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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영주댐, 낙동강 복원 위한 모래는 막고 녹조는 내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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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영주댐, 낙동강 복원 위한 모래는 막고 녹조는 내려보낸다

익명 (미확인) | 수, 2017/08/30- 17:53
영주댐은 내성천 모래를 낙동강으로 전달하지 못하게 하는 심각한 장애물입니다. 영주댐 상류 13~14km 일대에는 상류에서 내려오는 모래를 막는 유사조절지라는 이름의 길이가 300m 가까이 되고, 높이 10m인 보조댐이 있습니다. 참고로 영주댐은 길이 400m, 높이 55.5m입니다. 이 두 댐이 상류의 모래가 댐 하류로 내려가는 것을 막고 강물의 자연스런 흐름을 왜곡합니다.

그럼 도대체 영주댐을 왜 짓느냐? 사실 이 댐을 지은 수공조차도 잘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2011년 MBC스페셜 “나의 살던 고향은”이라는 다큐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한 수공직원은 이 댐을 왜 짓는 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공익사업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그 사업이 수용되는 것은 그 사업으로 인한 편익이 일반적으로 희생되는 가치보다 큰 경우에 사업이 진행된다고 보시면 될 겁니다”라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한편 국토부는 2011년 9월 영주댐 정초식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국내 최초로 하천의 환경개선을 주목적으로 하는 댐”이라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댐이 모래와 함께 흐르며 스스로를 정화하는 자연의 강물보다 좋은 수질의 물을 하류에 제공할 수 있을까요? 모래를 강에서 다 파내고 강물을 칸칸이 막은 낙동강에서 창궐하는 녹조를 우리가 보아오지 않았나요? 

아니나 다를까 작년 여름 영주댐이 시험담수 하면서 물을 가두자마자 녹조가 창궐했고 올해 1월 이 가둔 물을 내려 보낼 때는 강 전체가 바닥이 잘 안보일 정도로 탁한 물로 뒤덮였는데, 이 강물은 모두 고스란히 낙동강으로 흘러들어갔습니다.올 여름에도 이런 녹조창궐은 되풀이됩니다. 하류에 맑은 물을 내려 보낸다는 1조1천억원짜리 댐의 허구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입니다. 그 천문학적인 돈으로 전통문화를 잘 간직한 지역공동체가 해체되었고, 그동안 잘 보전되어온 빼어난 모래강의 경관과 고유생태계가 사라질 위협에 처해졌으며 아이들은 이 땅의 아름다운 자연을 누릴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할 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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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저수지인 금강마을 일대의 예전 모습으로, 내성천이 불로산을 끼고 굽이굽이 금강마을 앞을 흐르던 이곳은 맑고 아름다워서 예부터 ‘금탄’ 즉 비단여울이라 불렸다. 2011년 7월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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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름 녹조창궐 후, 2017년 1월 영주댐 시험방류 때 탁한 물로 가득한 예전 금강마을 일대 댐 저수지 모습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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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장마기간 중의 예전 금강마을, 댐 일대 녹조(위)와 댐 수킬로미터 상류까지 녹조가 창궐하는 모습(아래). 아름답던 영주시 이산면, 평은면 일대 산하 20km는 4대강사업이 낙동강에 환경개선용수를 보낸다면서 만든 영주댐 때문에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런 댐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한 것인가? 대체 왜 지었는가? 박용훈

마지막으로 낙동강 및 내성천 복원과 관련하여 홍수의 순기능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겠습니다. 낙동강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텅 비어버린 강에 다시 모래를 공급해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하면서 낙동강으로 많은 모래를 공급해온 내성천의 모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영주댐이 낙동강으로 내려가는 모래공급을 크게 제한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영주댐은 내성천도 황폐화시킬 것입니다.

댐으로 인해 모래가 차단될 때 발생하는 생태적 경관적 문제들은 뜻밖에도 영주댐 착공 후 수몰예정지에서 영주시에 의해 4년간 극심하게 행해진 골재채취로 인해 댐 가동 전에 확인되었습니다. 이 4년간의 골재채취량은 착공 전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000% 수준이었고, 영주댐 하류에 서천과 한천이라는 주요 지천이 들어오지만, 무섬마을 등 댐 하류 전 구간이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한편 2016년 7월, 영주댐이 시험담수를 하기 직전에 큰 홍수가 발생했는데, 이후 댐 하류 곳곳의 모래톱이 일정부분 회복되는 것이 보였습니다. 댐 상류에서 공급되는 모래의 중요성과 강 복원과 관련된 내성천 홍수의 순기능이 확인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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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골재채취로 돌이 크게 드러나고 모래톱이 빈약해진 댐상류에 큰 홍수와 함께 유사조절지를 넘어 유입된 모래가 새로 쌓였다. 강이 스스로를 복원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영주댐 상류, 2016년 7월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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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시험담수 직전 홍수와 함께 댐을 통과한 모래가 제방공사용 큰 석재를 덮은 채 두텁게 쌓였다. 서천이 합수되기 전 지점으로 댐 상류 모래의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2016년 7월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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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하류, 낙동강을 4km 앞둔 예천 회룡교 일대에도 홍수에 들어온 모래가 두텁게 쌓였다. 낙동강 복원에 내성천 모래의 중요성과 영주댐 문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016년 9월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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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무섬마을 수도교 일대 원경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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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무섬마을 수도교 일대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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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무섬마을 수도교 교각은 약 80cm 내외 하상저하가 육안으로 확인. 댐 상류에서 4년간 행해진 골재채취 중 2012년 한해에만 댐 상류에서 유입되는 모래의 8년분에 해당하는 모래를 파냈다. 서천이 합류한 이후 지점으로 댐 상류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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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서천합수부 하류에 위치한 예천의 한 모래톱 모습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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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같은 자리의 모습으로 모래톱의 가장자리쪽 모래가 빠져나가고 물과 모래톱 경계로 풀 등 식생이 자리 잡음. (하상저하와 식생 등으로 안쪽 모래톱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상태)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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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같은 자리의 모습. 7월초의 홍수로 인해 모래가 다시 들어왔지만 2011년의 풍부한 모습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함. 한편 홍수 후 서천의 곱고 판판한 모래톱 패턴과는 다른, 준설영향으로 댐 상하류 일대에서 보이는 굵은 모래와 역동적인 울퉁불퉁한 모래톱이 넓게 관찰되며, 한번 자리 잡은 식생이 홍수에 제거되지 않음. 박용훈


그런데 홍수와 홍수피해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홍수는 태풍처럼 지구라는 생태계가 스스로를 표현하는 한 방식입니다. 홍수는 어떤 환경 속에서 큰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지구의 생명들이 이 기회를 이용하면 순기능이 됩니다. 인류와의 관계만 보더라도 인류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강이라고 말합니다만, 1986년 발간된 ‘라이프 지구대발견’의 ‘홍수’편은 세계인구의 1/3에 해당하는 15억의 사람들이 강물이 밀어 보낸 충적토로부터 양식을 얻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영주댐이 홍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이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영주댐은 사실상 홍수예방과 별 상관이 없습니다. 영주댐사업 타당성보고서가 보여주는 이 댐의 홍수조절편익은 0.2%가 되지 않습니다. 홍수는 늘 있어왔지만 사실상 댐 하류에 댐을 필요로 할 만한 홍수피해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도 홍수기에 이 댐의 역할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한 하천공학자인 박창근교수님은 2011년 대한하천학회 세미나에서 영주댐 관련 발제내용을 통해 재해위험지구 및 수해상습지구는 영주댐 하류가 아니고 댐 상류임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영주댐은 내세운 홍수조절 편익이 0.2%가 되지 않지만 홍수기 때는 댐 사업목적에 포함된 홍수조절기능을 하기 위해서 수문을 닫을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영주댐은 홍수라고 하는 내성천 복원의 가장 중요한 장치를 소용없게 만들기 때문에 댐과 모래강 내성천은 태생적으로 함께 할 수 없다고 보입니다. 이는 당연히 낙동강 복원에도 생각할 부분입니다.

