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서울시당 장애인평등교육 안내
희망제작소와 서울도서관, 연세대학교는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사회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지와 의미 있는 사례를 짚는 온라인 컨퍼런스 를 지난해 11월 25일 개최했습니다.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토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열린컨퍼런스①] 데이터는 생태친화적이다?
[열린컨퍼런스②] 스마트시티를 시민참여로
[열린컨퍼런스③] 디지털뉴딜, 시민사회의 역할은?
[열린컨퍼런스④] 마스크앱 개발, ‘시빅해커’의 활약
[열린컨퍼런스⑤] 디지털혁신의 조건, ‘공동창작’
희망제작소 유튜브
https://youtu.be/rCvkGH8vEDk Q. <내일상상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이시원: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에서 지원하는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입니다. 희망제작소는 협력기관으로서 전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각 지역에서는 지역 파트너가 직접 청소년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역 파트너는 남원의 춘향골교육공동체(시내권역),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지리산권역), 진주의 진주교육공동체 결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1년 단위로 운영되지만, 같은 지역에서 3년간 연속해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2016~2018년까지는 전주·순창·장수·진안 지역의 청소년을 만났고, 2019년부터 전북 남원과 경남 진주 지역과 새로운 3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변화를 단기간에 측정하지 않으려는 비전과 맞물리고, 지역사회에 <내일상상프로젝트>가 가진 사회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3년간 사업을 연이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청소년 진로탐색은?
Q. 지금 시대에 <내일상상프로젝트>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시원: 과거에는 ‘평생 직업’, ‘평생 직장’이 중요했잖아요.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2030세대 사이에 ‘N잡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주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하나의 직업 외에 사이드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처럼요.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진로 탐색은 직업에 관한 확실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보다 ‘직업 탄력성’을 활용할 수 있는 근육을 만드는 일이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Q.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죠.
이시원: 수도권에서 진로 탐색은 굉장히 활발하고, 학교 바깥에서도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에 반해 비수도권지역에서는 진로 탐색의 기회나 지역자원 자체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청소년만의 문제라기보다 지역사회의 인프라 문제이기에 수도권보다 지역의 청소년 진로 탐색을 중심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Q. 직접 청소년을 만나보니까 어땠나요.
이시원: 청소년을 만나보니까 진로라는 상 자체가 ‘직업’으로 한정적이었어요. 사실 진로는 자기주도성 혹은 자발성과 밀접한데 직업 체험 이벤트에서 비롯되진 않잖아요. 지역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누리는 기회가 부족해요. 예를 들어 남원의 지리산 권역 내 중학교가 4군데 밖에 없거든요. 청소년이 만나는 사람이 거의 겹치고, 심지어 누구를 만나거나 놀거나, 머무는 곳도 마땅치 않아요.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 사는 청소년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더욱 뚜렷하죠.
Q. 지역의 자원 격차를 좀 더 설명해주세요.
이시원: 서울에 있는 하자센터의 경우 마을 공동체에 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잖아요. 청소년이 학업 외 시간에 연결될 수 있는 기관, 자원, 활동가들이 많이 있는 곳이죠. 진주와 남원에도 지역자원이 있지만, 청소년 진로에 관한 기회는 파편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지역에서 태어났지만 대부분 성년이 되면 도시로 떠나려고 하잖아요. 결국 진로탐색은 직업만이 아닌 자기이해, 주변, 지역과의 관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지역마다 자원 생태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중요해요.
내가 사는 지역에서 발견, 경험, 실행하기
Q. 지금까지 지역, 청소년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나눴는데요. 그렇다면 지역 청소년과 함께 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이시원: <내일상상프로젝트>는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집니다. 먼저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누군가를 직접 만나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책’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을 관찰하며 관점을 넓히는 ‘상상학교’, 자신의 관심사를 풍부하게 탐색하며 고민을 구체화하는 ‘내일생각워크숍’, 그리고 구체화된 주제를 직접 프로젝트로 기획·실행하는 ‘내일찾기프로젝트’로 구성됩니다. 꼭 순서대로 진행하진 않고요. 지역 특성을 반영하거나 참여한 청소년의 욕구에 맞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청소년 스스로 프로젝트를 직접 실행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고, 관점을 넓히는 일, 그 과정에서 지역자원에 접근해보는 것입니다.
