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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②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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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② 학생다운 게 무엇인가요?

익명 (미확인) | 월, 2017/05/22- 16:34

지난 19대 대선, 많은 이슈 속에서 ‘청소년 참정권’이 하나의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국회에서도 18세에 선거권을 부여하자는 논의가 진행됐지만 실현되지 못했는데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19세 이상을 선거연령으로 정한 나라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일단 찍어보고 싶습니다’ 캠페인으로 청소년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찾아보려 합니다.

* 인터뷰 전문
– 인터뷰이 : 현실탐구단 ‘핑가’님

Q. 자기소개
– 현실탐구단에서 핑가로 활동하고 있는 신민주이고요. 고졸취업에 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Q. 글쓰기 모임에 왜 참여하게 되었나요?
– 1학년 때 학교를 너무 힘들게 다녔어요. 밤마다 ‘내일 학교 가야 돼’라는 생각에 울다 자고, 아침에 현관에서 울다 나가고, 이러다 우울증 걸릴 것 같아서 일부러 친구들이랑 놀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2학년이 돼서 현실탐구단 단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는데,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빻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학교 인권은 1도 지켜지지 않고, 정말 힘들게 살고 있는데, 현실탐구단이 돌파구가 된 거예요.

Q. ‘현실탐구단’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 현실탐구단 공식 트위터에 나와 있는 말을 빌려서 소개하자면, 매주 한 번 만나서 서로의 글을 읽고 비난하는 모임이에요. 각자 관심사를 가지고 매주 글을 써오는데요. 써온 글을 동그란 원탁에 둘러 앉아 돌려 읽고 서로 피드백을 해요. 단원이 총 7~8명 정도되니까 글 하나에 피드백 5~6개를 받을 수 있는 거죠. 피드백을 받아서 자신의 글을 완성해 가요. 그 부분이 마음에 들었어요. 모임하면서 글쓰기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길을 못 찾는 기분은 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현실탐구단 활동을 통해 달라진 점이나 활동하면서 바라는 점이 있나요?
– 학교의 빻은 부분을 발견하면, 그걸 글에 쓸까 고민해요. 학교의 안 좋은 점에 대해 혼자 억울해 하는 것보다 글로 표현하다보니 정신승리하는 기분이 들어요. 분노 조절도 잘 되는 느낌이고요.

Q. 청소년의 사회참여에 관한 생각?
– 사회 나가기 전, 즉 학교에 다니는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요? 저희는 이미 사회활동을 하고 있어요. 아르바이트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글도 쓰고 있어요. 이미 사회활동을 충분히 하고 있는데, 미완성이라고 생각하는 거잖아요.

Q.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청소년으로서 어려운 점은?
– 엄마한테 ‘모임 갔다 왔다’고 했더니 ‘너 혹시 커피 심부름 했니?’라고 하셨어요. 제가 어리니까 커피 심부름이나 쓰레기를 치우는 등 잔심부름을 할 것이라 생각하셨나봐요. 전혀 아닌데. 오히려 다른 분이 챙겨주시는 음료를 마신 후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나왔는 걸요.

Q. 학생다운게 뭘까요? 그런게 필요할까요?
– 학생다운 건 정말 없는 것 같아요. 헤어스타일, 옷(교복) 등도 학교에서 정해주니까 따를 뿐이죠. 사실 밖에 나가면 발가벗고 다니든, 더운 날 패딩을 입고 다니든, 이런 것들을 가지고 학생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만들어진 이미지만 갖고 학생다움을 평가하려니까 더 끼워 맞추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학생다움을 규정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Q. 학생인권조례와 학내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을 말해주세요.
–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는 학생이나 선생님이나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워낙 큰 이슈였고 교육청에서 승인되어 효력이 발휘된 것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모르지 않겠죠. 그런데 제가 다니는 학교는 학교만의 특수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단정하게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인권침해라 하더라도 취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보는 거예요. ‘그게 우리 학교만의 장점인거야’라고 선생님이 이야기하면, 일부 친구들은 포기하고 다른 일부 친구들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Q. 핑가님에게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 청소년, 특히 여성 청소년이 사회에서 가장 많이 무시 받는 것 같아요. 계급주의, 서열주의 등이 있다보니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을 꺼내기도 전에 ‘넌 어리잖아’라고 발언권이 가로막혀요. 참정권이 주어진다면, 우리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겠죠.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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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농 박재일 선생 7주기 이야기마당]

 

다시, 살림의 새길로!

