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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전략, 어떻게 귀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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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전략, 어떻게 귀결될까?

익명 (미확인) | 화, 2017/07/25- 16:44

지난 주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와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숀 스파이서 미 백악관 대변인은 그러한 대화를 위한 분위기는 현 시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는 이 상황에 바로 달려들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문재인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첫 가시적인 불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양국 간 균열이 실제로 얼마나 깊은지, 아니면 이를 언론에서 과장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어쨌든 지난 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루어진 정상회담의 결과로 양국 정부는 남북 양자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자신도 지난 7월 19일 여야 4당 대표와 가진 회동에서 모든 대북대화의 초기 단계에서 인도적 대화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됐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회동에 참석했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오찬회동

아이러니하게도 북한을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존재한다는 이 같은 언론보도는 트럼프 정부가 평양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과거 미 국무부에서 근무한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 국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왔다는 것은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트랙 투 대화’로 알려진 미-북 비공식대화를 위해 북한 당국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남을 가져 온 미국 전직 관료 및 전문가 그룹에 속해 있다.

미-북 간 대화의 존재는 17개월 간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기 직전인 지난 6월부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6월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북한의 고위 핵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평양 및 유럽 등지에서 비밀리에 ‘트랙 투’ 회담을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과 북한 간의 공식, 비공식 접촉이 통합되기 시작했다.”

5월에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트랙 투’ 회담의 미국 측 참여자들의 주선으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 국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 네 명의 처리방침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것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최 국장은 노르웨이를 떠난 뒤 기자들에게 “여건이 무르익으면” 북한 당국이 미국 관계자들과 만나 북핵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윤 특별대표는 지난 6월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사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윤 특별대표는 당시 송환대상자로 고려되던 웜비어가 의식불명 상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윤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웜비어를 데려오기 위해 평양으로 향했다. 며칠 뒤 웜비어가 사망하자, 트럼프 정부가 숙고에 들어감에 따라 북-미 간 새로운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시걸 국장은 “이것을 대화 중단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트럼프가 이 절차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트럼프 정부의 최근 발표를 토대로 볼 때, 양자 간 직접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예를 들어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번 밝혔고, 오히려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7월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무력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은 기자들을 자신의 펜타곤 사무실로 불러모은 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전쟁 발발 가능성이 커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그는 위기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계획은 “전적으로 외교적”이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매티스 장관이 다른 사람들이 계속 그리려고 하는 금지선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의 강경파는 모두 북한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할 것을 요구하고, 심지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핵심 관계자들이 북한과의 직접 대화 외에는 핵무장과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열망을 해결할 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는 여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포용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하는 목소리 중 일부는 냉전 시기에 경력을 쌓은 전직 미국 정보부 고위관료들로부터 나왔다. 그 중 하나는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부장으로, 2014년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을 송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몇 달 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과 북한이 상대방 수도에 “이익대표부”를 설치할 것을 제안해 왔다. 이는 2015년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국교 정상화를 하기 전의 상황과 비슷하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군사정보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클래퍼는 북한에 “대화와 평화 협정 체결 대가로”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유일한 선택지는 외교다. 북한과의 대화가 최선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서울의 한 포럼에서 2014년 자신의 평양 방문 일화를 소개하며 당시 자신과 같은 차에 탑승한 북한 정보부 고위관료로부터 분단의 아픔을 전해들은 사실을 애석해하며 말하기도 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역시 협상을 통한 평화를 지지한다. 1991년부터 1993년 사이 CIA 국장을 지낸 그는 CIA에서 거의 27년간 근무했다. 그는 최근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보유하는 대신 미사일에 대한 엄격한 제한에 동의하게 하자는 포괄적 제안을 공개했다. 그가 7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피델 카스트로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정권 교체 정책을 포기”하고, 김정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의 구조에 대해 “부분적인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게이츠의 계획이 가진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전적으로 중국의 중재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게이츠의 제안에 따르면, 북한이 합의사항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무기시설에 대한 엄격한 검사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 게이츠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그것이 당신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아니라면, 우리는 당신들이 싫어할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워싱턴에서는 이 같이 “중국이 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주장을 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전략국제연구센터)에서 한국석좌를 맡고 있는 빅터 차 선임고문이다. 그는 부시 정부에서 북한과의 6자 회담에 미국 측 차석대표로 참여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정책기획과장을 지낸 제이크 설리번과 최근 공동으로 작성한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 “중국에 북한을 압박하여 미-북 간 협상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썼다. 이들은 “중국 또한 협상의 중요한 대상”이라며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축소하도록 하는 비용을 미국보다는 중국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주장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지만, 많은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순순히 따를 것이라는 주장에 코웃음을 친다.

