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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뉴스]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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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뉴스]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익명 (미확인) | 목, 2017/07/27- 11:16

 

 

아름다운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때 이른 무더위와 가뭄으로 모두가 지치고 힘든 시기입니다. 가뭄 해갈의 단비를 기다리듯, 새로운 세상과 개혁에 대한 기대에 목이 마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제 되었다’며 안주하지 않는, 개혁에 목마른 시민들의 참여가 더 나은 세상의 단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부패한 권력을 바꾼 것이 시민의 힘이었듯이, 우리 스스로가 참여의 단비, 개혁의 단비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기 기꺼이 단비가 되어준 아름다운 회원님들을 소개합니다.  


지금, 참여연대 회원은 15,315명!

참여연대는 더 많은 회원들과 함께 ‘함께 만드는 꿈’을 실현해 나가고 싶습니다. 정부지원금 0%, 참여연대가 꿋꿋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는 회원들을 소개합니다. 


※ 2017년 6월 21일 기준 회원 수

 

회비를 증액해 주신 회원님

강서영    김근아    김장일    김태현    노희준·장지연    박규철    방은근    부현철    서시우    성영주    신현원    유대영    이동주    이미선    이상규    임영관    정기영    최규환    최    준    현기욱    황현식    
※    2017년 5월 20일부터 2017년 6월 16일 사이에 회비를 증액해 주신 21명, 가나다 순

 

임영관

임영관 회원 (2009년 7월 3일 가입)
나익주 은사님이 추천해 회원으로 가입했어요. 참여연대 활동은 뉴스레터와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참여연대가 잘 해주고 있어서 회원으로 기쁩니다. 사회를 바꾸는 데 많은 기여를 하는 참여연대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증액했습니다.

 

반가운 새얼굴 신입회원님

강성인    강월석    강윤주    강은선    강은하    강주옥    강태리    권기범    권    범    권영헌    권오현    권주용    김권수    김동욱    김명문    김미희    김병한    김수목    김수빈    김아라    김영남    김영은    김옥기    김완택    김유상    김윤정    김은주    김인호    김정태    김제니    김종열    김주윤    김진수    김채원    김태완    김해숙    김현숙    김현아    김현주    김혜숙    김화영    나정선    남윤주     류규현    민서연    민선기    박기성    박문철    박성숙    박시운    박은영    박종언    박지수    박창배    박채원    박학규    박혜진    백정현    백현숙    백호범    법무법인    참    진    변지현    서광자    서문영    서민준    손기영    손정란    손희진    송세현    송원재    송윤재    신동민    신명훈    신윤호    신지선    신형민    심민화    심정원    안성복    양은일    양정성    오세욱    오월선    우명철    유순덕    유영윤    유은수    윤석민    윤유식    윤화수    이경원    이기상    이보미    이상준    이서영    이성우    이수흔    이승휴    이영훈    이오찬    이용우    이용호    이재영    이점순    이종국    이진휴    이철우    이태성    이호발    이호섭    임성균    임예은    임장혁    장수남    장운기    전    원    전은혜    정길순    정양규    정영란    정영순    정재욱    정지영    정현선    정현우    조강호    조유빈    조준성    조현호    주문규    주진숙    주찬남    진명희    진문수    진영섭    진우성    차기현    최대연    최미경    최삼성    최석환    최윤진    최재호    최진석    탁용석    한명석    한숙희    한지연    홍순계    황지애


※    2017년 5월 22일에서 2017년 6월 20일 사이에 가입한 150명, 가나다순

 

김화영

김화영 신입회원 (2017년 6월 16일 가입)
예전부터 서명 활동, 아카데미 강좌, 세월호 리본 만들기 등 참여연대 다양한 활동을 봐왔었는데 참여를 하진 못했습니다. 안진걸 공동사무처장님 인터뷰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더 이상 후원을 미루면 안 될 것 같아 늦기 전에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지금처럼 열심히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결같은 10년지기 회원님

김동희    김삼태    김소영    김욱현    김원철    김현기    박동진    은민수    이민재    최희천


※    2007년 6월 1일부터 2007년 6월 30일 사이에 가입하여 현재까지 회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10명. 가나다 순

 

김동희

김동희 회원 (2007년 6월 20일 가입)
시민운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회원으로 가입했어요. 저는 참여연대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참여연대에서 정치적 이슈도 중요하지만 생활밀착형 작은 사안들을 찾아서 활동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나 이웃을 회원으로 이끌어주신 회원님

김미영    김선휴    김성진    김주호    김효선    송인섭    심현덕    안진걸    유동림    윤규식    이계정    이명선    이승은    이영아    이재은    이조은    이태호    이형철    정강자    정현백    조덕현


※    2017년 5월 22일에서 2017년 6월 20일 사이에 신입회원을 추천한 21명, 가나다순

 

이영아

이영아 추천 회원 (2014년 2월 20일 가입)
김수목 회원님은 예전에 식사 자리에서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참여연대 활동가라고 소개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회원 가입해 주셨어요. 참여연대를 믿고 지지해 주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회원분들의 응원과 지지를 잊지 않고 저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입회원 한마디!
김동욱    좋은 참여 하겠습니다.
김아라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세요. 파이팅 
김주윤    나라다운 나라 살맛 나는 나라를 위하여 파이팅 해요.
김진수    시민단체 후원은 처음이다. 생각은 있었는데 이제 한다. 
김현숙    제가 참여 못 하는 일을 누군가가 해주는 것에 대한 동참.
김화영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할 수 있을 때 시작하자고 생각하다 보니 너무 미루게 되더라고요. 이러다 영영 너무 늦어지겠다 싶어서 적은 금액이지만 이제야 가입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더 많은 금액을 후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늘 응원합니다!
남윤주    지난 수십 년간 민주화, 복지정책 확대와 개선, 평화에 큰일 하시는 참여연대 항상 응원해왔습니다. 좀 늦었지만 회원 가입했습니다. 앞으로도 참여연대 후원하고 응원하겠습니다.
류규현    항상 응원합니다. 대한민국 사회의 발전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민선기    촛불이 이룬 새 시대 새 희망의 행진에 동참하기 위하여...
박기성    좋은 세상을 위하여
박지수    시민단체에 처음으로 후원하는데 여러 단체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참여연대를 선택했어요.
박채원    참여하고 싶습니다.
박학규    야당 때문에 화나서 가입.
백현숙    정의 사회 구현! 파이팅!!
백호범    시작은 미약하나 서서히 참여하고 연대하는 시간을 늘려가겠습니다.
서민준    잘 부탁드립니다.
신동민    감사합니다.
신명훈    사람을 사람답게 대접하는 사회를 위하여
심민화    늘 고맙게 생각합니다. 안진걸 씨 뛰어다니시는 것을 보며 게을러지는 마음을 추스릅니다.
양은일    늘 참여연대를 응원합니다.
오세욱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참여연대를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유영윤    안정적인 노동시장을 위하여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은수    반갑습니다
윤유식    국가권력이 단체, 개인에게 권력남용은 여느 정부 할 것 없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피해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권력남용에 문제제기와 비판, 올바른 국민의식 계몽 등에 앞장서 가고 있는 참여연대에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하기 위해 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으며 불의를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이용우    오래전부터 생각하던 참여연대 활동을 이제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이용호    참여연대,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효선아 나도 참여연대 가입했다ㅎㅎ
이점순    열심히 하시길.
이철우    진실과 정의가 상식이 되고 열정이 제대로 보상받는 참다운 나라를 위하여 일조를 할 수 있는 봉사를 하고 싶고, 그런 세상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행동하는 어른으로 자랑스러운 아빠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임장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장운기    교정시설에서부터 사람대접을 해야 진정한 인권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는 참여사회에 노력하고자 회원가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전원    참여연대를 통해 사회를 더욱 잘 이해하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전은혜    저도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어서 시민단체에 가입했습니다.
정영순    카페통인에서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알게 되어 가입합니다.
정현우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참여연대. 항상 마음속으로 응원해왔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우연히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듣다가 공익제보자 지원관련 후원을 요청하는 광고를 듣고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가입을 합니다.
조준성    항상 있어야 할 장소에서 해야 할 일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접하다가 함께 하고 싶어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조현호    참여연대 힘내세요. 늘 시민과 연대하시길.
진문수    박원순 시장 사무처장하실 때부터 후원도 했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못 하고 있다가 요즘 활약하는 거 보면서 다시 가입하게 됐다.
최삼성    사회적 약자를 위해 희생하시는 참여연대 전 직원분과 회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최석환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최윤진    희망차고 정의로운 사회를 직접 만들어가는 청소년이 되고 싶어 용돈을 모아 가입합니다.
한숙희    참여연대의 ‘느티나무홀’ 갤러리에서 전시를 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이란 문구가 가슴을 벅차게 합니다. 이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해준 5월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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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시대의 화두다

 

글. 법인스님 참여연대 공동대표
16세인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천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주말 수련회를 시작하면서 오늘날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과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교육부장을 지냈으며, 전남 땅끝 해남 일지암 암주로 있다.

 

일찍이 노자는 ‘인생의 큰 우환은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통찰했다. 사실이 그렇다. 몸을 가진 생명체는 먹어야 하고, 병고에 시달려야 하고, 폭력에 시달려야 한다. 그리고 노쇠(老衰)의 슬픔을 감내해야 하고, 마침내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생로병사(生老病死)라는 몸이 견디는 고통은 팔만사천 가지 번뇌만큼이나 많고 무겁다. 절집 대웅전 앞에서 기와를 시주하면서 적는 소원에는 대부분이 우리 가족 건강하게 해달라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그렇다면 몸은 삶의 장애인가? 

 

예부터 철학자들은 진지하게 몸에 대해 탐구했다. 플라톤은 몸과 영혼을 철저하게 분리했다. 몸은 영혼을 가두는 감옥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밝고 자유로운 영혼이 몸에 갇혀 무지와 욕망으로 오염되었다고 파악했다. 영혼을 우위에 두고 몸을 열등한 속성으로 분류했다. 따라서 학습과 수양을 통해서 영혼이 몸을 지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 견해가 달랐다. 그에게 몸은 영혼의 질료(hyle)이고 가능태(dynamis)이고, 영혼은 몸의 형상(eidos)이고 현실태(energeia)이다. 몸과 영혼을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상호관계성으로 파악한 것이다. 이후 서양철학은 이원론적인 관점에서 영혼중심설을 강화하는 경향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불교를 비롯한 동양철학은 몸과 마음을 애초에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精)·기(氣)·신(神)의 연계가 그러하고 수신(修身)의 강조가 그러했다. 몸에 대한 탐구는 근대에 이르러 서구에서도 니체나 메를로 퐁티와 같이, 인간 존재가 결코 영혼 내지 마음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면서 몸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탐구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은 몸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경전 곳곳에서 몸은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속성을 가졌다고 보았다. 아무리 튼튼하고 힘이 넘치는 몸을 가진 청춘도 시간이 흐르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늙고, 쇠약해지고 흩어진다. 그러니 몸이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라고 믿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한다. 또 몸에 대한 불건전하고 과도한 애욕은 타는 목마름과 같은 갈증의 고통을 주기 때문에, 몸을 욕망의 대상으로 사고하고 애착하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몸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집착을 없애기 위해 수행자들은 몸의 속성을 낱낱이 해부하는 명상을 한다. 보기에는 아무리 예쁜 얼굴과 몸이라도 뼈와 해골, 여러 가지 내장 기관, 오줌과 똥, 피고름 등으로 이루어진 몸의 구조를 통찰하면 맹목적인 탐착(貪著)에서 벗어나 청정함과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몸을 경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몸을 경건한 대상으로 사유하고 있다. 늘 건강에 유념해야 하고 잘 가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는글-교체

 

싯다르타는 출가하여 수년간을 극단적으로 음식을 절제했다. 그 결과 기력은 쇠약해지고 정신은 혼미했다. 그는 생각을 바꾸었다. 위험하고 불안한 속성을 가진 몸이지만 결코 혐오하거나 학대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몸이 건강할 때 바른 정신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수자타라는 소녀가 공양한 유미죽을 먹고 기운을 얻어 수행한다. 마침내 큰 깨달음을 얻었다. 석가모니는 정신과 감각을 가진 몸은 존엄하다고 했다. 따라서 타인의 몸에 대한 멸시와 폭력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법구경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생명은 죽임을 두려워한다. 모든 생명은 채찍을 두려워한다. 이 일을 나에게 견주어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마라.” 신체적 폭력은 곧 인간 존엄성에 대한 위해임을 역설한 것이다. 

