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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시리즈 칼럼3] 지방입법권 확대를 위한 헌법개정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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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분권 시리즈 칼럼3] 지방입법권 확대를 위한 헌법개정 방안

익명 (미확인) | 화, 2017/10/31- 08:30

지방입법권 확대를 위한 헌법개정 방안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I. 현행 헌법상 지방입법권의 문제점

현행 헌법은 지방자치발전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된다. 헌법 제117조를 비롯하여 제37조 제2항, 제59조, 제13조 등이 지방의 손발을 묶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이 아래로부터 창조적인 혁신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도록 헌법이 가로막고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나서고 싶어도 손발이 묶여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대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앙정부는 과부하로 인하여 기능이 마비되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의 살림살이까지 세세하게 챙기고 간섭하다보니 막상 전국적인 큰 과제에는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이 법령을 통해 전국적으로 지방에 하달한 획일화된 정책은 지방 실정에 맞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거나 지역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앙정부는 과부하로 기능장애에 시달리고, 지방정부는 수족이 묶여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1. 지방은 중앙정부가 시키는 것만 하라고 지방의 손발을 묶고 있는 헌법

헌법은 법률의 위임이 없으면 주민을 권리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자치입법을 할 수 없도록 하여 지방의 자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이나 헌법 제59조 등 여러 조항에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에 법률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른바 법률유보의 원칙). 예컨대,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학자들은 절대다수가 여기서 “법률로써”라고 함은 국회가 법률의 형식으로 제정한 형식적인 의미의 법률에 근거해서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법률에 근거가 없는 한, 즉, 법률에 의해서 위임을 받지 않는 한 조례로는 주민의 권리제한이나 의무부과에 관한 것을 규정할 수 없다고 해석된다.

이는 민법에서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 대해서 행위능력을 제한하여 후견인의 동의 없이는 활동할 수 없도록 한 제한능력자제도와 유사하다. 헌법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의 위임이 없으면 지방자치단체가 활동할 수 없도록 하여 지방의 행위능력을 제한하고 있다. 즉, 헌법은 지방자치단체를 행위능력이 제한되는 제한능력자로 취급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방에서는 주민에게 지원 등 수혜적인 조례만 제정할 수 있어 지방재정난을 가중시킨다. 뿐만 아니라 주민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당연히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조례로 의무를 부과하거나 금지를 할 수가 없게 된다. 주민은 이득이 없으면 당연한 의무도 이행하지 않게 되어 결국 주민의 도덕성을 타락시킨다.

 

2. 지방은 중앙정부가 시키대로만 하라고 지방의 손발을 묶고 있는 헌법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입법권을 가지고 있지만 법령의 범위 내에서 인정된다.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하는 위임사무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자치사무에 대해서도 법령으로 상세한 지침을 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에게 독자적인 지방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자치사무도 그 지침이 중앙정부에 의해서 법령의 형식으로 이미 다 정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지방정부는 독자적인 정책구상에 의해서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자치주체가 아니라 사실상 중앙정부의 하급집행기관이 된다. 지방정부는 국가의 법령을 지방에서 베껴내는 복사기에 불과한 것이 된다. 중앙정부가 지역발전을 위한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법령으로 규정하기만 하면 지방은 법령이 요구하는 대로만 해야 한다. 법령이 지역실정에 맞지 않고, 지방에서 더 좋은 문제해결방안을 가지고 있어도 지방에서는 법령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여야 한다.

II. 지방입법권 확대를 위한 헌법개정 방안

1. 지방정부의 법률제정권 보장

현행 헌법 제37조 제2항이나 59조 제13조 등은 국민의 권리제한이나 조세부과, 형벌부과 등을 법률로써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유보조항이다. 법률에 근거가 없으면 지방입법을 할 수 없도록 제한을 한 것이다. 이는 다른 말로하면 지방정부는 법률로 ‘시키는 것만 해라’는 의미이다. 이로 인하여 지방정부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술을 마시거나 소란을 피우는 것도 법률에서 위임이 없으면 제한할 수 없도록 지방정부는 손발이 묶인다. 탄산음료가 청소년에게 유해하고 해도 이를 제한할 방법이 없게 된다.

