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뉴스타파는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2명의 의문사와 그 이면에 숨겨진 수상한 석탄 무역의 미스터리를 추적해 보도했다. 당시 뉴스타파는 조세도피처의 페이퍼 컴퍼니로 보내진 거액의 무역 및 광산 개발 자금 중 일부가 다시 불법으로 국내에 역송금됐고, 이 돈이 투기와 사치에 탕진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이 수사한 결과 뉴스타파의 보도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 서울본부세관 수사결과 발표(8월 10일)
관세청 서울세관 특수조사과는 오늘(8월 10일) 사건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모 씨 등이 지난 2010년부터 5년 간 유연탄 구매와 광산개발 등의 명목으로 1,350억 원을 불법 해외 예금계좌로 송금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계좌는 조세도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유령회사 ‘오픈 블루’ 명의의 계좌로, 지난해 뉴스타파가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취재에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다. 이 씨 등은 이 계좌로 송금된 돈 가운데 135억 원을 싱가포르의 비밀 계좌로 빼돌린 뒤, 환치기상을 통하거나 직접 국내로 반입해 불법 환전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했다. 이렇게 마련한 검은 돈으로 이들은 명품 시계와 가방, 다이아몬드 팔찌같은 보석 등을 국내외에서 사들였고, 최고급 외제차 리스, 유흥비 등으로 30억 원 가량을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해외 불법 예금, 자금 세탁, 밀수와 불법 환전 규모는 모두 1,730억 원에 이른다는 것이 관세청의 수사결과이다.
▲ 서울본부세관이 압수한 고가의 보석류와 명품가방
특히 이들이 세탁한 자금 중 일부가 코스닥 상장사로 흘러들어가 해당 기업의 분식회계와 주가 조작에 이용된 사실도 드러났다. 관세청은 “이 모 씨 등이 자금세탁한 15억 원으로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된 뒤 주가상승을 통한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톤당 29달러인 유연탄을 톤당 17달러로 매입한 것처럼 허위로 회계처리해 10억 원의 매출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 코스닥 상장사를 이용한 분식회계와 주가조작 흐름도
관세청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은 석탄무역과 광산개발을 미끼로 한 이들의 투자금 모집 과정의 불법성 여부를 수사 중이다. 이 부분에 대한 수사권이 관세청에는 없기 때문에 검찰에 이첩된 결과다. 실제로 이들의 꾀임에 넘어간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은 400억 원대에 이르고, 이와 관련된 고소 고발이 여러 건 검찰에 접수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사기 행각에 도움을 준 의혹이 제기된 YTN 전 상무 이홍렬 씨와 곽명문 서부발전 팀장의 유착 여부도 검찰 수사를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증평읍 원도심활성화 행복타운 조성(행정문화+복합상권) 청주국제공항 배후 신도시 구축 미래산업 유치와 좋은 일자리 창출로 증평경제 2조 시대 개막 청주공항, 중부·남북5축 고속도로 연계 물류·유통중심도시 기반 구축 AI기반 첨단 미래기업 유치·육성 및 산학연 협력시스템 구축 기존 입주기업 활력지원 및 기업인이 존경받는 도시 조성 지식산업센터 일부공간의 기업 기숙사 및 창업공간 제공 소상공인 경영안정 및 경쟁력강화 지원(전담팀 구성) 도시가스 공급 확대(84%→90%) 및 에너지 복지 확대 함께 뛰는 따뜻한 자원봉사 활성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 개선 증평 첫 충북도민체전 유치 및 스포츠마케팅 활성화 복합문화예술회관 건립과 문화타운·문화플랫폼 구축 축제·공연과 문학, 미술과 음악이 꽃피는 문화·예술 르네상스 실현 군립도서관 명소화 및 특화 작은도서관 (만화, 영어, 그림책 등) 육성 추성산성 역사문화공원 및 옛길 복원(등산로) 관광 자원화 스포츠테마파크(축구장·테니스장·풋살장·피클볼장) 조성 및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보강천 꽃묘장 이전 부지 및 도안면 일원 파크골프장 조성 좌구산휴양랜드(南,山)&벨포레(北,水) '산수남북' 관광 특화 보강천 미루나무 숲 등 증평 구(九)경거리 스마트 관광 특화 증평 독립역사문화공원 조성 및 금당서원 복원으로 지역 정체성 회복 부족한 체육시설 확충(어린이 및 청소년복합체육관 + 반다비 등) 증평교육지원청 설치 및 송산초등학교 신설로 아이 키우기 좋은 교육도시 실현 AI교육거점센터 조성 및 디딤돌 