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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강답다는 것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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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 강답다는 것에 관하여

익명 (미확인) | 목, 2017/08/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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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을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중 최우수하천으로 선정한 지 1년 뒤 국토부는 이 강의 중상류에 4대강사업의 연계사업으로 영주댐을 짓기 시작했다. 하늘이 내린 한국 최고의 감입곡류이자 명승인 회룡포는 이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내성천 회룡포, 2009년 9월 박용훈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4대강사업으로 인해 심각하게 강의 본 모습과 기능을 잃은 채 녹조창궐 등 큰 부작용을 낳는 4대강과, 영주댐 건설로 빼어난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한국의 대표적인 모래강 내성천에 대한 재자연화 또는 복원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얼마 전 임명된 김은경 환경부장관은 청문회에서 강은 강다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이 강다워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강에 가면서, 함께 강을 걸으면서 ‘강답다는 것’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그동안 강을 지켜본 시민으로서, 대부분 상식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가수 이효리씨가 오랜만에 새로 발표한 6집 앨범 <블랙>에 ‘변하지 않는 건“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는데, 그 노랫말 일부를 읽어 보겠습니다. 

며칠 전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식빵 / 여전히 하얗고 보드랍기만 한 식빵
밖에 놔둔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왜 / 아직도 변하지 않는 이상한 저 식빵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이상해
모든 건 시간 따라 조금씩 변하는데 / 변하지 않는 건 너무 위험해
모든 건 세월 따라 조금씩 변하는데 / 왜 변하지 않아 좀 이상하네 / 중략.../
변하지 않는 걸 위해 우린 변해야해
변하지 않는 걸 위해 우린 싸워야해

이 노랫말은 모든 건 시간 따라 조금씩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일상을 통해 표현하면서 자연스럽지 않은 불변에 저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합니다. 4대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우리 강의 현실을 바로 떠올리게 되는 노랫말이어서 일부 소개해보았습니다. 강이 강답다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변한다는 것, ‘변화’라는 단어로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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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 봄이 오면 암수 다정한 물새들 모래밭에서 종종거리고, 흐르는 강물 위로 온갖 꽃들 피어난다. 바람도 없는데 물위로 떨어지는 꽃잎들, 강물은 그냥 흐르고 꽃은 저 혼자 피는 것일까? 내성천 중류 계곡, 2015년 4월 박용훈

오늘 우리가 가려는 내성천의 한 계곡을 찾아가보겠습니다.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그 한쪽에는 하얀 모래밭이 펼쳐져 있으며, 다른 한쪽에는 강과 산이 붙어 있습니다. 물총새가 수면 위를 빨랫줄처럼 날다가 번개처럼 강물 속으로 뛰어들어 물고기를 사냥하고, 할미새는 물가나 바위 위를 종종거리며 걷습니다. 또 모래밭에서는 작은 물새가 조용히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수달이 새벽녘이나 해질녘 슬금슬금 헤엄치며 물고기를 잡아먹습니다, 저는 강과 산이 붙어있는 곳을 따라 서있는 작은 바위 위에 올라가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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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자유로운 몸짓으로 살아있음을 즐기는 물고기들,
생을 즐기는데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할까? 내성천, 2015년 5월 박용훈

잠시 후 한 무리의 참갈겨니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잠시 올라가다가 어느 순간 유영을 멈추자 흐르는 물살에 밀려납니다. 물살이 조금 약한 옆으로 빠져서 잠시 머무르더니 다시 물살을 거슬러 오르기 시작합니다. 계속 지켜보다 보니 이런 과정을 반복합니다. 보는 내내 참갈겨니들은 전진하지만 제 시야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아가기 때문에 그 자리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어느 순간 저는 물고기들이 햇살이 퍼지는 맑은 강에서 물 흐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강을 건너서 모래밭이 있는 강가를 걸어봅니다. 강물에 들어가서도 걷고, 강 가운데 있는 모래톱에도 올라가 걷습니다. 만약 이 강변을 내년 또는 후년에 와서 같은 자리를 걷는다면 그때 밟는 모래들은 오늘 밟았던 그 모래일까요?... 예, 맞습니다. 아닐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런데 오늘 그 모래가 아니라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 말씀하신 것처럼 오늘 밟은 모래들은 떠내려가고 새로운 모래들이 내려와 그 자리에 다시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조금 살펴보면 비가 내리고 강의 수위가 올라가면 강물이 흐르는 폭이 더 넓어집니다. 강물에 잠긴 모래들은 흐르는 강물을 따라서 아래로 흘러가고 그 자리는 상류에서 내려온 다른 모래가 채우며, 비가 그치고 시간이 지나 수위가 내려가면 잠겼던 모래들이 다시 드러납니다. 그리고 긴 시간을 두고 그런 과정이 반복됩니다.강의 흐름은 변화를 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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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물새들 놀다 간 자리, 뒷정리는 바람과 구름과 비와 강물의 몫이다. 강물을 바다로 주는 것이 아까워 칸칸이 막아 세우는 시절, 모래도 흐르지 않자 새들 놀던 물가에 잡풀이 무성하고, 물가 찾은 아이들 물억새 높은 벽에 막혀 발길을 돌린다. 내성천 2011년 5월 박용훈

