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문재인 정부 개혁과제]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

지역

문재인 정부 개혁과제]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

익명 (미확인) | 수, 2017/06/07- 11:36

문재인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야 할 입법·정책 개혁과제

외교 ·통일·국방 분야 

평화인권과 외교안보권력의 민주화를 위한 입법·정책과제

 

과제1. 사드(THAAD) 한국 배치 철회    
과제2. 남북 대화 재개와 교류협력 복원    
과제3.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    
과제4.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과 무장 갈등 예방     
과제5.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및 불평등한 한미 SOFA 개정    
과제6. 한일 일본군‘위안부’합의 무효화    
과제7. 제주 강정마을에 대한 구상권 청구 철회    
과제8.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    
과제9. 병력 감축과 군 복무기간 단축 위한 「병역법」개정    
과제10. 군 인권 보호를 위한「군인권보호관설치법」제정    
과제11. 위헌적 파병 철군 및 해외파병 최소화하는 제도 마련    
과제12. 국방획득과정의 국방부 독점 해체 및 주요무기도입 타당성 재검토    
과제13. 조약체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조약 체결‧비준 절차법」제정    
과제14.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    
과제15. 안보교육 전면 철폐와 평화·인권교육 확산    
과제16. 원조의 투명성, 효과성 제고 위한「국제개발협력법」개정    
과제17. 국제 인권기준의 국내 주류화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설치 
   

 

 

과제14. 천안함 침몰 진상 규명

 

1) 현황과 문제점

  • 천안함이 백령도 인근해상에서 침몰한 지 7년이 지났지만 군기밀주의로 인해 침몰원인에 대한 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아직 미제사건으로 남아있음. 민군합동조사단은 선체 파손상태와 시뮬레이션, 흡착물질, ‘1번 어뢰’ 등을 근거로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정부의 공식 발표에 대한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핵심증거들에 대한 민간 전문가와 시민, 언론의 문제제기와 과학적 반박이 지속되어 왔음.
  • 천안함 사건 진상조사는 정부 초기 조사과정의 정략적 접근태도, 국회 검증에서의 정략적 비협조를 바로잡기 위해서 필요함. 사건 발생 두 달이 채 안된 상태에서, 심지어 결정적 증거물이라는 어뢰부품이 발견된 지 6일 만인 5월 21일, 합조단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날은 공교롭게도 지방선거운동 개시일 이었음. 그리고 지방선거가 한창인 5월 24일, 정부는 경제봉쇄는 물론 군사적 조치까지 포함한 5·24조치를 발표함. 
  • 천안함 관련 재판 과정에서 폭침의 결정적 증거물로 여겨져 왔던 ‘1번 어뢰’에 잉크가 지워진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지난해 발표 된 천안함 ‘과학논쟁’을 주제로 한 논문에서는 “천안함 침몰사건의 경우에 공적 조사기구의 ‘과학적 조사’는 논쟁적 상황을 해소하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논쟁대상의 일부가 되었다”고 결론 내리는 등 지금의 논쟁적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소하기 위해서 검증이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됨. 
  • 과거 민군합동조사단이 실시한 조사결과가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답해야 함. 사고 당일 천안함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폭발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군이 제시한 결정적 증거는 과연 증거능력을 가진 것인지, 어뢰를 발사했다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정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물기둥, 열상수신동영상(TOD), 어뢰부품과 천안함 본체에서 폭발재(산화알루미늄)가 발견되었다는 조사결과 등 사건진상과 긴밀히 연관된 쟁점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증함으로써 천안함 침몰 원인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규명해야 함. 
  • 군 주도 조사단의 철저한 정보통제와 부실한 조사결과를 보완하기 위해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여 초정파적인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정조사를 통해 천안함 사건 진상에 대해 조사해야 함. 나아가 정부 조사결과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국가 및 북한의 참여까지 허용하는 국제적인 검증작업도 이루어져야 함.


2) 정책과제

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와 국회차원의 재검증 실시

  • 모의폭발실험을 포함하여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정부와 국회 차원의 재검증을 해야 함.


② 천안함 진실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 보장

  • 일부 보수단체 뿐만 아니라 군과 국정원, 보훈처, 교육부 등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정부기관이 앞장서서 정부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을 싸잡아 ‘종북’ 또는 ‘비국민’으로 매도해왔음. 또한 정권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의문을 제기한 이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입국을 불허하거나 연구 활동을 가로막는 등 각종 불이익을 주기도 했음. ‘폭침을 믿지 않으면 빨갱이’라는 식의 색깔공세를 중단하고, 천안함 진실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해야 함. 또한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각종 억압과 불이익 조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야 함. 