교육발전특구 육성 Happy Mom & Baby Boom의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 행복돌봄센터 건립 및 의료·요양 통합 돌봄 체계 구축 어르신이 살기좋은 고령친화도시 지정 및 여성·아동친화도시 육성 고령층 소규모 생활설비(형광등, 수도꼭지 등) '맥가이버' 서비스 제공 건강(헬스케어) 학습과 여가(화상시스템)가 있는 우리동네 스마트 경로당 구축 장애인보호작업장 건립 및 장애인 사회참여·학습참여 기회 확대 방문의료 협력 의원 연계, 야간 긴급 의료 지원체계 구축 어린이 영어도서관 조성 및 특화프로그램 운영 하브루타(토론중심 참여형)수업 도입 및 운영 보강천 제2미루나무·등나무 공원 조성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군민 개방 캠퍼스 파크 조성 군부대 및 한라비발디 주변 악취 유발 요인 제거 넝쿨식물·잡목 제거 전담반 운영 장미길(장미대교~도서관), 벚꽃길(천변), 무궁화길(늘푸른숲) 명소화 보강천과 삼기천 합수머리 안심공원 조성 이주민이 아닌 주민, 맞춤형 통합 지원 및 한국어 학급 지원 강화 청년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증평청년커뮤니티센터 건립 농업인력·소득안정 지원 강화 삼보산 순환형 산책로 조성 증평형 AI전략 실증도시 조성 행정-농협-농민 연계형 농촌인력 제공 지원시스템 구축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및 신규 매장 조성 귀농·귀촌 목표제(4년간 1,500명이상) 운영 및 정착지원 확대 증천리 협업농장 국가중요농업유산 등재 및 공원화 추진 반려문화 확산과 반려동물 진료비 경감으로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증평 도안면 모든 마을 문화·복지 배달서비스 제공 (2단계 기초생활 거점) 제13특임여단 부대창설 50주년 '흑표주간' 운영 군인·군인가족 자기계발과 학습 프로그램 지원 확대 군부대 아파트 정주 여건 확충 증평군 밀리터리축제(증평군(軍)문화축제) 균형발전, '구석구석 모자이크' 프로젝트 추진 초정~증평(죽리) 지방도(540호선) 확·포장 개통 연탄~미암(산업단지) 연계도로 개설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및 CTX증평 연장 국가계획 반영 농어촌버스 무상 승차 지원 증평초~증평공고 구간 안전&Yellow-Road 특화 어서와요~ 증평, 동서남북 경계 상징 조형물 설치 화물차 공영차고지 조성 및 증평역 철도하부 통로박스 인도 설치 신속추진 제2단수 사태 예방을 위한 충주댐 광역상수도 송수관로 복선화 신속 마무리 보강천변 도시계획도로 개설(코아루~형석고 연결) 도심 유휴부지 재편(꽃묘장) 및 주민편의 복합공간 조성 공직자 휴식권 보장, '당직전담사' 제도 도입 종교단체·지역원로·청년 원탁회의 "쓴소리 경청 DAY" 운영 택시 총량제 감차 실행 ISCC 국제안전도시(ISC) 공인 증평경찰서 건립 및 치안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부패 OFF, 청렴 ON! 대한민국 청렴1번지 증평 실현(회복) 군민의 수다에도 답하는 군수 "군수답군" 프로그램 운영 성과중심의 공정한 인사시스템과 활기찬 공직분위기 조성 콤팩트(Compact)시티 AI 기반 군민 감동 임팩트(Impact) 행정 추진 전 군민 AI 교육기회 제공 및 디지털 격차해소 AI·로보틱스 농업비서 지원 확대로 농정 대전환(AX)
중국 외교부: 새로운 역사의 시작 – 북미회담,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다 – 중, 건설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할 것 – 폼페이오, 6월 14일 방중 – <정전협정> 서명국으로서 중국의 책임과 의무 이행 역사적인 6월 12일, 중국 시간 오후 6시 넘어 발표된 중국 외교부의 정례기자회견 내용의 상당부분이 한반도 관련 내용이었다. 기자회견 내용 중 한반도 관련 부분만 발췌하여 ...
편집자 주: 워터게이트 특종으로 미국 언론계의 전설이 된 우드워드 기자가 오는 9월 11일 ‘ Fear : Trump in the White House’라는 책을 출간할 예정으로 있는데 그 내용은 아래로 번역된 칼럼의 내용처럼 매우 충격적이다. 미국의 주류사회는 지난 수 십년간 북한에 대해 근거도 없이 매우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여온 반면에, 트럼프는 이런 흐름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지난 6월12일 북미간 정상회담을 싱가포르에서 성사시키면서, 한반도에 종전과 평화체제의 가능성을 열어주면서 한국인에게는 마치 평화의 수호천사로 다가왔다. 그러나 상기 책을 통한 우드워드 기자의 폭로는 괴물 트럼프라는 인물이 단지 미국사회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인물임을 암시하고 있다. 다른백년은 문재인 정부가 단지 트럼프가 제공하는 기회와 가능성을 활용하는 데만 그칠 것이 아니라, 미대통령으로서 그가 불러올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역시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해야만 한다고 제안한다.
