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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고] 도심 하천의 기적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도심 하천의 기적과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처장([email protected])
# 해거름에 산책 나온 시민들이 하나둘 전주천 여울형 보 주변을 살핀다. “세 마리랑게요. 그제는 7시10분, 어제는 7시40분, 바로 사람 옆에서 배를 뒤집기도 하고 물위로 솟구치면서 장난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오늘도 보고 싶어서 또 나왔어요.”
세상 구경 나온 철없는 새끼 두 마리와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어미일 것이다. 시민 제보 영상을 보니 물갈퀴로 물을 헤치고 꼬리로 방향을 잡는 것도 배웠는지 자맥질이 제법이다. 어미에게 배에 실려 물에 들어 온지 한 달은 넘어 보인다. 젖은 털 고르기도 물고기 잡는 것도 배웠을 것이다. 노는 모습이 중력을 거스르는 무용수의 몸짓처럼 자유로워 보인다. 참 행복한 좋은 시절이리라.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전주천 수달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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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가족의 보금자리인 전주천. 아래로는 여울 형 보가 있고, 위로는 하중도와 깊은 소가 있어 물고기 등 먹잇감이 풍부하다. 새끼를 낳고 기르기에 딱 좋은 곳이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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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하천의 기적 수달과 원앙이 사는 전주천. 수달이 노는 곳에 원앙이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 서신보 위로는 물 깊이가 발목 정도로 얕은 곳에서 가슴이 넘는 곳까지 있다. 팔뚝만한 잉어가 꼬리를 치며 흙탕물을 일으키거나 작은 치어들이 무리를 지어 잽싸게 이동하거나 수면위로 뛰어오르는 피라미들, 정중동의 자세로 물고기를 노리는 왜가리로 볼 때 물고기가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은 16년 전 자연하천조성사업 이전만해도 대표적인 오염하천 구간이었다. 발을 담그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서식하는 물고기는 단 3종에 불과했다. 이런 오염하천이 여울과 소를 만들고 수변에 갯버들을 식재하고 오수를 분리하면서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1~2급수에만 사는 쉬리가 돌아왔다.
전주천 전 구간은 30여종이 도심 구간에는 20여종의 물고기가 살고 있다. 지난 달 전북환경연합 유스 그린 청소년들이 지난 달 채집한 종류만 12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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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 수달학교에 참가중인 학생들. 전북환경연합 청소년 동아리 유스그린 회원들이 전문가의 지도 아래 매월 1차례 하천생태조사와 수달 조사를 한다.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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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천 모래톱에 찍힌 발자국. 개과인 너구리 발자국일까요? 찍힌 발자국이 대칭이 아닌 걸 봐서 수달 발자국이에요. 물길로 이어진 것으로 볼 때 수달이 확실해요.ⓒ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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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스멜~~ " 수달 똥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비린내가 난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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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서 만난 도롱뇽의 사체.ⓒ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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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에서 만난 줄장지뱀과 도롱뇽. 줄장지뱀은 살았고 도롱뇽은 죽었다. 전주천 중류 도심 구간에서 도룡뇽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디서 왔을까?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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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전주천 천변을 조사한 전주천 구간의 수달 흔적들.ⓒ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보 위로 길게 하중도가 만들어져 있어 은신처로 활용하기에 좋다. 꽉 막힌 멍청이 보가 아니라 여울 기능을 하는 보여서 수질이나 하천 바닥상태도 좋다. 인근 재해 방지 공사가 걸리기는 하지만 아직까진 아기 수달을 기르고 교육시키기엔 딱 좋은 곳이다.
# 이곳은 내게 특별한 기억의 장소다. 2010년 전주천을 본적으로 하는 어린 수달 사체를 발견한 곳이기 때문이다. 죽은 수달을 안고 찍은 사진 한 장이 신문에 크게 실렸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다. 생후 6개월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 수달이 독립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폐사하고, 2011년 3월21일 삼천 우림교 언더패스에서 번식기에 접어든 수달(18개월 추정)이 로드킬 당하는 사고가 이어졌다.