중국 및 구소련에 대한 북한의 외교정책에 정통한 역사가인 제임스 퍼슨은 “북한은 자신들을 비핵화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강요 행위라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가장 분개할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대북정책을 중국에 위탁해서는 안 된다”며 “궁극적으로 우리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퍼슨은 7월 10일 워싱턴 소재 정부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국제센터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러한 실용주의적인 관점은 최근 몇 달 사이 전직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그 중 하나인 윌리엄 페리는 클린턴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북한과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협상을 했다. 페리는 지난 6월 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 어떠한 조건도 없는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문에 서명한 전직 고위 관료 중 하나였다. 페리는 지난주에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미치광이 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샌더스 의원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모하고 무자비하긴 해도 미치진 않았습니다. 그들은 논리와 이성을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주된 목적은 바로 정권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에게 정권을 유지할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윌슨 센터 기자회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였다. 이 기자회견은 제인 하먼 전 캘리포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이 진행했다. 지난 가을, 그녀는 퍼슨과 함께 워싱턴포스트에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제안하는 기고문을 보냈다. 그는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정당화시키는 실존적 위협으로 알려진 미국만이 안보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다”고 썼다. 윌슨 센터 기자회견에서 퍼슨이 이 제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많은 분석가들과 마찬가지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판도를 바꿀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믿을 만한 방어전략”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북한이 더 큰 사정거리를 가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역량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자신들의 영향력을 최대화시킬 때까지 미사일 실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 자신들의 프로그램이 최대한의 역량을 확실히 갖도록 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미국과 북한 간 직접적인 협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북한이 핵 실험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과 한국의 연례 군사훈련을 줄이라는 제안을 하는 방식으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윌슨 센터 브리핑에서 뉴욕타임스의 데이비드 생어 기자는 한미 군사훈련을 봄에 하기 때문에 미국이 그러한 제안을 할 ‘절호의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면 “지금부터 다음 봄까지 우리는 별로 잃을 게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20년 넘게 상대해 온 시걸 국장은 어떤 합의라도 미국 측에서 받아들여지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하는 현행 프로그램 동결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뿐만 아니라, 핵 실험과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대가로 미국은 북한이 수십 년간 요구해 온 것처럼 ‘적대적인 정책’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분열 가능 물질의 생산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지만, 돈이 아니라 적대적인 정책으로부터 멀어지는 의미에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 중 일부는 군사훈련, 일부는 제재 해제, 그리고 일부는 평화 정착 절차와 관련된 것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현실성있는 첫 번째 단계”라고 말했다.

※ 기사 원문(영어) 보기 | See original version(EN)


취재 : 팀 셔록
한국취재 및 번역: 임보영
촬영: 신영철
편집: 박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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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선거권 국민연대는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18세 참정권 확보 특별위원회와 청소년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연령을 만 19세에서 18세로 낮추라고 촉구했다.

청소년, 시민사회 연대체인 18세 선거권 국민연대는 “OECD국가 중 유일하게 18세 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은 대한민국 국회가 투표권 3년 유예를 언급하는 현 상황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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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야 3당은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 조정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되 실제 적용은 2020년 21대 총선 때부터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세 선거권 국민연대는 “투표권은 거래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18세 국민의 투표권 보장이 대출상환 3년 유예하듯 다뤄 질 수 없다. 미루면 미룰수록 우리의 미래는 후퇴한다”고 지적하며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18세 투표권이 실현되기를 청소년과 국민의 이름으로 촉구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한 청소년들도 “정치는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지면 안 될 나쁜 것인가. 정치는 서로의 생각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것,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는 과정을 이끄는 것이라고 배웠다”며 “그런데 이 정치를 나쁘게 이용하는 것은 정치인들이지 우리 청소년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정치가 나쁜 것이라면 기성세대의 정치행태를 바꿔야 할 이유이지 우리의 권리를 빼앗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선거연령을 18세로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가 정치판이 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혼란스러운 나라를 만든 것이 우리 탓인가. 선거 때마다 속아서 비리 정치인들이 뽑히는 것이 우리 탓인가”라고 반문하며
“왜 청소년들에게만 과도한 잣대를 들이대려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청소년들이 정치를 접하지 못하도록 방어막을 쳐도 우리는 이를 뚫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부디 민주주의를 지연시키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취재: 이유정
촬영: 김수영

수, 2017/02/1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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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대국(전략국가)이라 칭하던 미국이 참으로 ‘쪼잔’하게 됐다. 불러도 대답 없는 조선(북)을 뒤로하고 자신들의 희망사항만 담긴 2019년도 1월, 혹은 2월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그렇게 기정사실화하고 싶으니 말이다.