“백악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중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한 가장 충격적인 내용이다. 이 중 10분의 1만 사실 이어도 우리는 진정 국가비상사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 존슨 (Jake Johnson), 전속작가
밥 우드워드 (Bob Woodward) 기자가 2017년 1월 3일, 뉴욕시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그 인수팀은 내각 및 새 행정부의 고위관료를 구성하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보도한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Bob Woodward)가 다음달 새 책을 출간한다. 이 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첫 1년 6개월 간의 자세한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화요일 워싱턴포스트와 CNN이 책의 일부를 발췌해 소개했는데, 보좌관들조차 대통령을 ‘멍청이 (idiot)’, ‘바보천치 (fucking moron)’, ‘입만 열면 거짓말인 (professional liar)’ ‘초등학교 5, 6 학년’ 정도의 이해력 밖에 가지지 못한 ‘빌어먹을 얼간이 (goddamn dumbbell)’로 부르고, 그 대통령 때문에 백악관이 ‘신경쇠약’에 걸렸다고 묘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멍청이다. 그에게 뭔가를 납득시키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는 선을 넘었고,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 존 켈리 (John Kelly), 대통령수석보좌관
우드워드가 기자와 편집인으로서 수십년간 몸담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그의 신간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 House)는 대체로 “북한과의 긴장관계나 향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정책 등을 포함한 주요 결정과 백악관 내부의 의견 충돌”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결정과 의견 충돌의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지함과 내각과의 부조화가 드러나는 놀라운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존 켈리 (John Kelly) 대통령수석보좌관은 소규모 회의에서 ‘트럼프는 멍청이다. 그에게 뭔가를 납득시키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선을 넘었고, 우리는 미친 세상에 살고 있다. 대체 우리가 백악관에 왜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껏 가져본 직업 중 최악이다.”
이번 달 11일 출간되는 이 책의 가장 의미심장하고 충격적인 구절 몇 가지를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죽여버리자! (Let’s fucking kill him!)”
우드워드는 지난 4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President Bashar al-Assad) 대통령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는 혐의를 받자 트럼프는 제임스 매티스 (James Mattis) 국방장관에게 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하고 싶다고 했다고 썼다.
매티스 장관과의 통화에서 “죽여버리자! 시리아로 들어가자. 그것들 죽여버리자.” 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드워드는 이런 이야기들을 백악관 고위 관료들과 수백시간 동안 인터뷰를 바탕으로 얻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매티스는 트럼프에게 바로 착수하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고 자신의 보좌관에게 ‘대통령이 말한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다.
“사람 죽이는 데에는 전략이 필요 없다. (You don’t need a strategy to kill people.)”
지난 7월 한 회의에서는 트럼프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이 대통령에게 외교정책을 “가르치려고” 한 일이 있었다.
이 회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엉망이 됐지만, 트럼프는 아프가니스탄 전략 논의는 군 장성들에게 떠넘기기로 마음을 정했다.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군인 여러분은 지금 적을 죽이고 있어야 한다. 사람 죽이는 데에는 전략이 필요 없다’ 라고 했다고 전한다.
“증언하지 마세요. 공개망신, 아니면 감옥 갑니다.”
트럼프가 자신은 로버트 뮬러 (Robert Mueller) 특별검사와의 면담에서 자신이 “진정 훌륭한 증인”이 될 것이라고 고집을 피웠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사임한 트럼프의 전 변호사 존 다우드 (John Dowd)는 트럼프가 뮬러 특검과 이야기하면 위증죄를 저지르고 말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다우드 변호사는 지난 1월 뮬러 특검에게 대통령이 ‘거기 앉아서 멍청이처럼 보이게’ 둘 수는 없기 때문에 대통령이 증언하는데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다우드 변호사는 이 면담 대본은 유출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사람들이 ‘그것 봐라. 트럼프는 멍청이, 빌어먹을 얼간이라고 했지. 대체 우리는 왜 이런 멍청이를 상대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상황이 올 것을 노심초사했다.
이후 다우드 변호사는 트럼프에게 직접 이렇게 애원했다고 한다. “증언하지 마세요. 증언하면 공개망신, 아니면 감옥 갑니다.”
“그는 답답한 남부 사람”
트럼프가 습관적으로 제프 세션스 (Jeff Sessions) 법무장관을 공식석상에서 질책하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훨씬 더 거칠고 공격적인 발언으로 세션스 장관을 조롱한다고 썼다.
트럼프는 앨라배마 (Alabama) 상원의원 출신인 세션스를 법무부 수장으로 고르면서 ‘이 사람은 정신박약’이라고 했다. “그는 답답한 남부 사람이죠… 앨라배마에서 혼자 작은 변호사 사무실도 열지 못할 걸요.”
“행정부의 쿠데타”
백악관 보좌진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트럼프의 무식함과 충동성의 조합에 불안한 나머지, 트럼프의 책상에서 문서를 훔쳐서 트럼프가 보지 못하게 또는 서명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고안했다고 한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게리 콘 (Gary Cohn) 전 국가경제 위원장은 지난 봄 ‘트럼프의 책상에서 편지 하나를’ 슬쩍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이 서한에 서명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탈퇴할 계획이었다.
