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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저출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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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저출산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

익명 (미확인) | 금, 2017/08/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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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17.08.29.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code=115&artid=201708211817291&pt=nv#csidx2e878b7d4714dc6bf5c4694cbc1f9fb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불멸을 원한다. 하지만 영원히 살 수는 없으므로 후손을 남기고 싶어한다. 동물도 가지고 있는 종족보존 본능이다. 특히 자신의 가족, 넓게 보면 민족공동체가 사라질 위기라는 위기의식은 더욱 클 것이다. 

한국에서 인구문제는 너무 갑자기 다가온 위기상황이다. 가장 많이 태어난 해가 1960년이고, 109만명이 출생했다. 지금 그들이 50대 후반이므로 아직도 저출산은 실감나지 않는 이슈라 할 수 있다. 더구나 1971년에는 102만명이 태어났다.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이 88학번 성보라가 아니고, 71년생들인 성덕선과 그 친구들인 것은 이러한 인구적 특성을 고려한 것일 것이다. 그들도 이제 46세다. 

하지만 작년 2016년 출생자는 40만명이다. 올해는 36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그래서 2030년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마침내는 한국인 소멸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1960년 109만명이었던 출생인구는 2016년 40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36만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한 병원의 신생아실./김창길 기자

1960년 109만명이었던 출생인구는 2016년 40만명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36만명이 태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한 병원의 신생아실./김창길 기자


정부 예산이 엄청나게 투입되었다는데 

지방은 더욱 심각하여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은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30년 안에 전국 시·군의 읍·면·동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곳(1383개)이 ‘인구 소멸지역’(거주인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국민적 인식은 조금 다르다. 저출산이 국가적 차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반국민이 저출산 문제를 ‘매우 심각하다’고 느끼는 비율은 39.2%에 불과하고, 젊은 세대일수록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받아들이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젊은 세대가 정부 정책에 무관심하거나 비협조적이어서가 아니라, 저출산 문제가 현재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현재의 삶이 너무나 힘들어 미래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1억7000만원이 들어가고, 상위 1%는 3억9000만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러니 아이를 하나 낳는 것은 ‘고난의 행군’을 각오한 셈이 되는 것이다. 

재정지출에서 영원한 과제는 어떤 지출에 대해 비용이냐 투자냐 하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다. 저출산을 해결하는 복지정책을 비용으로 보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수백 조원을 들먹이며 저출산 정책의 비효율을 이야기한다. 

그럼 과연 얼마나 들어갔는가. 2006년 처음 저출산 정책이 시작되었을 때 예산은 3조원이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150조원 정도가 투입되었다, 연평균 15조원이다. 단순히 이 숫자만 보면 많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10년간 정부 예산과 지방정부 예산이 4000조원이 넘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액수이다. 

OECD 평균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2.7%(2013년, 아동예산 기준)이다. 한국은 여기에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여 1.1%이다. 특히 저출산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되는 프랑스는 지난 40년간 3%가 넘는 지출을 해왔다. 우리로 치면 매년 45조원 정도씩 투입한 것이다. 결국 규모의 문제는 아니고, 늘려야 하는 것이다. 

2017년 정부의 저출산 예산은 25조원이다. 하지만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30%가 연관성이 부족한 사업이다. 

저출산 대책은 정책 수단의 조합을 넘어 정책 의지의 범위와 강도(policy scope & fortitude)에 따라 효과성이 좌우된다. 저출산이 ‘국가 존립’의 문제라는 정책적 인식이 필요하고, 의례적 립서비스가 아니라 진정성과 절박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때 청약제도에서 다자녀가구의 혜택을 줄인다든가 다자녀 추가공제는 물론 출생·입양 공제마저 없앤 것은 그 절박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출산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 

그런데 저출산 정책이 2006년부터라는 데 의문이 생긴다. 1983년에 인구 감소를 나타내는 출산율 2.1이 무너졌는데, 무려 23년 후에야 저출산 대책이 시작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재미있는 사례는 2003년까지 정부가 산아제한을 위해 정관수술 지원을 했다는 것이다. 아파트 당첨부터 다양한 정부 지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지원책이었다. 정관수술을 받으면 예비군 훈련도 면제해주는 강력한 지원으로 매년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정관수술을 받고, 그보다 많은 여성들이 난관 수술과 자궁내 장치 시술을 받았다. 

