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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부자들의 조세도피처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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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부자들의 조세도피처 사용법

익명 (미확인) | 목, 2017/11/09- 16:00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프로젝트 기사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 ICIJ와 뉴스타파 등 국제 공조취재단이 동시에 보도한 이후, 예상대로 전세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세계 상위 1%의 부자들이 국제 금융과 조세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서 조세도피처를 경유한 탈세와 검은 돈 은닉을 어떻게 자행해 왔는지를 국제공조 취재단의 기사들을 종합해 정리한다.

버뮤다 로펌 애플비 등에서 유출된 천 3백여 만 건의 문서는 역외 조세도피처의 금융시스템이 갈수록 교묘한 회계 처리를 통해 세금을 피하려는 전세계 지도자급 인사, 그리고 애플과 나이키, 우버 등 거대 기업들과 얼마나 깊게 얽혀있는지 잘 보여준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통해 드러난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하나의 거대 산업으로 진화한 역외 조세도피 산업이 어떤 구조로 형성돼 있고, 전세계 부자와 유명인들이 어떻게 이 산업의 주요 고객이 됐는지 알아보자.

거대 산업으로 진화한 ‘역외 조세도피 비즈니스’

조세도피처가 고객들에게 약속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보안’과 ‘비밀유지’다. 조세도피처 현지의 대리인들은 원주인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회사의 설립을 도와준다. 역외 법인을 두는 것 자체는 보통 합법적이다. 그래서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비밀을 보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자금 세탁, 마약 밀매, 부패 정치인들, 그리고 음성적인 비용 처리가 필요한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역외 법인, 즉 페이퍼컴퍼니는 보통 사무실이나, 고용된 직원이 없는 말 그대로 ‘껍데기’뿐인 회사다. 따라서 이 같은 형태의 법인은 원칙적으로는 국고로 들어갔어야 할 수억 달러의 세금을 회피하는 데 활용된다.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브룩 해링턴 교수에 따르면 이 같은 ‘역외 조세도피 산업’은 부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해 가난한 계층을 더욱 가난하게 만든다고 한다. 공인 자산관리사이자 ‘국경 없는 자본: 자산관리인들과 상위 1% 부자들’의 저자인 해링턴 교수는 “이 1%에 속하는 사람들은 우리같은 일반인들과 똑같이 평등하게 법이 적용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아주 소수의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은 “아무런 제약 없이 사회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누리는 “꿈 같은 삶을 사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된 상위 1%의 사람들이 조세도피처에 구축한 이른바 ‘역외 조세도피 산업’의 민낯은 지난 2016년 ICIJ와 전세계 파트너 언론사들이 심층 취재한 ‘파나마 페이퍼스’ 자료와 이번에 새로 애플비 등에서 유출된 문서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조세도피처의 특징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로펌 ‘애플비’와 각종 기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비의 자회사 ‘에스테라’의 기업 보고서와 각종 문서에서 드러난다. 에스테라는 2016년 애플비에서 독립한 자회사로, 두 기업은 함께 운영되고 있다.

애플비 자료에 따르면, 이 로펌 고객 중 미국인의 비율이 최소 3만 1천명으로 집계되며 단일 국가로는 가장 높았다. 미국 시민권자 또는 미국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한 수치다. 영국, 중국, 캐나다 등의 국가가 그 뒤를 이으며 애플비의 주고객층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역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들의 업계 내 비공식 그룹, 이른바 “역외마술서클(Offshore Magic Circle)”. 애플비도 회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역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들의 업계 내 비공식 그룹, 이른바 “역외마술서클(Offshore Magic Circle)”. 애플비도 회원이다.