나중에 콘은 한 직원에게 트럼프는 그 편지가 없어졌는지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했다 한다.
편집자 주: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황의 반전이라는 전개보다는 현상이라는 봉합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하여 영국의 정치분석가인 Tom Fowdy는 CGTN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서 트럼프의 아젠다 리스트에 우선 순위가 북한에서 중국과 중동으로 확실하게 이동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동시에 남북한 당국이 합심하여 미국의 의도와 별개로 민족사적 관점에서 대북제재를 뚫고 한반도의 상황을 주도해 가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협상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게시했다.
“서두를 필요 없다,” 혹은 “잘 되어가고 있다”는 말들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하여 최근 몇 달간 진척이 없음을 비판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일축했다.
그가 언급한 말들을 보면, 작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평양의 문제에 대해 취했던 조급한 접근 방식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시 워싱턴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선제적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협박까지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시적인 정치적 맥락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일련의 언급들은 트럼프의 대외정책 우선순위가 변화되었음을 점점 더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설정했던 가장 중요한 목표들은 바뀌거나 버려지지 않았겠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더 큰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대중, 대이란 이슈에 목을 걸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제재만 유지한다면 평양에 대해 한 수 앞서 가고 있는 것이라는 가정 하에, 트럼프는 김정은이 종국에는 미국과 거래를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판단으로 미 대통령은 행정부 내 매파의 영향력을 무시하고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시간적 여유를 가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트럼프 당선자로서 대통령 집무실을 넘겨 받을 때, 그는 북한문제를 대외정책 이슈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기로 했다. 그가 스스로 정한 임무란 무엇인가? 그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제조를 멈추게 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라는 트윗을 남겼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급격히 확대되어, 워싱턴 내 기류가 바뀐 것을 인식한 평양 측에서 핵 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발전시키는 최고점의 상황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모든 일은 트럼프가 스스로 언급했던, 북한을 “화염과 격노”로 “파괴”하겠다는 위협으로 인해 현재의 지경(북한의 ICBM 성공)에 이르렀던 것이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는 처음부터 트럼프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니었다. 대신 중국이라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2018년이 되자, 상황은 악화됐던 것만큼이나 급하게 변했다. 전쟁 위협과 끝없이 진행되었던 미사일 실험은 서울의 중재로 이루어진 워싱턴과 평양 양측의 대화로 인해 중지된 상태이다. 두 지도자들이 싱가포르에서 만났을 때, 트럼프는 “핵 위협은 끝났다”는 말로 서슴없이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토록 빠르게 북핵 문제가 봉합된 만큼, 다른 문제가 부상했다. 그 문제는 다름 아닌 중국과 무역전쟁이었다. 4월이 되기가 무섭게 트럼프는 북핵 위기가 끝났음을 직감했고, 이제 더 어렵고 정치적 의미가 큰 안건을 손볼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실제로 2017년 한 해 동안,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가장 우선시 했고, 그렇게 함으로서 베이징의 성실한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는 트럼프가 북한 공격이라는 적극적인 전술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더라면 불가능 했을지 모를, 서로간 선의에 기반한 협조였다. 그리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들어서고 있음이 명확해지자, 우선 순위는 자동적으로 즉시 바뀌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관세를 곧바로 꺼내든 것이다.
그 이후로, 트럼프의 정책 리스트에는 중국에 대항하는 요소들이 급부상했고 평양은 이제 그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트윗 협박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적 군사행동이 아닌 중국과의 관세 확대와 전면으로 확장된 경제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거의 매달,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는 일대일로 정책과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Huawei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중 강경책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한 이슈는 멈춰서 버렸다. 미국이 협상의 수단으로 평양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진척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수많은 일들을 거래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트럼프는 2017년에 적용된 경제제재가 김정은을 결국 무릎 꿇게 만들 우월한 영향력의 협상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북한이 일방적으로 약자의 위치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전제는 잘못 되었다.
