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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믿는다” – 이스라엘 병역거부자, 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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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믿는다” – 이스라엘 병역거부자, 노아

익명 (미확인) | 수, 2017/11/01- 11:55

노아 구르 골란Noa Gur Golan*, 이스라엘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2017년 7월 반전과 평화를 위한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7월 12일 처음 구속되었고, 10월 2일 네 번째 징역형이 시작되었다. 30일 구금형이 추가 선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래는 지난 7월 31일 노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병역을 거부하는 성명을 번역한 것이다.


내일이면 저는 법정에서 또 한 번 판결을 받게 됩니다. 제가 양심에 따라 민간 대체복무를 요청했다는 이유로 열린 재판입니다. 다시 감방에 들어가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집에서 며칠 간의 자유를 누린 뒤라면 말이죠. 하지만 결국 이렇게 결심한 이유를 스스로 되새기기 위해 짧은 글을 남겨 봅니다.

지난 수요일, “바다 가는 날Sea Days”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11년 전, 4인의 훌륭한 여성 활동가들이 창안한 이 프로그램은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의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여성과 아이들을 데리고 텔아비브Tel Aviv, 이스라엘의 실질적 수도의 해변에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활동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평생 바다를 본 적이 없습니다. 자동차로 불과 한 시간만 달리면 바다가 나오는 지역에 살면서도 말입니다.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가 해변에 처음 도착한 순간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가장 먼저 어색함부터 느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애초에 저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긴 할까? 놀랍게도 이런 생각은 순식간에 마법처럼 사라졌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바닷물에 손을 담가 본 아이들의 미소를 보는 순간, 한 손에 튜브를 끼고 다른 손으로는 이스라엘 자원봉사자의 손을 꼭 잡은 채 헤엄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처음 느꼈던 어색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열 살 소녀 말락은 자기 얼굴에 선크림을 발라 달라며 (손짓 발짓을 동원해) 제게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순식간에 말락은 내 손을 잡고 “어서요!Yala”를 외쳤고, 저는 소녀와 함께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전까지의 두려움은 눈 깜짝할 사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언어와 감정의 장벽은 물론, 그날 아침만 해도 바다로 향하기 위해 그들이 지나쳐야 했던 물리적인 장벽들조차도 모두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그 검문소는 그들이 돌아가는 길에도 여전히 버티고 서 있겠죠.

하루가 저물 무렵, 우리는 각자의 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우리 집에서는 창문만 열면 그 끝없이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그저 길 하나만 건너면 바다에 갈 수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 경험은 해변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느새 우리는 피비린내 나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져 버렸는데, 정작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뭘 했던가요?

주변 사람들에게 병역거부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군사적인 수단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반이스라엘 교육을 시킨다”, “전부 다 그들이 먼저 선동해서 시작된 일이다”, “동맹국이란 건 없다”. 물론 폭력은 있었습니다. 선동 행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양측 모두 말이죠.

제가 궁금한 건, 그래서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다음 세대를 무사히 길러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스라엘 사람들은 군복을 입고 총을 든 모습 대신 다른 모습도 있다는 걸, 팔레스타인 아이들에게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어젯밤 뉴스에서 본 광경 대신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면 말입니다.

이스라엘 국민의 의무, 인간의 의무는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것입니까?

내일이면 군 교도소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심정은 복잡합니다. 솔직히 말해볼까요? 아주 괴롭습니다. 교도소에 있다 보면 아주 소극적으로 변합니다. 몇 시간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 감방 안에 멍하니 있어야 하니까요. 애초에 그 안에 갇히게 된 이유조차 아주 쉽게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병역을 거부하게 된 진짜 이유를 떠올릴 때마다 저는 이 싸움을 계속해 나갈 힘을 얻게 됩니다. 그 싸움은 나의 양심에 따라 살아가며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개인으로서의 싸움이자,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를 위해 진정한 안전과 자유, 평화를 이룩하고자 하는 더욱 큰 싸움입니다.

무기가 아닌, 사람을 믿습니다. 분명 다른 방법은 있습니다.

※ 원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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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3월 30일부터 벌어진 시위로 팔레스타인인 17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대상으로 인명피해까지 유발하는 과잉진압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비무장상태의 시위대를 향해 부당하게 화기를 사용했다는 제보에 대해서도 즉시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을 요구하는 시위대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생명권과 평화적인 집회시위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막달레나 무그라비(Magdalena Mughrabi)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대상으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 시위가 시작된 이후로 최소 17명 이상이 숨졌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바꾸고 국제적 의무를 다하려 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비무장상태의 시위대를 향해 실탄이 사용됐다는 사실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며, 불법 살인일 가능성을 전제로 이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 국제법에 따르면 살상무기는 급박한 위험이 닥친 상황에서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평화적인 집회시위의 권리를 존중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폭력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무력만을 사용해야 한다. 70년 동안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 난민의 인권을 무시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최소한 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평화적인 시위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동영상에는 비무장 상태의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거나 울타리에서 달아나던 중 이스라엘 군인들이 발사한 총에 맞는 장면이 담겨 있다.

3월 29일, 이스라엘군은 저격수 100명을 배치했을 뿐 아니라 탱크와 드론을 동원해 경계지대의 보안을 강화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와 이스라엘을 가로지르는 울타리 주변 지역을 “폐쇄 군사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고,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 울타리에 접근하는 사람은 “생명이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3월 30일 금요일 이후로 이스라엘군에 의해 팔레스타인인 최소 17명이 숨졌으며 약 1,4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밝혔다. 부상자들 중 750여명은 실탄에 맞은 사람들이며, 20명은 생명이 위험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는 최루가스와 고무탄환으로 인한 부상자들이었다. 이스라엘군은 사망한 사람들이 가자와 이스라엘 경계지역의 울타리를 뛰어넘으려 했거나, 시위를 벌인 “주동자들”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돌이나 화염병, 불타는 타이어를 던졌다는 제보도 있다.

무그라비 부국장은 “일부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돌이나 그 외의 물건을 울타리 쪽으로 던지긴 했지만, 이것이 저격수와 탱크, 드론으로 둘러싸여 완전무장한 군인들에게 생명을 위협할 만큼의 급박한 위협이 되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군은 정당한 목적이 있을 경우, 다른 수단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에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팔레스타인의 땅의 날인 3월 30일부터 시작되었다. “귀환 대행진(Great March of Retur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시위를 통해,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난민 수백만 명에게 지금은 이스라엘이 된 그들의 고향 마을로 돌아갈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시위는 5월 15일 나크바(Nakba), 또는 “재앙의 날”로 불리는 팔레스타인의 추모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앙의 날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1948~9년 내전으로 땅을 빼앗기고 쫓겨난 수많은 난민들을 기리는 날이다.

막달레나 무그라비 부국장은 “이스라엘 정부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무력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든 사건에 대해 효과적이고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하고, 책임 용의자들을 모두 재판에 부쳐야 한다. 살상무기 사용으로 심각한 부상과 사망 사건을 초래한 경우에는 더욱더 중요한 일이다.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수 년간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채 계속되어 온 관행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3월 31일을 추모의 날로 선언했고,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은 이날 총파업에 들어가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목, 2018/04/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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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팟 8회 /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후폭풍은 어디까지?

 

지난 12월 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지금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즉각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국제사회는 그동안 이 사안의 민감성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철저히 중립을 지켜왔습니다. 유엔은 국제법상 예루살렘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한 바 있습니다. 어떤 나라도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수천년 이어진 갈등의 뇌관을 건드린 것입니다. 

 

종교적, 민족적 갈등부터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국제정치적 문제까지 얽히면서 이 지역은 누구도 손대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과연 트럼프의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선언이 불러온 후폭풍은 어디까지 몰아칠까요? 70년이 되도록 계속되어 온 이스라일-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은 평화롭게 해결될 수 있을까요? 이번 아시아팟에서는 국제분쟁 전문기자로 활동해 오신 김재명 기자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s://goo.gl/KCDZ2L (팟빵에서 듣기)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88XXr7

* 유튜브로 듣기 : https://youtu.be/-jkuCTFhzjU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이미현 팀장 (참여연대 평화국제팀)

  • 고정출연 : 김형종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 국제관계학과)

  • 이슈손님 : 김재명 기자 (국제분쟁전문기자/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같이보기

 

 

[아시아팟] 목록

1회. 두테르테 1년, 필리핀 가도 될까요?

2회. 한국에서 난민으로 산다는 것은?

3회. 버마의 '로힝쟈', 존재를 부정당하는 사람들

4회. 아시아 사람들은 한국 기업을 반가워할까요?

5회. 미안해요, 베트남!

6회. 우리가 몰랐던 '아세안'

7회.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는 안녕한가요?

8회.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후폭풍은 어디까지?

 

금, 2018/02/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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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청소년 활동가 아헤드 타미미가 무장군인에게 항의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구금되었다. 타미미는 서안지구 점령지역의 오페를 군사법원에 설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16세 활동가 아헤드 타미미를 석방해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지난달 서안지구 점령지역에서 이스라엘 병사들과 언쟁을 벌였다는 이유로 15일 법정에 선 그녀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12월 15일, 아헤드 타미미가 그녀가 거주하는 마을인 나비 살레에서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떠밀고, 이들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페이스북에 게재되어 널리 퍼졌다. 그녀는 이후 가중 폭행과 그 외 11개 혐의로 기소되었고, 서안지구 점령지역의 오페르 군사법원에 설 예정이다.

막달레나 무그라비(Magdalena Mughrabi)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부국장은 “아헤드 타미미가 했던 그 어떤 행위도 16세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구금을 정당화할 수 없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녀를 지체 없이 석방해야 한다. 비무장상태의 청소년이 보호장비를 착용한 무장 병사 2명을 공격하는 장면이 담긴 이 영상은 그녀가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았으며, 그녀에 대한 처벌이 명백히 부당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아헤드 타미미가 이후 체포되어 군사법정에 서게 된 것은 점령군의 잔혹한 억압에 맞서려 하는 팔레스타인 청소년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차별 대우를 드러낸다.”

막달레나 무그라비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부국장

또한 “아헤드 타미미가 이후 체포되어 군사법정에 서게 된 것은 점령군의 잔혹한 억압에 맞서려 하는 팔레스타인 청소년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차별 대우를 드러낸다”고 덧붙였다.

아헤드 타미미는 지난 12월 19일 어머니 나리만 타미미, 사촌 누르 타미미와 함께 체포되었다. 역시 저명한 활동가였던 나리만이 해당 사건의 영상을 온라인상에 게재한 이후 벌어진 일이었다. 아헤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데 반대하며 나비 살레 마을에서 시위를 벌이던 중, 이스라엘 병사들과 대치하게 되었다.

같은 날, 아헤드의 사촌인 15세 모하마드 타미미가 이스라엘 병사가 근거리에서 발사한 고무탄에 머리를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하마드의 가족은 그가 이 부상으로 왼쪽 두개골 일부를 제거해야 할 만큼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문제의 동영상은 돌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채 타미미 가족의 마당 담벼락 끝에 서 있는 병사들을 비추면서 이들이 아헤드의 주먹질과 발길질을 가볍게 피할 수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영상은 수많은 이스라엘인들의 분노를 샀고, 나프탈리 베네트 교육부장관은 군 라디오 방송에서 “이 세 여성이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이 벌어진 지 나흘 후, 아헤드와 그녀의 어머니 나리만(42)이 체포되었다. 다음 날 사촌인 누르(21) 역시 체포되었으나 이후 보석으로 풀려났다.

