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위험관리에 시민 참여가 필요한 이유

위험관리에서 공중의 참여가 강조되는 까닭은 위험에 내재하는 불확실성 때문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시민의 자기 결정만이 의미가 있다
박재묵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정부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자,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대체로 정부의 공론화 방침을 받아들이면서 공론화위원회의 구성, 공론화의 세부 절차 마련 등 후속 조치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81570" align="aligncenter" width="640"]
환경단체 회원들이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부실심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신고리 5,6호기 건설 반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caption]
정부 방침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쪽은 원자력 분야 교수와 전문가이다. 이들은 두 차례에 걸쳐 입장을 밝혔는데, 두 번 모두 정부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가 공론화 방침을 발표하기 전에는 탈원전 정책을 “소수의 비전문가가 속전속결하는 제왕적 조치”라고 비난한 바 있다. 공론화 방침이 발표된 후에는 더 많은 인사들이 참여한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공론화 방침을 “비전문가이면서 향후 책임도 질 수 없는 소수 배심원단”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무릇 정책이라는 것은 전문가 중심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원자력 분야 인사들의 생각인 듯하다.
원자력 분야 교수와 전문가들이 낸 성명서를 읽어내려 가다 보면 묘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우선 이분들은 한편으로 전문가 중심의 결정을 금과옥조처럼 내세우면서도 정책결정 방법에 이르러서는 그야말로 ‘비전문적인’ 견해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분들은 공론화를 통한 정책결정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그것을 ‘책임질 수 없는 소수’에 의한 결정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이분들은 전문가나 정부 당국자가 아닌 이해당사자나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정책결정 방법이 공공정책 분야나 갈등관리 분야에서 하나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공론화는 곧 시민 참여적 공공정책 결정이다. 이러한 공공정책 결정 방식은 과거 한때 유행했던 관료 중심적 정책 결정이나 전문가 중심적 정책 결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으로 등장했다. ‘소수의’ 관료나 전문가가 주도하는 정책결정은 그 과정에서 소외된 이해당사자 또는 공중의 반발을 야기하기 쉬웠고, 이러한 반발이 조직화되어 공공갈등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밀실’에서의 결정이 주민의 강력한 저항을 받아 취소된 경우가 허다하다. 안면도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건설 계획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공공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초기 단계에서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방안이 바로 시민 참여적 공공정책 결정이다. 이를 참여적 의사결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공정책의 이해당사자인 공중이 직접 정책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참여하는 정책결정이라고 해서 전문가의 역할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시민이 정책결정 과정에서 의존하게 되는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일은 결국 전문가들에게 맡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 집단이 다양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때 ‘숙의’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전문가 집단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래서 합의회의, 공론조사, 시민배심원제 등에서는 전문가 패널을 구성하여 운영하게 된다. 정보는 전문가가 제공하고 결정은 시민이 하는 방식이다.
공공정책 중에서도 공중의 참여가 가장 강조되는 분야는 위험관리이다. 위험관리에서 공중의 참여가 강조되는 까닭은 위험에 내재하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불확실성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과학적·기술적 지식의 명료성이 부족한 상황을 의미한다. 원자력 분야 인사들은 원전의 운전과 사용후핵연료의 관리·처분이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하지만, 원전 사고는 대형사고만 해도 이미 세 차례 발생했고, 아직도 제대로 된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갖고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없다. 우리와 미래세대가 과연 방사능 피폭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정답이 있다면 의사결정을 과학자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이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시민의 자기 결정만이 의미가 있다. 위험을 무릅쓰면서 이대로 살아야 할지 아니면 대안을 찾아야 할지를 선택하는 일은 시민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시민 참여와 숙의의 요건을 균형 있게 충족시킬 수 있는 공론화가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서 이번 공론화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숙의민주주의’가 한 단계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누가 진짜 대못인가?[/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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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대못을 뽑아내야 한다”
모두 아시겠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제 막 에너지전환을 시작했을 뿐입니다. 탈원전이 실현되려면 2080년까지 가야 합니다. 너무 멀죠.[/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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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원합니다.
원자력계는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계셨습니까?
한빛원전 3.4호기가 위험합니다.
최근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도 20cm이상의 구멍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이렇게 심각한데도 원인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며, 누구 한사람 책임지고 있지 않습니다.[/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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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린 원전에는 침묵하고, 원자력계 이익만 대변하는 자유한국당[/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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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야말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대못입니다.[/caption]
ⓒ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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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녹색당, 녹색연합, 불교환경연대 등은 12일 오후 2시 서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광화문KT)에서 ‘한빛 핵발전소4호기 폐쇄 촉구를 위한 상경기자회견’을 열고 “중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한빛 핵발전소4호기를 조기폐쇄하고, 같은 시기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한빛 핵발전소3호기의 정밀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8월 28일 한빛원전 격납건물 내부철판 부식 및 한빛4호기 금속성 이물질 발견 등을 조사하기 위해 구성된 ‘한빛원전 안전성 확보 민관합동조사단’은 한빛4호기 격납건물 전체 15단중 1~8단 공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 하였다. 조사결과 1~8단에서 구멍(공극) 14개가 발견되었는데 이중 10cm 이상크기의 구멍이 2개, 20cm 이상 구멍이 3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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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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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절반만 조사된 결과가 이정도인데 앞으로 추가로 진행되는 조사과정에서 얼마나 더 나올지 상상조차 하기 싫다”면서 “건설당시부터 불량자재, 날림 또는 부실공사로 수많은 문제제기가 있었고 당시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는 총체적 부실덩어리 핵발전소는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시기, 같은 공법으로 건설된 한빛3호기도 당장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인간의 감각에 의존해 두드려서 구멍을 찾아내는 청음검사가 아닌, 정밀한 측정기구를 활용한 조사를 당장 실시하고 4호기와 같은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3호기도 폐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KBS 자료화면[/caption]
도쿄전력은 홈페이지에 매일 각 원자로당 72톤씩 216톤의 냉각수를 원자로에 주입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쏟아 부은 냉각수는 핵연료와 직접 닿아 고농도 방사성오염수가 된다.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지하수에 섞여 바다로 흘러나가기 전에 펌프로 퍼내서 부지 내 저장탱크에 쌓아왔다. 하지만 저장탱크에 담기는 오염수는 일부이고 지하수와 섞여 바다로 유출되는 오염수를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매일같이 방사성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된다. 도쿄전력은 얼음 동토벽을 만들어 지하수와 오염수가 섞이는 것을 막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그동안 도쿄전력은 방사성오염수를 다핵종 제거 설비를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62종의 핵종을 제거한 이후의 처리수를 저장탱크에 보관해온 것처럼 설명해왔다. 하지만 지난 8월 경제산업성이 주최한 주민공청회에서 도쿄전력은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137과 스트론튬90, 요오드131과 같은 방사성핵종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체 오염수 94만 톤 중 89만 톤에 대한 분석결과 무려 75만 톤이 기준치를 초과했고, 그 중에서 스트론튬 90은 리터당 60만 베크렐(Bq/l), 기준치의 2만 배를 초과했다. 스트론튬90은 몸에 들어오면 뼈에 잘 흡착되는 성질을 가진 핵종으로 골수암이나 백혈병을 유발한다.