지방정부가 자치의 주체라면 자치규범도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방의회는 국회와 마찬가지로 민주적인 정당성을 갖는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는 왜 법률을 제정할 수 없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없는 대표없다는 뜻이지 반드시 중앙정부의 의회인 국회가 세금을 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주민의 대표기관으로 민주적인 정당성을 가지는 지방의회가 지방의 세금을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지방세인 주민의 세금을 결정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주민의 대표기관은 지방의회이지 국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가 법률을 정할 수 있는 것은 헌법이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법에서 지방의회도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지방의회의 법률제정권을 배제해야할 논리적인 근거는 없으며 외국에서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스위스에서는 칸톤정부가 법률제정권을 갖는 것은 헌법으로 직접 규정하고 있으며, 기초지방정부인 게마인데가 정한 규정(Reglement)도 법률로 보고 있다. 이에 게마인데도 다른 법률의 위임이 없어도 권리제한이나 의무부과를 부과하는 규정을 할 수가 있게 된다. 게마인데의 규정자체가 법률이기 때문이다.
헌법에 지방의회가 법률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지방의 손발을 묶고 있는 법률유보의 원칙이나 조세법률주의나 죄형법정주의로 인한 족쇄로부터 지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지방정부가 법률제정권을 갖게 되는 경우에 지방정부는 비로소 지방정책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자치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지방조직과 인력을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조세를 부과할 수 있는 과세권을 갖게 된다.

한 가지 더 근본적인 의문은 지방정부가 정하는 법률을 왜 조례라고 불러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원래 조례는 경국대전이후 행정법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하였지만 현재는 지방정부의 행정입법정도로 위상이 격하되어 사용되고 있다. 조례의 위상변화의 유래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된 것이 없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헌법은 지방정부의 입법형식을 규정한 것이 없다. 지방자치법에 의해 비로소 조례라는 명칭이 등장하고, 그 제정범위도 엄격하게 제한된다. 조례는 이미 위상이 매우 낮은 법형식이라고 인식되고 있으므로 지방입법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입법형식도 헌법에서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한 조새법률주의와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는 완고한 해석론에 지방의 손발은 다시 묶이게 된다. 법률유보에 의한 지방의 행위능력제한을 풀기 위해서는 지방의 입법형식을 법률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취지에서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지방분권분과에서는 “지방정부는 그 관할구역에서 효력을 가지는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 고 지방정부의 법률제정권을 헌법개정안으로 제안하고 있다.

 

2. 지방정부의 변형입법권 보장

지방의회가 법률을 제정하도록 한다면 국회가 제정한 법률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규범충돌에 관한 문제이다. 현행 헌법은 무조건 국회의 법률과 중앙정부의 법령이 지방입법에 우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헌법은 국가법령우월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정책의 전국적 획일화를 가져오고, 아래로부터 혁신이 불가능하게 만든다.

적지 않은 논자들이 자치입법권을 확대하기 위하여 현행 헌법 제117조 제1항의 “지방자치단체는 …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를 “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로 개정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아무런 내용상의 개정이 없는 표현의 변경에 불과한 무의미한 내용이다. 푸른 색을 청색으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표현은 바뀌어도 국가법령 우선주의를 고착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지방자치를 통해서 실현하려는 지역특성에 다른 다양성의 보장과 아래로부터 혁신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국가법령과 지방법령의 관계를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획일화된 국가법령이 지역실정에 맞지 않거나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더 나은 입법을 할 수 있는 경우에 국가의 법령에도 불구하고 지방에서 달리 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변형입법권, “불구하고”조항). 2006년에 제정된 제주특별법은 ‘00 법률 제00조에 불구하고 제주도에서는 조례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또한 2006년 개정된 독일헌법 제72조는 자연보호, 사냥, 공간정서, 수리, 대학입학 등의 분야에서 주는 연방법과 다른 규정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국회개헌특위 지방분권분과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중앙정부법률의 우선을 원칙으로 하되 다음과 같이 예외를 둘 것을 제안하고 있다. 법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조화시키는 제안이다.