자연의 강에서는 늘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 변화의 바탕은 비가 오지 않는 것, 적게 오는 것, 많이 오는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강은 강습지라고도 말하는데, 습지의 핵심 키워드는 그 주기가 길건 짧건 늘 변한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갯벌입니다. 밀물과 썰물에 의해 하루에도 두 번 변합니다. 그런데 이 변화는 그 변화를 몸으로 기억하면서 살아가는 생물종들에게는 삶의 기회가 됩니다. 늘 변화하는 습지에는 다양한 생물종이 모여 살고, 그래서 습지는 지구에서 보호해야할 대상입니다. 한국은 강을 습지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정비할 대상으로 봅니다. 국토부는 내성천을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강이라고 내세우면서 그 강에 홍수목적을 포함하는 영주댐을 짓고, 댐 하류에서는 또 홍수예방 목적의 정비사업을 실시합니다. 정부조직법을 개편하여 하천 관리를 일원화하지 않으면 강을 강답게 하는 것은 요원합니다.

한발 물러나서 보면, 강이 흐르는 일은 지구순환의 한 과정입니다. 바람은 늘 여기저기로 불고, 그래서 구름은 이동하고, 비가 내리고, 빗물이 모여서 내가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고, 바다에서는 해류를 따라 이동합니다. 강과 바다표면 등에서는 수증기가 발생하여 대기 중으로 갔다가 다시 비가 되어 내립니다. 순리이고, 섭리입니다. 4대강사업은 어느 날 지구의 한 무대에서 잠깐 등장했던 소수 사람들이 이런 순리를 거스르고 지구의 몇몇 강을 개조하여 칸칸이 통째 막아, 그들이 무대에서 내려간 후에도 여전히 흐르지 못하게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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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만들었고 사진과 시로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를 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모래가 흐르는 이 강을 찾았다면 무어라 노래했을까? 가장 아름답다고 칭송하면서도 아주 큰 대못을 박아놓은 내성천에서 2011년 2월 박용훈

강이 강답다는 것의 첫 번째는 바람이나 구름이 흐르듯이 강도 흐른다는 것이고, 그래서 강다워야 한다는 것은 강은 흘러야한다는 것입니다. 4대강의 녹조창궐은 강이 강답게 흐르지 않아서 생긴 문제입니다. 해결방안은 너무도 분명한 것입니다.

그럼 강이 강답다는 것의 두 번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강이 흐르면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습들입니다. 수위가 높아졌다 낮아지고, 강폭은 넓어졌다 좁아지며, 모래톱은 잠겼다 드러났다 합니다.  비가 오고 강물이 흐르는 한 이런 모습은 반복하며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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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가 차안과 피안을 잇듯이, 산과 바다를 강이 잇는다. 그 선을 연장하면 하늘에 닿는다. 불어난 강물에 외다리가 끊기면 다시 놓듯, 칸칸이 끊어놓은 강은 다시 되돌려야 한다. 비온 후 내성천 무섬마을, 2014년 8월 박용훈

또 강은 한 날에도 깊거나 얕은 곳이 있고, 물살이 센 곳이 있는가 하면 약한 곳이 있습니다. 대체로 강에 맞붙은 산 쪽은 깊고 또 그늘지기도 해서 큰 고기들이 살고 모래톱이 펼쳐진 쪽의 얕은 곳은 치어나 작은 물고기 등이 삽니다. 치어는 깊고 빠른 물살이 있는 곳으로는 가지 않습니다. 물살에 떠내려가고, 큰 물고기에게 쉽게 잡혀 먹히기 때문입니다. 수달은 조금 깊은 곳으로 다니면서 큰 물고기들을 잡아먹습니다. 한편 강바닥도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합니다. 바닥의 표면적이 넓을수록 다양한 생물종이 사는데 당연히 유리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강이 본래 지닌 강다운 모습입니다. 강이 흐르기 때문에 펼쳐내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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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일본 하천 전문가들이 내성천 탐방 중 한 자리에서 꼼짝을 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멸종된 수달 발자국이다. 잠시 우쭐했지만 어쩌면 오십보백보인지도 모른다. 강이 계속 망가지는데 그들이라고 안녕할까? 내성천, 2015년 5월 박용훈

