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재생에너지 전환, 시민이 참여하면 가능해요(9월6일)

지역

재생에너지 전환, 시민이 참여하면 가능해요(9월6일)

익명 (미확인) | 화, 2017/08/29- 18:11

people-renewable-seminar06sep

people-renewable-seminar06sepandreas

<세미나> 재생에너지 전환, 시민이 참여하면 가능해요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전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분산형 재생에너지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가 관건입니다. 전력의 33%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독일은 재생에너지 설비의 절반이 시민 소유이며, 시민과 협동조합이 스스로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해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공급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선순환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전환과 시민 참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에 초대합니다. <프로그램> 일시: 2017년 9월 6일 수요일 오후 2~5시 장소: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 주최: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환경운동연합 <주제 발표> 발표1. 한국 에너지 전환과 시민 주도형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발표2. 독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의 경험과 교훈 안드레아 뷔그 독일에너지협동조합연합회 사무처장 <전체 토론> 문의: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02-735-7067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논평] COP 28의 실패와 주범이 된 한국 정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8)가 끝났다. 전년도인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COP 28은 적극적인 기후 대응과 온실가스 저감을 사실상 포기했다. 한국 정부는 화석연료 투자자이자 위험하고 불확실한 ‘핵발전 확대’의 제안자가 되어 COP28의 본질적 의미를 상당히 퇴색시킨 ‘주범’ 중 하나가 되었다.

  최종 합의문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퇴출(phase down)이 삭제되고,  ‘화석 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 away)’이 명기됐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외면한 ‘한가한’ 결정이다. “과도기적 연료”의 역할과 “탄소 포집 저장(CCS)”에 대한 지원도 포함되었다. 오히려 화석연료 사용을 연장하겠다는 선언과, 효율성과 기여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CC(U)S의 활용이 합의문에 명기된 것은 COP가 파행된 것이나 다름없음을 드러낸다.

  한편 한국은 Climate Action Network(CAN) 등 국제 기후변화 싱크탱크들이 평가한 ‘기후변화 대응지수’에서 67개국 중 64번 째라는 참담한 순위를 받았으며 같은 단체들로부터 ‘오늘의 화석상’ 수상국으로 지명되며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다시 한 번 뒤집어 썼다. 이는 한국 정부가 국제적 화석연료 산업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더욱이 한국은 아직도 신규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권고에 한참 못 미치는 석탄 퇴출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프랑스, 미국 등과 함께 핵발전 용량 3배 증대를 선언했다. 실현 가능성도 낮고 기후위기에 대한 확증적 기여도 장담할 수 없는 이러한 대책없는 원전몽(夢)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로이터 등 외신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핵발전 용량을 370GW로 끌어올리는데 70년이 걸렸다. 그런데 이 선언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작 30년 내에 740GW를 추가로 건설해야 한다. 핵발전의 경우 비용이 점차 상승하고 건설 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는 국제적 추세를 톺아보면 이 선언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이 선언은 이번 COP에서 그나마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선언을 빛 바랜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위험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장차 더 강화하고 실제 이행될 수 있도록 에너지전환 재원이 집중되어야 한다. 핵발전처럼 위험하고 불확실한 수단에 쏟을 여력은 없다. 한국 정부가 국제적 RE100 흐름에 거슬러, 원전을 포함한 CF100을 홍보했음에도 국제 사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은 것 역시 ‘기후위기의 대안으로서 핵발전’이라는 구호가 터무니없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다.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몇 년째 COP를 통한 이행력 제고는 공전하고 있다. 그럴싸한 선언이 이어지는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과 지구 평균 기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부는 화석연료 퇴출과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지 않으면서, 도리어 핵발전 확대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COP의 본질적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더이상 그린워싱으로 낭비할 시간이 없다. 한국을 비롯한 다배출 국가들은 2050 재생에너지 100%와 탄소예산에 입각한 적극적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현실성 없고 위험한 핵발전 타령으로 기후위기 대응 방해하지 말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책 개선과 예산 투입에 소임을 다하라.

2023.12.15
환경운동연합
금, 2023/12/15- 09:00
2
0
희망제작소의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에 시민의 모습을 기록합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고민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시민이라면 누구든 사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희망모울 자세히 보기 시민의초상 신청하기

화, 2018/04/03- 20:29
194
0

노동자·청년·중소상인·시민·소비자들의 전경련 항의방문과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시즌2 선포식 

각계각층 공동, 시급한 재벌개혁을 위한 3대 개혁․15대 실천과제 발표
우리 국민들의 재벌탐욕․독식체제 타파 의지를 담은 다양한 퍼포먼스도 진행
※ 일시 장소 : 8/26(수) 오전 11시 30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여의도)
8/26(수) 오후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재벌복합쇼핑몰출점저지전국비대위 출범식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약칭 : 경제민주화네트워크)와 노동자·청년·중소상인·시민·소비자들은 8/26(수) 오전 11시 30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항의방문하고, 재벌개혁을 위한 경제민주화 시즌2 선포식 개최 및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경제민주화네트워크는 2012년 9월 25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경제민주화국민본부)’로 출범하여 노동자·중소상인·청년·여성·소비자들을 위한 경제민주화와 국민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호소하고, 재벌대기업의 횡포를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당사자운동, 입법운동, 법률대응, 여론조성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그 결과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 개선, 재벌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는 제도개선의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벌들의 탐욕과 독점·담합, 불공정한 행위는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중소기업․중소상공인, 노동자, 청년, 시민, 소비자의 삶을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민주화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재벌·대기업 편향 및 특혜 정책, 재벌·대기업을 위한 무분별한 규제완화 기조를 보이며 재벌의 탐욕과 독식 체제를 더욱 강화해주었습니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재벌대기업의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제2의 경제민주화를 추진하여 재벌체제를 정비하고 새로운 한국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흐름 속에서 경제민주화국민본부는 2015년 초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전국네트워크’로 조직을 개편해 제2의 경제민주화 추진을 위해 각계 각층과 심층 논의, 간담회, 토론회, 여론화 활동을 진행해왔습니다. 경제민주화네트워크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재벌대기업의 독점·담합과 불법·불공정행위로부터 중소기업·중소상인, 노동자·시민·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전국적인 ‘경제민주화 시즌2’를 시작하려 합니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경제민주화 시즌2’ 3대 개혁과제로 첫째, 중소기업·중소상공인·소비자 보호를 통한 경제민주화, 둘째 노동·청년 보호를 통한 경제민주화, 셋째,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한 경제민주화 실현을 이뤄낼 것입니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이에 경제민주화 시즌2를 선포하며,  노동자·시민·소비자·청년·중소상공인 단체들과 당사자 50여명이 재벌들의 연합회인 전경련을 항의방문 해, 재벌의 탐욕과 재벌 독식구조의 전면 개혁을 촉구하며 당사자들의 의지를 담은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합니다. 


※ 별첨 자료집
1.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3대개혁 15대 과제 
2. 경제민주화 시즌2 선포식 진행안
3. 롯데그룹의 사회적책임 실현 및 롯데 재벌개혁 5대 과제

 

<진행안>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경제민주화 시즌2’ 선포식

 

○ 취지
  2012년 9월 25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경제민주화국민본부)’로 출범하여 노동자·중소상인·청년·여성·소비자들을 위한 경제민주화와 국민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호소하고, 재벌대기업의 횡포를 감시하고 견제하고 비판하는 전방위적인 활동을 전개하며 당사자운동, 입법운동, 법률대응, 여론조성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그 결과 갑을 관계 개선을 위한 정책 개선, 재벌대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는 제도개선의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벌들의 탐욕과 독점·담합, 불공정한 행위는 개선되지 않았고 여전히 중소기업․중소상공인, 노동자, 청년, 시민, 소비자의 삶을 어둡게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경제민주화를 약속했던 박근혜 정부는 오히려 재벌·대기업 편향 및 특혜 정책, 재벌·대기업을 위한 무분별한 규제완화 기조를 보이며 재벌의 탐욕과 독식 체제를 더욱 강화해주었습니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재벌대기업의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제2의 경제민주화를 추진하여 재벌체제를 정비하고 새로운 한국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 흐름 속에서 경제민주화국민본부는 2015년 초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위한 전국네트워크’로 조직을 개편했고, 앞으로 전국적으로 재벌대기업의 독점·담합과 불법·불공정행위로부터 중소기업·중소상인, 노동자·시민·소비자 권익을 보호하는 전국적인 ‘경제민주화 시즌2’를 시작하려 합니다.

 

  경제민주화 시즌2 3대 개혁과제로 첫째, 중소기업·중소상공인·소비자 보호를 통한 경제민주화, 둘째 노동·청년 보호를 통한 경제민주화, 셋째,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통한 경제민주화 실현이 절실합니다.

 

  이에 노동자, 청년, 중소상공인, 시민.소비자와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는 8/26(수) 오전 11시 30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항의방문해 재벌의 독식체제 개혁을 촉구하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3대개혁 15대 실천 과제를 선포합니다. 