1월 1일, 아헤드와 나리만은 병사들에 대한 가중 폭행과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되었다.

아헤드는 이제 소셜미디어에서의 모욕 혐의와, 지난 2년 동안 이스라엘 병사들과 5회 언쟁을 벌였다는 주장에 관련된 혐의까지 합쳐, 모두 12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당사국인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청소년을 체포, 구금, 투옥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최대한 적절하고 짧은 기간으로만 적용되어야 한다.

막달레나 무그라비 부국장은 “이스라엘은 국제법상 청소년이 지나치게 가혹한 형사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를 명백히, 뻔뻔스럽게 무시하고 있다. 가차 없는 억압행위에 맞선 아헤드 타미미의 행동이, 기본적인 공정재판기준조차 따르지 않는 군사재판을 통해 장기간의 징역형 선고로 이어진다면 이는 정의를 터무니없고 졸렬하게 모방한 데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매년 군사법원을 통해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 청소년을 기소하고 있다. 주로 야밤의 급습으로 체포되는 이들은 눈이 가려지거나, 위협을 당하거나, 변호사 또는 가족이 참관하지 않은 자리에서 가혹한 심문을 받거나, 독방에 구금되거나, 일부의 경우 신체적 폭력까지 당하는 등 조직적인 학대를 당한다. 현지 여러 인권단체는 현재 이스라엘의 교도소와 소년원에는 350여명의 팔레스타인 청소년이 수감되어 있다.

아헤드의 변호인은 그녀가 야간에도 장시간 동안 공격적인 심문을 받아야 했고, 심문자들에게 가족의 신변을 위협당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아헤드의 가족들은 그녀가 다른 청소년 구금자들과 마찬가지로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교도소와 법원 사이를 무리하게 이동하면서, 여러 차례 육체적인 피로를 견뎌야 했다고 전했다.

누르 타미미는 1월 5일 예심을 통해 5,000셰켈(미화 1,4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다.

또한 이번 주에는 아헤드의 아버지인 바셈 타미미의 해외 출국이 금지되었다. 바셈 타미미는 국제앰네스티의 전 양심수다. 이스라엘 정부는 20명이 넘는 타미미 가족들에게 나비 살레에서 거주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도 있다고 협박을 가하기도 했다.

 

배경정보

팔레스타인 아동보호단체(DCI)에 따르면 서안지구 점령지역에서 매년 대략 500~700명의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의 소년법원에서 이스라엘의 군사명령에 따라 기소되고 있다.
이러한 군사명령은 군사법원을 통해 시행되며, 평화적인 정치적 표현이나 이스라엘 군 사령관의 사전 허가 없이 시위를 조직하고 참여하는 평화적 활동도 다수 범죄화하고 있다.

판사와 검사는 이스라엘 군 소속이며, 이스라엘 군사법원의 사법권은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에게는 절대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에게는 이스라엘의 민법이 적용된다. 서안지구 정착민들의 폭력 사건은 보통 처벌되지 않고 지나가는 반면, 팔레스타인인은 일상적으로 표적이 되어 체포된다.

나비 살레는 서안지구 점령지역 라말라의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2009년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이스라엘군의 점령과 토지 강탈, 지역사회 수자원의 손실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는 물론 행인들에게도 과도한 무력을 일상적으로 행사하며, 의도적으로 사유재산을 손상시키는 경우도 많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주민 3명이 이스라엘군의 실탄과 고무피복 금속 탄환, 최루가스에 부상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금, 2018/01/2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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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tion id="attachment_187513" align="aligncenter" width="620"] 1967년 이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군사 점령하면서 팔레스타인에서 자행하는 인권침해와 환경파괴 등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DYKT Mohigan[/caption]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50주년을 맞아 전 세계 각계에서 평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해 이스라엘이 점령을 끝내고 ‘두 국가 해법’을 달성하는 것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했다. 국제 환경단체 <지구의 벗>은 유엔인권이사회 35차 총회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은 환경파괴 및 천연자원 착취와 같은 불법행위와 함께 계속되고 있음을 고발하고 팔레스타인 영토 내 만연한 인권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유엔이 즉각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약 6개월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했다. 이에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인 하마스는 즉각 “지옥문을 연 결정”이라며 맹비난을 펼쳤고, 세계 최대 이슬람 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는 터키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판하며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의 수도”라고 선언해 맞대응에 나섰다. 또한,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항의 시위가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야만적인 점령의 역사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의 역사는 19세기 말 팽창한 시오니즘(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 소유의 땅에 유대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한 유대민족주의 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운동으로 유럽 전역에 흩어져있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 들어와 원주민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당시 팔레스타인을 위임통치하고 있던 영국은 ‘벨푸어 선언’을 통해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을 넘겨주겠다고 약속해 분쟁의 씨앗을 뿌리고서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떠넘기고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해버렸다. 1946년까지 유대인은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의 3분의 1, 전체면적의 6퍼센트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엔은 어이없게도 1947년 11월 팔레스타인 땅 절반을 유대인에게 분할해 주고 예루살렘을 국제관리 체제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한 결의안 제181호를 통과시킨다. 팔레스타인은 이를 전면 거부하고 나섰지만, 유대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다음 해 1차 중동전쟁을 통해 유엔 분할안에 의한 56퍼센트보다 더 많은 78퍼센트의 영토를 확보하며 이스라엘을 건국한다. 이스라엘은 또한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치르며 팔레스타인의 남은 22퍼센트의 땅(서안지구, 가자지구, 동예루살렘)마저 강제 점령하고 1980년에는 예루살렘을 수도로 선포하기에 이른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강하게 규탄하며 국제법 위반이라 규정했고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이 1967년 이전의 영토로 돌아가야 한다는 팔레스타인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이를 둘러싼 두 국가간의 분쟁은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분쟁 중 하나로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은 정치·사회적으로 여러 복잡한 문제와 함께 심각한 환경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구의 벗 국제본부는 지난 2012년 서안지구에 현장조사를 다녀와 이곳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환경 나크바(Environmental Nakba)’라고 규정한 바 있다. 나크바(Nakba)는 ‘대재앙’을 뜻하는 아랍어로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 건국으로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이 추방당한 것을 지칭한다. 지구의 벗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토지수탈, 수자원 접근 차단, 폐기물 무단 방류 및 매립 등의 환경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라는 점에서 ‘대재앙’이라고 부를 만큼 특별하지 않다고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역사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1967년 이래 계속된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과 20세기에 걸쳐 현재까지 이어지는 식민화 정책이 지금의 환경문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팔레스타인의 환경문제는 정치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점령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팔레스타인의 땅과 물  가자와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 국가 수립을 약속하며 1990년대에 체결된 오슬로 협정은 서안지구를 A, B, C 세 구역으로 나누며 오히려 이스라엘의 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화했다. 이 중 A, B구역만 팔레스타인이 관할권을 가질 뿐 서안지구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C구역은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군사와 행정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C구역에는 약 1000킬로미터가 넘는 연결 도로와 함께 200여 개가 넘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들어서 있고 서안지구 전역에는 정착촌을 둘러싼 높이 8미터가 넘는 거대한 분리장벽이 세워져 있다. 장벽 노선 중 4분의 3가량이 그린라인(1967년에 설정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국경)을 침범해 실질적으로 약 8.5퍼센트의 토지가 추가로 이스라엘에 넘어갈 것으로 추측된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본국법, 요르단 법, 심지어는 오스만 제국 시절에 있던 법까지 다양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서안지구에 있는 토지를 몰수하면서 계속해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땅뿐만 아니라 물마저도 점령해 버렸다. 서안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은 동부와 서부 그리고 북동부에 있는 3개의 대수층에서 나오는데 이에 대한 취수권은 오로지 이스라엘에게만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15퍼센트 미만이 팔레스타인을 위해, 85퍼센트 이상이 이스라엘을 위해 취수된다. 서안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사용하는 물의 4분의 3을 우물과 샘물, 빗물 등을 통해 얻고 나머지는 이스라엘의 수자원공사 메코로트(Mekarot)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땅에서 나는 물을 돈 주고 사 마실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물 공급량을 정해놔 취수 용량을 늘릴 수 없고, 개발 제한 정책 때문에 새로운 우물을 팔 수도 없다. 강물에 접근할 수 있는 사실상 모든 경로가 차단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의 평균 물 소비량은 1인당 하루 73리터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100리터보다 훨씬 적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루 평균 300리터의 물을 사용한다. 폐기물은 이스라엘이 점령지를 통치하는 또 다른 정치적 도구이다. 서안지구의 유대인 정착촌 아리엘(Ariel)에서 버리는 하수와 산업폐기물은 팔레스타인의 수로와 농지로 흘러들어온다. 아리엘이 2008년에 폐수처리장 가동을 멈춘 이후로 폐수처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염된 땅은 ‘유휴지(unused land)’ 규정에 적용돼 쉽게 몰수당하곤 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자체 하수처리시설을 짓는 것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의 주거지뿐만 아니라 인근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나오는 폐수 처리까지 함께 고안해야만 처리시설을 지을 수 있다. 팔레스타인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수의 90퍼센트 이상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고 추정되고 있다. 고형폐기물도 관리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이다.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도시 칼킬리야(Qalqilia)에는 지난 수십 년간 산업 및 화학 폐기물이 제대로 된 규제 없이 투기되었다. 폐기물이 내뿜은 독성물질로 인해 토양과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되었고 인근 마을인 야이요스(Jayyous)와 아준(Azzun)의 주민들은 건강피해를 호소했다. 지난 2005년에는 조니 와디(Zohni Wahdi) 팔레스타인의 건강부 장관이 직접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핵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다고 폭로하고 규탄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두 국가 해법'은 실현 될 수 있을까  국제사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이 중동 평화협상의 최대 산물인 ‘두 국가 해법’을 걷어찬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두 국가 해법의 단초였던 오슬로 협정은 사실상 이스라엘의 교묘한 분리·차별·식민정책 아래에 누더기가 된 지 오래다.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기반이 되는 가자지구는 10년째 봉쇄를 당하고 있고 서안지구의 3분의 2 이상은 이스라엘이 전적으로 통제하며 굳히기에 들어가고 있다. 분리장벽은 팔레스타인의 땅을 조각내는 것으로 모자라 얼마 남지 않은 영토마저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물에 대한 접근마저 차단당해 고통받고 있다. 이스라엘이 점령지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철수하지 않는 한 두 국가 해법이라는 망령은 결코 평화라는 선물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함께사는 길 1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화, 2018/01/2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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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제 분쟁,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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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대한 오랜 열망을 불법적 방법을 통해 실현해 왔다. 이스라엘 건국의 근거가 된 'UN 결의안 181'이 국제 관리지구로 지정한 예루살렘의 서쪽을, 건국을 전후한 1차 중동 전쟁 중에 점령·병합한 게 그 처음이었다. 

 

이후 1967년 3차 중동 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모든 팔레스타인 지역(가자지구·서안지구)을 점령했다. 그리고는 1980년 "온전하고 단일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선언하는 법을 제정해 점령지 동예루살렘마저 불법적으로 병합했다.