“ 중앙정부의 법률은 지방정부의 법률보다 우선하는 효력을 가진다. 다만, 지방정부는 지역특성을 반영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관리, 지방세, 주민복리와 관련한 주택, 교육, 환경, 경찰, 소방 등에 대해서 중앙정부의 법률과 달리 정할 수 있다. ”

현행헌법은 법률제정권을 국회에 독점시키고 있다. 독점기업이 생산품의 품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듯이 국회도 경쟁상대가 없어 입법의 품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로 인하여 국회가 만든 법률이 현실과 잘 맞지 않고, 어느 지방에도 적합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방마다 다양한 문제해결이 필요한 경우에는 지방법률로 국가법령과 달리 규정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법률이나 명령의 다양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는 법률이나 명령 등을 규정함에 있어서 지방정부에 의해 다른 규율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며 보다 좋은 법률이나 명령을 제정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또한 지방정부도 국가의 법령에 반하는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주민을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는 보다 나은 입법을 하기 위해 서로 경쟁을 하게 된다. 또한 지방정부상호간에도 보다 나은 입법을 통해서 주민과 기업을 유치하려는 경쟁을 하게 된다. 이러한 치열한 입법경쟁을 통하여 입법의 품질을 향상할 수 있게 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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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8/06/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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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빈곤의 덫에 빠진 청년들

손보미 인천대 건축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흙수저 게임’이라는 보드게임이 있다. 이 보드게임은 ‘금수저 물고 태어나는 플레이어’와 ‘흙수저 물고 태어난 플레이어’를 가정하고 시작한다. 금수저가 기본으로 가진 아이템은 집 세 채와 유동자산 칩이다. 두 채는 임대 수입을 얻는 수단이다. 흙수저는 초기에 유동자산 칩만 가지고 시작한다. 게임하면서 자기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각 플레이어는 매달 칩으로 월세를 내고, 월세를 받고, 대학에 갈지 말지, 취업을 할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일종의 ‘인생 게임’이다. 이 게임은 얼핏 보면 금수저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흙수저의 ‘좌절’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 턴마다 흙수저와 금수저가 자신들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그에 따라 이 모든 선택의 질서를 바꾸는 데 있다. 이것이 이게임의 핵심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바꿀 수 있다. 게임의 법칙 자체를 새롭게 생각할 수 있다. -미스핏츠, 《청년, 난민되다》, 코난북스, 311쪽

청년들은 사상 최고를 기록한다는 취업난에 이어 심각한 주거난에 노출되어 고통 받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지옥고(지하방·옥탑방·고시원)’라 상징되는 청년주거빈곤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2010년 이후 8년이 흘렀음에도 주거문제의 확실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권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사업은 지금도 끊임없이 제지 당한다. 지난 달 4일 서울 영등포구의 모 아파트에는 내부 게시판에 걸린 청년주택을 ‘빈민 아파트’라고 표현하며 반대하는 안내문이, 성북구의 한 아파트 앞에는 행복기숙사 건립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국토교통부 ‘2016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가구 72.5%는 월세 형태에 거주하고 있다. 그리고 청년 1인가구 중 42.4%가 주거빈곤가구로, 전체 1인가구 평균 27.1%에 비해 훨씬 높다. 정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1인 가구 14㎡)에서 미달된 최소한의 환경 속에서 정책으로 마련된 청년을 위한 공간은 지역주민의 이해관계 속에서 다시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주거빈곤은 청년을 열악한 환경의 악순환 속에 몰아넣었다. 청년들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의 원룸도 구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대출의 이자를 감당하며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에 시달리거나 하루 2~3시간이 넘는 통학을 감수해야 한다. 낮은 보증금의 집은 협소하고 낡고, 소음에 취약하며 보수비용이 발생한다. 주거비를 스스로 감당하기 위해 수업시간보다 긴 시간을 노동에 할애한다. 그렇게 얻은 방도 치솟는 주거비에 맞춰 6개월, 1년단위로 떠돌아야 한다. 주거는 이렇게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없는 덫이 된다.