○ 일시 장소 : 8월 26일(수) 오전 11시 30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8-1)

○ 참가단체 : 민주노총·청년유니온·소비자유니온(준)·전국유통상인연합회·상암DMC복합쇼핑몰비상대책위원회·복합쇼핑몰‧아웃렛입점저지전국비상대책위원회·전국문구점살리기협회·참여연대·민변민생경제위원회·한국비정규노동센터·경제민주화를위한민생연대‧금융정의연대·전국‘을’살리기국민운동본부(전국유통상인연합회(서울강동송파생활용품사업협동조합,망원시장상인회,인천도매유통연합회,강릉유통상인연합회,수도권대리점협의회,수원생활용품사업협동조합,수원칠보상인회,대전유통상인연합회,제천생활용품사업협동조합,전북식자재협동조합,광주유통상인연합회,경남창원생활용품사업협동조합,울산유통상인연합회,부산소상공인살리기협회)남양유업대리점협의회,국순당피해대리점협의회,한국지엠자동차판매대리점연합회,세븐일레븐가맹점주협의회,전국대리기사협회,우체국택배위탁조합,맘편히장사하고픈모임,상가세입자연대,멕시카나피해가맹점협의회,발맛사지더풋샵가맹점협의회,인천도매유통연합회,전국문구점살리기협회,전국고물상연합회,초록마을가맹점주협의희,CJ프레시원비대위,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본죽가맹점주협의회,재벌복합쇼핑몰ㆍ아울렛출점저지전국비대위 등)·서울노동광장 등 단체 취합 중


선포식&퍼포먼스 진행안

1. 참석자 소개 
2. 사업보고 및 계획 발표
3.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3대 개혁 및 15대 실천과제 발표 

취지 설명 : 경제민주화넷 김남근 위원장 : 경제민주화 시즌 2를 시작하며
노동 :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청년 :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소비자 : 소비자유니온(준) 진정란 준비위원장 
상인 : 복합쇼핑몰비상대책위원회 인태연 회장
4. 노동, 청년, 중소상공인, 시민소비자 등 재벌대기업으로부터 피해입은 당사자 말씀

 

[메인프로그램] 
5. 재벌개혁 의지를 담은 퍼포먼스 
6. 경제민주화 시즌2 의지를 담은 구호제창 

수, 2015/08/26- 10:14
394
0

'헬조선', '일베'와는 다르다

한국 사회 변화의 새로운 에너지

 

정태석 전북대학교 교수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헬조선, 헬조선 연구소, 헬조선 뉴스 등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이 생겨나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의, 공정성, 합리성, 공존의 가치가 외면받고 있는 답답한 한국 사회의 현실을 비판하고, 조롱하고 냉소하는 글들과 기사들이 가득하다.

 

헬조선은 지옥을 의미하는 '헬(hell)'과 전근대 왕조 사회인 '조선'의 합성어이다. 한국 사회가 지옥 같기도 하고 조선 시대처럼 전통적 신분 사회처럼 꽉 막혀있기도 하다는 말이다. 한국 사회가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런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이다. 젊은이들에게 미래가 없는 암울한 사회를 만들어 놓았으니 기성세대가 크게 반성해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지금은 기성세대가 돼버린 40대 후반, 50대 초반 세대는 소위 '민주화 세대'라고 불리고 있는데, 이 세대 역시 지옥 같은 암울한 사회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1980년 '서울의 봄'을 군사 쿠데타로 무참히 짓밟아버린 전두환 군부 세력의 독재 하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던 많은 젊은이들은, 민주주의의 새벽이 올 것 같지 않은 현실에서 울분을 터트리며 분노하고 또 좌절했다. 비록 젊음을 무기로 민주주의를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그 시절은 그렇게 정치적으로는 암울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경제적으로는 젊은이들이 좋은 일자리에 취직하거나 먹고살 걱정을 크게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젊은 세대는 정치적으로는 과거에 비해 민주화된 사회에 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어렵고 소득이 낮아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는 암울한 현실에 놓여있다. 게다가 민주주의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온갖 불법과 부정행위가 판치고 있고 비합리적인 관행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문화적으로도 권위주의적, 위계적, 차별적이며 세속적 이익에 몰두하는, 전근대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이기적이고 경쟁적인 가치와 태도가 지배적이다. 그러니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해 수평적, 다원적, 합리적인 가치를 익힌 젊은이들에게 한국 사회가 어찌 '헬조선'이라 불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젊은 세대의 좌절은 당장 좋은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사교육이다 보충 수업이다 하면서 치열한 성적 경쟁, 입시 경쟁 속에서 힘들게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또 대학까지 졸업을 했지만, 고생한 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또 미래도 없어 보이는 것이다.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의 용역 경비 업체 소속 경비원이 아파트 주민에게 인격 모독을 당하고, 복지 사각지대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자살을 하는 등 차별과 무시와 무관심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는 사회, 그리고 경찰, 검찰, 사법부가 여당 정치인들과 권력자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조사를 회피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리면서도 야당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사소한 범법 행위에 대해서조차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등, 권력에 의해 법의 공정성이 무너져버린 사회, 나라에 충성한 사람보다 정권에 충성한 사람들이 더 떵떵거리며 대접받는 사회, 재벌가 자녀들이나 돈 좀 있다는 사람들이 직원들, 승무원들에게 온갖 권세를 부리며 갑질을 해대는 사회, 권력가의 자녀들이 군 복무, 취업 등에서 특혜를 받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경쟁이 판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어떻게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민주화를 성취했던 기성세대는 민주화 이후 사회를 돌보려고 하기보다는 부동산 투기 등 불로소득 추구, 자녀 사교육 투자, 성적 및 취업 경쟁 등 세속적 성취와 성공을 위한 이기적 경쟁에 몰두했고 점점 스스로 기득권 세력이 돼갔다. 그렇게 미래를 외면하는 동안 한국 사회는 재벌 중심, 고용 불안정, 불공정한 분배, 비정규직 증가, 소득 양극화 등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사회 문제들을 안고 있는 사회가 됐다. 경쟁에 내몰리는 사회, 약자들을 짓밟는 사회, 신뢰 없는 사회, 결국 젊은이들이 좌절하도록 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도 기성세대는 권위주의적, 위계적, 보수적 태도를 보이면서 젊은이들을 비난하는 '꼰대'가 됐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개인주의, 나약함, 예의 없음을 탓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은 기성세대를 보고 배운 것이니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나무라기 전에 스스로 젊은이들에게 어떤 본보기가 됐고 어떤 미래를 걱정했는지를 반성해보아야 한다. 정의도, 공정함도, 합리성도, 인권도, 복지도, 공동체적 가치도 사라져버린 사회, 미래 세대를 걱정하고 배려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젊은이들 눈에 비친 현재의 한국사회인 것이다.

 

사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불만과 좌절이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왔던 사례를 알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일베 현상'이다. 일베에 가담했던 젊은이들은 온라인상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기도 했고, 세월호 관련 농성 현장에 나타나 농성하는 사람들을 비아냥거리며 집단 행동을 하기도 했다. 철없는 젊은이들, 고등학생들의 감정적 행동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극단적이고 조직적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행동은 사실 젊은 세대의 좌절과 욕구불만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신성한 것, 고귀한 것의 권위를 무너뜨림으로써 좌절된 욕구와 불만에 대한 대리만족을 얻고자 했던 것이다. 물론 그 밑에는 '민주화 세대'를 비난하고 조롱하려는 정서가 깔려있었다. 기성세대는 민주화 이후 좋은 시절을 맞아 존중받고 또 대접받으며 살고 있지만, 정작 그들의 자녀인 자신들은 더 심한 입시 경쟁, 일자리 경쟁에 내몰리며 무시당하고 비교당하면서 심적인 불안과 좌절과 무기력 속에 살고 있으니 기성세대가 좋게 보일 리가 없다. 말하자면 잘난 척하는 꼰대의 모습이 보기 싫은 것이다.

 

최근 확산되고 있는 '헬조선' 현상도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절망스러운 현실에 대한 젊은 세대의 좌절과 분노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일베' 현상과 비슷하다. 그렇지만 '헬조선'은 나름대로 냉정한 현실 분석에 기초해 조롱하고 냉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베'와 다르다. 일베가 보수적, 공격적 논리 속에서 기성의 도덕적 권위에 대한 감정적 공격과 비윤리적 자기 정당화를 통해 자기만족을 얻고자 한 것이라면, 헬조선은 나름대로 합리성과 공정성의 잣대를 가지고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에 대한 사회 구조적 분석을 하면서 자신들의 불만과 좌절을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로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정치적으로 더 진보적이다.

 

겉으로는 성장했지만 재벌 중심의 부의 편중과 양극화로 경제적 기회가 제한돼 있는 한국 사회에서 다수의 젊은이들은 많은 것들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있다. 안정된 직장과 경제적 여유가 없다 보니 미래를 계획하기가 어려워 결혼도 출산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래서 이들은 '삼포 세대'나 '오포 세대'로 불린다. 그런데 이것은 저항의 몸짓이기도 하다. 미래가 없는 현실에서 자신의 아이들도 좋은 일자리를 가지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에 아이를 낳아서 자본가들, 부자들 등 기득권자의 노예로 살도록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좋은 일자리도 없는 데 아이를 낳으라고 하니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그래서 심지어 한국을 떠나는 것이 꿈이 됐다.

 

개인주의화된 사회에서 살아온 이들에게는 기성세대처럼 민주화라는 고상한 이상도 없고,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기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 조직적 기반도 없다. 그저 예능과 소비로 즐거움을 얻고, 결혼 기피, 출산 거부 등으로 개인적인 저항을 하며 사회를 경멸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고 현실을 개혁할 힘도 없는 젊은이들로서는 그저 '헬조선'으로 사회를 냉소하면서 좌절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헬조선에서 벗어나려면 기성세대가 미래를 적극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도 공범이라는 성찰적 태도를 지녀야 하는 것이다. 헬조선에서 벗어나려면 비판적 젊은 세대와 성찰적 기성세대의 공감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성세대가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책임 있는 개혁 주도 세력으로 나설 때 사회도 좀 더 살만하게 될 것이고 젊은이들도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헬조선'을 말하는 젊은이들은 분노하고 조롱하고 좌절하고 냉소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정의와 공정성, 합리성의 잣대를 가지고 냉철하게 사회 부조리를 분석해내고 있어서 공감의 여지는 크다. 기성세대가 이들의 분노와 좌절에 공감하고 자기성찰을 통해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젊은 세대의 불만과 증오의 감정은 새로운 변화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경제 개혁, 노동 개혁, 규제 개혁, 교육 개혁 등 온통 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기득권의 유지에 혈안이 돼있다. 우리는 개혁이라는 말에 현혹돼서는 안 되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어떤 개혁인지를 따져야 한다. 개혁으로 부의 분배를 공정하게 하는 것인지, 시장 경쟁이 시장권력의 통제를 통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인지, 노동의 대가를 공정하게 지불하도록 하는 것인지, 일자리가 세대별로 적절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것인지, 복지 제도가 누구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해주는 것인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우리의 정치적 선택이 헬조선을 유지할 것인가 변화시킬 것인가를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기득권자들, 부자들을 더 배부르게 하는 정치 세력을 교체할 때 헬조선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지금 젊은 시민들의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5/09/16- 15:38
403
0

'바람 잘 날' 없는 김포시…시민 배제한 토양오염조사 검증위 구성 논란 (환경 TV)

김포시와 시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소위 '추가 토양 오염 조사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구성될 예정이다. 지난 4일 김포시는 갈등의 소지가 있는 15곳의 토양 오염 지역을 검증하기 위한 검증위의 구성을 발표했다.

