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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반도의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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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반도의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익명 (미확인) | 목, 2017/09/28- 14:33

 

20170928_참여사회포럼

<사진=참여연대>

 

싸우지 않고 이기는 선제적 평화공세가 필요하다

참여사회포럼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요약 

 

지난 9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참여사회연구소 주최 ‘한반도 핵위기, 정부의 대응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2015년과 2017년 두 번의 8월 전쟁 위기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다”며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2015년 8월 군사충돌이 극적인 합의로 귀결된 것과 비교할 때 이번 전쟁 위기가 어떻게 국면전환이 될지 주목해야 한다며 운을 뗐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북한의 국가전략과 전망 : 핵협상의 새로운 조건과 국면전환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향후 북한과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를 살펴보며 대화국면이 열릴 가능성을 검토했다.

 

선택지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북한 정권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보고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의 전략목표와 군사목표를 설명했다. 조 위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은 핵억제력 확보를 통해 내적으로는 체제의 권력기반을 안정하려는 한편 외교적으로는 각종 제재를 받지 않는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군사적으로는 유사시 미군 전시증원전력을 차단하기 위한 ‘반접근지역거부 전략’과 미국이 자국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수 없도록 상황을 조성하는 ‘응징적 억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았다.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군사전략에 대해서도 현재 북한 보유 핵탄두 추정치가 20기 정도인데 여기서 동결하지 않을 경우 50개, 100개로 늘어나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 미 본토까지 핵 선제사용 위협을 할 수도 있다며 핵동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의 위기가 군사충돌 아니면 국면전환으로 귀결될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서 현재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 중 대북선제공격, 중국과의 빅딜은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확전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 북핵 해결과 한미동맹의 등가교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았다. 북미 간 대화라는 선택지 역시 미국 보다는 북한이 시도할 ‘수요’가 더 많다고 내다봤다. 특히 11월 초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간 북핵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북한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므로 북한이 먼저 전면적 대화 제의에 나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까지 중국은 내부 문제 때문에, 또 트럼프는 아직까지 미국의 동아태 외교안보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틈을 비집고 북한이 이른바 국가 핵무력 완성을 쭉 끌어왔는데, 미국과 중국이 합의를 해버리면 북한으로서는 미중의 합의를 깨버릴지 따를지 선택해야 한다. 북한이 미‧중 합의를 깨면서 새로운 게임을 벌이기에는 이미 수단을 많이 소진했다고 본다.”

 

조성렬 책임연구위원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 (사진=참여연대)


물론 올해 핵 무력 완성을 끝내고 내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북한이 국면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고, 이 외에도 3월 말 또는 4월 초 한미 연합군사연습과 평창 동계올림픽, 중국의 양회까지 마무리되는 시점에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즈음되면 미국이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핵무력을 100% 완성하기 전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기로서 10월 말 경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이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먼저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나온다고 해도 여전히 전망은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조건없이 대화에 나올 뿐이지 핵을 포기하는 협상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한반도 평화체제나 북미수교를 교환’하는 연성균형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북한이 요구하는 낮은 수준의 ‘경성균형’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봤다. ‘경성균형’이란 북한의 핵무력을 제한하려면 반대쪽도 실질적인 군사력을 제한하는 식의 교환을 의미한다. 문제는 국내에서는 이것이 ‘한미 군사연습은 합법, 북한 핵실험은 불법’이라고 하면서 합법, 불법 논란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화국면으로 가게 되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타협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입구로서의 동결, 출구로서의 폐기’를 기본방향으로 협상을 진전시켜야 하며 그 과정에서 ‘동결’이란 단어의 의미가 서로 다를 수 있으므로 재정의 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보았다. 

 

궁극적으로 조 위원은 지금의 한반도 핵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백전백승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군사력 사용을 억제하는 동시에 협상으로 끌어내 핵‧미사일 동결하면서 궁극적으로 점진적 체제전환을 유도해 북한의 핵보유국 의도를 깨는 포괄적 접근법에 따른 비군사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은 남한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과연 한반도 핵위기를 돌파할 방안은 무엇인가 검토했다. “남한의 정권교체와 한반도 핵/미사일 갈등의 해결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한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구상’과 후속 제안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북한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외교안보 정책의 중대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 방안이 북한의 입장과 접점이 없다며 “북한은 평화협정가 신뢰를 확인하는 조치일 뿐,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적대해소조치가 아니므로 평화협정 체결과 별도로 혹은 그 후에 적대해소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그 간극을 설명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이번 한반도 위기에서 최대 압박과 최대의 관여를 통해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최대한의 압박은 구체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최대한의 관여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며 관여를 위한 제대로 된 구상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요컨대, 문재인 정부는 임박한 핵 실전배치 상황에서 북한에게 최소한의 위협감소 조치를 제안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한미관계 관리에 편중되어 사드를 도입하고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는 등 외교적 편중과 자의적 해석으로 한중관계는 어두운 상황이라고 보았다. 게다가 북한에 대해 공정하거나 객관적으로 보는 토론이 남한에서 벌어지기 힘든 구조가 악순환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호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사진=참여연대)

 

이러한 성찰을 바탕으로 이 위원장은 한반도 핵 위기가 가진 구조적이고 역사적인 배경과 원인을 해소할 기회를 놓친 결과 북한이 핵 보유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한이 북한의 전체 국민총생산을 상회하는 규모의 군사비를 지출하며 킬체인, 참수작전 등 공격적 군사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 이라크나 리비아가 망한 상황에서도 북한만은 살아남았다는 점,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밖에서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유엔 제재로부터 자유로운 핵보유국가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등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어 왔다는 점도 인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체제’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형성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해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전략을 대담하게 수정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고 보았다.

 

대화와 협상을 시작할 방안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통한 억지전략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므로 “온갖 제재를 뚫고 핵·미사일 전력을 최종적으로 확보할 단계에 와 있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대가를 제공할 것인지, 어디서부터 출발해 포괄적인 해법으로 나아갈 것인지 보다 대담하고 근본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돌파구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각한 군사적 불균형을 고려해 군사훈련 중단을 대화의 시작으로 삼는 좀 더 선제적인 평화공세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10월 한미안보연례협의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의 제전으로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역시 “반전과 핵 없는 세계를 위한 보다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는 한반도 발 평화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제안하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조성렬 책임연구위원과 이태호 위원장의 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선 이희옥 교수는 “왜 이렇게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어려울까” 질문을 던지며 발언을 시작했다. 우선 “북한의 행동이 국제사회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들이 정해놓은 로드맵대로 차근차근 길을 밟아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의 완결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정은 남아있다‘고 발표했던 것을 들어 새로운 형태의 추가도발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남북, 북중 등 양자 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한반도 문제가 동아시아, 미중관계와 같은 큰 틀의 문제로 재구조화되고 있어서 어느 한 측이 주도해 문제를 돌파하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희옥 성균관대학교 교수 (사진=참여연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대화를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빠져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대화는 조건이 없어야하고, 협상은 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대화부터 조건을 내걸고 있으나 돌파가 안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한국 정부가 압박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며 압박의 한 요소로 ‘중국역할론’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쓴 소리를 했다. “미국이 하는 대중 메시지에 우리가 올라타는 것”으로 비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고 한반도 핵위기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북한의 핵무장 의도와 동아시아 차원의 접근법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한 이 교수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다르게 중국이 북한, 북핵문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가 단순히 협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한미군과 같은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협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미국의 대북 적대신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를 수용하는 한편 북한의 ‘선 평화협정’과 미국의 ‘선 비핵화’를 절충한 ‘쌍잠정’과 ‘쌍궤병행(雙軌竝行)’을 중국이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이 김정은 정권의 핵보유 의지를 꺾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면서 한반도 긴장상태를 낮추고자 하고 있으나, 대북 국제제재에 참여하는 것과 한·미의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별도의 사안으로 본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한중 간 인식의 격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위기 해결과 관련해 숙고해야 할 점 여섯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로 “우리가 할 것보다, 하지 말아야할 것을 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에 신중할 것을 꼽았다. 한국이 중국기업을 제재하는 외교적 의미로 읽히는 제3자 제재 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 비핵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너무 멀리 두지 말고 언제나 가까이 전략적 시야에 두어야 한다”고 전제하며 ‘핵동결 입구’와 ‘한반도 비핵화 출구’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에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이 하는 행동에 대해 굉장히 유연하고 나이브하다. 그러나 이를 규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트럼프의 유엔 연설과 거친 말폭탄에 대해 외교적 신중함과 절제(prudence)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넷째, 6자회담의 중재자인 중국의 협상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제안했다. “한국은 회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다는 인상이 있는데, 6자회담을 우리의 시야에 둬야 한다”고 언급한 이 교수는 중국 외교부의 공식입장은 북한이 “반드시 6자회담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화 모드를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섯째, 2017년 하반기 북한이 대화공세로 나올 가능성을 협상의 모멘텀으로 삼을 것인지 전략적 고민을 미리 해 두어야 한다고 조언하며, 마지막으로 중국의 19차 당대회, 11월 초 미중정상회담, APEC, 아세안+3 등의 외교일정을 활용한 국제적 입장조율과 협상공간을 반드시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안에 한반도 핵위기 해결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면 위기가 굉장히 어렵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 지정 토론자로 나선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문재인 정부가 “푸들이 되지 말고 한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제목을 달았다며 “문재인, 푸들인가 한신인가 – 북핵 문제와 대안”이라는 제목의 발표를 시작했다. 앞서 이뤄진 이태호 위원장의 발표에 대해 평화담론이 사라진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이야기라며 서두를 연 이 논설위원은 “문재인이 처한 위치가 안좋다”고 전제하며 말을 이어갔다. “한국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보면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해 볼 수 있다”며 ‘2020년 비핵화 합의 도출 목표’, ‘2017년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 마련’ 등 목표들이 현실과는 굉장히 동떨어져 있는데다가 구체적 내용도 만들지 못하며 “시간낭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근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사진=참여연대)

 

구체적으로 ‘남북대화 및 교류협력 등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한다’는 지렛대론이 실종되고 트럼프 추종 외교가 겹치면서 어느 새 전쟁이 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게 외교안보정책의 최고의 목표가 되는 상황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모험을 막는 것도 원산까지 전폭기가 비행하는 상황에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며 “한국의 주도적 역할, 운전석론도 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의 대화 제의를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식의 문재인 대통령의 무기력증 호소, 그리고 신속대응팀으로 전락한 국가안보실의 활동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에 더해 사드 실패가 반복되고, 말로는 대화를 강조하면서 제재만큼은 행동으로 확실히 보여주는 정책을 고수하면서 대화와 제재가 하나의 정책으로 통합되지 못한채 정책적 신뢰감을 상실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평화협정과 비핵화를 연결시키지 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논설위원은 더 이상 “북한의 선비핵화 조치를 조건으로 한 평화체제 전환은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며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조치를 포함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비핵화는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마라’는 교훈을 준다”고 언급한 이 논설위원은 평화체제를 위한 조치가 비록 불완전한 것이라고 해도 완전한 것이라고 보고 한미가 먼저 타협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지 않으면 국면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고 결국 북핵을 인정하는 것밖에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 사드 철수, 한미동맹 성격변화, 유엔사 해체 등 우리가 지불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한다”며 이러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비핵화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결렬과 대화의 반복으로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올 10월 한중 정상회담, 평창 동계올림픽 등의 모멘텀을 잘 살리는 것 특히 선제적인 평화조치가 중요하며, 이러한 선제조치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 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며 발표를 마쳤다. 

 

이어 토론을 지켜본 참석자들도 지금 한반도의 위기가 해결하기 무척 어려운 상황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날 토론은 전쟁위기 해소와 북한의 핵무장 인정이라는 두 가지 문제 사이에서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쳐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임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대화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평화적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으로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지혜를 모으는 추가적인 토론의 자리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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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일년 내내 한반도 상황에 대한 필자의 화두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이었다. 북미 양국의 지도자간에 오고 가는 말폭탄의 수준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러 전면적인 전쟁이 벌어질 일촉즉발의 순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위의 단어, 즉 사태가 극점에 이르면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다는 기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2018년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평화를 향해 전개되는 절묘하고 긴박한 상황에 대하여 노련한 사회 원로는 문대통령에게 ‘신이 역사 속을 지나는 순간, 그의 옷자락을 움켜잡아야 한다’고 충고하고, 매번 배움과 성찰의 글을 올려 주는 북한 전문가 인제대 김연철 교수는 ‘설레이는 희망과 예측할 수 없는 불안’이라는 표현으로 이중적 변주의 위험을 암시한다.