 

점령국이 피점령국의 땅을 자국 영토로 병합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니, 국제사회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할 수 없는 것도 당연했다. 당시 UN 안보리는 결의안 478을 통해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선언이 무효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전체가 자국 수도라 주장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인정치 않는 양상은 트럼프의 이번 선언 이전까지 무려 40년 가까이 계속돼 왔다. 다만 미국만은 예외였다.

 

예루살렘 올드 시티

▲ 이슬람 3대 성지인 하람 알 샤리프가 보이는 예루살렘 올드 시티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미국의 화답 : 1995년 예루살렘 대사관 법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이번 선언은 결코 스스로 고안해낸 게 아니다. 미국은 이미 1995년에 '예루살렘 대사관 법'을 상·하원에서 압도적인 다수결로 통과시키며 이스라엘의 열망에 화답했다. 이 법은 "분할되지 않은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며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단 대사관의 이전은 국가 안보를 위해 대통령이 보류할 수 있도록 해, 지난 대통령들은 6개월마다 총 35회에 걸쳐 대사관의 이전을 보류해 왔다. 

 

대선 때의 공약과 달리 올 6월 트럼프도 이 보류안에 처음 서명함으로써 빌 클린턴이나 조지 부시 전 대통령들처럼 선거 공약이 '공약(空約)'이 될 수도 있겠다고 많은 이들이 안심했다. 그런데 다시 6개월이 지나 보류할 시기가 돌아오자 돌연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고 선언해 버린 것이다.

 

이 '예루살렘 대사관 법'이 통과된 1995년 10월은 2차 오슬로 협정이 체결된 바로 직후이기도 하다. 소위 '평화협정'이라 불리는 오슬로 협정은 1987년 이스라엘군의 점령에 맞선 1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민중봉기) 결과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중재자로 나서며 1993년 체결됐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에서 점차적으로 철수하고, 본 협정에 따라 탄생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에 행정권을 조금씩 이양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서 철수할 가능성을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어쨌든 국제사회는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고, 이스라엘 군정 통치 속에 살던 많은 팔레스타인 민중은 이 청사진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2차 협정은 서안지구의 60% 이상이 여전히 이스라엘 군정의 직접 통치를 받도록 체결됐다. 

 

예루살렘 문제나 이스라엘 건국 및 팔레스타인 점령 과정에 추방·강제 이주당한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권 등 첨예한 이슈를 미루고, 처음의 청사진과 달리 여전히 점령지 팔레스타인의 압도적 면적이 이스라엘 군사정부의 통치 하에 있으며, 모든 것이 이스라엘에 유리한 '평화협정'이 확정된 상태에서 미국은 동-서 통합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라 선언한 것이다.

 

미래 독립 국가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희망은 깨져갔다. 이스라엘은 철수하기는커녕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 UN이 수많은 결의안을 통해 불법이라 규탄한 유대인 정착촌을 신규 승인하고, 확장했다. 특히 동예루살렘의 유대인 정착민은 오늘날 30만 명을 웃돈다. 

 

이스라엘은 '말레 아두밈' 등 서안지구의 거대한 유대인 정착촌 3개와 그곳 정착민 14만 명을 예루살렘으로 통합시켜 예루살렘의 유대인 주민의 수를 선주민인 팔레스타인인보다 많게 하기 위해 '더 큰 예루살렘 법'을 상정해놨다. 점령지에 지어진 유대인 정착촌의 존재 자체가 불법이며, 그 불법적 정착촌을 예루살렘으로 통합시켜 영토를 병합하는 것도 불법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강제철거, 강제이주, 도발 그리고 진압

 

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인구가 우위를 점할 수 있게 이스라엘이 취한 또 다른 정책은 팔레스타인 선주민들을 갖은 구실로 쫓아내는 것이다. 신규 건설 허가를 내주지 않고, 주거지를 강제 철거하고, 결혼이나 유학 등 이유로 잠시 떠난 이들의 영주권을 박탈하는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 대한 지배권을 주장하며 도발도 일삼았다. 2000년 2차 인티파다(민중봉기)는 이스라엘 정치인이 수백 명의 폭동 진압 경찰을 대동한 채 이슬람 3대 성지인 하람 알 샤리프(템플 마운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를 주장한 데서 촉발되었다. 이스라엘은 2015년 9월에도 무슬림의 알 아크사 사원 단체 참배를 금지했다. 

 

이에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스라엘은 완전무장한 시위 진압 군인을 향해 돌을 던진 시위대에게 "전쟁을 선포한다"며 실탄 발포 기준을 완화하고 최소 4년, 최대 20년에 달하는 징역형을 선고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지금도 10대 청소년들이 계속해서 연행·장기간 감금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인에게 연행되는 팔레스타인 소년

▲ 12월 7일, 서안지구 헤브론에서 트럼프의 선언에 반대하는 시위 중

팔레스타인 소년(16세)이 20여 명의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연행되고 있다. ⓒAbed Hashlamoun

 

서방 언론의 보도와 달리 현재 분노한 대중들의 시위는 '하마스'와 같은 특정 정치조직이 조직한 게 아니다. 트럼프의 선언에 분노한 팔레스타인의 모든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언제나처럼 자율적으로 시위를 조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1차 인티파다 이래 30년간 다양한 비폭력 투쟁 방법을 개발해왔고, 매주 금요일마다 반(反)점령 시위를 하고 있는 마을도 부지기수다. 이스라엘 인구의 20%를 점하는 팔레스타인인들 역시 이스라엘이 불법적으로 팔레스타인 마을을 철거하거나, 가자지구를 폭격하거나, 예루살렘 문제로 도발할 때마다 마을 단위로 시위를 조직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은 점령지에선 중무장한 군인들로, 이스라엘에선 특수 경찰 부대 등으로 시위대를 잔인하게 진압하고, 살해했다. 그 반동으로 시위는 더욱 격해지고, 다시 그 격해진 시위를 빌미로 이스라엘이 더 많은 폭력을 자행하는 그 끔찍한 일이 수없이 반복되었고 지금 다시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선언의 의미 : 2국가 해법의 종언

 

중동 국가들뿐 아니라 미국의 오랜 우방국이나 미국 정치인들이 이번 선언을 비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방 세계가 오랫동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책으로 간주해 온 '2국가 해법'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군이 점령지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철수한 뒤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 국가를 수립하고, 이스라엘은 유대인 민족으로 구성된 유대 국가를 수립해 두 국가가 공존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오슬로 협정이 바로 그 교두보였다. 

 

그러나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오슬로 협정은 이미 최대한을 양보한 팔레스타인 측에만 더 포기할 것을 요구했고,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는 오히려 더 희미해졌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이스라엘의 군사 점령은 견고하다. 팔레스타인의 자결권 존중을 운운했지만 처음부터 기만적이었던 오슬로 협정은 이미 실패했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유대 국가를 수립하면, 지금까지도 귀환의 꿈을 품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과 그 후손이 원래 팔레스타인 땅이었던 이스라엘로 돌아올 가능성을 봉쇄한다. 

 

트럼프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하면서도, 예루살렘은 최종 지위 협상 때 양 당사자가 논의할 문제라며 여전히 2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미국 법은 전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의 교묘한 언술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보류돼 있던 법이 27년만에 시행되며 2국가 해법에 종언을 고했다.

 

이스라엘을 멈추게 할 방법, BDS

 

하지만 갑작스럽긴 해도 예루살렘 선언은 이미 예정된 상황이었고 근본적으로 달라진 건 없다. 2국가 해법이 실패하는 동안 이스라엘은 10년간 가자지구의 육·해·공을 봉쇄하고, 서안지구에서 군사점령 정책을 강화하고,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 영토를 계속해서 병합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군사 점령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미국의 중동 정책에 팔레스타인과 국제사회가 휘둘리는 상황은 언제든 다시 올 수밖에 없다.

 

이미 수백 개의 UN 결의안을 휴짓조각으로 만든 이스라엘로서는 스스로 그만둘 이유를 찾기 어렵다. 때문에 팔레스타인의 해방 운동과 그에 연대하는 국제 시민사회운동은 대화와 협상으로 이스라엘을 설득하기보다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자고 노선을 정립했다. 

 

오랜 비폭력 투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팔레스타인 시민사회는 세계 시민사회에 이스라엘에 맞서 폭넓은 보이콧과 투자철회 운동, 이스라엘을 통상금지·제재 대상국으로 지정하도록 자국 정부를 압박하는 운동을 조직할 것을 요청했다. 이른바 BDS (보이콧·투자철회·제재, Boycott·Divestment·Sanctions) 운동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소다스트림(Sodastream) 불매 운동과 같은 소비자 운동을 할 수 있다. 서안지구의 불법 유대인 정착촌에 공장을 두고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 등을 받던 소다스트림은 BDS 운동의 압박을 받고 공장을 철수했지만 베두인 마을 강제 철거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네게브 사막으로 공장을 옮겨 계속해서 보이콧 대상이다. 

 

자신이 속한 교회 등 종단에 이스라엘 점령 공모 기업에의 투자 철회를 제안할 수도 있다. 2014년 미국 최대 교단인 미국장로교와 연합감리교가 점령 공모 행위를 이유로 모토로라, 휴렛패커드(HP), 캐터필러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던 것도 소속 교인들의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한국의 기업과 대학들도 여러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점령에 연루돼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건국되기도 전부터 살아온 팔레스타인인의 집이 무허가 건물이라며 부수는 데에 현대중공업의 굴삭기가 사용되고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피해 주민들과 함께 현대중공업 측에 이스라엘로의 굴삭기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BDS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군사 점령을 계속하는 한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단절할 것을 전방위적으로 선언하는 행동으로, 특정하게 정해진 분야가 있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점령 공모 물품이나 행위를 찾아 얼마든지 함께할 수 있다. 해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는 이스라엘의 야만적 점령과 식민화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에 한국 시민들이 함께했으면 한다.

 

목, 2017/12/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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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참여연대>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규탄 긴급 행동 기자회견

 

일시 : 12월 12일 (화) 오전 11시

장소 : 미 대사관 앞 기자회견, 행진 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마무리 기자회견

 

보도자료 [원문보기/다운로드

 

오늘(12/12) 미 대사관 앞에서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을 규탄하는 긴급 행동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추운 날씨임에도 35개 단체 약 70여 명의 활동가, 시민들이 긴급행동에 참여해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이 중동의 평화를 해치는 발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긴급행동은 규탄발언과 행진, 그리고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의 마무리 기자회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시민사회 외에도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등에 중동에서 오신 분들도 참여하여 규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분들이 영어와 한국어, 아랍어로 3개국어로 구호를 외치시며 행진 대열을 이끌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이 5일째 계속되고 있는 지금, 트럼프 및 이스라엘에 대한 규탄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활동이 계속 요구된다는 점을 상기하며 오늘의 긴급행동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성명서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을 강력 규탄한다.