하지만 검증위 구성원에 당초 참여하기로 했던 피해자들, 즉 시민들이 배제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검증위 구성 단계서부터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구성하는 검증위가 오히려 '논란'을 증폭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김포시는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와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의뢰해 진행한 거물대리와 초원3리 주변의 환경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채 연구 결과가 잘못됐다고 하며 마찰을 빚은바 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greenpostkorea.co.kr/news/article.html?no=56292

일, 2016/02/07- 14:26
275
0

대통령은 화만 내는 자리가 아니다

통일 경제의 폐쇄와 흡수 통일의 주술

 

김종욱 동국대학교 객원교수

 

남북한 정상의 결단으로 군사적 요충지에 공장과 건물이 들어서면서 '통일 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조성됐다.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2004년 12월 개성공단의 첫 제품인 '통일 냄비'가 출시됐다.

 

남북의 사람들은 개성공단에서 매일매일 얼굴을 맞대고 서로를 이해해갔다. 개성공단을 통해 평화가 경제가 되고, 통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그곳은 군사 통제 구역이 되었고, 남북 분단과 대립의 대결 공간으로 변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2008년 7월), 개성 관광 중단(2008년 11월), 남북 열차 운행 중단(2008년 11월)에 뒤이어 남북 협력의 마지막 공간마저 폐쇄된 것이다. 이제 남북 관계는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블랙홀' 속으로 빠져 들어버렸다.

 

국제 사회의 제재부터 개성공단 폐쇄까지의 일련의 조치는 북한의 '수소 폭탄' 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그 원인이다. 우리나라와 국제 사회가 북한의 지속적인 핵 능력 증강을 통한 '핵 정치'에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NPT(핵 확산 금지 조약) 체제는 유지되어야 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국제 사회의 노력도 계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취한 개성공단의 일방적 중단은 남북 관계를 '지뢰밭'으로 만들 것이며, 북한 핵 및 미사일 공격을 막는다는 구실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동북아 안보 불안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즉 우리 정부가 취한 일련의 제재 조치의 실효성은 낮은 반면, 남북 관계의 불안정성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이미 북한은 개성공단 중단을 "조선 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의 최극단으로 몰아가는 위험천만한 선전포고"(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중국 정부는 연일 사드 배치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고,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또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노스케롤라이나호'가 부산항에 입항했고, 세계 최강의 전투기인 'F-22랩터'가 한반도에 출동한다.

 

북한의 '핵 고도화 전략'과 사드(THAAD)의 국제정치학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억지와 북한의 비핵화다.

 

이를 위해서 제재와 대화는 병행되어야 한다. 대화 없는 제재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만약 제재의 목적이 북한 붕괴와 흡수 통일이라면, 남북 관계는 '지뢰밭' 그 자체다. 북한은 2013년 4월 1일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통해 핵 억지력과 핵 보복 타격 능력의 질량적 강화와 지속적인 핵 능력 강화를 표명했다. 동시에 세계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핵무기를 보유하겠다며, 핵 폐기 의사가 없음도 명확히 했다. 따라서 우선 북한이 '핵 고도화 전략'을 중단하도록 노력하고, 북한 당국을 비핵화로 유도하기 위한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의 '전략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한 대응이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아시아 전략(Pivot to Asia)'과 연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국은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제(MD)' 편입을 한중 관계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사드는 MD 체제 편입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이며, 올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중국의 제2의 교역 대상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경제에서 대외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고, 전체 대외 교역량 중 중국의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한다. '저성장의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어려운 현실과 동북아 지역의 급격한 안보 불안의 결합은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 : 새로운 지도(new map) 그리기 

 

북한의 '핵 고도화 전략'과 이에 대응하는 사드의 배치는 남북 관계와 미-중 관계를 '강 대 강'의 대결 국면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대결로 치닫는 남북 관계를 전환시킬 '전략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2005년 7월,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와 6자 회담 무기한 연기 선언이라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직접 송전 계획'을 담은 '중대 제안'을 통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되살려야 한다. 

 

첫째, 미국과의 전략대화를 통해 한미 연합 훈련 잠정 중지,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 착수 등을 담은 대화와 제재의 꾸러미를 협의하고, 둘째, 이 내용을 중국과 협의하여 북한이 대화와 협상에 참여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담보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중국에 의한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대북 제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셋째,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단된 6자 회담을 변경,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 회담'이라는 '집중적 협상 테이블'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을 중단하도록 유도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점진적‧단계적 해결을 모색하는 '6자 회담 시즌 2'에 진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에 의한 미-중 설득과 중국의 북한 설득, 그리고 과도적 단계로 '4자 회담'을 통해 새로운 지역 평화 대화 채널을 만들자는 것이다. 즉,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 보장, 한반도 평화 체제와 지역의 공동 번영으로 가기 위한 '새로운 지도(new map)'를 주도적으로 제안‧설득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흡수 통일의 '주술'에서 벗어나야 

 

5만여 명의 '월급 150달러' 고급 인력을 포기한 '초강수' 개성공단 중단은 그 의도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금강산은 중국인들의 관광지가 되었다. 개성공단 폐쇄 이후, 직장을 잃은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 동북 3성과 러시아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지 모른다. '통일 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한반도의 미래 먹을거리인 '북방 경제'를 포기하고, 북한 붕괴와 흡수 통일을 통해 '통일 대박'에 이를 수 있다는 '주술'에 빠져서는 안 된다. 한미 합동 '키 리졸브' 군사 훈련과 독수리 연습,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 제재 등이 전개되고, 북한은 이에 대응하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DMZ 포격, NLL 충돌 등 국지 도발을 통해 지속적인 위기 고조 전술을 전개하는 한반도의 상황은 가히 '악몽'적이다. 

 

전쟁은 이제 '악몽'을 넘어 '현실'의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2004년 합동참모본부가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24시간 이내에 23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성장과 불평등 경제로 힘겨워하는 국민들에게,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까지 덧씌우는 것은 가혹하다. 대북 제재의 피해가 당장 우리 개성공단의 중소기업과 노동자, 그리고 하청업체에 직접적으로 가해지고 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 핵심 요지는 "대화는 없다. 이번 기회에 제재와 압박을 통해 잘못된 버릇을 고치겠다"로 요약된다. 전쟁 중에도 대화 채널은 가동된다. 전쟁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화를 포기한 제재와 압박은 목표를 상실한 전략이다. '폐허' 위의 통일이 아니라, 공존과 번영 속에 이루어지는 통일이 헌법적 가치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국민이 공감하고, 국제 사회가 환영하고, 한반도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통일'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국민은 전쟁의 공포에 두려워하고, 미-중의 갈등은 증폭되고, 남과 북은 극단적 대결을 반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모두가 불행한 대결'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의 '분노'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이고 평화다. 분노해서 되는 것이었다면, 북한 핵 문제가 지금까지 난제로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제 국회 연설에서 "국민들이 정치권에 권한을 위임한 것은…그 위험까지 선택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 아닌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을 스스로 자문해보길 권한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2/17- 15:02
381
0

희망제작소 연구원을 공개 채용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시민의 참여를 통한 실사구시 정책과 다양한 사회혁신 방법론을 연구․ 실행하는 민간싱크탱크입니다.
희망제작소의 가치와 정신을 기반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새로운 연구원을 모십니다.

1. 모집분야 및 지원자격

0328_01

2. 채용 일정

0328_02
* 서류 합격자에게 별도의 과제가 주어지며, 1차 면접 시 발표를 진행하오니 참고해 주세요.

3. 근무조건

1) 직급 : 경력에 따라 결정
2) 공통사항
– 급여 ☞클릭
– 복리후생 : 4대 보험, 연차ㆍ여름ㆍ경조사 휴가 등
– 근무시간 : 주 5일 09시~18시

4. 제출서류

1) 지원방법 : 지원서 작성 후 이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2) 지 원 서 : 첨부양식 이용 (개인정보제공동의서 체크 필수)

희망제작소 입사지원서 내려받기

3) 포트폴리오(자유양식이며 의무사항 아님)
: 이력과 활동을 설명할 수 있는 별도의 자료가 있을 경우 지원서와 함께 제출
– 제출된 서류는 반환하지 않습니다.
– 서류접수 뒤 확인 메일이 발송됩니다. 메일을 받지 못하신 분은 연락주세요.

■ 문의 : 경영지원실 (02-2031-2192)

금, 2016/03/04- 09:00
155
0

'시민 필리버스터'는 계속돼야 한다

필리버스터 정국과 정치 전략


이양수 한양대학교 강사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났다. 47년 만에 부활한 필리버스터는 많은 기록과 어록을 남겼다. 하지만 테러 방지법은 '치킨게임’이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자 여당은 단독으로 테러 방지법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여당 원안대로 법안을 통과시켰으니 여당 입장에선 잃은 게 없을 것이다. 야당은 야당대로 그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었다. 실망은 오로지 국민의 몫이다. 테러 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에 대한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여론은 야권에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국가정보원의 정보 수집 권한 강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 기본권 훼손과 권력 오남용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권력의 무한 질주는 두고두고 후회할 일이다.