한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철부지들의 조급함이 설치는 가운데, 배달민족의 소망인 한반도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CVIG,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Guaranteee for Peace process))이 마치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듯 착각하는 글들이 난무한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지금은 날이 선 칼끝 위에서 춤을 추는 위험한 곡예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 함석헌 선생님은 ‘뜻으로 읽는 한국역사’라는 저술 속에서 하늘이 기회를 내렸을 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재앙이 뒤따른다는 말씀을 주셨다. 지금부터 정신을 다시 바짝 차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남과 북 사이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비록 쌍방의 체제와 권력을 강고히 하기 위해 악용되었던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비롯하여 6,15 선언과 10.4 합의로 이루어지는 연장선상에서 공히 상대방의 주권을 인정하고 상호 불간섭과 공존공영하는 원칙을 수십 년 간 유지해 온 셈이다. 다만 지난 9년간 어리석고 사악한 이명박근혜의 반민족적 수구집단에 의해 남북간의 갈등이 조장되고 대화가 단절되고, 이전의 김대중 정부 시절에 애써 시작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협력사업이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상황이 반전되고 새로운 계기가 주어지면 오히려 지난 9년간의 뼈아픈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보다 확실한 신뢰관계 속에서 전면적인 협력의 확대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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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연합뉴스)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일방적 요구 속에서 이루어진 유엔안보리의 제재 결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가능한 모든 인도적인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유엔 제재의 근본 취지 역시 핵과 미사일 개발 그리고 전쟁물자에 전용될 수 있는 통상과 거래를 금지하고자 한 것일 뿐, 같은 유엔 내 인권 부처에서는 북한을 위해 1억불이상의 지원금을 모금하면서 인도적 조치는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예컨대 유엔의 북한 인권보고서에 의하면 수백만의 북한동포가 각종 질병과 전염병으로 고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과 의료시설의 태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천만 명 이상이 영양부족 상태에 있으며, 특히 십만 명에 가까운 어린이들이 굶주림에 아사 직전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이상 망설일 일이 아니다. 4월말 이루어질 남북 정상회담은 전세계인들을 향한 동아시아 역내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대한 확고부동한 선언이어야 하며, 회담 이후에는 즉각적으로 북한동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프로그램을 작동시켜야 한다. 더불어 유엔 제재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조업의 재개를 검토해야 한다.

한반도 위기해결과 평화정착을 가로막는 장애는 남북간 관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냉전적 상황 속에서 여전히 대한민국의 전시작전권을 쥐고 있는 미국 내부의 혼선과 갈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이 지점에 현실적인 어려움과 심각성이 있다. 미국인들보다 미국을 더 잘 이해하고 있다는 중앙대 이혜정 교수는 3월21일자 프레시안 기고문 ‘(한미)동맹파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를 통해서 미국 내 복잡하게 얽힌 내막을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아래의 글을 통해서 이를 보다 상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미국 주류사회의 흐름과 분위기이다.

‘미국의 주류사회는 한반도에서 이루지고 있는 평화의 흐름에 불안을 느낀다(Liberals, Conservatives Worry About Korean Peace Threat)’는 미국내 진보인사의 기고문이 상징하듯이, 대부분 미국인들에게는 북한은 인류사회가 요구하는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국제법을 어기고 합의를 해놓고는 온갖 핑계를 대면서 비밀리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하여 온 불량국가, 거짓말투성이의 상대로 인식하고 있다. 주류 언론들조차 지난 20여 년 동안 북미간에 진행되어 온 비핵 협상의 과정이 북한에 의해 농락을 당하고 핵개발에 필요한 시간벌기로 악용되어 온 것으로 보도하면서 북한을 결코 정상적인 국가간 일대일의 대화상대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연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무장관 출신이자 지난 대통령선거 경쟁상대였던 힐러러는 북미정상회담을 수용하는 트럼프의 외교적 미숙함을 비난하면서 경험과 전문성의 결여(lack of dossier & experts)를 지적하고 나섰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의 정치상황이 11월 초 예정인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또는 가까운 시일 내 트럼프가 탄핵을 당하는 모습으로 급반전하면, 미국 주류 정치인들이 트럼프에 의해 이루어진 북미정상회담의 주도적 성과를 손쉽게 무시하거나 부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차기 대선에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버니 샌더스를 중심으로 개혁파 정치인사들은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를 첨언하면, 1994년 제네바협정 이래 북미간 비핵화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시한 측은 북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 자신이었다. 이는 미국 내 양심적이며 소신이 있는 진보적 학자들과 합의과정에 실제 참여하였던 책임있는 인사들이 고백하고 인정하는 분명한 팩트이다. 협상과정에 임했던 미국의 입장은 한마디로 기만적이었으며 ‘수 년 내에 예상되는 북한붕괴론’에 기초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예상과는 다르게, 반드시 붕괴되었어야 하는 북한정권이 1995-1998년간에 있었던 고난의 행군을 이겨내고 최소 수십만 내지 최대 이백만 명이 굶어 죽는 고통과 희생 위에서 재기한 것이다.

두 번째는 미국 내 보수집단 입장이다.

공화당과 군산복합체 그리고 네오콘으로 대표되는 집단에게는 북한은 냉전구조의 마지막 연장으로서 상징 조작의 대상이다. 국방예산을 증액하고자 하는 구실과 근거로 북한은 언제나 호전적인 집단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각색되어야 했고, 태평양 너머로 대 중국과 대 러시아의 봉쇄를 위한 외교적 군사적 전략의 핑계로 활용되어 왔다. 격대로 집권한 부시 부자 정권 기간 동안에는 북한은 자신들의 상상 속에 나오는 악의 제국, 악의 축으로 존재하여야만 했고, 이는 마치 전래의 신화처럼 보수 집단 내에 확고한 신념으로 굳혀져 왔다. 트럼프가 지난해에 발언한 ‘분노의 화염(fury & fire)’ ‘확실한 파괴(totally destroy)’ 그리고 최근에 검토되었다는 코피전략과 비핵국가에게도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Mini-Nuke 개념 뒤에는 항상 이들 호전적 집단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반증이며, 영어로 표시된 위의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여전히 유효한 옵션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언제라도 핑계와 기회가 주어지면 북한에게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집단들이다. 한반도의 전쟁 위험은 조석지변하는 트럼프의 변덕에 이들이 항시적인 변수로 작동할 것이라는 점에 있다.

더구나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에서 급격히 퇴조하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고자 그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군사력을 기반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주적으로 명백히 명시하면서 신냉전체제의 도래를 암시했다. 한편에서는 외교적 통상적 분야에서 이미 이들과 전면적 상황으로 돌입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지난 시절 몇 년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유지를 위해 작동하였던 6자회의 구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보증할 수 있는 하나의 구도, 기존의 틀이 사라진 셈이다.

세 번째는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인사들의 면면이다.

최근 미국무장관의 교체, 그나마 트럼프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했던 매티스 국방장관의 발언권 후퇴, 테러범에 대한 잔인한 고문과 전쟁범죄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는 여성인사의 중앙정보국장 발탁, 맥마스터 안보보좌관을 극단적 호전주의자이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하던 전 유엔대사 볼턴으로 교체하는 등 일련의 백악관 인사의 변동은 심상치 않은 기류를 반영한다. 한국정부와 언론들은 이러한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북미간 정상회담의 진행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애써 외면하지만, 속을 가늠할 수 없는 호전적 인물들의 가연성(可燃性)을 그저 눈가림으로 덮을 수는 없는 것이다. 준비작업 과정부터 잘 작동하고 있다는 서훈과 폼페이오 라인이 회담의 성공적 진전에 도움이 되리라는 안이한 기대는 오히려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그르칠 수 있고, 만약의 악화되는 사태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다.

트럼프 WH 주요인사변동표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 변동 상황. 예측 불가능성과 함께 강경파들이 늘고 있는 것이 북미회담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미 이란 핵합의를 무력화하고 파기하는 수순으로 들어간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는 기고를 통해서 이러한 인사변동의 성격을 ‘시온주의자와 극우호전주의자로 채워진 완결적 구조(has closed the grip of WH inner group with Zionists & Neoconservatives)’ 라고 평했듯이, 더 이상 트럼프 주위에는 보수이나마 합리적인 논리와 판단을 구사할 수 있는 인사들이 모두 배제되었다는 뜻이다. 대체로 이들 인사들이 북미정상회담에서 취할 입장은, 자신들이 구상하는 시대역행적 패권의 전략구도에 북한이 투항해 들어오는 것을 요구하면서 당연히 그러한 방향으로 북한을 고강도로 압박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검토해야 하는 것은 북미정상 회담 이후에 전개되는 예상경로에 관한 것이다.

미국 국제전략 연구소의 한 전문가는 중앙일보 기고를 통해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을 40%, 성사가 되더라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확률을 40%, 합의에 이르더라도 실행에 옮기지 못할 가능성이 18% 라는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혜정 교수도 정상회담의 결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이런 경우에도 전쟁을 회피하고 불편하지만 ‘핵억제의 평화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소망하건대, 트럼프가 여하간의 여건과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평화를 향한 프로세스에 합의를 한다면, 다음의 문제는 이러한 합의를 ‘행동 대 행동’의 원칙하에 실천으로 이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확실하고 세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치가 매우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대선과정에서 벌어진 러시아 게이트와 폐북을 통한 데이터 누출, 전 중앙정보국장 해임과정의 적절성 여부, 특별검사인 뮬러 등과의 극한적 반목, 공화당내에서조차 누적되는 피로감, 백악관 내의 측근참모들 사이 그리고 가족들과 권력투쟁설에 더하여, 최근에 봇물 터지듯 등장한 여러 여성들과의 성스캔들 등 트럼프의 장래를 매우 불안하게 하는 요인들이 도처에 깔려 있으며, 설령 탄핵을 면한다 하더라도 향후 그의 주도하에 결정된 정책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제네바 합의가 이후 연방의회의 다수를 장악한 공화당 보수집단들에 의해 지연되고 무력화가 된 사례가 있듯이, 어렵게 합의에 이른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내용이 실행단계에 들어가기에는 많은 장애물들이 예상된다고 할 것이다.

아마도 이를 이미 염두에 두었다는 모양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미 삼자 정상회담을 추가로 제안하였다. 합의된 내용의 실행을 분명히 강제하자는 뜻으로 읽힌다. 서울대 평화통일연구소의 서보혁 교수는 과거처럼 선언(announcement)과 합의(agreement) 만으로는 실행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제법 수준의 조약(treaty) 또는 이에 준하는 강제적 조항을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위에도 언급하였듯이 6자회의 구조는 미중과 미러 간 점증하는 갈등으로 더 이상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정부가 움직이고 있듯이 한중, 한러, 한일 정상회담을 매개로 하여 북중, 북러, 북일 정상회담을 동시적으로 진행하면서, 각자의 회담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식의 개별적 2자 또는 3자회담을 추진하는 것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에서 깊이 협의했음직한 주제로 평양에 신속하게 미국의 임시대사관을 개설하여 양국 관계정상화 과정에 비가역적인 속도를 보태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유럽연합도 비상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유엔 역시 모든 역할과 지원을 다할 것을 공언하고 있는 현재, 유엔이 중심이 되어 가칭 세계(또는 한반도)특별평화위원회를 사무총장 직할로 편성하고 이의 위상과 기능을 안보리 수준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요청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평화위원회의 구성에는 안보리를 입맛대로 좌지우지 하는 주요 패권 국가들인 미국, 중국, 러시아 그리고 일본을 배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실적으로 타당할 것이다.

근본적으로 한반도 상황의 향후 전개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기대 또는 신뢰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 다만 선제공격 등 예상되는 극단적 위험행위를 막아야 하는 관리의 대상일 뿐이다. 관점과 지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소비에트 붕괴 이후, 고난의 역사를 이겨낸 북한을 이제 대한민국은 당당한 형제적 주권국가로 포용하고 인정해야 한다. 이것이 역사적 흐름 속에 민족적 사명과 동포애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미국 당국은 북한의 붕괴론을 포기하고 동시에 군사적 협박을 중단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는 한반도 분단의 원인과 북한 핵무장의 구실을 제공한 당사자로서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예의와 책무로 반드시 실행하여야 하는 사항이다. 한국의 시민사회와 재미교포들은 미국 내 진보세력과 시민사회와 함께 손잡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미국의 일차적 책임을 분명히 요구하는 국제적 여론 작업에 불을 힘껏 댕겨야 한다.

토, 2018/03/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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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는 국제 금융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국제 금융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진다. 달러는 궁극의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통화이다. 그러나 미국 달러의 패권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종말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는 종종 약한 달러를 요구했다. 분명 이는, 그의 주장처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절하함으로써 미국을 상대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나라들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말이란 하찮은 것이며, 트럼프의 그러한 언사 자체가 달러의 향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달러 지위의 실질적인 훼손은 보다 은밀하게 이루어지는데, 이는 미국 국가재정의 안정성과 신뢰성 그리고 제도적인 견고함을 서서히 갉아먹는 정책들로부터 나온다. 미국에서 시작된 국제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 대란의 시기가 오면,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 시장으로 몰려든다. 의심할 여지 없이 미국 국채 및 기업 채권 시장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의 이러한 위상을 설명하는 데는 보다 미묘하고 더욱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 신뢰다. 중대한 금융 관련 의사결정을 동반하는 통화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출입을 살펴보면, 겉보기에는 냉담하고 감정에 좌우되지 않을 것 같은 의사결정에서도 신뢰가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유지하는 제도에는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견제와 균형으로 작동하는 민주정부 시스템이 포함된다. 이는 정치의 직접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운 중앙은행과 독립된 사법부가 관장하는 법의 지배에 의하여 뒷받침되어야만 한다. 정부 부채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트럼프가 조장하는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지위가 강고한 것은 바로 미국 제도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중앙일보 달러
사진출처: 중앙일보

그러나 이러한 강고함이 일시적인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제 금융거래는 달러 표시를 기본으로 하고 달러로 결재되며 때로는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경솔한 재정정책이 변동성을 높이고 달러의 가치를 침식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믿게 되면, 상황은 매우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현재도 여타 통화의 거래비용 감소 그리고 중국의 위안화 등 신흥 시장 통화의 부상은 국가 간 거래의 통화 표시와 결재수단으로서 달러의 역할을 이미 잠식 중이다. 중국과 남한은 “국제거래통화”로서의 달러에 의존하지 않고 자국 통화를 사용하여 거래한다. 원유와 여타 상품 등 사실상 모든 계약을 달러로 표시한다는 논리는 쇠퇴하고 있다. 다른 힘들이 작동하는 것이다.
트럼프 통치 하의 미국은 무역과 군사 및 여타 합의에서 점점 더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인식된다. 미국의 국제적 신뢰가 손상되었고, 또한 트럼프가 다른 국가들을 통제하는 무기로 달러를 휘두를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져왔다. 그 결과 여타 국가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거치지 않는, 그들만의 결재 시스템과 채널을 구축하는 중이다. 어쩌면 지배적인 교환수단으로서 지위가 쇠퇴한다고 하더라도, 달러는 여전히 여타 통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안전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타국 중앙은행들을 비롯한 외국 투자자들이 달러 자산을 포기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의 제도는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건재하다.
그러나 이를 당연하게 여기다가는 커다란 비용을 치르게 될 지도 모른다. 과거 미국 정치 시스템이 심각한 불안에 빠졌을 때, 독립적인 사법부가 뒷받침하는 자유언론이 잘못을 시정하는 기제로 작동해왔다. 공화당이 다수파인 의회의 방조 속에, 트럼프는 이 모든 제도들을 공격하고 있다. 달러 패권은 단지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미국 제도의 지속성과 그 활력에 달려 있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서서히 약화시키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제도들이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들마저도 언젠가 후회하게 될지 모른다.