 

전략은 없고, 그렇게 희망만 있다. 그 최소한의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하는 전략적 발상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그냥 내년 1월, 혹은 2월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만을 바라고, 기정사실화한다. 상대방인 조선(북)은 ‘떡 줄’ 생각이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똥줄이 그렇게 타고만 있다.

 

사실 그 전략적 발상이라는 것도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자신들 스스로가 약속했던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약속이행이라는 그 전제조건을 보다 ‘분명하게’ 이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대도 그럴 생각대신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서는 미국인의 조선여행금지를 완화하겠다고 한 것이라든지, 비건(대북정책 특별대표)을 한국에 보내서는 자신들의 대북정책 통제장치인 워킹그룹에서 마치 선심이나 서듯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제재를 ‘(예외)면제’해주겠다고 제법 생색을 낸 것이라든지, 12월 22일(현지시각)보도를 통해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전주에 UN에서 ‘북의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연설을 준비했으나 취소했다는 그것을 근거로 조선(북)에게 마치 대화의 조건을 마련하는 시그널이 되었다는 등 비본질적인 접근으로 마치 본질적인 제약조건-대북제재 해제와 종선선언이 마련된 냥 호들갑을 떤 것이다. 더불어 여기에 부화뇌동된 청와대와 여권, 대북전문가들과 지식인들도 그 정도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건이 어느 정도 마련되었으므로(미국이 그렇게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는 북이 응답해야 된다는 조언들을 늘어놓는다. 청와대도 내심 이런 분위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결론적으로 참으로 안이한 정세판단이고, 조선(북)을 몰라도 너무나도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는 사실이다.

본질은 누누이 말하지만, 그런 꼼수로는 조선(북)을 절대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낼 수가 없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해놓았으면 이를 지키겠다는 그런 이행의지가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런 구태의연한 방식, 즉 북을 정상국가(혹은, ‘전략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불량국가, 깡패국가, 언젠가는 무너질 국가정도로 상정해놓고 그렇게 요리하려 든다면 조선(북)은 절대 그러한 미국의 의도에 말려들지도 않을뿐더러 더는 대화상대로도 취급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본질은 이렇듯 조선(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태도와 그런 태도에도 끽소리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와 여권, 청와대와 대북전문가들의 인식에 달려 있는 것이다.

 

해서 분명한 것은 위와 같은 그런 꼼수로는 절대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려지지 않는 다는 사실, 그것만은 확실하고 이는 곧 미국이 동시행동과 비례성의 등가교환문제를 ‘많은 것을 받고, 조금 생색내는 것으로는’도저히 성립되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분명히 깨닫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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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말해 철저하게 싱가폴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대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라는 그 원칙적 입장에서 모든 문제를 신뢰성 있게 풀어가야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다시 문재인 정부에게도 4월 판문점선언에서 확인한대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입각해 미국이 그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대북제제 해제와 종전선언 약속이행을 위해-미국을 설득해야 함을 안내해주고 있다. 즉, 12월 답방무산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게 보낸 분명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캐치하고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해서 참모들은 엉뚱한 보고를 통해 다른 판단을 하게끔 대통령의 귀와 눈을 닫게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께서 본질문제를 정확하게 짚어 볼 수 있도록 조성된 정세국면을 제대로 보고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 정도해놓고 본 주제와 관련된 글로 들어가 보면 2018년 상반기 어느 날이 소환된다. 부산에서 진행된 남북·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강연회가 그것인데 당시 이 행사는 민족사적 관심과 세기적 변화 동인이 관련되어있으니 당연히 가장 핫한 뉴스일 수밖에 없었다. 내심 대북전문가들이 무슨 말들을 쏟아낼까 싶어 참으로 궁금하기도 했고, 시기에 맞게 사람들도 참 많이 모였다.

결론은 실망 그 자체였다. 당시 드러난 현상 그 자체, 즉 남북·북미관계 분위기만을 반영하듯 발표자 대부분은 장밋빛 환상만 쏟아냈다. 비례해서 문 대통령(정부)에 대한 칭찬 일변도였다. 약간 불편했다. 문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은 그럴 수 있다지만, 본인들이 지금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까지 문재인 정부의 전도사가 되어서야만 했을까? 그것도 정부 공식행사라면 모르겠으나, 민간학술행사에서 문비어천가만 남발한다? 참으로 좋지 않은 풍경이었고, 비(非)지식인적 모습이었다.