이 사업을 주도한 것은 가족계획협회였다. 1997년 가족계획연보에 보면 34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목표의 110%인 1만7000명의 정관수술을 시행했다는 내용이 자랑스럽게 나와 있다. 우리나라 저출산의 일등공신인 셈이다. 가족계획협회는 2006년 인구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꾸어 출산장려사업을 하고 있다. 출산문제를 국가가 계몽하고 강요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조영태 서울대 교수(인구학)는 책 <정해진 미래>에서 “인구교육은 물론 필요하나 인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아이를 많이 낳아야 한다’는 식의 당위로 흘러선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출산율 반등에 성공하는 국가의 공통점은 사회 전체가 성 평등적 방식으로 변했다는 데 있다. 출산의 도구로 여성의 몸을 볼수록 여성들은 더 출산을 꺼린다. 또한 사회 전체적으로 여성들의 변화된 선호와 지향 및 목소리를 담아내고, 아이 낳을 수 있는 고용과 주거·교육정책 등이 같이 가야 성공한 저출산 정책이 될 것이다. 

 

출산 기피풍조 정도로 저출산을 이해하는 과거 고출산시대의 편견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다. 저출산 대책 예산을 비용으로 보는 사고방식으로는 미래를 암울하게 할 것이다. 양육에 투자하는 비용은 16배의 투자효과가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금의 아이들이 납세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출산율이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복지국가가 되어야 한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1960년대 정부 산아제한 포스터다. 정말로 우물쭈물하다가는 거지꼴을 못면할 것이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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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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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2017.09.26 ->> 원문보기


모두가 차별받는다는 착각이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전체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불필요한 싸움은 모두가 패배자일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다면 문제는 누가 잘 운영하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대선을 거치며 전북이 큰 꿈을 꿨다. 그러나 군산조선소가 다시 가동되고 새만금이 속도를 높이리라는 꿈은 흔들렸다.” 9월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발언이다. 전북 전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자리였다. 안 대표는 광주에 이어 또다시 문재인 정부 ‘호남 예산 홀대론’에 불을 지폈다. ‘텃밭’이었던 호남에서 당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지역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는 발언이다. 

안 대표가 주장한 내용은 새만금 핵심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서, 전주 고속도로 사업 예산은 75% 삭감됐고, 새만금공항 예산은 한푼도 책정이 안 되는 등 관련 6개 사업의 50% 이상인 3000억원 정도가 삭감됐다는 것이다. 또 잼버리대회 SOC사업 역시 3000억원이 깎였고, 해양·수산부분은 아예 마이너스라며 강렬한 지역주의 발언을 쏟아냈다. “만경평야가 서러워할 것이다. 농업을 손 놓으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운데)가 9월 13일 오전 전북도청을 방문해 지역 현안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권 오랜 단골메뉴 지역 홀대론 

이른바 호남의 SOC예산을 대폭 깎았다는 ‘호남 예산 홀대론’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을 재확보하고,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9월 11일 호남(전북 고창) 출신인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민의당의 ‘이탈’로 국회에서 부결된 이후, 호남에서의 역풍을 우려해 이런 강수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대해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숫자놀음으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새만금사업은 요구안을 모두 반영했고, 새만금공항의 경우 아직 땅도 메워져 있지 않아 예산 편성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른 주장들도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며 “‘호남 홀대’ 괴담을 만들어서 어떻게든 민주당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보겠다는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고 비판했다. 

