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5) 북한은 “대륙간 탄도 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는 국제사회의 우려와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동북아 군비경쟁을 가중시키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중대발표를 통해 미사일을 최대 고각발사 체제로 발사했기 때문에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오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남한과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과시했다. 이미 핵실험을 다섯 차례나 감행한 북한이다. 남한을 비롯해 주변국 주민들이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은 핵억지력으로 평화를 얻겠다는 발상이야말로 한반도와 주변 국가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하는 것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한편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 강화는 한반도 핵갈등 해결과 평화체제 형성을 위한 포괄적인 대화와 협상 재개가 매우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한 논의에 있어 한미정상회담과 곧 있을 G20 등 주변국 외교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비핵협상에 나서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 마련에 나설 것을 압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미 북한과 중국, 미국 뿐만 아니라 국내 일각에서도 제시된 바 있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축소나 동결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동결 등을 포함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강구해야 한다. 협상의 입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선제조치를 전제조건으로 고집해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핵문제가 북미 사이에서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닌 것처럼 주장하는 북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핵갈등이 북미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증폭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반도 주민 모두가 핵갈등에 따른 정치군사적 긴장과 위협을 감수하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한국 사회 내 핵심적인 갈등의 축이 되고 있고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체제와 핵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나 시민사회는 그 누구보다 직접적인 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우리는 다시 한 번 한반도와 동북아에 만연해 있는 군사적 대립과 군비경쟁을 강하게 우려하며, 남북은 물론 주변국 모두 더 이상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자제하고 전향적으로 대화와 협상 재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이례적으로 나흘에 걸쳐 조선노동당 제 7기 중앙위원회 제 5회 총회가 개최됐다. 조선중앙통신 보고[주1]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총회에서 정면 돌파 전략을 강조했다. 그 취지는 경제 분야에서 국제적 제재가 계속될 것을 전제로 이에 따른 곤란을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정면 돌파할 것을 국민과 당 간부들에게 호령하려는 것이었다. 동시에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흔들리지 않는 평화 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의 안전을 위해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새로운 전략무기의 등장을 예고했다. 그러나 개발 정도는 미국의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말을 통해 외교적 협상의 여지를 시사했다.
2020년 11월,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한해 동안 미 정권이 도전적이고 새로운 방침을 내놓을 거로 생각하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제시한 정면 돌파 전략은 아마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당분간 급속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는 시민사회가 정세를 움직이기 위해 숙고하고 행동할 좋은 기회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 이후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주요한 사건 일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2018/1/1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발표. 핵 억제력 완성 선언.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을 증산하고 실전 배치하도록 지시. 병진 노선 경향을 밝히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주력할 것을 국민에게 호소. 남북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을 위한 방침을 밝히고 평창올림픽에 대표단 파견 및 남북 당국자 회담 가능성을 언급
2018/1/9
약 2년 만의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 평창올림픽 참가 합의
2018/2/9~25
평창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 합동 입장 및 아이스하키 여자 남북단일팀을 결성 해 남북 간 우호 보여줌
2018/2/10
문재인 대통령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 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특사단과 회담. 김여정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동시에 대통령에게 방북 요청
2018/3/5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한국 특사단 방북 및 김정은과 회담. 북한이 남북정상회담과 핵 포기 의사를 표명
2018/3/6
정의용, 남북이 정상회담을 4월 말에 판문점에서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 한국 정부는 북한은 군사적 위협이 없어지고 체제가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보도. 최초로 북한의 비핵화 의사 공식 발표
2018/3/8
정의용 등 방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이 제안한 정상회담 수락
2018/3/25
김정은, 취임 후 첫 외국 방문으로 베이징을 전격 방문하여 시진핑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 최초의 해외 정상 외교
2018/3/30?
폼페이오 CIA 국장, 2박 3일 일정으로 극비리에 평양 방문하여 김정은과 면담
2018/4/20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회 총회. 병진 노선의 성공을 선언. 경제에 전력. 핵실험과 ICBM 발사 실험 중지, 핵실험장 해체 결정
2018/4/27
남북정상회담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 김정은과 문재인이 판문점 선언에 서명.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 남북간 긴장완화, 연내 한국 전쟁 종전 선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남북 평화체제 확립 등에 합의
2018/5/7
중국 대련에서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
2018/5/9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방북. 구속중이던 미국인 3명을 석방하고 함께 요코다 기지로 이동
2018/5/10
트럼프, 6/12에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예정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발언
2018/5/11
한미합동군사훈련, (5/25까지) 맥스선더 훈련 개시, B-52 전개
2018/5/16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 1부상, 볼턴 대통령 보좌관의 리비아 방식 선언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중지도 불사하겠다는 성명 발표.
2018/5/24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장면을 기자들에게 공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펜스 미 부통령을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해 정상회담 연기를 시사.트럼프,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서한.
2018/5/25
김계관, 북한이 트럼프에게 재고를 촉구하는 내용의 담화 발표.