정부에서는 주거 안정화를 위해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릴 계획이라 발표하였다. 하지만, 지역주민갈등을 넘어 힘겹게 준공한 청년임대주택에 입주하기 위해 까다롭고도 높은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 주택청약과 목돈의 보증금,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학자금 대출도 버거운 상황에서 몇 천만 원의 목돈 마련은 부담스럽다.

꿈을 꾸며 살아야 할 청년들의 시간을 사회가 지켜줘야 한다.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님비갈등 속에서 양측의 배려와 이득을 취할 수 있는 현명한 정책이 요구된다. 자라나는 새싹이라 불리 우며 자라온 우리, 청년이라는 어린 나무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크게 자랄 수 있게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바란다.

목, 2018/05/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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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xe_content"><p><img alt="복지부는 지자체의 복지사업에 제동걸지 말아야" src="http://www.peoplepower21.org/files/attach/images/37219/835/613/001/d866…; /></p> <h2><span style="color:#3498db;">지자체 복지사업을 막는 것은 지방자치 본질을 침해할 우려 있어</span></h2> <p>보건복지부가 최근 서울특별시 중구가 도입한 ‘어르신 공로수당’에 대해 기초연금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기초연금법 시행령 제23조 제4항’을 근거로 보조금 삭감조치 등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주민들의 복지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을 중앙정부가 가로막겠다는 것이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지방자치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이 같은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p> <p> </p> <p>복지사무는 기본적으로 주민의 복리를 증진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의 본질적인 업무에 속한다. 중앙정부의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의 복지욕구를 충족하기에 부족하여 지자체가 지역적 특성을 살려 자체 예산으로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중앙정부가 유사ㆍ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려는 복지사업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처사이다. 각 지자체가 자치예산을 활용하여 각 지역의 특성과 시민들의 욕구에 맞춰서 어떤 복지를 제공할 것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필요한 경우 조례를 정하여 이를 시행하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제도의 취지에 맞는 것이다.</p> <p> </p> <p>‘기초연금법 시행령 제23조 제4항’에 따르면 중앙정부는 “기초연금과 유사한 성격의 급여ㆍ수당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서” 중앙정부가 부담하는 비율의 10%p 금액을 감액할 수 있다. 해당 조항은 그 자체로 독소조항으로서 시급히 폐기되어야 마땅하다. 소득인정액으로 수급권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나, 전국적으로 대상이 보편화된 현금수당인 기초연금의 경우 중앙정부가 비용의 전부를 부담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서울특별시 중구가 도입한 ‘어르신 공로수당’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되기에, 현금으로 지급되는 기초연금과 동일한 성격의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p> <p> </p> <p>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혹은 변경하고자 할 때 중앙정부와 협의해야 하는 것은 2013년 사회보장기본법이 개정되면서 시작된 제도이다. 제도 도입 당시부터 지방자치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박근혜 정부는 이 개정 조항을 근거로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사업들을 축소ㆍ폐지시켰다. 결국 이 제도는 중앙통제 방식으로 사회보장제도의 확대를 억제, 획일화하며 하향평준화시켜 온 복지분야의 적폐 중 하나인 것이다. 사회보장기본법의 핵심적인 취지는 국민의 ‘복지 증진’이지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확대 노력을 ‘유사ㆍ중복 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지자체가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는 복지사업에 제동을 거는 시도를 즉각 멈추어야 할 것이다. </p> <div> </div> <div>논평 <a href="https://docs.google.com/document/d/1nnPLKjKJH1lLkw2Ra9NgvrIzsjrm45fxW2a…;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a></div></div>
수, 2019/02/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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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민주주의와 통장제도 폐지

김찬동 경실련 정부개혁위원회 위원장 / 충남대 행정학부 자치행정학과 교수

헌법개정이 30년 만에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19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원포인트 개헌으로서 그 이전의 유신헌법이나 제3공화국 헌법(지방자치를 중단시킨 헌법)의 국가집권적 중앙정부통제적 행정구조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날 회자되고 있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나 수도권집중으로 인한 전국의 양극화 및 불평등과 격차문제 등이 초래되는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장치가 헌법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촛불혁명을 통해 한국 시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민주공화의식과 주권재민의 표현은 세계를 놀라게 할 21세기 민주주의 발전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국민들이 준법적 참여를 통해 헌법가치를 훼손한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이끌어내기까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켰던 것이다.