화, 2018/05/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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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에 뛰어들면서도

동시에 북한을 상대로 해서 노벨 평화상을 거머쥘 수 있으리라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기도 하고, 빼앗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는 단호하며, 분노로 가득한 지도자이다. 자신이 적으로 “선택한 사람들”에 대한 화염과 분노를 누그러뜨릴 생각이 전혀 없다. 합당한 존경을 받지 못 한다거나 충분한 제물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 그는 심지어 세상의 종말에도 서슴지 않고 덤빌 것이 분명하다. 한편 트럼프는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비위를 맞추는 사람들에게, 권력과 막대한 부가 보장된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보상할 수도 있다.

이번 달에 트럼프는 이와 같은 두 가지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 이전에는 갈등과 불화 외에 아무 것도 없던 곳에 평화를 창조하며 미소 지을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파괴자로서의 트럼프는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서 빠질 것임을 공언하면서 세계를 파멸로 한 걸음 다가서게 하고 있다.

대단히 위선적인 태도이긴 하지만, 기이하게도 두 얼굴의 지도자에게는 일관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의 합의는, 이란이 향후 1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핵을 가질 모든 가능성을 차단했다. 부유한 국가인 이란은 원하기만 하면 상당량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란은 지금까지 현행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준수하여 왔지만, 트럼프는 이를 “끔찍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뜯어 고칠” 수 있다고 실제로 믿는다. 이는 상당한 착각이다.

매일경제
이미지 출처: 매일경제

한편 핵무기 보유국 북한은 자국의 핵무기를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반도 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하는 평화협정 그리고 미국이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맞바꾸는 조건에서 말이다.

미국의 약속?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미국이 이란에게 했던 이전의 공약들 그리고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존재를 고려한다면, 워싱턴의 약속이란 그들이 트위터에 적은 140글자의 가치도 없다. 북한이 그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번 달 도널드 트럼프는, 최후의 억제 수단이었던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한 나라를 설득할 참이다. 핵 없는 국가로서의 새 출발을 허용하면서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핵합의를 폐기하여 전쟁으로 향하는 거대한 발걸음을 내딛으면서, 동시에 북한에 대한 자신의 접근 방식으로 노벨 평화상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사기성이 농후하고, 행정적으로 서툴며, 점점 성추행자임이 드러나는 미국 대통령의 동네 깡패 짓을 생각하자면 그럴 수도 있겠다. 더 이상 나아가지는 말자.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는 언젠가 이렇게 썼다. “최고의 지성을 판별하는 기준은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생각을 머릿속에 가지면서도 제대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의 말이 맞는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트럼프가 나타났다. 이란과 북한에 대한 두 얼굴의 접근법을 가지고 말이다.

 

전쟁과 평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는 두 얼굴을 지녔다. 한 쪽 얼굴은 과거를 들여다보고, 또 하나의 얼굴은 미래를 응시한다. 야누스는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의 변화를 관장하는 신이었는데, 이는 그가 전쟁과 평화를 책임지기도 했다는 의미였다. 플루타르크는 야누스에 관하여 이렇게 저술했다.

야누스는 로마에 신전을 가지고 있었는데, 여기에는 양쪽으로 여닫는 문이 달려 있었다. 사람들은 이 문을 전쟁의 문이라고 불렀다. 평화가 찾아올 때면 문이 닫히지만, 전쟁 중에는 신전이 항상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평화는 어려웠고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 로마의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주변 야만국들과의 충돌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거의 언제나 전쟁 중이었기 때문이다.

평화란 실제로 대단히 어려운 법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이렇게 말했다. “무력 충돌을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올바른 접근법을 우리가 채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강대국 중 가장 호전적인 국가로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펜타곤이라고도 알려진 제국의 수도, 그 신전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슬픈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분명 야누스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지난 시기의 전쟁을 맹렬하게 비난하면서도 이슬람국가와 이란, 북한, 중국, 멕시코 등 다양한 적국들에게는 번개를 내리치듯 말 폭탄을 쏟아냈다. 미국이 해외에서 벌이는 모험주의에 대한 트럼프의 기습공격은 얼빠진 반 제국주의자들의 갈채와 실망한 일부 네오콘의 비판을 불러왔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는 막대한 군사예산과 더욱 강화된 드론 전쟁 그리고 전 방위적인 패권을 추구하는, 더욱 전통적인 안보정책을 신봉하여 왔다.

트럼프가 일반적으로 견지하는 호전적인 태도에 비추어, 북한은 기이한 예외이다.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애초부터 트럼프가 전임자들과 동일한 접근법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평양에 대한 제재의 수위를 높였고, 중국을 설득하여 이전 동맹국의 팔을 비틀도록 설득했으며,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을 지칭하며 무절제한 단어를 쏟아냈다.

노컷뉴스

그러더니, 자신의 울음 때문에 해가 떴다고 믿는 수탉처럼, 트럼프는 2018년 벽두에 일어난 북한에서의 반전이 온전히 자신의 공적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정은이 2018년 동계 올림픽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상 미국의 행동에 대한 응답이 아니었다. 북한 내부의 상황(핵 프로그램의 진전과 정치권력의 공고화)과 2017년 취임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응답이었다.

트럼프의 자기기만과 트럼프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착각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우울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 예컨대 간섭주의에 반대한다는 켄터키 상원의원 랜드 폴(Rand Paul)을 생각해보자. 트럼프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종식과 관련하여 요란스럽지만 모호한 발언을 내놓은 이후, 폴 상원의원은 마이크 폼페이오의 국무장관 지명을 지지하는 데 동의했다. (사실상 트럼프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 수행을 위해 엄청난 숫자의 권력자들을 펜타곤에 보내왔다.)

트럼프를 가지고 놀면서 완전히 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트럼프와 귓속말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자신을 생각하는 일련의 사람들 중 가장 최근의 인물이 폴 상원의원이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아직까지는 그저 김정은을 만나겠다는 충동적인 결정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지만, 노벨 평화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에게는, 노벨상 수상이 트럼프로 하여금 한반도 통일을 영원히 지지하게 만들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이 있다.

트럼프가 아무런 조건 없이 지지하는 유일한 단 하나는 트럼프 자신밖에 없다. 대통령 집무실을 차지하고 있는 거짓 신을 이런 식으로 달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란과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뮌헨 협정의 교훈

이란이 핵무기를 향해 치닫지 않도록 차단하는 합의가 중요하다는 점을 트럼프에게 설득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대단히 많다. 이들 명단의 맨 위에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떠난 전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이 있다. 전임 국가안보국 및 중앙정보국 책임자였던 마이클 헤이든(Michael Hayden)과 공화당 출신으로 전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리처드 루거(Richard Lugar)를 비롯하여 52명의 국가안보 최고 전문가들이 보낸 서한이 그 다음 자리를 차지한다.

보다 최근에는,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이 자신의 전설적인 카리스마가 통하는지 보려고 워싱턴을 찾았다. 이는 트럼프를 구슬려,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이란의 구미에 맞도록 협상을 “타결”시키려는 분별없는 유럽판 유화전략의 일부였다. 일찍이 틸러슨은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영국에 압력을 행사하여 이란과의 현행 합의에 담긴 “우려 사항”을 지적하는 “실무단”을 조직하고, 이란이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고 시도했다. 워싱턴을 방문한 마크롱은 “새로운 협약”을 꺼내들었다. 이는 유럽의 생각과 동떨어진 것이었고, 따라서 마크롱의 일부 동료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US President Donald Trump (L) and French President Emmanuel Macron (R) shake hands ahead of a working lunch, at the US ambassador's residence, on the sidelines of the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summit, in Brussels, on May 25, 2017. / AFP PHOTO / Mandel NGAN
2017년 5월 25일, 미 대통령 트럼프와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만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 AFP PHOTO / Mandel NGAN

그런데 이틀 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그리고 마크롱이 “새로운 합의가 다룰 이슈들”에 관하여 미국과 “긴밀하게”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유럽은 망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1938년 뮌헨 조약에서 배운 것이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아무 생각도 없는 트럼프의 방식과 좀 더 마음이 통하는 인물이 베냐민 네타냐후이다. 그는 이스라엘 총리로 재임하는 기간 내내 이란과의 전쟁을 독려하는 북을 두드려왔다. 이번 주 네타냐후는 방송을 통해, 이란이 실제로 핵무기 프로그램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글쎄, 그건 2007년쯤 뉴스 아니던가? 어쩌면 네타냐후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증거를 잔뜩 들고서 다음 방송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네타냐후와 함께 보는 지난 10년”이라고 불러야 할까?

그런데 네타냐후의 “폭로” 시점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란과의 핵합의를 철저하게 파괴하기 위해서 결정타를 날리려는 트럼프 편에 서서, 프랑스와 독일이 그들의 몫을 했고 이제는 이스라엘이 그 뒤를 이었던 것이다.

트럼프를 진정시키려는 시도가 대단히 안 좋은 생각임을 사람들은 언제쯤 깨닫게 될 것인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바싹 불타버린, 수많은 행정부 관료들을 생각해보라. 이처럼 불나방 같은 행동은 자신의 도덕적 잣대마저 이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다가오는 충돌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협상이 가져올 최선의 결과는, 한국인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도록 트럼프가 내버려두는 것이다. 북한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며, 정권교체를 목표로 하는 군사전략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을 펜타곤에서 찾기는 힘들다. 어쩌면 복수심에 불타는 인물인 트럼프도, 김정은과의 그럭저럭 성공적인 회담이 끝난 다음에는, 북한에 관해 까맣게 잊을 수도 있다. 북한이 더 이상 그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란에 관해서도 똑같이 이야기할 수는 없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상황을 빨리 만들지 못해서 안달이다. 현재까지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공격은 시리아에 주둔하는 이란 군사력에 제한되어 왔다. 폼페이오와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인물들이다. 이란과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이란 자체를 “손보는 것”이라고 트럼프가 믿는 것 같다.

파괴자 트럼프는 2015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전쟁에 정말로 능하다. 나는 특정한 방식의 전쟁을 좋아한다. 그러나 오직 이길 수 있을 때만 전쟁을 벌인다.”

이란과의 전쟁은 사실상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전쟁은 이란에만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 중국이 그들의 동맹국을 지원하기 위해 나설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 미국 편에 설 공산이 크다. 이 충돌은 적어도 중동 전체를 화염으로 몰아넣을 것이며, 이 불길은 다른 지역으로 쉽게 옮겨 붙을 수 있다.

솔직하게 말해서, 세계대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란이 핵무기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상황이 이란 핵합의 와해의 더 나은 결과일 수 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을 억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도널드 트럼프도 핵무기 보유국 이란과 비핵화협약을 타결하는 일이 중요하다는점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북한과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들리는가? 당연히 말도 안 된다.

두 얼굴의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말도 안 되는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토, 2018/05/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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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방진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북한 관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6월12일 싱가포르 회담을 기정 사실로 받아 들였고, 특히 북미정상회담에 실무책임을 지고 추진했던 정의용 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취소시키기 하루 전날까지 성사 가능성을 99.9% 라는 자신을 피력하면서 0.01%의 실패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단언까지 하였다.

반면에 ‘다른백년’은 온라인 칼럼을 통하여 지난 수 개월간 지속적으로 즉흥적인 북미회담의 가능성에 회의를 품고 낙관론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여 왔다(3월24일자 – 북미정상회담 낙관하기에는 이르다, 4월27일자 – Kim-Trump 회담은 어음거래다, 5월22일자 – 김정은 위원장 얼굴에 흙을 뿌리지 마라 등).

이젠 역으로 필자는 6월의 정상간 만남이 무산이 된 현시점이 문재인 정부의 의지 여하에 따라 비로소 북미간의 관계가 제대로 개선되고 정상화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예측의 근거를 제시하기 전에 우선 무산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무산 배경

우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의욕을 앞세운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1987-88년 근저로 김일성 주석이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북미간 정상회담을 희망하며 정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전환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과 대미수교를 제안한 바 있다. 이후 북한은 같은 입장과 제안을 미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하여 왔다.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물꼬가 트인 남북의 화해 분위기 속에 북한은 위의 제안을 희망을 섞어 되풀이 한 셈이다.