2018/5/26
김정은의 요청으로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북측 통일각)
2018/6/1
트럼프, 북미정상회담을 6월 12일로 재설정하여 발표.
2018/6/12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및 북미 정상 공동성명 발표. 전문에서 ‘트럼프가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김정은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시하기로 서로 약속’함. ‘새로운 북미 관계 구축’,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 구축’, ‘4월 27일 남북 판문점 선언의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전쟁 포로 등의 유골 반환’에 대해 합의.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 김정은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 시설 폐기 의도 등을 보고.
2018/6/18
한미 국방부가 8월로 예정된 합동군사훈련 프리덤 가디언을 중지한다고 발표. (한국은 19일). 이후 대형 합동군사훈련 중지가 계속됨.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전쟁의 위험을 제거하며 비핵화를 포함한 영구적인 평화체제 확립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북미 양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합의문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새로운 북미관계를 구축하고 한반도에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건설한다는 공동의 목표에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약속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핵전쟁의 위기에 처할 뻔 했던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는 두 정상회담 합의로 인해 일변했다. 지금 우리는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지속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동북아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과 냉전 종식이라고 하는 거대한 역사적 변화를 거친 지금도 여전히 과거가 남긴 비정상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일본의 식민통치에 관한 역사는 70년이 지난 지금도 공식적으로 청산되지 않았고, 남북은 6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휴전 상태다.
지금 이러한 역사를 극복할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이 기회를 살리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세월의 불신을 극복해 나가면서 두 합의가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인내심을 갖고 외교적 노력을 기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특히 일본, 한국, 미국 시민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외교적 노력에 진전이 있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면서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를 향해 이 기회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과거의 한반도 비핵화 관련 합의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을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오랜 비정상적인 역사적 관계 속에서 시민사회에 뿌리를 내린 불신과 잘못된 상호 인식을 극복하는 일 역시 국회, 지자체, 언론을 비롯한 시민사회 전체에 주어진 과제다.
NPO법인 피스데포는 이러한 취지에서 정상회담 합의가 이행되는 외교적 과정을 추적하고 감시하는 프로젝트를 발족하게 되었다. 한미일 3국 NGO의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 할까도 고민했으나 3국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나 시민사회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각국 시민사회가 자국 정부와 시민사회에 호소하면서 서로 긴밀하게 연락을 취해 나가는 형태가 보다 효과적일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피폭 국가인 일본에게 한반도 비핵화라는 과제는 자국의 진정한 비핵화 및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비핵무기지대 설립이라고 하는 과제와 따로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동일한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NGO와 정보를 교환하면서 각자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하였다.
2023.01.10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 (사진 =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종교·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합시다
2023년 1월 10일(화) 10:00, 한국YWCA연합회 4층 강당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2023년 1월 10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 제안 기자회견 :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합시다>를 개최하였습니다. 기자회견을 통해 현 위기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적 위협을 중단할 것과 자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다함께 위기 관리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기후 위기와 경제 위기, 그리고 전쟁 위기가 우리의 삶을 한꺼번에 위협하고 있습니다.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의 시작을, 평화의 희망을 다시 찾아야 하는 절박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6.15 남측위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올해 정전협정 체결 70년을 맞아 <(가) 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며, 평화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전쟁의 불안감으로 가득한 새해입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출구 없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북 사이의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채 긴장이 격화되는 위험한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무력 충돌을 예방하고 다시 대화 여건을 만들어낼 현실적인 해법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확전 각오’, ‘압도적인 전쟁 준비’,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검토’ 등의 발언을 이어가며 불안을 더욱 조성하고 있습니다. 통일부 역시 확성기 설치나 전단 살포 허용 등 접경 지역에서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조치들을 언급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팽팽한 긴장 속에 우발적인 무력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어떤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에서 치킨 게임 형식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한·미·일, 북·중·러의 대결 구도도 심화되는 가운데 동북아시아는 점점 세계의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모든 군사적 위협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자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다함께 위기 관리에 나설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적대 정책과 무력시위는 악순환을 심화할 뿐, 결코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적대 정책이 계속된 끝에 협상이 실패하면서 신뢰가 무너진 결과입니다. 2018년 어렵게 이룬 남북·북미 합의는 이행되어야 합니다. 긴장 완화와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규모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은 관계 개선과 대화 여건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위기를 걱정하면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평화를 말하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야 합니다. 올해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70년 동안 이어져 온 불안정한 휴전 상태조차 앞으로는 이대로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외치는 목소리가, 각계 시민사회의 비상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순간입니다.