예루살렘은 결코 이스라엘의 수도가 아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트럼프의 폭거적 선언에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도 12월 10일, 이스라엘 유엔 대표는 유엔 총회 자리에서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의 선언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예루살렘에 대한 독점적 점유권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스라엘 군대는 격렬하게 분노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전투기 폭격과 실탄 발사 등 살인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이미 팔레스타인인 시위 참가자에게 발포해서 이미 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숫자가 천 명을 넘어섰다. 구호단체 적신월사는 항의 시위로 부상당한 약 300명의 사람들을 치료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은 모든 유혈 사태와 고통을 더 확대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비극은 팔레스타인 땅을 무력으로 점령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로 축출하고 학살한 이스라엘의 건국에서부터 시작됐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던 “나크바”(재앙이라는 뜻)로 1948년 한 해에만 75만 명이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축출됐다. 이스라엘은 1948년 5월 건국과 함께 1차 중동전쟁을 벌여 78퍼센트의 팔레스타인의 땅을 차지했다. 사실 1947년 유엔의 팔레스타인 분할안조차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었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했고 오직 6퍼센트의 땅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시온주의 정착민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의 55%를 할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1947년 유엔 분할안조차 예루살렘을 국제법상 어떤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은 이런 형식적 양보조차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여기고 미국의 중동 패권 강화를 위해 이스라엘의 군사적 도발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트럼프 선언에 대한 규탄과 항의는 중동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팔레스타인뿐 아니라 레바논, 요르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밀, 소말리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작게는 수백 명, 크게는 수천 명이 트럼프의 만행을 즉각 규탄했다. 영국과 미국 주요 도시들에서도 트럼프의 예루살렘 선언 규탄 시위가 열렸다. 

 

한국에서의 12.12 긴급행동도 이런 국제적 시위의 일부이다. 230대의 전략폭격기들이 수시로 상공을 날고 미국의 전략적 자산이라 불리는 첨단무기가 속속 배치되고 있는 한반도에서, 트럼프 규탄 긴급 행동은 더한층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더욱이 얼마 전 한국 정부는 전운이 감도는 레바논에 동명부대 파병시한을 10년째 연장하는 위험한 결정을 하고 말았다. 동명부대도 하루빨리 철수해야 한다.

 

한국의 시민·사회·민중단체들은 트럼프의 폭거적 선언을 규탄하는 국제적 목소리에 힘찬 연대를 이어갈 것이다!

 

2017.12.12.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규탄 긴급공동행동 참가 단체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경계를 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노동당, 노동자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대학생겨레하나, 민주노총, 민중당,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서울시가판점총연합회, 알바노조, 예수살기, 원불교인권위원회,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전국학생행진,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진보대학생넷,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참여연대, 청년당(준), 청년민중당,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비상대책위원회, 한국진보연대, 한국청년연대, 향린교회, 반전평화국민행동, 반전평화연대(준) (12월 12일 오전 11시 현재 35개 단체)

 

화, 2017/12/1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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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위협, 일본의 재무장과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중국의 군사력 확충까지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긴장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 불안하고 위험한 악순환의 고리를 언제까지 그냥 두어야 할까요? <프레시안>과 <참여연대>는 악순환의 출발점인 정전체제의 한계를 진단하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안녕과 평화를 보장하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제는 평화'를 연재를 진행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진을 통해 현안에 대한 분석과 대안, 국제 분쟁, 국방·외교 분야를 바라보는 평화적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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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부활한다면 트럼프에 어떤 꾸지람을 할까

[이제는 평화] 중동에 먹구름 드리운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일방주의

 

김재명 국제분쟁 전문기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해마다 원유의 85% 가량을 중동 지역에서 들여오는 한국에게 중동의 정세 불안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중동의 정세 불안은 유가 상승이란 악재를 낳기 마련이다. 최근 "예루살렘으로 미 대사관을 옮기겠다"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되는 모습이다.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다는 것은 곧 이스라엘이 주장하듯이 정식 수도가 텔아비브가 아닌 예루살렘이란 점을 인정해주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구도를 더욱 도와주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트럼프가 지옥문을 열어젖혔다"는 지적을 받을만한 폭발력을 지녔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뒤 지난 1년 동안 그가 보여 온 친 이스라엘 편향을 비판적으로 짚어본다.  

 

미 중동 정책의 핵심, 석유와 이스라엘  

 

미국의 중동 정책의 2대 핵심은 석유의 안정적 확보, 그리고 이스라엘 안보 챙겨주기로 꼽힌다. 자국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인권을 탄압하더라도 미국에게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해주는 친미 독재 왕정들은 정권 안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친미 독재 왕정과의 유착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의 세계적인 석유 기업 BP의 2017년 연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미국은 셰일 오일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생산국에 올랐다. 따라서 워싱턴의 집권자들에게 중동 정책에 관한 한 석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스라엘 안보 챙겨주기일 것이다.  

 

미국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특히 중동 지역의 반미 정서를 키운다. 그런 반작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우선 챙기기는 미국의 수십 년에 걸친 확고한 중동 정책으로 자리 잡아 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한 몸통"이란 말도 나온다. 해마다 이스라엘에 건네는 군사원조 30억 달러는 미-이스라엘 동맹을 나타내는 작은 숫자일 뿐이다. 

 

2016년 미 대선에서 미국 유대인 유권자들은 29%만이 트럼프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들 29%의 유대인들은 힐러리에게 투표한 71%의 유대인들보다 돈과 영향력, 조직력에서 훨씬 앞선다. 막강한 로비 단체인 미-이스라엘공익위원회(AIPAC)가 대표적인 친 이스라엘 조직이다. 3년 뒤면 75세의 나이로 대통령 재선을 꿈꾼다고 알려진 트럼프에게는 보수적인 기독교 조직들과 더불어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유대인 조직들이 중요한 정치 자산으로 꼽힌다. 

 

트럼프,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트럼프 취임하자 이스라엘은 정착촌 늘려 

 

2016년 11월 8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 대선에서 이기던 날, 평화를 사랑하는 지구촌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어두워졌다. 특히나 중동 지역의 사람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극단적 정치성향으로 미루어 미국이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 정책을 앞으로 더욱 거칠게 밀어붙일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우려는 곧 현실로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트럼프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의 시험대 위에 유대인 정착촌 문제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 오바마의 퇴임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온 2016년 12월 23일 유엔 안보리 테이블 위엔 중요한 안건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더 이상 세워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둘러싼 표결이었다. 

 

트럼프 당선자 안보리 표결을 앞두고 "미국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힘을 얻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미 국무부와 유엔 주재 미 대사에게 거부권 대신 기권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벌이는 인권침해와 전쟁범죄 행위를 비난하는 결의안이 제출될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해오던 미국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오르자, 유대인들의 얼굴 표정은 다시 밝아졌다. 트럼프 취임식 바로 뒤인 1월 24일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 새로운 정착촌 2500채를 새로 지을 계획임을 발표했다. 그것은 분명 트럼프의 뒷심을 믿고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비웃는 조치였다.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조차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유대인 정착촌 확장 움직임으로 중동 평화가 무너지기 시작하는가"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지금의 예루살렘 대사관 문제로 그 우려는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편들어 유네스코 탈퇴  

 

트럼프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2017년 10월 유네스코 탈퇴 선언으로 다시금 전 세계 사람들의 눈총을 받았다. 미국이 유네스코를 떠나겠다고 한 배경엔 여러 가지가 얽혀있지만, 그 가운데 두드러진 것이 인구 20만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절대 다수인 헤브론(아랍어로는 친구라는 뜻을 지닌 '알 할릴')의 구시가지를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면서 생겨난 논란이다.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을 맞아 동예루살렘으로 행진해온 유대인들

▲ 이스라엘 독립기념일(5월 14일)을 맞아 동예루살렘으로 행진해온 유대인들 ⓒ김재명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중남부의 오랜 역사를 지닌 헤브론에는 아브라함 일가의 묘소가 있고,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에 관련된 오랜 유적들이 있기에 세 종교 모두 성지로 여기는 지역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헤브론을 행정적으로 다스리고 있지만, 사실상 헤브론을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유네스코 쪽에 "헤브론을 이스라엘의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라"고 요구했다. 결과는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의 유산'이 됐다.

 

당연히 이스라엘의 거센 비난이 따랐고, 트럼프가 유네스코 탈퇴로 호응을 해준 모양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가리켜 "용감하고 도덕적인 결정"이라고 박수 쳤다.  

 

예루살렘 문제의 강한 휘발성 

 

트럼프의 친 이스라엘 일방주의는 예루살렘 문제를 거치면서 더욱 뚜렷이 드러났다. 2016년 미 대통령 후보 때부터 트럼프는 "내가 당선되면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곧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정식 수도로 인정하고, 나아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구도를 미국이 더욱 도와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트럼프가 이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하자, 지금 중동 전역의 민심이 들끓는 중이다. 

 

이스라엘 정부를 소개하는 팸플릿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는 예루살렘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제1차 중동전쟁을 거치면서 독립할 때 수도는 지중해변에 자리 잡은 텔아비브였으나, 1950년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실제로는 서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다고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주요 국가기관, 이를테면 '크네세트'(Knesset)란 이름의 의회, 대법원, 대통령궁, 그리고 정부 주요기관들이 모두 예루살렘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들은 예루살렘 문제가 매우 예민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대 우방국인 미국조차 지난 70년 동안 텔아비브에 외교공관을 두고 있었다는 것은 예루살렘 문제의 휘발성을 잘 보여준다. 이름도 잘 들어보지 못한 몇몇 군소 국가들이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고 있지만, 그 장소는 서예루살렘 중심부가 아닌 메바세레트 시온 같은 도시 변두리 지역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 국제사회가 정한 예루살렘의 모습은 누군가 한쪽이 도시 전체를 차지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1947년 11월 통과된 유엔총회 결의안 181호는 예루살렘을 유엔 신탁통치 아래 이스라엘-아랍(팔레스타인) 양쪽에 모두 개방된 국제도시로 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948년 제1차 중동전쟁(이스라엘 독립전쟁)을 거치면서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요르단이 차지했다. 예루살렘 도시 전체가 이스라엘의 통치권 아래 들어간 것은 1967년의 이른바 6일 전쟁(제3차 중동전쟁) 때였다. 그 이래로 무려 50년 동안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피정복자로서의 눈물을 흘려온 셈이다.  

 

'두 국가 해법' 무시하는 트럼프 

 

예루살렘의 미래는 1993년 오슬로 평화협정에서 논의된 이스라엘과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뜻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미래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통치한다는 것이다. 그런 방식으로 예루살렘의 평화를 그려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미 대사관 이전 발표가 '두 국가 해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조치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스라엘 강경파들이 "예루살렘은 결코 분할되거나 공유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영원한 수도"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식 석상에서 예루살렘을 말할 때마다 그렇게 우겨왔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예루살렘 도시 전체가 이스라엘의 통제 아래 놓여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분할 불가론'을 내세울 때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기 어렵다. 지난날 팔레스타인 평화협상팀을 이끌었던 아흐마드 쿠레이(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총리)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슬로 평화협상에서 서예루살렘 포기를 이스라엘 쪽에 동의해 줬는데, 결과적으로 동예루살렘마저 잃을까 전전긍긍해야 하는가"라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 예루살렘 통곡의 벽에서 기도하는 이스라엘 군인들. 이들은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을 위해 기도할까. ⓒ김재명

 

예루살렘 외곽에 세워지는 대규모 뉴타운 

 

인구나 면적으로만 볼 때 예루살렘을 가리켜 세계적인 도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면적은 125㎢, 인구는 약 90만 명으로, 서울(면적 605㎢, 인구 1천10만)에 견주면 넓이의 5분의 1, 인구는 10분의 1도 채 안 된다. 한국으로 치면 지방 중도도시 수준이다. 