Q. <내일상상프로젝트>를 통해 얻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이시원: 친구들 스스로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해 실행한 경험이 앞으로 삶에서 ‘작은 힌트’가 되면 좋겠어요. 작년에 한 팀이 지역특산물로 사과잼을 만들어 시장에 나가서 팔고, 수익금으로 마을벽화를 그렸어요. ‘이 경험이 직접적으로 내 미래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 들 순 있죠. 하지만 진로 탐색은 직업 탐구에 국한되지 않고 다종다양한 삶의 경험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 같아요. 늘 화려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행복과 성취가 삶 속에 존재한다는 걸 알아보는 일인 거죠.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작은 힌트’를 얻는 씨앗이 되길 바라요.
Q. 올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변수가 많았잖아요.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컸죠.
이시원: 아무래도 워크숍이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땐 직접 대면해 형성된 관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작년에 진주, 남원에서 1차년도 사업을 시작할 때 청소년끼리 많이 만나는 장을 만드는 데 공을 들였는데, 올해 2차년도 사업에선 지역 감염 사례가 늘어나면서 만남 자체를 줄여서 관계 형성이 어렵더라고요. 실제 청소년이 몸으로 부대껴야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힘이 생기거든요. 향후 몸은 떨어져 있지만, 따로 있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 모델이 무엇일까 고민이 많아요. 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대체하면서도, 온라인 프로그램을 어떻게 기획해야 할 지에 관한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청소년의 변화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Q. 이미 청소년 진로탐색 프로그램이 많은데 희망제작소만의 방향은 무엇인가요.
이시원: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진행하는 진로 탐색 사업은 청소년의 변화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청소년의 진로의식 성장과 역량 중심으로요. 희망제작소가 운영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장기간 사업을 통한 청소년의 변화뿐 아니라 진로 탐색의 경로를 제공하는 지역사회의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프로젝트나 사업은 끝이 있기 마련이기에 희망제작소가 매듭지더라도, 지역 내에서 진로 탐색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지역 주민과 함께 연결성을 가져가는 쪽으로 지원하는 거죠.
Q.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목한 만큼 각 지역 파트너의 역할도 컸습니다.
이시원: 지역 파트너들은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는 작은 규모이지만, 생태, 환경, 공동체 등의 가치를 공유하며 마을 단위로 움직이고 있고, 진주교육공동체 결은 주민, 교사, 학부모 등 다양한 주체가 모인 네트워킹 단체로서 함께 하면서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이시원: 앞서 말한 것처럼 지역에서 희망제작소와 협업하는 일이 마냥 쉽지 않을 텐데, 지역 파트너 분들이 지역 특성을 응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단계별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내일상상 프로젝트>와 연관된 모든 주체가 아직 ‘완전한’ 변화를 보진 않았지만, 지역 청소년의 진로 탐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리라 봅니다. 내년 3차년도 사업 이후엔 지역자원을 통한 네트워킹이 더욱 활발해지면 좋을 것 같고요. 지역에서는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청소년의 변화를 신뢰하고, 응원해주시길 바랍니다.
– 인터뷰: 안영삼 미디어센터 센터장·[email protected]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이하 궁금한 김에 연구)의 지원을 받은 세 팀의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1월 가을의 끝자락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에서 만났던 팀들을 한 달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즐거운 여정을 떠난 시민연구자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요. 시민연구자 세 팀을 시리즈 인터뷰로 전합니다.
세번째로 소개할 팀은 <분홍과 노랑의 질주>팀(박재승, 장소정, 이하 분노팀)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깊게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때 단어를 소중히 고르는 팀이죠. ‘궁금한 김에 연구’에서는 페미시국 광장을 추적하며 우리는 언제 모이고 어디서 흩어지는 지를 연구하고 있어요. 분노팀에겐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인터뷰하면서 작게나마 연구에 참여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Q. 요즘 어떠세요. 관심있는 이슈가 있나요.
재승: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났고 여전히 대중 안에서 이어지고 있어요. 기존의 운동과 비슷한 것도 많은데 다른 지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동원되고 모이는 이유, 전개되는 방식이 다르기도 하구요. 경험에서 발견한 지점을 제가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운동론 이론과 어떻게 접목시켜야 할지 고민하며 보내고 있어요.