 

무제한 토론은 국회 본연의 기능을 확인시켜 주었다. 무능력 국회라는 오명을 벗고 토론장의 국회로 탈바꿈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은 또 다른 참여였다. 토론은 민주주의의 자양분이다. 국회의 공론 기능에 고무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필리버스터는 개인의 목소리를 높였다. 당론에 끌려가던 개인이 아닌, 의견을 가진 한 사람으로 거듭났다. 국민이 개인의 독특한 캐릭터에 눈길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국회 쇼', '선거운동' 운운하며 내비친 불안한 여당의 속내는 필리버스터 정국의 미묘하고 복잡한 상황이 만들어낸 것이다. 다가오는 선거에 불똥이 뛸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무제한 토론 투쟁은 한계를 가진다. 토론의 중요성은 확인했지만, 토론을 통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토론한다는 것과 토론을 통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국회의원의 특권으로서 무제한 토론은 법안 지연의 효과만을 가진다. 지연일 뿐 새로운 결론 도출로 이끌지는 못했다. 이번 무제한 토론은 애초부터 전략적이었다. 테러 방지법의 지연, 선거법 협상이라는 이중 전략의 일환일 수밖에 없었다. 야당의 필리버스터 중단이 시민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것도 전략적 결정 때문이다. 적당히 치고 빠지는 것처럼 보이는 전략적 접근은 시민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것이다.

 

시민은 명분을, 정치는 전략을 원한다. 물론 정치권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가 간다. 공천을 받고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이 클 것이다. 시민의 명분보다 지역주민의 관심을 끄는 데 열중할 것이다. 주도권 싸움에서 지면 모든 게 끝장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시민의 입장과 다른 지점이다. 권력을 손에 쥐고자 하는 사람, 무언가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은 근본에서 차이가 난다. 시민은 지속적인 토론을 원하고, 자기 목소리를 찾고 싶어 한다. 야권의 필리버스터 중단이 무기력하고 나약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토론과 비전

 

토론은 본래 공동체의 비전을 찾기 위한 것이다. 비전은 말과 행동일 뿐이다. 신뢰할 말과 행동을 찾는 것이다. 비전의 혼란이나 상실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한다. 정치 전략은 비전이 될 수 없듯, 변명이 토론이 될 수 없다. 비전은 의견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찾아낸 공통분모인 것이다. 더욱이 비전을 통한 변화는 우리 모두의 일이다.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왜 우리는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는가? 필리버스터 정국은 이 물음의 반면교사다. 형식적인 토론으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 제 땅이 아닌 곳에서 씨앗이 새싹을 틔울 수 없듯이, 조건을 갖추지 못한 힘은 발휘되지 못한다. 우리 시대의 무기력은 이것이 아닌가? 야권의 필리버스터를 향한 큰 호응에도 정당의 지지도에 큰 변화가 없는 건 무슨 뜻인가? 행동할 비전이 없는 것은 아닌가.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이다. 미국 대선 판도는 또 다른 우리의 거울이다. 공생의 논리 없는 대선은 배울 것 없는 정치판일 뿐이다. 선두 대선 주자들의 주도권 싸움은 진영의 논리도, 이념의 논리도 없다. 오직 도저히 섞일 수 없는 이해관계만이 있을 뿐이다. 비전은 공생의 논리를 전제하고, 시민의 공감을 요구한다. 정권 창출 차원의 세(勢)의 논리로만 이해할 수 없는 정치의 순기능이다. 승자에게 박수를 보내는 스포츠 게임처럼 정치를 생각할 수 없는 이유이다. 승자만을 생각하는 정치는 패자의 목소리를 침묵시킨다.

 

이런 우려는 당연하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선택은 역사적이다. 지금의 선택은 어떤 식으로든 다음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의 선택이 다음 선택의 조건이 된다. 시민의 침묵과 '무행동'을 걱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표로는 기권이지만, 침묵과 무대응은 내용으론 권력을 공고화시킨다. 원치 않아도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만다.

 

약자의 절규

 

국회의 필리버스터는 끝났다. 그러나 시민의 필리버스터는 계속되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필요하다. 승자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말이 우선하는 정치를 찾아야 한다. 필리버스터에서 본 것이 무엇인가? 말의 힘이 아니던가. 말의 힘은 듣는 사람의 공감에 달려 있다. 필리버스터를 끝내며 한 은수미 의원의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그는 말한다. 필리버스터가 "국민과 마음을 다해 접촉이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고. 그리고 그는 말한다. 느낌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역사"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비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속에 좌절된 약자의 절규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거짓으로 점철된 장밋빛 미래보다 좌절된 꿈, 현실이 되지 못한 꿈을 품어야 한다. 세월호는 아직도 해결해야 하는 기억이다. 위안부의 한도 풀어야 할 우리 공동의 기억이다. 그들의 삶을 지금 실현시키는 것은 지금 우리 미래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어디 이뿐인가. 우리는 좌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 땅의 노동자, 포기만을 강요당하는 청년, 안전장치 없는 노년층. 우리 비전은 그 고통을 안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두려운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이다. 이런 불확실성이 과거에 대한 맹신, 과거에 대한 획일화를 꾀한다. 미래가 시야에 들어오면 과거에 갇히지 않는다. 우리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자칫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악순환의 고리를 해체하기 위해선 지금 실현가능한 비전을 찾아내야 한다. 정치의 책무이다. 세의 논리만이 아닌 우리의 잠재력을 모아낼 지혜가 필요하다. 시민의 필리버스터가 필요하다. 정치권을 향한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할 차례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수, 2016/03/09- 18:25
333
0

2016년 겨울의 거리는 촛불의 열기로 뜨거웠다. 주말마다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힘은 결국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탄핵 심판대로 끌어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수많은 시민들은 2017년 지금도 광장을 지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을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시켰던 승리의 경험. 광장에서 외쳤던 주권자의 명령. 이 모든 기억을 잊지 말고 더 큰 명령을 준비할 때입니다. 새로운 2017년이, 완전히 달라질 이후 30년이 우리들 앞에 놓여있습니다.

김벼리 / 평택 현화고등학교

그러나 박근혜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버티고 있고, 공범자들 역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만이 모였던 광장의 촛불은 이제 어디로 향해야할까?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 이유미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는 “삼성은 경영승계에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최순실과 재단에 돈을 줬다”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회에 뿌리 깊숙이 박혀있던 정경유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막강한 자금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정치를 이용해 온 재벌들과는 달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 혐오에 가까웠다. 지금껏 국가, 재벌, 정치권, 언론은 삶과 정치의 연결을 끊임없이 방해했고, 제도정치에 대한 깊은 실망감은 시민들을 정치에서 고개를 돌리게 했다.

말로만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들이 주권자로서 존중받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들의 삶의 문제가 정말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뤄지고 정치가 그런 것을 풀어내는, 우리의 생활의 문제를 풀어내는 그런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광장에 모인 건 비롯 개인이지만 개인이 집단이 돼서 비롯 그 날 그 순간 뿐이지만 행동했기 때문에 힘이 있었던 거예요. 그럼 왜 그 순간만 집단이 되어야 하냐는 말이예요. 매일 집단이 되어 있으면 좋죠.

강상구 / 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다가올 수록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뉴스타파 목격자들 <이것은 명령이다>는 다양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2016년의 촛불을 돌아보고, 2017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하승수(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김벼리(촛불집회 참가 고등학생), 김혜진(4.16연대 상임운영위원), 강상구(정의당 교육 연수원 부원장)

열심히 시위를 했던 프랑스 학생 중에 한 명이 한국에 온 적이 있었어요. 한국에서 자기가 정말 이상했던 것. 청년 실업이 8%쯤 되면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그 말에 약간 충격을 받았어요. 왜냐하면 우리같으면 청년 실업률이 8%면 다들 나와서 시위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지 않고 조직이 100개는 만들어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혜진 / 4.16연대 상임운영위원/퇴진행동본부 언론팀

이번 프로그램의 연출은 태준식 독립영화 감독이 맡았다. 그는 <당신과 나의 전쟁> <어머니> <슬기로운 해법> <교실> <촌구석> 등을 연출했다. 또 내레이션은 촛불집회를 참여하고 경험했던 고등학생 김벼리 양이 맡았다.


글 연출 태준식

금, 2017/02/03- 16:49
347
0
2016년 희망제작소와 함께한 비밀의 숫자 1178. 이 숫자에는 우리 사회 시민의 꿈과 이 꿈을 현실로 만들려는 희망제작소의 발자국이 담겨 있습니다. 나와 이웃의 삶이 더 풍요롭길. 내가 사는 지역이 더 따뜻하길. 우리 사회가 더 혁신적이길.
20170116_cardNews1 20170116_cardNews2 20170116_cardNews3 20170116_cardNews4 20170116_cardNews5 20170116_cardNews6 20170116_cardNews7 20170116_cardNews8 20170116_cardNews9 20170116_cardNews10
월, 2017/01/16- 17:34
257
0

자동차 중심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도시문화를 변화시키고 보행이 편리하고 안전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이 직접 제안하는 2016 걷기 좋은 서울 시민공모전 시상식이 1 11(오후 7시 서울시민청 지하2층 바스락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서울특별시가 주최하고 ()녹색교통운동이 주관하고 있는 이번 공모전은 마을 보행환경 개선 제안과 나의 최고의 길 소개 등 2개 부문으로 나뉘어 2016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보행환경 개선 제안은 현재의 걷기 위험한 자동차 중심의 마을길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는 사람 중심의 마을길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직은 생소한 주민 주도형 보행 환경 개선사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제안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차심사를 통해 선정된 팀을 대상으로 현장에 전문가가 직접 방문하여 워크숍을 진행한 후 주민간 협의를 통해 최종 제안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나의 최고의 길 소개 부문은 나만이 알고 있거나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걷기 좋은 길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공모전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시상식장을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시상식에 앞서 수상자들이 참석자 등록을 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시상식이 개최되었습니다. 먼저 식순안내를 드리고 이어서 시민공모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이번 공모전을 주관한 우리 녹색교통운동 진장원 대표님께서 앞으로 보행자 중심의 도로 문화를 만들기 위해 우리 시민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이서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께서 축사를 해주셨습니다.