한편 내성천은 백두대간에서 보내는 물을 받아 늘 안정적으로 흐르는데, 강바닥 모래가 이 물을 깊게 저장하면서 극심한 가뭄에도 강이 마르지 않습니다. 초대형 댐인 소양강댐이 2015년 3월, 가뭄으로 준공 41년만에 처음으로 기우제를 지냈지만, 내성천 미호교의 수위 관측은 같은 해 1월부터 7월까지 대부분 0.63m로 수위가 일정합니다. 극심한 가뭄 때 내성천에서는 강 주변의 농민들이 범람원 아무데나 웅덩이를 파고 경운기에 호스를 연결하여 논밭에 물을 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이 강 주변 농지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게다가 내성천 유역의 여러 지천 최상류 쪽에는 저수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댐이 없어도 유역이 가뭄을 이겨내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박창근교수님도 위 발제에서 영주댐 사업유역 지역에 “가뭄피해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말합니다. 시험방류에서 보았듯이 원래 강물보다 좋은 물을 보내는 것도 아니고, 홍수, 가뭄조절도 아니라면 영주댐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를 따져 물어야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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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위)과 2016년 9월, 같은 자리에서 비교한 명승제19호 선몽대일원 변화 비교사진으로, 풀과 버드나무 등 식생정착이 확산되면서 명승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 이런 식생확산은 경관훼손 뿐 아니라, 흰목물떼새 등 물새의 번식지를 제한하며, 흰수마자가 서식하는 수서생태 환경에도 영향을 준다. 자유롭게 생성하고 소멸하는 강안의 모래톱이 과도한 식생으로 인해 육화되고 섬처럼 고정되면, 강물이 흐르는 폭과 유속, 수심, 모래입도 또한 변한다. 사람들도 강에 들어가 즐기기 어려워진다. 박용훈

영주댐 착공 후 7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내성천은 빠른 속도로 그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명사십리라던 명승 제19호 선몽대일원의 심각한 경관훼손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정부가 강을 강답게 하기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일과 병행하여 이 강을 아끼는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이 함께 하는 것이 지금 절실합니다.



<끝>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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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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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모래를 다시 흐르게 할 댐 철거가 해결책

4년 만에 다시 가본 영주댐과 내성천

윤연정 이수석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굽이굽이 흘러가며 온갖 생명을 키우는 게 하천의 역할이고 본모습일 터이다. 그러나 댐과 보를 건설해 물길을 막고 '직강(直江)공사'라는 이름 아래 여울과 둔치를 없애는가 하면, 물과 친해질 것 같지 않은 '친수시설'을 마구 건설해 하천을 괴롭힌다. 녹조 현상은 하천을 못살게 구는 무지막지한 개발주의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장인 듯하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의 대안매체 <단비뉴스>가 2012년부터 단군 이래 최대 시련에 처한 물길의 현장들을 찾아 나선 이래 영주댐은 건설중인 2013년에 '흐르지 못하는 모래, 떠나지 못하는 사람' 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취재팀의 우려가 기우이기를 소망했으나 완공된 지 1년만에 다시 찾아간 영주댐은 우려를 넘어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쓴이>
    [caption id="attachment_181725"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 ▲ 영주댐 건설로 내성천의 수량이 줄어들면서 육지화 현상이 진행돼 멀리 보이는 모래톱 곳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오른쪽 먼 곳에 왼쪽 무섬마을로 연결되는 수도교가 보인다. ⓒ 윤연정[/caption]

"모래 흐르던 강에 풀이 자라네"

내성천은 원래 모래가 흐르는 강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이제 내성천에는 고운 모래가 흐르는 대신 강바닥에 잔돌들이 쌓이는가 하면 물이 잘 흐르지 않는 곳은 풀밭으로 변해 있었다. 모래하천과 외나무다리로 유명했던 무섬마을 앞 모래밭에는 여름 관광철을 맞아 풀을 제거하기 위해 트랙터를 몰고 다닌 흔적이 역력했다. 수몰지역 주민들은 이리저리 흩어졌고 강에 살고 있던 물고기의 생태계도 많이 변했다. 새끼손가락 만한 잉어과 흰수마자는 주로 내성천에서 발견되던 멸종위기 1급종인데 이곳에서도 더 이상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내성천보존회 황선종(49) 사무국장은 "(내성천이) 이미 앞으로 더 변할 수 없을 정도로 5년 새 나빠졌다"며 "영주댐 없애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재자연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자연화가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크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6" align="aligncenter" width="640"]▲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 ▲ 무섬마을 앞 내성천 모래밭에 풀이 자라자 관광철을 앞두고 트랙터로 제거작업을 해 바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 윤연정[/caption]

장맛비에도 녹조는 그대로

내성천에는 댐이 2개 있다. 본댐인 영주댐(55m)에서 상류로 13Km 떨어진 곳에 있는 부속댐은 본댐으로 흘러드는 모래를 차단하기 위해 세워졌다. 다목적댐인 영주댐은 원래 90%가 수질 개선, 10%가 지역 용수 공급과 홍수예방을 위해 건설됐다는데 수질개선 측면에서는 전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최근 장마철을 맞아 영주댐 상류에도 꽤 비가 내렸지만 상류의 물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영주댐에 갇힌 물에 번성하고 있는 녹조가 장마철을 맞아서도 거의 제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댐 안에서는 수중폭기장치로 수질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밀도가 높은 물이 가라앉아 흐르지 않는 '성층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기방울발생기를 가동하는데 엄청나게 넓은 댐 유역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caption id="attachment_181727" align="aligncenter" width="640"]▲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 ▲ 장마로 물이 조금 불어났지만 영주댐 아래 내성천은 여전히 유속이 느리다 보니 녹조와 거품 등으로 오염돼 있다. ⓒ 윤연정[/caption]

매몰비용 아까워 혈세 더 퍼붓는 영주시

영주댐 건설로 낙동강 수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은 발상부터 잘못됐음을 이번 장마는 입증해주고 있다. 갇혀있는 댐 안의 물에 녹조가 창궐한 형편인데 그 물을 흘려 보낸들 하류의 수질이 개선될 리 없기 때문이다. 댐 하류에서 몇몇 낚시꾼이 고기를 잡고 있었으나 그다지 깊지 않은 곳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천은 오염돼 있었다. 댐 바로 아래 천연암벽에는 인공폭포 공사가 한창이었다. 황선종 국장은 "산을 깎아 인공폭포 만드는 것도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녹조 물을 펌프로 퍼올려서 인공적으로 순환시키려는 발상이 놀랍다"고 말했다. 국민 혈세 1조1천억원으로 만든 영주댐의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영주시가 또 예산을 들여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영주시는 애초 낙동강 수질개선과 함께 영주댐 주변에 문화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주댐 주변에는 댐 완공 1년이 지나도록 개장하지 않은 오토캠핑장과 물문화관이 폐허처럼 방치돼 있다. 오토캠핑장의 경우 영주시청 하천과에서는 "영주시와 수자원공사의 입찰 문제로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운영유지비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없어 개장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다.

(동영상) 녹색을 띤 영주댐 수면 위에 동그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공기방울 발생기다.