Q. <궁금한 김에 연구>를 실제로 해보니 어때요.
재승: 대학원 들어가서 한 첫 연구가 ‘궁금한 김에 연구’네요. 신청했을 때보다 진행하는 지금이 더 좋아요. 신청했을 땐 한번 해보자는 마음만 들었는데 지금은 유의미한 연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볍지 않은 마음이지만 그래서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요.
Q.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재승: 어떤 시위는 가는데 어떤 시위는 가지 않는 것. 그 동기를 발견하고 나에게 닿는 시위가 무엇인지 그려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이 지점을 소정 님과 함께 연구하고 회의하는 게 좋아요. 저는 회의를 길게 하고, 아이디어를 심층시켜 나가는 걸 좋아하는데, 다른 분들은 힘들어 해요.(웃음) 그런데 소정님은 이런 회의 방식을 좋아해요.
Q. 얼마나 회의를 진행하는데요.
재승: 저희가 7시에 만나 한 시간만 회의하자고 했는데 10시 반에 헤어지기도 하고…서로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점을 포착하고 구체화하고, 면밀하게 가져가다보니 궁금한 게 무엇인지, 진짜 물어야 하는 질문은 무엇인지 나오더라구요.
“함께 연구하는 사람과 과정을 맞춰나가고 숙성된 질문을 만든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광장에 모이고 흩어지는 배경에 관해 연구가 진행 중인데 조금이라도 알게 된 점이 있다면요.
재승: 원인 분석은 아직 진행중인데요. 페미니즘의 경우 일상 의제와 면밀하게 닿아있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의 정체성, 일상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참여자가 모이는 것을 보며, 페미니즘이 저변에 깔려 있는 일상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조금 더 연구를 진행해야 보아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요.
Q. 인터뷰 질문을 짤 때도 세밀하게 설계해야겠네요.
재승: 사실 페미시국광장의 주최 단체 중에 지인이 있고, 저 스스로도 시위에 참여했기에 연구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관계망이 없다면 이 연구는 힘들었을 거에요. 우리 세대를 ‘영영 페미니스트’라고 하는데 함께 맺은 커뮤니티에서 암묵적인 믿음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더 촘촘한 설계와 관계에 대한 조심스런 마음이 더 필요한 것 같아요.
Q. 연구가 끝날 때 쯤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재승: 페미니즘 운동이 기존 운동과 어떤 점, 어떤 형태로 다른지 연구한 논문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 점을 알게 되는 것을 떠나서 그 점을 시도해본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얻을 것 같아요. 궁금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으려 했다는 점에 큰 한 발을 뗀 거죠.
“우리가 우리의 삶을 다른 사람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 사고할 수 있게 만드는게 연구이고,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게 아닐까요?”
Q. 시민들이 왜 연구를 해야할까요.
재승: 언어를 갖게 되기 때문이요. 언어는 여성일수록, 나이가 어릴수록, 돈이 없을수록 많이 갖지 못하는 자원인 듯 해요.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별로 없는 거죠. 언어를 만드는 작업이 학문연구라고 하지만, 학문에만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봐요.
Q. 연구란, 온갖문제연구란?
재승: 연구란 세계관의 확장. 나의 세계를 너의 세계를 또는 나와 너의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생기는 것, 온갖문제연구는 제약 없는 250만원. 정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연구비는 진짜 연구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2019 온갖문제연구-궁금한 김에 연구>는 궁금증이 탐구로, 탐구가 연구로 이어지는 모든 연구를 지원하는 희망제작소의 시민연구자 지원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에 선정된 시민연구자에게 연구비 지원(최대 250만원)을 비롯해 연구가 낯선 시민에게는 열린 워크숍 ‘온갖연구실험실’을 통해 연구 방법론을 배우고 나누는 자리를 열고 있습니다. 시민연구자는 자유주제로 연구한 뒤 연구의 시작과 끝을 담아낸 연구보고서를 펴낼 예정입니다.