 

개회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에 대한 시상이 진행되었습니다. 화곡본동마을회의 팀의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안전한 마을 화곡본동 제안이 대상을 수상하였으며그 외 금상 1, 은상 1, 동상 3팀이 수상하였습니다.

'나의 최고의 길' 소개 부문에서는 충정로 보물찾기 길의 박선양씨가 금상을 수상하였으며, 그 외 은상 1, 동상 7명이 수상하였습니다.

 

시상에 이어 시민공모전 우수작의 발표 시간이 있었습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 대상을 수상한 화곡본동마을회의의 허인영님께서 '사람과 자동차가 함께 안전한 마을 화곡본동' 제안 내용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동안 주민들이 '보행로 안전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시민공모전을 알게되어 참여하게 되었으며, 주 개선방안으로 속도를 30km/h로 제한하는 'ZONE 30' 지정, 일방통행 실시를 통한 보행공간 확보, 반사경, 과속방지턱 등의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등을 제안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나의 최고의 길'소개 부문 금상을 수상한 박선영님께서 충정로 보물찾기 길’소개를 통해 충정로길의 근현대 역사적 자취가 살아 숨쉬는 건축물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가족 또는 지인들과 충정로의 보물을 한번 찾아 보시기를 강력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수상자들의 단체 사진 촬영이 있었습니다. '걷는 도시, 서울' 확산에 힘써주실 자랑스러운 시민 여러분들이 여기 계시네요.^^

 

이로써 시상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 '걷기 좋은 서울' 시민공모전 시상식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마을 보행환경 개선'제안 부문의 수상작 중 우수작은 2017년도 서울시 보행정책과에서 진행하는 보행환경 개선사업(보행환경개선지구, 보행자우선도로 등)의 대상으로 검토됩니다.

그리고 '나의 최고의 길'소개 부문은 수상작에 대해 주요 포털사이트, 걷기 관련 앱 홍보 등 시민과 공유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됩니다.

이번 2017년에도 시민공모전은 보행환경개선에 시민의 주도적 참여를 촉진시키는 지속적인 창구역할을 계속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과 많은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금, 2017/01/13- 14:24
469
0

프랜차이즈 정당은 필요 없다

'시민정치'와 '의회정치'의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下

 

야당들의 적폐부터 청산해야

 

장은주 영산대학교 교수

 

촛불 혁명의 완수를 위해서는 야당들도, 아니 야당들부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문제는 언제나 제도권 의회정치고 정당정치다.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을 발전시키려 해 왔던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고비마다 민주진보 진영의 정당들, 특히 민주당 계열의 '리버럴 정당'들의 지리멸렬함이 가장 큰 문젯거리였다. 그 동안 우리 리버럴 정치인들은 늘 분열과 무능의 늪에 빠져 역사적 죄를 저지르곤 했더랬다. 저 멀리 4.19 이후에도 그랬지만, 1987년에도 그랬고 지난 2012년의 정권 교체기에도 그랬다. 이번이라고 다를 수 있을까?

 

당연히 미덥지 못하다. 이미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 저기 다시 내부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심지어 여권의 비박 세력을 포함하여 새로운 정치 지대를 형성해 보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이번의 촛불 혁명 과정에서도 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좌고우면하느라 제 갈 길을 잃을 때가 많았다. 그나마 우리가 희망의 끈을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은 이 당들이 머뭇거리다가도 결국 촛불 시민들의 의지에 굴복해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적 도구이기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한국 리버럴 정당들은 이 과정에서 배워야 한다.

 

사실 그 동안 한국 리버럴 정당들은 그 어떤 뚜렷한 이념도 가치도 공유하지 못한 채 그저 동일한 상호만 공유하는 정치적 자영업자들의 프랜차이즈식 정당이기를 그만두지 못했다. 그 당들은 그 동안 '저항적'이라는 명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는 퇴행적일 수밖에 없는 지역주의를 적극적 기반으로 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갈망하는 많은 시민들의 수구 기득권 세력에 대한 혐오를 소극적 기반으로 하여 겨우 연명해 왔을 뿐이다. 내 생각에 촛불 혁명은 한국 리버럴 정당들의 이런 고질적인 병폐가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지 그 길을 보여주었다.

 

이번 촛불 혁명의 과정에서 어떤 반면교사로서 분명해진 진실이 하나 있다. 그 동안 자주 그 반대가 옳다고 주장되어 왔지만, 우리 리버럴 정당들의 무능함은 기본적으로 바로 시민정치와 거리를 두고 시민이라는 자신의 참된 토대를 애써 무시해 온 데서 비롯한다는 점 말이다. 그 당들은 이제 지금껏 곧잘 망각해 왔던,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한 번도 깨달은 적도 없던 자신들의 궁극적 존재 이유를 뒤늦게나마 자각하길 바란다.

 

교훈은 분명하다. 우리 사회에서 리버럴 정당들은 시민사회에서 발원하고 정의와 연대의 문법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시민적 권력의 요청에 충실할 때에만 정치적 성공을 거둘 수 있었고 또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많은 리버럴 정치인들은 그 동안 너무 자주 그 시민적 권력의 요청을 망각한 채, 시민들의 의지와 열망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특권만 챙기는 정치계급이 되려고 했었다. 어쩌다가 잠시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광장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했었다. 시민사회의 깊은 바닥에서 올라오는 외침을 애써 무시한 채 법과 제도의 논리만을 앞세우며 정치적 특권만 누리려 해왔다. 이 적폐부터 청산해야 한다.

 

포퓰리즘이 아닌 씨비씨즘(civicism)

 

무슨 거창한 이념이 필요한 게 아니다. 정치적 지향의 좌우가 중요한 것도 아니다. 시민사회가 곳곳에서 내는 신음 소리들에 귀 기울이고 그 아픔들에 공감하며 만연한 불의에 맞서 시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싸우겠다는 지향과 그에 따른 실천만 있으면 된다. 지난 4.13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나 국민의 당이 미더워서 그 많은 의석을 안겨준 것이 아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세력이라는 더 현저한 불의부터 응징해야한다는 생각에 그 당들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그 참된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민주당이 지지율 40%를 넘나들게 된 것도 그 불의를 혁파해야 한다는 광장의 절대 명령에 이 당이 우왕좌왕 하다가도 결국 앞장 서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탓이라고 해야 한다. 시민들을 따랐더니 시민들이 따르는 것이다. 우리 야당들은 바로 이 교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기본 원칙으로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리버럴 정당들은 정당청치를 유권자들이라는 소비자들에게 정책이라는 상품을 팔아 의석이나 정권이라는 이윤을 남기는 행위쯤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이해된 정치판에서는 이미 돈이나 주류 언론과 같은 막강한 사회적 권력 자원에 기대서 경쟁하는 수구 기득권 정치 세력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스스로를 민주적 시민사회의 정치적 기구(기관)로 이해하면서 거기서 발원하는 시민적 권력, 곧 '힘없는 자들의 권력'에 기대고 또 그것을 강화하는 데 헌신할 수 있는 민주적 정당이 필요하다.

 

민주적 정당에 있어서 시민은 그 정치적 목적이자 방법이어야 한다. 이 당은 모든 시민의 평등한 존엄성을 보호하고 실현하며 그 시민들을 사회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역능화(empowerment)하는 것을 정치의 궁극적 지향으로 삼아야 한다. 이 당은 또 단순히 자신들의 사적 이익 추구에만 매몰되지 않고 일상에서 그리고 때때로 광장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공동선을 고민하고 사회 정의를 위한 실천에 참여하는 활동적이고 비판적인 시민들과 언제나 함께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리하여 언제나 시민들을 믿고 의지하며 시민들의 외침에 제대로 응답하는 정당, 그리고 그 정치적 성공을 언제나 시민적 주체의 성장과 시민정치의 강화와 연결시키는 정당, 바로 그런 정당이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민주 정당이다. 우리 야당들은 바로 이런 정당이 되려고 해야 한다.

 

무슨 포퓰리즘 정당이 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페팃(P. Pettit)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씨비시즘(civicism)', 곧 '시민주의' 정당이 되라는 이야기다. 이 당은 언제나 보통의 시민들의 요구와 열망에 충실하고 그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치를 하되, 포퓰리즘 정당처럼 얄팍한 정치적 배제와 적대를 부추김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노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 누구든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보편화 가능한 시민들의 열망과 지향에 기초하고, 시민들 모두의 평등한 상호성이라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포용과 평화, 우애와 연대라는 시민적 이상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촛불 혁명이 하루아침에 완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긴 과정을 거치는 하나의 거대한 역사적 운동일 수밖에 없다. 검찰, 사법, 재벌, 언론, 사학 등 숱한 개혁의 대상들이 산적해 있다. 복지나 일자리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더구나 아직도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삶의 양식으로 자라잡지도 못했다. 단지 시민사회와 의회, 시민정치와 정당정치, 광장과 국회의 아름다운 만남을 통해서만 그 지난한 과제들이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인 바, 이 교훈에 충실한 새로운 정당 정치를 기대해 본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금, 2017/01/13- 15:30
352
0

병신년이 가고 정유년 새해가 왔습니다. 문득 국민가객 장사익님이 부른 노래 중에 선시(禪詩)에 우리가락을 입힌 ‘꿈’이라는 가사가 생각납니다. 대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가는 해, 오는 해, 구별할 것 없네. 겨울가고 봄이 오면 세월간 듯 하지만, 달라졌는가? 변해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높은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큰스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진 속에 서로 얽혀 사는 중생인 우리는 해가 바뀌는 시간의 흐름 속에 간절한 바램과 못 이룬 아쉬움을 못내 떨쳐내지 못합니다.