그럼 이런 강다운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세상의 모든 종들이, 생명들이 다 자기가 좋아하는 곳이 저마다 있기 때문입니다. 다 자기가 살기 좋은 곳을 찾아서 살아갑니다. 몸의 조건도 그 환경에 최적화되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4대강사업은 흔히 ‘수심 6M’라고 말합니다만, 강변을 포함하여 강의 모래를 천문학적으로 파내어 깊게 한 후 초대형 보를 세워서 강물을 채우고 막았습니다. 강물이 사실상 흐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이로 인한 심각한 생태적 문제점을 위에서 소개한 참갈겨니 등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수서생태 전문가인 박정호 교수님의 불교환경연대 숲해설가 강의내용 일부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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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콘크리트와 쇠 구조물로 강을 칸칸이 막자 녹조가 창궐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 그 원인은 못 본 척하고 다시 ‘보완’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세금을 쏟아 부어도 ‘백약이 무효’한 것 또한 너무 당연한 이치. 그런데 단지 식수만의 문제일까? 합천창녕보 2015년 7월 박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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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상주보 하류 작은 지천 합수부에 누치들이 몰려있지만 너무 얕아 올라가지 못한 채 숨만 쉰다. “생명 앞에 고개 숙일 줄 아는 강의 마음을 이제 우리의 마음에 비추려 합니다”라고 선언했던 4대강사업추진자들은 이 누치들의 고통을 한번이라도 헤아려봤을까? 
<생태지평> 낙동강 모니터링 중, 2013년 9월 박용훈

참갈겨니처럼 흐르는 물을 좋아하여 오랜 세월 적응한 물고기들은 몸 자체의 호흡특성이 다르다고 합니다. 몸에 부딪히는 물속의 산소를 최대한 잘 받아들이기 위해서 아가미의 세세한 혈관들이 강물이 흘러내려오는 방향과 마주하여 흐르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흐르는 강에서 산소를 흡수하는 가장 효율적인 상황은 강물을 거슬러오를 때가 되겠지요.

그런데 어느 날 강의 흐름이 멈추면 아주 오랜 세월 생존을 위해 흐르는 강에 적응해온 이런 몸의 구조는 갑자기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고등생물인 이들은  갑자기 몸의 구조를 쉽게 바꿀 수 없습니다. 당연히 사는 환경이 크게 악화됩니다. 우리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일할 때나 잘 때나 마스크를 낀 채 죽을 때까지 살아야한다면 그 불편함이 얼마나 크며, 건강은 또 얼마나 악화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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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가 기승을 부리는 함안보 일대에서 강준치들이 수면에 올라와 호흡한다. “생명살리기”라던 4대강사업은 도대체 어느 생명을 살렸나? 4대강사업국민검증단 낙동강 조사 중, 2015년 7월 박용훈
 
강물 속에서도 산소는 생물이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니 조금 자세히 보겠습니다. 2010년, 4대강 반대 국민소송단 초청으로 한국에 와서 강을 보름간 조사한 독일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님의 소송감정서, 방송 인터뷰 내용 등을 당시 독일교포사회의 번역연대에서 제공하였는데, 그중 관련부분만 제 나름 짧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헨리히프라이제 박사님은 독일연방 자연보호청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면서 독일 국책사업에 참여해 하천공사 후유증을 조사 · 예측해온 분으로 관련 사안으로 독일법정에서 한 번도 패소한 적이 없는 최고 권위의 하천전문가로 소개됩니다. 임혜지박사님 등 번역연대가 당시 제공한 독일의 하천관리 내용 등은 아래 싸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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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히프라이제박사님은 강 생태를 살펴보고 측량을 하면서 남한강과 낙동강을 조사했는데, 오충현교수님, 박재현교수님 등이 조사를 지원하고, 낙동강사업의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편 낙동강 조사 때에는 천주교 신부님들이 노고에 감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낙동강 합천 율지교일대 2010년 9월 박용훈

강안의 산소는 어떻게 공급될까요? 그 중요한 하나는 공기와 맞닿은 물 표면을 통해 공급됩니다. 그래서 물이 얕은 여울이 수생태계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산 계곡의 돌이나 바위가 드러난 자리에서 보면, 하얀 포말이 생기면서 공기방울이 수도 없이 물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강의 산소공급기인 것이죠. 간혹 어떤 분은 대중가요에도 친근하게 등장하는 여울을 강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4대강사업은 4대강에서 여울을 남김없이 없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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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여울을 없애라 하지 않았는데 4대강사업 후 아름답던 여울이 모두 사라졌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끔찍한 일인가! 남한강 여주 도리섬 하류 2009년 10월 박용훈

이런 여울이 아니더라도 바람이 불면 파도가 치면서 산소가 강물 안으로 공급됩니다. 이런 현상은 모두 수면을 통해서 일어나기 때문에 강이 깊어질수록 산소를 공급받는 면에서 불리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공급은 수초 등의 광합성을 통한 산소공급, 특히 조류에 의한 공급인데, 조류는 수면 1m 미만 깊이에서 산소를 생산합니다. 수면에서 2m 이상 깊어지면 물살을 통한 산소공급도, 조류 등에 의한 산소공급도 없어서 산소가 생성되지 않습니다. 4대강사업이 만든 수심 6m의 물속은 어떨까요? 