이런 지역 홀대론은 예산안 심의 때마다 매번 등장하고 선거 직전, 특히 선거 전해에는 더 강하게 주장되는 정치권의 오래된 단골 메뉴이다. 다만 10여년 전에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새천년민주당이 호남 소외론을 주장하던 것을 이번에는 국민의당이 주장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또 다른 차이가 있다면 당시의 한나라당(지금의 자유한국당)도 역시 영남 차별론을 주장했었는데, 이번에는 별 문제제기가 없다는 점이다. 과거 열린우리당 정권에 대해서는 호남정권이라며 영남 차별을 주장했지만, 이제는 국민의당 존재로 인해 호남정권 논리가 설득력이 낮아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사실은 무엇인가. 정부는 SOC예산 편성 시 지역 고려는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지역 차별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핵심은 SOC 감축기조에 따라 지역별 구분 없이 대부분 감축 편성했다는 점이다. 이월불용액, 연차별 소요, 완공기간 등을 감안하여 감액한 것이다.

문제는 서로 기준이 다른 것이다. 6대 주요 진행사업 측면에서 보면 호남 홀대론에서 주장하는 것은 지자체 건의액 대비 삭감이다. 1조원을 요구했는데, 정부는 2800여억원을 편성했으니 홀대라는 논리이다. 정부는 작년도에 4500여억원에서 4300여억원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서로 다른 각도에서 필요한 다른 기준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영남의 경우 6대 주요 SOC사업을 보면 2017년 1조5000억원의 예산이 2018년 1조4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물론 여기에는 8800억원의 이월금이 포함되었다. 호남의 경우에도 1400억원이 이월액이다. 예산을 줘도 못쓰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예산의 지역차별은 없다 

그러면 예산의 지역 차별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차별받는 상황은 존재할 수 없다. 행자부 ‘지방재정365’를 기준으로 해서 2017년도 1인당 예산(총계기준)을 계산해보면 가장 예산이 많은 곳은 전남, 강원, 경북, 전북 순이다. 적은 곳은 뜻밖에도 경기도와 대전, 서울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다른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지방교부금과 보조금의 지원 등에서 지역 균형을 고려해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20여년 전에는 1인당 예산의 차이가 없었다. 참여정부의 분권정책 이후에 역전현상이 일어나서 이렇게 두 배 이상 차이가 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정치·사회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똑같이 지원할 수는 없다. 다만 지역 홀대론은 근거가 약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서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론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선의를 믿지 못하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선택하여 불리한 결과를 맞게 되는 모형을 말한다. 공범들이 서로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무죄를 주장하면 적은 형량을 얻는데, 서로를 못 믿어 수사관에게 상대편의 죄를 고발하면 최악의 형량이 나온다는 것이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차별받는다는 착각이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전체를 보는 눈이 필요하다. 몇 년 전 예산당국자 중의 한 명에게 ‘새만금 예산이 특별히 전북에 가는 예산’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답은 “아니다. 지역별로 실링이 있어서 가는 것일 뿐이다”라는 것이었다. 맞는 이야기다. 모든 곳에 특별히 주는 예산이라면 일반적인 예산일 뿐이다. 불필요한 싸움은 모두가 패배자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그렇다면 문제는 누가 잘 운영하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총액은 조건 중의 하나일 뿐이다. 특히 SOC(사회간접자본)가 과도한 상태에서는 사람에게 가는 예산이 중요할 때이다. 그 많은 예산이 사람에게 간다면 얼마나 잘 쓰여질 것인지 생각하는 주민이 진짜 주인이 아닐까.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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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10/3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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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프리(cash free)라는 말이 있다. 현금 없는 경제를 말한다. 이번 블록체인 소동도 어찌 보면 캐시프리 현상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이른바 ‘화폐 소멸시대’라고도 한다. 화폐는 자본주의의 핵심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를 분석한 마르크스의 명저 <자본론>의 부제가 ‘정치경제학 비판’이고, 1권의 내용은 자본, 상품, 화폐로 이루어져 있다.