물을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한다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육안으로도 드러난다. ⓒ 윤연정

[caption id="attachment_181728" align="aligncenter" width="640"]▲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 ▲ 완공 후 1년이 지나도록 개장되지 않은 오토캠핑장의 입구. 뒤쪽으로 인공폭포를 만들기 위해 천연암벽을 부수고 있는 공사현장이 보인다. ⓒ 윤연정[/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1729" align="aligncenter" width="640"]▲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 ▲ 빈 카라반이 1년째 도열해있는 오토캠핑장 잔디밭에 잡초가 자욱하게 자라고 있다. ⓒ 이수석[/caption]

재자연화를 위한 제도가 중요한 이유

미국과 북유럽에서는 이미 쌓은 댐과 보를 철거하는 데가 많다. 한때 200만개 이상 댐과 보를 건설했던 미국에서도 그 필요성과 경제성에 의문을 가지면서 지금은 지속적으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에 복원된 워싱턴주 엘와(Elwha)강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사례다. 사진6 Elwha-Dam-photo-by-Andy-Maser-Copy(americanrivers) [caption id="attachment_181739" align="aligncenter" width="640"]▲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 ▲ 엘와강의 댐 철거 전과 복원 후 모습. ⓒ AmericanRivers[/caption] 엘와강의 엘와댐과 글라인스캐니언댐은 2014년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댐 철거 공사였던 엘와강 복원 프로젝트는 댐 철거 뒤 강의 역동성에 의해 빠른 속도로 강이 재자연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댐이 철거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높은 환경의식 덕분이기도 하지만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잘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댐 가동 면허를 갱신하기 위해서는 환경청, 국립해양대기청, 어류야생동물청 등 관련 기관들이 제시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멸종위기동식물보호법'과 '연방에너지법'을 통해 댐의 활용성을 검증하고 철거 여부를 판단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1733" align="aligncenter" width="640"]▲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 ▲ 영주댐 공사를 하면서 깎아낸 산이 처참한 몰골을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 윤연정[/caption]   충남도립대 총장인 허재영 전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엘와강 댐 철거는 우리나라 댐 유지 평가와 관련해서 중요한 참고자료"라며, "영주댐뿐 아니라 한국에 있는 댐들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합당한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가 만들어지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생태변화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엘와강 댐철거 운동이 복원성과로 이어지기까지 100여 년이 걸렸다. 대규모 댐을 철거하는 첫 사례였기 때문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성천은 좋은 선례가 있기에 그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빨리 재자연화를 성취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의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금, 2017/07/2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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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내성천이 맺어준 ‘국경을 넘은 사랑’

- 카리나 슈마허 독일 생태학자•활동가 인터뷰

윤연정, 이수석 물순환팀 자원활동가

비행기로도 11시간이 넘는 타지에서 날아온 독일 생태학자가 아무런 연고 없는 경북 영주 내성천과 사랑에 빠졌다. 카리나 슈마허(Karina Schumacher·33) 내성천살리기 활동가 이야기다. 그는 2012년초 한국에 정착해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 독일복음선교연대(EMS) 생태선교동역자로 5년간 교육자료 제작, 생태교육 등의 일을 해왔다. 학문 연구를 넘어 현장활동에 집중하고 싶었던 그는 2017년 초 영주로 내려가 '내성천 살리기 운동'에 뛰어들었다. 지난 7월 26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회화나무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래 10월 9일 전화 취재에도 유창한 한국말로 친절하게 응한 그가 내성천뿐 아니라 거기 사는 한 사람과도 사랑에 빠진 운명적 얘기를 모두 털어놓았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0" align="aligncenter" width="550"]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건물 1층 회화나무 카페에서 와 인터뷰하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 건물 1층 회화나무 카페에서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caption]

‘생명’을 느끼게 해준 치유의 공간

“(2014년 처음 방문한) 내성천은 제가 숨을 쉴 수 있게 해준 곳이었어요. 당시 세월호 사건은 제가 평생 살면서 느낀 가장 큰 충격이어서 마음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광화문에서는 유가족들 옆을 지키면서 맨날 울고 기도했는데, (내성천은) 왠지 너무 크게 대조됐어요. 세월호 사건은 죽음에 대한 것이었잖아요. 생명의 강으로 갔을 때 (봤던 풍경은) 너무나 감동적이었죠. 정말 평화로운 곳이었어요.” 슈마허씨는 2014년 6월 초와 여름이 끝날 무렵 내성천을 처음 방문했다. 생태기행과 수련회 차원에서 들렀던 내성천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았다. 우연한 내성천 방문이 슈마허씨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 줄은 그도 몰랐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내성천에 애정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한다. 2015년 3월 5일 무섬마을 정월대보름 행사를 방문하고부터 그는 매월 주기적으로 내성천 곳곳을 방문해 ‘내성천살리기 활동가’로 주민들과 소통했다. 영주시내 영주중앙교회와도 관계를 맺으며 인적 지원, 홍보 지원 등을 약속받았다. 그는 내성천을 살리는 일을 ‘보수 없는 직업’으로 택했다고 자랑스레 얘기한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1" align="aligncenter" width="550"]영주댐 건설 이후 무섬마을 앞 등 내성천 하류에는 육화 현상이 심해져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풀이 다시 돋아나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한다. ⓒ 윤연정 영주댐 건설 이후 무섬마을 앞 등 내성천 하류에는 육화 현상이 심해져 트랙터로 갈아엎어도 풀이 다시 돋아나 모래밭이 풀밭으로 변한다. ⓒ 윤연정[/caption]

제2의 고향, 내성천 무섬마을

영주 무섬마을 내성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정신적으로 힘들 때 위로가 된 장소이기도 했지만, 그가 자란 독일 하겐의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고향에 온 느낌이었어요. 서울에서 5년 동안 있었지만, 여기 내려와서 (한국에서) 진짜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내성천은 너무 아름답고, 커피는 고향 맛이 나고, 고택들은 내가 독일 살 때 그 느낌을 줬어요. 독일은 진짜 옛날부터 내려오는 집을 수리해서 쓰고 그래요. 한옥에서 옛 것을 보존하고자 하는 의식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여기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정말 신기해요.” 슈마허씨는 2016년 말 기장측과 맺은 계약이 끝난 뒤 계약을 연장해 하나의 사건에 집중해서 변화를 만들어내든지 독일로 돌아가든지 선택을 해야 했다. 그는 독일행 대신 영주행을 택했다. “서울에서 하는 활동들은 사람들에게 친환경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행동으로 이어가기가 쉽지 않아요. 내성천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활동을 직접 할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동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말로써 사람들을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활동하는 것이 얼마나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체득했다. 내성천을 보존하겠다는 목표로 내려갔지만, 연고 없는 타지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는 여러 차례 기장측 생태기행을 하면서 현지인들 반응에 확신을 얻어가던 터였다. 내성천을 지키기 위해 타지에서 와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현지인들도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영감을 받게 됐다. [caption id="attachment_183932" align="aligncenter" width="550"]2015년 여름 사람들은 직접 내성천을 방문해 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를 만지며 교감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 홈페이지 2015년 여름 사람들은 직접 내성천을 방문해 물에 발을 담그고 모래를 만지며 교감했다.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 홈페이지[/caption]

내성천이 이어준 사랑

“하루는 (무섬마을 내성천) 강변에 누워 있었어요. 반가운 봄 햇볕도 따뜻했고요. 그냥 너무나도 반가운 봄 햇볕을 느끼고 있었어요. 기분 좋게 푸른 하늘이었고, 모래는 마냥 하얀색이었죠. 물줄기가 옆으로 흐르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갑자기 커피가 마시고 싶어졌죠.” 마을 안에 카페가 하나 있던 게 기억난 슈마허씨는 작은 카페 ‘쉬었다가게’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했다. 그가 연인 김용기(36)씨를 만난 운명적 순간이 바로 그때였다. 김씨가 카페 주인이었기 때문이다. 내성천을 사랑한 슈마허씨에게 내성천은 마음의 평화와 더불어 사랑도 주었다. 내성천에 대한 관심은 서로를 가깝게 만들어줬다. 슈마허씨는 “영주에서 내성천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을 찾기 어렵다”며 “현지인인 김씨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운명적으로 서로 만났고, 좋아했어요. 서로 좋아한 만큼 내성천이 서로에게 더 중요해 진 거예요. 그는 민박집과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내성천이 잘 보존되어야 했고, 저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보니 환경운동가들을 같이 만나게 된 거예요. (그이가) 이 지역을 많이 알다 보니 조언을 많이 줄 수 있죠. 내성천은 저희에게 연결고리 같은 존재예요.” [caption id="attachment_183933" align="aligncenter" width="550"]김용기씨는 무섬마을에서 민박집 ‘마당넓은집’과 카페 ‘쉬었다가게’를 운영하는데 슈마허씨도 가끔 일손을 돕는다. ⓒ 윤연정 김용기씨는 무섬마을에서 민박집 ‘마당넓은집’과 카페 ‘쉬었다가게’를 운영하는데 슈마허씨도 가끔 일손을 돕는다. ⓒ 윤연정[/caption]