또한 물 흐름이 빠른 곳과 느린 곳에서 산소농도의 차이가 생깁니다. 강이 막혀 정체되어 있다면 물속 생물들이 산소를 소모하는 가운데 물이 교체되지 않아 산소농도가 점차 낮아질 겁니다. 게다가 4대강처럼 대형보가 있는 곳에서는 유속이 거의 없다시피 하면서 부유물들이 바닥에 가라앉고, 녹조 등도 가라앉는데, 이들이 부패하면서 가뜩이나 부족한 강안의 산소를 다시 소모하여 산소부족 상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이런 강바닥 상황은 사업 후 시간이 꽤 흐른 지금, 당연히 매우 심각해 보입니다. 올해 2월에 4대강의 몇몇 보에서 시험방류를 하면서 수위를 일부 낮추자 일부 드러난 강바닥이 두터운 펄로 변한 모습을 언론이 보도한 적이 있는데, 펄이 강바닥에 두텁게 쌓이면 펄 위를 흐르는 지표수는 강바닥 아래의 지층수 또는 지하수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이들과의 산소교환이 어려워진다고 헨리히프라이제박사님은 지적합니다. 전반적으로 강안의 산소공급과 관련해서 아주 좋지 않은 조건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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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강을 살피는 오마이뉴스 김종술기자님과 함께 찾은 금강. 공주보에서 수위를 조금 낮추자 두터운 뻘로 덮인 강바닥이 모습을 조금 드러냈다. 명승이지만 4대강사업 후 아름다운 백사장이 모두 사라진 고마나루 강변도 마찬가지였다. 공주보 상류  2017년 3월 박용훈

산소를 공급받는 이런 주요 과정을 살펴볼 때 강 전체가 다 깊어지고 흐르지 않는 것은 당연히 대부분의 수서생물들에게 매우 좋지 않습니다. 우리는 해마다 녹조 창궐, 큰빗이끼벌레나 붉은 깔따구의 잦은 등장과 같은 보도를 접하고 깊이 우려하지만 동시에 흰수마자, 꾸구리, 미호종개 같은 우리에게 친근했던 한반도 고유의 민물고기들을 비롯해서 강의 여러 물고기들 상황이 어떤지, 또 여러 물고기 등의 먹이가 되는, 흐르는 강바닥에서 수많은 수서곤충 등은 어떤지, 지금 4대강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같은 것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강을 깊게 파서 막아 물을 채우고 강의 수위를 고정하면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생깁니다. 물고기들은 물이 얕아 산소가 풍부하고 천적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을 찾아 알을 낳습니다. 연어나 황어 등이 죽기를 무릅쓰고 바다에서 강 상류로 오르는 이유입니다. 4대강사업 후 강의 어민들은 물고기를 잡아보면 곯은 알을 뱃속에 그대로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이 깊어지고 수초도 없고 이동할 수도 없으니 알 낳을 곳을 찾지 못한 물고기들이 몸안에 죽은 알을 그냥 갖고 있던 것이지요. 이제는 그런 물고기들조차 그물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낙동강 어민들은 씨가 말랐다고 말합니다. 산소도 제대로 없고, 썩은 바닥 펄에는 먹잇감인 수서곤충들도 살기 어려울테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물고기도 살지 못하는 강을 다시 자연의 강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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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황어는 음력 2월경 하구에 모여 민물에 적응하다가 봄비가 내려 강의 수위가 높아지면 일제히 섬진강을 거슬러 화개천 등으로 오르는 장관을 펼친다.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은 하구둑으로 인해 강과 바다가 생태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4대강사업은 거기에 더해 강을 아예 칸칸이 막아놓았다. 섬진강 화개천 2015년 3월 박용훈

그러면 강변은 어떨까요? 4대강사업은 강변의 모래톱, 또는 범람원도 깊게 파내 없앴습니다. 또한 수질을 오염시킨다면서 하천부지에서 농민을 내쫓았는데, 수도권에 건강한 야채를 공급하여 한때 장려했던 한국 유기농의 발상지인 팔당유기농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강 범람원 자리에 공원을 만들고, 운동장을 만들고, 4대강 강변 따라 자전거도로를 놓았습니다. 이런 변화가 어떤 의미인지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동식물들은 당연히 물이 있어야 삽니다. 강변은 강을 따라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오가는 이동공간이고 삶터라서 기본적으로 야생의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와서 잠시 놀고 농사를 짓더라도, 가고나면 강변은 다시 야생의 차지입니다. 그래서 사람과 야생의 공존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은 “생명살리기”라고 선전했지만 이 사업이 개조한 강변에서는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가 알을 품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강 모래톱이 모두 사라지면서 재두루미는 낙동강에서 예전처럼 겨울을 나기가 무척 어려워 일본 등지로 이동합니다. 표범장지뱀은 강을 오가다 자전거도로에서 치어 죽고, 고라니 등 동물은 자전거도로 등을 따라 설치한 펜스 때문에 이동에 큰 장애를 겪습니다. 한국 고유종으로 독특한 생존방식을 선택하여 척박한 땅에서 살면서 가을강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단양쑥부쟁이는 공을 들여 키워야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갑니다. 강변을 사람이 차지하고 개조한 대가는 야생에게 매우 혹독합니다. 강변은 공존의 땅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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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물떼새, 흰목물떼새 등 작은 물새는 강변 모래에서 먹이를 얻고 모래위에 알을 낳고 품어서 그 모래에서 키운다. 그런 모래톱을 수많은 생명을 품는 자궁이라고 표현해도 된다면 4대강사업은 그 셀 수 없이 많은 모래를 어떻게 했는가? 물새들 울던 많은 강변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성천, 2016년 5월 박용훈