결국 트럼프는 이러한 판단 때문에 대외정책 분석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비판들이 그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진 않다. 미국 국내를 향해 그는 아직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그 점이 그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트럼프가 정해두었던 기준선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 능력을 김정은이 갖추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었고, 기준선은 이미 충족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을 주창하는 국수주의적 기준과 “핵의 비확산”이라는 두 개의 국제적 의제를 분리시킬 수 있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미국우선”의 이익 만을 중요시하고, 후자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
비록 북한과 협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초에 있을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음에도 트럼프는 급할 것이 없다. 그는 오히려 편한 상태에 있다. 더 큰 우선 과제라는 승부수들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격하시키고 매파 각료들을 멀리할 수 있는 정치적 여유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복병이 있었습니다. 하노이에 들르기 전 싱가포르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곳입니다. ‘미래도시’에 가장 근접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다운타운을 걷노라면 수많은 언어가 동시에 들려옵니다. 영어와 중국어, 힌디어와 아랍어, 독일어와 일본어, 말레이어에 한국어도 곧잘 들립니다. 그만큼 다인종, 다민족, 다종교, 다문명 도시입니다. 지구촌을 축약시킨 듯한 이 글로벌 시티를 산책하노라면 뇌가 말랑말랑 활성화되어 풀가동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참새 방앗간, 단골 서점 또한 빠뜨릴 수 없었습니다. 오차드(Orchard) 거리에 있는 키노쿠니야(紀伊國屋)입니다. 일본의 대형서점 체인이 동남아 곳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방콕에도 자카르타에도 쿠알라룸푸르에도 키노쿠니야가 있지요. 하지만 단연 싱가포르가 빼어납니다. 구미는 물론이요 중화권과 일본까지 아울러 최신의 서적들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의 정보와 지식이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세상의 변화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는 곳이 싱가포르이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셀러를 진열해 둔 곳부터 단박에 시선을 끌었습니다. 『The Future is Asian』, 『The New Silk Roads』, 『Belt and Road : A Chinese World Order』. 세 권 모두 딱 제 취향입니다. 거시적이고 종합적이며 전망적입니다. 토막토막 일국학도 아니며, 꼬장꼬장 인문학도 아닙니다. 시원시원한 지구학이자 호쾌장쾌한 미래학입니다. 빅픽쳐를 그려가며 메가트렌드를 추적합니다. 공항에서도 비행기에서도, 심지어 하노이에 도착해서도 틈나는 대로 탐독했습니다. 간만에 상하이와 뭄바이와 두바이에 이스탄불과 카불과 모스크바를 아우르는 저작들을 읽어가니 시야가 뻥뻥 뚫리는 쾌감이 입니다.
하노이 시민
싱가포르 직전에는 조호루에도 다녀왔습니다. 말레이시아와의 국경에 자리한 접경 도시입니다. CJ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사업본부에서 열린 전략회의에 초청받았습니다. 미얀마부터 파키스탄까지 16개국 주재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그간 여러 자리에서 강연을 해왔지만 단연 생산적이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질문과 응답, 토론으로만 1시간 반을 훌쩍 넘겼습니다. 역시나 현장감을 익힌 기업인들이기에 생동감 넘치는 대화가 오갈 수 있었습니다. 몇 차례는 도리어 제가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일정을 다 마치고도 에너지를 소진했다기보다는 기운을 얻어간다고 느낀 적은 이 번이 두 번째입니다. 처음이 바로 작년 초여름 하자센터에서의 강연이었죠. 푸릇푸릇한 청년들과의 대화와 펄떡펄떡한 기업인들과의 소통 속에서 저 또한 신이 나고 흥이 돋습니다. 그에 견주자면 상아탑의 학술회의는 어쩐지 영 맥이 빠집니다. 형식적인 발표와 의례적인 토론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기 일쑤입니다. 저는 <개벽파 선언> 연재를 준비하면서부터 출간 이후의 북 콘서트를 줄곧 궁리해오고 있습니다. 미래세대와 소통하고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분들과의 결합으로 책 잔치와 말잔치 또한 풍성하게 이끌어보고 싶습니다.
19세기 수운과 해월은 전국 방방곳곳에 접(接)을 만들어 동학을 전파했다 했습니다. 우리는 지구촌 구석구석에 개벽학을 소개하고 ‘글로벌 개벽파’와 연대하는 거점(hub)을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 Act Local)는 개벽파에 더욱 요청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천지만물과 천하를 숙고하면서, 가정과 마을에서부터 성심성의를 발휘해야 하겠습니다.
2. 다시 천하
공교롭게도 세 권의 책이 공히 포스트-웨스트를 논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아시아의 세기’라고도 하고 다른 이는 ‘유라시아의 세기’라고도 하지만, 서방세계 즉 유럽과 미국이 주도한 세계질서가 끝나가고 있다는 전망만은 일치합니다. 아니 끝나가고 있다, 도 아닙니다. 유라시아의 세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아시아의 세기의 초입에 진입했다, 가 공통된 서술입니다. 하긴 21세기도 벌써 19년차, 1/5을 지나고 있습니다. 20세기는 과거완료형, 21세기는 미래진행형이 더욱 어울리는 시점입니다.
다만 포스트-웨스트가 전혀 새로운 현상만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기시감이 없지 않습니다. 기해년으로부터 꼬박 일백년 전, 1919년 기미년도 그러했습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대반전의 분수령이 됩니다. 근대문명의 원조이자 총아라고 간주된 유럽에서 발발한 전대미문의 세계전쟁이 비서구의 맹목적 서구화에 급제동을 걸었습니다.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1권이 출간된 해가 바로 1918년입니다. 비유컨대 ‘개화의 몰락’을 목도한 것입니다.