 

 

(*)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야 할 90개 개혁과제 제안 전체 보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참여연대를 비롯한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군 사이버사령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사건으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이뤄져야

 

지난 정부에서 군 사이버사령부가 했던 일들이 연일 충격을 주고 있다. 9/26(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이 시민단체 참여연대와 이태호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비롯해 다수의 민간인을 비방하고 왜곡하는 컨텐츠를 직접 만들어 유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정책에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는 시민사회를 군이 직접 제압하고자 했다니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심리전은 명백한 군사 행위로, 자국의 민간인을 상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자, 헌법상 국군의 임무와 정치적 중립성 준수에도 위배되는 일이다. 도대체 군이 그동안 시민을 상대로 어떤 일을 벌여왔는지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참여연대에 대한 공격은 마치 참여연대가 북측과 함께 정부를 비난하는 데 앞장서는 것처럼 묘사하거나, 참여연대 활동가가 ‘북한 권력 옹호 전문’이라는 조악한 이미지들을 제작해 유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참여연대는 정부의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 결과에 대해 합리적인 의문을 제시했고,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고조시키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대신 대화를 모색할 것을 제안해왔다. 권력과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시민단체의 본령이다.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군이 시민단체와 민간인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알려진 사실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이러한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윗선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정황도 밝혀지고 있다. 그 대상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군 사이버사령부 활동에 국정원뿐만 아니라 기무사도 공조했을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군의 공격 대상에 제주해군기지 건설 등 군사안보 정책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단체와 민간인이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참여연대는 군의 이 같은 불법 행위에 대해 검찰의 철저하고도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한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  민·형사상 소송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군 사이버사령부 등의 불법행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임을 밝혀둔다. 
 

성명 [원문보기 / 다운로드] 

 

 

▣ 군 사이버사령부에서 제작한 이미지

 

사이버사 이미지

▲ 출처 = 미디어오늘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사이버사 이미지

▲ 출처 = SBS 영상 캡쳐

 

목, 2017/09/28- 12:59
225
0
침몰한 세월호와 에스토니아호, 그리고 그 유가족들의 만남 편집부 에스토니아호의 침몰은1994년 유럽 최대의 해상재난 사건이다. 총 사망자 수는 852명. 희생자의 대부분은 스웨덴인들이었다. 정부는 사건을 은폐하고 조사를 지연했다. 22년이 흐른 지금 에스토니아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정부의 보고서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은 에스토니아호와 매우 닮았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상조사를 방해하는 정부와 이제 그만하라는 언론의 비난으로 자식을 ...
목, 2016/05/05- 12:15
217
0
한국의 시민사회는 옥시 제품의 불매를 결의한다. 옥시는 모든 판매를 중단하고, 진상규명...
화, 2016/05/10- 11:13
188
0

오늘의 출연자

  • 진행 : 안진걸 공동사무처장 (참여연대)
  • 이슈손님 : 조현호 기자(미디어오늘), 이태호 정책위원장(참여연대)

 

20160331-천안함-조현호.jpg

 

참팟 호외 / 천안함,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혹

 

3월 26일은 천안함 침몰사고 6주기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침몰 원인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정부 주장은 남북관계를 훼손하고 국내 여론을 분열시켜 대립을 조장한 원인이 되어왔습니다.

 구체적인 침몰 양상과 원인을 따지고 규명하기보다 정부 발표에 반하거나 의혹을 품게 되면 '종북'으로 몰아가는 상황에서 사건의 진실에 관한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억압받아 왔으며, ‘폭침’이라고 확인할만한 정보와 신뢰할만한 근거는 사실상 제기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와 일부 언론들은 이 입장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최근 서울대는 <천안함 ‘과학논쟁’의 성격과 구조>라는 박사학위 논문에 최우수논문상을 수여했습니다. 이 논문은 오철우 기자(한겨레 과학전문기자, 삶과행복팀)의 논문입니다. 오철우 기자는 이 논문에서 천안함 침몰원인을 밝혀 줄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1번 어뢰’증거조사에서 합동조사단이 과학적으로 논쟁이 많은 ‘까다로운 증거’들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처럼 주장했다가 새로운 논쟁을 부른 반면, 도리어 손쉽게 검증할 수 있는 증거들은 소홀히 다루어지거나 배제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5년 6개월 동안 진행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의 천안함 명예훼손 재판 항소심이 오는 4월부터 열립니다. 1심재판부는 공소사실 34건 가운데 32건 무죄, 2건 유죄 선고 했고 신대표는 항소했습니다. 신대표의 2건 유죄는 '구조를 고의로 지연한 것 아니냐는 의혹', '국방장관의 고의 증거인멸 의혹'만 유죄를 선고 받았을 뿐 신대표가 정부발표와 다른 사고원인을 주장한 부분은 사실상 무죄를 선고 받은 것입니다.