 

하지만 예루살렘을 세계적인 도시로 여기는 것은 이곳의 역사와 종교의 무게감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이미 역사적으로 검증된 고급종교(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주요성지이다. 유대인들에게는 유대민족주의의 뿌리이고, 기독교도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의 현장이며, 무슬림들에게는 예언자 무함마드가 죽을 때 이곳에서 백마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제3의 성지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아랍어로 '알 쿠즈'(Al-Quds, 우리 말로 옮기면 '신성 神聖')라 부른다. 앞으로 언젠가는 세워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바로 알 쿠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그렇게 되는 날이 오는 것을 미리 막으려 한다. 유대인 주거지역을 동예루살렘 쪽으로 야금야금 넓혀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루살렘에 갈 때마다 동예루살렘 동쪽 외곽엔 전에 안 보이던 건축물들이 새로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동예루살렘을 삥 둘러싸는 모습으로 대규모 유대인 뉴타운 단지들을 세워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욕심은 노골적이다. 예루살렘 전체를 실효 지배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동예루살렘을 앞날의 독립국가 수도로 꼽아온 팔레스타인 쪽과의 평화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욕심이다.  

 

동예루살렘 외곽 뉴타운에 입주하는 유대인들은 "우린 정착민이 아니고요, 뉴타운 레지던트예요"라고 주장하지만, 현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눈에 그들은 유대인 정착민일 뿐이다. 동예루살렘을 포위하듯이 삥 둘러싼 대규모 정착촌을 바라볼 때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깊은 좌절감과 분노를 느끼기 마련이다.  

 

트럼프 탓에 더 멀어진 '평화의 도시' 

 

예루살렘은 유혈과 폭력의 도시다. '평화의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날 11세기부터 200년에 걸쳐 벌어졌던 십자군 전쟁이 말해주듯이 정복과 피정복이 되풀이됐다. 21세기 지금의 정복자 유대인, 피정복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지배권을 놓고 또다시 유혈 투쟁을 벌이지 않는다고 말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 발표는 안 그래도 휘발성 강한 중동 지역 정세에 기름을 퍼부은 꼴이다. '두 국가 해법'에 따라 예루살렘을 '평화의 도시'로 재건함으로써(서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구도를 현실화함으로써) 지금껏 꽉 막힌 중동평화협상의 기틀이 마련되길 바라는 국제사회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 대사관을 옮기겠다는 트럼프의 발표가 현실로 나타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는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다. 새로운 인티파다(intifada, 봉기)를 시작할 채비다. 자고 나면 중동에서 대형 유혈사태가 터졌다는 뉴스를 듣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게 됐다. 예루살렘은 트럼프 탓에 '평화의 도시'로 거듭나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2천 년 전 예루살렘 안팎에서 고난의 길을 걸었던 예수가 21세기에 부활한다면 트럼프에게 어떤 꾸지람을 할까.

 

월, 2017/12/1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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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신: 각 언론사 기자
발 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제 목: [보도자료]국제앰네스티,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첫 보고서 발표
발 신 일: 2015년 5월 13일
문서번호: 2015-보도-010
담 당: 최하늬(070-8672-3396, [email protected])

*5월13일 오전 10시 이후 보도전제

[보도자료] 국제앰네스티,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첫 보고서 발표

국제앰네스티는 13일(수)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고서 『감옥이 되어버린 삶: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를 통해 전세계 동시 발표된다.

히로카 쇼지(Hiroka Shoji)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조사관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징역에 처한다고 해서 한국의 안보가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정부는 순수한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며 이로 인해 수감된 사람들은 양심수로, 즉시 무조건적으로 석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징역형과 벌금형뿐만 아니라 사회적 낙인과 적대감 등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한국 남성들에 대한 인권침해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정부는 사상, 양심,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매년 600명이 넘는 젊은이들에게 가해지는 불필요한 징역 처벌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3년 6월 유엔 인권최고대표부가 배포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대한 분석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수감자 723명 중 한국인이 669명으로 92.5%에 달한다.

한국 정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협하고 사회 결속을 저해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거듭 “적절한 대체 복무를 수행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에서 병역거부자를 처벌한 것은 자유권규약 제18조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2015년 1월에는 자의적 구금에 관한 유엔 실무그룹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수감하는 것은 “자의적 구금”의 한 형태라고 결론 지었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중 대다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다. 이들은 영장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자신의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인 송인호(27) 씨는 “저는 태어난 순간부터 범죄자였습니다. 신념을 따르면 감옥에 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평생이 감옥 생활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에도 높은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김정식(41) 씨가 예비군 훈련을 거부한지 5년이 됐을 때 누적 벌금은 약 4,300만원에 달했다. 이후 벌금 1,200여만원과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조정됐다.

히로카 쇼지 조사관은 “의무 군복무를 마친 뒤 예비군 복무를 거부하는 병역거부자의 경우 예비군 복무 의무가 해제되는 시점까지 매년 같은 위반 행위로 기소되는 반복 처벌을 받고 있다”며 “이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2007년 국방부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를 2009년까지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2008년 2월 이후, 정부는 국민의 반대 여론을 이유로 해당 계획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제외하면 칠레와 터키에서만 해당국 최고법원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주장이 수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2013년 군복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중 90% 이상이 한국국적이었으며, 에리트레아, 터키, 싱가포르, 투르크메니스탄 등에서도 수감자가 발생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마치고 1심 판사 280여 명에게 보고서 『감옥이 된 삶: 한국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와 2014년 8월 30일 국제앰네스티가 퀘이커교 세계자문위원회, 국제법률가위원회, 국제화해단체, 전쟁저항자 인터내셔널과 공동으로 한국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법률의견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김희진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할 때 먼저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이 바로 1심 판사이다. 최근 위헌 제정이 늘어나는 등 법의 판결을 내리는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 국제인권기준을 받아들이는 더 나은 판결을 기대하며 이번 보고서와 법률의견서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 『감옥이 되어버린 삶: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는 국제앰네스티가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인권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발표하는 보고서다. 국제앰네스티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과 수감된 양심수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며 덴마크, 스위스, 핀란드, 튀니지, 러시아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끝.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인권상황에 대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쳐왔다. 매년 인권현황을 담은 연례보고서 외에 2008년 『한국: 촛불집회에서 경찰력 집행』, 2009년 『일회용 노동자: 한국의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2012년 『국가보안법: 안보의 이름으로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제약하다』, 2013년 『고통을 수확하다: 한국 농축산업 이주노도자 착취와 강제노동』을 발표하고 캠페인을 진행했다.

※보고서 <감옥이 되어버린 삶: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원문 보기

화, 2015/05/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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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50년

군사명령 101호의 충격적인 네 가지 진실

 

이스라엘은 지난 50년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회-시위를 원천 금지해 왔다.

8월 27일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의 평화적인 정치적 의견 표현을 금지하는 ‘명령 101호’를 발부한 지 50년째를 맞는 날이다. 이 명령을 위반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 또는 무거운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제 50년이 된 명령 101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기간만큼이나 오래된 조항이지만 여전히 서안지구의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언제든지 적용될 수 있다.

이처럼 가혹한 군법 조항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 네 가지 사실을 통해 그대로 느낄 수 있다.


 1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군의 사전 허가 없이 10명 이상이 모이는 행진, 집회, 농성에 참여할 수 없다.

행사의 목적이 정치적인 경우나, 행사 중에 정치적인 주제 또는 그렇게 여겨질 만한 연설을 하거나 논의하는 경우라도 반드시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1967년 이후로 이스라엘은 군법에 따라 여성과 어린이를 가리지 않고 수만 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인을 체포, 구금했다. 그중 다수가 정치적으로 보이는 평화적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명령 101호가 적용되어 체포되었다.

팔레스타인 인권옹호자인 파리드 알 아트라시(Farid al-Atrash)와 이사 암로(Issa Amro)는 현재 이스라엘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두 사람에게 적용된 다수 혐의 중 하나는 “무허가 행진에 참여”했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형사범죄라고 인정되지 않는 혐의다. 두 사람은 2016년 2월 26일,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점령지역 안에 불법으로 정착촌을 조성하고 있는 것과 헤브론 구시가지에 차별적으로 이동 제한을 부과하고 있는 것에 반대하며 평화적인 행진을 벌였다.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와 함께 평화적인 집회의 자유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비롯해 이스라엘이 당사국으로 있는 다수의 인권조약에도 명시되어 있는 권리다.

 

 2 

이스라엘군 허가 없이 특정 깃발 또는 상징, 정치적인 내용의 문서 또는 이미지를 공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지난 50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포스터를 방에 붙이거나,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고 구금되었다.

1993년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과 오슬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자치권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이러한 행위는 범죄로 처벌되고 있다. 오슬로 협정 체결 이후 팔레스타인은 유엔 비회원 참관 국가 지위를 획득했고, 135개국 이상의 유엔 회원국에 국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군 지휘관의 허가 없이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거나, 방에 ‘부적절한’ 포스터를 붙이는 것은 여전히 이스라엘 군법상 범죄행위로 간주되고 있다.

현재 군사재판이 진행 중인 이사 암로(Issa Amro)는 ‘무허가 시위’에 참가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행위로 해석되기 때문에 범죄라는 것이다.

 

 3 

군사명령에 따라 불법으로 간주하는 단체의 활동 또는 목적을 지지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대다수 팔레스타인 정당과 학생회가 이러한 불법 단체에 속한다.

공개된 장소에서 깃발을 흔들거나, 찬송가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단체’로 간주한 정당 또는 학생회 또는 노조를 지지할 경우, 명령 101호에 따라 체포될 수 있다.

기자와 학생, 교사, 농부, 정치인, 운전기사까지 팔레스타인 각계각층의 모든 사람들이 이 명령에 따라 체포, 구금되고 고문과 부당대우를 받기도 한다.

 

 4 

명령 101호를 위반할 경우 누구나 10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무거운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전 양심수 바셈 타미미(Bassem Tamimi)는 2012년 11월 6일, 이스라엘 정착촌을 반대하는 평화적 시위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징역 4개월과 5천 셰켈(당시 환율로 미화 1,280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이에 더해, 사전형량조정(plea bargain)을 통해 이미 3년 형을 선고하고 집행유예 3개월도 부과했다. 바셈 타미미는 명령 101호를 위반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전형량조정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군사법원에 선 팔레스타인 사람은 사실상 모두 유죄를 선고받으며, 대부분의 경우 사전형량조정을 거쳐 형이 선고됐다. 팔레스타인 피고인들은 사법제도 자체가 매우 불공정해 그대로 재판을 받을 경우 더욱 무거운 형량이 선고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 보기 |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강탈 50년

금, 2017/09/0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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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환경이 ‘생활이 불가능한’ 한계를 넘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육해공 통로 봉쇄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다.

이번 주 유엔은 가자지구의 환경이 ‘생활이 불가능한’ 한계를 넘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육해공 통로 봉쇄가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다. 전력 공급량은 급감했고 실업률은 60%로 폭등한 가운데, 삶의 많은 부분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황폐화되었다. 특히 가자지구의 의료제도는 몇 년 동안 붕괴 직전의 상태에 놓였는데, 현재는 최악의 고비에 이르렀다.