'집단기억의 장소'가 회자돼야 하는 이유

“(수몰된 금광리 금강마을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을이었어요. 서울에서 40년을 살다가 일부러 고향이니까 돌아오신 분들도 있었거든요. 그분들이 어렸을 때 기억이 많이 난다고 하시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일부러 왔는데, 자기 고향이 아예 없어져버리는 거잖아요.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남자친구와 첫 데이트였는데, 이제는 다시 못 가죠. 그땐 기차역(평은역)도 있었고, 옛집과 작은 마을교회도 있었고 농사짓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역 앞에서 간식도 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 없잖아요. 그냥 녹조라떼 호수만…” [caption id="attachment_183934" align="aligncenter" width="550"]2015년 4월 수몰되기 전 평은역은 이미 폐허로 방치됐지만 물에 잠기지 않았더라면 아련한 ‘기억의 장소’가 됐을 터이다. ⓒ 카리나 슈마허 2015년 4월 수몰되기 전 평은역은 이미 폐허로 방치됐지만 물에 잠기지 않았더라면 아련한 ‘기억의 장소’가 됐을 터이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3935" align="aligncenter" width="550"]금강마을 한 고택 뒤꼍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과일나무도 수몰의 운명은 몰랐을 것이다. ⓒ 카리나 슈마허 금강마을 한 고택 뒤꼍에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 과일나무도 수몰의 운명은 몰랐을 것이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3936" align="aligncenter" width="550"]수몰되기 전 금강마을의 애잔한 풍경 너머로 댐에 물이 차오를 때 대비해 건설중인 현수교가 보인다. ⓒ 카리나 슈마허 수몰되기 전 금강마을의 애잔한 풍경 너머로 댐에 물이 차오를 때 대비해 건설중인 현수교가 보인다. ⓒ 카리나 슈마허[/caption] 슈마허씨는 사라진 금강마을이 신금강 마을로 옮겨졌지만 사람들 추억의 장소는 영주댐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한다. 장소가 사라지면 기억도 희미해진다. 끊임없이 과거 모습을 회상하고 추억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기 위해서는 ‘추억의 공간’이 필요하다. 슈마허씨는 내성천살리기 운동으로 사람들이 심리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유대감이 함께 마을을 아름답게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밖에서 내성천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내성천을 살리는 데 매우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때로 행사를 하는 것보다 규칙적으로 매일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서로 친해지고 대화를 나누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내성천에 대해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르신들은 무조건 개발해주면 좋다고 얘기해요. 그러나 개발도 가치 있는 것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해야 돼요. 그래서 버스에서도 길에서도 사람들한테 말해요, 여기는 개발 없이도 가치 있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슈마허씨는 개발우선주의만이 답이 아니고 진짜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것과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현지 주민들과 소통한다고 말했다. 소중한 자연으로 마음이 평화롭고 치유를 얻을 수 있는 것도 몸이 편안한 것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옛날 정말 아름다웠던 공간을 얘기하며 추억이 있는 공간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다.

“외국인 아닌 영주시민 되고 싶어요”

“현지인이 되고 싶어요. 외부인이 와서 왜 안 하냐고(내성천 안 지키냐고) 하는 것은 좀 아니잖아요.” 슈마허씨는 외국인이 왜 내성천에 관심을 갖냐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내성천살리기 운동을 위해서라도 그는 아예 현재 거주하고 있는 영주시에 정착할 계획이다. 지금은 영주시내에 ‘무위자연’의 뜻을 가진 NARI(nature remains intact) 생태카페의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10월 23일 여는 NARI 생태카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환경 관련 회의도 하고 세미나와 생태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때까지 마땅한 장소가 없어 현장에서만 활동하고 사진 찍으며 사람들과 소통했지만, 이제는 센터를 만들어서 개인 사무실은 물론 규칙적으로 교육도 하고, 환경 관련 서적도 갖춘 환경사무실을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어떻게 내성천살리기 운동을 해나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고 답했다. “제가 아이들한테 생태교육 할 때도 얘기해요. 환경은 너무 큰 주제라 겁을 먹지만, 그냥 나부터 할 수 있는 걸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라고요. 저는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겨울에 히터 없이 못살아요. 여름에는 대신 에어컨을 안 틀어요. 그러니까 사람마다 다 할 수 있는 게 달라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의식이 중요해요. 같이 사는 지구니까 더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살 수 있으려면 조금씩 희생하는 마음을 가지면 돼요.” [caption id="attachment_183937" align="aligncenter" width="550"]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 회화나무 카페 앞 정원에서 <단비뉴스>와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 카리나 슈마허. ⓒ 윤연정[/caption] <이력> 슈마허씨는 13살부터 10년간 그린피스에서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예수형제협회’라는 기독교공동체의 유기농 농장에서 봉사하며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2005~2008년에는 독일 로스토크(Rostock) 대학에서 농업생태학을 전공했다. 2008~2011년에는 호헨하임(Hohenheim) 대학에서 ‘환경보호와 농업먹거리 생산’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생태 연구 차원에서 호헨하임 대학 연구팀 소속으로 베트남에서 지하수 농약 검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012년에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생태운동본부로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화, 2017/10/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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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톱 위를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는, 모래강 내성천의 전형적인 모습이 담겼다.


▲ 모래톱 위로 수많은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다. 이곳은 마지막 남은 야생의 영역이다.


▲ 내성천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수달의 배설물. 수달뿐만 아니라, 고라니, 너구리, 삵 등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들을 만날 수 있다


야생동물들의 낙원 내성천


모래의 강 내성천을 찾는 길은 늘 설레임과 긴장감의 연속입니다. 우리하천의 원형질 아름다움을 만난다는 기쁨에서부터 이번에는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될까 하는 설레임까지 말입니다. 이처럼 모래강 내성천은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곳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의 보고입니다. 드넓은 모래톱과 맑고 얕은 강물과 풍성한 강변 습지, 울창한 왕버들 군락 등등 야생동식물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서식환경이 없는 것이겠지요.


내성천 모래톱에서 늘 만나게 되는 수많은 야생동물의 발자국은 이곳이 바로 야생의 영역임을 그대로 웅변해줍니다. 고라니, 너구리, 삵, 수달 같은 야생동물에서부터 백로, 왜가리, 원앙, 수리와 같은 날짐승들 그리고 자라, 메뚜기, 참길앞잡이와 같은 곤충들과 흰수마자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물고기까지. 이처럼 내성천의 새로운 친구들과 그 흔적을 만나는 재미는 참 솔솔하고 신비하기까지 합니다. 그것들에서 신의 지문을 느끼기도 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4 에 조화를 이루어 진화한 메뚜기와 자라 그리고 반딧불이와 말조개의 모습이다. 이들의 모습에서 신의 숨결과 지문을 느끼게도 된다. 사진 - 박용훈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도 내성천을 찾았다. 사진-박용훈


내성천 친구들 중에서 이번에는 아주 보기 드문 친구를 하나 만났습니다. 지난 1월 말 내성천에서 드디어 먹황새를 만난 것입니다. 먹빛 황새라는 뜻의 먹황새는 먹색(검은색)을 띄는 황새로 국내에서는 극히 보기 드문 철새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몇해 전부터 내성천을 찾는 먹황새 소식은 전해 들었고, 녀석이 잠시 스쳐지나간 적도 있지만, 이번처럼 직접 대면해 오랫동안 관찰한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내성천 먹황새와의 만남


모래톱을 유유히 활보하는 낯설고도 검붉은 새 먹황새. 요즘은 황새도 보기 드문 이 나라에서 먹황새라니요. 먼발치에서 살금살금 따라가면서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게 됩니다. 탐조 망원경인 필드스코프를 꺼내고 천천히 그 모습을 관찰해보면 볼수록 이 고고한 새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푹 빠져듭니다.