‘피플 파워’ 보여준 2016년

2016년 한국 시민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연초부터 새누리당이 압도적으로 이기고 수구집단들이 장기적 집권체제를 위해 반동적 개헌을 추진할 것에 걱정했던 필자의 어리석음을 통쾌히 배반하고, 4.13 총선결과는 우리에게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1

일부에서는 413 총선의 결과에 대해 제 잘난 듯 당시 민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김종인 박사의 일정한 역할을 이야기하고, 호남정서를 담아낸 안철수 의원의 정치 감각을 평가하기도 합니다만, 모두 개똥같은 잡소리입니다. 오롯이 100% 국민들의 손으로 이루어 낸 우리 모두의 승리인 것입니다.

뒤이어 형성된 여소야대의 정치지형은 기어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시민들의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이어져 왔고, 4.13 총선 승리의 배경과 성격을 확실하게 천명하였습니다.

준비한 예감처럼 작년 초에 가톨릭프레스와 가졌던 저의 인터뷰 내용을 조금은 길지만 다시 되풀이 해봅니다. 제목은 한국사회의 대변혁은 가능하다’ 이였습니다.

 

“자연발생적인 폭발적 시민운동의 최고정점은 6.10민주항쟁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만한 힘은 다시 만들어내기 어려울 겁니다. 당시에 모두가 공감하는 대통령직선제라는 단일한 정치적 의제를 갖고 있었지만, 그 이후 우리의 상황은 정치적인 것에서 사회경제적 의제로 중심을 이동하게 됩니다.

각자 서있는 위치와 분야에 따라 이해와 관점이 복잡하고 흩어질 수밖에 없어요. 사회경제적 의제는 단일한 정치적 의제만큼 폭발적으로 묶어내기가 쉽지 않고, 87년 당시처럼 시민 역량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결집되어 터져 나오는 것이 대단히 어렵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현재 시민단체나 운동은 내부에 지속가능한 역량들이 보충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연적 폭발성은 다시 올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예컨대 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몇 년 동안 공동대표로 있었습니다. 시민 개개인 삶의 고달픔과 불안에 대한 원인과 대안을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잘 정리해서 시민사회에 내던지니, 복지라는 주제가 휘발유에 불이 붙듯 확 폭발해서 올라왔어요.

이후에도 우리 삶의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휘발유를 부으면 폭발할 수 있는 가연성이 항시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 가다듬어서 정확한 방향으로 이끌어 내면 갑오동학농민군이 우금치 전투에서 패한 이후 해내지 못했던 한국사회의 대변혁, 대전환을 언젠가는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현재 감동으로 타오르고 있는 광장의 ‘촛불혁명’은 지난해에 품었던 저의 예감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입니다.

동학농민혁명과 4.19 시민혁명과 1987년 민주항쟁의 맥을 이어가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새로운 형태로 정형화해서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운동 4.0’의 시대 

저는 광장에서 촛불을 들고 일어선 시민들의 모습을 ‘자각된 주권(Cognized Sovereignty)’ ‘시민운동 4.0’ 이라고 부르고자 합니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누적되었던 판단들이 계기적인 현실상황을 인지하면서 분노와 각성으로 결집되어 형성된 것입니다. ‘이게 나라냐’로 상징되는 시민들의 요구와 갈증은 단순히 박근혜와 주변의 부역자들을 처벌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역사적인 새로운 질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죠.

이에 반하여 직업적인 제도정치권 영역은 여전히 70여 년 전 해방정국 당시 미숙함과 반쪽자리 정부수립과정의 유치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후하게 점수를 주어도 겨우 ‘제도정치1.5’ 수준으로 판단됩니다.

20160221152157226522

이러한 정치의 후진성의 배경에는 분단과 민족동란, 냉전체계와 군사쿠데타, 개발독재와 정경유착이라는 외적 조건의 탓도 큽니다만, 헌정사를 유린한 유력 정치인들의 정략적 탐욕에 더하여, 국민을 위한 정책을 중심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해에 머무는 친목회 같은 현재 정당 수준에 기인합니다.

한마디로 선거철만 되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한국 정치에는 불행하게도 정당다운 유력정당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이 낙차를 따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법칙을 노자가 상선약수(上善若水)라고 격찬하였듯이, 세계사적 수준에 이른 한국시민정치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도정치의 커다란 격차는 전자의 주도성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 위한 시대적 과제에 대한 성찰적 토론과 합의,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다양한 입법적 절차, 이를 실천하기 위한 차기정부의 수립 등 모든 과정에 시민들의 직접적 주도적 참여가 불가피합니다. 이미 지역 단위의 민회 구성, 선거법과 헌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 등 다양한 제안과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방적 국민경선’으로 대선에서 승리하자

몇 달 안에 치룰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에서도 반드시 쟁취해야 할 민주개혁진영의 집권이라는 시대적 요청 역시 동일한 관점과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잘난 개인 또는 친목회 수준의 일개 정파 수준에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시민참여라는 큰 흐름속에서 민주개혁진영의 광범한 연대와 시대적 과제에 대한 결기를 모아 축제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후진적인 민주당만의 경선은 반드시 필패를 가져올 것입니다. 재탕방식의 후보단일화에도 국민들은 이제는 식상한 만큼 외면할 것입니다.

필자는 민주개혁진영이 대선승리라는 축제를 맞이하고, 새로운 질서의 구축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방적 국민경선’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16470_13928_1644
(사진 출처: http://www.ingo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6470)

대선주자로 적격하고 유력한 후보군 3-5명을 국민여론에 근거하여 선출하고, 이들 간에 민주당 또는 국민의당이라는 협소한 한계를 넘어서서 완전한 국민참여 경선제를 실시하여 명실공히 민주개혁진영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후보자를 지명하자는 것입니다.

선두를 차지한 정치인을 대선주자로 선출하는 것 뿐 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유력한 정치인들이 차기 정부 내에서 주요한 책임총리와 장관직을 수행하도록 합의해 내는 것입니다. 당연히 정의당 등 진보세력도 사회분야의 장관으로 참여하는 연합정부를 구상해야 합니다.

차기정부가 실천해야할 중차대한 시대적 과제는 겨우 20% 수준의 지지를 받는 일개인과 정파로서는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습니다. 예측하건대, 과거 방식으로 정당도 아닌 정당이라는 한계에 갇힌 채 단일화를 통하여 대통령이 되고 이를 둘러싼 좁은 인적 범위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한다 한들, 일 년 안에 반드시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것입니다.

광범한 시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민주개혁세력 인사들이 함께 연대하고 합의되어 구성된 차기정부의 출현만이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낼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미망 속에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없다는 선승의 반어법적 가르침을 되새기어야 합니다. 물은 낙차를 따라 흐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듯이, 정치는 민의를 따라 흘러야 가야 합니다.

정법민의(政法民意)는 2017년 새해의 화두입니다.

월, 2017/01/02- 11:40
333
0

(이 칼럼은 한겨레신문(2016. 12. 28)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촛불 시민들은 ‘개헌’이라는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정치권은 개헌 논의로 시끌벅적하다. 촛불 시민은 내년 대선에 누구를 지지하자는 말을 꺼내지도 않았는데 언론에서는 매일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도한다. 수백만명의 시민이 개헌하자고, 대통령 잘 뽑자고 9주째 추운 겨울날 거리에서 떨면서 이렇게 소리 질렀나?

개헌도 분명히 필요하고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는가도 정말 중요하지만, 경제시스템 변화 없이 민주주의는 공염불이다. “규제는 암 덩어리”라면서 전경련의 민원처리반 역할을 해온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경제 강자들의 특권과 반칙은 상상을 초월했고, 그 정점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있다.

특히 대통령이 삼성 이재용 등 재벌 총수들과 독대한 사실, 삼성의 정유라 지원, 재벌들의 미르, 케이(K)스포츠 재단 갹출 건에 현미경을 들이대면 모든 것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안종범 전 수석에게 “삼성의 합병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했다는 사실, 그 직후 수천억원의 국민의 노후자금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출된 사실도 포함된다.

AKR20161228023000011_02_i
28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긴급체포했다. 그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3자 뇌물죄’ 적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사람들은 이것을 ‘정경유착’이라 말한다. 그러나 내 눈에는 박근혜 2세와 이병철 3세 등 세습권력자들 간의 부당거래로 보인다.

재벌 2, 3세 9명이 30여년 만에 아버지 할아버지가 앉았던 청문회 자리에 다시 앉은 현실은 왜 한국의 민주주의가 이렇게 망가지게 되었는지, 왜 청년들에게 한국이 ‘금수저’의 나라, ‘헬조선’이 되었는지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비선 권력의 전횡이 이번 박근혜 게이트의 핵심이라면, 세습 재벌의 존재 자체, 그리고 대통령과 재벌 총수의 독대, 청와대의 전화 한 통으로 수십억, 수백억원의 주식회사 돈이 이사회의 논의도 거치지 않고 지출될 수 있다는 사실, 국민의 노후자금이 온갖 편법으로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한국이 아직 시장경제, 법의 지배와 공정경쟁의 초입에도 들어서지 않은, 특권과 약육강식과 무법천지임을 말해준다.

재벌의 하청기업 노동자, 모든 비정규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중소기업들이 지난 4년 동안 거의 매일 부당노동행위, 노조 파괴, 용역폭력,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 재벌 모기업의 ‘갑질’에 분을 삼키면서도 정부, 검찰, 언론, 공정거래위원회, 법원의 결정에 항의조차 할 수 없거나 항의해도 아무런 답을 얻을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세습 재벌의 위세 때문이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시민사회, 노동계, 중소기업 대표자들과는 거의 접견조차 하지 않은 채 오직 재벌 총수들과 독대했다는 통계는 그 현상일 따름이다.

지금 개헌론자들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자고 한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 특히 모든 임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재벌 대기업은 제왕이 아니라 거의 염라대왕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촛불 시민은 토요일 광화문에서는 ‘관념상’으로는 주권자의 기쁨을 누리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경제전쟁터의 ‘노예’로 살아야 한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84%를 차지하는 10대 재벌, 세습 권력은 거의 모든 한국인들에게는 ‘갑’ 중의 ‘갑’이다.