가자지구 외부로 가지 못해, 중환자실에서 숨진 환자만 올해 최소 9명

지난 달 가자지구 알 시파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3명이 사망했다. 가자지구 외부에서의 치료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정부에 지원금을 신청했다가, 신청 절차가 진행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중 결국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 아이들을 포함해, 이렇게 숨진 환자는 올해에만 최소 9명에 이른다. 가자지구 주민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서안지구로 가거나, 에레즈 국경검문소를 통해 이스라엘로 가는 허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일부 보고된 바에 따르면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이러한 지원금 신청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처리를 지연시키고 있다. 과거에도 주기적으로 나타난 팔레스타인 정부의 이런 행보는 가자지구를 관리하는 경쟁세력인 하마스 자치정부를 견제하려는 시도다.

아부 카릴(Abu Khalil)과 그 가족은 수천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이러한 처리 지연으로 인해 삶이 불투명하다.

그의 두 아들, 27살 압달라(Abdallah)와 29살 카릴(Khalil)은 유전성 혈액질환인 지중해빈혈(Thalassaemia)을 앓고 있다. 두 사람은 반복되는 수혈로 혈중 철분 농도가 과도하게 높아졌고, 이로 인해 심부전 등 기타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도 높은 상태다. 같은 증세를 보이던 두 사람의 친구 2명이 지난 6월에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아부 카릴은 너무 늦기 전에 아들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한 의사가 이스라엘의 셰바 의료센터에서 압달라와 카릴의 골수 이식 가능 여부를 검사해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골수 이식이 성공한다면 지중해빈혈을 치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자지구의 병원에 비축된 의약품과 공급되는 전력량은 최소한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자지구 내에서 이러한 치료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복잡한 관료주의 장애물을 뚫고 두 아들을 이스라엘로 보내는 것은 만만치 않게 힘든 일이다. 가장 먼저, 서안지구 팔레스타인 정부로부터 아들의 치료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보증을 받아야 한다.

이스라엘 인권의사회(Physicians for Human Rights Israel)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암 환자를 포함한 1,600명 이상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치료비용 지원을 요청하고 팔레스타인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암 치료제의 90%를 구할 수 없는 상태다.

관련 문제에 대해 언론의 성토가 이어지자, 팔레스타인 정부는 7월 2일부터 가자지구 환자들의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의료비 지원 절차를 재개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부 카릴에게 이러한 상황은 찰나의 희망에 불과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위탁 신청 사무소는 아들 두 명의 치료비를 모두 지원할 수 없었고, 상황이 더욱 위급한 첫째 카릴부터 우선 지원받았다. 카릴은 복잡하고 힘든 혈액 검사 절차를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하지만, 검사 결과와 지원금 신청서를 서안지구로 보내기까지 또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서안지구의 위원회에서는 카릴의 이스라엘 입국 허가 신청이 가능한지부터 심사하기 시작한다.

올해 초부터 이스라엘 역시 가자지구 주민들의 입국 신청을 한층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 특히 신청자가 젊은 남성일 경우 더욱 허가를 받기 어렵다.

아부 카릴이 아들들의 치료를 위해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가는 동안, 두 사람의 건강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언제라도 아들들이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부 카릴(Abu Khalil), 가자 지구 거주자

“전기 없이도 살 수 있고,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자식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언제라도 아들들이 죽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라고 아부 카릴이 말했다.

2008년 이후 이스라엘과 세 번의 무력 분쟁으로 가자지구의 사회기반시설은 큰 타격을 입혔고, 의료제도는 더욱 황폐화됐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본격적인 인도주의 재앙에 직면했다.

점령 세력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복지를 보장해야 할 최종적인 책임이 있다. 해안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 봉쇄로, 아부 카릴 가족과 같은 평범한 주민들이 병원 치료와 같은 당연한 기본권을 행사하기 위해 정치적인 관료제도에 농락당하고 있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정부 역시 최근 수개월 동안 가자지구의 전력과 의약품 등 필수적인 서비스 공급을 줄이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이송을 지연시키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는 팔레스타인인의 삶과 건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냉혹한 처사이자, 특히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인질로 잡아 정치적인 점수를 따려는 의도가 아주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언제나 그랬듯이, 이러한 분쟁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아부 카릴과 두 아들처럼 평범한 가자지구 주민들이다.

수, 2017/07/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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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유엔에서 운영하는 베이트 하눈 학교 벽을 지나가고 있다. 학교 벽면에 있는 그래피티는 유명한 팔레스타인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의 글귀가 쓰여있다. “지구상에서 삶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
50년 전 선포된 군사명령 101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천 명이 서안 지구에서 기소되었다. 이 명령에 따르면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모이거나 ‘정치’에 대한 토론과 자료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문화나 정치적 활동을 금지당하고, 검열받으며 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에서 생산된 모든 물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규모 인권침해를 부추기며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것을 중단시켜야만 한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동부, 가자지구 등 서안지구를 점령한 지 50년째 되는 날을 맞았다. 국제앰네스티는 새롭게 시작하는 캠페인을 통해 정착촌 생산품 수입을 금지할 것자국 기업의 정착촌 진출 및 정착촌 생산품 거래를 금지할 것을 세계 각국에 촉구한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지난 수십년간 세계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주택을 파괴하고 토지와 천연자원을 약탈해 수익을 올리는 것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팔레스타인 경제가 이러한 침략적 정책으로 50년간 성장을 방해받는 동안, 정착촌에 자리잡은 수백만 달러 규모의 기업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제도적 억압을 바탕으로 번창하고 있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50년이 지난 지금,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을 단순히 규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명백하게 국제법을 위반하고 전쟁범죄에 해당할 행위를 하고 있는 불법 정착촌에 자금 지원을 멈춰야 한다. 이제는 세계가 구체적인 국제 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이제는 세계가 구체적인 국제 행동을 취해야 할 때이다.

– 샬릴 셰티 사무총장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에 불법 정착, 강제퇴거, 이동제한, 경제 발전 저해 등 저질러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해 세운 이스라엘 정착촌에서는 매년 수억 달러 규모의 물품이 제작된다. 세계 대다수의 국가가 공식적으로 국제법상 정착촌 설립은 불법이라고 규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매년세계 각국으로 생산품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수 년간 이스라엘과 세계 경제는 이러한 정착촌의 건설과 확장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민간인을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에 정착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정책은 무수히 많은 인권침해로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주택과 건물 수만 채가 이스라엘에 철거되면서 주민 수십만 명이 강제로 쫓겨났고, 수많은 가족들이 정착촌 건설을 위해 자신의 집이나 토지에서 쫓겨나야 했다. 팔레스타인 토지 중 10만헥타르 이상이 이스라엘의 정착촌 부지로 전용됐다.

또한 이스라엘은 물과 경작지, 채석장, 광산 등 팔레스타인 천연자원을 불법적으로 점유하고, 이를 유용해 정착촌에서 주로 해외로 수출되는 농산품과 건설자재 및 공산품을 생산하며 이익을 얻었다. 동시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물과 토지 등의 자원에 접근하거나 이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임의로 제한조치를 부과해 팔레스타인의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경제적, 사회적 권리를 침해했다.

서안지구 전역에서 ‘정착민 전용’ 도로 등 정착촌의 기반시설이 팔레스타인 도시와 마을을 가로지르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심각하게 제한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약 10년 동안 가자지구의 공중, 해상, 육지 봉쇄를 유지하며 200만명에 이르는 주민들을 뉴욕시 크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지역에 고립시켰다.

비극 중 하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충격적인 수준의 억압과 치욕에 세계가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50년간 점령과 관계된 끊이지 않는 폭력으로 인한 비극 중 하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충격적인 수준의 억압과 치욕에 세계가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본질적으로 잔인하고 차별적이며 범죄인 정착촌 관련 정책으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빼앗은 땅에서 정원과 수영장이 딸린 집을 짓고 사는 동안, 바로 인근에 있는 팔레스타인 지역사회는 기본적인 욕구조차도 충족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물이나 전기를 충분히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국제사회는 어떻게 이러한 정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허가할 수 있는가?”라고 밝혔다.

 

국제법의 무시하는 이스라엘

모든 국가는 국제인도법을 존중해야 할 분명한 의무가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정책으로 형성된 이 불법적인 상황을 어떠한 방법으로든 인정하거나 지원해서는 안 된다. 나아가 이러한 침해행위를 중단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이스라엘 정착촌의 경제적 번영을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는 국가는 그들이 스스로 선언한 국제적 의무와 정책 그 자체를 뻔뻔스레 무시하는 것이다. 국제법에서 국가의 의무는 국가와 국민의행위가 불법적인 상황이거나 행위일 경우, 이에 대해서는 인정하거나 원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착촌의 생산품 거래를 금지하고 이스라엘 정착촌에서의 기업활동을 금지하는 법과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세계 각국 정부는 수십년간 불의와 치욕, 차별을 견뎌야 했던 팔레스타인 주민 수백만 명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십년 동안 다수의 유엔 결의안은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확인했다. 가장 최근의 경우, 2016년 12월에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서는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의 모든 정착촌 관련 활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결의안은 또한 모든 국가에 이스라엘과의 거래와 1967년 이후 점령지역과의 거래를 구분하라고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최근 수개월 동안 정착촌 확대와 지원을 가속화했다. 기존 정착촌에 주택 수천 개를 추가 건설함은 물론 서안지구에 정착촌 2개를 새로 구성해 수천 가구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국제사회는 정착촉 생산품 금지 등 단호한 대처에 나서야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은 국제법 준수보다 정착촌 유지 및 확장을 더 우선하고 있음을 명백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이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 정부에 노골적으로 국제법을 무시하는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샬릴 셰티 사무총장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을 대상으로 수천 건의 군사 명령을 통해 억압적인 군사통치를 공고히 했다. 그 중 대부분은 평화적인 활동을 범죄화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일상이 파괴될 정도로 과도한 규제를 적용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군사 명령은 부동산 및 천연자원의 과도한 전용, 주택 및 상점 철거,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에 대한 임의 체포 및 불법 구금, 팔레스타인 주민 수백만 명에 대한 연대처벌 등 광범위한 인권침해와 국제인권법 위반행위를 위해서도 사용됐다. 또한 수년간 이스라엘군이 저지른 팔레스타인인 불법 살해도 수백 건에 이르렀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이 50년 전 팔레스타인을 처음 점령한 이후, 팔레스타인 점령지역에서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자행된 전쟁범죄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와 인권침해 행위가 사실상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전 세계는 지난 50년간 극심한 인권침해와 불법 정착촌의 무분별한 확대를 모른체한 끔찍한 대가를 목격했다. 각국이 이러한 인권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바로잡기 위해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국제사회는 정착촌 생산품을 국제적으로 금지하고,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포괄적인 무기 금수 조치를 부과하고, 국제형사재판소의 본격적인 수사 등을 통해 수십년에 걸친 범죄행위에 마땅한 처벌을 내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억압과 불의를 감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 2017/06/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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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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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서 놀던 아이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었는데도
어떻게 아무도 처벌받지 않은 채 넘어갈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14년 7월 16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소년 4명의 친척인 소비 바크르(Sobhi Bakr)의 말이다.