– 인터뷰 진행 및 정리: 손혜진 정책기획실 연구원 [email protected]
– 사진: 정책기획실
2020년 4월 16일은 세월호 6주기입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4월을 ‘추모의 달’로 선언하고 진상 규명과 추모 활동을 진행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역사회에서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희망제작소가 진행한 연구사업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성과평가 연구> 내 일부를 발췌해 재가공한 인터뷰를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고 신호성 군의 엄마 정부자 씨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과 4·16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별이 된 아이들을 안산에 품는 4.16생명안전공원 조성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통해 한국사회에 생명, 안전의 가치를 정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를 먼저 보낸 엄마의 가슴 아픈 마음을 치유하고 위로한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상처받은 마음을 유가족들과 함께 달래는 것이 큰 힘이 되었고, 그렇게 다른 엄마들과 함께 4·16공방 활동을 시작했어요. 저에게는 ‘아이를 떠나보낸 엄마’라는 수식어가 드리워졌고, 많은 이들이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워했죠. 그때는 사람들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 땅만 보고 걸어 다녔어요. 처음 우리 아이들의 추억이 서려 있는 안산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내 자식의 고향인 안산에서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남겨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부터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Q. 2014년 참사 이후에는 거리에서 투쟁을 벌였죠.
당시 광화문을 중심으로 안산 밖 외부 투쟁을 다닐 땐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를 지켜주는 나라가 있는가’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그렇게 장시간 지역을 돌아보기보다는 국가를 상대로 싸움만 계속했어요. 그러던 가운데 이웃 주민을 한번 만나게 됐고, 늘 곁에 있던 그분들이 어느 순간 ‘호성 엄마는 우리와 격이 안 맞고 권력 있는 높은 분들만 만난다’, 통장 모임에 갔더니 ‘보상금 받고 집을 고치고 있더라’라는 소문이 무성하더라고요. 그땐 울면서 분노를 표했죠. 정말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삐딱한 마음으로만 모든 걸 받아들였던 거 같아요. 아마 세월호 피로감을 강조하는 언론매체와 정치적인 발언들 때문에 잘못된 정보들이 만들어진 것인데, 주민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오해했던 거 같아요.
Q. 안산에서의 첫 활동 어땠나요.
지역사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를 계기로 15명 정도 안산지역 내 팀을 꾸렸어요. 참사와 관련해 분노에 차서만 이야기해선 안 되겠다 싶어 희망마을사업추진단 단장님, 안산시 담당 부서 팀장님을 만나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게 교육이 잘 되질 않더라고요. 이웃을 만나면 눈물부터 나고 그래서요.
Q. 어떤 활동을 했나요.
지역사회로 가봐야겠다 싶어 고잔동에서 ‘엄마와 함께 하는 공방’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엄마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수를 놓거나 가방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열었어요. 아이들의 아픔을 알리고 싶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또 아이들에게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까 조금씩 성취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인가 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안산 주민들과 접점을 넓히는 시도를 했습니다.
2016년 외국 사례를 통해 아이들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곳에 두고 추모할 게 아니라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원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구시 지하철 참사 관련해 도심지 내 추모공원 설립을 두고 반대여론이 높았던 것처럼 지역주민의 동의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초기엔 피케팅하고, 서명 캠페인을 벌이며 안산을 돌아다녔다면, 점차 마을 주민과 각을 세우는 방식보다 서로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 소통했어요. 주민들이 처음엔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다가 나중에 ‘괜찮아요?’라고 물으시거든요. 천천히 가더라도 잘 가보자라는 마음이죠.
Q. 안산 화랑유원지 내 세월호 추모공원(4·16 생명안전공원)을 둘러싸고 갈등이 많았죠.
추모위원회에서 회의할 때마다 지쳤어요. 저도 모르게 말을 쏟아내기도 했는데, 서로가 상처가 되는 말들이 오고 갔죠.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 가요. 제가 아이를 먼저 보내지 않았다면 반대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그래서 반대하는 분들의 마음을 마꿀 정도로 용기는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추모공원이 잘 건립되어 안산에 선물 같은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에 서로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만큼 이 공간이 안산 시민을 지켜주는 공간이 돼야죠.