글과 사진 : 박용훈(초록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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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풍소식'은 초록사진가이자 생태지평 회원이신 박용훈 님이 사진과 글로 강 소식을 전하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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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보 구간은 녹조, 승촌보 구간은 큰빗이끼벌레, 광주 구간은 좀개구리밥 번성

4대강사업 결과는 영산강 생태계 악화와 악순환

영산강을 흐르게 하여 하천 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 죽산보 구간에서는 심각한 녹조, 승촌보 구간에서는 큰빗이끼벌레 창궐, 광주 구간은 좀개구리밥이 광범위하게 번식

- 영산강은 더 이상 강이 아니라 호수.

- 영산천, 만봉천, 문평천 하류도 녹조 심각. 본류가 지천 수질에 까지 영향.

- 4대강 사업결과로, 심각한 생태계 왜곡과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영산강

- 영산강을 흐르게 하여 하천 생태계를 회복시켜야 한다.

 

4대강사업으로 영산강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반대로 현재 영산강은 심각한 환경 악화가 계속되고 있다. 4년째 계속되는 심각한 녹조, 큰빗이끼벌레 창궐, 그리고 광주 상류 구간에서는 좀개구리밥이 광범위하게 번성하고 있어 건강한 하천 생태계라고 볼 수 없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죽산보 구간은 녹조가 심각할 정도로 번성하고 있다. 마치 강 전체에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 놓은 것처럼 보일지경이다. 본류 구간만이 아니라, 유속의 영향이 지천에 까지 미쳐서 영산천, 봉황천, 만봉천, 신창천, 문평천 등의 하류에서도 녹조가 심각한 상태이다. 본류가 지천 수질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육안으로 보았을 때도 수변가나 일부 구간만의 문제가 아니고 강 전체가 극심한 녹조로 수질이 심각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승촌보 구간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수변가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번성하고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외래종 태형동물로 저수지나 호수에서 서식하는 종인데, 2년 전부터 영산강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역시 4대강 사업 결과로 나타난 기현상이다. 흐른 강에서는 쉽게 서식할 수 없는 종이 영산강에서 서식 범위를 넓혀가며 창궐하고 있는 것이다. 유해성에 유무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긍정의 신호는 절대 아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번성하여, 겨울이면 낮은 기온의 영향으로 폐사하며, 사체가 수질에 직적접인 악영향을 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여타 서식 생물종 변화와 생태계의 악화를 보여주는 신호라 할수 있다.

 

 

유해 외래어종인 블루길 배스도 쉽게 관찰되고 있다. 이는 정체된물을 좋아하는 어종, 외래종이 다량 번성하고 있음을 보인다. 또한 저서생물도 나쁜 수질에서 발견되는 실지렁이 거머리만 보일뿐 건강한 하천에서 볼 수 있는 저서생물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다.

 

승촌보 상류 광주 구간에서는 좀개구리밥 등이 번성하고 있다.물의 흐름이 없는 논이나 연못같은 정체된 물에서 쉽게 번성하는 부유식물이 영산강 상류에서 광범위하게 번성하고 있는 것이다. 개구리밥이 환경에 문제라고 볼 수는 없으나 큰 하천에서 광범위하게 번성하고 있다는 것은 영산강이 상류까지 하천의 특성을 잃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큰빗이끼벌레 또한 작년에 이어 상류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현재 영산강은 4대강 사업결과로, 심각한 생태계 왜곡과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상류 중류 하류의 다양했던 강 생태계의 온전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특색 없는 긴 호수로 변한 것이다. 4대강사업은 총체적 실패 사업이라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명확하게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이 반대한 사업을 강행한 결과이다.

 

4대강사업은 아직도 정부 차원의 제대로된 평가와 심판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여파로 생태계 악화와 예산 낭비만 계속 되고 있다. 엄정한 평가와 심판 그리고, 영산강을 흐르게 하여 하천 생태계를 회복시켜야 한다.

 

 

 

2015. 8. 3

 

광주환경운동연합

 

 

월, 2015/08/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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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휴암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 환경운동연합이 국가어도정보시스템(www.fishway.go.kr)을 통해 확인한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는 33,842개의 보가 설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통상 18,000개 규모로 알려졌던 것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보(small dam)는 관개용수를 끌어들이기 위해 하천을 가로막아 쌓아올린 저수시설을 의미하며 수위가 15m 이상이고 저수량이 3백만 톤 이상인 대형 댐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상남도가 6,737개로 가장 많았고, ▲경상북도 4,505개 ▲전라남도 4,728개 ▲전라북도에 4,728개의 보가 있어 경상도, 전라도 지역에만 우리나라 전체 보의 70%가 밀집되어 있으며 ▲충청남도 4,055개 ▲경기도에도 3,258개의 보가 설치되어 있다(<표1> 참조).    