 

산업자본주의에 이르러 몸은 다양한 시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늘날 몸은 소비의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 욕구를 소비하기 위하여 몸은 탐닉과 과시의 대상이 된다.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본주의는 몸을 기꺼이 상품으로 만든다. 또 하나! 돈을 지상의 최고가는 가치로 여기는 이들은 몸에 서슴없이 위해를 가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살충제 달걀, 끝없는 유전자 조작 식품 등이 우리 몸을 위협하고 있다. 부끄러움도 죄의식도 느끼지 않는다. 몸은 삶의 전부이다. 몸 철학이 필요한 때이다. 

 

화, 2017/09/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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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들이 만드는 
참여사회


주변을 한번 둘러보십시오. 화학물질로 이뤄지지 않은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요즘 이런 화학제품에 대한 공포증을 일컫는 ‘케미포비아’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케미포비아’란 화학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과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영어권에서는 케모포비아Chemophobia 라고 합니다.

 

이번 호 <특집> ‘화학물질의 습격’은 이러한 케미포비아 현상을 다뤄봤습니다.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화학물질의 양면성,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방편으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배상제도를 알아봤습니다. 더는 살충제 달걀, 독성생리대 등으로부터 불안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달의 <통인>은 권석천 JTBC 보도국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방송국으로 옮기기 전, 신문사에서 ‘송곳’ 같은 기사를 써온 27년 차 베테랑 기자입니다. 『정의를 부탁해』로 우리 사회 ‘정의’를 이야기했던 그가 이번엔 법조 분야 경력을 살려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를 내놨습니다. 이 책은 노무현 정부 시절 이용훈 코트의 사법개혁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소신있는 판결을 하면 재임용에 탈락하고 징계를 받는 양승태 코트가 끝나고 새로운 대법원장이 임명되는 지금, 다시 그때의 시도를 곱씹어 보면 좋겠습니다.

 

호모아줌마데스의 <만남>은 용산화상경마장추방대책위 정방 공동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용산화상경마장은 2013년부터 용산 주민들의 끈질긴 반대운동 끝에 최근 폐쇄하기로 결정된 곳입니다. 평범한 주부였던 그가 학교 앞 경마장 건설 소식을 들은 이후 매주 집회에 나가고 1인시위, 천막농성을 하고 싸움에서 승리하기까지 5년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랫동안 지치지 않고 싸워준 용산 시민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다가오는 추석 연휴는 열흘이나 됩니다. 그간 소원했던 이들과 덕담도 나누시고 가족과 함께 송편도 빚으며 보름달처럼 풍성한 한가위 맞으시기 바랍니다.  


참여사회 편집위원장 
김균

화, 2017/09/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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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조속히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입학금 폐지 약속한 바 있어
먼저 입학금 징수 근거를 없애야 폐지 논의도 더 빨라질 것

 

입학금 폐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공립대가 입학금을 폐지한 것에 이어 사립대도 단계적 인하에 동의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입학금 폐지를 사회적 합의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와 다르게 입학금 폐지/인하 법안이 다수 발의됐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서 입학금이 조속히 폐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립대는 현행 법상 ‘기타 납부금’ 항목으로 입학금 징수는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입학금을 받는 것은 지금껏 관례였고, 학교 재정의 주요 재원이 되므로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완강히 반대해왔습니다. 급기야 홍익대학교는 2015년 등록금심의위에서 “신입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여러 가지 유무형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입학금을 내는 것”라고 까지 입장을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국공립대 입학금 뿐만 아니라 사립대 입학금도 조속히 폐지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가 고등교육법에서 입학금 징수 근거를 삭제해야 합니다.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반대하며 버티고 있는 첫번째 근거가 입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원내 정당 대선 후보들 모두 대학 입학금 폐지를 약속한바 있으므로 국회 신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합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09/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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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1_화학물질의 습격

이 시대 
케미포비아들을 위한 조언

글. 이덕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호메시스』 저자

 

 

현실
지금 우리가 합성화학물질에 대하여 접근하는 방식은 10차 방정식을 1차 방정식으로 만들어 풀려고 하는 것과 흡사하다. 20세기 이후로 인간들이 실험실에서 개발한 합성화학물질의 종류가 약 10만여 종이다. 여기에 매년 수천 종이 더해진다. 이 수천 종은 자본주의 사회를 이끄는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새로운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일은 취업이 잘되는 대표적인 전공이어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생리대 회사에서 예전보다 더 얇으면서도 흡수력이 좋은 일회용 생리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새로운 합성화학물질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뿐이랴? 이러한 합성화학물질 덕분에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일상 생활용품은 예전보다 더 보기에 좋아졌고 더 사용하기에 편리해졌다. 우리의 먹거리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해졌다. 


현재 합성화학물질에 대한 패러다임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철저히 개별화학물질 중심이다.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가 어떠니, 생리대에서 검출된 1급 발암물질이 어떠니 하는 방식이다. 그런 개별화학물질 중심의 접근법은 당연히 개별 먹거리, 개별 생활용품의 접근법으로 이어진다. 눈만 뜨면 우리 주위에 있는 수많은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하나씩 돌아가면서 이슈가 되는 이유다. 도대체 뭘 먹고 뭘 쓰고 살아야 하느냐고 한탄하는 케미포비아가 양산되는 이유다. 

 

착각
합성화학물질이 아주 높은 농도에서 생명체를 병들게 하고 심지어는 죽일 수도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합성화학물질의 장점은 취하되, 단점은 피하는 방법으로 과학자들은 위해성 평가라는 것을 만들었다. 하루에 얼마 정도까지는 노출되어도 안전하다는 기준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기기묘묘한 숫자에 ‘허용기준’ 혹은 ‘안전기준’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름은 정말 중요하다. ‘허용’이나 ‘안전’이라는 단어만으로도 대중들은 모든 걱정을 잊는다. 


사람들은 지금 생리대가 이 사달이 난 이유로 생리대에 포함되는 화학물질들의 안전기준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부가 서둘러 안전기준을 마련하면, 그래서 기업이 그 기준만 충실히 지켜 준다면, 드디어 그 모든 것이 다시 안전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함으로 합성화학물질의 문제를 바라보는 한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허용기준’과 ‘안전기준’이 그 단어 자체로 위험한 이유는 정부와 기업에서 그 기준만 충족해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착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 때문이다. 

 

áá¦áá©áá©ááµáá¡

 

이해 
아주 오랫동안 합성화학물질들의 문제는 높은 농도에서 벌이는 일들이 전부라고 믿어 왔다. 이를 통틀어 독성이라 불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합성화학물질들이 아주 낮은 농도에서 높은 농도와는 전혀 다른 기전을 통하여 생명체에 이런저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구자들은 조금씩 당황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새로운 연구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분명한 것은 현재 우리가 아는 지식이란 단지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뿐이다. 


개별화학물질들이 높은 농도에서 보이는 독성은 위해성 평가라는 그럴듯한 과학적 방법을 통하여 관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낮은 농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두고 개별화학물질이 이러니저러니 따지는 것은 실험실에서만 의미가 있을 뿐, 사람에게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이 영역은 수천, 수만 가지 합성화학물질들이 혼재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간에는 매우 복잡한,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예측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이유들은 꽤나 많지만 그중 하나가 비선형성(非線形性)이다. 비선형성을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비선형성을 이해하기 힘든가? 화학물질이 높은 농도에서 나타내는 독성은 반전의 기회가 없다.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당연히 더 해롭다. 그러나 낮은 농도에서 벌이는 사건들은 우리 몸이 이를 적절한 시점에 알아차리기만 한다면, 생명체는 즉각적으로 이를 바로 잡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들어간다. 외부 환경에 대하여 내부의 항상성 유지를 위한 노력은 모든 생명체의 본질이다. 이 노력의 결과가 화학물질의 경우 비선형성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을 혹자는 ‘호메시스’라고 불렀다. 

 

선택 
의학은 나날이 발달하는데 아픈 사람들은 더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잘 모른다. 최근 들어 아주 낮은 농도를 가진 합성화학물질들이 많은 질병의 감춰진 원인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이 수많은 합성화학물질의 존재가 단지 정부가 무능해서 그리고 기업이 탐욕스러워서 발생한 문제일까? 아니다. 그냥 우리가 사는 시대가 그런 시대인 것이다. 모든 사람이 피해자이자 모든 사람이 가해자인 그런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개별 합성화학물질이 아주 높은 독성영역에서 벌이는 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당연히 정부와 기업의 몫이다. 제대로 일을 할 줄 아는 성실한 정부가 존재할 때, 그리고 이윤 추구만이 기업의 존재 목적이 아님을 아는 정직한 기업이 존재할 때,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같은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 유해화학물질을 직접 취급하는 현장의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것도 법, 규정, 그리고 엄정한 관리를 통하여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의미 없는 것이 시도 때도 없이 언론에 등장하는 발암물질, 중금속,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었다는 특정 먹거리나 특정 생활용품 피하면서 사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피해야 할 것이 자꾸 늘어난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이 오면 의미 없는 것에 더하여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이런 삶은 종국에는 사람들에게 불안과 걱정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란 자고로 생명체가 화학물질이 내 몸에 끼친 영향을 바로 잡기 위한 자구책 마련 노력을 방해하는데 일등 공신이다. 병적인 케미포비아가 되면, 피하면서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 이 세상을 살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환자들은 예외다. 운이 좋다면 피하며 살기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다음은 내가 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다. 바로 내 몸을 도와주는 일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끊임없이 온갖 경로를 통하여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합성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빨리 내보내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이들이 세포 수준에서 벌이는 일들을 빨리 인지하여 우리 인체의 항상성 유지기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떻게? 바로 우리가 움직이고 우리가 먹는 것이 핵심이다. 살을 빼기 위하여, 근육을 만들기 위하여, 영양소를 챙기는 목적이 아니다. 모든 것이 오염되어 버린 이 21세기에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먹을 것인가는 일종의 생존 방법이다. 이 생존 방법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아는 만큼 바뀔 수 있다. 

 

 

특집.  화학물질의 습격  2017_10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이 시대 케미포비아들을 위한 조언 
2.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의 화학물질 

3. 화학물질 안전망이 필요하다 

4.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화, 2017/09/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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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_화학물질의 습격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의 화학물질

글.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사회안전소통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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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것은 두 얼굴을 하고 있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은 소설 『천사와 악마』에서 가톨릭 내부에 벌어지는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독자들로 하여금 사실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로 밀도 있게 그려냈다. 신을 모시는 성직자 내지는 종교의 세계에도 선악이 있다면 속세, 즉 인간의 세계에서, 나아가 지구와 우주에서도 거의 모든 것이 선악으로 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인간을 포함한 뭇 생명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물과 공기이다.

 

하지만 이것들조차 선과 악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라고 일컫는다. 물 없이 생명은 지탱할 수 없다. 산소를 포함한 공기도 마찬가지다. 천사의 모습이다. 하지만 물과 산소는 천사의 모습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악마의 모습도 하고 있다. 한꺼번에 물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산소가 가득한 공기를 계속 들이마신다면 생명이 아니라 죽음을 맞게 된다. 물과 공기는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오늘 다룰 주제인 화학물질은 물과 공기보다 더 확실하게 천사와 악마라는 두 얼굴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화학물질 없이는 단 하루도 버티기 어려울 만큼 일상생활과 문명, 그리고 심지어는 생명까지 그것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수병과 화장실 변기, 각종 살충제와 농약, 포장재, 건축자재, 자동차, 배, 비행기 등 교통수단과 연료, 의약품, 화장품, 식품, 식품첨가물, 향료, 감미료, 휴대폰과 컴퓨터, 옷 등은 그 자체가 화학물질이거나 화학물질을 다량 포함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모든 생명체도 화학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여기서 생체화학, 즉 생화학은 논의 대상에서 빼자. 