량치차오
그 세계사적 전환의 기운을 가장 예리하게 흡입하여 사상적 회심을 단행한 이로 량치차오를 꼽을 수 있습니다.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경험한 인물입니다. 중국 근대 계몽주의의 기수이자 개화파의 선봉이었습니다. 양무운동에서 변법자강운동으로 진화할 때 그가 있었습니다. 변법으로도 모자라 다시 신해혁명을 추진할 때도 그가 자리했습니다. 양무에서 변법으로, 변법에서 혁명으로 반세기를 거쳐 서구화 노선이 더더욱 강화된 것입니다. 그랬던 그가 1919년을 기점으로 “탈서방화, 재동방화”의 사상적 회향을 감행합니다. 1918년부터 두 발로 직접 유럽을 방문하여 두 눈으로 몸소 유럽을 관찰했기 때문입니다. 그 체험과 체득을 기록으로 남긴 문헌이 <구유심영록>(歐遊心影錄)입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유럽에서 ‘동방문화 구세론’이 부상하고 있는 지적 풍경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유교와 불교, 도교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던 대학생들이 <도덕경>을 들고 다니며 ‘유럽의 중국인’을 자처하는 ‘신청년’으로 변모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량치차오 또한 더 이상 중국의 서방 학습이 아니라 중국의 세계 구제를 골똘하게 궁리하게 됩니다. ‘과학만능의 꿈’(물질개벽?)이 초래한 폐허를 직시하고 중국은 신문명 재건의 길(정신개벽?)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그가 보건대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근원은 둘이었습니다. 첫째가 자본주의요, 둘째가 국민국가입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처방전으로 사회주의가 흥기하고 있음을 면밀하게 학습했습니다. 국민국가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국제연맹에 대해서도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논평을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후자에서 중국의 사상과 역사적 경험이 일조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후 신문명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민족주의 국가가 아니라 ‘세계주의 국가’(Cosmopolitan nation)를 건설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세계주의 국가를 만들어야만 일국의 발전을 넘어서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한 문명의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개개인이 인생의 최대 목적을 인류 전체를 위해 공헌하는 일에서 찾는 인생관도 공유해야 했습니다.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아니, 익숙했습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대학>의 현대적 의의를 확인한 것입니다. 중국은 일찍이 천하위공(天下爲公)을 지고의 이념으로 삼는 역사적 실천 경험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즉 국제연맹을 성공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사상적 자원으로 ‘천하’를 재발견했던 것입니다. 량치차오가 누굽니까. 앞장서서 ‘신민’(新民)을 만들자고 목청껏 외쳤던 사상가였습니다. 신민이란 곧 국민(國民)이었습니다. 중국인의 희박한 국가의식을 타박하며 국민 만들기에 노심초사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새파란 국민 너머의 지긋한 천하인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신문화운동 또한 극적으로 방향을 전환합니다. 신해혁명의 좌절 속에서 신세대들은 1915년 <신청년>(청년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좌와 우의 차이는 있으되 대저 전반서화, 전면적 서구화를 표방했습니다. 그러나 아뿔싸, 창간 1년 전에 이미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들의 스승이자 선배였던 량치차오마저 탈서방화와 재동방화를 피력하게 된 것입니다. 하여 신/구 간에 동/서 간에 일대 논전이 벌어집니다. 1920년대의 대사상 논쟁, 동서문화논전이 격발된 것입니다. 허나 량치차오는 더 이상 전위가 될 수 없었습니다. 1873년생, 1929년에 숨을 거둡니다. 그의 말년 사상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여 동방문명의 가치를 사수하는 신성(新星)으로 부상한 인물이 바로 량수밍입니다. 제가 ‘중국의 개벽파’로서 아껴 부르는 바로 그 분입니다. 1893년생, <동서 문화와 그 철학>을 탈고한 1922년만 해도 여전히 파릇파릇할 시절입니다. 하기에 그를 ‘최후의 유학자’라고 일컫는 수사가 마땅치 않습니다. 20세기의 감각이 부여한 어긋난 별칭입니다. ‘개신유학의 원조’이자 ‘생태문명의 태두’라고 기려야 모자람이 없습니다. 다른 백년을 앞서 사셨던 분입니다. 선구자이자 선지자였습니다. 두어 달 후면 5.4운동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개벽파’ 량수밍 이야기는 그 무렵에 더욱 보태볼까 싶습니다.
3. 다시 개벽
5.4와 3.1은 긴밀합니다. 구태여 선후를 따질 것은 없습니다. 1차 세계대전의 후폭풍, 전 지구적인 동시대 운동이라고 보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헌데 3.1운동 전후로 불거진 공화정 논의가 신해혁명의 영향이라는 설이 없지 않습니다. 이웃나라의 대혁명이었으니 어찌 영향이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피상적입니다.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과대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공화춘(共和春), 공화의 봄은 짧디 짧았습니다. 곧바로 왕정복고, 반동의 시절로 접어듭니다. 그래서 신청년들이 신문화운동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중국의 신해혁명은 반면교사에 더 가까웠을 법합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거듭 강조하시는 것처럼 조선은 이미 1860년 동학 창도 이래 중국으로부터 사상적 독립을 완수한 터였습니다. 독립문이 그 물질적 기표라면, ‘동학’이라는 말은 그 사상적 기호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기미년 3.1혁명 또한 포스트-동학의 장기 지속적 지평에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하다 하겠습니다. 동학혁명의 환생이 3.1혁명이었던 것입니다. 다시 개벽의 부활절이 바로 3.1절이었습니다. 고로 ‘개벽절’이라 고쳐 부른다고 해도 하등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정명(正名)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개화파(일본)과 척사파(조선왕조)의 협공에 처절하게/철저하게 패배했던 동학몽이 다시금 그 거대한 뿌리를 역사의 전면에 드러냈던 것입니다.