북한 전문가로 알려진 조셉 윤이 CNN과 인터뷰한 내용을 참조하여 보면, 사실 북한 측은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예전처럼 남한의 평양방문단에게 던져 본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핵무력 완성에 따라 경제와 산업발전에 전력을 다해야 할 북한의 입장에서는 UN을 지렛대 삼아 미국이 강요하는 외교경제적 제재와 압박을 완화시키고, 산업화와 사회기반시설에 필요한 초기자본(seed capital)을 어떠한 형태로도 형성해야 할 내부적 긴박성이 있었으리라 점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를 과대 포장하여 백악관에 던진 셈이다. 북미간의 핵심은 평화체제의 구축이고 북한이 당당하게 국제사회에 등장하는 것이다. 반면에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의용 실장 등은 마치 미국의 제재와 압박이 결정적 역할을 하여 북한이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된 것처럼 아부하고 모든 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는 실수를 하였다. 더하여 지난 십 수년간 북한과 중국간의 불편한 관계가 마치 루비콘 강을 건넌 것처럼 미리 예단하고 이번 기회에 북한을 한미일 동맹에 더하여 중국봉쇄전략에 편입할 수 있다는 상상의 시나리오를 미국에게 던진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이에 대하여 장사꾼 트럼프는 자신을 부동산 재벌에서 미국 대통령까지 이끈 자기중심적 계산과 자기과시적 승부사의 장점을 발휘하여 북한의 희망이 섞인 제안을 덥석 잡아 역제안 하는 방식으로 수용하게 이른다. 오바마가 하지 못한 일(All but Obama)을 내가 해낸다는 일종의 병리적 심리와 정치적 궁지에 몰린 입장에서 탈출용 대형 이벤트가 절실했던 그로서는 북미회담을 구원의 돌파구로 판단했거나 또는 게임 패를 던지듯이 활용한 측면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기대했던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그리고 진보적 언론으로 평가되는 CNN과 NYT 등 미국 주류 사회가 정작 이러한 결정에 대단히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물론 네오콘 등에 의해 조작된 내용이지만 지난 60여 년간 북한을 보는 미국인들의 대부분은 반드시 망해야 하는 독재정권(regime collapse), 근거가 없이 호전적인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는 권력을 교체시켜야 하는 대상(regime change), 인권의 무풍지대로 국제적 일원으로 인정할 수 없는 불량국가(rogue state) 등으로 강하게 인식하고 있어, 이들에게는 힘과 패권으로 국제질서를 책임져야 할 미국의 대통령이 사전적 합의와 양보 없이 북한 지도자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남북 정상이 함께 연출한 판문점의 극적인 이벤트 장면과 선행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겠다는 북측의 선언 등이 미국의 여론을 일부 순화시키기는 했으나, 트럼프 자신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남이 실패로 끝날 경우 돌아올 엄청난 비난과 후폭풍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만에 하나,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평화협정과 북미간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면 이것은 네오콘 및 미 군수산업에게는 재앙을 의미한다. 단순히 남한의 군사력 증강을 핑계로 팔아먹는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판매를 별도로 치더라도, 주한미군 및 주일미군의 역할과 위상을 조정하고, 수천억 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미태평양 사령부의 조직 전체를 새롭게 검토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지난 수십 년간 마음대로 조작하고 주물러 왔던 악의 축 나라를 한 순간에 정상적인 국가로 인정하여 외교적 관계를 수립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어야 할 대상으로 설정하는 상황이 분명히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전히 매파인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지시로 한편에서는 미소를 짓고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 뛰어 다녔지만, 실제로 뒤에서는 남한과 북한까지 미국의 영향권에 강하게 구속시키기 위하여 6월 전역하는 미 태평양 사령관 해리 해리스 제독을 주한대사로 미리 내정하기도 했다. 구제불능인 악질적 네오콘의 중심축인 펜스 부통령과 볼턴 등이 던진 일련 발언들은 즉흥적이거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연막작전 수준의 발언이 아니라, 네오콘과 군수산업의 이해를 대변하여 북미회담을 훼방하고 성사되지 않기를 바라는 속내에서 터져 나온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트럼프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이기적인 역제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물론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의 북한에 대한 진정성이 한 축을 이루기는 했지만, 미국과 역사적 담판을 짓기 위해서는 반대편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중국과 러시아 등에 국제적인 연대와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자연스런 과정이다. 더구나 이를 계기로 저강도 전쟁행위인 UN제재를 무력화하고 북한사회를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절대적 조건인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현실적이고 탁월한 선택이다.

중국 역시 역내의 안보불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북한에게 비핵화 과정으로의 진입을 조건으로 대대적인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미 북한 동해안 라인에 철도 사업을 착수한 러시아 역시 한반도를 통하여 철로와 육로 그리고 에너지 공급라인이 남한을 거쳐 일본까지 연결된다면, 경제제재를 포함한 미국과 격한 대립 중에 있으며 에너지 가격 및 판로의 불안정을 겪는 입장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는 것을 지지하고 도와주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의 바둑판을 흔든 것은 명백하게 미국,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 기질의 그에게 당장 승부의 패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정치적 궁지에 몰려 있는 그에게는 11월 중간선거라는 피할 수 없는 일정표가 던져져 있다.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이다

필자는 처음부터 판문점회담과 선언이 불확실한 북미정상회담보다 열배, 백배 중요하다고 반복해서 주장하여 왔다.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눈치나 살피며 미국의 지시에 따른 대리운전의 역할을 마감해야 한다. UN의 제재가 국제사회에 던지는 명분은 북한에게 더 이상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하지 말고 협상의 자리에 나오라는 충고를 겸한 강요이다. 북한은 이에 선제적으로 호응하여 국제사회를 향해서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는 장면을 공개하였고, 북미정상회담에 성실히 임하는 일련의 과정을 밟아 왔다.

앞으로 전개될 과정의 길라잡이 역할과 책임은 다시 문재인 정부에게 주어졌다고 판단한다. UN내 원조부처가 요청해서가 아니라 남한 정부가 동포애적으로 판단해서 인도적인 사안부터 시작하여 신속하게 식량과 의약품을 대거 제공하고 필요하다면 대규모 의료진을 북한에 파견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조업을 신속히 재개하되, 당장 현금거래를 문제 삼으면 물물교환으로 대체하면 된다. 중기적으로는 UN 제재를 중단시키는 외교노력에 힘을 경주해야 한다. 제재결의를 풀어야 할 명분은 충분하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주도하여 동포국가인 북한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기구들과 연합하여 가능한 모든 영역의 지원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먼 훗날 이루어질 통일로 나가는 첫걸음이자 초석이다.

같은 민족이라는 명분으로 그리고 한반도라는 공간에 대한 역사의 주역으로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타개하고 주도해 나가면, 중국도 러시아도 주변국가들도 호응해올 것이고 UN 역시 반가운 속내를 드러내며 반걸음으로 따라올 것이다. 결국 문제는 다시 미국이지만 당사자인 트럼프는 아직 문을 잠그지 않았다. 6월 24일자 CNN 분석기사 중 몇 귀절을 인용해 본다.

결국 문제가 되고 말았지만, 김정은과 대화를 나눈 것은 훌륭했다. 언제가는 그와 만나기를 매우 기대한다. 한편 억류되었던 포로들을 석방해 가족들과 함께하도록 해준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한다. 정말 멋진 제스츄어였고 높이 평가한다.” 트럼프 서신중에

I felt a wonderful dialogue was building up between you and me, and ultimately, it is only that dialogue that matters. Some day, I look very much forward to meeting you. In the meantime, I want to thank you for the release of the hostages who are now home with their families. That was a beautiful gesture and was very much appreciated.”

회담을 취소하기 전에도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표현은 약간 혼란스럽다. 정상회담은 그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이긴 했다. 좀 지켜보아야 한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아니면 나중에 성사될 수도 있다”고 그는 이번 주초에 언급했다. “당신들은 거래를 결코 이해 못하지, 나는 경험이 아주 많거든. 당신들은 정말 모를 거야, 회담은 6월12일 열리지 않을 수도 있어”.

Trump made on North Korea sounded like a bit of a jumble. The summit was going to be historic and no one other than Trump could have made it happen … or maybe it won’t happen at all. We’ll see! “If it doesn’t happen, maybe it will happen later,” Trump said earlier this week. “You never know about deals. … I’ve made a lot of deals. You never really know. It may not work out for June 12.”

취소를 결정한 이후,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낸 서신과 그의 공개적인 발언들을 놓고 보면, 역사를 만드느냐 아니면 나쁜 거래를 받아들이느냐는 갈림길에서 그가 선택을 강요 받는다면 전자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표현대로 하자면 “채널을 고정시켜 !”. 정상회담의 취소는 분명히 퇴각이지만, 종결이 아니라 감질나게 하는 예고편인 셈이다

In the battle between making history and avoiding a bad deal, it would appear — from both Trump’s letter to Kim and his past public statements — that he favors the former, if and when he is forced to choose. Which means, in Trump’s own vernacular, stay tuned! This is a setback, quite clearly. But Trump seems to be signaling that this may well not be the season finale but rather just a mid-season twist.

트럼프는 애매모호한 여운과 혼란을 남겼다. 우리에게 주는 분명한 메시지는 후속편의 내용을 트럼프나 네오콘의 미국이 아니라 한반도의 주인인 배달민족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함께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에게 진정한 역사를 만들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금, 2018/05/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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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John Bolton Really Is That Dangerous”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버트 맥매스터를 경질하고 존 볼턴을 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앉혔을 때 사설 제목을 이렇게 달았다. 존 볼턴은 공공연히 “북한에 대한 선제 폭격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정당하다”고 외치는 강경파 중의 초강경파다. 미국이 힘으로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해야 한다고 믿는 ‘네오콘’의 핵심으로 꼽혀 왔다. 북·미 정상회담을 두 달여 앞두고 이런 인사를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자리에 앉혔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임명 직후 그는 “그동안 개인적으로 얘기했던 것은 다 지나간 일”이라고 했지만 믿는 사람은 적었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일까. 지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을 때 볼턴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볼턴 보좌관 그룹이 대북 정책을 두고 의견차를 보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이를 두고 “네오콘의 승리”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정상회담 취소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던 북·미 간의 상호 비방 역시 볼턴이 출발점이었다. 그는 언론인터뷰에서 “북한 핵무기를 테네시주로 가져가야 한다”며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다. 그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은 담화문에서 “지난 기간 조미(북·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격분을 토로했다. 김 부상은 볼턴을 세 차례나 언급했고 “조미수뇌회담 재고려”까지 꺼내들었다. 여기에 펜스 부통령의 도발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비난이 이어지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다행히 북한이 김계관 명의 담화문으로 한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재차 표명한 2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언제든 볼턴과 같은 초강경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을지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한반도의 운명이다. 당장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까지는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미국 일방주의 외교의 전형

 

볼턴은 1948년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소방관이었고 어머니는 가정주부였는데 주로 노동계급 이웃들 틈에서 자랐다고 한다. 소년 시절부터 보수주의에 매료됐던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 1964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 선거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다. 예일대에 진학한 그는 1970년 최우수 등급(숨마 쿰 라우데)으로 졸업한다. 이어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무박사(JD) 학위를 받는다.

예일대에 재학 중이던 1969년 볼턴은 베트남전 징병 추첨에서 징집 대상으로 뽑힌다. 그러나 그는 징집 명령이 떨어지기 전 메릴랜드 주방위군으로 입대한다. 당시에는 월남전 파병을 기피하기 위해 주방위군에 지원하는 일이 많았다. 그는 훗날 “나는 동남아의 논바닥에서 죽기 싫었다. 베트남전은 이미 패배했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전쟁광’으로 꼽히는 그가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며 아직까지도 비난받는 대목이다.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볼턴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부터 공화당 정권에서 활동했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후보 측 법률지원단에서 활동하면서 플로리다 주 개표 논란에 대응하며 맹활약했다. 이 공로로 부시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2001~2005년)을 맡았다. 이때 이라크전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정보를 퍼뜨렸다. 미국 정보기관이 이라크에 대량 살상 무기가 있다는 증거를 입수했다는 사실을 유포한 것이다. 이 주장은 나중에 허위로 밝혀졌지만 볼턴은 이후에도 이라크전은 옳았다고 계속 주장했다.

괄괄한 성격에 무자비한 관료적 승부 기질을 가진 볼턴은 국무부 내부에서도 분란을 일으켰다. 정당한 지적을 하는 부하 직원을 파면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딕 체니 부통령 등 실력자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용해서 하고 싶은 일을 관철하는 등 독선적 행동을 일삼았다. 때문에 상관이었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수석 참모회의에서도 배제했다. 훗날 볼턴의 유엔 대사 지명에 이뤄졌을 때 공화당 의원들은 파월 전 장관에게 그의 자질을 물었다. 파월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정책 사안에서도 같이 일하기 벅찬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볼턴은 결국 유엔 대사 지명에서 상원 인준을 받지 못하고 휴회기간을 통해 변칙 임명됐다.

볼턴은 북한과 악연이 깊다. 북·미 제네바 합의가 붕괴되고 2차 북핵위기가 불거지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4년 북한과 미국은 경수로 발전소, 중유 제공과 핵개발 포기를 맞바꾸는 제네바 합의를 맺는다. 제네바 합의는 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방북 과정에서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격 파기된다. 이 사실은 <USA투데이>에 실리면서 기정사실화됐는데, 이 정보를 볼턴 쪽에서 유출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었는지는 지금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제네바 합의 파기를 위해 볼턴만큼 열심히 한 사람이 없었다”(뉴욕타임스)는 건 사실이다.