그럼에도 풀뿌리 지방자치의 현장을 보면, 구습과 구태가 여전히 구조적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관행 속에서 주민자치를 하려다 보니, 관치적 패러다임에 걸려 제대로 된 주민자치가 구현되지 않고, 형식화되고 있다. 오히려 주민자치가 불신당하고 무능한 주민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그리고 주민 스스로도 참여의 효능감을 가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괴감에 빠지는 것을 본다. 이것은 풀뿌리 자치와 행정 구조 및 제도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통반장제도다. 도시지역에 동이 있고, 그 밑에 통제도와 반제도가 있다. 이미 반제도는 반상회의 폐지로 무력화됐고, 통제도도 도시의 아파트단지에서는 거의 무력화됐다. 그 이유는 아파트단지에는 구역자치관리를 위한 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관리사무소라는 아파트단지의 자치관리를 위한 법제도가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파트단지와 같이 자치관리를 위한 법제도가 있는 곳에서는 기존의 동행정기관의 하부통제조직인 통이나 반제도는 생명을 잃은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통장에게는 연간 약 350만원상당의 국가예산이 지급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만도 통장들에게 지급되는 예산이 300억 원(추정)정도다. 그런데 서울시의 경우는 이미 50%이상이 아파트단지에 시민들이 살고 있는 상황으로, 통장들의 기능이 형해화 되고, 서울시예산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통장의 기능은 주로 동장의 지시를 받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민간인 행정협력자라고 할 수 있다. 통장의 기능은 반원의 지도, 행정시책홍보, 주민요망사항보고, 주민이동사항보고, 각종시설확인, 새마을사업추진지원, 전시지도, 전시생필품배급 등으로 되어 있다. 또 통장의 기능은 지역에 따라서 난이도의 차이가 크고, 업무가 줄고 있다. 행정의 보조조직으로서 제도의 개선과 폐지에 대해 타당성분석이 필요하다.

주민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란 관점에서도 자치에 역행하는 제도적 장치다. 지역시민사회의 자치관리의 필요성에 따라 지역에서 자립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총회 등을 통해 의사결정과 정관입법에 의한 관리비부담을 집행할 수 있는 자치역량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바로 통반장제도다.

농어촌지역에서는 통장제도에 상응하는 것이 리장제도인데, 리장은 마을총회를 통해서 선출되고, 지역의 문제해결을 위한 주민대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치행정기관인 읍면이나 군의 행정에 참여하는 소통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즉 농촌지역의 리단위는 마을공동체단위의 자치와 마을공동체가 총회를 열어서 리장을 선출하게 되면, 공동체기반의 주민자치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도시지역에서는 공동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고, 도시거주민의 특성이 주로 원자화되고, 개인주의화 돼 이웃문제나 공동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생활공유서비스에 대해 행정기관이 처리해주기를 원하는 상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도시공간에서 공동체단위의 자치관리가 거의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주민자치의 공백영역을 일제시대부터 존재하였던 행정통제조직의 전형인 통반장제도가 파고 들고 있고, 주민들의 자치적 역량이 함양될 수 있는 씨앗을 막고 있는 셈이다. 이점에서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통반장제도를 전격 폐지하고, 이미 아파트단지에 존재하는 동(棟)대표나 입주자대표가 자치관리의 중심이 되고, 이들이 자치행정기관인 동주민센터나 자치구의 행정과 거버넌스적 참여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경우 이들은 개인자격이 아니라, 아파트단지 공동체의 대표로 참여하기 때문에 자치구행정과 거버넌스를 할 수 있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비정당적 참여여야 하고, 비정치적 자치참여자는 활동기간의 전후 최소 3년은 정당 활동이 없는 자여야 할 것이다.

