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해의 환경책] 소리와 몸짓



뜨거운 가슴과 차가운 머리로 인류의 힘을 돌아보라
‘인류세’라는 개념을 널리 알리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가 크다. 네덜란드의 화학자 파울 크뤼천은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더 이상 현세인 신생대 충적세의 조건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지질시대, 즉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류세(Anthropocene)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해서 파문을 일으켰다. 이 명명의 과학적 타당성에 대해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거론되면서 이미 사회화된 것 같다.
인류세 개념에 동의하는 지질학자들은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 변화로 인한 기후와 자연 환경의 변화, 방사능 낙진의 존재 등을 기준으로 제시한다. 45억년의 지구 역사를 통틀어 몇 차례의 급격한 환경 변화와 생물종의 변화가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인류의 산업 활동과 토지 이용이 가져온 변화라는 점에서 인류세라는 명칭은 인류의 어마어마한 힘을 증명한다. 정말 그 정도일까? 저자는 인류의 힘이 미친 커다란 흔적들을 찾기 위한 여행에 나선다. 다만 그것은 신나는 어드벤쳐라기 보다는 심각한 다큐멘터리 제작의 여정이다.
인간의 활동은 사바나의 초원과 아마존의 밀림 면적을 바꾸었으며 대기의 조성과 강의 흐름을 변화시켰다. 지난 수만 년, 짧게는 수십 년 사이에 인류가 펼쳐온 궤적들은 장엄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런 변화에 따른 구체적인 결과들, 즉 무너지는 산호초와 사라지는 빙하 그리고 댐으로 막힌 강물은 인간의 삶에도 매우 구체적인 영향을 되돌려주고 있다. 물론 급격한 변화에 취약한 집단과 국가들은 또한 매우 구체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다행한 일은 저자가 찾는 장소와 사람이 비극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인류의 지질시대에 삶을 이어가고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분투하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과 활동 역시 이 여행기의 한 부분이다. 저자는 지구공학에 포함되는 몇몇 첨단 기술과 프로젝트까지 두루 살피는데, 그런 인식이 일부는 위험해 보이기도 하지만 인류가 스스로 풀어야만 할 과제들을 치열하게 대면하기 위함이기도 할 것이다. 결국 인류세를 만든 것도, 인류세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도 인류의 몫이다.
김현우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부소장

환경을 사랑하는 현직 환경교사가 쓴 『한 권으로 보는 초등학교 환경교과서』는 환경과 관련해서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지식들이 잘 담겨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안타까운 모습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짚어보며 자연을 회복하기 위해 어린이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환경 관련 내용을 7개의 주제로 나눠 구성하였는데, 각 주제에 따른 지식을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 다소 딱딱한 주제들을 어린이 독자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게 세심하게 구성하고 잘 풀었다.
저자는 우리가 함께 자연을 돌아보고 되살리려고 노력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책을 쓰게 되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힌다. 저자의 의도대로 책을 찬찬히 읽다 보면 어린이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지구별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며 실천하는 환경지킴이로 이끌어주리라 여겨진다.
‘쉽고 재밌는 환경 교과서’라는 부제를 내세울만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쓰여진 점도 이 책이 가진 뚜렷한 장점이다. 아마도 현직 교사가 직접 집필한 책이라서 학교 현장의 요구를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환경 관련 수업을 할 때 참고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누구보다도 교사들에게 대안 환경교과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상수
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여전히 뜨거운 햇볕과 서늘한 가을바람이 공존하는 한 여름의 끝에 환경책 선정위원들은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안국역에서 삼청동으로 올라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정독도서관에서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뜨거웠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워크숍의 현장을 전해드릴께요!
오늘의 워크숍 장소, 정독도서관은 옛 경기고등학교 건물이라는 사실, 아시고 계신가요? 옛 건물을 보전하기 보다, 새 건물 짓기에 급급한 우리 사회에 옛건물을 다시 사용하고 있는 정독도서관은 새것만이 능사는 아니란 사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오래된 학교 건물을 올라, 2관 3층에 있는 제3세미나실이 오늘의 워크숍 장소였습니다.