생각해봤다. 사랑의 색깔이 그렇게 문비어천가 밖에 없었을까? 하고 말이다.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봤으나 역시 ‘그건 아니’였다. 즉, 참된 지식인의 진짜사랑이 ‘비판적’에 있어야 함을 망각한 그 결과가 정부에 참여하지 않은 지식인들조차도 관료들이 볼 수 없는, 즉 박제화된 보고서와 시스템, 그리고 정부정책 틀 안에서만 바라보고 진단할 수밖에 없는, 또는 권력의 속성상 최고 권력자가 듣고만 싶은 것만 전달하려는 출세주의자들의 준동도 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둔 자각 속에서만 자기역할이 찾아질 수 있다는 그 사실을 보지 못하게 하였다. 이조조선시대에도 그러하질 않았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당연히 정부 밖의 대북전문가라면 정부가 볼 수 없는 그런 시각과 내용을 비판적으로 조언하고 코멘트 해줬어야 했던 것이다. 앵무새처럼 정부정책을 그대로 해설해주고 더 첨언해준다면 그건 지식인도, 대북전문가라고도 할 수가 없지 않는가. 그 정도 역할을 하기위해 그 고급스러운 정보·지식을 습득하고, 불편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그런 조선(북)의 속내를 읽어내고자 하는 노력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해서 전문가의 책무는 달라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는 더더욱 그러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다른’ 전령사 역할들을 하는 것이 학자들이고, 전문가들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어느 누구하나, 심지어 촛불시민혁명이 들어선 이 마당에도 조선(북)을 제대로 보려 하는 학자와 대북전문가들은 보이지 않는다. 내재적 접근을 포기하고, 오직 외재적 접근만으로 조선(북)의 그 마음을 헤아려 보려한다. 그러니 남북교류협력과 평화체제 구축의 상대방, 파트너로만 조선(북)이 보일 뿐이다. 철저한 도구적 관점과 기능주의적 접근방식만 있고, 그것도 희망적 사고방식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렇게 하면 조선(북)은 호응해 나오겠지…’그 정도의 대한민국 중심주의적 발상뿐이다. 조선(북)의 관점에서 그 정세국면과 그 결과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해주려 하지 않는다. 기껏 파악해주더라도 경제와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조선(북)은 그렇게 밖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그런 진단과, 말만 되풀이 되고 있다.

예하면 이런 것이다. 정부와 여권관계자들, 언론과 대북전문가들 거의 대부분은 내년(2019) 초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을 기정사실화한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국면 하에서는 전문가는 다른 분석을 해줘야 하는 것이다. ‘내년 초’는 위에서 확인받듯이 미국의 희망사항이라는 것을 말해주어야 하고, 그 희망사항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조선(북)이 응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미국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이라는 제1차 정상회담 합의정신으로 복귀함과 동시에, 동시행동·단계별 해결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안내하고, 이 과정에서 또 대한민국은 정부 스스로가 규정한 지렛대 역할(혹은, 운전자 역할)로 판문점선언에 맞게-‘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정신에 기초해‘종전선언’과 ‘대북제제 해제’를 미국에게 건의(설득)하고, 그걸 해결하기 노력해야만 제4차 남북정상회담도 열린다는 것을 정부에게 건의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기능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지금의 국면 하에 맞는 지식인(대북 전문가)인 것이다.

 

그런데도 그런 자신들의 기능과 역할은 놓아두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반드시 ‘북핵’비핵화 로드맵이 짜져야한다는 둥(그것도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제4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의제는 무엇이 되어야 하고, 보다 확실한 비핵화 답변을 들어야 한다는 등 그런 의견 제시만 있으니 정말 무책임 한 것이다. 그렇게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 진도를 내기위한 방도를 제시하기 보다는 그냥 생각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얘기정도를 남발하는 것으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대북전문가가 될 수가 없다.

다시말해 지금의 남·북, 북·미 정세국면에서 가장 큰 장애가 조선(북)의 약속 불이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 있고, 그런 미국을 판문점선언 정신-‘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입각해 설득해내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에 있음을 건의하고, 그렇게 조언하고 직언하는 역할을 정부밖에 있는 대북전문가가 취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건만 해도 그렇다. 연내답방과 관련하여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렸다’고 그렇게 인식하는 대통령께 “대통령님, 김정은 국무위원장님의 연내 답방은 오히려 대통령님의 결단에 달려 있습니다. 버티는 미국으로부터 ‘제재해제’와 ‘종전선언’을 확약 받는데 성의를 다하고, 이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이끌어 내셔야만 합니다.”그렇게 조언하고 직언하는 참모와 대북전문가가 있어야만 한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해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본다면 민족공조는 철저하게 구동존이(求同存异)의 원칙과 정신에 입각해야 한다. 만약 그런 인식을 확고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북(민족)공조가 강화되면 될수록 오히려 정부는 정부대로 시민사회는 시민사회대로 조선(북)체제와 그 경제작동방식을 자본주의식으로 체제전환과 흡수통합이 가능하다는 인식으로 확장이 이어지고, 종국에는 그 공조마저도 파탄될 수밖에 없다는, 즉 뿌리 깊은 대한민국체제중심의 우월주의로는 절대 남북관계 개선마저도 힘들다는 사실을 수용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철저하게 공존·공영·공리의 이념에 따라 차이를 인정하고 통 크게 하나 되는 그런 민족공조의 관점에서 모든 남북교류협력 사업이 진행되어야 하고, 그러면 서로 신뢰가 쌓이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관계가 보다 동질성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 진리를 획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조선(북)을 그냥 교류협력의 파트너, 또는 문재인 정부가 취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성공조건만으로 조선(북)을 활용하려 들고, 그런 인식정도로 남북경협을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이용하려 들겠다는 그런 시각으로는 절대 진정한 의미에서의 남북경협도, 신경제지도도 완성될 수가 없다.