쉽사리 출구가 보이지 않는 일촉즉발의 긴장 앞에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와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하며 평화를 원하는 모든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올 한 해 한반도의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반도 전쟁 반대와 평화 실현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 상반기 한미연합군사연습과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 촉구 활동 국내 200개 시군구를 비롯한 전 세계 300곳 동시 평화행동 7월 22일(토) 대규모 평화 집회와 행진 8월 15일 즈음 대규모 평화행동
등 다양한 계획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을 만나 평화의 목소리를 단단하게 조직하고,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시민들과도 연대하여,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오늘 제안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을 만나 지혜와 마음을 모아나갈 것이며, 다가오는 2월 14일(화) <(가)2023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을 출범하여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각계각층의 종교·시민사회에서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에 동참해주시기를, 지금 여기에서 당장 함께할 수 있는 행동들을 논의하고 모색해주시기를, 평화를 원하는 강력한 시민의 힘을 보여주시기를 요청합니다. 지금껏 없었던 전쟁 위기를, 지금껏 없었던 넓고 단단한 연대와 공동의 행동으로 극복하고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냅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지난 2005년부터 남북 합의 이행, 한반도 자주와 평화번영, 통일을 위해 남북해외 공동의 민족공동행사와 각계각층 교류협력 사업, 평화통일 의제에 대한 캠페인과 집회 등 다양한 민간통일운동을 펼쳐 왔습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한국전쟁 종전과 평화협정 체결,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 군비 경쟁의 악순환 중단과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 등을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선언(Korea Peace Appeal) 서명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국내·국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일관성 없는 메시지를 실용주의 외교 성과라 포장해선 안 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까지 평화공존 구상에 맞춰 구체적 정책 조정돼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6/19) 유럽 순방 성과를 브리핑했다. 정부는 이번 순방을 실용외교의 성과로 평가하며, 교황청과 국제사회에 한반도 평화 구상을 설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는 연설의 수사만으로 설득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바티칸에서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말을 인용하며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겠다 밝혔으나, 불과 며칠 전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이와 정반대되는 대결의 문법을 반복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었다. 한편으로는 평화 구상을 말하면서 또 다른 편에서는 대결과 군사협력을 이야기 한다면,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의 의도로 읽는 것은 평화에의 의지가 아니라 정책적 모순일 뿐이다.
유럽 순방 과정에서 드러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입장은 ‘성과’라고 포장하기에는 도리어 오락가락 행보가 우려스러울 뿐이다. 지난 10일 순방 기간 중에 발표된 한-EU 정상 공동성명은 한국 정부가 평화공존보다 대북 압박과 군사안보 협력에 무게를 둔다고 해석될만한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이후 바티칸에서 밝힌 남북 군사적 신뢰 회복에 대한 의지나, 유럽 순방 직전 개최한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대해 밝힌 비전과도 맞지 않는다. 특히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견지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북핵 모라토리엄을 목표로 하는 ‘현실적인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히고는 이틀 지나 유럽에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북러 군사협력과 대북인권 등에 대한 규탄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오늘 브리핑 직후 기자와의 문답 시간에도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 접근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답하며 취임 1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의 입장임을 다시 한 번 설명했으나, 그러면 그럴수록 한EU 공동성명을 발표한 취지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결국 평화공존은 한 문단의 수사로 남았고, 대결과 군사협력은 정상외교 문서에 새겨졌다.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에 진정성이 있다고 한다면, 그 기조는 외교문서와 실제 정책 속에서 일관되게 확인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대통령이 내세운 평화공존 구상을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 기조로 확인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공동성명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을 뿐 평화공존 정책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은 이를 ‘엄중한 적대행위’로 규정하고 한국을 ‘불변의 적국’으로 다루겠다고 공식 반발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공동성명은 남북 간 불신을 키우고 관계 악화를 심화시켰다. 기존 입장의 반복이라는 해명으로 그 결과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북러 협력에 이어 북중 관계까지 재편되면서 북한의 대외 선택지는 넓어지고 있다. 이런 정세에서 기존의 대북 압박 문법을 반복하는 것은 한국 스스로 대화와 위기관리의 공간을 좁히는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정부 안에서조차 평화공존의 의미와 우선순위가 일관되게 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제 국방부는 2026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정하며 입장 변함이 없다고 밝힌데 반해,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채 평화공존을 추진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외교문서와 국방정책, 통일정책이 각기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것은 정부 차원의 조정 실패다. 이런 엇박자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볼 일이 아니다. 평화공존을 국정기조로 제시한 대통령이 정부 전체에 그 원칙을 관철하지 못한 결과다. 스스로도 오락가락 하다보니 개별 부처의 입장을 조율하고 조정하는 평화공존 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이제라도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부처 간 혼선과 정세 판단의 실패에 대해 책임 있게 설명하고, 외교·안보·통일·평화 정책을 하나의 원칙 아래 재조정해야 한다.
평화공존은 좋은 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과 문서, 정책과 행동이 같은 방향을 향해야 한다. 듣기 좋은 말을 반복한다고 해도 정상외교 문서에 대화와 긴장 완화의 원칙이 분명히 반영되고, 국방정책과 군사훈련, 예산 역시 군사적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되지 않고는 불신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평화를 말하면서 대북 압박과 군사협력만 구체적인 정책으로 추진한다면, 그 평화는 정책이 아니라 포장으로 읽힐 뿐이다. 평화공존은 연설이 아니라 대통령실부터 각 부처에까지 정책의 일관성과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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