작년에는 출간된 책 숫자 자체가 줄어들어서 선정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면, 올해에는 좋은 책이 너무 많이 나와서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올해의 환경책은 2017년 8월 1일부터 2018년 7월 31일까지 출간된 환경도서를 대상으로 합니다. 올해는 소설이나 시 등 문학 류를 제외한 150여 권의 후보도서 중 “단순히 좁은 의미의 환경문제나 환경위기를 다룬 책만이 아니라 생태주의, 사회정의, 민주주의, 비폭력평화,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 서로 기대고 어우러지며 빚어내는 이른바 ‘녹색’의 이성과 감성으로 우리 앎을 살찌우고 우리 삶을 움직이는 책”을 올해의 환경책으로 선정하고자 했습니다.
책 한 권, 한 권을 꼼꼼히 살피면서 선정위원들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올해에는 특히 다양한 환경 주제들이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주제가 겹치지 않도록, 환경책이 누구에게나 읽혀질 수 있도록 선정을 위해 저녁까지 고민과 선택을 이어갔습니다.
이번 올해의 환경책 선정 워크숍에서는 올해의 환경책 12권과 올해의 청소년 환경책 9권을 선정했습니다. 선정된 환경책은 제17회 환경책큰잔치 오프닝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올해의 환경책이 궁금하시다구요? 그렇다면, 제17회 환경책큰잔치에 오신다면 만날 수 있습니다. 제17회 환경책큰잔치는 10월 11일(목)에서 10월 17일(수)까지 서울숲숲속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됩니다. 환경책이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듣고, 서울숲 그 자체가 주는 자연으로부터 오는 소리도 듣는 제17회 환경책큰잔치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10월 서울숲에서 만나요~!!

이 책에서는 현대에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모범적인 사람 8명을 초대해 우리와 만나게 하고 있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이 국내에 『숲속의 생활』로 처음 소개되면서부터 접하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은 저술이었다. 그래도 여러 번 대하다 보니 소로우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 『느낌의 0도』는 소로우를 찾아 손에 들게 되었다. 소개된 작가 중 제일 먼저 소개 될 인물이 맨 끝에 있어 의아했지만 다 읽고 나서야 필자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처음 소개되는 레이첼 카슨은 자연보존운동을 하면서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침묵의 봄』의 작가다. 한국전쟁 전후 세대인 내 어린 초등학생 시절, 이를 박멸하기 위해 하얀 가루를 머리에 뒤집어 썼었다. 책에서 말하는 DDT 였다. 그 독성은 봄에 꽃을 피워도 열매를 맺지 못하며 결국 인간에게 그 보복이 바로 주어진다는데 놀랐다. 이후 침묵의 봄은 나의 일생 지침서가 되었다.
다음의 미하엘 엔데는 친숙한 『모모』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고대 문화가 꽃핀 곳에는 어디나 그 중앙에 신전이나 교회, 성당이 있어 그곳에서 삶의 질서가 나왔는데, 현대는 거대한 도시 모두 그 한 가운데 은행이 있고. 그 돈은 악마며 신으로 추앙되며 기도의 대상이라고 역설하며 우리를 일깨우고 있다.
슈마허는 좋은 삶은 좋은 노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하나의 공예품처럼 만들고 마찬가지로 다른 공예품과 자연과 이웃을 돌보는 것이며, 노동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일상을 함께 좋은 삶을 꾸려가야 한다고 했다.
『소농 문명의 뿌리』를 저술한 웬델 베리는 미국의 농부로 정착해 살며, 시와 소설을 쓰며 환경운동가, 문명비평가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무, 새들도 온전한 삶을 위해 뿌리 내릴 세계가 필요하다. 전문가가 물길은 돌리고 터널을 뚫고 갯벌을 덮어 버린다. 철새는 도래지를 잃어버리고, 물고기는 태어난 강가로 돌아오지 못한다. 우리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베리는 우리가 친숙한 존재들에 둘러싸여 살아야 하는데, 산업문명이 우리 모두를 노숙자로 만든다고 개탄한다.