그런 우려는 여기에서 그쳐지지 않는다. 조선(북)이 지금 핸드폰 가입자 수가 5백만 시대를 넘었고, 장마당 수도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진작 이를 두고 대북전문가들이나 정부에서조차도 조선(북)체제가 변화하고 있다는 결정적 징표 운운할 정도이니 이는 절대 정상적인 인식이지 않다. 비례해서 제대로 된 남북관계 개선도 바랄 수 없다.

(장마당의 증가도 중요하지만, 장마당에서 거래되고 있는 품목 등이 중국산에서 북한산으로 채워진다든지, 그렇게 중국까지 가세하여 국제적인 제재가 작동되고 있었지만, 품목수도 늘어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는 장마당에 의한 자본주의적 지표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북한식 사회주의제도를 보완하는 ‘개건’적 실리사회주의경제체제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는 측면도 분명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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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간단하다. 이 인식에는 조선(북)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지고 물질 문명화되면 자본주의적 삶에 대한 동경도 높아지기 때문에 반드시 조선(북)은 체제전환을 할 수 밖에 없고, 또 좀 더 깊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교류협력의 결과가 조선(북)체제의 전환과 흡수통합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제 아무리 백번양보 해 위 요인들을 해석해 위의 변화-핸드폰 가입자 수와 장마당의 증대가 조선(북)이 변화하고 있다는 한 요인과 동기는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변화가 조선(북)체제 전환의 결정적 요인이다? 이렇게 단정 지어야 할 그 어떤 근거도 없다는데 있다. 오히려 역으로 보자면 장마당 활성화는 내각의 정책과 당의 통제아래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핸드폰 수 증가는 사회주의 발전노선이 정상궤도로 진입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변화현상을 자본주의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인식이라는 그 한 방향으로만 그 원인을 찾으려 하는 것은 참으로 몰이해적 조선(북)인식하기에 다름 아니게 되었다. 철저한 희망적 인식의 한 단면이고, 조선(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으려는 대한민국 대북전문가들의 한 민낯에 다름 아니다. 즉, 조선(북)을 조선(북) 자신이 설정한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존중하고 이해해주기 보다는 언젠가는 자본주의체제에 백기항복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체제전환을 할 것이라는 그런 기대와 희망만 녹여져 있을 따름이다.

 

그렇지 않고-그 희망적 사고를 한 꺼풀 벗겨내고 조금만 더 사회과학과 그 이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들이 채택하고 있는 사상과 철학에 이 문제를 접근시켜 보고자 한다면 핸드폰 가입자 증가수와 자본주의적 지표의 증가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정상적인 사회주의 발전노선을 따라가고 있다는 그런 인식을 해야 하는 것이 지극히 마땅한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는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보다 못살아야 한다는 사회과학 이론적 근거가 없을뿐더러 그럼으로 이 문제는 사회주의체제에서 핸드폰 증가는 체제후퇴로서의 자본주의로의 회귀가 아니라 사회주의체제에 더 근접하고 접근해가고 있는 그들의 노력과, 지극히 정상적인 궤도를 따라 돌고 있는 그들의 국가정책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사회주의체제하에서의 물질문명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말이다.