 

최초의 화학물질 천사, 매독치료제 살바르산
먼저 천사의 얼굴을 한 화학 내지는 화학물질을 들여다보자. 1492년 콜럼버스 탐험대가 신대륙에 도착해 이곳을 본격 탐험·정복한 뒤 매독균을 유럽에 옮겨와 16세기부터 유럽에 매독이 유행하기 시작됐다. 매독은 곧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감염병 반열에 올랐다. 독일 과학자 폴 에를리히(Paul Ehrlich)는 606 차례의 실험 끝에 1910년 매독균을 효과적으로 죽이는 화학물질을 개발했다. 바로 살바르산(Salvarsan)이다. 세계 최초로 화학요법제가 탄생한 것이다. 당시 살바르산은 마법의 탄환처럼 여겨졌다. 물론 지금은 그 부작용이 크고 다른 약물로 대체돼 사라졌지만 말이다.


살바르산 이후에도 화학제품은 우리의 생활과 문명 자체를 바꾸어놓을 정도로 하루에도 수십 내지 수백 개의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이 사라진 세상은 상상 자체가 어렵다. 독일화학자협회장을 지낸 볼프람 코흐는 “우리는 화학 덕분에 복지 혜택을 받고 일상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다. ‘화학은 도처에 깔려 있다’는 말은 환경 문제 토론에서는 욕이나 다름없었지만 실은 화학의 일상성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자이자 저술가인 독일의 크바드베크제거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 세상은 화학으로 이루어졌다고 선언했다. 우리가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 우리는 화학이 지닌 위험 속에 살고 있다는 것과 바로 연결된다. 화학은 천사뿐만 아니라 악마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므로.

 

냉장고 냉매 프레온 가스, 천사에서 오존층 파괴 악마로 
천사의 모습으로 인류 사회에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나중에는 악마로 낙인 찍혀 영구추방당한 화학물질은 많다. 대표적 사례로는 냉장고 냉매와 각종 스프레이 용매로 쓰였던 프레온가스염화불화탄소를 꼽을 수 있다. 프레온 가스가 인류에게 끼친 긍정적 역할은 엄청났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이것이 오존층 파괴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금은 지구상에서 쓸쓸하게 사려졌다.

 

디에틸스틸베스트롤(DES, diethylstilbestrol)이라는 합성 비(非)스테로이드에스트로겐 호르몬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1938년 첫 합성에 성공한 이 물질은 1940년부터 1971년까지 무려 30년 넘게 유산 방지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임신 여성에 처방됐다. 미국에서만 이 기간 동안 무려 3백만 명이 이 약물을 처방 받았다. 하지만 1971년 이 물질을 복용한 여성에게서 외려 유방암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뒤 임신부뿐만 아니라 태아에게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끼쳐 여성의 질암과 남성의 전립선암 증가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드러나 즉각 퇴출됐다. 

 

살충제 달걀, POPs의 악마성 경계 게을리 한 결과
‘살충제 달걀’ 사태로 다시 우리 기억에서 되살아난 디디티(DDT, Dichloro-Diphenyl-Trichloroethane)는 농약의 대명사였다. 디디티는 한때 모기와 파리, 그리고 이, 벼룩 따위를 잡아주는 정말 고마운 존재였다. 천사 같은 존재였다. 몸과 머리카락에 득실거리는 이 때문에 고생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천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디디티는 잠깐 천사의 모습을 한 뒤 1962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책 출판을 계기로 악마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해충뿐만 아니라 새와 인간의 건강마저 위협하는 악마성을 지니고 있다고 카슨 여사는 경고했다. 그리고 정치인들과 전문가들, 그리고 시민들도 그 경고를 받아들여 1970년대부터 말라리아모기 퇴치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구상에서 퇴출시켰다. 디디티는 생물농축성이 있고 잘 분해되지 않아 환경 잔류성이 강한 대표적인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이다. 

 

국제사회는 디디티와 같은 팝스 물질이 지닌 위험성에서 생태계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2001년 5월 22일 스톡홀름에서 POPs 제조와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협약①을 맺었고 2004년 발효되었다. 규제 대상은 12개 잔류유기성오염물질로 폴리염화비페닐, 다이옥신, 퓨란, 알드린, 디엘드린, DDT, 엔드린, 클로르덴, 헥사클로로벤젠, 마이렉스, 톡사펜, 헵타클로르 등 대부분 염소계 농약, 즉 살충제이다. 팝스 물질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지 20~40년이 됐지만 여전히 수생태계와 토양 등에 남아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모유나 생물농축을 통한 먹이사슬 상위포식자, 그리고 이들이 잔류하고 있는 토양에서 자란 식물과 과일 등에서 이들 악마의 화학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닭 등 가축을 방목하거나 과수와 채소를 재배하기 전에 반드시 토양에 이들 물질이 있는지를 사전에 검사하는 필수적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디디티 닭, 디디티 달걀은 팝스 물질이 지닌 악마적 성격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경계를 게을리 해 일어난 것이다.

 

친환경생태 농축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져
이처럼 살충제, 농약 등 살생물제의 위험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큼지막한 사건을 여러번 겪고도 왜 우리는 ‘살충제 달걀’ 파동과 같은 사건을 또 맞닥뜨리고 있는 것인가? 우리보다 유해물질 관리가 더 철저할 것 같은 서구유럽에서도 ‘살충제 달걀’ 사태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인류 사회는 급격한 인구증가와 더불어 식량 대량생산, 그리고 육식에 매달리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해갔다. 수익을 내기 위한 농축산가는 저밀집 내지 방목 사육이 아니라 대량밀집 사육 방식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사육 방식은 닭 등 사육 가축의 면역력 약화를 가져오고 각종 가축 감염병과 이, 진드기 등 해충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사람이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할수록 내성균이 생겨 점점 더 센 항생제를 개발해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듯이 가축에도 점차 더 강한 독성 내지는 심지어는 발암성까지 있는 살충제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 사용이 허용된 살충제라 할지라도 농도와 양, 빈도도 더욱 많이, 자주 사용함으로써 닭이나 달걀, 그리고 소·돼지 등 가축들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하게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소비자 건강 위협으로 연결된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과감한 사육 방식의 변화, 즉 무늬만이 아니라 진짜 친환경 생태 사육을 하고 육식을 점차 줄여나가는, 이른바 농축산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지금이야말로 친환경 생태농업을 최고의 가치로 삼을 때가 됐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화학물질이 지닌 악마의 모습을 또 만나게 될 것이다. 

 


① 스톡홀름협약 또는 팝스협약

 

 

특집.  화학물질의 습격  2017_10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이 시대 케미포비아들을 위한 조언 
2.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의 화학물질 

3. 화학물질 안전망이 필요하다 

4.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화, 2017/09/2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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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3_화학물질의 습격

화학물질 안전망이 
필요하다

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환경보건학 박사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살충제계란’, ‘독성생리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생활화학제품과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가습기살균제와 생리대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또는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용품이었고, 계란은 많은 사람들이 섭취하는 먹거리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안전에 관해 아무런 의심 없이 매일 사용하거나 먹는 제품에 치명적인 유해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사람이 다치고 심지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이를 가능한 한 멀리하려는 움직임인 ‘케미포피아’ 현상은 시민과 소비자로서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자 자구책이다. 

 

가습기살균제, 살충제계란, 독성생리대의 공통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계기로 화학물질과 화학제품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가 갖춰져 보다 안전한 사회가 되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정부는 역학조사를 통해 문제를 밝혔지만 정작 피해자 파악과 대책 마련에 손을 놓아버렸고 제조사는 나 몰라라 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늘 힘없는 소비자만 당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습기살균제, 살충제계란, 독성생리대 이 세 가지 사건의 공통점은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피해자를 찾고 대책을 제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경우 처음 2년 동안 공식적으로 피해자를 찾는 과정이 없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피해자 신고를 받고 한국환경보건학회와 함께 피해조사를 실시하자 마지못해 정부가 나섰다. 지금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아 나서지 않고 신고 전화만 받고 있다. 


기업은 더하다. 자사 제품을 쓰다가 발생한 문제인데도 ‘피해자 신고접수 창구’를 지금까지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생리대의 경우 단순 교환만 해줄 뿐이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가습기살균제의 경우, 판매량이 가장 많은 ‘옥시레킷벤키저’는 민사소송에 대응하면서 자사 제품의 안전조사 자료를 조작하고 은폐했다. 


갈수록 ‘위험사회’란 말이 실감 난다. 세월호 참사가 그랬고 여기서 주로 언급하는 세 가지 사건이 그렇다. 모두 어처구니없는 일들이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후의 해결 과정이 더 어이없고 황당하기까지 하다. 기본적인 안전대응과 피해대책은 물론이고 원인파악도 쉽지 않다. 피해자만 억울한 상황이 반복된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수록 사회가 더 안전해져야 함에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화학물질의 등록과 평가 등에 관한 법률」(이하 ‘화평법’), 「환경보건법」,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등 관련 법률과 제도가 마련되고 보강된다고 하지만 ‘제2의 가습기살균제를 막겠다’는 정부의 큰소리를 믿기 힘들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청와대로 초청해 사과하고 피해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보니 ‘대통령이 립서비스 한 건가’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장 · 차관이 임명된 지 서너 달이 지났지만 이번 정부에서 새롭게 마련된 대책이라고 할 만한 게 없다. 문제를 풀려면 숲을 보아야 하는데 장 · 차관부터 실무자까지 모두들 개별 나무를 붙들고 있는 형국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야 
참여사회 독자들에게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조금은 원론적이지만 가습기살균제 참사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전문가들이 제시한 재발방지 방향을 몇 가지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기업의 영업권보다 소비자 건강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현행 화평법 등으로는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막지 못하고, 제품 내 화학물질 안전관리도 어렵다. 두 번째, 소비자제품과 어린이용품 중 화학물질 안전관리는 전문부처인 환경부로, 식품에 대한 안전은 식약처로 일원화해야 한다. 셋째, 소비자제품 화학물질에 대한 사전예방적 안전점검이 제도화되어야 한다. 화평법의 화학물질 등록평가와 함께 화학물질이 함유된 소비자제품 자체에 대한 등록과 평가체계가 필요하다. 사전 안전검검이 없으면 시장도 없다는 원칙 ‘No data No market’에서 나아가 안전도 없다(‘No Safety’)를 강조해야 한다. 


넷째, 소비자제품 중 화학물질 정보공유에 기반을 둔 사회적 신뢰를 쌓아야 한다. 위해우려제품에 대한 성분등록제를 화평법에 도입하고,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전성분표시제를 확대하고 특히 어린이용품에 관해 성분등록제 및 안심마트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 다섯 번째, 징벌제와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제조물 결함에 대한 입증책임을 실질적으로 제조자에게 묻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국가의 ‘최소보호 금지원칙’ 위배 또는 부작위에 의한 국가배상을 통해 국가가 국민과 소비자를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다. 여섯째는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가습기살균제 유사제품추방 및 스프레이 제품 중 흡입독성이 확인 안 된 물질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습기살균제, 살충제계란, 독성생리대 3대 환경보건 사건비교표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사건비교표

 

 

특집.  화학물질의 습격  2017_10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이 시대 케미포비아들을 위한 조언 
2.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의 화학물질 

3. 화학물질 안전망이 필요하다 

4.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화, 2017/09/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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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_화학물질의 습격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글. 이동우 변호사

 

 

가습기살균제 피해, 독성 생리대 문제와 같이 다수의 국민이나 소비자에 대해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이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어떤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도 실제로 작동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위의 두 제도는 제한적이나마 이미 우리나라에 도입되어 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도입이 되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두 제도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그 원인과 해결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일부 피해자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제기하는 ‘집단소송’
집단소송에 대한 정의는 법률이나 문헌보다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 시행되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에 따르면, ‘다수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그중의 1인 또는 수인(數人)이 대표당사자가 되어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말한다. 즉, 피해자 전부가 아닌 일부가 전체 피해자를 대표해 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판결의 효력이 미치는 범위에 따라,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에게만 효력이 미치는 이른바 옵트인(Opt-In) 방식과 나에게는 재판의 효력이 미치지 않게 해달라고 청구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피해자에게 효력이 미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으로 나뉘는데, 현재 논의되는 내용은 대체로 옵트아웃방식이다. 