(중략)


이런 추세라면 걸인도 카드 단말기를 가지고 구걸하는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른 나라 사례는 더하다. 스웨덴은 1661년 세계 최초로 지폐를 발행했지만 현재 현금 결제 비율은 2% 수준이다. 자판기에도 현금투입구가 없다고 한다. 프랑스나 스페인 등 대부분 유럽국가는 1000유로 이상은 현금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유럽위원회(EC)는 2017년 1월, 2018년 전유럽에 걸쳐 현금거래를 제한하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중략)


이처럼 우리는 이미 화폐 없는 사회를 맞이했다. 공식화폐인 법화(法貨)를 갖고 있으면 부패와 탈세 혐의로 의심 받는 단계로까지 접어들었다. <화폐의 종말>을 쓴 미국 하버드대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이런 현상을 ‘현금의 저주’라고 했다. 따라서 화폐개혁이 필요하다. 우선 새롭게 도안된 신권을 도입하는 방안이다. 실제 여러 나라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2013년, 이듬해에는 일본이 20년 만에 신권을 발행했다. 그 뒤를 중국이 따르고 있다. 아직도 전두환 정권의 구권화폐를 가지고 있다는 사기꾼들이 잡히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략)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화폐 소멸시대에 걸맞지 않은 5만원권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논의되기는 했지만 이명박 정권이 전격적으로 밀어붙인 5만원권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 지하경제를 축소시키고, 보다 발전된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해 우선 5만원권 발행을 중단하고 더 나아가 폐지해야 한다.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보아야 한다. 또 하나의 적폐이다. 

수, 2018/03/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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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이 받는 월정수당은 보통 근로소득자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과세가 잘되고 있다. 문제는 매월 받는 의정활동비다. 매월 100만원 이상 정액제로 받고 있는 의정활동비에는 과세가 되고 있지 않다. 

(중략)


강남구의원과 울릉군의원의 연봉 차이 

지방의회 의원의 급여는 공무원처럼 정확한 급수와 호봉을 부여하고 그 체계 내에서 받는 구조는 아니다. 대신 각 지자체에서 조례를 통해서 정하게 된다.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곳은 역시 서울시다. 서울시 의원은 연간 4600만원의 수당과 1800만원의 의정활동비를 지급받아 연봉 6400만원 정도 급여를 받게 된다. 공무원 월급 기준으로 보면 4~5급 정도 되는 대우다. 반면 전라남도 의원의 연봉은 5700만원 정도다. 

(중략)

대통령도 내는 세금, 지방의원은 왜? 

급여를 받으면 세금을 내는 게 당연하다. 이는 월급쟁이도 공무원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방의원은 어떤 특혜가 있다. 지방의원이 받는 월정수당은 보통 근로소득자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과세가 잘 되고 있다. 문제는 매월 받는 의정활동비다. 매월 100만원 이상 정액제로 받고 있는 의정활동비에는 과세가 되고 있지 않다. 국세청은 지방의원 의정활동비는 비과세로 해석하고 징수하지 않는다. 

(중략)

따라서 의정활동비와 관련해 소득세법에 한도금액을 정하고 비과세라고 정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월 20만원 이하의 의정활동비는 비과세라고 명시하면 20만원까지는 증빙하지 않아도 비과세가 되고, 20만원 초과하는 의정활동비는 과세가 된다.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의원이 실제로 의정활동비 100여만원을 의정활동에 쓴다면 초과금액은 증빙을 갖춘 부분만 비과세로 인정해야 한다. 