▲ 내성천에서 만난 먹황새의 모습이다. 먹빗을 띄고 모래강을 걷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고, 쉽게 사냥을 해 배불리 물고기 잡아먹는 모습을 기록했다.


▲ 내성천을 찾은 먹황새. 그러나 내성천의 상황은 예년 같지 않아, 언제까지 먹황새가 내성천을 찾을지 의문이다.


처음 먹황새가 발견된 지점은 이번에 필자가 녀석을 만난 지점보다는 훨씬 상류였다고 합니다. 먹황새의 존재를 먼저 알린 '습지와새들의친구' 자료를 살펴보면 내성천 먹황새에 대해서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내성천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먹황새가 관찰되고 있어 내성천이 먹황새 정기 도래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망됩니다. 먹황새는 내성천 금강마을에서부터 고평대교에 이르는 구간을 오가며 서식하고 있으며 현재 2-3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마리만 목격되고 있고, 필자가 먹황새를 만난 지점은 처음 먹황새가 발견된 지점에서 훨씬 아래쪽이었습니다. 짐작하듯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은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먹황새는 처음에는 금강마을 상류에서 주로 서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곳은 완전히 공사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멸종위기종에다가 천연기념물인 녀석의 보호대책은커녕 녀석의 주된 서식처가 망가져간 것입니다.


▲ 먹황새가 도래했던 영주댐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10년 5월 동호교 상류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곳이 4대강사업 때문에 아래와 같이 상파판으로 바뀐 것이다


▲ 수몰되는 동호교를 대신해 새로 다리가 놓이고, 강은 완전히 공사판이다. 이런 곳에 어떻게 먹황새가 올 수가 있을까?


영주댐 공사로 쫓겨난 천연기념물 먹황새


그곳은 영주댐으로 수몰되는 수몰지로서 영주댐 공사의 부속공사가 한창 진행중에 있습니다. 수몰면 위로 새로운 도로를 닦는다고 주변 산의 나무를 잘라내고 사면을 갂아 도로조성 작업에 여념이 없습니다. 댐이 하나 들어서면 댐 공사뿐만 아니라 그 부속공사 또한 이렇게 많습니다. 그리고 결국 담수를 시작하게 되면 그마저도 모두 잠기게 되는 것이고 말입니다.


수몰된다는 것은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수몰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람만 이주를 한다고 문제가 없는 것인가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저 다양한 생명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지요? 저들의 이주대책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들에게도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영주댐 부속공사로 주변산지를 절개하고 그 위로 도로를 만든다고 영주댐 수몰지는 완전히 공사판으로 변해있다


"이 지구상 모든 존재는 연결되어 있다"는 인드라망의 세계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자연계는 생태계 사슬로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꿀벌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꿀벌이라는 종이 사라지면 식량생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 것과 같이, 종이 하나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가 비록 인식할 수는 없을지라도 어떤 생명의 신비가 뚝 끊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공간의 개발이든 신중에 신중이 거듭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물며 우리하천의 원형을 간직한 내성천은 어떠해야겠습니까? 태고의 신비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생명들의 보고인 내성천 말입니다. 그러므로 영주댐의 건설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합니다. 비록 댐 건설과 그 부속공사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라고 하더라고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만큼 가치있는 하천이기 때문입니다.


영주댐이냐, 우리하천의 원형 보존이냐


댐을 가동했을 때의 가치와 댐을 허물어 원형 그대로의 내성천을 보존했을 때의 가치를 비교해봐야 합니다. 전국 1만8천 개 댐의 하나일 뿐인 영주댐으로 남을 것이냐, 아니면 우리하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유일한 하천으로 남을 것이냐를 말입니다.


순천만은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흔히 해왔듯 순천만을 매립해 개발하는 것은 내성천에 댐을 짓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천만은 환경단체뿐만 아니라 순천시까지 나서서 그곳을 매립하는 대신 보존하고 그를 통해 생태교육과 생태관광 등의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순천만의 모습입니다. 갈대가 장관을 이룬 순천만, 매년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떼지어 찾아오는 순천만, 그 흑두루미를 위해서 주변의 전봇대까지 뽑아낼 수 있는 순천시. 그로 인해 매년 수백만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순천만의 모습으로 말입니다.


▲ 고라니 한 마리가 내성천을 힘차게 내달리고 있다. 이들이 사라진다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진-박용훈


▲ 한국에서 유일한 우리 고유종 흰수마자. 녀석도 점점 사라져간다. 내성천에서 흰수마자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그러므로 먹황새의 이름으로, 흰수마자의 이름으로 그리고 수몰마을인 400년 전통마을 금강마을(최근 금강사라는 절터에서 보물급 유적이 출토됐고, 그로 인한 발굴작업이 아직 한창 진행중에 있습니다)의 이름으로 영주댐은 원점에서 다시 재고돼야 합니다.


내성천에 먹황새가 2009년 이 사업이 시작됐을 때 홀연히 나타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대로 댐이 완공돼 담수가 진행되고, 내성천의 육화현상이 심화된다면 더 이상 내성천에서 먹황새와 흰수마자를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들이 없는 내성천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2015년은 내성천에서 먹황새와 흰수마자가 영원히 자리잡을 수 있는 그 원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댐을 원합니까? 아니면 먹황새와 흰수마자가 영원한 내성천을 원하나요? 2015년은 그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내성천으로 어서들 달려가보십시오. 더 늦기 전에.

월, 2015/02/2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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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

말레이시아 환경단체 SAVE Rivers와 함께 내성천을 가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처장([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57307" align="aligncenter" width="640"]'세이브 리버스'의 대표 피터 칼랑이 영주댐을 둘러본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우화가 생각난다 했다.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황금 거위와 같은 내성천을 살해해서는 안된다 했다. 가운데 안경 쓴 이가 피터 칼랑. ⓒ환경운동연합 '세이브 리버스'의 대표 피터 칼랑이 영주댐을 둘러본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우화가 생각난다 했다. 눈앞의 이득에 눈이 멀어 황금 거위와 같은 내성천을 살해해서는 안된다 했다. 가운데 안경 쓴 이가 피터 칼랑. ⓒ환경운동연합[/caption]   “(내성천 영주댐 건설현장)이런 모습을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우화가 생각난다. 지금 그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당장의 더 많은 이득을 위해서 거위의 배를 갈라버렸듯이 눈앞의 이득을 위해 내성천을 죽여버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지난 3월 11일 말레시아 환경단체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의 대표 ‘피터 칼랑’이 내성천 영주댐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한 말이다. (사)지학순정의평화기금 관계자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 그리고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크워크) 활동가들이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 등과 함께 내성천을 둘러본 후 'SAVE Rivers'의 대표 피터 칼랑은 연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름다운 강 하나가 망가져가고 있는 현실에 절실히 공감한 때문이다. 그는 매일 하나씩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보면 한꺼번에 엄청난 황금알을 얻을 줄 안 어리석은 인간의 우화에 빗대, 내성천이라는 천혜의 보물에서 지금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저렇게 아름다운 강에 댐을 짓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그의 표현보다 현재 내성천의 상황을 정확히 말해주는 것이 있을까? 그렇다. 대한민국 정부는 내성천이라는 지구별 유일의 아름다운 모래강 한 가운데 댐을 지음으로써 앞으로 매일같이 황금알을 낳아줄 내성천의 명줄을 완전히 끊어놓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말했다. “만약 이러한 천연자원을 그대로 두고 보존한다면 더 큰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제19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차 내한한 이들은 우리 강을 보고 싶어 했다. 그래서 댐 반대운동을 하는 활동가들과 내성천을 찾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308" align="aligncenter" width="640"]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환경운동연합 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11" align="aligncenter" width="640"]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 초록사진가 박용훈 씨가 모래의 입자가 얼마나 거칠어졌는지 설명해주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이들과 함께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예천군 보문면의 우래교 아래의 내성천이다. 이곳은 아직은 일부 모래톱이 살아있는 곳으로, 영주댐 공사 전의 내성천의 모습을 그나마 느껴볼 만한 공간이다. 온 사방이 산지로 둘러싸이고, 차량은 거의 다니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많이 출몰하는 곳이기도 하고, 모래톱에 식생(풀)이 많이는 들어오지 않아 내성천 진면목의 일단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천히 내성천의 모래톱을 거닐며 맑은 물과 모래가 흘러가는 내성천의 모습을 확인하고, 수달이 싸질러놓은 배설물도 함께 확인해본다. 모래가 점점 빠지면서 완전한 물길이 생겨버린 것과 모래 입자가 거칠어져버린 안타까운 모습도 함께.