2016년 7월 8일은 이스라엘군이 50일간 가자(Gaza) 지구를 맹공격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전례없이 많은 사람이 죽고, 기반시설과 주요 건물 등이 파괴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7일 발표한 보고서(영문)를 통해 지금까지도 전쟁범죄에 대한 성의 있는 조사를 착수하지 않는지, 양측이 저지른 전쟁범죄에도 아무도 이 잔혹 행위에 대한 책임으로 처벌받지 않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50일간 공격을 퍼부으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막대한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대규모 파괴를 일으켜, 민간인 1,500여 명을 학살했으며 그중 550여 명이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자체적인 수사를 통해, ‘약탈’과 ‘수사 방해’ 혐의로 군인 3명을 기소한 것이 전부였다. 전쟁범죄와 같은 더욱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벌도 없이 시간이 흘렀다.

팔레스타인의 경우에도 하마스(Hamas)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저지른 전쟁범죄를 비롯한 폭력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는 이스라엘 민간 구역에 비유도 로켓 미사일과 박격포 수천여 발을 발사하며 민간인 6명이 목숨을 잃었고, 하마스군은 적으로 간주되는 팔레스타인인을 즉결 처형하고 공격했다.

필립 루터 국장은 “분쟁당사자 양측이 저지른 것이 명백한 전쟁범죄에 대해 누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이야말로 정의 실현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전쟁 중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과 한 인터뷰,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시행한 수사의 허점에 대한 세부사항, 수차례 민간인을 조준하며 국제인도법을 위반한 내용 등이 담겨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정부에 조사 담당자들이 공습을 명령, 시행 또는 감독하는 사람들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도록 보장하는 등 조사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팔레스타인 국민합의정부(Palestinian National Consensus Government)는 2014년 전쟁 중 팔레스타인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독립적인 범죄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 즉결 처형 등 가자에서 일어난 인권침해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는 모든 단계에서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분쟁당사자에 대해, 분쟁 중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범죄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 검찰국의 예비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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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rael/OPT: Two years on still no justice for war crimes victims

“I cannot understand how a crime that took place in view of cameras, where the whole world saw how boys playing on the beach were massacred mercilessly, can pass like that without any criminals held to account.” Sobhi Bakr, relative of four boys killed in an Israeli air strike on 16 July 2014.

Tomorrow, 8 July 2016, marks the second anniversary of the start of a 50-day Israeli military offensive which brought unprecedented death and destruction to the Gaza Strip.

In a new briefing issued today, Amnesty International asks why no genuine criminal investigations have been launched, and why no one has yet been held to account for atrocities in spite of war crimes being committed by both sides.

“During 50 days of attacks, Israeli forces wreaked massive death and destruction on the Gaza Strip, killing close to 1,500 civilians, more than 500 of whom were children,” said Philip Luther, Amnesty International’s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Director.

The only criminal charges resulting from Israel’s military investigations were brought against three soldiers for the relatively minor abuses of looting and obstructing an investigation. Meanwhile, more serious crimes, some of which are likely war crimes, have gone unpunished.

On the Palestinian side, there have been no genuine investigations into violations, including war crimes, by Hamas and Palestinian armed groups. Palestinian armed groups fired thousands of unguided rockets and mortars at civilian areas in Israel, killing six civilians; and Hamas forces summarily killed and attacked Palestinians it deemed to be enemies.

“The fact that no one has been held to account for war crimes that were evidently committed by both sides in the conflict is absolutely indefensible. Two years have passed and it’s high time the wheels of justice started turning,” said Philip Luther.

The briefing contains interviews with relatives of those killed during the war, details the flaws in the investigations conducted so far by the Israeli military authorities, and outlines several attacks that clearly targeted civilians in violation of international humanitarian law.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on Israel to reform its investigative mechanisms including by ensuring that those investigating are independent of those ordering, implementing or advising on attacks. The Palestinian National Consensus Government should ensure independent criminal investigations into war crimes committed by Palestinians during the 2014 war.

The Hamas authorities in Gaza must be transparent about any progress in its investigations into summary killings and other abuses of Palestinians in Gaza.

Amnesty International is urging all sides to co-operate fully with the preliminary examination being conducted by the Office of the Prosecutor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nto alleged crimes committed during the conflict.


목, 2016/07/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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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l Aviv International LGBT Film Festival <백야> <지난여름, 갑자기 + 남쪽으로 간다> 캐나다, 독일, 영국, 홍콩, 일본을 찍은 백지남이 이스라엘에 갑니다~ <백야>와 <지난여름, 갑자기> <남쪽으로 간다>가 이스라엘의 지중해 도시 텔아비브에서 진행되는 The Tel Aviv International LGBT Film Festival에서 상영된다는 소식! 이스라엘에 계신 분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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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3/05/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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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7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점령지역 헤브론에서 이스라엘인에게 팔레스타인 10대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이처럼 점령지역 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즉시 보호 조치를 취하고, 모든 관련 사건에 대해 실질적인 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10월 30일 밝혔다.

올 10월 들어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민간인, 군인, 경찰에 대해 흉기 공격을 시도하거나 직접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의 총격 또는 흉기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8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같은 기간 동안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점령지역과 이스라엘에서 팔레스타인인 35명 이상을 사살했다. 이 중 헤브론에서 숨진 사람만 최소 14명으로, 모두 흉기 공격을 감행했거나 그럴 것이라고 이스라엘측이 추측한 사람들이었다.

국제앰네스티는 헤브론에서 이스라엘군에게 사살된 팔레스타인인 중 일부가 즉결 처형되었으며, 화요일 오전 이후로 팔레스타인인 최소 4명 이상이 추가로 이스라엘군에 사살되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 그러나 헤브론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국제앰네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민간인들에게도 민간인들에게도 군인들만큼이나 위협을 느낀다고 말했다. 헤브론 안팎으로 불법 정착촌을 만들어 생활하고 있는 이스라엘 민간인들은 대부분이 무장한 상태다.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헤브론의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습격하는 사건은 이미 용납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서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은 점령지역, 특히 헤브론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정착민들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정착민들의 폭력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해자들을 기소해야 할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최근 사례와 같이 정착민들의 공격 사건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 명백한 실책으로 이스라엘군은 사실상 가해자들과 동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파델 알 카와스메흐의 사망

한편, 이달 초 헤브론 올드시티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에게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 소년이 당시 생명을 위협하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은 이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처한 위험을 잘 드러내고 있다.

18세 소년 파델 알 카와스메흐(Fadel al-Qawasmeh)는 10월 17일 오전 출근길에 나서던 중 한 이스라엘 민간인에게 총에 맞아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당시 파델이 칼을 가지고 이스라엘인을 찌르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사건이 벌어진 알슈하다 거리는 감시 카메라를 통해 이스라엘군의 삼엄한 감시를 받던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파델 알 카와스메흐는 사살되기 직전 알슈하다 거리의 56번 검문소를 통과했다. 이 지점을 기준으로 헤브론의 표면상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과, 이스라엘 불법 정착촌이 자리잡은 올드시티가 구분된다. 사건 발생 전날과 다음 날 해당 검문소에 있었던 국제앰네스티 조사관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주머니의 모든 소지품을 꺼내게 하고, 수 차례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도록 지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젊은 남성의 경우 특히 철저하게 몸수색을 받았기 때문에 파델이 칼을 소지하고 이곳을 통과했을 가능성은 극히 낮았다.

사건이 발생한 위치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주민은 집에서 계단을 내려오던 도중, 한 젊은 남성이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가로막혀 다시 검문소로 돌아가는 모습을 봤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그리고는 군인들 옆에 서 있던 흰 옷을 입은 이스라엘 민간인이 이 남성의 뒤를 따라가더니, 머리와 등에 최소 3발 이상 총을 쐈다고 한다.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파델은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으며, 세 번의 총격 모두 등 뒤에서 쏜 것이었다.

사건 현장을 발코니에서 목격한 또 다른 주민은 마찬가지로 흰 옷을 입은 이스라엘 민간인이 처음부터 총을 들고 있었고, 팔레스타인 소년을 향해 욕설을 하는 것을 들었으며, 이 소년이 누군가를 위협하는 낌새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사건이 벌어지고 몇 초 만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파델을 치료하거나 총을 들고 있는 이스라엘인을 체포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주민은 “이스라엘 군인들이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는 젊은이 옆에 서 있었는데, 사진만 찍고 있을 뿐 상처를 치료하려는 시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 군인들은 그렇게 30분 동안 주변에 서 있다가 천을 덮었고, 그걸 보고 소년이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 군에 파델 알 카와스메흐가 사망한 정황에 대해 효과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시행할 것과, 파델을 습격한 가해자를 기소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군인들이 파델에게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의 사실 여부도 조사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경찰 대변인은 국제앰네스티에 이미 해당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중이며, 다만 “안보 사건”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조사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형화된 괴롭힘 방식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헤브론과 서안지구 점령지역의 팔레스타인인을 습격하고 괴롭히면서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온 패턴으로, 때로는 이스라엘군이 이를 노골적으로 지원하거나 묵인하기도 한다. 10월 17일 오전 사건 이후, 마스크를 쓰고 사복을 입은 이스라엘 정보원이 알슈하다 거리의 주택으로 들이닥쳐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을 위협하고,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지우게 했다.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은 이후로도 여러 차례 같은 집 주민들을 공격하고 괴롭혔다.

한 주민은 “여기서는 [이스라엘]경찰에게 신고하는 것도 포기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하려면 수 차례 가게를 닫고 경찰서에 찾아가야 하는데, 그러면 며칠이나 장사를 못 하게 된다. 어차피 바뀌는 것도 없다. 경찰은 신고하러 갈 때마다 매우 불친절하게 대한다. 이제는 희망도 버린 상태”라고 덧붙였다.

더욱 엄격해지는 제한

이스라엘군은 정착민들의 공격으로부터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기는커녕, 29일 헤브론 올드시티에서 팔레스타인인의 이동을 더욱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와 함께 이 지역의 팔레스타인 상점을 모두 폐쇄했고, 15세부터 25세 사이의 팔레스타인 남성은 다수의 군 검문소를 통과할 수 없도록 했다.

파델 알 카와스메흐 사망 사건 이후로도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심각한 폭력 사건은 여러 건 발생했다. 10월 17일 또는 18일 밤, 팔레스타인 13세 소년이 헤브론 외곽의 불법 정착촌 키르야트 아르바 주민들이 던진 화염병을 가슴에 맞고 다쳤으며, 소년을 도우려던 사촌 역시 커다란 돌에 맞았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근처 주민인 다아나 가족은 국제앰네스티에 당시 이스라엘 군인들이 함께 있었지만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구급차를 불렀지만 공격이 계속된 탓에 현장까지 도착하지 못했다.

필립 루터 국장은 “서안지구 점령지역의 이스라엘인을 포함해, 모든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은 재차 규탄해야 할 일이지만 팔레스타인 가해자는 엄격히 처벌을 받고 있는 한편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 없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해치고 살해까지 할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생명을 위협받는 경우가 아님에도 의심스러운 팔레스타인인을 대상으로 치명적인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조사 체계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부당하게 살해한 이스라엘군과 경찰, 민간인을 감싸는 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이용되어 왔다.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이처럼 부당한 관행을 끝내고, 팔레스타인인의 생명권 역시 존중되어야 하며 민간인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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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sraeli military must immediately take steps to protect Palestinian civilians from attacks by Israeli settlers in the occupied West Bank and ensure effective investigation of all attacks, including the killing of a Palestinian teenager in Hebron by an Israeli civilian on 17 October, Amnesty International said today.