애플비와 자회사에서 유출된 700여만 건의 문서는 1950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애플비와 180개국 2만 5000곳이 법인 사이에서 오간 이메일과 수십 억 달러에 대출 계약서, 그리고 은행 입출금 내역서까지 포함돼 있다. 애플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들의 업계 내 비공식 그룹, 이른바 “역외마술서클(Offshore Magic Circle)”의 회원이다. 버뮤다에 본사를 둔 이 로펌은 홍콩, 상하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등의 역외 지역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조세도피처 중에서도 케이맨 제도나 버뮤다와 같이 상대적으로 깨끗하다는 평이 나있는 곳은 페이퍼컴퍼니의 위탁운영 비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비는 지난 100여년 동안 우수한 평판을 유지해왔고, 신중하고 값비싼 고객 검증 시스템을 통해 회사가 공적으로 흠집이 나는 상황을 피해왔다. 그러나 대중에 알려진 이미지와는 달리, 이번에 유출된 파일은 애플비가 이란, 러시아, 리비아 등의 문제 있는 고객까지도 받아들여 은닉 자산을 관리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애플비가 자금세탁 방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버뮤다 금융당국에 비공개적으로 벌금을 낸 사실 또한 유출 문서에 담겨있다.

애플비는 이 사실에 대한 ICIJ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지만 답변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애플비는 성명서에서 “범법 행위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사실에 만족한다”며 “지금까지 애플비는 자주 규제 관련 감사를 받아왔고 규제기관이 설정한 높은 [법적] 기준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에 유출된 파일에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역외 로펌 ‘아시아시티 트러스트’에서 작성된 50만여 건에 이르는 문서도 포함돼 있다. 이 회사는 가족 경영 업체이며,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와 카리브해 네비스 섬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한 유출된 문서에는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카리브해, 태평양 지역과 유럽 지역 세계 최대 조세도피처인 안티구아, 바부다 섬, 쿡 제도, 맨 섬 등의 정부에 등록된 기업 등기 서류도 포함돼 있었다. 조세도피처로 가장 유명한 지역의 20% 가량이 이번에 유출된 데이터베이스에 등장했다.

역외 전문 로펌의 역할

애플비는 주요 업무인 세계 최상위 부자들을 위한 은닉자산 관리 외에 다른 업무도 해왔다. 주로 사업장을 둔 각 국가에서 기업들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법률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애플비는 세금 관련 자문을 하지는 않지만, 전세계 많은 기업들이 세금 프로그램을 짜는 데 역할을 한다.

일류 글로벌 은행인 바클레이, 골드만 삭스, BNP파리바 이외에도 애플비는 상류층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동 최대 건설기업인 사드그룹의 창업자와 지난 2011년 쓰나미를 겪은 후쿠시마 원전의 운영사가 애플비의 고객들이다.

애플비가 보유한 상위 기업 고객 중에는 세계 최대 원자재 무역업체 글렌코어가 있다. 글렌코어는 버뮤다 애플비 본사에 따로 사무실을 차릴 정도로 중요한 고객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유출된 문서에 글렌코어와 애플비가 지난 수십년 간 주고받은 이메일, 계약문서, 이 기업이 러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 있는 벤처기업에 내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융자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버뮤다 소재 애플비 본사. 건물 안에는 주요 고객사인 글렌코어만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이 갖춰져 있다. ⓒ ICIJ

▲버뮤다 소재 애플비 본사. 건물 안에는 주요 고객사인 글렌코어만을 위한 별도의 사무실이 갖춰져 있다. ⓒ ICIJ

애플비 내부 시스템에서 유출된 글렌코어 이사회 회의록 문서는 이 회사가 콩고민주공화국 구리광산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현지 고위급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 이스라엘 사업가 다니엘 거틀러에게서 어떻게 도움을 받았는가를 보여준다. 미 법무부 조사에 따르면 글렌코어가 이 과정에서 거틀러의 회사로 추정되는 업체에게 수백만 달러를 빌려준 행위가 뇌물을 건넨 것으로 설명되어 있다. 거틀러와 글렌코어는 이 사건에서 이름이 거론되지는 않았었다.