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도 볼턴과 무관치 않다. 북한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을 입안한 것도 볼턴이다. 2003년 볼턴은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북한을 지옥 같은 악몽의 나라로 만든 폭군”이라고 말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며 흡혈귀”라는 비난을 받았다. 북한은 2003년 제1차 6자회담을 앞두고 볼턴이 미국의 수석대표로 나오면 상종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볼턴은 결국 협상장에 나올 수 없었다. 볼턴은 2006년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했을 때 유엔 대사로 있으면서 북한을 완전 봉쇄하는 대북 제재안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유엔 대사를 지냈지만 정작 볼턴은 유엔을 ‘회색지대’ 정도로 폄하하며 ‘미국 일방주의’ 외교의 전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힘을 통한 국제문제 해결만이 가능하며, 미국의 외교정책이 유엔이나 국제협약의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란 핵문제는 폭격이나 정권교체로만 해결 가능하다” “전쟁을 해서라도 중국을 주저앉혀야 한다”는 발언에서 그의 극단성이 느껴진다.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동하고 우파 성향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이슬람 혐오 음모론을 펴고 반이슬람 단체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20180528
사진: 중앙일보

 

볼턴을 임명한 트럼프의 속내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볼턴을 국가안보보좌관 자리에 앉혔을까. 더구나 볼턴 임명 전 주에는 역시 온건파로 불리는 렉스 틸러슨을 해임하고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를 국무장관에 지명하기도 했다.

볼턴은 트럼프 정부 출범 당시부터 국무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지만 트럼프가 그의 ‘콧수염’을 싫어했기 때문에 기용하지 않았다는 설이 나왔다. 물론 부시 행정부 시절 고위관리를 지낸 이들 상당수가 임명에 반대한 것이 더 큰 이유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고집스러워 보이는 콧수염이 오히려 북한에 대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은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은 볼턴 기용이 북한에 대한 ‘경고’라고 말한다. 볼턴을 배경에 세워놓는 것만으로도 북한으로서는 인상을 쓰고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만약 트럼프와 김정은 회담이 실패할 경우 볼턴은 즉각 이를 북한을 공격할 근거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대통령이 국무부와 국방부를 포함한 모든 국가안보 기관의 견해를 고루 듣고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한편으로 대통령의 명령을 각 기관에 전달하기도 한다. 존 볼턴은 임명 직후 인터뷰에서 “내 역할을 정직한 중재자로 본다”고 말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다. 역대 국가안보보좌관들은 막강한 비공식적인 힘을 행사했다. 존 볼턴이라면 더욱이 믿기 어렵다.

다만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갑작스러운 회담 취소 선언이 보여주듯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무엇인지는 그 자신 외에 아무도 알기 어렵다. 볼턴의 방식이라면 ‘선 비핵화 후 보상’이 맞겠지만 트럼프는 단계적 해법도 수용할 수 있다고 나오고 있고 북한도 “트럼프 방식을 은근히 기대했다”고 맞장구친 상태다. 오히려 볼턴이 자기 의견만 강하게 내세울 경우 단명한 트럼프 정부의 다른 인사들처럼 되기에 십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참고자료

[wikipedia] John R.Bolton

[시사저널 2005.5.12] 누가 존 볼턴 좀 말려줘요!

[시사인 2018.4.12.] 핏대 올리던 존 볼턴 ‘정직한 중재자’ 될까

[신동아 2018.4.25.]‘김정은 천적’ 존 볼턴

[국민일보 2018.3.27.]‘정말 위험한’ 존 볼턴

[한겨레 2018.5.21.] 존 볼턴

[한겨레 2018.5.16.] 강경한 존 볼턴… 반격한 김계관

[중앙선데이 2007. 4. 29] “럼즈펠드는 행정부서 만난 가장 무례한 사람”

[프레시안 2018.5.25.] 문정인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네오콘의 승리”

[허핑턴포스트 2018.3.23.] 트럼프의 새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이렇게 극단적인 인물이다

[뉴시스 2018.3.23.]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된 존 볼튼은 누구?

 

월, 2018/05/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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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미 정상회담 중지 발표 이후, 일본의 반응 -스가 관방장관, 일본만이 트럼프 결단 지지 -아베 총리, 북미 회담 전에 방미, 미일 정상회담 -고노 외상, 앞으로도 압력 지속, 변한 것 없어 -다시 분주해진 아베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중지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다음 날 러시아 방문 중이던 아베 총리는 6월 12일에 개최 예정이었던 회담이 중지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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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5/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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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는 물론 “미국시민”이라 불리는 어리석은 자들의 동의를 구하기도 전에 이란 핵협정을 무단 탈퇴하고, 곧이어 고성능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 군경의 예루살렘 비무장 시위대에 대한 잔혹 살해 행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자, 많은 이들은 우리가 마침내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윤리적 기준을 가진 직원들을 사실상 쫓아내는 것을 보면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를 비난한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미국에는 근본적으로 통제 불가능한 거대한 제도적 붕괴가 진행 중이다. 트럼프를 에워싸고 이 상황을 좌지우지 중인 무리는 불구덩이에 몰려드는 불나방처럼 어처구니 없는 극단주의자들이다. 이들은 어디를 봐도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극심한 기후변화의 미래, 핵전쟁, 심지어는 자기 자식들의 미래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정신병자들에 가깝다. 이들은 엄청나게 부유하거나 또는 그렇게 부유한 자들을 위해 일하며, 미국과 소위 국제사회의 유대를 끊기 위한 최후의 단계를 효과적으로 수행해왔다.

이들이 즐겁게 파멸로 나아가는 길을 따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나는 또다른 세계전쟁을 촉발하기 위한 정신나간 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겠다.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이렇게 말했다. “제3차 세계 대전 때는 뭘로 싸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4차 세계 대전 때는 나뭇가지와 돌멩이로 싸울 것 같다.” 오늘날 사용가능한 무기들과 기후변화로 인해 눈 앞에 다가온 재앙을 생각해보면, 아인슈타인은 낙관주의자였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

2018년 5월 24은 전환점이 되는 날이었다. 어떻게 명나라 후기에 제도들이 붕괴하면서 내부로부터 강력한 정치 주체가 무력화되었는지를 설명한 레이 황(Ray Hwang)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날이었다. 그날 일어난 일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할 것 없지만 그 결과는 파멸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었다.

5월 24일, 두가지 사건이 발생했는데, 많은 한국인들은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가족을 먹여 살리느라, 또는 암울한 현실을 잊기 위해 비디오 게임을 하고 포르노에 빠져 바빴을 것이다. 그러나 아픈 진실 추구에 주목하는 자들에게는 이 날 일어난 두 사건은 그 영향력 면에서 엄청난 것이었다.

우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다소 경박한 편지를 보내 약간의 시간을 벌었고, 언론은 이를 두고 신나게 떠들어댔다. 그런데 트럼프가 직접 서명한 이 편지는 보통 편지가 아니었다. 이 편지는 이제 미국의 대통령은 전세계에 미국을 대변하기 위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의회와 전문가는 물론 그 누구의 승인도 필요 없는 “최고 지도자(supreme leader)”라는 선언문이었다. 그는 그래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정치적 악몽이 마치 일시적인 오해인 척 구는 미국인이 놀랍도록 많다.

언론은 이 편지가 복잡한 협상의 한 단계일 뿐, 협상의 끝은 아니라고 했다. 이 편지가 협상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관해도 좋다는 논리였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편지가 북한과 중국 그리고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에게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미국 언론이 이런 긍정적 해석을 의도적으로 조장했다는 해석이 더욱 일리가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몇 주 또는 몇 달 미루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북한이 외신기자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현장에 초대한 바로 그 날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런 무례하고 위협적인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명백한 모욕이었다. 풍계리 행사가 완전한 비핵화는 아니지만 북한의 실행의지를 확인하고, 북한과 세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일련의 호의적 행동의 첫 단추이다. 미국이 이 과정에 참여한다면, 비핵화로 나아가는 길도 가능할 것이다. 비확산 전문가 아무에게나 한번 물어보라. 핵무기의 파괴가 아니라 긴장완화가 첫 단계가 되어야 한다고 답할 것이다.

이 편지는 분명 최고의 모욕이었다. 북한과 남한, 중국, 일본은 물론 북미회담을 시작하고 진정한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땀 흘린 모두에게 말이다.  게다가 트럼프의 이 편지는 김정은만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만약 트럼프 정부가 전쟁 위협을 하면 미국의 경제적 및 정치적 요구에 완전히 복종하는 조건 외에는 그 무엇도 협상 대상이 아니다 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낸 것이다.

trumpedcongress korean
5월 24일에 또 하나의 중요한 것이 취소되었는데, 신문에 많이 실리지는 않았지만 군사적 결정을 내리는 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갑자기 공식적으로 태평양사령부에게 하와이에서 열릴 예정인 2018년 환태평양해군합동연습(RIMPAC)에 중국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초대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이다. RIMPAC은 중국군과 미국군이 함께 일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가장 중요한 기회로 발전해왔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훈련을 태평양을 마주보는 가장 강력한 두 국가가 협력하기 위한 노력 중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5월 공식적으로 중국을 RIMPAC에 초청한 바 있다.

이미 보낸 초대장을 갑자기 백지화 한다는 것인가? 그것도 중국이 성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싱가포르 회담을 트럼프가 취소한 바로 그날에? 이런 행동은 중국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라고 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중국이나 미국의 일반적인 시민은 이런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군사계획을 맡은 자들에게 이런 결정이 몹시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수십년간 이어질 악감정을 유발할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사고가 아니라, 트럼프의 생각이라는 데 있다. 

동시에 중동에서도 군사대립의 추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전쟁 위험이 조금씩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현장에서 실제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또는 뉴욕타임즈에 보도된 내용 중 뭘 믿어야 할 지 누가 알겠는가. 다만 미국 특공대원들이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시리아에서 충돌을 위해 첫 걸음을 뗐음은 분명하다.

이들의 작전은 모호해서 작전에 참여하고 있는 군인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부분의 미국 군대가 사실상 민간하청업자에게 고용된 용병이고, 책임이 없다.

그러나 이것 하나는 명확하다. 이렇게 애매모호한 환경에서 소규모 총격전 하나가 미국의 지휘 계통을 (또는 러시아의 지휘 계통을) 타고 올라가 전술핵무기 또는 다른 무기의 사용을 명령하는 상황으로 쉽게 치닫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너무 자동화된 군대에서는 세계전쟁을 촉발할 수도 있는 그런 행동 하나가 대통령의 인가 없이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게 목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위험한 행위도 전쟁 욕망을 채우기에는 불충분하다. 미국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이라는 극단적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학살되는 상황을 보고 있으면 점차 이것이 냉혈한 정치적 술책이었던 듯 보인다. 이 시위대가 누군가를 위협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어린 아이들이 총격을 당하는 모습에 전세계가, 특히 미국이 아니라 중동이 공포에 떨었다.

셈법은 간단하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런 잔학행위로 이슬람 단체를 자극하면 결국 이슬람 군대가 이스라엘 내의 또는 이스라엘 바깥의 이스라엘인에 대한 공격을 개시할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공격은 그 공격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리에 대한 개전의 명목으로 사용될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공격을 시작한 자들을 이란과 연결 지을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에 따라 이스라엘은 아마도 미국과 함께 이란에 바로 폭탄을 투하할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인 (또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뉴스를 잘 보지도 않고, 본다 해도 가장 형편없는 뉴스 보도에만 노출되어 있다. 이들은 위에 언급한 모욕이나 지정학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나 중국 또는 이란의 다음 반응은 주류 언론에 의해 기이할 만큼 공격적인 행동으로 묘사될 것이다.

지식인의 몽유병

이는 역사를 따라 몽유병에 걸려버린 지식층 전체에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몽유병자들(The Sleepwalkers)”은 (독일어로는 Die Schlafwandler) 오스트리아 소설가 헤르만 브로흐(Hermann Broch)의 장편소설 제목이다. 이 소설에서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 그리고 전쟁 이후의 암울한 시절, 유럽의 문화질서가 붕괴되던 당시의 세 명의 가상 인물들의 삶을 통해 당시 독일 지식층 사이에 퍼진 기이한 정신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회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직장에서도 능숙히 일하지만 마치 몽유병자처럼 가장 중요한 경제사회적 붕괴의 신호에는 완전히 둔감한 상태로 살았다. 자신들의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굳이 알지 않고도 사회를 운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크리스토퍼 클락(Christopher Clark)은 이 제목을 차용해 2012년 자신의 책 “몽유병 환자들: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으로 향했나(The Sleepwalkers: How Europe Went to War in 1914)”를 발간하였다. 이 책은 문학이 아니라 역사책으로 클락은 아무도 원치 않았던, 파괴적 전쟁으로 유럽국가들을 몰고간 정책과 경제원칙들을 설명한다.

클락은 긴장이 고조되자 유능한 외교관과 정치인들은 점점 더 기발한 해결책을 생각해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긴장의 고조를 미룰 수 있었을 뿐, 무기 제조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이나 정치인들이 직면하는 감정적 호소를 해결할 수 없었다.

트럼프의 싱가포르 회담 취소 직후 김정은과 문재인이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만난 것에서 바로 그러한 위험이 감지된다. 이것은 탁월한 외교적 조치였으나 미군 내 중국과의 전쟁을 부추기는 분파의 압력이 증대되고 있는 진짜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클락의 책과 1914년에 대한 다른 연구들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종적인 교훈은 비밀외교의 중대성이다. 당시 모든 유럽국가들이 비밀외교와 군사조약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그물망을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반대파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럴듯한 문서를 얼마든지 만들어냈다.

이 비밀 군사조약은 다양한 국가들이 상호 협력을 하는 방식을 좌우했다. 이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페르디난트 대공(Archduke Ferdinand)의 암살이 기폭제가 되어, 오직 소수의 사람에게만 알려진 이런 조약이 군사행동의 방향을 좌우했다.