Q. 세월호 가족과 이웃이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죠.
세월호 추모공원이 건립 예정인 안산 화랑유원지가 활성화되지 않았어요. 일부 주민들이 아이들 사진이 있으니 무섭다고 하시기도 하고. 그래서 주민 누구나 참여하고, 수익금을 어르신을 지원하는 축제 ‘엄마랑 함께하장’을 열었어요. 안산 주민들도 ‘세월호’로 많이 아팠으니까 굳이 ‘세월호’를 꺼내지 않았어요. 주민들이 모여 자수를 놓고, 파우치, 냄비 받침을 만들었어요. 만들기를 통해서 소통하다 보면 주민 중 일부는 추모공원에 관심을 표하는 분이 생기고요.
Q.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게 있었나요.
사회에 관심 없었던 평범한 엄마가 사회에 눈을 뜬 것 같아요. ‘세상 바깥에는 아픈 사람이 있구나, ’상처가 병이 되어 세상과 닫힌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 있구나‘ 등 보는 시야가 달라졌어요. 제 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시민들을 만날수록 새로운 걸 봐요. 같이 연대하는 분, 주민들이 먼저 간 우리 아이들 생일 상차림을 할 때 과일이나 조기를 사 오는데 그게 너무 좋아요.
Q. 유가족 입장에서 행정이나 시민사회에 아쉬운 점이 있나요.
세월호 관련해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나 행사가 많이 열리지만, ‘행사성’으로 열리는 경우도 잦아 메시지가 자라 전달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부분이 개선되면 좋겠고요. 지역사회에 필요한 곳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누군가 소외되지 않고, 골고루 프로그램의 취지와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특히 안산시에서도 안산 시민을 두루 살펴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2단계(2020-2022)를 앞두고 있습니다. 바라는 점이 있나요.
공동체 회복이 무엇인지를 공부할 때 다른 국가가 아닌 안산에 가보면 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해요. 고잔동에는 단원고가 있고, 본오동에는 시를 쓰는 아이가, 반월동에는 엄마들이 아이를 봐주는 그런 곳이거든요. 내가 희생자 엄마가 되고 싶어 된 게 아니니까 안산이 아픈 도시가 되지 않고, 우리가 똘똘 뭉쳐서 안전한 공동체, 안전한 도시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되길 바랍니다.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 공동체 회복을 위한
안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연구했습니다.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대두된 유가족과 주민 간 갈등, 지역 내 유대감 상실 등 공동체 붕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안산시가 피해자와 시민의 심리적 안정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하도록 한 사업이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1조(‘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개발·시행’)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2017년부터 3년간 총 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내 최초 공동체 치유·회복 프로그램이다.
추진 주체는 전담기관인 안산시 자치행정과 산하 ‘희망마을사업추진단’이며, 비영리단체, 공익단체, 사회복지기관, 소셜벤처, 주민자치회 등 다양한 지역 단체들이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참여자로서 함께했다. 핵심 방향은 ‘이해와 포용성 강화’, ‘대외적 가치 확산’, ‘미래세대 성장 지원’, ‘사회적 갈등 치유’, ‘지속 자립기반 마련’ 등 다섯 가지로, 매년 30여개의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첫해인 2017년은 ‘공동체 회복 기반 마련기’, 2018년은 ‘프로그램 확산 및 주민 소통 확대기’, 2019년을 ‘주체역량 강화 및 성과 분석기’로 각각 정리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세월호 가족의 심리적 회복과 자립을 도운 ‘4.16희망목공소’, ‘세월호 엄마 공방’, 유가족과 주민 간 접점을 확대한 ‘마을공동체 기억찾기 구술사업’, ‘이웃과 함께 밥한 끼 합시다’ 프로그램이 있다. 또 지역 내 생명·안전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한 ‘생활밀착형 안전교육 활성화 프로그램’, 지역 청소년과 청년을 응원하는 ‘꿈 드림 릴레이 프로젝트’, 주민들의 참여역량을 강화한 ‘주민참여 마을재생 아카데미’ 등도 진행했다.
희망제작소는 2019년 안산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방향 수립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과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운영 성과 평가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안산시는 지난 3년의 실행 경험을 기반으로 2020년부터 3년간 2단계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재난극복 공동체 회복모델 정립’, ‘대외적 확산 및 공론화’를 핵심목표로 삼았다.
김현수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