SEOUL, SOUTH KOREA - DECEMBER 06:  (L-R) Sohn Kyung-shik, chairman of CJ Group, Koo Bon-Moo, chairman of LG Group, Kim Seung-Yeon, CEO of Hanhwa Group, Chey Tae-Won, chairman of SK Corporation, Lee Jae-Yong, vice chairman of Samsung, Shin Dong-Bin, chairman of Lotte Group, Cho Yang-Ho, chairman of Hanjin Group and Chung Mong-Koo, chairman of Hyundai Motor Group, take an oath at a parliamentary hearing of the probe in Choi Soon-sil gate at the National Assembly on December 6, 2016 in Seoul, South Korea. South Korea started the parliament hearing with leaders of nine South Korean conglomerates including Samsung, Hyundai, Lotte over the tens of millions of dollars given to foundations controlled by Ms Park's friend Choi Soon-sil, the woman at the center of the scandal.  (Photo by Jeon Heon-Kyun-Pool/Getty Images)
지난 6일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에서 재벌 회장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 재벌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박근혜-최순실에게 금품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범이다. (사진 출처: Getty Image)

청문회 석상에서 재벌 총수들에게 호통치는 의원들도 티브이 카메라가 꺼지면 ‘을’의 신세가 되고, 삼성을 압수수색하는 검사들도 내일의 직장 로펌에 갈 생각을 하면 곧 ‘을’이 된다.

재벌들이 정유라와 재단에 준 수백억원은 국민의 피땀이며 눈물이며 한숨의 결정체다. 그 돈이 공정한 방법으로 국민들에게 제대로 분배되거나 정당하게 세금으로 징수되었다면 혁신 중소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임금 인상과 내수시장 확대 등의 방식으로 한국 경제에 기름칠을 했을 것이다.

물론 나는 오늘 한국 경제와 정치의 모든 문제가 재벌 체제에서 기인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재벌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보다 어쩌면 더 중요할지 모른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경제민주화’ 공약을 휴지처럼 버리는 것을 이미 보지 않았던가?

이제 민주당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관련 법안 통과 등을 통해 재벌 개혁에 나서겠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비박계도 동참하리라 기대한다.

그런데 정치권을 믿어도 될까? 탄핵이 촛불의 힘에 의해 가능했듯이, 이 일도 이해 당사자인 온 국민의 토론과 참여를 통해 진행되었으면 한다.

수, 2016/12/28- 10:45
208
0

시민의회란 국회 밖의 또 하나의 국민적 합의기구다. 시민의회는 국회가 해결해야 함에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국가의 주요 쟁점 사안들을 대안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적 제도다. 시민의회는 이러한 방식으로 국회의 기능을 보완한다.

시민의회 구상의 계기

필자가 이런 생각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였다. 부안 방폐장 문제로 해당 지역이 소위 ‘민란’ 수준으로 뒤집어진 즈음이었다. 그 문제만이 아니었다. 그 이전 새만금 개발을 둘러싼 갈등도 심각했다. 또 그 이전 의약분업 사태는 어떠했던가.

1
왼쪽부터 의약분업, 새만금개발 반대 시위, 부안 방패장 반대시위 모습. 지난 30년 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시민사회 내부의 이익, 가치 대립에 의한 공공갈등이 폭발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조정해내고, 상호이익의 지점을 발견하는 민주적 합의 절차와 역량은 부족했다.

김대중, 노무현 연이은 ‘민주정부’ 시절이련만 봉합되지 않는 대형 사회 갈등은 심각했다. 이러한 사태에 정부는 무력했다. 국회는 더 심각했다. 사실상 부재(不在)했다. 자기 당의, 또는 국회의원 각자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정략적 립 서비스 외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누구도 팔 걷고, 공적, 정치적 소명, 생명을 걸고 나서지 않았다.

고심의 첫 결과는 2004년 발표한 “성찰적 합의체제”였고, 2005년에는 이를 발전시켜 “시민의회”라는 법적 제도를 제안하게 되었다.

이후 2008년 광우병 사태까지를 보면서 나는 그 소회, 또는 시민의회 제안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썼다.

 

새만금 개발, 의약 분업 문제, 위도 핵폐기물 처리장 문제, 대통령 탄핵 문제, 광우병 관련 촛불 집회 등의 경과는 현재 우리 사회 공공정책과 정치적 결정 과정에 많은 문제가 잠재할 뿐 아니라, 이들 문제가 충격적이고 돌발적인 방식으로 터져 나옴을 말해준다.

잠재한 문제들은 일상적 시기에는 어떠한 표현의 통로도 없다가 일단 문제가 제기되면 예기치 못한 방식과 경로를 통해 한꺼번에 분출하고, 이렇듯 분출한 흐름들은 상황의 압력 아래 잠정적으로 무마되거나 고형화한다.

하지만 그 귀결에 대해서는 문제의 당사자 어느 쪽도–‘진’ 쪽만이 아니라 ‘이긴’ 쪽도—진심으로 승복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진정한 토론도, 합의도, 승복도 찾을 수 없다. 법에 의한 강제적 합의나 결정은 승복이 아니라 오히려 원한의 무거운 찌꺼기들을 더 깊이 침전시키기만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들의 발생, 진행, 귀결을 돌이켜 볼 때, 사회 운영의 양대 축이라 할 효율과 정의 모두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지의 민주주의』 2011년 증보판 196, 315 쪽; 2009년 초판 183, 290 쪽)

2004~5년 새로운 제도 구상을 고심하면서 가장 큰 참고가 되었던 선례는 ‘덴마크 시민과학회의(Danish Board of Technology)’였다. 주로 과학기술이 공공생활에 가져다주는 예상치 못한 결과(위험)에 대해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미리 검토하고 그 결과(관련 분야 예비법안)를 의회에 제안하는 법적 기구였다.

내가 구상했던 시민의회의 핵심 원리인 ‘무작위 추첨 선발’은 주로 이 제도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나왔다. 민주주의 정당성의 두 기초는 선거와 추첨, 양 축에 있음을 정치사상사와 철학 공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art_1455676882
고대 아테네는 추첨에 의해 공직자를 선출했다. 그들은 민주주의란 엘리트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보통사람의 자기 지배이기 때문에 누구나 공직을 맡아 나랏일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현재 한국의 녹색당도 이런 식의 추첨을 통해 대의원을 선발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국회는 선거에, 시민의회는 추첨에, 그 정당성의 근거를 두고 있다. 국회와 시민의회는 두 정당성에 기초해 병립·보완할 수 있다.

그 당시 한국에서도 유사한 소규모의 실험이 있었다. 1998, 1999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유전자 조작 식품의 안전과 생명윤리에 관한 합의회의’와 ‘생명 복제 기술에 관한 합의회의’를 열었다. 2001년 주요 시민단체들은 ‘개인 유전 정보 데이터베이스의 유용성에 대한 합의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덴마크 시민과학회의와 한국의 합의회의들을 연구하면서 나는 같은 방법과 원리를 정치 분야, 즉 공공정책과 정치개혁에도 확장 적용할 수 있다고, 아니, 해야만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5년 시민의회는 헌법기구의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시민의회의 사례들

내가 생각했던 형태의 시민의회(The Citizens Assembly)가 실제로 이후 여러 나라에서 실제로 법제화되어 소집되었다. 이들 시민의회가 다루었던 의제는 크게 둘이다. 하나는 선거법 개정이고(캐나다, 네덜란드, 호주 등), 다른 하나는 개헌이다(아이슬랜드, 아일랜드).

현실적으로 이 두 문제 모두 국회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 중이 제 머리 깎을 수 없는 원리와 같다. 그 선거법으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그 선거법을 제대로 고칠 리 없다. 한국을 봐도 마찬가지다. 지역주의와 대량 사표를 유발하는, 그토록 말 많았던 망국적 선거법이 의연히 건재하고 있다.

놀랐던 것은 과거 노무현 정부 탄핵 정국 이후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을 때조차도 선거법은 고쳐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시 제대로 된 문제제기조차 없었다. 선거에서 이긴 이상, 자신을 국회로 보내준 그 선거법의 수혜자인 여당이 그리고 여야 막론 국회의원 개개인 모두가 그 선거법을 발본색원 고칠 생각을 할 수도 없고, 할 리도 없다.

다운로드
1980년 광주는 시민의 자기 조직화 및 지배라는 민주주의의 원형적 모습을 모여준다. 시민항쟁으로 공권력이 물러나자 시민들 사이에서 자치조직이 만들어지면서 스스로를 규율하고,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헌 역시 마찬가지다. 혁명 또는 혁명에 준하는 극히 비상한 상황이 아니면 국회에서 제대로 된 개헌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우리가 세계 역사에서 보는 이런 방식의 혁명적 개헌이란 기존 국회를 타도하거나 해산시킨 후, 혁명적으로 수립한 제헌의회에서 새로운 헌법을 채택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시민의회라는 제도적 통로를 통해, 혁명적인 또는 준 혁명적인 변화를 지극히 평화적인 방식으로, 더 나아가 가장 공정하고 공개적이며 이성적인 방식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내가 애초에 고심해 보았던 시민의회의 궁극적 기능이 그러한 것이었고, 실제 시행되었던 외국의 사례들을 보면서 그것이 현실에서 가능함을 알았다.

그러나 지금껏 그 생각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다’에 머물러 있었다. 과연 이 나라 이 땅에서 그것이 실제로 가능할 것인가? 현실이 될 수 있는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난 알 수 없었다. 그저 깜깜하고 차가운 땅 속에서 간신히 숨 쉬고 있는 한 알 씨앗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 한 달 동안 난 알게 되었다. 그것은 가능하다. 지난 10월 26일 (나는 ‘제2의 10·26’이라 부른다) 이후 불과 한 달 10여 일 간, 모든 잠재성이 현실성으로 바뀌었다.

주권적 국민의 출현, ‘유일한 실재’

이 놀라운 사태 변화의 핵심, 이 변화를 낳은 ‘실재’의 힘은 오직 하나다. 급격한 변화의 여러 현상에 헷갈려 이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현재 여러 사태 변화의 유일한 근거, 근원적 힘,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여러 복잡한 부차적 사태 변화에 속지 않는다.