이에 대해 글렌코어는 거틀러에 대해 “철저하고 광범위한” 뒷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거틀러의 변호인은 법무부 조사가 “거틀러가 부정한 행동을 했다는 어떤 증거도 되지 못한다”며 그는 “거틀러에 대해 제기되는 그 어떤 잘못이나 범죄 의혹을 완벽히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거틀러가 빌린 융자가 적절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역외탈세 산업’의 주요 구성원과 그 구조

역외탈세 산업은 전세계를 아우르는 미궁이다. 이 미궁 속에는 회계사, 은행가, 자금 관리인, 변호사, 중개인 등 부유층 및 그들과 연결된 이들의 이익을 위해 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애플비는 역외탈세를 돕는 비즈니스의 사슬 속에서 그 구성원들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다. 스포츠 스타들과 러시아 ‘올리가르히 (oligarchs: 과두제 집권층)’, 그리고 정부 관료 등이 제트기, 요트 등 초호화 자산을사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애플비 같은 역외사업 전문가들은 러시아 억만장자이자 푸틴의 유년기 친구들인 아카디 로텐버그와 보리스 로텐버그 같은 이들이 지난 2013년 2천만 달러 (한화 약 222억 8천만원)에 달하는 제트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도왔다. 미국 정부는 로텐버그 형제가 푸틴이 아끼는 사업을 지원했고, 러시아 정부를 통해 고액의 계약에 자금지원을 받은 행적을 문제삼아 지난 2014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애플비는 이들 형제와 거래를 중단했지만, 제재 시작 2년 후 맨섬에 설립된 로텐버그 형제의 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 아카디 로텐버그(왼쪽)와 보리스 로텐버그 형제

▲ 아카디 로텐버그(왼쪽)와 보리스 로텐버그 형제

애플비 고객들은 이 로펌의 전문성, 효율적인 일 처리, 그리고 전세계에 뻗어있는 전문가 네트워크를 높게 샀다. 애플비처럼 역외 업무를 하는 비슷한 로펌들도 이 업체를 몇 번이나 올해의 역외 로펌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수십년 간 쌓인 내부 문서가 이번에 유출되면서, 역외 조세도피 산업의 가장 뛰어난 로펌이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약점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 약점은 바로 미심쩍은 고객을 받아들이고,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이들 업체의 현금 흐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애플비와 버뮤다 금융당국이 맺은 협약 문서를 보면, 애플비의 신탁 부서가 자금세탁방지법을 위반해 벌금이 부과된 사실이 있다. 올해는 간호사, 소방관, 경찰로 구성된 단체가 애플비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고객을 대행해 자금을 옮겼다며 캐나다에서 이 로펌을 고소했다. 로펌은 1천270만 달러 규모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그러나 애플비와 고객사는 잘못을 시인하지는 않았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 중 애플비 내부 직원이 만든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와 기타 자료에는 애플비 고객이 되는데 성공한 불미스러운 인사들의 예시가 설명되어 있다. 이들 인사로는 파키스탄의 한 부패 공무원과 인도네시아 독재자 수하르토의 두 자녀, 그리고 무기 구입에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다이아몬드 딜러’ 등이 포함돼 있다. 애플비는 일부이긴 하지만 법에 명시된 대로 고객의 의심스러운 행적을 당국에 신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심쩍지만 수년 간 행적을 확인하지 않고 지나간 경우도 많았다.

로펌 ‘아시아시티’는 자사가 고객들이 부를 축적하고, 이 부를 “유린될 수 있는 소송 과정”, 또는 정치적 격변, 가족의 붕괴같은 상황에서 고객의 부를 보호하는 게 주요 업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같은 홍보 문구로 아시아시티는 중국 백만장자들과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카자흐스탄 공무원, 그리고 폭넓은 직종의 미국인들을 고객으로 맞았다. 미국인 고객 중에는 의사, 포커선수, 콜로라도 농장주도 있다.

아시아시티 유출 문서는 이 로펌이 미국에서 “당신이 알고싶어하지 않을 체중 감량 치유법” 등의 자기계발서로 밀리언 셀러가 된 케빈 트루도를 대신해 쿡 제도에 신탁을 세운 과정이 드러나 있다. 알고 보니 트루도는 지난 2014년 시카고 법원에서 법정 모욕죄로 10년 징역을 선고받은 사람이었다. 해당 판결을 내린 판사는 그가 자신의 사기 행각에 친어머니의 사회보장번호까지 도용했다며, 그를 “뼛속까지 거짓으로 가득찬” 철면피 사기꾼이라 불렀다.