Since 1 October, there has been a dramatic increase in the number of attempted, alleged and actual stabbing attacks by individual Palestinians on Israeli civilians, soldiers, and police. Eight Israeli civilians have been killed in stabbing or shooting attacks by Palestinians. In the same period, Israeli forces have shot and killed more than 35 Palestinians in the occupied West Bank and Israel, including at least 14 in Hebron, either after stabbings were carried out or when the Israeli authorities alleged stabbing attacks were intended.

Amnesty International found evidence that at least some of the killings of Palestinians by Israeli forces in Hebron were extrajudicial executions, and four more Palestinians have been killed by Israeli forces in Hebron since Tuesday morning. But Palestinian residents of Hebron have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they feel just as threatened by the Israeli civilians, many of them armed, living in illegal settlements in and around the city.
“In the space of less than a month, attacks by Israeli settlers on Palestinians in Hebron have escalated from what was already an unacceptably high level,” said Philip Luther, Director for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at Amnesty International.

“Israeli forces must fulfil their duties to protect Palestinian civilians living under occupation from attacks by settlers, work to prevent settler violence, and hold those responsible to account, particularly in Hebron. Their apparent failure to intervene during some of the recent settler attacks effectively makes them complicit.”

Killing of Fadel al-Qawasmeh

Eyewitness accounts stating that a Palestinian killed by an Israeli civilian in the Old City of Hebron earlier this month was not threatening the life of anyone at the scene highlight the dangers faced by Palestinian civilians living and working in the area.

On the morning of 17 October, 18-year-old Hebron resident Fadel al-Qawasmeh was walking to work when he was shot and killed by an Israeli civilian. The Israeli military claim that he had a knife and intended to stab the Israeli civilian but have released no evidence to support these claims, despite the fact that al-Shuhada Street, where the incident took place, is heavily monitored by video cameras operated by Israeli forces.

Shortly before he was shot, Fadel al-Qawasmeh had passed through Checkpoint 56 on al-Shuhada Street, which separates the section of Hebron ostensibly under Palestinian control from the Old City where illegal Israeli settlements are located. Amnesty International researchers present at the checkpoint the day before and after the shooting observed Israeli soldiers ordering people to remove items from their pockets and pass through the metal detector multiple times. Young men were particularly thoroughly searched, making it highly unlikely that Fadel al-Qawasmeh would have been able to smuggle a knife through.

A resident of a house on al-Shuhada Street, a few metres away from the scene of the shooting,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as he was coming down the stairs of his home, he saw a young man being stopped by Israeli soldiers and turned back towards the checkpoint. He then reported seeing an Israeli civilian dressed in white, who had been standing next to the soldiers, follow the man up the road before shooting him at least three times in the head and back. He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Fadel al-Qawasmeh had nothing in his hands, and all the shots were fired from behind.
Interviewed separately, a resident of another house on al-Shuhada Street who was watching from a balcony said that she saw an Israeli civilian of the same description holding a firearm in the moments before the shooting, and that she had heard him cursing the Palestinian youth. She did not see or hear any indications that the Palestinian youth was threatening anyone.

She saw Israeli forces approaching the scene within seconds, but they did not attempt to give medical treatment to Fadel al-Qawasmeh, or to arrest the settler holding the firearm.

“I saw Israeli soldiers standing next to the youth, who was lying on the ground bleeding. They were taking photos and did not attempt to treat his wounds. They stood around him for about 30 minutes and then they covered him and we knew he was dead,” she told Amnesty International.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on the Israeli authorities to conduct an effective, independent investigation into the circumstances of the killing of Fadel al-Qawasmeh, and for the perpetrator of the attack to be brought to justice. The investigation should also examine whether soldiers failed to provide medical treatment for Fadel al-Qawasmeh.

An Israeli police spokesperson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an investigation had been opened, but that as it was classified as a “security incident”, it was being handled by the Israel Security Agency.

A pattern of harassment

Settlers have long attacked and harassed Palestinians in Hebron and the rest of the occupied West Bank with impunity, and sometimes with the apparent assistance or acquiescence of Israeli forces. Later on the morning of 17 October, masked Israeli security personnel in civilian clothing stormed the house on al-Shuhada Street, threatened the residents who had been watching, and deleted photos and videos they had taken on their phones. Israeli forces and settlers have attacked and harassed residents of the same home several times since.

“We’ve given up complaining to the [Israeli] police here,” a resident of al-Shuhada Street told Amnesty International.

“In order to make a complaint, we have to close the store, go to the police station several times, and so lose several days of work. Nothing happens. The police treat us very badly when we go to make the complaint. I’ve given up hope.”

Deepening restrictions

Instead of taking steps to protect Palestinians from settler attacks, the Israeli military yesterday announced more restrictions on Palestinian movement in Hebron’s Old City, closing Palestinian stores in the area and prohibiting male Palestinians between the ages of 15 and 25 from passing through the numerous military checkpoints in the area.

Since the killing of Fadel al-Qawasmeh, there have been other serious incidents of violence perpetrated by settlers. On the night of 17/18 October, a 13-year-old Palestinian was wounded in the chest by a Molotov cocktail thrown by settlers from the illegal settlement of Kiryat Arba, on the outskirts of Hebron; his cousin trying to help him was hit by a large rock. Members of the Da’ana extended family, who live next to the settlement and witnessed the attack,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Israeli forces were present and failed to intervene. An ambulance was called but was unable to reach the house due to the ongoing attack.
“While we again condemn all deliberate attacks on civilians, including Israeli civilians in the occupied West Bank, Palestinian perpetrators of such attacks do not enjoy impunity. On the other hand, Israeli settlers can harm and even kill Palestinian civilians seemingly without consequences, and Israeli forces continue to use lethal force against Palestinians they suspect, even when their lives are not at risk,” said Philip Luther.

“For far too long, Israel’s investigation mechanisms have served to shield Israeli military and police forces, as well as Israeli civilians, responsible for killing Palestinian civilians unlawfully. International pressure is needed to end this impunity, and send the message that Palestinians’ right to life matters and that all attacks on civilians will not be tolerated.”


수, 2015/11/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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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핵실험 실태를 폭로했던 모데르차이 바누누(Mordechai Vanunu)가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는 이유로 11일 가택연금에 처해진 것은 가혹한 보복성 판결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예루살렘 법원은 바누누가 9월 4일 이스라엘 방송사 채널2와 인터뷰를 나눈 것과 관련해 9월 10일 일주일간의 가택 연금에 처해진 것에 불복하고 제기한 항소를 11일 기각했다. 또한 바누누가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기자와 접촉하는 것 역시 금지할 것을 명령했다.

필립 루서(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모르데차이 바누누에게 가해진 금지 처분은 가혹한 보복성 처벌”이라며 “최근 바누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것은 바누누가 1986년 사건으로 18년이라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내며 이미 큰 대가를 치렀음에도 지금까지도 처벌을 고집하며 본보기로 삼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바누누에게 더 이상의 처벌을 가한다고 해도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바누누가 폭로했던 정보는 이제 거의 30년 전의 것으로, 이미 유효한 기간을 훨씬 넘긴 상태”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모르데차이 바누누를 표현의 자유를 평화적으로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빼앗긴 양심수로 간주한다.

바누누는 지난 1986년 영국 신문사 선데이타임즈(The Sunday Times)에 이스라엘의 핵실험 실태를 폭로했다가 독방 구금 11년을 포함, 18년간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당시 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모사드(Mossad)는 바누누가 해당 내용을 폭로하자 이탈리아에서 그를 납치해 장기간 비밀 구금하기도 했다.

바누누는 2004년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지만 그의 시련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외국 대사관 주변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사용이나 외국인과의 대화도 금지되는 등 군이 부과하는 불필요한 보복성 제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 체포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 국내 언론사 기자와 대화하는 것은 금지사항이 아니었다. 바누누 측 변호인은 해당 인터뷰가 이스라엘 군 검열관에게 사전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바누누의 석방 조건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채널2 측은 정보 제공자 보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중으로, 바누누와 나눈 인터뷰 영상의 편집되지 않은 원본을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배경정보

모르데차이 바누누는 2004년 형기를 마친 이후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행사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이스라엘 대법원은 이를 모두 묵살해 왔다.

일례로 지난해 대법원은 영국에서 공익제보자를 주제로 열린 국제앰네스티 행사에 참여하고, 의원 54명의 초청을 받은 영국 의회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바누누의 해외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해 달라는 바누누 측 변호인의 청원서를 기각한 바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 미사에 참석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제재를 위반했다며 유죄를 선고 받고 3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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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rael: ‘Vindictive’ ruling keeps whistle-blower Vanunu under house arrest

Today’s court decision to keep Israeli nuclear whistle-blower Mordechai Vanunu under house arrest for giving a media interview is vindictive and heavy-handed, Amnesty International said.

The Jerusalem district court turned down his appeal against a week of house arrest imposed yesterday in connection with an interview he gave to Israeli broadcaster Channel 2 on 4 September. The sentence also prohibits him from using the internet or speaking to any journalists.

“The restrictions on Mordechai Vanunu are punitive and vindictive,” said Philip Luther,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The latest attacks on Vanunu’s freedom are just one more example of the Israeli authorities’ determination to continue to exact retribution and make an example of him for what he did in 1986 and for which he paid the high price of 18 years in prison.

“Punishing him further now does nothing to protect Israel’s national security – any information he disclosed almost three decades ago is by now way past its sell-by date.”

Amnesty International considers Mordechai Vanunu to be a prisoner of conscience, deprived of his liberty solely for peacefully exercising his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He previously spent 18 years in prison, including 11 years in solitary confinement, for revealing details of Israel’s nuclear arsenal to the British newspaper The Sunday Times in 1986. Following that disclosure, agents from Israel’s intelligence agency Mossad abducted him in Italy and held him in prolonged secret detention.

Though Mordechai Vanunu was released in 2004 after serving his sentence, his ordeal continues today. He remains subjected to military orders that impose punitive and unnecessary restrictions, including bans on foreign travel or going near foreign embassies, as well as restrictions on his internet use and communications with foreigners.

But, until his arrest this week, he had not been barred from speaking to Israeli journalists. Vanunu’s lawyers say that he did not breach his release conditions – the interview was given prior approval by an Israeli military censor.

Channel 2 is apparently standing fast to the principle of protecting their sources and has refused to give police the unedited footage of their recent interview with Mordechai Vanunu.

Background

Since Mordechai Vanunu’s release from prison in 2004, Israel’s Supreme Court has repeatedly quashed his attempts to be able to exercise his rights to freedom of expression, assembly and association.

Last year, for example, the Supreme Court denied a petition from his lawyers to lift his travel ban so he could participate in an Amnesty International event on whistle-blowers in the UK and attend an event at the UK parliament to which he was invited by 54 members of parliament.

In 2010 he was imprisoned for three months after being convicted of breaching his restrictions by speaking to foreigners and attempting to attend Christmas Mass in Bethlehem.


월, 2015/09/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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