 

참팟에서는 천안함 사건 관련 내용을 계속 취재해온 조현호 기자와 이태호 정책위원장을 초대해, 천안함 침몰사고의 남은 의혹에 대해 짚어보고 이 모든 의혹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했습니다.

 

 

* 플레이어가 보이지 않는 경우 : http://www.podbbang.com/ch/8005?e=21936903

* 아이튠즈로 듣기 : https://goo.gl/jzuQcJ

 

 

같이보기

 

 

수, 2016/03/30- 20:36
176
0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는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여준민ㅣ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시간이 흘러도 잊힐 수 없었건 형제복지원 사건

 

2012년 7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부산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아느냐! 인권단체라면 이 사건을 파헤치고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라 따져 묻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차분한 듯 하면서도 신경질적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알아봐라, 그곳은 지옥보다 더 한 곳이었고, ‘도가니’(광주 인화원 사건을 이르는 말)보다 더 심한 곳이었다”고 다그쳤다. 그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피해생존자 한종선 씨다.

 

전화를 끊고 “뭐지?” 싶어 인터넷을 통해 자료부터 살펴보았다. 많은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박인근이라는 당시 시설장에 대한 비판 글 몇 편이 전부였다. ‘비리와 횡령으로 2년 6개월의 형도 다 받았는데 뭐가 문제지?’ 싶었다. 사법연수원에서 실습 나온 친구에게 대법원 판결문을 구해 분석을 부탁했고, 주변 변호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이 사건은 더 이상 다룰 수 없는, 이미 끝난 사건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앞에서 노숙을 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이미 끝난 사건을 뭘 어쩌자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국회 앞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데, 그가 곧 책 한권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초고가 나오면 보여줄 수 있겠냐는 말에 그는 며칠 후,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건네주었다. 84년부터 87년 사건이 드러날 때까지 형제복지원에서 그가 경험한 인권침해와 그곳에서 정신질환을 얻게 되어 사건 후 헤어져 행방을 모르고 살다 26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아버지와 누나를 찾은 사연이 가슴을 찌르는 분노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이 글 한편이라면 형제복지원 사건 같은 끔찍한 수용소에서의 강제노역, 폭행, 성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가능했던 원인과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은 어려웠을 것이다. 단지 부도덕한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서술이란 충격과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왜 그러한 일이 가능했는지를 따져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은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기록도 있었다. 한예종의 전규찬 교수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 정책이 이 모든 것의 배후였다는 점을 지목한 것이다. 가해자인 박인근 원장의 대법원 판결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건으로 읽혀졌지만, 한종선의 분노와 의문, 전규찬의 내무부훈령 410호란 국가정책 발견과 재해석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28년 만에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그리고 박래군 인권활동가는 수용소, 시설 비리의 역사를 정리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배제와 감금의 시대를 재조명했다.

 

그 후, 2012년 12월 몇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 진선미의원실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법학자들, 그리고 민변의 과거사위, 49재단, 발바닥행동 등은 수차례의 토론을 거쳐 이 사건을 안보와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국가폭력의 문제로 규정하고 자료를 모았다. 국가기록원에서 형제복지원 자료 일체를 찾아 제본한 자료만 해도 수 십 권에 이르고 과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원들의 참여로 자료를 분석해 나갔다.

 

이와 동시에 필요했던 것은 한종선 씨와 같은 피해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었다. 국가가 만든 ‘부랑인’이라는 상상적 개념의 올가미에 갇혀 2-30년 동안 자기 탓만 하며 숨죽여 살아온 생존자들의 일종의 커밍아웃이 절실히 필요했다.

 

대책위는 2013년 3월부터 8개월의 준비모임 동안 국가책임이라는 부분을 다양한 각도에서 밝혀내는 작업을 했고, 간간이 언론에 노출시켜 생존자들의 자발적 연락을 기다렸다. 약 10개월 정도가 지나자 2-3명의 피해생존자가 나타났고, 이 분들의 증언을 기록해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를 가지며 자료와 증언, 두 가지의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모인 사람들

 

드디어 2013년 10월 22일, 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책임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통해 공론화 했고, 21개의 단체로 구성된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도 공식 출범을 했다.