애플비는 인터넷에 올린 성명서에서 자신은 당국의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선에서 고객의 일을 대행한다고 밝혔다. 또, 고객들을 대상으로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으로 사업 활동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행위는 용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플비 측은 ICIJ의 취재에 “우리는 실수한 적이 없다”며 “잘못된 행위를 발견하는 즉시 애플비는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빠르게 대응한다”고 해명했다. 아시아시티는 취재에 응답이 없었다.

▲ ICIJ 취재진이 버뮤다 애플비 본사를 찾아 취재를 진행 중이다. (출처: 아사히 신문)

▲ ICIJ 취재진이 버뮤다 애플비 본사를 찾아 취재를 진행 중이다. (출처: 아사히 신문)

과거 애플비의 버뮤다 본사에서 회계감사 담당 매니저로 재직했던 아드리안 알하산은 ICIJ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역외 서비스 로펌은 FBI가 아니”라며, 고객 중 누군가 “무모하게” 법을 위반하고자 하면 역외 서비스 로펌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비 같은 로펌이 하는 일은 ‘해변 청소’와 같다며 고객 뒷조사하는 데만 수년의 시간을 보내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청소를 다 했다고 말해도, 결국 작은 미역 조각 하나 하나 다 주웠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역외탈세 산업의 결과: 불평등의 심화

조세도피처의 비밀주의는 부와 비즈니스가 규제기관 또는 감사기관, 조세당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조세도피처 19곳의 기업체 등기소 문서에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역외 은닉처에서 설립된 회사들의 이름과 상세 정보, 임원, 실 소유주 같은 정보가 나와있다.

이런 문서는 금융 정보의 비밀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인 마셜 제도, 레바논과 최근 태풍으로 몸살을 앓은 세인트 킷츠, 네비스 섬 등 카리브해 국가에서 작성된다. 일부 지역의 기록은 누구나 공개적으로 구할 수 있지만, 개인의 이름으로는 검색이 불가능하게 돼있다. 나머지 케이맨 제도 같은 곳의 등기소는 기본 정보만 담긴 서류를 떼는데도 장당 30달러를 지불하도록 만든다. 6개 조세도피처의 등기소는 온라인으로는 정보를 열람할 수 없게 해놓았다.

이번 유출 자료에는 기업 정보를 온라인으로는 공개하지 않는 카리브해 연방국가 ‘앤티가 바부다’에서 나온 1천여 건의 기록과, 온라인 등기소에 있어도 빈번한 오류 때문에 찾기 힘든 바베이도스 내 60만 건이 넘는 문서도 포함돼있다.

지난 10여년 간 EU와 여러 국제기구들은 역외 조세도피처 정부에 조세법 개혁을 통해 해당 지역에 있는 중개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고객에 대한 신원 조사를 시행하라고 압박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진전은 별로 없었다. 전세계적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된 조세도피처 관할권의 관행을 변화시키는 것이 어려울 뿐더러, 권력자들과 거대 기업들이 현재의 조세도피처 시스템에서 이득을 보는 주요 고객층이기 때문이다.

이들 상류층 고객들은 많은 이들의 희생을 대가로 이득을 취한다. 중산층 납세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지우고, 작은 사업체보다는 다국적 기업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구조이다. 그 중에서도 상류층의 역외탈세로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이들은 국민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제공하지 못하는 국가의 사람들이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현지에서 영업하는 거대 기업의 납세 현황을 감시하는 공무원들은 냉방기마저 고장난 비좁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본다. 부르키나파소는 전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이 나라 국민들의 연평균 소득은 버뮤다의 페이퍼컴퍼니 주인이 내는 법인 등록비보다 더 적다. 이곳 조세 당국은 세계 16위 규모의 기업이자 애플비의 주요 고객인 글렌코어에게 총 2천900만 달러에 달하는 미납 세금과 벌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글렌코어의 반발로 당국은 벌금을 150만 달러로 깎아줬다.