가습기살균제 피해나 독성 생리대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거론되는 집단소송법 도입은, 쉽게 설명하자면 현재 ‘증권의 매매 또는 그 밖의 거래과정’에 대해서만 허용되는 집단소송을 소비자나 국민 다수가 피해자인 경우까지 확대해 적용하자는 논의다. 

 

특집-이동우-사진

 

지나치게 엄격한 소송제기 요건의 완화가 필수적
그러나 현재 도입된 집단소송법은 허용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정해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즉, 현재의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소송하려는 구성원이 50인 이상이고, 구성원들의 보유주식이 발행주식의 1만분의 1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50인 이상을 모으기도 어렵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경우 해장 주식의 1만분의 1을 보유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해당 제도가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차제에 도입되는 집단소송법은 이러한 소송제기 요건을 완화해서 잘 활용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의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영·미에서 발달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실제 발생한 손해보다 더 많은 배상을 하도록 하는 이른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영미법에서 발달한 제도이다. 영미법에서는 전통적으로 고의의 불법행위와 과실의 불법행위를 구별하여 전자에 대하여는 그 책임을 강화하고 고의의 불법행위를 예방하기 위하여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현재 공정거래 관련 법률인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조물 책임법」 등에 도입되어 있으며, 현재 도입이 논의되는 소비자 피해 등도 대체로 공정거래 사안으로 분류된다. 즉,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제 논의는 대체로 공정거래, 좀 더 정확히는 불공정거래로 인한 피해와 관련되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작동하지 않는 세 가지 이유
우리나라도 하도급법 등에 이미 3배 손해배상제도(treble damages)가 도입되어 있으나 현재까지 해당 조항이 적용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원인은 대체로 세 가지로 파악되는 데 먼저 인지세 및 패소 시 부담비용과 같은 ‘소송비용’의 문제이다. 현행법은 청구하는 소송가액, 쉽게 말해 손해배상요구금액에 따라 법원에 납부해야 하는 인지세가 높아지기 때문에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3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인지세도 3배를 내야 한다.

 

그러나 위 제도로 승소한 사례가 없는 만큼 피해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하게 3배나 높은 인지세를 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아울러 패소했을 경우에도 3배를 기준으로 변호사비용이나 감정비용 등의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지세는 일정액으로 고정시키고, 패소 시 부담도 3배가 아닌 원손해를 기준으로 하도록 해 해당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문제는 3배의 범위다. 현재 하도급법의 경우, 3배 손해배상제도를 통해 원사업자(원청업체)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수급사업자(하청업체)는 관련 업계에서 더 이상 영업활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즉, 원청에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순간 당사자는 거래단절 및 해당 업역에서 퇴출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이러한 현실적 피해와 함께, 객관화되고 수량화되기 어려운 손해는 손해로 인정받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민사법 체계를 고려한다면 3배의 배상범위는 피해기업이나 피해자가 해당 제도를 이용할 유인(誘因)이 되기 어렵다. 범위 확대에 관해서는 이미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적어도 앞선 사항 등을 고려하면 10배 이상으로 그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고의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라는 측면에 비추어 보아도 배상범위의 상향은 꼭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사안의 특수성에 대한 고려다.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논의되는 고의의 불법행위, 특히 불공정거래행위는 그 성격상 뇌물죄와 유사한 특성을 갖는다. 즉 직접증거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되는 간접증거와 관계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해 법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주의와 변론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엄격한 서면 증거 중심의 판단문화가 자리 잡은 우리나라 민사재판의 특성으로 인해 이러한 사안의 특수성이 반영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공개하는 영 · 미식의 디스커버리제도의 도입과 함께 국민들이 직접 사안에 대해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을 불공정거래 관련 사건에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국민참여재판의 경우, 현행 민사법원의 엄격한 서면 증거주의 문화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민들이 건전한 법감정과 경험법칙을 토대로 보편적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판단을 할 것을 기대할 수 있고, 그만큼 판사들의 부담도 완화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손해배상제

 

제도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이 제도의 활성화
이처럼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이미 우리 법체계에 일부나마 도입되어 있으나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무작정 제도 도입 자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제도를 도입한 후 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제대로’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사회 각 분야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앞선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토대로 제대로 된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과 활성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특집.  화학물질의 습격  2017_10월호 월간 참여사회

1. 이 시대 케미포비아들을 위한 조언 
2. 천사와 악마, 두 얼굴의 화학물질 

3. 화학물질 안전망이 필요하다 

4.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화, 2017/09/2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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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법원장에게 건네는 
‘이용훈 코트’의 선물 보따리

권석천 JTBC 보도국장 

 

글. 박유안
기웃기웃 번역가. 알트 출판사에서 일하는 그는 ‘까칠해도 친절하게’가 삶의 모토이며, ‘쟌 모리스를 번역한 작가’로 기억되길 바란다. 밤엔 주로 땅고 추며 논다. 맘 놓고 춤 출 수 있는 좋은 세상을 염원한다.
사진. 박영록

 

 

원고 마감 즈음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문재인 정권 사법개혁의 리더가 될 그는 어찌 보면 행운아다. 국회에서의 처리과정이 그랬고, 지난 개혁정부에서의 사법개혁 실험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선물보따리가 준비되어 있는 점에서도 그렇다. 


대법원장은 사법부 수장으로서, 법관 3천여 명과 법원공무원 1만 3천여 명에 대한 인사권을 지니고 대법관 13명에 대한 임명 제청권,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지명권을 행사하는 큰 권력의 자리이다. 지난 노무현 정권 때 그 자리에 올랐던 이용훈 대법원장 시절(이하 ‘이용훈 코트’)을 다룬 책을 법조전문 베테랑 기자가 써냈다. 모든 법관에 대한 인사권과 사법행정권을 지닌 대법원장을 중심으로 철저하게 관료화된 사법부를 어떻게 바꿔야 할까.

 

재판을 개혁하고자 했던 이용훈 대법원장과 이른바 ‘독수리 5남매’(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이홍훈, 전수안)를 취재한 책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는 재판을 통한 사법개혁 실험과 그 좌절의 역사를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전한다. 책의 저자인 권석천 JTBC 보도국장을 만나 책 이야기를 나누며, 사법행정의 관료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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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반응이 뜨겁다. 이용훈 대법원장 체제, 즉 ‘이용훈 코트’에 대한 책인데, 어떻게 쓰게 된 건가?
논설위원일 때 이용훈 전 대법원장이 책을 준비 중이란 얘기를 들은 게 촉매가 되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77세 정도의 나이인데, 책도 책이지만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본인의 기억을 자료로 남겨둬야 한다고 설득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실 처음에는 독수리 5남매 얘기를 쓰려고 했는데, 그러면 판결 부분만 나온다. 대법관들은 판결에만 참여할 뿐, 대법관 제청 같은 다른 부분에서 충돌, 갈등 등 정치적이고 행정적인 내용은 대법원장만이 안다. 그래서 아예 이용훈 코트를 다루고, 독수리 5남매 얘기를 거기에 넣자 싶었다. 

 

오랜 법조 기자 경력의 논설위원이셨는데, 이 책은 회사 일로 취재한 게 아니라 개인 프로젝트로 시작하신 건가? 
개인 프로젝트였다. 이 책의 태동에는 기자로서의 자괴감이 작용했다. PD수첩 수사 등 큰 판결들이 나올 때 법조팀장이었는데, 기자들이 진보, 보수 매체 할 것 없이 다들 너무 도식적으로 기사화하는 게 아쉬웠다. 결론으로 나온 판결에 대해 진영논리로 접근해 유불리만 따지는, 결론만 가지고 매일매일 속보처럼 써버리는 기사들이 좀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나 맥락을 취재해야 하는데 말이다. 

 

법조 기자들의 속보 중심 기사화 행태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은 어떻게, 어느 무렵에 생겨났는지?
경력기자로 중앙일보 입사하면서 ‘객관적인 거리’ 같은 게 생겼다. 새로운 조직, 새로운 문화에 들어간 거다 보니, 주류가 아니라는 생각, 전문성을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그렇게 기자들의 모습을 조금 더 객관적인 위치에서 보면서 나름의 문제의식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책에서, 이번에 퇴임하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이 아닌 그 이전의 이용훈 코트에 주목했다. 
이용훈 코트의 시도나 실험들이 왜 중요한지 말하고 싶었다. 일단 현 체제인 양승태 코트에 대한 비판을 책 도입부에 실었다. 그런 비판을 통해 이용훈 코트의 실험들을 현재화할 수 있겠다 싶었다. 즉 이용훈 코트의 일이 2005~2011년까지로 끝난 옛날 얘기가 아니라 지금의 얘기란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양승태 코트를 거치며 대법원이 보수화 상태로 되돌아간 것처럼, 공교롭게도 그때의 노무현, 지금의 문재인, 그때의 우리법연구회, 지금의 국제인권법연구회, 2003년 사법파동, 지금의 블랙리스트 파문, 사법개혁 저지 논란 등 비슷한 점이 굉장히 많다. 기시감이 느껴질 정도다.  

 

법원의 관료화 과정에 대해 국민들이 알기란 쉽지 않다. 오랜 법원 출입 기자로서 보건대, 법원은 어떤 과정을 거치며 관료화된 건가?
멀리 보면 1972년 유신 때부터다. 그래도 유신체제 이전엔 법관회의가 활성화되어 있었다. 유신체제가 들어서며 대법원장에게 권한 몰아주기, 대법원장을 통한 대리통치 체제가 탄생했다. 5공화국 들어 이 체제는 더욱 강화됐다. 직위와 기수문화로 서열화되고, 대법원장이 한마디 하면 판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계질서 체제가 김대중 정부까지 이어졌다. 


2003년 사법파동은 그에 대한 반발이었다. 진보적인 인물도 대법관이 되어야 한다는 등 개혁운동이 일어났고 그 결과 10기수 가까이를 건너뛴 기수파괴를 하며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이 임명되었다. 그렇게 등장한 독수리 오남매가 보수일색이던 대법원 13인 체제에서 어엿한 소수파를 형성했다. 그에 맞춰 보수 쪽 의견들도 조금은 더 진일보한 쪽으로 움직였다. 그런 선순환이 이뤄지던 시기였다. 


그러다 2011년 9월 양승태 대법원장이 취임하고 2012년 초부터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 탈락, 이정렬 판사의 중징계 등 판사들의 표현의 자유를 크게 침해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판사 사회가 위축되고, 서열 중심의 대법관 인사가 재개되고, 답답한 상황이 닥쳤다. 민일영 대법관이 퇴임 후 “선배들 힘들게 하는 판결 하지 말라.”는 말을 사법연수원에 가서 판사들에게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는 게, 눈에 보이는 관료화의 징표 아니겠나.

 

대법원장을 통한 정권의 사법부 대리통치, 국정원이 이일규 대법원장의 집을 턴 의혹 등 정권의 통제 시도는 끊임이 없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한 법원 내부의 문제제기는 없었나?
외부로부터의 통제 시도란 게 모두 테이블 밑에서 진행된다. 외부로부터의 압박은 암암리에, 일대일의 은밀한 관계로 진행되는 거라 알기 어렵다. 대법원장을 통한 대리통치가 여의치 않으면, 정권과 법원행정처나 지방법원의 주요 보직 판사들 사이에 직거래가 이뤄진다. “정권 바뀌면 대법원장이 30명 생긴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거다. 신영철 대법관 사태 때도 여러 외부압력 행사의 정황들은 불거져 나왔지만 조사가 제대로 안 이뤄지고 그저 월권이었다, “사법행정권이 판사의 재판상 독립을 침해했다.” 정도의 경고로 끝났다. 사실은 그 배경에 무엇이 있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쉽지가 않지만. 