마흐부드 다르위시는 팔레스타인의 유명한 시인이다. 폐허와 전쟁터에 복음 같은 시로 시민을 위로하고 평화의 삶을 심어준다. 그의 시는 주술같이 낭송으로 이스라엘이 만든 제2의 아우슈비츠 같은 현실에서 구했다.
존 버거는 미국 시민 2%가 농부이나 불과 200년 전에는 80%이상이 농부였다. 지금은 산업화 과정에 78%가 빈민 노동자나 극빈자가 되었다. 이는 바로 우리에게도 일어나는 현실이다. 농촌에서 생계는 걱정하지만 그 순환이 끊어지지는 않아 도시 노동자같이 절망적이지는 않으며, 노인들은 매일 만지는 흙과 익숙한 손들에 둘러싸여 편안한 생을 산다.
아룬다티 로이는 인도 한 가문 이야기 『작은 것들의 신』으로 맨부커상을 받았다. 정부의 개발과 미국의 이라크 침략, 신자유주의, 불평등과 같은 급박한 문제들을 통렬하게 비판하며 노엄 촘스키, 하워드 진과 함께 세계적인 반세계화 활동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콩코드 마을 주민의 삶이 노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고, 2년 2개월 동안 월든 숲 속에 한 칸짜리 오두막을 짓고, 아침에 일하고 낮에 쉬고 오후에는 좋아하는 독서를 했다. 그렇게 죽도록 일하지 않고 단순하고 검소하면 삶 본질의 낙원이라 했다. 그리고 부도덕한 정부나 기업에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상에서와 같이 이 책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수용
수문출판사 대표

한강에서 고래를 만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고개를 저을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고래는 바다에서만 사는 생물이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처럼 강과 바다가 단절된 상황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과 반세기 전에만 해도 한강은 고래가 올라오고 백사장이 펼쳐지고 강수욕을 하던 곳이었다. 밀물과 썰물에 따라 강물과 바닷물의 경계가 바뀌고 섞이면서 고래나 물범도 강으로 여행을 떠나올 수 있었고 사람들은 강에서 고래를 볼 수 있었다. 1980년대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가 세워지면서 한강이 콘크리트 장벽에 둘러싸여 물의 흐름이 끊어지기 전에는 말이다.
두 댐 사이에 갇힌 강물은 점차 탁하고 더러워져 생명이 살기에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흐르는 강에서는 생길 수 없는 녹조 현상이 생기고, 하수구에서나 볼 수 있는 붉은 깔다구와 끈벌레가 출몰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불과 30여년 만에 우린 이러한 한강의 변화된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2015년 4월에 고래가 살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린 한강둔치에서 토종돌고래인 상괭이가 죽은채 떠오른 일이 있었다. 사람들은 괴이한 일이라고 여기며 그 이유도 알지 못했지만, 1960년대 밤섬 선주민으로 젊은 시절을 보냈던 80세 할아버지는 어릴 적 보았던 추억의 존재였던 아기 돌고래를 기억하고 있었다. 상괭이는 30년이라는 시간을 넘어, 바다와 강의 경계를 넘어 잊힌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동시에 한강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주었다. ‘하얀 물보라’는 그 경험이 준 영감의 산물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하고 있다.
한강이 바다와 다시 연결되어 서로 호흡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바다에서 헤엄쳐 들어온 상괭이들이 한강을 누비며 사람들과 어우려져 살고, 우리 아이들이 백사장이 펼쳐진 한강에서 강수욕을 하는 날이 가능할까?
이 책은 아기돌고래인 바론과 가람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하얀 물보라’를 읽고 같은 꿈을 꾸었으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이 아주 많아진다면, 어느 날 한강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웃는 얼굴의 상괭이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소혜순
환경정의 먹거리정의센터 조직위원장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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