이는 조금만 우리가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생각만 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이다. 동시에 이는 우리가 사회주의체제를 인정하는가 안하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역사발전단계로서의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체제를 극복해낸 체제라 했을 때 사회주의체제는 자본주의체제보다 더 잘살고 문명한 사회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사회이론으로서 그렇다는 말이고, 오히려 기간 사회주의국가가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더 문제였기에-우리가 그런 사회주의체제를 인정하고 안하고와는 상관없이 앞으로는 사회주의가 더 많은 물질문명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그런 인식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그래서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조선(북)에서 핸드폰 가입자 수 증가는 자본주의체제로의 전환가능성 지표를 설명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체제가 가난하지 않고, 과학적 물질문명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지극히 정상적인 체제로서의 물질문명국가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분석해줘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핸드폰 가입자 수 증대가 자본주의체제로의 체제전환이라는 억지논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실제 핸드폰 가입자 수 증대는 조선(북)이 자신들이 설정한 사회과학적 이론에 부합하는 사회주의체제로 진입하고, 그 건강성이 증명되고 있다는 가설을 성립시켜 조선(북)은 원래대로 사회주의체제가 더 많은 물질문명혜택을 누려야 하고(아니, 더 누려야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핸드폰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하는 것이 그들이 설정한 이론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설명해내어야 할 것은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그렇지 못했던 이유와 근거를 설명해내어 국민들이 불필요한 오독과 오해를 하지 않게끔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민국의 대북전문가라는 사람들은 … 핸드폰 사용자 수 증가가 왜 자본주의체제를 동경하는 이유가 되어야 하고, 체제이탈의 중요한 지표가 되어야 한다고 그런 궤변을 늘어놓는 이론적 불구자가 되어야 하는지가 지금 이 촛불정부 하에서도 되풀이 되어야만 할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궤변도 그런 궤변이 없는데 말이다. 지독한 희망적 사고이고, 이런 것들로 자꾸 환상을 가지게 되면 종국에는 조선(북)에서 인민생활향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폭동이 일어난다는 것과 같은 주의·주장을 남발되게 되고, 그런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국민들은 또 그렇게 잘못된 인식으로 조선(북)을 이해해 가야만 한다. 악순환의 되돌이표는 그렇게 만들어져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제발 부탁드린다. 조선(북)체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고무 찬양하는 것과는 하등 인연이 없음을 직시해내자. 적대적 공존과 체제경쟁을 해야 했던 그 당시에는 ‘어쩔 수 없는’그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GNP와 GDI가 수십배 차이가 나지 않는가? 무엇이 두려워서 그 진실과 팩트에 눈을 감아야만 한단 말인가? 대한민국체제의 건강성에 대해 그렇게도 자신이 없는가?

물론 조선(북)도 인민생활향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조선(북)체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주성’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인민생활향상이 제 아무리 당면과제라 하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주’의 문제를 훼손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조선(북)의 정신도 같이 제대로 봐줘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그러한 인식으로 계속 조선(북)을 봤더라면 조선(북)은 열 백번도 더 체제전환이 일어났어야 했고, 폭동이 일어나야만 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같은 이유로 지금 조선(북)이 2020년까지 달성하기로 된 제5개년 국가발전전략의 그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김정은 체제가 휘청거리거나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그런 판단과 진단은 틀 릴 수밖에 없으며, 또 김정은 정권은 이유 불문 미국과, 대한민국과 자신들에게 불리한 비핵화를 하면서까지 대화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그런 망상은 정말 북을 몰라도 정말 모르는 인식의 한 파편밖에 되지 않음을 자각해낼 수가 있어서 그렇다.

조선(북)은 그렇게 자신들이 설정한 인민생활향상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여 폭동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 국가이다. (흘려온) 시간도 충분히 이를 증명해준다. 분단이후 60여 년간 그들은 늘 그런 상황 하에서도 폭동대신, 자주와 수령중심의 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해왔다. 그렇기에 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폭동이 일어나지 않았듯이 마찬가지로 이는 2020년도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식민지 민중은 상갓집 개만도 못하다’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저버리지 않는 한, 또 그런 인민적 동의가 철회되지 않는 한 말이다. 인민생활 향상보다 더 앞선 원칙은 조선(북) 스스로가 택한‘자주’를 지켜내겠다는 철학이념이 있기 때문이다.

즉, 제아무리 먹고 사는 문제 중요하다 하더라도 자주의 문제와 바꾸지 않겠다는 그 조선(북)의 입장과 태도를 보지 않는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조선(북)사회의 본질을 보지 못한 것과 같게 된다. 그렇지 않고 자꾸 희망적 사고로만 보려한 결과가 지금까지 보려고만 했던 그런 조선(북)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그런 망상에서 좀 벗어날 때가 되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어났더라면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권이 몰락할 때 체제전환이 일어났어야 했고,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폭동이 일어났어야 했고, ‘아랍의 봄’때도 체제전환이 일어났어야 했다. 그러나 조선(북)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기가 설계한 그 사회주의 궤도 따라 나아가고만 있다. 그런 조선(북)을 이제는 보자.

해서 결론은 핸드폰 가입자 증대가 사회변화의 한 지표가 될 수는 있겠으나, 그 어떤 대북전문가가 말한 것과 같이 그 지표의 변화가 체제전환과 같은 그런 지표의 변화로 진단하는 것은 체제이탈자수(탈북민)로 체제전환을 예측하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음이고 이론적 오류임을 간파해내자. 그 반대편, 물질문명국가로서 사회주의국가체제가 더 잘 작동시키기 위한 그들의 국가정책으로 봐주고 이해하자. 그래야만 맞는 해석이고, 그렇게 해석이 맞아야만 제대로 된 대북정책이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자.