용의 혈자리에 들어선 댐, 안전할까?

일행은 영주댐 현장도 함께 둘러봤다. 댐 본체는 거의 완공이 돼 있고, 막바지 주변 정리작업이 한창이었다. 거대한 댐이 들어선 이곳은 내성천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했던 곳 중의 하나다. ‘운포구곡(雲浦九谷)’이라고 명명된 아홉 구비 아름다운 골짜기 중의 하나인 이곳에 댐이 들어선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 지명이다. 이곳 지명은 용혈리(龍穴里)다. 굽이굽이 흘러가는 강의 모습이 거대한 용의 형상이고, 그 중에서도 핵심 혈자리인 곳에 댐이 들어선 것이다. 풍수지리를 굳이 들먹이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봐도 위태로워 보인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3" align="aligncenter" width="640"]SOS 내성천, 내성천 살려내라! 활동가들이 영주댐 건설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박용훈 SOS 내성천, 내성천 살려내라! 활동가들이 영주댐 건설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고 있다.ⓒ박용훈[/caption]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용혈리에 들어선 영주댐을 등 뒤에 두고 준비해온 현수막을 펼쳤다.

“SOS 내성천!”, “STOP BARAM DAM!"

그리고 일행은 마을 전체가 수몰되는 일천년 전통마을이자 물돌이 마을인 금강마을이 훤히 보이는 곳에 섰다. 발 아래로 금강마을 전체가 조망된다. 그런데 집이 하나도 없다. 모두 이주를 하고 집터마저 모두 뜯어버린 뒤였다. 2014년 뒤늦게 발굴되어 마을의 역사를 일천년 전으로까지 끌어올렸던 고려시대 절터인 금강사 터 또한 다시 매립되어 보이질 않는다. 휑한 마을길만이 그곳이 마을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댐건설은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

영주댐으로 인해 금강마을 20가구를 비롯하여 511세대 1,500여명의 이주민이 발생했다. 2000년 6월 동강댐 백지화 선언 뒤 댐 건설이 전무했던 그간의 댐 역사를 생각할 때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전세계는 이미 댐의 시대와 작별을 고하고 있는데, 이 땅에서는 아직도 1,500명의 수몰민이 생기는 이 현실만 보더라도 이 나라 역사는 거꾸로 흐르고 있는 셈이다. 피터 칼랑은 수상 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계댐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대형댐 건설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 적게는 4천만에서 많게는 8천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특히 선(先)주민, 전통부족, 농업공동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댐 건설로 실향민으로 전락한 수많은 사람들이 입은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 피해는 엄청납니다. 이런 점에서 이러한 댐 건설은 가장 취약하고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5" align="aligncenter" width="640"]일천년 역사의 전통마을이자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의 집들이 모두 소개된 채 마을이 있었던 흔적이라곤 휑한 마을길뿐이다. 뒤로 영주댐이 보인다.ⓒ환경운동연합 일천년 역사의 전통마을이자 물돌이마을인 금강마을의 집들이 모두 소개된 채 마을이 있었던 흔적이라곤 휑한 마을길뿐이다. 뒤로 영주댐이 보인다.ⓒ환경운동연합[/caption] 경북 북부의 골짜기 마을인 영주시 이산면과 평은면 두 개 면이 영주댐 건설로 사라졌다. 피터 칼랑의 말처럼 실향민으로 전락한 이곳 사람들에게도 댐은 경제적, 문화적, 심리적으로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 “대형 댐 건설이야말로 생태계 파괴, 민족문화 파괴의 원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너무나 아이러니하게도 환경과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할 정부 또는 기관이 바로 이러한 파괴적 댐 건설을 주도하거나 승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가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팽배해 있습니다. 흔히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한 것으로 정당화되는 이러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환경과 사람, 특히 문화적 유산이 파괴되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선주민들입니다” 누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은 뿌리 뽑힌 나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뿌리 뽑힌 채 어딘가로 이식되겠지만 이전처럼 완전히 자라기도 어렵고, 자칫 죽어버릴 수도 있다. 그 일을 누가 책임질 것인지 피터 칼랑은 묻고 있다.

