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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하원의원, 열대림 파괴 기업 포스코대우에 대한 투자 중단 촉구

ⓒFriends of the Earth Spain; 2015년 9월 인도네시아 센트럴 칼리만탄에 있는 팜유 플랜테이션[/caption]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기후 리더라면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이 열대림 파괴 기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헨리 A. 왁스먼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협정을 거부하고 연방환경보호청을 해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안 캘리포니아주 국회의원들이 기후변화에 맞서 대담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의 기후 리더십에 한 가지 실망스러운 점이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공무원의 퇴직 연금 기금인 캘퍼스(CalPERS)가 열대림을 불태우고 불도저로 밀어내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파괴는 화석연료 연소에 이어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세계 산림파괴의 80%가 기업식 농업(agribusiness)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팜유 생산은 오랫동안 산림파괴의 핵심 원인 중 하나였다. 인도네시아에서만 팜유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3억 톤 이상이다. 이는 스페인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캘퍼스는 전 세계 곳곳에서 자생림을 파괴하는 여러 팜유 기업에 4억 달러(약 4,300억 원) 가까이 투자했다. 이로 인해 유감스럽게도 캘리포니아주는 산림파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례로 캘퍼스는 한국 대기업 포스코에 6천 4백만 달러(약 690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포스코는 팜유 플랜테이션 사업을 위해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천연 열대림 지대를 파괴해 큰 비판을 받아왔고 최근 몇 년간 샌프란시스코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6만 6천 에이커 이상의 열대림을 파괴하는 등 그 악명이 높다. 다행히도 콜게이트-팜올리브(Colgate-Palmolive), 유니레버(Unilever), 크로거(Kroger)를 비롯해 15개가 넘는 기업이 산림파괴를 저지른 포스코와 거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스코의 파괴적인 사업방식이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성지도가 공개되었음에도 캘퍼스는 포스코에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어째서일까? 캘퍼스는 피투자자가 저지른 산림파괴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캘퍼스는 대규모 농업 식품회사인 번기(Bunge)에 2천 5백만 달러(약 270억 원)를 투자하고 있다. 주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번기는 지난해 사료 생산을 위해 브라질에서 대규모 산림파괴를 주도한 회사였다. 일부 기업들은 번기의 산림파괴 행위에 책임을 묻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와 월마트를 포함한 거대 육류 유통업체 23개 사는 번기와 여러 기업에 산림파괴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번기는 자사의 관행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캘퍼스 또한 이를 문제 삼지 않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에 번기는 언제든 다시 산림을 파괴할 수 있다. 캘퍼스가 뒷짐을 지고 있는 동안, 다른 글로벌 금융 기관들은 행동에 나섰다. 글로벌 은행인 HSBC와 BNP 파리바는 산림파괴를 주도하는 기업에 자금 조달을 제한하는 강력한 정책을 채택했다. 자산 규모가 수조 달러에 달하는 뉴욕주연금(New York State Pension Fund)과 그린 센트리 캐피탈 매니저먼트(Green Century Capital Management)와 같은 기관 투자가들은 포스코와 번기 등의 기업에 산림파괴 중단을 요구했다. 캘퍼스가 열대림 파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캘리포니아 기후 리더들이 오랫동안 환경을 위해 보여준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캘퍼스는 더 잘 할 수 있다. 캘퍼스는 석탄화력발전에 신규 투자를 금지한 주요 기금 중 하나로서 다른 투자자들이 이를 따르도록 고무한 바 있다. 농업 분야 투자에도 이와 비슷한 원칙을 적용하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포스코, 번기와 같은 나쁜 기업을 퇴출하고, 피투자자에 의한 열대림 파괴를 방지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제정한다면 캘퍼스는 캘리포니아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진정으로 앞장서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
헨리 A. 왁스먼 (Henry A. WAXMAN)은 40년 동안 미 하원에서 로스 앤젤레스를 대표했으며 에너지상업위원회와 정부감독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국제환경단체 마이티어스의 대표이다. ![]() |
번역 및 편집: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팀 김혜린 활동가
※이 글은 <THE SACRAMENTO BEE>에도 게재되었습니다.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caption]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이룬 현대 문명의 혜택을 받아온 개개인 모두 이 질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에너지 체제를 결정한 정치 권력과 기업에 그 화살이 향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원과 공급방식이 이미 설계된 매트릭스에서 개인이 벗어나기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 기업과 정부는 에너지 전환이 전혀 불가능해 현재의 ‘더러운 에너지’ 체제를 계속 유지해 왔는가? 그렇지 않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전 세계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대해 동의하고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안해 왔다. 그러나 기업이 사업방식을 “자발적”으로 바꾸기를 기다리는 동안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결국, 더는 참을 수 없는 시민들이 모여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네덜란드 환경단체 우루헨다(Urgenda)는 9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네덜란드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대응을 소홀히 해 국민들의 건강과 인권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 달 뒤 법원은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엄중한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가 기존에 설정한 온실가스 감축량은 불충분하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은 사법부가 행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 강력한 파급력을 미쳤다.