파손된 보 5,857개로 전체의 17.3%에 달해, 공식 폐기된 보 3,826개는 하천에 흉물로 방치

전국 33,842개의 보 가운데 ▲보체가 파손된 보는 3,176개 ▲보 하류 수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인 에이프런이 파손된 보는 1,156개 ▲보체와 에이프런 모두가 파손된 보는 1,525개로 이들의 합은 5,857개로 이는 전체 보의 17.3%에 해당한다. 특히 강원도 지역은 2,762개의 보 가운데 732개의 보가 파손되어 파손율이 26.5%에 달하고, 경기도 역시 3,258개 보 가운데 705개의 보가 파손되어 21.6%의 보가 기능을 다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4월 모니터링으로 확인한 고양시 선우궁보도 같은 사례다(<그림> 참조). 선우궁보는 길이 150m, 높이 1.3m, 폭 1.5m의 콘크리트 보로 공릉천을 가로질러 설치되어있다. 보의 본체는 구조가 노후화되었으며 에이프런이 파손된 채 방치되어 있었다. 또한 보 상류는 퇴적토로 가득 차 저수기능을 상실했고, 심지어는 하중도가 생겨 수령이 8~10년 수준의 버드나무가 빼곡히 자리 잡았다. 박평수 고양환경운동연합 전 의장은 “공릉천만해도 파손된 보가 수없이 많다.”며 “주변지역이 비닐하우스로 바뀌면서 용도가 없어지고 기능도 하지 못하면서 콘크리트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있으니 경관도 나쁘고 수질악화에 생태계단절까지 가져와 문제”라고 지적했다.   [caption id="attachment_161640" align="aligncenter" width="679"] 경기도 고양시 공릉천에 위치한 선우궁보는 보체가 노후하고 에이프런이 파손되었으며 상류가 퇴적토로 가득 차 하중도가 생겼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경기도 성남시 탄천에 위치한 보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15.7 ㎞의 짧은 성남구간에만 1~3m 규모의 보가 15개 설치되어있다. 애초에 농업용으로 설치되었으나 인근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용도를 상실한 채 방치되어 있다. 최근 성남시는 수질개선을 위해 상시로 수문을 개방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성남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용도를 상실한 보의 구조물을 해체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농어촌공사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농어촌생산정비 통계연보’에 따르면 1984년부터 2013년까지 30년간 우리나라에서 폐기된 보는 3,826개로 그 면적은 14,224Ha에 달한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농어촌공사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폐기사유는 ▲농업용수공급 대체시설로 인한 용도상실 ▲댐건설로 인한 수몰 ▲수해로 인한 멸실 ▲기능상실 및 노화 ▲농지소멸에 따른 폐기 등이다. 그러나 폐기한 보의 83%는 행정적으로만 폐기된 채, 콘크리트 구조물은 하천에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환경부는 보철거 정책 수립해 수질개선, 생태계 회복 해야

용도와 기능을 상실한 채 하천에 방치된 전국의 보와 댐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문제가 있는 보의 존속가치와 철거에 따른 경제적·환경적 편익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경대학교 백경오 교수는 “댐철거에 적극적인 미국의 경우 2m이하의 작은 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높이가 55m인 영주댐과 같은 대형 댐 4개를 동시에 철거하는 클라마스 강 복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생태계 회복과 수질 개선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고려해볼만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 관리의 문제점은 기초적인 현황 파악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은 “인근 지역의 택지개발로 인해 부득이 부분폐기하거나 심각한 수해로 멸실되는 상황이 아니면 보의 용도상실과 기능 상실에 대한 평가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환경부는 적극적인 보 철거 정책을 수립해서 수질개선과 생태계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16년 6월 10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문서 첨부 :[보도자료] 대한민국 하천에 보 33,842개 이중 상당수는 철거 대상으로 확인돼   *문의 :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 ([email protected] / 02-735-7066) 물하천팀 안숙희 활동가 ([email protected] / 02-735-7066)   졸댐배너
* 관련 글 보기 [댐졸업]우리가 시작하는 댐 졸업이야기 [댐졸업-UCC]그녀는 어디 가는걸까요 [댐졸업-물의날 토론회] 기능없는 댐, 용도 없는 댐, 해체해 볼까? [댐졸업]2015년, 미국의 댐 철거 [댐졸업] 곡릉2보 졸업 후 10년,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댐졸업]댐졸업 캠페인 로고(B.I)를 공개합니다. [댐졸업]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 프로젝트 합의
목, 2016/06/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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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벌인 4대강 사업은 ‘녹조 라떼’라는 오명 만을 얻은 채 실패로 귀결됐습니다.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4대강 사업에 대한 평은 썩 좋지가 않죠. 하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은 좀 다릅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청계천 복원 사업일 겁니다. 맞습니다.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여전히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청계천 노점상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게 됩니다.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노점상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성동공고 뒤편에 자리 잡았던 청계천 노점상들은 강제 철거로 집기류를 모조리 압수당했습니다.