 

문제의식을 지닌 언론인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겠다. 이번 책을 두고, 일선 판사들이 이러려니 했던 부분을 육성증언으로 밝혀주었다고, 판사들도 즐겨 읽는 책이 되었다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어렴풋이 알던 걸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는 반응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이명박 정권 들어 대법관 제청하며 갈등하고 고민하는 내용들은 일선 판사들은 물론이고 대법관 자신들도 몰랐을 거다. 


또 이 책에서는 판결의 비밀주의를 좀 넘어서고 싶었다. 법원조직법에 따른 ‘합의 비공개 원칙’이 그간 금과옥조였다. 이 책에서는 약 20개의 판결을 두고 어떤 과정을 거쳐 그런 판결이 나왔는지를 밝혔다. 대법관들도 아마 ‘아, 그 판결이 저렇게 해서 나왔구나’란 걸 비로소 알게 되었을 거다. 


적어도 대법원의 판결이라면 다수의견, 소수의견이 어떻게 나왔는지 알려져야 한다. 이용훈 코트 초기에는 대법원 심의과정을 녹음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10년, 20년 뒤에 공개하는 걸로 해서 말이다. “그러면 말을 마음대로 못한다.”는 반대 의견이 나왔다는데, 실은 너무 맘대로 말하는 게 문제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법 논리로 말하는 게 아니라, 국가보안법 사건이 올라오면 “얘네들 미군철수 주장하는 애들 아냐?” 그런 식의 비논리적 정서가 담긴 발언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내가 만난 한 지방법원 판사의 말이 참 옳다. 그는 “20년 넘게 판결만 한 내가 법원행정처에서 판사 생활의 절반 가까이를 보낸 대법관보다 더 오랜 기간 재판을 했다. 그런데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의 법 논리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13:0이라는 숫자로 깨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사실 그런 경우에는 토론이 필요하다. 1심, 2심, 3심이 각각 법 논리를 가지고 질문하고 응답하고 토의해야 하는데, 3심 즉 대법원이 판결하면 ‘이게 결론’이라는 식으로 던져버린다. 그런 점에서는 대법원 판결과정을 가린 베일도 벗겨야 한다. 

 

헌법재판소장 부결 사태가 있었고, 대법원장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기대와 우려가 없을 수 없겠다. 
헌법재판소는 하부조직이 없다. 헌법재판관 아홉 명을 위한 단순한 조직이다. 이 조직의 수장이 누가 되는지는 대법원장 인선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다. 대법원장은 3천여 명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 사법행정권을 지닌 자리다. 전원합의체 회의를 주관, 진행하고, 임명제청권을 지녀, 대법관들이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야말로 ‘제왕적 대법원장’이다. 대법원장은 법관의 독립을 지켜주되, 대법원장 자신의 권한은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외부로부터의 압력은 막아주고, 지난 양승태 코트의 보수화, 관료화를 수술하는 일도 해야 한다. 김명수 후보자가 법관의 독립이나 보수화 수술 쪽에서는 잘할 거 같지만, 우려도 있다. 그야말로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지고 국민을 위한 판결들이 나오려면, 보수적인 판사들에게 요구하고 설득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다. 그런 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판사들을 위한 대법원장에 그치지 않고, 국민을 위한 대법원장이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악전고투할 모습이 훤히 내다보이는가 보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취임하면 함께 전원합의체 재판을 할 대법관들은 대부분 선배들이고, 양승태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다. 변화는 더디고 저항이 많을 것이다. 행정처와 일선 법원에도 양승태 코트에 맞는 신념을 지닌 고위 법관들이 이 많다. 이들을 설득하고 새로운 변화로 끌고 나갈 시스템을 만들기란 게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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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내부에서 그런 개혁의 과정이 잘 자리 잡으려면 결국 국민을, 사회를 쳐다보게 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법원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기존 언론이 법원의 개혁에 대해 국민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언론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언론의 습성이 그렇다. ‘대립’, ‘충돌’ 운운하며 갈등 부각시키고, ‘싸움은 붙이고 흥정은 말리라’는 ‘갈등 프레임’으로 기사를 쓰는 기자들이 대부분이다. 시끄러운 게 기사가 된다고 보니까,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의 접근이 거의 없다. ‘갈등 프레임’의 기사들을 계속 접하면 국민들도 “이거 뭐 이렇게 시끄럽게 바꾸나?” 그런 생각에 젖어버린다.


가령, 이용훈 대법원장의 경우 검찰이나 경찰의 밀실에서 작성된 조서나 수사기록이 아니라 법원에서 구술로 진실을 가리자고 강조한 게 “민사재판, 수사기록을 던져버려라.” 라는 발언이었다. 결국엔 언론의 ‘갈등 프레임’ 보도 탓에 검찰 대 법원의 갈등만 부각되고, 개혁 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언론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 와중에 국민들은 점점 더 흥미를 잃어갈 테고…
밥그릇 싸움 얘기 나오면 “에이, 둘 다 나쁜 놈들” 그러기 십상이다. 양쪽의 갈등 보여주는 걸로만 그치면 언론은 편하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나아지는 게 없다. 기자는 누구 밥그릇이 더 중요한지, 어느 쪽 밥그릇 논리가 더 얘기가 되는지 고민하고 판단해서 써야 한다. 무조건 경마식 보도만 하고 할 거 다 했다고 생각해서는, 그게 중립적인 거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번 책이 후배들에게 자극이 되어 가치 판단과 연구에 바탕한 기자들의 탐사보도나 책 작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판사도 그렇고 기자도 그렇고, 자존심이 중요한 직업이다. 양승태 코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판사들의 자존심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선배 힘들게 하는 판결, 하지 말라.”는 말이나 13:0이라는 숫자로 말이다. 이용훈 코트 때는 판사들 자존감은 지켜줬다. 재임용 탈락, 징계 등으로 판사들의 자존감이 무너지면 재판상 독립이 흔들린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유능한 인물로 평가되며 승진가도에 오른다. 각 재판에 맞게 당사자의 목소리 듣지 않고 대법원 판례에 맞춰 판결하는 거 쉽다. 힘든 일이긴 하지만 조금 더 파고들면 다른 이야기, 특별한 사정이 있는데, 그걸 간과하고 편한 데로 우회하는 건,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니다. 재판 잘하는 거보다는 판결문 잘 쓰는 게 유능한 게 되고….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고리를 끊어야 할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새 대법원장의 개혁 드라이브는 아직 그 면면을 드러내기 전이다. 권 국장이 책에서 이용훈 코트에 주목한 이유는 오직 하나, 그때는 5명의 소수의견 덕분에 ‘논쟁다운 논쟁’이 벌어졌고, 그에 따라 판례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사불란 상명하달은 군대에서는 제격이지만, 재판상 독립이 보장된 사법부에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다. 근대 대한민국에서 직업관료제를 처음 들여온 세력이 웨스트포인트로 유학 갔던 엘리트 직업군인들임을 상기하자면, 그들이 정권을 잡은 유신체제 때 법원의 관료화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는 지적 앞에서 혀를 차게 된다. 


시키는 대로 하다가는, 가만히 놔두어서는, 이 땅의 정의는 훌쩍 사라진다. 논리로 맞서 싸우고 논쟁하며 새 시대의 변화를 담으려고 해야, 정의를 지킬 수 있다. 책장을 덮으며, 이 땅의 정의를 논쟁으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법관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 과정을 ‘방향성 프레임’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기자들, 시끄럽지만 생산적인 개혁의 과정에 박수를 보내는 정치권과 시민들의 모습도 떠올려본다. 사법행정의 관료화 고리를 두루 끊어낼 개혁은 법 논리의 용호상박으로 좀 많이 시끄러워도 좋겠다. 

 

대법원이의있습니다
●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_재판을 통한 개혁에 도전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 창비


정의를부탁해

●    정의를 부탁해_권석천의 시각 / 동아시아 

화, 2017/09/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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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그래프 

정방 용산화상경마장추방대책위 공동대표

 

글. 호모아줌마데스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애 엄마. 2007년 참여연대 회원 가입과 동시에 자원활동 시작. 아카데미 느티나무에서 ‘백인보’라는 코너에 비정규적으로 인터뷰 글을 쓰고 있음. 특기사항 : 합기도 빨간띠.
사진. 이선희 미디어홍보팀 팀장 

 

만남-교체

 

강아지를 데리고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갔다가 쫓겨났다. 
“개 데리고 오면 안 돼요! 안내문 붙여놨잖아요!”


1년도 넘게 온 곳인데, 아이들도 모두 하교하고 운동장은 텅텅 비어 있는데, 왜 안 되지? 교문 앞에 콩알만 하게 적힌 ‘반려동물 금지’를 째려보며 민원이라도 넣을까 생각하다 마음을 접었다. 안 그래도 뼈마디가 여기저기 쑤셔대는데 마음까지 다치고 싶지 않아 강아지를 데리고 조용히 나왔다. 

 

1500일 넘게 싸우고, 마침내 승리까지 거머쥔 이를 만나러 가는 오늘. 전투적인 외모와는 달리 심약하기 그지없는 나는, 물어볼 게 한 보따리다. 

 

너무 잘 싸우는 바람에
“2013년 5월 1일부터 싸움을 시작했어요. 노숙농성은 2014년 1월 21일에 시작했고요. 그래서 두 개의 날짜를 세고 있죠.”

싸움을 시작했던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녀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곳의 이름은 그녀가 싸워야 했던 날들만큼이나 길다. ‘용산화상경마도박장추방대책위원회.’
“처음엔 그저 동네에 예쁜 건물이 지어졌네, 저기엔 뭐가 들어올까, 그랬어요. 그러다 구의원들이 학교에 와서 그곳에 화상경마장이 들어온다고 알려주었고, 놀란 수녀님들이 먼저 학교에 반대 현수막을 거셨죠. 그걸 보고 주민들이 곧바로 대책회의 꾸렸어요.”

 

그녀에게는 성심여중에 다니는 딸아이가 있었다. 학교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10명 정도가 모였고 그 자리에서 공동대표를 뽑아 이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 그녀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이 사건은 그러나 알고 보면 작은 오해로부터 시작되었다. 
“공동대표라고 해서 저는 거기 모인 분들이 모두 공동으로 대표를 하자는 건 줄 알았어요. 그래서 별 고민 없이 대표를 맡았던 건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하하하.”

 

일말의 위안이 되었던 것은 당시 결성된 조직의 이름, ‘용산화상경마도박장입점저지주민대책위원회.’ 말 그대로 입점을 저지하기 위한 기구이니 9월에 예정대로 입점이 되면 다시 새로운 기구가 생길 테고 길어봤자 4~5개월, 그때까지만 맡으면 되겠구나…. 근데 이것 또한 그녀의 오판이었다.
“2014년 임시 개장을 하려 했지만 안 됐고, 그러다 2015년 5월에 개장을 했거든요. 저희가 너무 잘 막아서 2년 넘게 계속 입점이 저지가 되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 저도 공동대표를 계속 하게 되었던 거예요.”

 

너무 잘 싸운 게 문제였다며 그녀가 웃는다. 그 웃음이 너무 따뜻해서 5년이란 긴 싸움을 이끌어 온 투쟁가와 그녀를 일치시키기 어려웠다. 
“이 일이 있기 전엔 저도 평범한 일상을 살았죠. 아이 둘 낳고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살면서 때때로 학교에서 방과후교사를 하는 정도였으니까요.”