지자체 발전을 위해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금액을 지급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지방의원은 보좌진을 둘 수 없기 때문에 돈을 들여서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주민들과 자주 간담회도 해야 한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에 실제로 돈을 쓴 의원은 투명한 증빙을 통해 소득세를 내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이 방안은 소득세를 내는 게 아까워서라도 지급된 의정활동비를 적극적으로 의정활동에 쓰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요즘 ‘특권 내려놓기’가 대세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우리 동네 지방의원 후보자가 증빙을 갖추지 않은 의정활동비에 과세를 하는 것에 찬성하는지를 물어보고 요구하는 것이 어떨까. 안타깝지만 이들은 당선되기 전에 더 귀를 기울이고 유권자의 말을 더 잘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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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8/08/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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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세가 그칠 줄 모르자 온라인을 중심으로 괴담이 퍼지고 있다. 최근의 남북 평화 분위기와 연계해 정부가 북한산 석탄과 쌀을 맞바꿨다” “북한에 쌀을 퍼주느라 정부 비축미 곳간이 텅텅 비었다와 같은 소문들이다. “유엔 등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쌀이 들어가고 있고 그 쌀이 정부미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해명했다. 최근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면서 이는 대표적인 가짜뉴스 사례로 지목되기도 했다.


정부가 북한산 석탄과 쌀을 맞바꿨다고?

 

이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언론들은 팩트체크에 나섰다. 특히 <조선일보>가 주목할 만하다. <조선일보>는 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지 않고 괴담이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쌀 지원을 위한 온갖 절차상의 문제를 빼더라도 쌀 1~2만톤가량을 보내려면 수백 명의 인력이 투입돼 2개월가량을 꼬박 작업해야 한다. 몰래 북한에 보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괴담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온라인에서의 논란은 팩트 왜곡이 아니라 그야말로 조작수준이다.

 

(중략)

 

쌀값이 오르는 이유

 

그렇다면 왜 쌀값이 오를까.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쌀을 대규모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정부는 12만원까지 떨어진 쌀값을 잡기 위해 매년 수십만톤의 쌀을 사들였는데 효과가 없자 작년에는 이례적으로 쌀을 추수하기도 전인 9월에 작황 여부에 상관없이 무조건 37만톤을 매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쌀값을 잡기 위한 특단의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중략)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쌀값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더 근본적으로는 쌀값을 지켜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식량자급도가 계속 떨어지고 그나마 쌀만은 지키려고 한다. 국민은 점점 쌀을 먹지 않는데 농업지원은 쌀로만 가고 있다. 여기서 과잉생산이 발생하고 나머지는 수입으로 메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 대한 평가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이런 와중에 식량안보는 더 나빠지고 세금은 더 들어간다.

 

식량소비가 다양해지고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쌀값 하나에 수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고, 농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 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십 년간 외국 쌀을 매년 41만톤씩 수입하고 있으면서도 쌀 개방을 안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정부나 현재의 재정지원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애써 외면하는 농업 관련 종사자들도 진지하게 공공성과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가 왔다. 늦은 것은 없다. 계속 악화될 뿐이다. 괴담 덕분에 쌀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칼럼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금, 2018/10/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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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수의 ‘나라살림을 제대로 바꾸는 법’]



문재인 케어 2018년 예산에 달렸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10년간 정부가 건강보험에 줘야 할 법정지원액은 68조6372억원이었지만,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53조93억원에 그쳤다. 14조7369억원은 지원하지 않았다. 



“한국처럼 건강보험을 공영화하겠다.” “한국의 건강보험처럼 되었으면 좋겠다.”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와 힐러리가 주장한 말들이다. 오바마는 비록 완전하지 않지만 ‘오바마 케어’를 도입하여 악명 높은 미국의 건강보험보험체계를 바꾸려 했다. 비록 트럼프가 ‘트럼프 케어’라는 이름으로 그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려고 하지만 이미 도입된 제도를 역행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오바마가 이야기해서가 아니라 사실 한국의 건강보험은 후진국 수준의 복지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그나마 OECD 평균의 복지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제도이다. 예산 비율로 보면 건강보험의 예산은 56조원으로 1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과 유사하다. 다만 한국이 세금 등 국민부담이 적고 재정규모도 작은 국가여서 실제 1인당 지출액수는 OECD 평균의 60% 정도에 불과하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건강보험은 한국 유일의 정상복지 

한국의 건강보험이 평가 받는 것은 거의 유일한 흑자국가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에서 인정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적게 내고 흑자를 보는 구조이니 다른 나라들이 한국 건강보험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의료기술이 최첨단을 달리기 때문에 외국에서 한국에 들어와 치료받고 떠나는 먹튀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 부작용마저 생기고 있다. 3년간 2만4000명에게서 1700여억원의 먹튀 사례가 있었다는 국정감사 자료도 있다.