 

좀 더 살펴볼까요? 2003년 청계천 노점상들이 청계천에서 강제 철거된 후 이주된 곳은 대략 3곳입니다. 동대문 운동장, 동묘 벼룩시장, 성동공고 근처 이렇게 말이죠. 그 중에서 900여 명의 노점상들이 이주했던 동대문 운동장은 현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럼 노점상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또 집단 이주를 당합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59세의 노인 노점상은 오른쪽 눈 안쪽 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기까지 합니다. 용역업체 직원에게 벽돌로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노점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에 잘 소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평가가 가능했던 게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언론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사람들이 청계천 복원사업의 실체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 편에서는 바로 그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어쩌면 바로 이 이유가 4대강과 청계천 복원 공사의 결정적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4대강 사업은 그야말로 소수 건설사들 배를 불려주기만 한 반면, 청계천 복원사업은 주변의 평범한 영세 상인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갔다는 것이죠.

실제로 청계천 복원 공사 이후 주위 상권은 급격하게 확장이 됩니다. 산책을 하러 오는 이들이 늘어 음식점이 호황을 맞게 되고, 덩달아 주위 건물들의 분양가도 상승을 합니다. 일부 도매상들의 경우 소매상들과 달리 이익을 기대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청계천 복원 공사 덕에 적지 않은 ‘평범한 이들’이 이익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청계천 복원 사업의 ‘성공 이유’는 생태니 뭐니 하는 게 아니라, 상권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들어 온 서민들의 재산증식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면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무엇을 기대했었는지, 왜 그에게 압도적인 표를 던졌던 것인지 이해가 갑니다. 지금은 역대 대통령 인기도 조사에서 거의 꼴지를 달리고 있지만 그는 분명 사람들이 무얼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서울시장 시절과 달리 대통령이 된 이후엔 소수의 이들에게만 원하는 걸 이루도록 해줬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서 물러났으니, 이명박에게 사람들이 투사했던 무언가도 함께 사라졌을까요? 그가 인기가 없는 전직 대통령이니 서민들이 바랬던 그 무언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걸까요? 서민들이 바라는 그 무언가가 과연 이명박 시장 혹은 대통령 시절에 새롭게 생겨난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무언가를 바라는 게 꼭 나쁜 것일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일까요? 만약 그게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그걸 얻기 위한 방법이 노점상과 같은 가장 힘없는 이들의 것을 빼앗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요?

청계천 복원사업으로부터 이미 1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과 얻어야 할 답은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만드는 내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절로부터 단 한 걸음도 내 걷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더불어 ‘다른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 시절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수, 2015/08/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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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흐르는 강> 경기도 상영 자연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지율 스님의 4대강 다큐멘터리 <모래가 흐르는 강>이 경기도 박물관과 경기도 미술관에서 상영됩니다! 가까운 상영관이 없어 아쉬웠던 분들은 이제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만나요:D >> 자세히 보러가기 : 경기도 박물관 >> 자세히 보러가기 : 경기도 미술관 ■ 상영 안내 모래가 흐르는 강 모래가 흐르는 강 지율 스님ㅣ2013ㅣ75min 2008년, 4대강 착공식 뉴스를 보고 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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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3/07/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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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지난 4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 프로젝트인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 복원이 결정되었다. 이 결정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오레곤 주지사, 미국 내무부 장관, 전력사인 퍼시픽코프에너지(PacifiCorp), 거주민, 환경단체, 농민 등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합의는 수십년에 걸친 운동의 성과이며, 본격적인 철거는 2020년 시작된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2" align="aligncenter" width="640"]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 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caption]

네 개의 대형 댐을 동시에 철거

이번 프로젝트는 클라마스 강에 1909년부터 1962년까지 퍼시픽코프에너지가 지은 네 개의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천복원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철거된 댐 중 가장 높은 것은 워싱턴의 엘와강(Elwha river)에 위치한 높이 64m의 글라인스캐니언 댐(Glines Canyon Dam)이었지만, 대규모 댐 네 개가 동시에 철거된다는 면에서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이다. 클라마스 강의 네 개의 댐 철거로 인해 연어는 480km가 넘는 서식지를 되찾을 것이다. 또한 강 유역 전반에 걸친 수질개선, 공동체 활성화 등 종합적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 중 가장 오래된 댐은 1918년에 건설된 높이 40m의 콥코1댐(Copco 1 dam)이다. 높이로만 따지면 춘천댐과 맞먹는 규모이며, 120km의 연어 서식지를 가로막는 시설물이다. 계단형으로 높이 솟은 댐 표면에 잔뜩 낀 녹조는 트레이드 마트가 되었다. 콥코2댐은 별도의 담수기능 없이 1댐 하류에서 물을 발전소쪽으로 흘려보내기 위해서 1925년 건설되었다. 보일댐(JC Boyle Dam)은 콥코댐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는 22m규모이다. 부영양화와 수온상승, 용존산소 저하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해왔다. 가장 높은 댐은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인데, 높이는 약 53m규모로 국내에서는 높이 55m의 영주댐과 비슷하며, 1962년 건설되었다. 국제대댐회(ICOLD)에서는 높이 15m이상의 댐을 대댐(Large Dam)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은 모두 이 기준을 가뿐히 넘는다. 연어의 입장이 돼서 약 50km 구간에서 네 개의 대형 댐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가히 연어에게 천국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6"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 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5" align="aligncenter" width="640"]콥코1댐 콥코1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4" align="aligncenter" width="400"]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3" align="aligncenter" width="640"]보일댐ⓒmapio.net 보일댐ⓒmapio.net[/caption]  