 

통일뉴스, 2018년 12월 25일에 게재된 글입니다(필자가 공동게재에 동의하여 실린 것임). 

금, 2018/12/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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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인권이사회 한국 심의 앞두고 NGO 공동보고서 제출

77개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 한국의 후퇴한 인권상황 전반 보고서에 담아

 

유엔 회원국들의 전반적인 인권상황을 4년 6개월에 한 번 씩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 (Universal Periodic Review, UPR) 한국 심의가 올해 11월에 열릴 예정입니다. 이에 오늘(3/28) 77개 국내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5년 사이 한국의 인권상황이 전반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유엔 사무국에 제출하였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UPR 1차 회기 (2008년~2011년), 2차 회기(2012년~2016년) 동안 유엔 회원국의 인권상황 전반에 대한 심의와 권고를 실시한 바 있으며 2017년부터 3차 회기가 시작됩니다. 이번 UPR 심의에서는 1차와 2차 회기 때 각 국이 받은 권고사항들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제기되는 인권상황들에 대해 검토할 예정입니다.

 

한국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이 이번에 제출한 NGO 공동보고서는 이번 평가에서 국제사회가 제시한 인권권고 이행은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권상황 전반이 후퇴하고 있다고 혹평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유엔에서 한국 정부에 여러 차례 내린 권고사항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사형제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 도입,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등의 과제에 지난 5년여 동안 진전이 없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보고서는 여전히 실질적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는 집회, 영장 없이 제공되는 통신자료, 필요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주민등록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자의적이고 과도한 규제, 국가보안법의 남용, 그리고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 등으로 시민들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가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시민사회단체들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교사 및 공무원의 노동 3권 제한, 비정규직 문제 등 여전히 노동자들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또한 선별적 복지정책과 낮은 사회복지예산, 높은 의료비와 교육비, 여성의 비정규직화와 갈수록 심각해지는 남녀임금격차 등 시민들의 민생 및 복지와 관련된 부분에서도 한국 정부의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성소수자, 미혼모, 장애인, 이주민, 난민, 아동 등 여전히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수자 집단에 대한 인권 개선도 촉구했으며 여성혐오 및 젠더폭력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77개 단체들은 UPR 심의와 관련하여 NGO 공동보고서 제출 이외에도 국내에 주재하고 있는 유엔 회원국 대사관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인권상황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한국 인권상황에 관한 UPR 회의에 참가단을 파견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 유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 3차 NGO 보고서 (한글)

 


▣ 유엔 국가별 인권상황정기검토 3차 NGO 보고서 (영문)

 

유엔 국가별인권상황정기검토(UPR) 3차 NGO 보고서 작성 77개 단체 

 

공권력감시대응팀(6개 단체: 다산인권센터,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 국제아동인권센터, 기업인권네트워크 (5개 단체: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법센터 어필, 국제민주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좋은기업센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미혼모협회 '인트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27개 단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무지개인권연대,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레주파,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외국인 이주 노동운동 협의회 (16개 단체: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사)지구촌사랑나눔,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희망의친구들,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EXODUS,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충북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 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사와 동행,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쟁없는세상,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난민지원네트워크(9개 단체: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난민인권센터, 세이브더칠드런, 에코팜므,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재단법인 동천, 아시아평화를향한 이주MAP, 휴먼아시아),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의전화

 

 

 

 

 

화, 2017/03/28-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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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 ‘문재인 방중, 한국 언론 자책골 넣지 말아야’ -중국 세심한 주의 기울여, 어렵게 얻는 한중 관계 개선 소중히 여겨야 -한국 언론 편협하고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을 하지 않아 -자신들의 입장을 여론 시장에 퍼트리는 한국 언론 -방중 성과 부정적으로 분석하는 사람은 일본인이거나 미국인 -중국은 ‘3不1限’ 약속 중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 뉴스 보도 확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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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7/12/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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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 미 대통령은 상황의 반전이라는 전개보다는 현상이라는 봉합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대하여 영국의 정치분석가인 Tom Fowdy는 CGTN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서 트럼프의 아젠다 리스트에 우선 순위가 북한에서 중국과 중동으로 확실하게 이동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동시에 남북한 당국이 합심하여 미국의 의도와 별개로 민족사적 관점에서 대북제재를 뚫고 한반도의 상황을 주도해 가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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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협상과 관련된 진행 상황을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게시했다.

“서두를 필요 없다,” 혹은 “잘 되어가고 있다”는 말들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북한 문제에 대하여 최근 몇 달간 진척이 없음을 비판하는 미국 내 여론을 일축했다.