와신상담 반세기를 거치며 동학은 더더욱 단련되고 진화했습니다. 도전(道戰), 언전(言戰), 재전(財戰)을 태비한 손병희의 <준비시대>부터 이미 동학 2.0, 다시 개벽과 ‘도의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철저한 비폭력운동으로 대안 문명으로서의 합법성을 쟁취합니다. 서학을 거부하고 유학에 도전하며 동학만을 고수하는 배타성도 떨쳐냈습니다. 서학과의 합작에도 앞장섰습니다. 개화를 배타하지 않고 개벽과 개화의 공진화를 꾀합니다. 천도교가 선봉에 서되 기독교도 더불어 가는 득의의 지혜를 발휘합니다. 불교와 유교도 폭넓게 아우르고자 품을 넓혔습니다. 3.1운동이 이 땅에서 펼쳐지는 동서종교 화해운동, 동서문명 회통운동으로서 세계사적 장관을 연출할 수 있었던 기저입니다. 기미독립선언서가 일제에 맞선 일국의 민족주의 선언이 아니라, 신문명 건설을 촉구하는 온누리와 만천하의 헌장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미하고 완숙한 까닭입니다.
무엇보다 천도교 진영의 공화국 담론이 탁월합니다. 얼마 전 오상준이 지은 <초등교서>(1907)를 탄복하며 읽어갔습니다. 세속적 정치문명과 영성적 종교문명을 무 자르듯 가르지 않습니다. 성과 속의 공진화를 통한 도덕문명을 궁리합니다. 종교란 religion의 번역어가 아닙니다. 일신교의 배타성이라고는 한 움큼도 없습니다. 종교(宗敎)는 문자 그대로 종지가 되는 가르침일 뿐입니다. 개인과 국가의 근간을 떠받치는 정신적 힘이자 사상을 말합니다. <초등교서>에서 모색하는 공화국은 천인(天人) 정신에 입각한 합의체입니다. 천인의 마음을 통한 사회의 영성화를 지향합니다. 천인은 요즘말로 ‘호모 데우스’라 고쳐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모 데우스의 집합의지와 집합행동으로 만들어가는 공화국, 지상의 천국을 염원한 것입니다. 따라서 인권이 아니라 ‘천권’(天權)이라 명명했음이 눈을 찌릅니다. 응당 천부인권과도 발상이 다릅니다. 인권은 그저 신으로부터 소여된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하늘과 하나로 합일된 사람, 그 천격(天格)을 이룬 천인으로서 천권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부단한 인성 도야로 천성(天性)을 발현할 것을 당부하고 권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공화국 인민의 의무라고 하겠습니다. 응당 인격을 천격에 부합하도록 부단하게 수양하고 수행하고 수련해야 합니다. 인격을 끊임없이 고양하는 근본적인 정치운동이자 근원적인 영성운동이었던 것입니다. 고로 천직(天職)이라 함은 곧 천성을 따르는 삶이라고도 하겠습니다. 그래야 이 세계는 천계(天界)가 될 것이요, 온누리 만인은 천인(天人)이요, 온천하 만물은 천물(天物)이 됩니다. 그래야만 개별나라들 또한 국격을 드높여 천국(天國)으로 환골탈태합니다. 그래야만이 비로소 태평천국의 인류운명공동체, 태평천하도 완수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한울님/하느님/하는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다시 개벽과 다시 천하의 상호진화가 영구혁명과 영구평화의 첩경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이 천인공화국의 발상에 앞으로 우리가 모색해야 할 다종다양한 ‘제도개벽’의 단서 또한 무궁무진 담겨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4. 개조 : 다시 개화
그러나 일백년 전 개벽천하 운동은 좌초되었습니다. 개화의 새 바람이 불어 닥칩니다. 이번에는 북풍이었습니다. 1917년 러시아혁명이 성공한 것입니다. 1922년에는 소련(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도 출범합니다. 자본주의와 민족주의에 대한 참신한 대안이 등장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개화 신파’가 부상한 것입니다. 개화 좌파라고도 하겠습니다. 개화 구파, 개화 우파의 세속주의, 이성주의를 더욱 극단적으로 밀어부칩니다. 일체의 영성을 허용하지 않는 과학적 무신론 국가를 완성시킵니다. 때를 맞춤하여 서유럽의 몰락으로 수세에 몰렸던 신청년들이 대거 개화좌파로 갈아탑니다. 신상(품)을 좋아하고 유행을 쫓는 그 얄팍한 면모를 탈피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동유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좌파의 언어로 동아시아의 전통을 타박합니다. 중국공산당이 창당한 것이 1921년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논쟁의 방향도 일변합니다. 동서문명논쟁은 흐릿해지고 동서이념논쟁, 동서체제대결이 뾰족해집니다. 량수밍이 북경대 교수직을 내던지고 향촌건설운동에 투신한 것에도 공산주의에 대한 대응이 한 몫 했음은 의미심장한 대목입니다.