 

동네에 들어선 예쁜 건물 하나가 그녀의 삶에 몰고 온 파장. 그 파장과 함께 요동쳤던, 평범했던 그녀의 일상들. 작은 오해와 잘못된 예측들은 나비의 날갯짓이 되어 지난 5년간 그녀의 인생을 태풍의 한가운데로 몰고 갔다. x값을 넣으면 예상된 y값이 나오는, 인생은 확실히 그런 그래프는 아닌가 보다. 

 

싸움의 기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앞에 18층짜리 건물 하나를 통째로 도박장으로 만들려 했던 마사회 그리고 이를 허가해주고 용도변경까지 해줬던 구청. 주민들이 싸워야 했던 상대는 그러니까, 이름도 거룩한 ‘국가’다. 이 길고도 위험한 싸움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인지 물으니 이번 답변도 예상을 비껴간다. 
“주민들과의 다툼이 가장 힘들었어요.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다 길래 처음엔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랬는데 알고 보니 마사회가 지역주민이나 상인들, 동네 건달들한테 돈이나 매점 운영 이권 등을 줘서 자기네 편으로 만들었던 거더라고요.” 


입점을 찬성하는 주민들의 활동도 2013년부터 시작되었다. 일인시위를 하러 가면 깡패 같은 남자가 와서 집에 가서 밥이나 하라며 욕을 해댔다. 2015년 임시개장 때는 몸싸움까지 벌여야 했다. 
“욕설하면 바로 경찰 부르고 사진 찍은 거 지우게 하고 그랬어요. 일인시위 할 때는 사람도 겨우 두세 명뿐이라 사실 저도 속으론 너무 무서웠죠. 근데 막 깡이 생긴다 해야 하나, 무서워도 그 사람들에게 무서운 걸 내보이면 안 되잖아요.”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녀의 눈빛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무엇이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던 그녀를 이렇게 단단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대책위에 정의당 당원 분들이 꽤 있어요. 이게 저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었죠. 대책위가 정치적이라든가, 특정 정당의 영향 아래 있다든가 이런 식으로. 그때 깨달았죠. 이 일에 정치인들이 앞에 서면 안 되겠구나, 내가 앞에 서서 대책위의 보호막이 되어야겠구나.” 

 

싸움이 해를 넘겨 이어지던 2014년, 갑자기 싸움의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한 성향의 주민들이 농성장에 찾아왔다. 근데 그 주민이라는 사람들이 좀 이상했다. 
“대책위 안에 특정정당 세력이 있다, 종북세력으로 오해를 받는다, 참여연대랑 함께하면 오해받으니 빼야 한다, 이러면서 자꾸 분란을 일으켰어요. 물증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전 그 사람들도 마사회에서 보냈다고 생각해요.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마사회란 상대는 우리가 끝까지 붙어서 싸우면 되지만, 도박장을 반대하는 주민인 것처럼 들어와서는 조직을 와해시키고 내부 구성원들끼리 서로 손가락질하게 만드는 이런 사람들, 이런 방식은 정말 대처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서울시장, 서울교육감, 서울시의원 전원, 용산구의원 전원이 반대했다. 국민권익위원회조차 주민들의 의견대로 이전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화상경마장 개장을 강행했다. ‘입점 저지’에서 ‘추방’으로 목표를 바꾸고 싸움을 이어갔으나,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몸과 마음은 지쳐갔다. 그러다 사태를 역전시킬 엄청난 일이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터졌다. 

 

우리가 이겼습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는 걸 보면서 이 모든 것의 내막을 알게 되었어요. 대통령의 모교임에도 일이 이렇게까지 된 거, 마사회와 삼성의 커넥션 등등. 농담으로 우리끼리 이런 말도 했죠. 청와대가 아니라 최순실을 찾아갔어야 하는 거였다고.”


지난해 촛불 혁명은 대책위에게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엄청난 이익이 걸린 이 일이 정권이 바뀐다고 해결될까 하는 의구심도 한편엔 있었다. 근데 이번엔 제대로 된 y값이 나왔다. 이 얼마 만에 보는 사필귀정인가.
“청와대에 가서 마사회랑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랑 폐쇄협약에 관한 문구들을 논의하고 확인하고 왔는데도 처음엔 실감이 안 났어요.”

 

8월 27일에 열린 ‘용산화상경마장폐쇄협약식’을 기준으로, 반대운동을 시작한 지 1579일 만에, 노숙농성을 시작한 지 1314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중학교 2학년이던 딸아이가 고3이 되기까지 이어져온 싸움. 매일이 투쟁이었고 일상이 농성이었으며 대책위의 일이 생활의 중심이었던 시간들….
“개인적인 꿈이요? 엄마가 너무 애들을 방치해서 공부도 못한다, 이런 얘기 많이 들었는데 나중에 애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찾아서 잘 살았으면 좋겠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그냥 소박한 거죠. 이 문제 해결되고 남편하고 밥을 먹는데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 지금껏 다른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챙겼는데 생각해보니 정작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사람은 당신인 것 같다고….”

 

협약식

지난 8월 27일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농성장 앞. 이양호 마사회장,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 김율옥 성심여고 교장수녀, 정현찬 농정개혁위원장(왼쪽부터)이 폐쇄협약문에 서명을 했다.
 

누군가는 나서서 해야 했던 일이다. 그 일을 맡아 5년을 싸우며 억울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전문 시위꾼이라는 오해부터 정치하려고 저런다는 비아냥까지. 그럴 때마다 흔들리는 그녀를 붙들어 준 건 남편이었다. ‘힘들겠지만, 지금 당신이 이렇게 인터뷰하고 여기저기 알려지는 게 다 대책위를 위해서라고, 어떻게 해서든 언론에 한 꼭지라도 더 대책위 이야기가 나오게 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녀가 각별히 감사의 인사를 챙기고 싶은 곳이 하나 더 있다. 

 

“처음 대책위를 만들고 기자회견이라는 걸 하는데 기자가 한 명도 안 왔어요, 하하하. 근데 참여연대와 함께 일하고 나서부터 방송 3사의 카메라가 다 오는 거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연대라는 게 이런 거구나, 이렇게 중요한 거구나. 이젠 안진걸 처장님이 기자회견을 한다 하면 시간이 되는 한 챙겨서 가고요, 참여연대 총회나 창립기념회도 꼬박꼬박 가고, 총선넷 활동도 함께 하고….”


5년이나 매달렸던 일이 일상에서 빠져나가고 나면 혹 병이 나는 건 아닐까 걱정의 한 마디를 건넸다. 
“화상경마장 문제가 해결되면 선거법 개정 운동을 하겠다고 진작부터 맘먹고 있었어요. 선거법이 너무 웃긴 게 아까 구청장이 용도변경 해줬다고 했잖아요, 근데 이런 사실을 전단지에 적어 나눠줘도 선거법에 걸리더라고요.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해줘도 걸리면 도대체 유권자들이 뭘 가지고 투표합니까? 이 말도 안 되는 선거법부터 바꿔야 해요.” 
오늘도 내가 본 세상은 신의 은총보다는 한 인간의 의지로 더 밝게 빛나고 있다. 

 

인생 그래프
최순실 사태처럼 대형 사건이 아니더라도 삶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들이 있어 때때로 우리가 그려내는 인생 그래프는 아인슈타인이 살아 돌아온대도 도저히 풀 수 없는 방정식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삶은 그가 가진 신념과 의지의 영향 아래 있기에 그래프의 선은 일정한 방향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리라. 동네에 건물이 하나 들어서고 오해로 주민들의 대표가 되고 예상했던 시간들을 한참 넘어서는 긴 싸움을 하고, 끝까지 의심했던 승리가 어느 날 기적처럼 날아들고…. 그녀가 들려준 긴 이야기 속에서 나는 이 모든 변수와 우연들을 관통하며 흐르는 한 인간의 정신을 읽는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던 날 농성장에 있는 ‘날적’이라는 기록부에 ‘오늘 참 슬프다’라고 썼어요. 길거리에 나와 있으면 거리에 나와 싸우는 이들의 심정이 다 이해가 가요. 그리고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게, 대책위에서 열리는 미사에 다른 곳에서 오신 분들이 많았거든요. 자기 일도 아닌데 여기까지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보며 존경스럽기도 하고…. 사실 전 용산에 살면서도 용산참사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만 갖고 있었지 그분들과 함께 해 드리지 못했어요. 정작 나의 일이 되고 나서야 이렇게 거리에 나온 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해요.”


그녀의 싸움을 방관하지 않고 함께 해준 이들이 있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알 수 없는 이들이지만 그들은 그녀와 함께 기도했고 함께 싸워주었다. 국회의원 한 명 있으면 주민들이 다치지 않겠지 하는 마음에 왔다는, 젊은 비례대표 의원의 이야기에 왈칵 눈물을 쏟은 날도 있었다.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했다는 뜨거운 고백과 부끄러움. 그 디딤돌을 딛고 다시 그녀가 앞으로 나간다. 
“머릿수 하나 채우는 것, 앞으로도 그곳이 어디든 내가 필요한 곳이라면 달려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죠.” 

 

그녀는 아직도 세상에 갚아야 할 빚이 많다. 

 

화, 2017/09/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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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와 
노동친화적 성장

 

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서울출생. 서울대와 미국에서 경제학 공부, 텍사스 오스틴대에서 조교수로 근무, 한국개발연구원에서 근무 후 홍익대 경제학과에 현재까지 재직 중. 화폐금융론이나 거시경제학에 관심이 많음.

 

 

청하를 아십니까?
“청하를 아세요?” 이렇게 대학 동료들에게 물으면 백이면 백 “술 아닙니까?” 이렇게 답이 나온다. 물론 청하는 술 이름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그 답은 완연히 달라진다. “아, 걸그룹 IOI 출신 솔로 가수요?” 그렇다. 청하는 자칭 타칭 우리나라에서 춤을 제일 잘 춘다는 가수다. 혹자는 이효리와 현아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고까지 평하기도 한다.


가수 청하를 모르는 대학 동료들에게 준비된 후속 질문은 “여자친구를 아세요?”다. 절반쯤 되는 아재들은 “아, 걸그룹 아닙니까?” 하고 아는 척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또 다른 후속질문에 다시금 좌절한다. “혹시 여자친구 소속사가 어딘지도 아세요?” 이걸 아는 아재는 이미 ‘아재’가 아니고 ‘덕후’급이다. (참고로 필자는 청하 또는 여자친구 및 그 소속사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음을 미리 밝히고, 이 글이 그들에게 어떤 형태로도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청하의 소속사는 MNH라는 신설 기획사이고, 여자친구의 소속사는 쏘스뮤직이라는 중소형 기획사이다. JYP, YG, SM 등 대형 기획사가 떵떵거리는 가요계에서 이들 신설, 중소형 기획사의 모습은 거의 잘 보이지 않는다. 그 회사에 소속된 연예인들의 성공 사례 역시 가물에 콩 나듯 찾아보기 쉽지 않다. 청하와 여자친구는 바로 그 드물게 보이는 사례다. 과장을 보태면 ‘개천에서 용이 난 사례’라고나 할까.


특히 청하의 경우는 매우 드라마틱한 데뷔 과정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JYP의 연습생으로 들어갔다가 회사와 무엇이 잘 안 맞았는지 퇴사한 후, 알바생 노릇도 하다가 <프로듀스 101>이라는 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실낱같은 데뷔의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필자가 이처럼 청하 또는 여자친구의 사례를 상세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사례가 필자가 늘 주장하는 ‘노동친화적 경제성장 정책’에 여러 가지 중요한 함의를 주기 때문이다.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아이돌 산업  
우리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첫 번째로 주목해야 할 점은 아이유, 하니(EXID), 청하 등 많은 연예인들이 대형 기획사의 문을 두드렸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대형 기획사와 결별하고 다른 길을 찾았다는 점이다. 만일 대형 기획사만으로 가요계의 판도가 완결되었다면 우리는 어쩌면 아이유와 하니, 그리고 청하를 못 보았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나긴 연습생 생활을 거치면서 노래, 춤 등 중요한 ‘인적 자본’을 축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획사는 이런 인적 자본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대형 기획사일수록 좋은 멘토와 트레이너, 그리고 체계적인 트레이닝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형 기획사의 선도가 없었다면 우리나라의 아이돌 그룹이라는 ‘상품’은 존재하지 않았거나 경쟁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다.