모든 게 다 좋은 건강보험인데 결정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공공의료 보장률이다. 즉 공공의 부담을 적게 하여 개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입원과 외래 환자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최근 24개 조사대상 회원국의 건강보험 보장 영역과 본인 부담 요건을 비교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대비 건강보험 급여항목별 보장률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국내 건강보험 보장률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낮은 편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 건강보험 보장률은 80% 수준인데, 한국은 63%대다.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다는 얘기는 그만큼 환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비급여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이고,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결국 보험료를 적게 내는 대신 직접 지출하는 의료비가 크다는 것이다. 

WHO는 의료제도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세 가지 길을 제시한다. 첫째, 급여의 넓이 즉 사회보장 인구의 비율을 확대하는 것. 둘째, 급여의 깊이 즉 사회보장 급여서비스 범위를 확대하는 것. 셋째, 급여의 높이 즉 사회보장의 단위 서비스당 상환율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세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 상자가 전체 의료비 상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바로 ‘보장률’이 된다.

2018년 문재인 케어 빨간불? 

보건복지부의 2018년도 예산안을 보면, 건강보험 가입자에 대한 내년 국고지원액은 7조349억5800만원으로 책정됐다. 올해 6조8763억7700만원에 비해 6.2% 증가한 규모지만, 애초 복지부가 예산당국에 요청한 액수에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국고지원 규모는 내년 예상 건강보험료 수입액의 14%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법으로 정해놓은 것보다 크게 모자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건강보험법과 건강증진법에 따라 2007년부터 해당 연도 ‘건보료 예상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14%는 국고, 6%는 건강증진기금)을 건강보험에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까지 이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 정부는 해마다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적게 산정하는 방법으로 지원규모를 줄였는데, 올해 역시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며 예년처럼 건보료 예상수입액을 낮게 잡아서 국고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매년 법정지원액 기준(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에 못미치는 14∼16% 정도만 지원해 왔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7년부터 10년간 정부가 건강보험에 줘야 할 법정지원액은 68조6372억원이었지만, 실제로 지원한 금액은 53조93억원에 그쳤다. 14조7369억원은 지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은 21조원의 누적 적립금을 가지고 있다. 보장률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 강화방안을 밝히며 가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재원조달을 위해 보험료 인상은 자제하되 국고지원액을 늘리고 21조원의 누적적립금을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 예산 56조원은 96%가 ‘보험급여비’로 지출된다. 나머지가 행정지원ㆍ시설관리 등에 쓰이도록 예산 책정을 하고 있다. 지원하면 고스란히 국민들의 혜택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구조이다. 

재정당국의 보수성보다 가장 큰 암초는 야당의 문제제기이다. 보장성 강화에 따른 재정 마련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여 재정전망을 실시하고, 정부 지원을 계속 확대하며, 적정수준의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지출 효율화를 통해 재정 안정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주장은 국고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정부 지원을 줄이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부 지원예산은 국가 재정상황 및 재정투입 우선순위, 재정여건을 고려하여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결국 ‘짠돌이’ 예산이라 불릴 정도로 보수적인 예산을 편성하면서 보장성 강화도 추진하려는 정부의 고육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인 것이다. 이외에도 누적적립금을 헐어 쓰는 것이 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문재인 케어’가 가능할지는 현실의 재정여건이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초과세수가 많이 걷히고 지난 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하니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조심하면서 다소 소극적으로 접근하는 ‘문재인 케어’가 국민에게 와닿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일한 정상적 복지인 건강보험부터 복지국가로 가는 시발점이 될 수는 없을까. 우물쭈물하다가는 후회할지도 모른다.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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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11/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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