국민주권시대의 헌법 개정에 있어서 국가주권적 구습과 적폐를 폐지할 수 있어야, 주민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획일적으로 할 것은 아니고, 지역의 필요와 현실에 부합되게 다양한 참여제도가 만들어지도록 다양성을 부여해야 한다. 풀뿌리민주주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근린구역의 자치관리를 할 수 있는 의결체와 집행체를 형성할 수 있는 주민주권이 있어야 한다. 다른 말로는 근린구역의 주민자치를 할 수 있는 기본권을 헌법의 조문으로 넣어주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보충성의 원칙에 의해 근린정부와 상위정부들 간의 역할배분과 권한배분이 이루어지고, 지역의 공공문제의 최종책임은 광역지방정부가 지도록 하고, 국가는 국가적인 공공문제에만 한정하고, 광역지방정부간의 조정을 하는 역할에 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 2018/03/1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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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 이번에는!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정당은 ‘선’ 한가?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는 말이 있다. 인류의 진화과정을 정치측면에서 보면 가치배분 권한을 누가 어떻게 갖느냐를 놓고 전개되었다고 할 수 있다. 숱한 역사적 사건들을 돌이켜볼 때 혁명이나 전쟁보다는 선거로 선택된 인물에게 권력을 줄 때 사회의 혼란이 가장 적었다. 그러므로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라는 명제는 타당하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선거를 그렇게 속 편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정당들의 욕심 사나운 행태가 선거를 혼란에 빠뜨린 경우를 많이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정당은 원래 그렇다고 반론할 수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아담 쉐보르스키(Adam Przeworski)도 “정당은 공익을 추구하는 좋은 사람들의 집단이 아니라, 사익을 탐하는 이기적 인간들의 군집이다”라고 말한다. 그래도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은 선거에서의 경쟁과 선택 때문이라고 한다. 지방자치의 발전 역시 경쟁과 선택이 자유로운 선거에 달려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당공천제는 민주주의 학교라고 불리는 지방자치와 역행하고 있다. 과거에 치룬 지방선거들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들이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인물을 공천에서 도태시키는 것을 보아왔다. 또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지역의제로 성장한 인재들이 지방선거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좌절한 경우도 많았다. 민주주의 선거의 이론적 측면에서도 유권자가 직접 후보를 선택하여야 하는 권리가 정당에 의해 제한된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이다.

최근 한 자치단체장의 증언도 지방선거의 후보자들이 누구에게 잘 보여야 하는 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략)하여튼 매달리고 읍소하고 그저 공천받기 위해서 있든 없든 모든 것 동원을 해야 되기 때문에 시민을 위한 시장 보다는 국회의원이라든지 정치권을 보는 시장 만드는 것 시의원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티 브로드 지역채널 뉴스, 10. 26). 그가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하다 나온 말이다. 당내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공천을 해왔다면 이런 말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정당들이 정당공천제 본래의 의미대로 지역에 좋은 후보와 유권자를 매개하는 역할에 충실하였더라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정당공천제의 도입은 정당정치 타협의 결과였다

정당공천제는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1991년부터 시행됐다. 1987년 민주화의 열망에 의해 지방자치를 받아들여야 하기는 하였으나. 정당은 자신들의 지역적 기반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 결과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은 영남 등에서 야당인 신민주연합당은 호남 등에서 지역적 권력기반을 강화시키려는 목적으로 지방선거를 활용하려 했다. 그들 간의 정치적 타협의 결과가 정당공천제였다. 당시는 광역단체장인 도지사와 광역의원인 도의원,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정당이 공천하였다.

기초의원 선거 후보자까지 정당공천을 한 것은 2006년 제 4회 지방선거였다. 헌법재판소가 2003년 5월 기초의원 후보의 정당표방금지를 규정한 공직선거법(84조)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까닭이다(헌재 2003. 5. 15. 2003헌가9 등). 헌재는 당시 다른 지방선출직은 정당표방을 하는데 기초의원만 금지하는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하였다. 그 후로 중앙정치의 지방지배는 더욱 가속화되었다. 광역자치단체는 선거구가 국회의원선거구보다 크므로 후보자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 소속정당의 지배를 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경기도의 한 국회의원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지방의원에게 ‘이제 그만 할 거야’라는 등 협박성 발언을 하고 지방의원들은 그런 갑질에 대응조차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행태는 정당공천제가 얼마나 오염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작은 사례일 뿐이다.