코펜하겐 경영대학원 해링턴 교수는 역외로 자금을 이동시켜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드는 행위는 “좋은 이익”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는 “부자가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이 더 빈곤해진다. 부자 개개인들이 공평한 몫의 세금을 납부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링턴 교수는 그러나 “이런 지적은 자산관리사들, 또는 역외 조세도피 산업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는 프랑스 혁명 때와 같은 수준의 불평등과 불의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ICIJ ‘파라다이스 페이퍼스’ 프로젝트 팀
번역, 정리: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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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세월호 화물칸에 실렸던 차량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세월호 침몰 원인은 일각에서 제기한 선체 외부 충격이나 내부 폭발 등이 아닌 배 자체의 문제로 좁혀졌다. 참사 당시의 세월호는 정상적인 방향 전환, 즉 급격히 방향을 꺾지 않은 상태에서도 선체가 크게 기울어져 원위치로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복원성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블랙박스 영상에 나오는 단서들을 토대로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가 앞으로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 정리했다.

예측 넘어선 급격한 횡경사…AIS 항적 납득 가능해져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들은 세월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몇 가지 사실들을 확증하게 한다. 외부 충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 그리고 횡경사와 화물의 쏠림은 그동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 같은 사실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의 움직임이 기록된 유일한 자료인 AIS 항적 데이터와도 부합한다. 화물이 미끄러지는 소리가 시작된 오전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를 보면, 우현으로 변침하고 있던 세월호의 선수 방향 변화가 점점 심해져 처음으로 초당 1도까지 변화하기 시작하고 있다.

8시 49분 26초 직후 AIS 데이터

횡경사가 21도에서 47도까지 급격하게 커졌던 오전 8시 49분 36초부터 59초 사이의 구간에 상응하는 AIS 데이터를 보면, 선수각은 14초 동안 178도에서 234도까지 급격히 꺾여 무려 초당 2.3도라는 엄청난 변화를 보인 것이 확인된다.

8시 49분 36초 이후 AIS 데이터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기존 연구와 조사에서는 당시 선체가 이처럼 급격한 선수각 변화를 일으킨 것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세월호에 실렸던 화물과 평형수, 청수, 연료 등 참사 이후 조사된 모든 수치를 대입해 계산해봐도 선체가 이렇게 급격히 기울게 할 정도로 나쁜 복원성 수치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원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확인된 사실들은 AIS 데이터가 보여주는 세월호의 항적이 실제로 가능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영상을 본 임남규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교수는 “영상에서 확인되는 사실은, 당시 선체가 20도, 30도 정도까지 단번에 기울었고, 그 사이에 일부 화물의 이동이 있었다는 것인데, 기존의 AIS 항적 데이터의 변화하고도 일치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도라면 그동안 알려졌던 것보다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 수치가 훨씬 더 나빴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려진 것보다 훨씬 나빴던 복원성… 잘못 입력된 데이터는 뭘까

이에 따라 이제부터의 세월호 침몰 원인 분석은 지금까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예측을 초월한 급격한 초기 횡경사가 실제로 확인된 만큼, 당시 세월호의 복원성도 그 정도로 나빴다는 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 세월호 침몰 당시의 복원성을 계산하는 수식에 대입했던 화물과 평형수, 연료유, 청수 등 각종 중량 데이터들이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결국 이제부터의 조사는 이 데이터들을 다시 정확히 찾아내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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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까지 세월호 선체에서는 특조위의 화물조사에서도 파악되지 않았던 포크레인 2대와 오토바이 1대, 컨테이너 1개 등이 더 수습됐다. 기존의 복원성 계산에 쓰인 화물량 데이터가 정확하지 못했다는 직접적인 증거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복원성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평형수와 청수, 연료유 등의 양도 기존 데이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강원식 1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이 검경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수치를 그대로 인정하고 복원성 계산에 활용했지만, 이제는 이들에 대한 재조사도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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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3년 반 만에 비로소 복구된 블랙박스 영상이 세월호 침몰 원인을 실체적으로 규명할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 많은 블랙박스가 수습돼 복구될수록 더 정밀한 조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취재 : 김성수
영상취재 : 김기철
영상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금, 2017/09/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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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이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후원회원들이 전국 각지 집회현장에서 보내온 뜨거운 촛불의 기록을 지도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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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2016/11/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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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행정으로 지연된 공시가격 현실화 시급히 바로잡아야 하며,