기업을 상대로 한 기후소송도 줄을 이었다. 뉴욕시는 지난 1월 세계 5대 석유 기업(BP,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로얄더치쉘)이 오랜 기간 화석연료를 판매하며 지구온난화를 야기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빌 드 블라시오(Bill de Blasio) 뉴욕 시장은 “기업은 화석연료 사용이 가져올 결과와 그 문제점에 대해 오래전부터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계속해서 제품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를 악화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이제 기업이 그 책임을 져야 할 때이다”고 밝혔다. 한편 페루의 고산마을에 사는 한 농민은 독일 에너지 대기업 RWE가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빙하가 녹아 마을이 침수 위기에 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독일 법원은 원고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인정해 증거조사에 착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법에 맞게 행동한 사람일지라도 그들이 초래한 손해에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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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caption]
그리고 지난 4월,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 of the Earth)’이 초국적 석유 기업 쉘(Shell)을 상대로 대대적인 기후 소송을 예고했다. 쉘이 8주 안에 화석연료 개발에 집중한 자신의 사업 및 투자 방침을 파리협정 목표(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감축)에 맞춰 바꾸지 않는다면 소송을 피할 수 없다. 카린 난센(Karin Nansen) 지구의 벗 국제본부 의장은 “반드시 승소하여 기후변화에 책임 있는 여러 기업에 법적 책임을 묻는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소송은 기업에 보상을 청구하는 기존 사례들과 달리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 방침 변경을 요구하는 첫 번째 소송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상장기업의 환경 경영을 평가하는 영국 소재 비영리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는 지난해 7월 보고서를 발간해 쉘을 세계 10대 ‘기후 오염자(climate polluters)’ 중 하나로 선정했다. 지구의 벗은 해당 연구 결과를 근거로 쉘이 1854년에서 2010년 사이에 발생한 역사적 온실가스 배출에 약 2%가량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폴스(Donald Pols) 지구의 벗 네덜란드 국장은 “쉘은 지난 30년간 기후 변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충분히 알면서도 석유와 가스 추출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화석 연료를 개발하는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며 “쉘은 파리협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사업방침으로는 파리협정에서 세운 목표를 훼손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쉘은 향후 약 5% 만을 재생에너지에 투자하고 나머지 95%는 기존의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초국적 석유 기업 쉘(Shell)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민들과 함께 집단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Friends of the Earth International[/caption]
인류가 대규모 화석연료 사업을 계속하는 이상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민사회를 비롯한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땅속에 매장 돼 있는 석유와 석탄, 가스를 더 이상 채굴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지난 2015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된 논문(“Combustion of available fossil fuel resources sufficient to eliminate the Antarctic Ice Sheet.”)에 따르면 현재 매장되어있는 화석연료를 모두 소비할 경우 남극 빙하가 모두 녹아 해수면이 약 50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즉 뉴욕, 런던, 상하이, 시드니 등 전 세계 대부분의 해안 도시가 모두 침수된다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저지른 환경파괴 및 인권침해에 대해 책임을 물을 때 보이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자신의 사업 방식이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을 지키다 결국 기업이, 혹은 경제가 죽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지속가능성’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시작한 이때에 환경‧사회적인 가치를 무시한 채 이윤만 좇는 기업 활동은 시대적 가치에 역행할 뿐더러 시장에서도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업의 사업 정책은 변해야 한다.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환경파괴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며, 환경을 지키는 것이 곧 기업을 포함한 모두를 지속 가능하게 한다. 미흡한 법과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경제를 핑계로 기업이 변화하지 않는 것도, 정부가 이를 방조하는 것도 시민들은 더 이상 묵과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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