내성천의 국가 명승지, 선몽대와 회룡포

일행은 영주댐 건설 현장을 떠나 하류로 향했다. 내성천의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성천은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가지고 있는, 경관미가 아주 뛰어난 강이기도 하다. 국가명승지가 두 곳이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성천의 가치를 잘 말해준다.바로 국가명승 19호 선몽대 일원과 국가명승 16호 회룡포가 그곳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318" align="aligncenter" width="640"] 사진6 - 영주댐 건설 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2009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란 말이 절로 떠오른다.2009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19" align="aligncenter" width="640"]영주댐 건설 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의 모래톱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풀밭이 되어버렸다. 2015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후의 국가명승지 선몽대 일원의 모습. 명사십리의 모래톱은 온데간데없고 완전히 풀밭이 되어버렸다. 2015년 9월의 모습.ⓒ환경운동연합[/caption] ‘명사십리’란 말이 어울리는 맑은 깨끗한 모래톱과 그 위를 유유히 흘러가는 물줄기가 어우러진 풍경은 경관미의 백미가 아닐 수 없다. 이곳이 국가명승지가 된 까닭일 것이다. 그러나 영주댐 건설이 진행된 지금은 그 넓은 백사장엔 식생(풀)이 완전히 들어와 차버렸다. 초입의 솔숲이 없다면 이곳이 국가명승지 선몽대인지 풀밭인지 도통 구별할 수가 없다. 국가 명승지임에도 국토부에서는 멀쩡한 자연제방에 손을 대 완경사 제방으로 만든다고 토건공사를 벌이고 있다. 국가명승지에 대한 아주 작은 배려조차 없는 정부다. 일행이 들고 간 플래카드 “SOS 내성천!”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내성천을 살려내라!” [caption id="attachment_157320" align="aligncenter" width="640"]풀밭으로 변한 내성천 선몽대에서의 퍼포먼스. 내성천을 구해주세요!ⓒ박용훈 풀밭으로 변한 내성천 선몽대에서의 퍼포먼스. 내성천을 구해주세요!ⓒ박용훈[/caption]   일행은 마지막 행선지로 향했다. 내성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미를 자랑하는 곳 바로 국가 명승지 16호 회룡포다. 이곳은 감입곡류 지형과 사행하천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으로 360도 회돌아가는 물길과 그 안의 마을이 빚어놓는 풍광은 절경이다. 전망대에 서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내성천이 낙동강과 만나는 삼강 합류부 바로 직전에서 큰 용트림을 하듯 크게 한번 굽이치는 곳이 바로 이곳 회룡포다. 그러나 이곳도 많이 변했다. 모래는 1m 이상 빠졌고 모래톱은 식생(풀)이 들어와 차면서 백사장을 점점 잠식하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7321" align="aligncenter" width="640"]맑은 모래톱과 강물이 물돌이마을인 회룡포마을과 조화를 이룬 절경. 2009년 9월의 모습. ⓒ환경운동연합 맑은 모래톱과 강물이 물돌이마을인 회룡포마을과 조화를 이룬 절경. 2009년 9월의 모습. ⓒ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22" align="aligncenter" width="640"]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에 식생(풀)이 들어와 말라죽은 모습이다. 식생의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국가명승지 회룡포의 명성이 빛 바랜다.ⓒ환경운동연합 영주댐 건설 후 모래톱에 식생(풀)이 들어와 말라죽은 모습이다. 식생의 면적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국가명승지 회룡포의 명성이 빛 바랜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아직 늦지 않았다, 내성천을 지켜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직 영주댐이 완공된 것도 아니고, 담수가 시작된 것도 아니다. 댐은 지어졌으나 아직은 물을 채우지 않았다. 내성천의 가치가 더 큰 것일까, 영주댐의 가치가 더 큰 것일까 지금부터 다시 꼼꼼히 생각해보자.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 보에 물을 채우기 위함이다. 즉 마지막 4대강 공사로 운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댐이다. 그러나 운하는 이미 포기했다고 정부에서 말한다. 그렇다면 목적이 사라진 댐이다. 목적이 사라진 댐을 위해 우리강의 원형을 간직한 강이자 완벽한 생태계를 간직한 국보급 하천을 그냥 수장시킬 수는 없다. 영주댐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보존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caption id="attachment_157323" align="aligncenter" width="640"]내성천을 구해주세요! 회룡포 전망대에서의 퍼포먼스!ⓒ환경운동연합 내성천을 구해주세요! 회룡포 전망대에서의 퍼포먼스!ⓒ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7324" align="aligncenter" width="640"]무섬마을 외나무다리에서의 퍼포먼스. STOP DAM!ⓒ박용훈 무섬마을 외나무다리에서의 퍼포먼스. STOP DAM!ⓒ박용훈[/caption] 국가명승지를 두 곳이나 간직하고 있는 강이자. 각종 멸종위기종 동물의 보고인 내성천. 완벽한 생태계의 보고 내성천 같은 강 하나 정도는 이 나라가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사라왁주는 열대우림이고 (내성천처럼) 생물다양성도 풍부하다. 그곳에 바람강이 흐른다. 기본적으로 모든 강은 파괴되어선 안 된다. 강은 기후변화도 막아내고, 물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생물의 서식처이자 우리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강은 절대 파괴되어선 안 된다. 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결성 이유가 자연의 동식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같이 나서야 한다. 지구가 더 있는 것도 아니고 단 하나뿐이기 때문에 지금 이 지구를 지켜내지 못하면 여분의 지구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지켜야 한다.” 피터 칼랑의 말처럼 내성천이 댐으로부터 파괴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그렇다. ‘여분의 지구’는 없다. 지구별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은 온전히 보존되어야 한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이란?>

지학순정의평화상은 억압받은 사람들을 인간화시키고 해방시킴으로써 사회정의와 민주화에 기여하고자 했던 고 지학순 주교의 업적과 뜻을 추모하는 취지로 1997년 3월부터 시작 되었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각 나라의 불의와 폭압적 사회구조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인류의 정의평화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지원한다. 올해 처음으로 인권단체가 아니라 환경단체에 상을 수여했다. 이는 환경 문제가 곧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한 결과다.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세이브 리버스'(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는 지난 2011년 결성된 비정부민간단체로, 말레이시아 사라왁 지역 대형 댐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보호운동을 펼쳐왔다. 사라왁 주 정부는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수력발전용 12개 댐 건설계획을 추진했다. 건설 과정에서 수십만 헥타르의 삼림과 경작가능 토지가 수몰되고 수십만 명의 원주민들이 강제 이주될 위기에 놓였다. 세이브 리버스 네트워크는 주민들을 상대로 환경과 인권에 관한 포럼과 워크숍을 열고 주 정부를 상대로 한 시위에 나섰다. 2013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말레이시아 국회까지 총 300km를 걷는 ‘녹색 걷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의 반대 운동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결국 지난해 8월 주 정부가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함으로써 수몰예정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냈다. ‘세이브 리버스’의 사례는 환경이 곧 인권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SAVE Rivers'(사라왁 강살리기 네트워크) 활동영상 바로가기    
월, 2016/03/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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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휴암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 환경운동연합이 국가어도정보시스템(www.fishway.go.kr)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는 33,842개의 보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18,000개 규모로 알려졌던 것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보(small dam)는 관개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하천을 가로막아 쌓아올린 저수시설을 의미하며 수위가 15m 이상이고 저수량이 3백만 톤 이상인 대형 댐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6,737개로 가장 많았고, ▲경상북도 4,505개 ▲전라남도 4,728개 ▲전라북도에 4,728개의 보가 있어 경상도, 전라도 지역에만 우리나라 전체 보의 70%가 밀집되어 있으며 ▲충청남도 4,055개 ▲경기도에도 3,258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표1> 참조).    

파손된 보 5,857개로 전체의 17.3%에 달해, 공식 폐기된 보 3,826개는 하천에 흉물로 방치

전국 33,842개의 보 가운데 ▲보체가 파손된 보는 3,176개 ▲보 하류 수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에이프런이 파손된 보는 1,156개 ▲보체와 에이프런 모두가 파손된 보는 1,525개로 이들의 합은 5,857개로 이는 전체 보의 17.3%에 해당한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2,762개의 보 가운데 732개의 보가 파손되어 파손율이 26.5%에 달하고, 경기도 역시 3,258개 보 가운데 705개의 보가 파손되어 21.6%의 보가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 모니터링으로 확인한 고양시 선우궁보도 같은 사례다(<그림> 참조). 선우궁보는 길이 150m, 높이 1.3m, 폭 1.5m의 콘크리트 보로 공릉천을 가로질러 설치되어있다. 보의 본체는 구조가 노후화되었으며 에이프런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한 보 상류는 퇴적토로 가득 차 저수기능을 상실했고, 심지어는 하중도가 생겨 수령이 8~10년 수준의 버드나무가 빼곡히 자리 잡았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의장은 “공릉천만해도 파손된 보가 수없이 많다.”며 “주변지역이 비닐하우스로 바뀌면서 용도가 없어지고 기능도 하지 못하면서 콘크리트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있으니 경관도 나쁘고 수질악화에 생태계단절까지 가져와 문제”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1640" align="aligncenter" width="679"]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선우궁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경기도 성남시 탄천에 위치한 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15.7 ㎞의 짧은 성남구간에만 1~3m 규모의 보가 15개 설치되어있다. 애초에 농업용으로 설치되었으나 인근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용도를 상실한 채 방치되어 있다. 최근 성남시는 수질개선을 위해 상시로 수문을 개방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성남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용도를 상실한 보의 구조물을 해체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농어촌생산정비 통계연보’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13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에서 폐기된 보는 3,826개로 그 면적은 14,224Ha에 달한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폐기사유는 ▲농업용수공급 대체시설로 인한 용도상실 ▲댐건설로 인한 수몰 ▲수해로 인한 멸실 ▲기능상실 및 노화 ▲농지소멸에 따른 폐기 등이다. 그러나 폐기한 보의 83%는 행정적으로만 폐기된 채, 콘크리트 구조물은 하천에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부는 보철거 정책 수립해 수질개선, 생태계 회복 해야

