 있는 홍콩 경찰

 

9. 인권 보호가 무용지물이 될 위험에 처한다

홍콩 국가보안법도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의 핵심 인권 조약과 같이 일반적인 인권 존중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만, 다른 조항이 이러한 보호 조치를 무시하고 우선될 수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 기관과 소속 직원에게 막대한 면책권을 부여하며,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모든 홍콩법보다 국가보안법이 우선된다는 점을 사실상 명시하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이 법이 홍콩 영내 기존의 인권 보호 조치를 모두 무효화한다고 볼 수 있다.

홍콩 행정장관은 국가안보라는 명목으로 국제기준을 위반하는 등 인권 제한을 여러 차례 정당화하기도 했다.

 

10. 이 법으로 홍콩 시민들의 목소리가 위축되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매우 엄격하면서도 아주 모호해서, 언제, 어떻게 이 법을 위반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홍콩 전역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위축되고 있다.

2019년 6월부터 온라인에서 시위 관련 소식을 정기적으로 공유했던 홍콩 시민 다수가 이 법으로 적발될 것이 두려워 SNS 계정을 폐쇄했다. 시위를 지지하는 배너와 스티커를 붙였던 상점과 식당에서도 이 법이 시행된 이후로는 모두 제거했다. 공공도서관에서는 며칠 만에 “민감한” 사안을 다룬 책이나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가의 저서를 모두 선별해 처리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던 스티커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 한 식당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던 스티커들이 모두 떨어져 나간 한 식당

 

홍콩 국가보안법이 통과되고 한 시간 후, 유명 활동가인 조슈아 웡은 자신이 이끌던 민주화단체 데모시스토Demosisto에서 탈퇴했다. 이후 데모시스토는 해산을 발표하고, 또 다른 핵심 구성원인 네이선 로는 홍콩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국제적인 옹호 활동을 계속했다가는 자신의 신변이 즉시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일주일 만에 최소 7개 정치 활동 단체들도 연이어 해산했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인권 보호를 기반으로 한 국가 안보 체계를 확립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이렇게 심각하다. 현 홍콩 국가보안법을 바탕으로 보면 무엇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범죄에 해당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고, 이로 인해 형사 기소를 당하거나, 중국 본토로 이송되거나, 홍콩에서 추방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 결과,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포가 퍼지고 있다.

모든 국가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국가에 따라 특정한 안보 우려가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또한 국제인권규범에서 보장하는 인권을 박탈할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라는 개념을 이용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억압하고, 인권옹호자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 보도, 시민사회에 막대한 위협을 끼치는 법임을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한다.

월, 2020/08/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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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녹색 물결 활동가의 손수건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 활동가의 손수건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대통령이 국회에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을 제출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3월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시중지 합법화를 위한 역사적인 표결이 진행되었다. 수많은 여성들과 여성·인권 단체들이 “녹색 물결“이라는 운동 아래 모여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표결 결과 임신중지는 합법화되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해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왔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스로의 공약을 지켰고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제는 국회가 이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할 때다.”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이번 대통령의 법안 제출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 마리엘라 벨스키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성운동의 끊임없는 노력과 활동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임신중지는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정치적 의제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스로의 공약을 지켰고 임신중절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제는 국회가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할 때다. 여성과 소녀, 그 밖에 임신할 가능성을 가진 모든 이들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 국회는 놓쳐서는 안 된다.”

“이 순간을 기다리며 목소리를 높여 온 지난 몇 년을 돌아보건대,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인 임신중지는 즉각 보장되어야 한다. 상하원의 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런 공통된 요구와 녹색물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십 수년간 이어진 성과 재생산권 침해를 이제는 멈춰야 할 때다. 임신중지를 합법화하는 것은 반드시 보장해야 할 인권이며 더욱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화, 2020/11/24-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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