현행 통계와 현 정부 내 달성할 로드맵부터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최근 국토교통부의 2019년 부동산 공시가격 발표를 앞두고, 시세반영률이 낮았던 일부 고액 부동산의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상승폭이 크다는 이유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이 유형·지역·가격대별로 편차가 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고액 부동산을 중심으로 공시가격을 현실화할 것을 지침으로 설정한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그동안 잘못된 행정으로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이 지나치게 낮았던 문제를 방치한 점, 뚜렷한 로드맵도 없이 소폭의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토교통부가 사회적 혼란을 자초한 것은 분명하다. 무너진 조세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실화를 위한 로드맵을 명확히 밝히고 관련 제도개선을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공시법에 따라 공시가격은 ‘통상적인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적정가격으로 산정되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가 스스로 법을 위배해왔다는 점이 국토교통부 관행혁신위원회를 통해 인정되었다. 이미 참여연대의 조사를 비롯한 여러 실증 연구들을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은 시장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현실화율이 매우 떨어질 뿐만 아니라 유형·지역·가격대별 편차가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됐다. 참여연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65.6%, 전국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48.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형평성에 문제가 많고, 심지어 부동산공시법의 취지에도 반하는 가격 결정으로 인해 정부가 매기는 공시가격에 대하여 시정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부동산에 관한 보유세액은 공시가격에 세율을 곱해 계산되는데, 공시가격이 제대로 된 과세표준을 근거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세정의가 크게 왜곡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공시가격이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차이에 의해서, 단독주택, 공동주택이라는 형태의 차이에 따라, 비싼 부동산, 싼 부동산 등 가격의 차이에 따라 시세반영률조차 동일하지 않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그 부동산들에 매겨지는 세액은 형평에 맞지 않는 결과를 발생시킨다. 부동산 공시가격의 문제는 결국 자산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된 종합부동산세 등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잘못된 공시가격 결정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정당한 정책을 문제삼는 현재의 논란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이는 잘못된 과거의 정책을 그대로 둠으로써 그 잘못을 계속 반복하여 형평성에 반하는 세금을 일관되게 부과하여야 한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특히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더라도 현행 세법이 재산세 부담은 30% 이내에서, 1세대 1주택자 총보유세(재산세 + 종합부동산세)는 50%를 넘지 않도록 세부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는데도 이를 ‘세금폭탄’이라는 표현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는 주장이다.

 

국토교통부가 뒤늦게나마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높이고,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세금을 부과하는 기초가 되는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형평성을 잃는 가격이라면 이는 자신의 자산 가격에 맞게 공평하게 납부해야 할 세금의 형평성을 침해하는 것과 같다. 시장가격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지역간, 부동산 유형간, 부동산 가격간 형평성이 침해되지 않도록 공시가격을 적정하게 매기는 것이 바로 국토교통부의 소임이다. 그동안 시세반영률이 낮았던 부동산 공시가격의 인상은 불가피했으며, 그로 인한 사회적 논란은 예견되어 있었던 것이지만 정부가 이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는 방법과 기간에 대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그 로드맵을 통해 향후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 및 형평성 제고를 일관되게 추진해 무너진 조세정의를 바로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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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9/01/0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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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02시 02분.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손진기 차장은 당시 쿠키뉴스 김강석 기자를 향해 다음과 같은 문자를 남기고 자살했다.

당신은 펜을 든 살인자요.

손 차장과 김 기자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손진기 차장이 죽기 전 컴퓨터에 남긴 글, 두 사람 사이의 전화통화 녹음파일,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고위 간부의 증언에 그 단서가 숨어 있었다.


취재: 최경영
촬영: 최형석
C.G: 정동우
편집: 윤석민

금, 2017/11/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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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 등에서 유출된 파일들은 120명 이상의 정치인들과 세계 지도자들의 역외거래를 낱낱이 폭로합니다. 영국 여왕이 빈곤층을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는 기업에 투자한 사실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에 이르기까지.


제작 : ICIJ
번역 : 뉴스타파

 

월, 2017/11/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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