객지를 떠돌다 다시 고향 땅을 밟은 어린 시절 벗을 대하는 맘으로, 보살펴 주자고 했건만 지켜주지 못했다. 미안했다. (지난 기사 보기 미안하다 수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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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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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caption]
# 삼천에서 죽은 수달 두 마리는 다 로드킬 사고였다. 날로 늘어가는 운동기구, 산책로의 과한 불빛, 수량 부족과 수질 악화, 하천 내 정비공사, 세월교 같은 돌다리 증가, 하상 도로(언더패스) 등이 수달의 서식을 방해한다. 이중 큰 위협요인은 단연코 하상도로다. 지난 2월7일 전주시 삼천 효자교 아래 하상도로(언더패스)에서 몸길이 120cm 가량의 수달이 차에 치어 죽었다. 2011년 3월에는 1.5km 상류에 위치한 우림교 하상도로에서 같은 사고로 수달이 죽었다. 모두 다 번식기를 앞둔 청년 수달이었다.
삼천은 우림교, 이동교, 효자교, 마전교 까지 2.5km 구간, 4개 지점에 2차로 하상도로가 있다. 보통 언더패스 도로는 1차로 일방통행, 그리고 구간을 최소화 한다. 그러나 삼천은 2차선이고 도로 폭도 일반 도로와 차이가 없다. 가드레일이 설치되고 하단부분도 막아 놓긴 했지만 높이도 낮고 군데군데 열려있는 곳이 확인되기도 했다. 속도를 늦추게 하는 과속카메라는커녕 경사가 있는 도로임에도 과속방지턱도 없다. 주의표지판은 달랑 하나, 특히나 차량 통행량이 적은 야간에는 고속도로나 다름없다. 로드킬 뿐만이 아니라 차량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 하상도로와 산책로로 사용되는 수변(둔치)은 야생동물에겐 은신처이거나 이동통로이다.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는 물억새와 수크령, 잡목이 우거진 곳이 유일한 쉼터일 수 있고 길목일 수 있다. 최근 모습을 드러낸 서신교 일대 수달도 하천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한다는 것이 시민들의 목격담이다.
그런데 우리는 수달 복원을 앞세워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시설을 늘리는 데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싶다. ‘도심하천의 기적’이니 ‘자연성을 회복한 전주천의 선물이다’ 는 식의 호들갑만 떨었지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일상적인 관리에는 소홀했다. 수달에게 좋은 환경은 사람들에게도 좋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사람 눈에도 눈부심과 피로감을 주는 산책로 바닥 등부터 끄자. 하상도로에 진입할 땐 차량 속도를 줄이자. 운동기구와 산책로는 가능한 제방 가까이 옮기고 억새나 갈대로 벽을 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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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caption]
인류의 문명 발상지는 대부분 강에서 시작하였으며, 문명이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의 공간인 바다로 향하게 되었다. 숲속에서 살던 인간은 개활지인 강에 모여 문명을 일으켰고, 나아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역에서 그 꽃을 피웠다. 배를 이용하여 강을 따라 바다의 산물을 내륙 마을까지 전달해줬던 과거와는 다르게 근현대에 들면서 강의 물류 기능은 육지의 도로가 대신하게 되었고,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며 찬란하고 다양하게 진화하였던 강변 문화는 점차 쇠퇴하여 사라지고 있다.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하여 강은 단순히 도시의 식수나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물탱크 정도로 간과하는 사고가 지배적인 상황이고, 더욱이 강의 자연성 기능을 변경하여 인간 편의대로 이용하고자 하는 이기적 사고가 결국 기형적인 하천을 탄생시켜 생태적 생명 순환을 역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연안 지역에서는 방조제로 막아왔던 하구역을 터서 물의 순환 기능을 되돌리는 역간척 사업이 진행 중이고, 과거 제방과 둑, 댐으로 막았던 강을 다시 자연형 하천으로 되돌리는 진정한 생명 회복이 세계적 추세이다.
우리는 자연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말은 하면서도 강을 막고, 보를 쌓고, 강변을 인공화하는 이율배반적인 4대강 사업을 해왔다. 섬에 다리를 놓으면 섬의 정체성이 변하듯 강변이 변하면 강의 정체성도 바뀌게 된다.
강의 형상과 생태계 특성의 변화는 결국 강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정체성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우리나라에 원형 가까운 강과 하천은 존재하는가. 강 문화, 강변 문화의 원형을 찾을 수 있는가.
