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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올해의 환경책] 꽃을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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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올해의 환경책] 꽃을 기다리다

익명 (미확인) | 토, 2017/12/09- 00:02
꽃을 기다리다

꽃을 기다리다 – 황경택의 자연관찰 드로잉 2

황경택 글, 그림 / 가지 / 2017년 3월

“결국 우리가 꽃을 보고, 기다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식물의 온 생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봄이든 여름이든 혹은 가을이든,
꽃을 관찰하고 그릴 때는 그 옆에 아직 피지 않은 꽃송이에도 눈길을 주고,
잎사귀 모습도 살피고, 나무라면 겨울눈도 들여다보자.
그렇게 꽃의 가까운 과거부터 추적하면서 호기심을 발동하다 보면,
아마도 다음 해에는 한겨울부터 스케치북을 들고 집 밖을 서성이면서
꽃이 피기를 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될 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연과 닮았다. 생명이니 당연한 노릇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자연과 다르다. 다른 생명이니 이 또한 당연한 노릇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는 살피지 않으며 사람의 기준으로 모든 생명을 바라보고 다루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사람 아닌 생명은 평소에는 사람 눈에 들어오지 않다가 잊고 지낸 추억처럼 가끔씩 찾아오는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전에는 입고 먹고 사는 과정에서 자연을 관찰하지 않을 수 없었으나, 이제는 별다른 목적 없이, 그러니까 자연을 바라보는 일은 한가로운 일처럼 여겨진다. 물론 새로 생긴 목적도 있다. 사람과 다른 생명을 감각하고 이해하며, 같은 생명으로서 공감하고 공존하는 지향이 그것이다.

황경택의 자연관찰 드로잉은 이런 목적에 맞춤한 책이다. 자연관찰이 그림과 글로 이어지면 금상첨화겠으나, 그렇지 않더라도 계절과 함께하며 생명의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는 일은 그 자체로 충만하다. “어떤 사물이 어느 날 내게 낯설게 다가오면서 눈에 띄고, 그것을 그리게 된다. 낯설게 다가온 바로 그 순간이 사물을 처음으로 만난 때다. 전에는 그저 존재했을 뿐 나와 만났다고 할 수 없다.”니, 꾸준히 곁에서 살펴보면 눈에서 손으로, 손에서 그림과 글로, 마지막에는 생명과 생명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물론 그저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니, 저자가 전하는 자연관찰 잘하는 방법을 기억해야겠다. 천천히 걸어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멈춰라, 멈춰서 오래 보라 그리고 여러 날을 보라.

그렇다고 자연관찰, 그러니까 생명을 만나러 굳이 낯선 곳으로 떠날 필요는 없겠다. “오늘 보고 다음날에도 보고 그 다음 주에도” 보려면, 그렇게 일 년을 꾸준히 관찰하며 생명의 모습을 잘 보고 담아내려면, “낯선 곳에 가기보다는, 익숙한 곳에 가서 자주 보고 그리기를 추천”한다. 아파트 화단에도, 가로등 밑에도, 보도블록 사이에도 생명이 있다. 다른 생명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생명이.

박태근
알라딘 인문MD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 / 황경택의 자연관찰 드로잉 1> 황경택 글, 그림 / 도서출판 가지 / 2015년 9월

-<새를 기다리는 사람 : 화가의 탐조일기> 김재환 글, 그림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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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 일하다 죽는 사회에 맞서는 직업병 추적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기획 / 나름북스 / 2017년 6월

“우리 모두는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고, 죽지 않고 일하자’는 절박한 요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만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일을 하며 아프지 않고 죽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통해 행복하고 더욱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삶보다 이윤이 우선’인 일은 사라져야 합니다. 일의 과정과 결과에서 정작 일하는 사람을 소외시키는 구조와 생각은 변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이 일의 진정한 주체가 될 때 일터와 사회의 건강은 비로소 온전할 것입니다.”

-프롤로그中-

노동현장에서 예전 유명한 누군가가 그렇게 강조했던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저 월급으로 환산된 노동의 대가만이 보일 뿐이다. 시대가 바뀌고 옛날보다는 먹고 살만해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문제다. 그런데 먹고살기 위한 노동에 늘 희생이 따른다. 산업재해, 직업병, 과로, 스트레스 같은 것들이다.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 오히려 산업재해와 죽음을 부르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꼴이다. 이 사회와 기업이 노동자들의 희생을 먼저 요구하는 노동 방식과 태도를 바뀌지 않는 한 그 결과는 근로자의 건강피해나 직업병, 산재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을 고발한다. 직업환경의학 전문가들이 노동자의 몸에 남아있는 현장의 증거를 추적하여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각각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직업병과 산재 그 자체보다 그것을 대하는 기업과 사회, 정부의 태도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 현실을 고발하는 고발서이기도 한다. 그리고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이 저자들의 얘기가 단지 예전의 경험 사례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현실 얘기라는 것이다.

김홍철
환경정의 사무처장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먼지 없는 방 : 삼성반도체 공장의 비밀 / 평화발자국 10>  김성희 지음 / 보리 / 2010년 4월

-<생명의 증언 : 일본의 이황화탄소 중독증에서 원진레이온 직업병까지> 요시나카 다케시 지음, 박찬호 옮김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 2017년 7월

화, 2017/12/05-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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