 

대책위에는 과거사운동을 하는 단체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홈리스행동처럼 복지운동을 하는 단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조직들이 참여했다. 그 만큼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에 벌어진 과거사이지만, 피해생존자의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현재의 복지정책까지 영향을 주는 현재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회, 공청회 등으로 사건의 본질을 알려내고 피해생존자들이 직접 고통받아온 세월의 설움을 토해내도 우리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4년 2월 안전행정부 2차관이 관심이 있는 듯 부산시, 국가기록원, 안행부 과거사위, 복지부 등 관계기관을 소집해 대책위와 회의 자리 한 번 마련한 것 말고는 모르쇠로 외면했다. 당시 정부는 “단일 사건에 대한 특별법이 꼭 필요한가? 자료가 너무 없다, 개인 문제 아니었는가?”라고 이야기하며 단 한곳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실체적 진실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

 

이에 대책위는 특별법 제정 청원운동을 벌였고, 2014년 3월 23일 진선미의원 등 55명의 국회의원은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 측의 주장대로 국회 역시 이를 개별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해석해 해당 상임위를 보건복지위로 배정했다. 상임위의 배정이 중요한 이유는 ‘진실규명’이냐 ‘피해생존자 구제’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호와 자립, 복지’라는 허울로 신체적 자유를 구속한 어두운 대한민국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밝혀내는 일이다. 대책위는 과거 『한센인 특별법』을 거울삼아야 했다. 한센인에 대한 감금과 배제의 역사 또한 국가폭력의 일환이었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한 위원회는 피해자 신청-심사-생활지원 결정을 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해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방향으로까지 가지 못하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국회를 향하다

 

따라서 대책위는 이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로 회부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명과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보완을 했다. ‘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정책에 방점을 찍고 형제복지원 사건만이 아닌 동시대 비슷한 수용소 인권침해 문제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표 발의한 진선미의원의 동의를 구해 법안을 철회하고, 2014년 7월 15일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란 긴 이름의 법안을 재발의 했다. 이 법안은 ‘내무부훈령’이라는 지금의 행정안전부의 지침이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바라던 ‘안전행정위원회’로 회부되었다.

 

법안이 발의되면 의원들이 알아서 논의하고 통과시킬 줄 알았다. 순진한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과 한겨레신문 토요판의 연속 시리즈 기사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생존자들의 고통을 연일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해서 사회여론화는 충분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음은 국회 몫 아닌가. 하지만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 책상 위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법안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2014년 7월에 발의된 이후 논의 움직임이 없자, 피해생존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도 열고,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이 미온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안행위 의원들의 방을 수시로 방문하며 호소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호소와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스러웠지만 도리가 없었다. 할 일을 하라는 당연한 요구가 사정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는 상황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2014년 12월 진상규명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알리는 자료조사 발표회를 열고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지만, 행자부는 “과거사와 관련한 일체의 것을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이 현 정부 입장이다”라는 애초의 입장만을 고수할 뿐이었다. 청와대의 방침이란 얘기다.

 

1차 법안소위에서는 ▲단일 시설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꼭 특별법을 통해서 해야 하는가 ▲국가책임이란 것의 근거가 무엇인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하는 진상규명이라는 것 없다 ▲배상 책임은 국가책임이란 결론이 났을 때 가능한 것이다 ▲국가 보상에는 예산이 필요하다 ▲왜 과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않았나 ▲동행명령, 자료제출 요구 등의 수사권은 사법기관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등의 논의가 있었다.

 