보통 시민에게는 국가들이 하나 둘 집단 자살을 택하지 않을 수 없는 듯 보이는 이 과정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졌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외교적 투명성을 강조해온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다시금 우리는 파국으로 치닫는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아시아 그리고 전세계는 수많은 고위급 군 당국자 회의를 통해 정보공유나 미사일방어 협력, 또는 기타 군대 간 협력을 논의해왔다. 뉴스에 등장하는 소식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각종 기밀 협약은 분쟁 발생 시 각 당사자가 무엇을 할 것인지 수많은 규칙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정보공유” 협약들 중 상당 수는 사악한 첩보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고, 미사일 방어 협약은 미사일을 멈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협약들은 그보다는 위기 발생 시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할 지 알릴 것인가를 규정하는 기밀협약인 것이다. 왜 이런 협약들이 비밀이어야 하는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긴 잠에서 깨어나 평화를 향해 긍정적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여전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그러나 그 첫걸음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든 부정의 군중 심리를 탈피해, 있는 그대로의 세상과 인간 본성을 마주하는 것이다.

금, 2018/06/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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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주: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보이고 있는 행태는 rules-based order in agreement 가 아니라 일방적인 power-based order 방식이다. 북한 문제의 최고 전문가 중 한 분인 미국 조지아 대학교 박한식  명예교수 역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미간 협상에서의 미국 일방주의에 심각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기사는 미국의 이란 핵 협상의 일방적 파기로 야기되는 복잡한 국제정세의 전개에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여 준다. 남북미의 향후 행보에 매우 소중한 참조가 되길 바란다.


미국은 동맹국들 없이도 세계를 관리할 수 있을까?

핵에 대한 이란의 야심을 저지하기 위해 어렵사리 성사시킨 국제합의에서 발을 빼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이다.

미국의 힘을 일방적으로 휘두르겠다는 아이디어는, 국가안보보좌관에 새로 임명된 존 볼턴의 오래된 생각이다. 2000년 볼턴은 이렇게 말했다. “만일 내가 지금 유엔 안보리를 다시 만든다면, 상임이사국을 단 하나만 두겠다. 세계 권력분포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다.” 지금 볼턴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국제협력을 무시하는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란 핵 합의로부터 탈퇴하는 과정에서, 트럼프는 프랑스와 독일 및 영국 지도자들이 몸소 전달한 호소를 거절했다. 이란 핵 합의에 관한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일방주의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그리고 가장 심각한 사례일 뿐이다.

지난해 6월 트럼프는 또 하나의 중대한 국제협약으로부터 미국을 철수시켰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이다. 바로 그 다음 주, 미국은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상징적인 조치를 취했다.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 모두가 줄기차게 반대했던 행동이었다. 또한 트럼프는 국제무역 시스템을 공격하는 중이다.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 캐나다, 유럽연합 등 핵심 동맹국들에게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다.

이들 정책은 단순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아니다. 점점 더 “미국 고립주의(America Alone)”로 보인다. 이란 핵 합의 서명국 모두가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반대했다(프랑스, 독일, 영국,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찬성했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무역과 기후변화에 관한 트럼프의 접근법 역시 주요 동맹국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미국의 일방주의는 중동 지역에 직접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여타의 더 광범한 지역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과의 비밀회담을 이끌었던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은, 이란이 미국의 탈퇴에 반드시 맞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장 위기를 촉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도의 원심분리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식의 비교적 덜 도발적인 조치를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비교적 조심스런 이란의 대응마저도,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요구하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및 이스라엘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이란에 대한 압력 수위를 조금씩 높이는 수단이라고, 그래서 더 많은 양보를 강제하는 수단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볼턴과 같은 트럼프의 핵심 보좌관들은, 이란 정권을 교체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 아래, 진정으로 전쟁을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2015년 이란에 관한 언론 기고문에서 볼턴은 “오로지 군사행동을 통해서만 ……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에서의 새로운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이란 핵 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든 트럼프의 결정은 서방의 동맹 내부에 심대한 균열을 가져왔다. 2003년 조지 W 부시의 이라크 침공 결정으로 미국은 프랑스 및 독일과 갈라섰다. 그러나 당시에는 영국과 스페인, 네덜란드와 폴란드 등 이라크 문제를 두고 여전히 부시 행정부를 지지하는 유럽 동맹국들이 존재했다. 그런데 이란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확실하게 지지하는 유럽 국가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소리 없는 분노가 유럽에서 들려온다.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기만 한다면, 이란 핵 합의를 지속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의가 유럽에서 벌어져 왔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다. 미국은 에어버스나 토탈 등의 기업들에게 미국과 이란 시장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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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일보

미국의 경제 권력이란, 단순히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를 훨씬 넘어선다.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유럽 기업가가 미국을 여행하다 체포되는 극단적인 경우도 가능하다. 이란과 거래하는 유럽 은행이 미국 금융시스템으로부터 퇴출되고 심지어는 기소되거나 엄청난 벌금을 얻어맞을 수도 있다. 리처드 그리넬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화요일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경고했다. “이란과 거래하는 독일 기업들은 즉시 그 활동을 종료해야만 한다.”

이 모든 상황은 미국 달러가 전 세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전임 프랑스 대통령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이 “엄청난 특권”이라고 표현했던 달러의 역할 말이다. 미국이 적대 국가들은 물론 동맹국들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군사력에 버금가는 달러의 힘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가 지니는 파괴력과 미국 사법 시스템이 미치는 광범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가 있다. 미국은 최근, 푸틴 정부와 밀접한 러시아 과두세력의 일원 올레그 데리파스카에게 심각한 타격을 안겼다. 유럽 경제계와 금융권은 데리파스카가 대표로 있는 세계2위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과의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위협 때문이다.

심지어는 세계축구협회 피파의 몇몇 임원들 역시 미국 달러가 지니는 국제적인 힘을 체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2015년 스위스에서 체포되었고 미국으로 인도되어 부패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했다. 미국 은행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이들의 법률적 약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미국이 행사하는 중심 역할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건 미국 행정부는 경제라는 대단히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너무 자주 사용하면, 이 무기가 지니는 힘도 약화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모두 미국을 우회하는 대안 국제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여 달러 이외의 통화를 사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제는 유럽 역시 이러한 노력에 매력을 느낀다. 특히 유로의 국제 역할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말이다. 그러나 유로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새로운 통화이며, 중국의 위안화는 모든 통화와의 환전이 어렵고, 러시아 루블은 아직 도전장을 내밀 처지가 아니다. 더구나 미국 이외 지역에서 유로로 거래하는 기업들조차도 잠재적으로는 미국 시장에서의 퇴출이라는 위협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

세계 경제계가 달러 사용 중지를 선언하면서도 희희낙락하고 미국 시장을 외면할 수 있는 날은 아직 멀었다. 이러한 달러의 영향력 때문에,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일방주의를 휘두를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크다고 트럼프가 믿을 수도 있겠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란 핵합의 파기 혹은 파리기후협정 탈퇴가 용인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릴 수 있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다.

결국 유럽의 동맹국들은 미국 달러에 의존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트럼프가 반복해서 상기시켰듯이 미국의 군사 보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유럽이 스스로의 방위를 위해 “보다 노력”해야 하고 유로의 통합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논의가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미국이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책무를 근본적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믿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유럽의 정치적, 실질적 통합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한다면, 아직은 어떠한 시도도 점진적일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 역시 유사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와 철강에 대한 관세 위협에 일본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회담을 계획하는 트럼프를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동경에게는 미국의 안전보장을 손쉽게 대체할 대안이 전혀 없다. 그렇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가 치러야 할 대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대가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미국 행정부는 러시아와 중국을 자국의 전략적 경쟁 상대라고 지목해 왔는데, 미국이 이들 국가와 비교하여 지니는 차별성은 동맹국들과의 네트워크에서 나온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대단히 중요한 자산을 제공한다. 해외 군사기지는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바탕이다. 동맹국들과의 정보 공유는 미국이 테러 위협을 봉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마음 맞는 파트너란 법과 무역의 표준을 확립하는 데 요긴하다. 무엇보다 이들 동맹국은 미국이 자국의 힘을 행사하려고 할 경우 정통성을 제공한다.

미국이 모든 도전에 군사력이나 경제제재로 맞설 수는 없는 일이다. 평상시에 미국은 “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에 의존한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동맹국들이 구축한 법과 제도의 네트워크이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미국은 국제법에 호소했고 유엔 등에서 여타 국가의 지지를 동원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규칙에 입각한 질서가 그 기능을 발휘하려면, 때로는 미국 역시 그 규칙에 제약받을 용의가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세계무역기구의 달갑지 않은 결정을 받아들인다거나, 미국에게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이란 핵 합의 조항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볼턴 등의 보좌관들은 이러한 제약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 같다.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 대신 힘을 바탕으로 하는 질서로 이동하려는 시도이다. 미국이 규칙을 정하고 여타 국가들은 이에 따르도록 강제되는 질서다. 한동안은 이런 질서가 유지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중동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행동할 의지가 확고한지 시험하려는 경쟁자를 초대하는 일이기도 하다. 훨씬 더 위험한 세계로 이끄는 비결이 되겠다.

기드온 라흐만(Gideon Rachman), Finantial Times 정치분석가

토, 2018/06/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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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영국제방송(CGTN) 2018-06-02 22:40 GMT+


도날드 트럼프는 2017년 1월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래 백악관의 공식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견해를 알리기 위해 트위터를 상당히 자주 사용했다.

현재 트럼프의 트위터 팔로워는 5천2백4십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백악관 대변인실보다 그의 트위터가 가장 중요한 소식통이 되곤 한다.

중국공영국제방송(CGTN)은 트럼프 취임이래 2018년 6월1일까지 북한에 관한 트위터 내용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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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도표는 2017년 1월 20일 취임이래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언급한 횟수를 월별로 기록한 내용이다.

그가 북한을 언급할 때 사용한 형용사는 2017년의 ‘나쁜’, ’위험한’이라는 표현에서 지난 2개월간 ‘좋은’,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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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단어가 총 31번 언급되면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었고, 남한이 9번, 러시아가 6번, UN과 일본이 각각 5번씩 사용되었다.

시진핑 주석이 8번 언급되어, 아베 수상 4번, 문재인 대통령 3번보다 많다. 물론 당사자인 김정은 위원장10번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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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하였듯이 북한을 언급하는 트럼프의 감정 표현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했다. 부정적 표현으로는 ‘나쁜’, ‘불량’, ‘적대적’, ‘위험한’ 등 용어를 사용하였고, 긍정적 표현으로는 ‘대단한’, ‘생산적’, ‘좋은’ 등을 선택하였다. 시진핑 주석을 표현할 때는 언제나 긍정적인 용어들로 ‘ 대단한’, ‘존경하는’, ‘좋은’, ‘생산적인’ 등을 사용하였다.

일, 2018/06/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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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왕보: 양안 기업은 북한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공동 개발해야 – 북한 향후 중국식 개혁개방 – 북한은 ‘동아시아 최후의 투자 처녀지’ – 중국 대륙과 타이완 기업 협력해야 – 타이완 기업의 ‘북한판’ 성공 스토리 재연 무대 타이완 중국시보그룹 휘하 매체로 “대만 우선, 양안 제일”이라는 이념 하에 타이완 독자들에게 중국 대륙과 양안 관계 발전 상황을 보도하는 왕보(旺報, Wa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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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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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발표 예정 – 정상회담 후 트럼프 깜짝 발표, 북한이 오랫동안 원해온 것 – 훈련 비용문제와 협상 진행 중 선의의 문제가 중단의 요인 – 주요 군사훈련에만 적용, 일상적인 훈련은 계속될 것 6월 17일자 가디언은 US and South Korea to announce suspension of ‘large-scale’ military drill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발표 예정)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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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8/06/1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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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세계질서를 재편할 만한 두개의 국제회의가 진행되었다. 그 하나는 선진경제국의 클럽이라고 불리는 G7 정상회담이고, 다른 하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다. 캐나다 퀘벡에서 G7회담이 열리는 동안,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신규회원으로 가입한,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는 국가들의 대표가 참석한 SCO가 진행되었다. 세계경제 질서를 주도해온 G7회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난장판이 되었고 급기야 국제외교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욕설이 오고간 반면, SCO회의에서는 상호신뢰와 호혜를 기반으로 한 공존공영의 선언이 이루어졌다. 한반도  평화구축에 미친트럼프의 긍정적인 역할과 다른 결을 보이고 있는 국제질서의 흐름이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심각하다. 

 


지난주 지정학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두 회담이 열렸다. 그 분위기와 성과 면에서 기존과는 매우 다른 회담이었다. 각 회담은 나름대로 현재 진행 중인 세계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대변하면서 크게 달라질 미래를 암시했다.

그 두 회담 중 하나는 캐나다 퀘벡 시에서 개최된 (일부 참가국은 G6+1이라고 칭하기도 하는) G7 정상회담이었다. (GDP 기준) 6대 서방 선진 공업국과 일본의 정치 지도자가 참석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대통령은 우방국들을 향해 그의 뿌리 깊은 경멸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

트럼프는 느지막이 도착해 별다른 공헌 없이 일찍 일어나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났다. 싱가포르 행 비행기에서 그는 퀘벡에서 합의된 줄로만 알았던 공동선언문을 파기한 것도 모자라 이번 회담을 주최한 캐나다 트뤼도 총리를 향해 신랄한 인신공격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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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해당 회담에 도착하기 전, 2014년 이후 제외된 러시아를 다시 G7에 초청할 것을 제안하는 말 폭탄까지 던졌다.