문제는 수시로 말을 바꾸는 도쿄전력의 설명만 있을 뿐 부지 내 저장탱크에 얼마나 많은 핵종이 얼마만큼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현재 일본에서는 정부도 도쿄전력도 규제기관도 모두 한통속이다. 방사성오염수를 통제해야할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방사성오염수를 희석해서 해양 유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희석은 물과 섞어서 내보는 것 일뿐 바다로 나오는 오염수 총량은 같다. 일본정부와 도쿄전력, 규제기관은 '희석해서 방사성오염수 해양방출'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방출할 때만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일본이 오염수 해양방출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게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연에너지자원부 조사에서도 땅속에 깊이 주입하는 등의 여러 방법이 있지만 바다에 버리는 게 가장 값싼 옵션이라고 확인되었다. 또한 아베는 이런 경제적 이유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사고의 가장 큰 난제인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걸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원전 부지 내에 오염수가 계속 쌓여 있으면 아베가 주장한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한 복구 홍보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방사성오염수에는 방사성독성이 수 십 만 년간 지속될 핵종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오염수의 완전한 해결방안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지금처럼 육상에 보관하면서 도쿄전력 소유의 부지에 저장탱크를 늘려나가는 게 그나마 나은 방법이다. 그리고 방사성오염수의 환경유출을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대책을 강구하는 게 아베총리와 도쿄전력이 해야 할 의무이다.
후쿠시마 앞바다 태평양은 일본 소유가 아니라 인류의 공공자산이다. 일본이 지금까지 주변국에 입힌 피해로도 모자라 7년 이상 쌓아온 고농도 오염수를 바다에 폐기하는 것은 국가적 범죄이다. 희석해서 기준치 이내로 방출한다는 주장은 오염수 무단방출을 포장하는 속임수이자 오염의 일반화 전략이다. 아베정부의 후쿠시마 부흥 전략에 우리가 희생양이 될 수는 없다.
우리 정부의 긴요한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일본정부에 오염수 방출 반대 입장의 전달과 함께 엄중한 항의를 해야 한다. 도쿄전력이나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내용에 의존하지 말고 정부 독자적으로 후쿠시마 방사능오염 현황과 오염실태, 오염수 유출시 우리에게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조사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수산물 수입금지와 방사능오염식품 수입규제에 대한 WTO 패소 대응도 비상하게 해야 한다. 우리와 같이 수입규제를 하고 있는 중국·대만·러시아 등 주변국들과의 공동대응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문제는 대진침대 라돈검출 사건 발생 이후 정부 대처 방식이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시민들이나 언론이 검출 사실을 공개하면 뒤늦게서야 수습에 나서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사건 초기 모나자이트 수입과 사용업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그 결과나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조차하고 하고 있지 않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지난 8월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정밀조사를 의뢰한 라돈검출 수입산 라텍스 제품과 가공제품들에 대해서는 2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도 없는 상황이다. 의료기기나 생리대 등의 관리허가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모나자이트 등을 사용한 제품은 없다고 얘기해왔지만 제대로 된 파악과 조사가 안되었음이 드러났다.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와 뒷북대응 속에 시민들은 간이 측정기를 구해 스스로 라돈검출을 확인해도 불안감만 커질 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총리실이 주관하여 범부처 간 협의를 하고 있다지만,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는 반복되고 있다. 언제까지 부처 간 책임회피와 장비 인력 탓만 하며 시민들의 안전조치를 게을리 할 것인가.
가공제품의 라돈검출 문제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함유된 광물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원인이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시급한 조치를 취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모나자이트를 사용한 가공제품들에 대한 정보만 정확히 공개해도 당장 위험이 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해서 시민들이 안전을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예방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정부는 라돈검출에 대해 더 이상 부처 간 책임회피를 벗어나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문제해결에 나서길 바란다. 우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식약처 등 관련 기관들은 모나자이트, 토르말린 유통사용 기업과 가공제품 명단부터 즉각 공개하고, 전 제품에 대해 안전성 확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동안 조사한 내용이 있다면 기준치 여부를 떠나 정확한 조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언론과 시민들이 관련 의심제품 조사를 문의, 접수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하길 요청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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