그 동안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정당공천제의 폐해는 이렇다. 첫째 지방선거가 지방정치가 아닌 중앙정치에 예속되었다. 지방선거의 쟁점이 여당의 중간평가가 되어버리기 일쑤였고, 지역의제는 설자리가 적어졌다. 둘째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제안하였다. 지역주의로 인해 지방의 1당 독점구조가 만연하면서 특정 정당의 공천이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유권자들이 선출한 게 아니라 정당이 선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지방선출직 후보자가 정당유력자의 사적 자원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후보자들은 공천을 따내기 위해서 정당 유력자에게 무엇이든지 해야 한다는 말이 떠돌게 되었다. 공천권자에게 뇌물을 들고 가다 붙잡히기도 하고, 국회의원의 사적인 일을 챙기는 지방선출직 후보자들도 상당수였다. 넷째 지방선거의 폐해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자치성과 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었다. 공천권에 목이매인 자치단체장은 지방이 중앙의 파트너가 아니라, 지역 국회의원과 정당을 통해 중앙정치와 행정에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방자치의 본래의 뜻은 중앙지방관계가 수직적 통합모델이 아니라, 상호협력의 대등한 관계여야 하는데도 말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선거의 정당공천제 없애야

정당공천제도가 지방자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폐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의 법칙과 달리 인간사회의 행동양식을 정하는 제도란 그 시대의 정신이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이미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합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09년에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기초단체장 정당공천폐지에 77.6%, 기초의원 정당공천폐지에 86%가 찬성하였다. 지방자치학회의 조사도 이와 유사하여 유권자들의 의견은 오래전에 모아졌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합의는 이루어졌었다.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 때는 유력한 여야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면 폐지하겠다고 했다. 당시 박후보는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기초의원의 공천폐지를 문후보는 기초의원 정당공천폐지를 내걸었다. 그리고 박후보가 당선되었다. 하지만 그는 대통령이 된 후 한 번도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19대 국회는 2012년, 2013년에 정당공천제 폐지 법안을 6차례나 냈다. 하지만 4년 내내 심의조차 안했고, 결국 자동폐기 됐다.

중앙의 정치인들이 겉으로는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하지만, ‘그 좋은 걸 왜 없애’라는 속마음을 갖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아마도 구태의 정치인들이 자신의 안위나 권력유지를 생각하고, 지방자치의 발전에는 눈을 감기 때문일 것이다. 대통령 탄핵도 생각해보면 지방자치와 분권이 되지 않은 가운데, 대통령 독단의 권력이 부른 참사였다고 할 수 있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고 권력을 나누는 시도를 했더라면 양상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적어도 대통령이 독점적 권력의 폐해를 인식할 수도 있었다. 또 정당들은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여론을 아프게 여겨, 당내민주화를 진전시켰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현 정부는 헌법에 지방분권국가를 명시하고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을 하겠다고 한다. 지방분권국가 모델 추진을 정부의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차제에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기초지방의회의 의원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광역지자체는 국가와 기초자치단체 사이에서 협의와 조정의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광역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의 효용은 있다고 본다. 2003년에 헌법소원에서의 위헌판결을 들어 폐지하려면 광역지방선거에서도 폐지해야지 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당시 소수의견을 낸 3인의 헌법 재판관의 판단을 들어보자. “기초의원의 정당표방금지는 헌법이 추구하는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입법목적에 필요 불가결한 것으로서, 그 목적달성을 위한 수단 또한 필요 최소한의 부득이한 경우로 인정되므로 평등원칙 위반의 위법도 없다”(판례집 15-1, 503)고 하였다. 당시 헌재의 소수 의견은 오늘날 울림이 크다. 지방분권국가의 길은 개헌 같은 큰 항목만 바뀐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지방자치의 제도적 보장을 위해서는 최선의 사람을 뽑는 제도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마다의 고유한 개성과 조건을 이해하고 이를 지혜롭게 활용하는 리더가 선택되어야 한다. 국회의원의 뒤치다꺼리나 하는 사람이 선택되기 쉬운 현재의 정당공천제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화, 2017/11/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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