용도와 기능을 상실한 채 하천에 방치된 전국의 보와 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가 있는 보의 존속가치와 철거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편익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경대학교 백경오 교수는 “댐철거에 적극적인 미국의 경우 2m이하의 작은 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높이가 55m인 영주댐과 같은 대형 댐 4개를 동시에 철거하는 클라마스 강 복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생태계 회복과 수질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볼만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 관리의 문제점은 기초적인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은 “인근 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부득이 부분폐기하거나 심각한 수해로 멸실되는 상황이 아니면 보의 용도상실과 기능 상실에 대한 평가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는 적극적인 보 철거 정책을 수립해서 수질개선과 생태계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6년 6월 1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서 첨부 :[보도자료]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개 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문의 :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 ([email protected] / 02-735-7066) 물하천팀 안숙희 활동가 ([email protected] / 02-735-7066)   졸댐배너
* 관련 글 보기 [댐졸업]우리가 시작하는 댐 졸업이야기 [댐졸업-UCC]그녀는 어디 가는걸까요 [댐졸업-물의날 토론회] 기능없는 댐, 용도 없는 댐, 해체해 볼까? [댐졸업]2015년, 미국의 댐 철거 [댐졸업] 곡릉2보 졸업 후 10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댐졸업]댐졸업 캠페인 로고(B.I)를 공개합니다. [댐졸업]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 프로젝트 합의
목, 2016/06/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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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지난 4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 프로젝트인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 복원이 결정되었다. 이 결정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오레곤 주지사, 미국 내무부 장관, 전력사인 퍼시픽코프에너지(PacifiCorp), 거주민, 환경단체, 농민 등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합의는 수십년에 걸친 운동의 성과이며, 본격적인 철거는 2020년 시작된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2" align="aligncenter" width="640"]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 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caption]

네 개의 대형 댐을 동시에 철거

이번 프로젝트는 클라마스 강에 1909년부터 1962년까지 퍼시픽코프에너지가 지은 네 개의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천복원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철거된 댐 중 가장 높은 것은 워싱턴의 엘와강(Elwha river)에 위치한 높이 64m의 글라인스캐니언 댐(Glines Canyon Dam)이었지만, 대규모 댐 네 개가 동시에 철거된다는 면에서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이다. 클라마스 강의 네 개의 댐 철거로 인해 연어는 480km가 넘는 서식지를 되찾을 것이다. 또한 강 유역 전반에 걸친 수질개선, 공동체 활성화 등 종합적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 중 가장 오래된 댐은 1918년에 건설된 높이 40m의 콥코1댐(Copco 1 dam)이다. 높이로만 따지면 춘천댐과 맞먹는 규모이며, 120km의 연어 서식지를 가로막는 시설물이다. 계단형으로 높이 솟은 댐 표면에 잔뜩 낀 녹조는 트레이드 마트가 되었다. 콥코2댐은 별도의 담수기능 없이 1댐 하류에서 물을 발전소쪽으로 흘려보내기 위해서 1925년 건설되었다. 보일댐(JC Boyle Dam)은 콥코댐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는 22m규모이다. 부영양화와 수온상승, 용존산소 저하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해왔다. 가장 높은 댐은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인데, 높이는 약 53m규모로 국내에서는 높이 55m의 영주댐과 비슷하며, 1962년 건설되었다. 국제대댐회(ICOLD)에서는 높이 15m이상의 댐을 대댐(Large Dam)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은 모두 이 기준을 가뿐히 넘는다. 연어의 입장이 돼서 약 50km 구간에서 네 개의 대형 댐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가히 연어에게 천국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6"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 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5" align="aligncenter" width="640"]콥코1댐 콥코1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4" align="aligncenter" width="400"]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3" align="aligncenter" width="640"]보일댐ⓒmapio.net 보일댐ⓒmapio.net[/caption]  

댐 철거로 연어서식지 회복, 수질개선 기대

댐철거에서 가장 큰 수혜당사자는 역시 회유성 어종이다. 이 지역은 미국 서쪽 해안에서 세 번째로 연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며, 댐으로 인해 연어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 댐 철거는 위험에 처한 연어와 무지개송어 서식지 약 482km를 복원할 예정이다.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수아답스쿡 강의 댐은 해체되고 한달만에 산란기의 어류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안에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된다. 국내에서도 울산 태화강 방사보를 2006년 철거한 이후 연어서식지의 복원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4대강 사업이 그러했듯 미국에서도 댐 상류에는 녹조발생과 독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왔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콥코댐과 아이언게이트댐은 독성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티스류의 남조류를 배양하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아이언게이트댐 하류에 위치한 클라마스 강 하구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가축과 사람의 효소활동을 저해해서 간암을 유발하거나 신경계통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생산해서 문제가 된다. 국내에서도 4대강사업으로 본류에 대형 댐들이 생기면서 해마다 심각한 녹조현상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에 처음으로 대량발생한 녹조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얼음녹조가 나타나는 등 4대강의 생태계는 근본적 변화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수문을 열자, 댐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허공에 둥둥 뜨는 사이 강물 속 물고기들은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9" align="aligncenter" width="345"]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공릉천, 보 없애고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올해 초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창궐하고 있는 녹조 발생·번무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내에 수조 형태의 실험시설을 설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보에 물을 가두면 녹조가 정말로 피는지 안피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정말 몰라서 이러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경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환경부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복원 및 수질개선효과⌟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보 철거 전/후 어떻게 하천 생태계가 변화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공릉천에 위치한 곡릉2보를 2006년 철거하고 그 변화상을 관찰했다. 정체된 물에 쌓여있던 오니가 쓸려 내려가고 깨끗한 모래와 자갈들이 퇴적되었다. 물의 오염지표로 사용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의 경우 보 철거 전인 2006년 3월 6.1 mg/l (4등급 수질)에서 보철거 후인 2006년 9월에는 1.19 mg/l (1등급의 수질)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적으로는 물밖으로 드러난 지역에 새로운 개척자 식물들이 들어서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납작하루살이류, 강하루살이, 통날도래류 등이 새롭게 출현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의미있는 연구는 불행히도 환경부에 2008년 보고된 이후 본격적으로 행정에 반영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말았다. 2008년, MB의 등장과 함께 강 전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6년 4월, 보를 철거한지 꼭 10년만에 공릉천을 찾았다. 보 구조물을 뜯어낸 자리를 마감했던 돌망태는 현장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졌다. 개척자 식물군이 아름다운 버드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강 중간에는 퇴적된 모래가 하중도를 이루고 갈대숲이 만들어졌다. 보 해체 이후 인근에 생각지 못한 침식작용은 없었을까 둘러보았지만, 강은 그저 평화로운 강으로 돌아와 있을 뿐이었다.  

미국의 대규모 댐졸업,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준비하자.

우리나라가 초보적인 연구단계에서 하천복원정책이 후퇴해버린 것과는 달리 미국은 계속해서 복원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졸업하는 댐 4개의 철거와 복구 비용은 보험을 포함해서 약 4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전히 전력발전을 하고 있는 댐이며, 총 154MW규모로 청평댐의 수력발전 설비용량보다 크다. 댐을 철거로 중단되는 전력생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은 효율개선이나 다른 공급원을 통해서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사회는 강복원으로 얻을 수 있는 연어의 서식지 복원과 수질개선의 편익이 복구비용과 전력생산 손실비용을 감당할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댐을 졸업시키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 이상의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또한 이번 클라마스 댐 철거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다양한 공동체가 합의과정에 참여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현지 거주민, 전력사, 환경단체, 어민 등 40개 이상의 이해당사자가 오랜기간 협의를 거쳐 2010년 협약을 맺고 2016년 드디어 주지사와 내무부까지 철거에 합의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오랜기간 동안 서로를 만나고 설득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험난한 과제를 해결해냈다. 우리 정부와 학계에서도 멀리 떨어진 미국의 강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댐졸업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용도와 기능을 상실했거나, 용도와 기능을 유지하기에 경제적이지 않은 많은 댐들을 졸업시킬 날을 꿈꿔본다. 크고 작은 많은 댐의 이름이 스쳐간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7"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 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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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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