댐 철거로 연어서식지 회복, 수질개선 기대

댐철거에서 가장 큰 수혜당사자는 역시 회유성 어종이다. 이 지역은 미국 서쪽 해안에서 세 번째로 연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며, 댐으로 인해 연어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 댐 철거는 위험에 처한 연어와 무지개송어 서식지 약 482km를 복원할 예정이다.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수아답스쿡 강의 댐은 해체되고 한달만에 산란기의 어류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안에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된다. 국내에서도 울산 태화강 방사보를 2006년 철거한 이후 연어서식지의 복원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4대강 사업이 그러했듯 미국에서도 댐 상류에는 녹조발생과 독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왔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콥코댐과 아이언게이트댐은 독성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티스류의 남조류를 배양하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아이언게이트댐 하류에 위치한 클라마스 강 하구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가축과 사람의 효소활동을 저해해서 간암을 유발하거나 신경계통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생산해서 문제가 된다. 국내에서도 4대강사업으로 본류에 대형 댐들이 생기면서 해마다 심각한 녹조현상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에 처음으로 대량발생한 녹조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얼음녹조가 나타나는 등 4대강의 생태계는 근본적 변화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수문을 열자, 댐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허공에 둥둥 뜨는 사이 강물 속 물고기들은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9" align="aligncenter" width="345"]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공릉천, 보 없애고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올해 초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창궐하고 있는 녹조 발생·번무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내에 수조 형태의 실험시설을 설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보에 물을 가두면 녹조가 정말로 피는지 안피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정말 몰라서 이러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경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환경부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복원 및 수질개선효과⌟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보 철거 전/후 어떻게 하천 생태계가 변화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공릉천에 위치한 곡릉2보를 2006년 철거하고 그 변화상을 관찰했다. 정체된 물에 쌓여있던 오니가 쓸려 내려가고 깨끗한 모래와 자갈들이 퇴적되었다. 물의 오염지표로 사용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의 경우 보 철거 전인 2006년 3월 6.1 mg/l (4등급 수질)에서 보철거 후인 2006년 9월에는 1.19 mg/l (1등급의 수질)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적으로는 물밖으로 드러난 지역에 새로운 개척자 식물들이 들어서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납작하루살이류, 강하루살이, 통날도래류 등이 새롭게 출현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의미있는 연구는 불행히도 환경부에 2008년 보고된 이후 본격적으로 행정에 반영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말았다. 2008년, MB의 등장과 함께 강 전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6년 4월, 보를 철거한지 꼭 10년만에 공릉천을 찾았다. 보 구조물을 뜯어낸 자리를 마감했던 돌망태는 현장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졌다. 개척자 식물군이 아름다운 버드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강 중간에는 퇴적된 모래가 하중도를 이루고 갈대숲이 만들어졌다. 보 해체 이후 인근에 생각지 못한 침식작용은 없었을까 둘러보았지만, 강은 그저 평화로운 강으로 돌아와 있을 뿐이었다.  

미국의 대규모 댐졸업,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준비하자.

우리나라가 초보적인 연구단계에서 하천복원정책이 후퇴해버린 것과는 달리 미국은 계속해서 복원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졸업하는 댐 4개의 철거와 복구 비용은 보험을 포함해서 약 4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전히 전력발전을 하고 있는 댐이며, 총 154MW규모로 청평댐의 수력발전 설비용량보다 크다. 댐을 철거로 중단되는 전력생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은 효율개선이나 다른 공급원을 통해서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사회는 강복원으로 얻을 수 있는 연어의 서식지 복원과 수질개선의 편익이 복구비용과 전력생산 손실비용을 감당할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댐을 졸업시키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 이상의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또한 이번 클라마스 댐 철거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다양한 공동체가 합의과정에 참여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현지 거주민, 전력사, 환경단체, 어민 등 40개 이상의 이해당사자가 오랜기간 협의를 거쳐 2010년 협약을 맺고 2016년 드디어 주지사와 내무부까지 철거에 합의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오랜기간 동안 서로를 만나고 설득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험난한 과제를 해결해냈다. 우리 정부와 학계에서도 멀리 떨어진 미국의 강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댐졸업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용도와 기능을 상실했거나, 용도와 기능을 유지하기에 경제적이지 않은 많은 댐들을 졸업시킬 날을 꿈꿔본다. 크고 작은 많은 댐의 이름이 스쳐간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7"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 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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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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