이탈리아를 제외한 G7의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트럼프의 제안은 다른 G7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G7 재가입에 동의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었다. G7의 정치인들이 지정학적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러시아가 직접 나서 “우리는 다른 협의체에 집중하겠다”라고 간결하게 답했다. 이 ‘다른 협의체’란 러시아가 주요국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다자간 회담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 회담 중 하나가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와 러시아가 만난 브릭스(BRICS) 경제연합체이다. 2018년 IMF가 발표한 세계 10대 경제에 브릭스 회원인 중국, 인도, 브라질 3개국이 포함되었는데,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들이 G7 회원국이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번째 모임은 그 회원국 중 러시아의 정치적, 경제적 중요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이다. EAEU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BRI) 전략 사업과 주요한 협력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2020년 발효를 목표로 이란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기도 했다. 이란은 유라시아와 그 외 지역에서 이미 체결된 다국 간 협정뿐만 아니라 경제적, 금융적, 그리고 지정학적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협정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러시아가 주목하는 세 번째 모임은 매년 중국 칭다오에서 연례 회담을 개최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이다. 이번 SCO 회담이 공자가 태어난 산둥반도에서 개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히 이번 회담의 개막사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콕 집어 공동의 선(善)을 추구하는 대의에 관한 공자의 가르침을 인용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통합과 화합을 강조하는 유교의 철학은 2013년 아스타나(Astana)에서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의 비전을 천명한 연설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이 철학이 이제 상호신뢰, 호혜, 평등, 협상, 다양한 문명 존중 등을 강조하는 소위 상하이 정신 (Shanghai Spirit) 속으로 녹아들었다.

다시 말하지만, G7의 강압적인 분위기와 엄청난 대조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번 SCO 회담은 2017년 파키스탄과 인도가 정식 회원으로 인정받은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었다. 이 두 나라는 어려운 역사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많은 서방의 기대와 달리 SCO라는 틀 안에서 해결책을 찾겠다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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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불법 개입과 점령으로 발생한 끔찍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까지 합세한 이 평화적 프로세스 구축에 미국이 참여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지미 카터 (Jimmy Carter) 전 미국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이자 알 카에다(Al Qaeda)를 탄생시킨 사이클론 작전(Operation Cyclone)의 설계자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는 1997년,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ard)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전략적 원칙은 미국의 정치, 경제, 군사적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국가들의 모임이 부상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어쩌면 이란”의 연합을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로 꼽았다.

이후 미국의 외교정책은 확실히 그런 목표를 성취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정책들은 역효과를 냈다.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점점 더 여러 유럽 국가가 시행하고 있는 ‘동방정책’이다.

러시아와 이란 같은 미국의 적뿐만 아니라 이란핵협정(JCPOA)의 정신과 약속을 충실히 지키는 유럽의 “동맹국들”에까지 미국 제재의 영향이 미치면서 유럽인들은 과연 진정한 국익이 무엇인지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상호 보완적인 경제 및 자원 등 여러 요소와 서로 떨어져 있는 것보다 함께 할 때 더 안전하다는 깨달은 중국과 러시아는 점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은 칭다오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독특한 우정의 메달(Medal of Friendship)을 선사했으며, 러시아를 중국의 “최우방국”이라고 칭했을 뿐 아니라 공개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전략적 파트너”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브레진스키의 책이 출간된 지 20년이 흘러 푸틴이 뮌헨안보회의(Munich Security Conference)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져온 연설을 한 이후 11년이 지난 오늘날, 새로운 정치 질서가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BRICS와 SCO 그리고 EAEU는 모두 국제무역의 수단으로서 미국 달러가 가지는 입지를 좁히는 선봉에 서있고, 아프리카와 중동, 남아메리카의 여러 국가가 이런 흐름을 따르고 있다. 위안화 표시 금 파생상품이라든지 이와 유사하게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ondon Metal Exchange)에서 협상 중인 국가 통화를 통한 거래, 그리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외국환 SWIFT(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를 대체하기 위한 칩의 개발 등이 모두 이러한 근본적인 변화의 일부이다.

미국 패권의 근간이 빠르게 부식되고 있으며, 비극적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미국이 이런 흐름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를 막기 위해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아니다. 미국은 이를 막으려고 할 것이고, 그 때문에 제 기능을 못 하는 미국의 리더십과 논리적 전략계획의 부재로 인해 엄청난 혼란과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는 미국이 결과를 지시하고, “동맹국”의 맹목적인 복종을 기대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번 SCO 회담은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상호존중과 상호이익, 다른 국가의 주권 존중을 바탕으로 한 정책만이 퀘벡에 모여 다투기 바쁜 자들의 저물어가는 제국주의를 이길 수 있는 카드 패가 될 것이다.

 

글로벌리서치 (Global Research), 2018년 6월 17일 자 기사

제임스 오닐 (James ONeill): 호주의 온라인 잡지 “New Eastern Outlook”의 전속 법정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수, 2018/06/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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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후 한반도 상황은 급진전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비핵화는 되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반면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은 아직 많은 불안요인(unstable and unpredictable)을 안고 있다. 우선 북미관계 정상화에 승부수를 던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내 정치적 입지가 매우 불안하다. 상대적 진보라고 여긴 민주당과 CNN 등 주류사회는 오히려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견제에 나섰다. 또한 파리기후협약의 묵살, 이란핵합의의 일방적 파기, 유엔 인권이사국 탈퇴,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갈등에 더하여,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주도적으로 설정해온 자유무역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 외교적 고립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더구나 세계질서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중간의 대결과 긴장은 통상의 영역을 넘어서 군사 외교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반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두 대국간 향후 전개가 자못 심각한 양상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초미의 대상이다. 이에 세계적인 경제일간지 Financial Times의 전문취재단이 북한이 향후 어떤 체제로 변할지 예측한 특별기사를 소개한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개발에 대한 그의 대략적인 비전을 설명하면서 서구사회의 이상과도 같은 해안가를 조망하는 호화로운 아파트를 예로 들었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은은 미국 대통령과의 역사적 정상회담이 열린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그의 마음속에는 다른 모델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 모델은 바로 중국이었다. 34세의 독재자 김정은은 국제적 긴장 완화와 북한 경제개발이라는 새 시대를 위한 중국의 재정지원을 얻고자 이틀간 중국을 방문 후 지난 수요일 베이징을 떠났다.

북한의 진정한 야망을 두고 회의론이 여전하지만, 새로운 낙관론과 함께 풍부한 광물 매장량과 엄청나게 저렴한 노동력 등을 포함한 미지의 북한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투자자들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북한 경제에 대한 쟁탈전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북한이 자유로운 자본주의가 아니라 거대한 이웃국 중국의 경제모델인 국가 주도형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북한과 지리적으로 근접할 뿐 아니라 오랜 시간 우정과 정치적 친밀감을 쌓아온 중국은 그간의 투자에 대한 자신의 몫을 챙길 태세다. 과거 CIA 최고의 중국 분석 전문가 중 한 명이었던 데니스 와일더(Dennis Wilder)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은 북한이 중국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열심히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을 중국과 가까이 묶어둘 수 있고, 따라서 북한이 미국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거나 김정은 정권에 반하는 민주항쟁을 경험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한 중국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면 경제개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스탈린주의 경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북한은 2011년 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한 이후 조용하지만 큰 변화의 시간을 거쳤다. 김정은 정권은 2012년 농업개혁, 2014년 법률개정, 2015년 회사법 정비 등을 단행했는데 이들은 모두 시장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줄이고, 약간의 임금 상승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의 선봉에는 대부분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있었다. 이들은 북한 정권 내 거대 기관의 그림자 틈에서 사기업을 통해 근근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자유를 찾아냈다. 김 위원장은 선친이자 전임자인 김정일과는 달리 시장 경제의 번영을 허용했고, 경제개발을 추구할 것임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정치적인 자유를 동반한 것은 아니었다. “김정은은 중국을 인정하지는 않고 그저 베끼고 있습니다. 개방은 없는 개혁인 셈이지요.”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Andrei Lankov) 국민대 교수의 말이다.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란코프 교수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북한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원하는데, 현재 이들의 문제는 어떻게 투자를 유치하는지를 모른다는 겁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기꺼이 북한을 도우려 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Global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달 “개혁, 개방 그리고 경제개발”이라는 주제를 학습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은 북한 관료들을 맞이했다.

이들의 베이징 방문은 중국 국경 근처 북한 경제특구인 신의주 주재 중국대사의 방문을 계기로 이뤄진 것으로, 통제된 경제개발 모델을 촉진하기 위한 중국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번 주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 대표단에 북한 경제개혁을 이끄는 핵심인물인 박봉주가 포함되면서 중국 모델을 향한 김 위원장의 관심이 다시금 강조되었다. 서울 소재 세종연구소의 이성현 연구원은 “이번 중국 방문의 일차적 목표는 경제적 지원을 얻는 것”이었다면서 “북한에게는 중국의 경제모델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크고, 현실적인 선택이며 [중국의 시진핑(Xi Jinping) 주석]은 필시 북한의 정치 안정성을 해치지 않고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북한을 안심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이미 복제를 시도한 모델 중 하나가 바로 중국 남부의 선전(Shenzhen)과 주하이(Zhuhai) 등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된 경제특구(SEZs)이다. 북한은 현재 20개 이상의 경제특구를 대부분 국경 지역에서 운영 중이지만 이들 중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많지 않다.

북한의 경제특구는 국제 제재가 시행되기 이전부터 견고한 북한의 관료주의와 전기와 도로 등 인프라의 부족, 재산 몰수에 대해 두려움으로 인해 이미 매력을 잃은 상태였다. 란코프 교수는 “때로는 북한이 정치적 동요를 막으려고 일부러 이런 경제특구를 인적이 드문 곳에 만들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북한은 항상 투자유치를 원했지만, 항상 자신들의 조건에 맞는 투자유치를 원했고, 중국도 과거 이런 조건에 난감해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미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으니, 이런 조건을 수용할지도 모릅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한국전문가 이성윤 교수는 “김 위원장은 외화창출을 위해 고립된 땅에 통제된 경제특구만을 추구”했다면서 북한 내 경제개혁의 범위에 의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개혁과 개방은 은행과 민간 부문의 자유화를 가져오고 금융과 무역의 투명성을 높일 터인데, 장기집권에는 모두 저주나 다름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역시 북한의 경제 자유화와 제재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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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신문

문재인 정부는 이미 김 위원장에게 북한의 동서 해안을 따라 철로를 개발하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개발로 은둔 국가 북한이 더 넓은 지역과 통합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한국경제의 장기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재벌들은 북한 내 기회를 탐색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설립했다. 이달 초 167개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북제재가 해제 시 북한에 투자할 준비가 되었다고 답한 비율이 75%에 육박한다. 최근 몇 주간 철강, 시멘트 등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현대시멘트의 주가는 한반도의 긴장완화 조짐과 함께 3월부터 6월 사이 500퍼센트 이상 상승했다.

NH투자증권 정연욱 PB는 “열기가 대단하지만, 조금 과한 것 같기도 하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의 많은 이들이 남북의 오랜 대립 관계 때문에 이러한 투자전망이 꺾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 PB는 “이미 지난 10년간 중국과 한국은 서로 북한에 접근하려고 경쟁해왔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중국과 거래하는 것을 더욱 편하게 생각하고, 덕분에 중국은 이 상황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 특파원 브라이언 해리스(Bryan Harris),

베이징 특파원 루시 혼비(Lucy Hornby),  드미트리 세바스토풀로(Demetri Sevastopulo)

화, 2018/06/26-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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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미국과 서방의 주요 여론들은 헬싱키에서 있었던 미러 정상회담(통역만을 동반한 순수한 개인적 만남)에 대하여 비난과 경멸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주요인사들조차 트럼프에게 배신과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내 진보포탈인 Moon of Alabama는 매우 독특한 시각으로 이를 재구성하고 있다. 키신저의 조언을 받은 트럼프가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을 상인적 감각으로 느끼면서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중러 간의 파워게임을 grand-theory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트럼프의 이러한 접근이 우리가 기대하는 북미간 평화협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7월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 이후 미국 내의 반응이 꽤나 재미있다. 언론은 이성을 잃어갔다. 마치 진주만 공습과 통킹만 사건 그리고 9.11테러가 모두 같은 날 일어난 것 같았다.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누구와의 전쟁인가?

이러한 패닉의 이면에는 대(大)전략을 보는 상반된 시각이 숨어있다.

45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영상) 전문을 읽다가 좀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트럼프는 예전에 했던 말만 했다. 두 대통령이 진짜 무엇에 대해 이야기했고, 무엇에 동의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나중에 푸틴은 이번 회담이 예상보다 가치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비공개로 나눈 이야기이니 누설될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부터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그리고 기타 여러 분쟁지역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두고 보면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진보주의’ 진영은 이번 회담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최근 뮬러 특검의 기소 결정은 회담을 방해하기 딱 좋은 시기에 이뤄졌다. 헬싱키에서 두 정상이 만나기 전 뉴욕타임즈는 트럼프와 푸틴을 애인 사이로 묘사한 짧은 코메디 영화 한 편을 리트윗했다. 동성애혐오적 요소가 있는 이 영상을 3주나 지나 한번 더 공개한 것이다. 이런 쓰레기를 게재하다니 그레이 레이디[1]의 수치가 아닐 수 없지만,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는 성공했다. 회담 후에는 흔히 볼 수 있는 반(反) 트럼프 인사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존 브레넌(John O. Brennan)은 다음과 같은 트윗을 남겼다. (@JohnBrennan – 15:52 UTC – 16 Jul 2018)

도널드 트럼프가 헬싱키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연기는 이제 “중대범죄와 경범죄[2]”의 기준을 넘어섰다. 반역죄와 다를 바 없었다. 그는 멍청한 소리만 한 게 아니라 완전히 푸틴 손바닥 위에 있다. 공화당 애국자들이여, 어디에 있는가???