이에 대책위와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일단 진상조사에 대한 착수가 중요하니 배, 보상과 강력한 조사권한 등은 모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야당에 표명했다. 새누리당에서 딴죽 걸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국가책임’에 대한 부분은 양보할 수 없었다. 다시 개인의 도덕적 문제와 비리 문제로 흘러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법안 핵심 내용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더 이상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았다.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안행위 법안소위 논의가 정리되어야 하고, 새로 제정되는 입법이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공청회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법안 소위에서 합의된 내용으로 다듬어 안행위 본회의에 상정, 다시 통과를 기다려야 한다. 그 후에는 법안심사위원회, 그리고 본회의 통과...아직도 긴 여정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키는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가 쥐고 있었다. 야당은 이미 법 제정으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논의할 법안의 순서를 정하는 여, 야 간사의 합의가 필요하다. 진선미의원은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법안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자 지난 2월 진영 위원장은 “4월에는 꼭 공청회를 하자”고 발언했다. 하지만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으로 국회는 또다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어물쩡 시간을 넘겨 버렸다.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은 4월 27일 ‘법 제정을 요구하는 삭발식’을 가졌고 생존자들은 눈물로 또다시 분통을 터트리며 호소했다. 언제까지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와 악다구니 쓰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걸까. 그 날 기자회견 후 안행위 의원실과 여,야 간사들의 방을 방문한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당일 상임위에서 진영위원장은 “이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여, 야 간사들에게 공청회 일정 등을 잡으라 했다. 빨리 논의하도록 하자”고 발언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 야 간사 방에서 확답을 기다리던 생존자분들은 그제야 안심을 하고 발길을 돌릴 수 있었지만, 매번 뒤통수 맞은 경험 때문에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공청회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노숙 연좌농성을 하겠다”고 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지 200일이 지났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서 였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4월 말, 생존자들은 그렇게 ‘거리의 잠’을 선택했다.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은 거부하기 어려운 그 무엇인가 보다. 국회는 7월 3일 안행위 공청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정부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애매한 말로 면담을 회피해왔는데 역시나 정부 측 추천 토론자였던 이근동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행자부 자문변호사)는 “진상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특정한 사건을 위한 특별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현행법제도 안에서 민사소송으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할 수도 있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민사소송은 소를 제기한 측에 입증 책임이 있는데, 28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 현재 피해생존자들이 과연 방대한 국가 자료들을 찾아내 입증할 수 있겠느냐”며 맞대응했다. 또한 인권위에 진정했으나 각하된 상황도 언급하자 이근동 변호사는 말을 얼버무리며 “그러나 꼭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두서없는 결론을 내버렸다.

 

공청회 며칠 전 대책위가 많은 자료를 사전에 제공했었고, 그걸 검토했기 때문에 일면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영락없는 행자부 자문변호사였다. 공청회 바로 전, 행자부 국장이 “법 제정 반대!”를 강하게 주문했다는 후문인데, 그는 정부측 입장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1910년대 일제강점 시기부터 6․25, 민주화 등을 거쳐 오는 동안 과거로부터 억울한 일들을 많이 입어왔다 ▲정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 대일항쟁기 특별법,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 등을 제정하여 명예회복과 보상을 실시해 왔다 ▲수많은 개별 사건별로 일일이 개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재 있는 법령 및 복지정책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건들 중 형제복지원에 한하여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므로 대국민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공청회를 방청하던 피해생존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행자부 측 증인으로 나온 보건사회연구원 이태진 박사는 “전두환 정권의 사회정화사업이자 형제복지원의 무작위 체포, 감금 등 근거가 된 내무부훈령이 '부랑아', '노숙인'의 보호차원의 지원정책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피해생존자들의 공분을 샀다. 단지 국가의 복지정책 일환으로 부랑인을 단속했던 상황일 뿐이며 불가피한 복지정책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 정책의 문제와 한계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현재도 부랑인 용어와 개념을 노숙인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었다.(관련법에서 모두 노숙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들 고개를 기우뚱했다.

 

급기야 듣고 있던 강창일 야당 의원은 “이 법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태진박사에게는 질문할 꺼리조차 없다”고 비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하튼 1시간 이상 진행된 공청회에서 조원진 위원장 대리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합의가 된 것 같다. 법안 심사에 참고하라”고 했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발언이었지만 생존자들은 생각만큼 기뻐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의 말이 여러 번 신뢰를 잃어서 일까?

 

자, 그 후 다시 2개월이 지났다. 9월 국정감사가 있을 것이고, 끝나면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를 할 것이다. 생존자들은 “이러다 그냥 또 지나가는 거 아니에요?”라는 전화를 수시로 걸어오며 불안해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뭘 어째야 하는 건가요?”라면서 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품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2016년 4월이 총선이다. 19대 국회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미 일부 의원들은 법안 논의보다 선거에 열중하고 있다.

 

“누나 집을 찾아달라고 찾아간 파출소에서 왜 나를 형제복지원에 보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어요. 국가가 이제라도 나에게 그 대답을 해줘야 하지 않나요?”

 

어느 생존자의 물음에 대해 19대 국회는 화답해야 한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목, 2015/09/10- 16:37
17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