 

위 두 가지 측면은 대형 기획사가 가요계에 주는 명암을 잘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체계적인 연습생 제도’를 통해 인적 자본 축적에 도움을 준다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자칫 특정 방향의 아이돌 그룹 육성만을 고집함으로써 ‘다양한 상품 공급’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아이돌 그룹 산업이 활발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형 기획사의 장점을 잘 유지하면서, 다양성과 창의성이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청하의 사례에서 주목할 만한 세 번째 측면은 청하에게 데뷔의 결정적 기회를 제공한 것은 대형 기획사의 용의주도한 마케팅 능력이나 중소형 기획사의 무모한 데뷔 도전이 아니라 <프로듀스 101>이라는 국민 오디션 프로젝트였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선호를 나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 기회가 존재했기 때문에 능력과 다양성 측면에서 적절한 인적 자본을 축적한 연습생들이 선발될 수 있었다.

 

청하

 

노동 및 인적자본 중심의 성장이 중요하다 
요즘 우리 경제가 직면한 최대의 과제는 성장이다. 필자는 그동안 줄곧 종전의 성장 방식인 ‘규제완화 및 물적 투자 촉진’에 의한 성장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과 노동 및 인적 자본의 축적을 장려하는 성장 방식, 즉 노동친화적인 성장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이돌 그룹이 활동하는 가요계는 이런 고민의 좋은 리트머스 시험지이다. 


예를 들어 대형 기획사의 시설 투자를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것은 이 산업의 성과와 큰 관련이 없다. 반대로 연습생들이 알바 생활을 하지 않고 연습, 즉 인적 자본의 축적에 몰두할 수 있게 최저임금을 주도록 유도하는 것은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국민 오디션처럼 소비자의 선호를 가감 없이 반영하는 기회, 일종의 시장 테스트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정책일 것이다. 그 외 인적 자본의 과도한 소진을 막기 위해서는 전속 계약에 노예 계약적 요소나 과도한 강도의 혹사 조항 등 불공정한 내용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물론 어떠한 경우에도 이 산업이 고유하게 가지고 있는 역동성과 창의성이 말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제조업에 대한 정부 지원에 대해서는 여러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서비스 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문외한에 가까웠다. 대표적 서비스 산업인 가요계는 그런 의미에서 경제정책 담당자가 심사숙고해야 할 여러 가지 함의를 전해 주고 있다. 청하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감탄을 자아내는 춤 솜씨만은 아닌 것이다. 

화, 2017/09/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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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를 깨지 않으면
길은 열리지 않는다!

 

글.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소장독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 남북관계사, 한중일 역사인식 문제 등을 매개로 역사적 관점에서 동아시아평화문제를 해명하고 전망하는 데 관심이 많다. 『북한 민족주의운동 연구 1948~1961』, 『한일근현대 역사논쟁』등의 저서가 있다.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를 고려하겠다.”

유엔 총회장의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과 그에 대응한 김정은의 화답이다. 그리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그 조치가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핵은 어떻게 강대국의 전유물이 되었나?
미국은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의 사막에서 인류 역사상 첫 핵실험을 하고, 채 한 달이 되기 전 일본에 핵폭탄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1946년 7월, 그 유명한 비키니환초의 핵실험을 두 차례 단행했다. 1948년과 1952년에도 핵실험을 계속했고, 1954년에는 그동안의 킬로톤(kt) 단위의 실험을 메가톤(mt) 단위로 높여 사상 초유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사용된 핵폭탄은 15mt였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폭탄은 약 15kt이었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160kt로 추정된다.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은 1961년 소련에 의해 실시되었다. 그 위력은 500mt. 히로시마 폭탄의 3,300배 수준이다. 그리고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서 2,000회 이상의 핵실험이 진행되었다. 미국은 그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1992년 말까지 공식적으로 1,030회의 핵실험을 진행했다. 그중 106회를 태평양 상에서 했다. 1962년과 1963년에 무려 92회와 47회를 진행했다. 1963년 8월 5일부터 부분핵실험금지조약PTBT이 발효되고, 대기권, 수중 및 우주의 핵실험이 금지되기 때문에 그 이전에 최대한 실험을 하기 위한 조치였다. 미국은 그 때까지 총 212회의 대기권 실험을 진행했다.


그 이후 핵실험은 지하에서만 진행되었다. 전면적인 핵실험을 금지한 핵확산금지조약NPT가 발효된 것은 1970년 3월 5일이다. 이 조약의 직접적인 체결 배경은 1964년 중국의 핵실험 성공이었다. 그 직전인 1960년에는 프랑스가 핵실험에 성공했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 패전국의 핵무장을 우려했고 국제사회에 NPT를 제안했다. 이 조약은 비핵보유국의 핵실험과 핵무기 도입을 절대 금지한 반면, 핵보유국들의 핵에 대해서는 단계적 감축을 위한 노력만 요구하고 있다. 전형적인 불평등 조약에, 강대국 중심 조약이다.

 

누가 합의를 깨고 있나?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처음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은 1998년이다. 북한은 인공위성 발사였다고 주장하며 이를 광명성 1호라고 명명했고, 이때의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렇지만 이 발사체는 1,620㎞를 날아갔다. 북한의 이 실험은 명백히 미국을 겨냥한 것이었다.


북한이 미사일과 핵에 집착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의 붕괴로 인한 체제 몰락의 위협을 느끼면서였다. 1992년 북한은 북미수교를 주장했다. 주한미군의 주둔도 허용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고 핵개발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의 대북 압박 정책이 시작된 것이다. 1993년 북한은 NPT 탈퇴로 맞섰다. 소위 ‘북핵위기’가 시작되었다. 1994년 제네바에서 ‘북·미기본합의’가 전격 체결되면서 위기는 해소되는 듯했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지원하기로 했고, 북한은 2003년 초까지 핵개발을 중단했다.


그런데 2003년 초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우라늄 고농축 의혹을 제기하며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중단했다. 북한은 즉각 핵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문제해결의 공은 6자회담의 틀로 넘어갔고, 2005년 북한 비핵화와 북미, 북일수교, 평화협정 체결 등을 골자로 한 ‘9.19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미국은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제재BDA를 개시했다. 북한은 2006년 또다시 핵실험으로 맞섰다.


2008년 이명박정권이 들어서면서 한국에 의해 북한의 선비핵화 정책이 공식화되었고, 대화채널은 막혀버렸다. 그리고 2017년 9월 3일 여섯 차례에 걸친 핵실험이 진행되었다. 핵 위기 극복 합의는 매번 깨졌고 대화는 중단되었다. 누가 약속을 어긴 것인가? 이런 질문은 그동안 금기였다.

 

역사이신철

2017년 8월 5일~11일 주간의 <이코노미스트> 표지. 표지의 제목은 ‘It could happen(일어날 수도 있다)’가 아니라 ‘It must not happen(일어나서는 안 된다)’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 금기를 깰 것인가?
북한은 왜 이토록 미사일과 핵에 집착할까? 그동안의 과정을 복기해보면 북한의 행위는 공포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체제붕괴에 대한 공포. 그것이 북핵위기의 기초이다. 그리고 북한은 북핵위기를 거치며 핵무기 상용화만이 협상 테이블에 나란히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이라는 확신을 가졌고, 그것을 기필코 가지려고 한다. 결국 협상 상대국인 미국까지 날아갈 수 있는 핵무기, 수소폭탄과 원자탄을 장착한 미사일을 개발할 때까지는 쉽게 협상 테이블에 앉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언론이 북한의 핵능력을 의심하며 호들갑을 떨수록 기다렸다는 듯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는 북한의 모양새가 충분히 그 같은 목표를 엿보게 한다. 그렇지만, 북한도 상황을 길게 끌 생각은 아닐 것이다. 상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타격은 클 것이고 민심은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아무리 많은 핵실험을 태평양 상에서 했더라도, 심지어 먼저 약속을 위반했더라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용납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현재의 위기를 그대로 둔다면, 아무렇지 않게 핵무기의 위력과 살상능력을 언급하는, 그러면서 대안은 내놓지 못하는 언론의 주장들을 더 실감나게 마주해야 할지 모른다. 한반도에 진정한 비핵화, 평화체제의 길을 열기 위해서는 미국이 한미군사훈련을 줄이거나 중단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NPT 조약 체결 당시처럼, 자신들은 핵무기의 권력을 내려놓지 않겠다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올 이유가 없다. 한국 정부의 역할은 그 같은 대등한 협상, 불신의 상호 책임을 인정하는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다. 철없는 핵무장론이나, 선비핵화와 같은 비현실적인 소리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깨진 신뢰의 책임을 북한에 미루는 사이에 북의 핵능력은 완성단계를 지나, 절대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그러고도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화, 2017/09/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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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래시와 
여혐시장

 

글. 손희정 문화평론가
<여/성이론>, <문화/과학> 편집위원. 땡땡책협동조합 조합원이고, 대중문화를 연구하는 페미니스트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 이후. 여성들은 한국의 ‘강간문화’와 싸우기 시작했다. 강간문화란 “강간이 만연한 환경, 미디어와 대중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규범화하고 용인하는 환경”① 을 말한다.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력②을 가하고 그것을 ‘여성의 탓’으로 돌려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고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것. 그것이야말로 강간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들은 한 사회에서 여성이 성/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 여성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가부장제라는 문화적 구조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런 대중적 각성으로부터 1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흘렀다. 한국 사회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기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전하거나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여성들이 목소리가 커질수록 그에 대한 반격도 강해지고, 그 반격이 위협과 폭력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 8월에는 몇 가지 충격적인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다. 

 

갓건배, 토일렛… ‘여혐시장’의 형성

그중 하나는 BJ 갓건배 살인 협박 사건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플레이어가 여성임이 밝혀지면 그는 남성 플레이어의 온갖 성희롱과 언어폭력에 노출되곤 한다. 여성 게이머이자 유튜브 BJ인 갓건배는 여성들이 경험하는 폭력과 차별의 말을 그대로 남성들에게 돌려주는 ‘미러링’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게임 실력도 출중했던 탓에 많은 남성 게이머들에게 ‘여자에게 주는 굴욕’을 안겨주었다.


이에 8월 10일, 남성 게이머이자 BJ인 김윤태는 유튜브 생방송 중 “갓건배의 주소를 알아냈다. 죽이러 가겠다”고 말한다. 게임에서 갓건배에게 지고 조롱당한 것에 분노했기 때문이었다. 김윤태의 유튜브 계정의 팔로워 수는 약 6만 명 정도. 이 방송의 실시간 시청자는 7천 명이었다. 결코 적은 수라고 할 수 없는 사람들이 이 ‘살인 예고’를 보고 있었고, 대다수가 호응했다. 몇몇 시청자들의 신고로 결국 김윤태는 체포되었지만, 벌금형 5만 원을 받고 훈방 조치되었다. 진선미 의원을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여성의 목숨 값이 고작 5만 원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같은 날,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모티프로 한 영화 <토일렛>의 개봉 소식이 알려졌다. ‘모든 것은 우발적이고 즉흥적인 분노 때문이었다’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소개된 이 작품은 마음에 드는 여자들에게 말을 걸었다가 조롱당한 남자들이 여자를 납치해 강간하고 죽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남역 사건이 일어난 지 고작 1년 3개월 후. 우리는 이 사건을 ‘우발적 분노’로 포장하여 상품화하는 콘텐츠를 만나게 된 셈이다.