존 매캐인(John McCain) 상원의원은 신랄한 성명을 발표했다.

… “지금까지 미국의 그 어떤 대통령도 독재자 앞에서 이토록 비굴하게 군 적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에 대한 진실을 말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을 대변해 미국을 미국 답게, 국내외의 자유에 전념하는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화국 답게 만드는 가치를 지켜내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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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일보

이 어리석은 자들은 트럼프의 대전략에 숨은 현실주의를 이해하지 못한다. 트럼프는 핼퍼드 매킨더(Halford John Mackinder)의 심장부 이론을 알고 있고, 러시아가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의 핵심임을 알고 있다. 유라시아가 정치적으로 결속하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미국은 과거 영국이 그랬듯 해군력으로 결코 이들을 이길 수 없다. 트럼프의 반대자들은 카터(Carter)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가 거대한 체스판(The Grant Chessboard)에서 언급한 중-러 동맹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체 왜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가 트럼프에게 크림반도를 포기하도록 조언했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지난 2015년 트럼프 본인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큰 그림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생각을 주장 있다.

“…  푸틴은 오바마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습니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러시아가 중국으로 손을 뻗는 순간, 미국에게는 최악의 상황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왔습니다.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석유 거래로 둘이 손을 잡았습니다. 우리가 둘이 손을 잡게 했다는 겁니다. 미국에게는 끔찍한 일입니다. 무능한 리더십 때문에 이들이 친구가 되었어요. 저는 푸틴하고 아주 사이 좋게 지낼 생각입니다. 아시겠죠? 우리에게 그럴 힘이 있다면 말이죠. 그리고 제재는 필요 없다고 봅니다. 러시아하고 아주 지낼 겁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은 많은 국가들과 잘 지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미국은 오늘보다 부유해질 겁니다.

세계에는 크게 세 곳의 지리적 권력 중심지가 있다. 흔히 ‘서구’라 불리는 영미/대서양권,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인 러시아로 볼 수 있는 매킨더의 심장부, 그리고 역사적으로 아시아를 다스려온 중국이 그들이다.

키신저와 닉슨(Nixon)의 가장 큰 정치적 성공은 중국과 소련을 떼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미국의 동맹이 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과 소련의 동맹은 끝낼 수 있었고, 미국은 동급최강,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당시 키신저도 이미 러시아와 다시 손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예견했다.

1972년 2월 14일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은 예정된 닉슨의 방중과 관련한 협의를 하기 위해 만났다. 닉슨의 역사적 중국 방문을 위해 이미 비밀리에 중국에 다녀온 키신저는 러시아인들과 비교해 중국인은 “그저 위험하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는 더욱 위험하다.”고 표현했다.

키신저는 나아가 “20 , 후임 대통령이 닉슨만큼 현명하다면 결국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 쪽으로 기울 ”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목에서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에 미국은 “이 세력 균형 게임에 매우 침착하게 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중국이 러시아를 바로잡고 규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 방향이 뒤바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입장이 바뀌기까지 키신저가 예측한 20년이 아니라 45년이 걸렸다.

냉전 이후 미국은 20세기의 이념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믿었다. ‘일방주의’를 마음껏 행사하며 러시아를 적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했다. 약속과 달리 나토(NATO)를 러시아 국경까지 확장했다. 이 세상 최고의 독보적인 권력이 되고자 했다. 동시에 중국을 세계무역기구로 인도해 폭발적 경제 성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균형을 잃은 정책은 결국 큰 피해로 돌아왔다. 미국은 산업 능력을 중국에 빼앗기는 와중에 러시아를 중국의 품으로 몰아넣었다. 세계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매우 비싼 것이었다. 이는 2006년 미국 경제의 추락으로 이어졌고, 미국인들은 패권의 이점을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균형을 찾는 동시에 중국의 점증하는 힘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이 상황을 역전시키고자 했다.

트럼프의 생각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브레진스키는 지미 카터(Jimmy Carter)의 안보보좌관으로서 계속해서 중국에 닉슨/키신저 정책을 썼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대만을 무시하는 ‘하나의 중국’ 정책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그는 여전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항하여 중국과 연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의 적대감을 불러일으켜 우리에게 좋을 것이 없다. 중국과 가까이 지내면서 러시아도 혼자 남지 않으려면 이를 따르도록 하는게 미국에게는 훨씬 이롭다. 이런 구도일 때 미국은 전세계에 총체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준다.”

그런데 중국이 무슨 이유로 이런 계획에 참여한단 말인가? 어떻게 러시아를 ‘강제’할 수 있나? 그 길을 가기 위해 미국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가? (러시아를 바라보는 브레진스키의 시각은 항시 음울했다. 그의 가족은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서부지역인 갈리시아(Galicia)에 살던 하부 귀족 출신이다. 소련이 유럽대륙 중앙까지 세력을 확장하자, 그의 가족은 폴란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러시아는 언제나 적일 것이다.)

키신저의 견해가 좀더 현실적이다. 그는 미국이 혼자서 세상을 지배할 수 없고, 반드시 좀 더 균형잡힌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극화된 세계 질서가 부각되는 지금 러시아를 미국에 위협을 가하는 요소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 균형을 위한 필수 요소로 보아야 한다.

키신저는 다시 한번 러시아와 중국의 분열을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이번에 부상해야 할 쪽은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다. 미국은 러시아와 친구가 되어야한다.

트럼프는 키신저의 견해를 따른다. 러시아와 중국을 떨어뜨려 놓기 위해 러시아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한다. 그의 (옳은) 판단에 따르면 미국에게 장기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위험한 쪽은 중국이다. 때문에 트럼프는 당선 직후부터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했고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Peter Lee 목소리로 들어보자).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중국의 손아귀에서 낚아채려는 것이고, 푸틴과는 사이 좋게 지내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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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와 도널드 트럼프(사진: 한국일보)

그렇다고 러시아가 중국과의 유익한 동맹을 깨도록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국의 행동, 특히 중앙 아시아에서의 행보가 러시아에게 장기적인 위험요소인 것이 사실이다. 중국의 인구와 경제력은 러시아의 그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러나 미국은 그동안 한번도 러시아와 관계에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신뢰를 얻기까지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반면 중국은 약속을 지킨다. 그들은 ‘심장부’ 정복에는 관심이 없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더 중요한 일이 있다. 군사력이 우월한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가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는 러시아를 중립으로 만드는 동시에, 중국에 관세 및 제재를 부과하고 대만과 일본 등 반중 의도를 가진 다른 국가들을 가까이 하면서 중국의 경제력 상승에 맞서는 것일 듯싶다.

미국은 미국의 ‘일방주의 시대’를 망쳐버렸다. 러시아와 우방이 되는 대신 그들이 중국의 손을 잡게 만들었다. 패권 세계화와 일방적인 전쟁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증명되었다. 미국인들은 그로부터 아무런 이득도 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래서 미국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트럼프는 이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는 결국 앵글로 아메리카, 러시아, 중국이라는 세 개의 권력중심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노쇠하고 분열된 유럽은 저물어갈 것이다.) 이 권력중심지들이 서로를 향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주변부에서 다툼이 있을 것이며, 그 중심에 한국, 이란, 우크라이나가 있을 것이다. 중앙아시아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에서의 이해관계도 한 몫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 큰 그림을 이해하고 있다.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기 위해 중국에는 맞서면서, 더 이상의 중-러 연합은 막아야한다. 이 그림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건 신보수주의자들과 신자유주의자들이다. 그들은 냉전시대 브레진스키가 러시아를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다시 권력을 잡게 해준 경제적 세계화만이 우리가 따라야 할 참된 길이라 여전히 믿고 있다. 미국 유권자 90%가 겪은 피해를 인지하지 못한다.

현재로서는 트럼프의 생각이 설득력이 있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 대한 터무니없는 반응들을 보면 트럼프에 반대하는 힘이 여전히 강하다. 그들은 사사건건 트럼프를 방해할 것이다. 이 시점의 큰 위험은 이런 자들의 세계관이 다시 권력을 장악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1] 뉴욕타임즈의 별명

[2] 미연방 헌법 제2조 4절에 대통령이나 부통령을 탄핵하는 이유로서 반역죄, 수뢰죄와 나란히 열거되는 죄

토, 2018/07/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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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주: 이번에는 오랜만에 중국 다른 매체의 소식을 전한다. CCTV 인터넷사이트(cctv.com, 央视网)의 ‘국제평론’ 7월 26일자에서 나간 위 제목의 글은 많은 해외 매체의 인용을 받았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현지 시각 7월 25일 오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융커는 백악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화를 통해 쌍방의 무역장벽을 낮추고 무역마찰을 완화하는 데 동의하였으며, 상대 상품에 대한 새로운 추징관세를 잠시 중지하기로 하였다고 선언하였다. 일순간 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제무역 문제에 있어 화해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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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의 일시 휴전은 지연책에 불과

미국과 유럽이 만약 무역전을 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환영할만하다. 왜냐하면 역사적 경험이 반복하여 증명하듯, 무역전은 낡고, 효력이 없고, 승리자가 없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번에 정말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사람들은 일찍이 두 달여 전에 똑 같은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을 하지 않고 서로 추징관세를 멈추기로 합의했으나, 10일 후 백악관이 약속을 뒤집고 500억 달러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포함으로써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을 기억한다.

트럼프 정부가 잘 변하는 전과 때문에, 사람들은 그와 유럽연합이 도달한 합의에 대해 아마도 더욱 신중하면서, 그것이 한 차례 잠시의 ‘휴전’이지 정식 ‘종전’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 협의한 내용을 보자면, 먼저 미국과 유럽연합은 제로 관세를 위해 노력하며,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비자동차 제품에 대한 보조 정책을 중지하고, 앞으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 강철·알루미늄 관세와 각종 보복성 관세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부문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방향성과 태도성 표현이며, 협의를 실현하기 위한 시간표와 세부 사항 및 해결 기제 등이 없다.

협의에서 미국 측은 유럽연합의 강철·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추징관세 중지에 대한 명확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 특히 자동차관세 방면에 있어, 이는 유럽연합의 최대 관심사인데, 트럼프는 일찍이 “벤츠가 뉴욕 5번가에 출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협의에는 어떻게 자동차관세 문제를 해결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가 여전히 유럽연합의 ‘일곱 치’를 비틀어 쥐면서 언제든 써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협의가 얼마나 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협의 쌍방은 또한 얼마나 상호 신뢰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둘째, 트럼프 정부가 유럽에 대해 ‘제로 관세’를 제안한 것은 결코 독자적인 창안이 아니며, “새 병에 옛 술을 담는” 격이다. 일찍이 오바마 정부 시기 미국과 유럽연합이 ‘대서양 교역 및 투자 동반자 협정’(TTIP)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때, 쌍방은 97% 이상의 수입상품에 대해 관세를 취소하기로 제안하였었다. 하지만 정부구매, 농산품 시장진입, 금융감독 등 분야에서 적지 않은 의견 차이가 존재하여, 쌍방은 몇 년간 담판을 하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였다.

이제 미국의 중간선거가 불과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선거표가 유일한 관심인 트럼프 정부가 얼마만큼 시간과 인내심이 있어 유럽연합과의 협상을 통해 비자동차 공업품의 제로 보조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까?

셋째, 유럽연합은 28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연맹인데, 각 국의 발전 정도가 다르며 미국 무역마찰 문제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대항하겠다는 태도도 있고, 타협하고 싸움을 피하려는 목소리도 있다. 비록 융커가 유럽연합의 ‘수석 집행관’이고 유럽 정치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지위에 있긴 하지만, 그러나 그가 트럼프와 이룩한 최종 합의는 필히 유럽연합 각국 지도자의 승인을 얻은 후라야 효력이 있다. 만약 유럽연합의 어떤 한 명의 지도자가 반대 의견을 표시하거나, 혹은 트럼프에 대한 말이 공손치만 않아도 전체 협상과정은 아마 뒤집어 질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추징관세의 잠시 중지 합의는 일종의 태도일 뿐이다. 미국이 유럽연합을 겨눈 무역 총구는 놓아지지 않았으며, 그것은 잠시의 지연책일 뿐이고 그 의도는 더욱 높은 요구를 하려는 것이다. 또 트럼프가 언제든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연합이 주목해야 할 것은, 트럼프가 제출한 ‘제로 관세’ 제안이 사실상 유럽연합에 함정을 파논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유럽연합이 제로 관세를 거절하면 보호무역주의자가 되고, 관세 몽둥이를 휘두르는 트럼프는 오히려 자유무역주의자가 된다. 만약 유럽연합이 제로 관세에 동의하고 실현할 수가 없다고 하면, 트럼프는 약속위반을 이유로 유럽연합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럽연합은 도대체 얼마나 양보를 해서 트럼프가 벌린 사자 입을 만족시켜줄 수 있다는 말일까? 기세등등하게 문을 부수고 진입해 돈을 요구하는 강도를 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방에게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 패권주의에 응하는 유일한 방법은 용감하게 맞서 견결하게 반격하는 것이다. 양보만 하는 것은 존중과 이해를 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진일보하게 트럼프의 ‘미국 우선’ 정책을 자극하고, ‘타협자’ 자신은 이로부터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 2018년 7월 30일 <레디앙미디어> 에 게재된 글입니다. 
화, 2018/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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