 

한살림 첫 마음을 돌아보고 새로운 30년 살림의 새 길을 향한 다짐과 희망의 이야기마당이 마련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일시: 8월 18일(금) 오후 3시
  • 장소: aT센터 그랜드홀(5층)

 

*당일 한살림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페이스북라이브’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은 한살림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해주세요.

 

15:00 개회인사 인농 선생 7주기 이야기마당을 열며

(곽금순 상임대표)

15:15 자료영상 한살림, 박재일
15:20 이야기마당1 시대변화와 한살림운동

(이현주 목사)

16:00 이야기마당2 다시, 살림의 새길로!

-한살림운동의 새로운 상상

17:00 휴식
17:10 공연 카락 뺀빠

-티벳음악가

17:15 출판기념회 인농 선생 평전 출판기념회
18:00 저녁식사

 

 

화, 2017/08/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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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릴레이탈핵선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한살림은 이미, 우리가 가고자 하는 생명살림의 길에서

‘핵’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과제임을 조합원들과 함께 선언한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오늘, 핵 없는 생명 세상은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서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탈핵 선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살림 릴레이 탈핵 선언은 한살림 각 회원 생협 등이 하루에 한 곳씩 선언을 하고,

다음 선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이어달리기했습니다.

그렇게 8월 1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선언을 이어

전국 방방곡곡 한살림의 모든 공동체에서 수백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몇 십년 쓸 전기를 얻자고 우리 아이들에게

100만년이라는 영겁의 시간동안 꺼지지 않는 불, 핵 폐기물을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핵발전, 이제 시대의 저편으로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탈핵선언 영상 보기] 

*자신이 소속된 지역생협의 링크를 클릭해 영상을 확인해보세요~

 

목, 2017/09/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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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 ①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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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대담하고 단순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이 펼쳐지도록, 기회가 열려있고 차별이 없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된다.”

지난 1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헌재(72) 전 부총리를 만났을 때, 두 시간 넘는 인터뷰를 관통한 것은 이 메시지였다.

희망제작소가 2016년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기획한 ‘시대정신을 묻는다’ 시리즈의 첫 인터뷰였다. 이 기획은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오피니언 리더 총 10인을 만나서 ‘대한민국의 현실 진단’을 요청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이대로 가면 5년 후 대한민국은?’, ‘보다 바람직한 상태가 되려면 지금부터 5년간 어떤 노력이 이뤄져야 하나?’라는 공통 질문을 던져 그에 대한 답을 들어본다. 각 인터뷰는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블로그에 연재되며, 10인의 인터뷰 전체를 빅데이터 방식으로 분석해 ‘시대정신’을 가리키는 키워드를 도출하는 것까지가 이 기획의 목적이다.

첫 번째로 이 전 부총리를 만난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 현실, 그리고 관련 정책들의 적절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가장 크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비상경제대책위원회 실무단장, 1998년 기업‧은행 구조조정 당시 금융감독위원장, 신용카드 위기가 심각했던 2004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일했던 경험에 기반한 날카로운 분석과 조언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이 인터뷰에서 이 전 부총리는 “주력 세대가 스스로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은퇴한 사람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조심스러워했다. 실제로 ‘젊은이들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의견을 말했다. 지금의 ‘주력 세대’, 즉 젊은 세대가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가기에 장애가 되는 현상과 정책이 많다는 답답함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후기 산업사회 증후군에 봉건사회 회귀 현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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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은 후기 산업사회(Post Industrialism) 증후군을 선진국들과 함께 앓고 있다. 1960년대 미국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이 ‘그레이트 소사이어티'(Great Society)라고 표현했던 풍요로운 산업사회가 지나가면서 이 시대를 지배했던 중산층도 사라져 버렸다. 대형 공장과 같은 안정적 직장에 다니며 월급 받아 집 사고 자녀 교육 시키고, 은퇴한 뒤에는 연금 받아서 노후를 꾸리던 중산층이 사라진다는 것은 사회의 중심축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금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복지를 운영했던 정부도 위축된다. 이 전 부총리는 “미국은 가장 앞선 사회였기 때문에 번영을 오래 누렸지만 우리는 20~30년도 못 누리고 다음 시대를 맞았기 때문에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것이 소득 양극화다. 이는 기회의 양극화를 가져오며 결국은 사회 양극화(Social Divide)를 야기한다. 이 전 부총리는 “우리는 여기에 한 가지 문제가 더 있다”면서 “전통적인 세습사회, 봉건사회로의 복원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스스로 근대화를 치르지 못 한 탓에 자발성, 주동성이 부족하고 시민사회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 한 것이죠. 사회 일각에서 성과를 얻으면 이것을 공동체로,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진입장벽을 치고, 자기 집안과 가문의 것으로 독점하려는 현상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독과점적 지위를 얻은 소수가 이를 바탕으로 초과 소득을 얻으려는 ‘지대추구'(rent taking) 현상이 지금 대한민국에 만연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무원‧변호사‧회계사 등 자격을 얻는 데 사회적 역량이 집중되는 것도 지대추구 현상의 하나라면서 이 전 부총리는 “사회가 한 방향으로 가면 다양성과 역동성이 줄어들고 각종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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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사업 손대면 성장동력 도리어 없어져