개화좌파의 약진은 개화우파의 소생에도 일조했습니다. 좌우투쟁이 격화될수록 동아시아 전통을 일신하여 신문명을 건설하자는 세력들은 ‘문화보수주의’로 기각되고 소외되어갔습니다. 1945년 이후 동서냉전의 먼 기원이라 하겠습니다. 동아시아에서는 특히나 치명적입니다. 북조선과 남한, 대륙과 대만,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분단의 씨앗이 바로 1920년대에 뿌려지기 때문입니다. 동서문명회통에서 좌우이념대결로의 퇴행, 돌아보면 볼수록 뼈가 아프고 피눈물이 나는 지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사상적 분화로 말미암아 동아시아는 중국전쟁(국공내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으로 이어지는 ‘제3차 세계대전’의 화약고로 전락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개화우파와 개화좌파의 아웅다웅에 신물이 나다못해 진물이 흐른다고 표현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수렁이고 구렁이라 하겠습니다.
5. 삼일절과 개벽절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그 동서냉전의 잔상이 마침내 종언을 구하는 줄 알았습니다. 나흘째 온종일 하노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던 까닭입니다. 그 역사적 획기를 개화세에서 개벽세로 이행하는 터닝포인트로 기념하고파서 굳이 이 곳까지 찾았던 것입니다. 이 곳에서 기미독립선언서를 깊이 음미해보겠노라는 약속은 지키지 못합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회담에 온신경이 쏠려서 백년 전 문자가 영 눈에 들지 않았습니다. 호안끼엠 호수를 에둘러 멜리아 호텔과 메트로폴 호텔과 오페라하우스를 걷고 또 서성거렸습니다. 지금 이 글 전체가 하노이 시내를 오가며 짬짬이 떠오르는 대로 핸드폰 메모장에 휘갈긴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뜻밖의 협상 결렬 소식에 망연자실, 무릎이 꺽입니다.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는 책망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기차를 타고 삼일 동안이나 대륙을 주파했던 정은이와 여정이에게 토닥토닥 소주라도 한 잔 사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싱가포르 서점의 베스트셀러
돌연 삼일혁명 백돌에 친일 잔재 청산만 운운해서는 한가로운 일이라는 냉철한 판단마저 일어납니다. 일백년 전에도 일본의 뒷배는 미국이었습니다. 제2의 동학운동, 다시 개벽 운동이 좌초한 데에도 그 심급에는 전후 세계의 리더로 부상한 미국이 자리했었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는 더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1860년 중국으로부터 사상적 독립을 감행한 것처럼, 1919년 일본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선언했던 것처럼, 2019년에는 필히 ‘개화의 지존’ 미국으로부터의 자립과 자주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딴청을 피우는 미국에 연연하여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에 연동시킬 것이 아니라, 남북이 선도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함으로써 미국과 일본을 견인하는 ‘새로운 길’을 탐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아 퍼스트, 아메리카 라스트, 그편이 목하 개창되고 있는 포스트-웨스트, 포스트-아메리카, 유라시아의 세기와도 정합적이라고 하겠습니다. 싱가포르의 그 베스트셀러 제목을 빌려 말하자면, 미래는 아시아입니다.(The Future is Asian.)
다소 거칠고 산만한 글을 정리되지 않은 채로 보냅니다. 그래도 되지 않을까 뻔뻔해 진 것은 요사이 강호와 재야의 ‘샤이 개벽파’들이 속속 커밍아웃하여 개진하고 있는 언설들이 워낙 빼어나서입니다. 이남곡 선생님, 박길수 선생님, 유상용 선생님, 강주영 선생님, 이은선 선생님 등등이 토해내고 계신 절창들이 휘황합니다. 더할 것도 없고 덜어낼 것도 없는 훌륭한 문장들로 빼곡합니다. 굳이 저 같은 풋내기가 설익은 말을 섞지 않아도 3.1절이 곧 ‘다시 개벽절’이라는 진의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서울로 돌아가서 연구자의 자세로 올해 ‘범개벽파’의 집합지성이 쏟아낸 각종 3.1혁명론을 요령껏 갈무리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제 3.1 백돌, 개벽절 100주년을 맞이하러 광화문으로 이동합니다. 인천행 비행기의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막 시작되었습니다. 응답하라 1919, 기해년에서 기미년으로 이륙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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