그가 언급한 말들을 보면, 작년까지만 해도 트럼프 행정부가 평양의 문제에 대해 취했던 조급한 접근 방식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시 워싱턴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선제적 군사행동을 취하겠다는 협박까지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거시적인 정치적 맥락이 극적으로 바뀌었다. 일련의 언급들은 트럼프의 대외정책 우선순위가 변화되었음을 점점 더 확실하게 알리고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서 설정했던 가장 중요한 목표들은 바뀌거나 버려지지 않았겠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더 큰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대중, 대이란 이슈에 목을 걸고 있는 상태다.

결과적으로, 제재만 유지한다면 평양에 대해 한 수 앞서 가고 있는 것이라는 가정 하에, 트럼프는 김정은이 종국에는 미국과 거래를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판단으로 미 대통령은 행정부 내 매파의 영향력을 무시하고 북한과의 협상에서 기꺼이 시간적 여유를 가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트럼프 당선자로서 대통령 집무실을 넘겨 받을 때, 그는 북한문제를 대외정책 이슈에 있어서 최우선 순위로 설정하기로 했다. 그가 스스로 정한 임무란 무엇인가? 그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제조를 멈추게 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라는 트윗을 남겼다.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급격히 확대되어, 워싱턴 내 기류가 바뀐 것을 인식한 평양 측에서 핵 능력을 최대한 빠르게 발전시키는 최고점의 상황에 이르게 하였다. 결국 모든 일은 트럼프가 스스로 언급했던, 북한을 “화염과 격노”로 “파괴”하겠다는 위협으로 인해 현재의 지경(북한의 ICBM 성공)에 이르렀던 것이며, 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던 바이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는 처음부터 트럼프의 가장 큰 목표가 아니었다. 대신 중국이라는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2018년이 되자, 상황은 악화됐던 것만큼이나 급하게 변했다. 전쟁 위협과 끝없이 진행되었던 미사일 실험은 서울의 중재로 이루어진 워싱턴과 평양 양측의 대화로 인해 중지된 상태이다. 두 지도자들이 싱가포르에서 만났을 때, 트럼프는 “핵 위협은 끝났다”는 말로 서슴없이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토록 빠르게 북핵 문제가 봉합된 만큼, 다른 문제가 부상했다. 그 문제는 다름 아닌 중국과 무역전쟁이었다. 4월이 되기가 무섭게 트럼프는 북핵 위기가 끝났음을 직감했고, 이제 더 어렵고 정치적 의미가 큰 안건을 손볼 때가 되었다고 느꼈다.

실제로 2017년 한 해 동안, 트럼프는 북한 문제를 가장 우선시 했고, 그렇게 함으로서 베이징의 성실한 협조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는 트럼프가 북한 공격이라는 적극적인 전술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더라면 불가능 했을지 모를, 서로간 선의에 기반한 협조였다. 그리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들어서고 있음이 명확해지자, 우선 순위는 자동적으로 즉시 바뀌었다. 트럼프가 중국에 대해 관세를 곧바로 꺼내든 것이다.

그 이후로, 트럼프의 정책 리스트에는 중국에 대항하는 요소들이 급부상했고 평양은 이제 그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트럼프의 트윗 협박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적 군사행동이 아닌 중국과의 관세 확대와 전면으로 확장된 경제전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거의 매달,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리카에서 이루어지는 일대일로 정책과 대만 문제를 언급하면서 Huawei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중 강경책은 다양한 형태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한 이슈는 멈춰서 버렸다. 미국이 협상의 수단으로 평양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진척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실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수많은 일들을 거래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트럼프는 2017년에 적용된 경제제재가 김정은을 결국 무릎 꿇게 만들 우월한 영향력의 협상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물론, 북한이 일방적으로 약자의 위치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전제는 잘못 되었다.

결국 트럼프는 이러한 판단 때문에 대외정책 분석가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비판들이 그에게 큰 영향을 준 것 같진 않다. 미국 국내를 향해 그는 아직 자신이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그 점이 그에게는 가장 중요하다. 트럼프가 정해두었던 기준선은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 능력을 김정은이 갖추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었고, 기준선은 이미 충족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을 주창하는 국수주의적 기준과 “핵의 비확산”이라는 두 개의 국제적 의제를 분리시킬 수 있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미국우선”의 이익 만을 중요시하고, 후자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

비록 북한과 협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내년 초에 있을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음에도 트럼프는 급할 것이 없다. 그는 오히려 편한 상태에 있다. 더 큰 우선 과제라는 승부수들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격하시키고 매파 각료들을 멀리할 수 있는 정치적 여유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 그의 판단대로 여유를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목, 2019/01/0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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