발원지에서 시작한 강은 상류에서 하류, 그리고 바다에 이르기까지 길고 복잡한 지리 지형적 특성을 통해 생기는 다양한 생태적 기능으로 인하여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강을 이해한다는 것은 물의 흐름을 토막 내서 살펴볼 수 없는 역동적이며 포괄적 특성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역(流域)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강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물의 역할이 달라진다. 식수인지, 농업용수인지, 레저 공간인지, 아니면 뱃길인지. 우리는 부처별, 지자체별, 물을 다루는 전문가 별로 서로 다른 눈으로 강을 바라보고 있다.
숲에서 시작된 유역은 바다와 접하면서 해역(海域)과 만나는 것이 정상적인 물의 순환이다. 유역과 해역을 만나게 하는 완충지역이 하구역(河口域)이고, 그곳 또한 고유한 생활문화가 존재한다. 강을 통해 육지의 물질이 흘러나가기도 하고, 또한 바닷물이 유입되는 곳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던 하천 물관리를 환경부에서 일원화하여 담당하게 하는 다행스러운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정부가 바뀌면서 아직도 강의 기능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결을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강 정체성에 대한 퇴행적 사고가 다시 지배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가 된다.
물은 고이면 썩게 된다. 4대강 사업으로 잘못된 부분은 조속히 수정하여 막힘없이 흐르는 강이 되도록 바꿔야 하는 것이 생태전환 시대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안녕하세요. 저는 환경운동연합 에코생활협동조합의 대의원 워킹맘 이서윤입니다.
생협을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시민이시라면 어떤 마음으로 생협 매장에 찾아가는 지 아실 겁니다. 처음에는 저도 ‘유기농.무농약.공정무역’ 이런 딱지를 붙인 식품들을 굳이 사서 먹어야 하나, 너무 유난스럽게 내 몸의 건강을 위하는 것은 아닌가 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한명, 한명 또 한명 태어날 때마다 자연스레 생협을 찾는 횟수가 늘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의 건강은 온전히 나의 선택에 좌우되고, 제게 그 무엇보다 귀한 가치는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와 우리 가족, 이웃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뉴스를 접했습니다. 자국의 발전소에서 생긴 사고로 오염된 물을 전 세계 인류와 해양생물들이 공동으로 소유한 바다에 흘려 버리겠다는 발상은 대체 어느 정도로 양심에 털이 나면 가능한 건지 짐작조차 안 됩니다.
게다가 자국의 어업을 수렁에 빠지게 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고 우려하는데도 굳이 남의 나라 핵오염수 방류를 쌍수 들고 환영하며 응원해주는 한나라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무엇을 먹고 살기에 그렇게 남의 집 불구경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제주도산 고등어만 안 먹고, 태안반도 바지락만 안 먹고, 동해 오징어만 안 먹으면 본인들은 무병장수, 자식들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착각하고 있나요?
바다는 돌고 도는데도 미국, 유럽 국민들은 별 소리 없는데 왜 대한민국 사람들은 유난스럽게 불안해 하냐, ALPS 시설로 위험한 핵종은 다 걸러내고 안전한 성분만 바다에 방류되는 거라는데 왜 그렇게 반대를 하냐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오염수 방류 옹호자들의 논리를 수십, 수백 번 제 자신에게 물어봤습니다. 그 물음에 대한 결론이 ‘반대’로 내려지면 당당하게 ‘반대’를 하려구요.
그 수백 번의 물음에 대해 제가 내린 결론은 제가 오늘 이 자리(기자회견)에 선 것입니다. 그 모든 옹호론자들의 반문에도 불구하고 저는 차마 그 오염수 섞인 바다에 나의 아이들을 물장구 치러 들어가게 할 수는 없습니다. 원자력 전문가니, 핵물리학자니 이름도 거창한 분들이 언론에 나와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셔도 소용없습니다. 저는 도저히 핵 발전소 연료봉이 녹아내린 곳을 휩쓸고 지나간 물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물살이 동식물의 몸 속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다시 제2, 제3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지구 공동의 바다에 갖다 버릴 구실을 만들 순 없습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많은 핵발전의 리스크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양심을 가지고 그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는 두고두고 오늘을 후회할 것입니다. 물론 양심이 있는 자라면 말입니다.
저는 지금 당장 핵 오염수 방류계획을 철회하기를 일본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또한 일본의 꼭두각시 놀음을 그만 두고,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 해주기를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합니다.
쏟아진 물은 다시 컵에 담을 수 없습니다. 저의 첫째 딸이 지금의 저와 비슷한 나이가 될 때까지 긴 시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이 끔찍한 악몽을 깨야겠습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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