그것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듯, 그토록 거대하면서도 그토록 평화로웠던, 지금까지의 세계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진실로 특이한 ‘주권적 국민’의 출현이다. 이 거대한 몸체는 오직 한 곳에 집중했다. 국가의 핵심 문제, 국가권력의 문제, 주권 문제다. 대통령의 권력행사, 여기에 주목하고 집중했다.

지금껏 수없이 강조돼온 대한민국 헌법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언명은 사실은 지극히 추상적이다. 선언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고작 대통령 뽑고(투표하고)…국회의원 뽑고(투표하고)…에 국한된, 그걸로 끝나는 권력이었다. 그것이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는가, 그것이 어떻게 자신을 형상화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다.

그러나 동시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무소불위의 위력을 가지는 언명이기도 하다. 그 무소불위, 천수불의 의미를 이제 현실로 보여야 한다. 구현해야 한다.

지난 한 달 십여일, 우리가 여실히 목도하고 동시에 그 일부가 되어 함께 했던 것은 일몰의 어두운 지평선에 허리를 펴고 일어서는 거인의 모습, 그 측량할 수 없는 몸뚱아리였다. 지구를 딛고, 우주를 받치는 것만 같았던, 그 거대한 허리를 서서히 그러나 아무도 저항할 수 없을 것 같은 위력으로 쭈욱 펴고야 말았던, 바로 그 몸체였다.

628_556_4254
이번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은 스스로 주권자임을 확인했고, 나라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세상을 지배하는 거인이 서서히 몸을 일으켜 자신이 세상의 주인임을 선언한 것과 같다. 그림은 스페인 궁중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거인’

우리는 400년 전의 한 사람, 겁 많았던 영국인 토마스 홉스가 상상했던 그 바다 괴물, 리바이어던으로서의 국가 주권의 담당자, 절대적 권력자, 독재자로서의 왕권, 주권이 아니라, 그 세포를 이루는 모든 국민이 생생하게 살아 우뚝 선 주체가 되는, 권력자가 되는, 전혀 새로운 형태의 주권의 출현을 우리 눈으로 생생히 보았다. 한 방울의 피도 없었다.

지난 세계사를 돌아보자.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홉스 리바이어던의 국가 주권의 역사는 실은 피와 정복의 역사, 폭력과 지배의 역사였다. 그러나 지난 한 달여 이 땅에서 우리 온 몸으로 배운 새로운 주권의 역사는 깨어있는 평화의 놀라운 위력의 역사였다. 이 대비는 현저하다.

지난 한 달여 이 땅에서 일어난 모든 변화의 중심, 실로 ‘유일한 실재’는 바로 이것이다.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 힘을 믿고 가야 한다. 국회 탄핵 가결도 헌재 인용도, 그 이후의 일정도 마찬가지다.

국회 탄핵만 해도 그렇다. 탄핵 가결이든 부정이든 상관없었다. 가결, 그것도 압도적 가결이 되어 국회가 살았지만, 만일 부결되었다면 국회는 그 순간 날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날아간 그 국회의 자리에 그 가짜 국회가 아닌 진짜 국회, 전혀 새로운 국회를 세웠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헌법재판소 역시 똑 같다. 기각시키면 이번에는 헌재가 날아간다. 헌재의 헌법적 정당성이 공중 분해된다. 황교안 대행체제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현란한 플레이를 펼치고 싶은 모든 정치인들, 정파들, 정치세력들도 꼭 마찬가지다. 이 유일한 실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모두가 사라진다.

엄동설한이 왔다고 내심 기뻐하는 이들. 그래서 촛불은 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 두려워해야 한다. 여야 마찬가지다. 이미 일상은 당신들이 생각했던 세계가 아니다.

지극히 특별한 순간이다. 오직 하나의, 유일한 실재에 충실해야 한다. 그래야 살 것이다. 그 유일한 실재가, 우리 헌법 1조 2항의 그 추상적인 존재가, 현실의 몸체가 되도록 하는, 그 길에 나서는 개인, 세력, 집단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이러한 순간에야말로 추상적인 말은 필요 없다. 감상과 감흥도 일순이다. 그 유일한 실재를 현실화하는 구체적인 경로와 방법이 중요하다. 그 유일한 실재, 국민적 주권의지가 현실로 될, 현실의 몸뚱아리, 뜻만 아니라 몸통과 손발과 힘을 가진 현실의 실체가 될, 반드시 그렇게 만들어야 할, 그 경로와 방법이 무엇일까?

모두 이것 하나만 생각하고, 여기에 충실해야 한다.

‘사회개혁기구’ : 사회개혁 아젠더 제기

그 경로와 방법 역시 그 ‘유일한 실재’가 결정할 일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그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보잘 것 없는 필자가 우둔한 머리로 지금 생각해 보는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회개혁기구’를 범정파적으로 출범시켜야 한다. 유력한 야권 대선 주자들이 손을 잡고 앞장 서 주면 좋겠다. 실제로 한 야권 유력 후보가 실제로 제안했던 것이기도 하다. 다만 크게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조그맣게 자신 없게 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 이 안은 그의 조그만 입안의 것만이 아니고, 이 나라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한다.

신망 받는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먼저 정치 지도자들에게 권고하고 동참해 주셔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번 탄핵에 ‘가(可)’ 표를 던진 소위 ‘비박’의 양심 있는 국회의원들이라면, 그들의 리더들이라면 왜 그 일에 빠질 일이겠는가. 다가오는 대선은 앞서 말한 ‘유일한 실재’인 수백만 촛불 민의로 현전(現前)한 ‘국민적 주권의지’의 선택에 의해 결판난다. 그 의지 앞에 가장 깨끗하고 충직한 심장을 열어 보이는 자가 선택될 것이다.

‘87년 개헌’이란 결국 개헌특위 여야 8인 간사의 ‘밀실타협’의 결과였다. 이번엔 그럴 수 없다. 주권적 국민의 의지는 우선 범 정파적 ‘사회개혁기구’에서 첫 번째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의지에 몸체를 주는 기도(祈禱), 공덕(功德)의 제1 단계다. 새 나라 ‘아젠다 설정(Agenda setting)’ 이라 해도 좋다.

범정파의 논의를 통해 헌법상의, 또는 하위 법률상의 시급한 주요 개혁 항목들이 정리될 것이다. 여기에 필자가 생각하는 셋 또는 넷의 굵직한 축이 있지만, 여기서 그럴 것을 늘어놓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 기구 내에서 정리될 문제다.

‘사회개혁기구’에서 제기된 아젠다들은 각 항목마다 둘 또는 셋 정도의 입장들로 정돈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범정파+시민사회의 의견이 다채롭게 제기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들 들어, 대통령제 4년 중임이냐, 내각제냐, 아니면 프랑스식 이원제냐는 식의 선택지다. 또는 선거제도에 관해서는 우선 대통령 결선투표제 문제의 가부가 있겠고, 어쩌면 그보다 중요할 국회 선거법에 관해서는 현행 소선거 다수득표제냐, 독일형 연동비례대표제냐, 아니면 또 다른 대안적 제도냐(예를 들어 Single transferable vote와 같이 많은 정치학자들이 이상적인 선거제도로 생각하는 경우들)와 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

참고로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시민의회를 헌법적 기관으로 둘 것이냐, 아니면 법률적 제도로 둘 것이냐와 같은 선택지도 있다.

시민의회: 개혁 아젠더의 심의, 의결

마지막 남은 문제는 이렇게 나열된, 각 주요 사항마다 복수로 제출된 그 아젠다들을 어떻게 최종 결정하여, 그것을 현실로, 법안으로, 제도로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다. 방법이 중요하다. 현실화시킬 구체적인 방법의 문제다.

기존 의회제도는 이 마지막 단계에서 늘 주저앉았다. 우리 국회도 마찬가지다. 내부, 각 당, 그리고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말만 무성할 뿐 결국 결정할 수가 없다. 개헌적 사항이 반드시 포함될 이 결정은 개헌선의 3분의 2 다수를 반드시 요청한다. 과연 현재의 국회 내 이합집산, 동상이몽으로 보아 그 수준의 합의를 이루어내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반드시 통과해야 하지만, 현재 국회의 내적 특성상 해결하지 못할 이런 상황을 타개할, 현재로는 유일하게 실현가능한 경로, 방법이 시민의회다.

‘사회개혁기구’에서 정돈한 아젠다의 심의(deliberation)를 국회가 소집한 시민의회에 부쳐라.

1-36
캐나다 온타리아주의 시민의회(왼쪽)와 아일랜드의 개헌을 위한 시민의회 참가자들.

이미 여러 사례를 통해 공통적으로 확인된 시민의회 심의과정의 두드러진 강점은, 초기에는 여러 의제가 경쟁하다, 중반에는 둘로, 종국에는 하나로 초다수가 모아진다는 점이다.

또한 시민의회의 논의 과정은 공정하고, 공개적이며, 이성적이다. 이미 입증되어 있다.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국민이 믿고 동의할 수 있다.

이렇게 모아진 합의는 국회의 심의·결정에 부쳐질 것이다. 개헌에 관한 사항은 3분의 2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게 모아진 합의를 국회는 (국민이, 여론이 동의할) 부수적 보완을 할 수 있겠지만, 부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헌에 관련되는 사항은 모아서 개헌안이 될 것이고, 이는 최종적으로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이 시나리오는 대선과 상충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선을 정말 대선답게 만들 것이다. 국민이 후보를 바라보는 대선이 아니라, 대선후보가 국민을 바라보는 대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세스가 대선 투표 이전에 완료될지, 그리하여 차기 대선이 새 헌법에 따라 치뤄질지, 아니면 대선 이후까지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어느 경우든 상관없다. 어떤 경우든 대선은 현 상황에서 오직 유일한 실재, 즉 국민적 주권의지의 강력한 몸체 속에서 치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금, 2016/12/16- 12:13
15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