 

 

토일렛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토일렛>. 여성 혐오 범죄를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 TV의 한 방송 때문에 일어났던 왁싱샵 살인 사건, BJ 김윤태를 비롯한 남성 게이머들의 갓건배 살인협박, 그리고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이라는 가장 자극적인 소재를 선택하고 그 살인을 재현함으로써 영화를 팔고자 했던 <토일렛>까지. 이 사건들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문화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일종의 ‘여혐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교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페미니스트 교사에 대한 공격이 진행 중이다. 한 인터뷰에서 “왜 여자아이들은 운동장을 갖지 못하는가?”라고 질문한 교사와 성평등 교육안에 근거하여 수업을 진행한 교사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고를 촉구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동시에 인터넷에서는 무작위적 인신공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초중고에서 여학생 상위上位시대가 열렸는데, 페미니스트 교사란 편향된 사고방식을 교육시키고 역차별을 조장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가?


갓건배 사건의 경우, 살인 예고를 한 BJ 김윤태에게 호응하고 유사한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한 사람들 중에 10대 남성이 적지 않았다. 10대 청소년은 일간베스트와 같은 남초 커뮤니티와 온라인 게임, 그리고 ‘야동’ 등 디지털 공간에서 ‘남자됨’을 학습하고, 그렇게 형성되는 남성성에는 여성에 대한 멸시와 차별, 그리고 무엇보다 폭력이 기입되고 있다. 이제 여혐 시장이 10대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는 어렵다.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는 한국사회의 인권 감수성의 수준을 반영한다. 기본적인 소양으로서 성평등을 비롯한 다양한 평등에 대한 감각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①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p91. 
②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폭력과 그로부터 수반되는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포괄적으로 의미함

 

화, 2017/09/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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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조속히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야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입학금 폐지 약속한 바 있어
먼저 입학금 징수 근거를 없애야 폐지 논의도 더 빨라질 것

 

입학금 폐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공립대가 입학금을 폐지한 것에 이어 사립대도 단계적 인하에 동의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입학금 폐지를 사회적 합의로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회는 이와 다르게 입학금 폐지/인하 법안이 다수 발의됐음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입학금 폐지 법안을 통과시켜서 입학금이 조속히 폐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립대는 현행 법상 ‘기타 납부금’ 항목으로 입학금 징수는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입학금을 받는 것은 지금껏 관례였고, 학교 재정의 주요 재원이 되므로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완강히 반대해왔습니다. 급기야 홍익대학교는 2015년 등록금심의위에서 “신입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여러 가지 유무형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입학금을 내는 것”라고 까지 입장을 밝힌 적도 있었습니다.

 

국공립대 입학금 뿐만 아니라 사립대 입학금도 조속히 폐지되기 위해서는 먼저 국회가 고등교육법에서 입학금 징수 근거를 삭제해야 합니다. 사립대가 입학금 폐지에 대하여 반대하며 버티고 있는 첫번째 근거가 입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법률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원내 정당 대선 후보들 모두 대학 입학금 폐지를 약속한바 있으므로 국회 신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합니다.
 

논평 [원문보기/다운로드]

화, 2017/09/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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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소복이

혼자 살다가 짝꿍과 살다가 아기까지 셋이 사는 이 생활이 어리둥절한 만화가입니다.

이럴줄몰랐지015_01이럴줄몰랐지015_02
화, 2017/09/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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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정치의 실현, 지방선거에서부터!”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비례성․대표성 높은 지방선거제도, △지역정당 설립, △유권자 자유 등 풀뿌리 민주정치 살리는 입법청원 제출

2017-09-26_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공직선거법 입법청원2

 

참여․자치․분권․연대의 정신에 기반하여 활동하는 전국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기구인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오늘(9/26),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 선거제도 개혁, 지역정당 설립 등을 요구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입법청원을 했습니다. 이번 청원은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전국 연대기구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진행하는 “정치야 말 좀 들어” 릴레이 캠페인 여덟 번째 청원이며,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개의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득표와 의석 사이의 불일치가 심각한 지방의회 선거제도, 낮은 득표로 선출되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선거구제로 치러지는 기초의회 선거는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기’ 할 수 있어 거대 정당의 독점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득표만큼 의석을 우선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방의회 선거에 적용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다만, 지방자치와 분권의 측면에서 기초의회 선거제도는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단, 실질적인 3인 이상 중선거구제 또는 전면적인 비례대표제 등으로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 가운데 지역별로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는 풀뿌리 민주정치 활성화를 위하여 ‘비례성․대표성 높은 지방선거제도 개편’과 함께 지역정당 설립을 제시했습니다. 지방선거의 경우, 굳이 수도에 소재지를 둔 전국 정당이 전제되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해 지역정당을 허용하고 정당 설립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선거가 가까워 올수록 정치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행 선거법이 온통 규제 중심으로 주권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 전, 선거법 90조와 93조 등 독소조항부터 폐지할 것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촉구했습니다.

 

 

▣ 기자회견 개요

"정치야 말 좀 들어! 여덟 번째 릴레이 입법청원” 

<풀뿌리 민주정치, 지방선거에서부터!>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17년 9월 26일(화) 오후 2시, 국회 정론관 

- 주최 : 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정치개혁 공동행동 

- 진행

  여는 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가자 소개 및 청원안 취지 설명 :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지역별 선거제도의 문제, 정개특위에 개선 촉구 :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 

 

 

 

<청원서>


Ⅰ. 제안 이유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는 선거를 통해 확인되고, 의회 구성에 공정하게 반영하는 것이 마땅함. 그러나 현재 지방의회 선거제도는 득표와 의석 사이의 불일치가 심각함. 상대 다수제인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낮은 득표율로 인한 민주적 정당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음.

다양한 정치 결사체가 등장할 수 있는 장치도 극히 제한적임. 지방선거의 경우 굳이 서울에 소재지를 두고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정당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할 필요가 없고, 점차 다양해지는 민심, 지역마다 더 나은 정치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의사가 정당으로 결사하여 선거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함.

전반적인 선거 과정에서 주권자인 유권자의 정치 참여는 기본이자 필수임. 정치 선진국 어디에서도 찾기 힘든 무수한 규제 조항을 삭제하고,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이 되어야 함.

현재 입법권을 가지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되어 활발한 정치개혁 논의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임. 이에 비례성을 높이고 다양한 정치 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로 개정하고자 함.

 

 

Ⅱ. 주요 내용

 

1. 지방의회 선거제도 비례성 강화

 

○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은 유권자의 지지가 의석으로 제대로 전환되지 않는 점인데, 이는 지방의회 선거제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임. 특히 기초의회 선거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2인~4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4인 이상 선출하는 때에는 2개 이상의 지역선거구로 분할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출한 획정안과 달리, 광역의회가 자의적으로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기’하는 경우도 다수 있음. 이와 같이 2인 선거구 위주의 중선거구제는 다양한 정치세력의 기초의회 진출이라는 중선거구제의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특정한 거대 정당들의 독점을 강화하는 방편으로 사용되는 문제가 있음.

 

○ 광역․기초의회 선거제도의 핵심적인 개선 방향은 ‘비례성 확대’와 ‘표의 등가성’이어야 함. 다만 지방자치와 분권의 측면에서, 기초의회 선거제도는 하나의 제도를 모든 지역에 획일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지역별로 여건에 맞게 제도를 선택하여 설계하고 다양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임.

 

가. 광역의회 선거에서 정당 득표만큼 의석을 우선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은 2대 1 비율로 하여 비례성을 확대함.

 

나. 기초의회 선거는 △전면 비례대표제로 개정하는 방안, (이 경우 다양한 지역정당의 출현이 가능해야 함), △득표만큼 의석을 나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3인 이상 중선거구제, 지역구와 비례 의석은 2대 1로 하는 방안. 이 가운데 지역별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함.

 

 

2.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제 도입

 

○ 현재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는 상대 다수제임. 유권자 과반 미만의 득표로도 당선되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는 버려지는 유권자의 표가 다수 발생하고 민주적 정당성과 통치력의 위기 현상을 가져올 수 있음. 현행 지방선거제도에서는 불과 2~30%대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음. 주민의 과반수 지지를 받아 당선되어 명실상부한 대표성을 가지도록 해야 함.

 

○ 민주적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함.

 

 

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유표투표의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제를 진행함.

 

 

3. 지역정당 설립 허용 및 정당설립 요건 완화

 

○ 정당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중앙당의 수도 소재, 1천인 이상 당원을 보유한 5개 이상 시․도당 등록’ 등 정당매우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음. 이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매우 규제적인 조항임. 이로 인해 국민들의 자발적 정치결사체라는 정당의 본래 의미와 달리 정치적 결사와 정치 참여의 기회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음.

 

○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굳이 수도에 소재지를 두고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정당의 존재가 전제되어야 할 필요 없음. 따라서 지방정치 활성화와 정치 결사의 자유 보장을 위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지역정당을 허용하고 정당설립 요건을 완화하여 다양한 정치 결사체들의 활발한 활동을 보장하고 정치 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방안이 필요함.

 

가. 지방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의 정치 결사체를 법제화함.

 

나. 중앙당 수도 소재 요건을 삭제하고, ‘1개 시·도당 및 시·도당별 당원 5백인 이상’으로 정당 설립 요건을 대폭 완화함.

 

 

4. 유권자 표현의 자유 보장

 

○ 선거 시기는 어느 시기보다 정치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이 진행되어야 함. 그러나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의 주체, 방법, 시기에서 매우 강한 규제를 두어,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음.

 

○ 때문에 매 선거 시기마다 많은 유권자들의 정치 활동이 불법 선거운동이 되는 등 유권자 피해사례들이 반복되고 있음.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부적격 후보에 대한 낙천을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었고, 부적격 후보 낙천낙선 운동과 정책 검증 등 유권자 활동을 진행한 2016총선시민네트워크 활동가들 22명이 무더기로 기소되었음.

 

○ 대표적인 독소조항인 선거법 90조와 93조를 비롯해서, 촘촘하게 규제하고 있는 현행 선거법의 위헌적인 요소를 모두 개정해야 함. 또한 향후 선거법을 선거 자금 중심의 규제로 전환하고 주체, 제한, 기간 등 포괄적인 제한 방식을 일부 방식만 예외적으로 제한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면 개정해야 함.

 

가.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는 ‘선거운동’ 정의 규정을 ‘특정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구체적·능동적·계획적인’ 행위로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고, 정책에 대한 의견개진과 청원운동은 선거운동으로 보지 않도록 함.

 

나. 소품․표시물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여 정당이나 후보, 정책에 대한 지지․반대 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함.

 

다. 2012년 8월, 헌법재판소가 정보통신방법의 인터넷 실명제(제한적 본인확인제)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린 만큼,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실명제도 삭제하여 여론수렴과 공론형성이라는 언론의 본질적 기능 침해를 방지하고, 유권자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보장하도록 함.

 

라. 선거 180일 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후보자, 정당에 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조항을 삭제함.

 

마. 선거 시기 연설회, 집회, 행렬, 서명 등 정책캠페인의 주요 수단을 규제하는 조항을 삭제하고, 시설물의 경우 광범위한 기간 제한을 축소하고, ‘선거운동’에 이르는 경우에만 규제하도록 함.

 

바. 현재 과도하게 폭넓게 규정하고 있는 선거 여론조사의 범위를 축소하여, 정책에 대한 의견수렴이나 유권자의 자발적인 설문조사 등은 자유롭게 가능하도록 함.

 

사. 언론과 단체의 정당․후보자 정책이나 공약 비교․평가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조항을 삭제하여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정책 선거를 활성화함.

 

아. 허위사실 유포의 경우 현행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하도록 하되, ‘비방’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통해 사실상 후보와 정당에 대해 비판과 평가를 금지하고 있는 후보자 비방죄 관련 조항을 삭제함.

 

자. 매수및이해유도죄의 처벌범위를 엄밀히 규정하여 투표 독려 행위를 처벌하는 데 악용될 가능성 제한함.

 

차. 선거운동 기간을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사전선거운동위반죄의 경우 포괄성을 배제하고 공직선거법 상 금지된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 처벌하도록 한정하였음.

 

카. 영장 없이 선거법 위반 혐의자의 통신자료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을 삭제하여 유권자의 개인정보가 무제한적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함.

 

화, 2017/09/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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