일본식 장기불황, 스태그플레이션, 신(新)성장동력 부재 등 우리 경제에 대한 여러 진단들에 대해서 이 전 부총리는 “모두 예전의 분석 틀로 보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그런 틀로 보면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

어느 사회에서나 성장동력이란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마련이므로, 계속해서 새로운 물결이 일어날 수 있도록 열린사회를 만드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위에 말한 세습사회로 돌아가지 않도록, 다양성과 창의성이 발현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사업을 일으킨다고 정부가 손을 댈수록 다양성이 없어지고 성장동력이 없어집니다.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낸 먹거리도 잃어버리게 할 뿐입니다. 다양한 룰이 알아서 생겨나도록 시장에 자율권을 부여하고, 정부는 그 시장이 잘 유지되도록 가이드라인만 주면 됩니다.”

이 원칙에 대해 이 전 부총리는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1998년 기업 구조조정 당시 직접 제시했던 ‘부채비율 200%’, ‘회계투명성’이라는 가이드라인이다. 이는 당시 재벌과 대기업을 망라해 모든 기업에 시장 퇴출 기준으로 작용했고, 이를 끝내 맞추지 못 한 기업은 문을 닫았다. 대표적인 곳이 대우그룹이다.

“부채비율 200%를 안 맞춘다고 정부가 벌한 것이 아닙니다. ‘부채비율 200%가 넘는 기업은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 시장이 그에 맞게 바뀐 것입니다. 높은 부채비울과 회계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그 당시에 이미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 전 부총리는 지금도 사회에는 여러 가지 문제의식이 존재하므로 정부는 정확한 현실인식을 통해 이를 읽어내야 한다고 했다.

“요 몇 년 사이에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혔습니다. 가진 자들의 ‘갑질’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제 사람들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사회적인 감시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를 보면 정부가 이 때 어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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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견되는 또 다른 현상으로 그는 ‘참여적 솔루션’을 꼽았다.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려는 전문가, 이해관계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변호사 회계사 등이 앉아서 고객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전망 있는 벤처 기업들이 설립될 때 법적 재무적 컨설팅을 해 주는 대신 지분 투자에 참여하는 식이다. 그렇게 되면 참여자로서 관심이 생기기 때문에 독단적인 경영으로 인한 불이익을 보아 넘길 수 없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전하고 민주적인 기업구조를 만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투자에 따른 소득에 대해 일정 기간 소득세를 안 받는 식으로 정부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 전 부총리는 설명했다.

비슷한 예로, 새로운 지역에 백화점이 들어설 때 지역 상인들에게 지분 참여를 보장하는 기업에 허가를 내준다든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에게 본사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식으로 ‘참여적 솔루션’을 확산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동일대우’ 지켰으면 노동문제 자연히 해결됐다

이 예시들로만 생각하면 ‘공정성’을 지키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라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전 부총리는 “공정성이다, 정의다 하는 개념은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으므로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보다는 ‘정확한 현실 인식’이 정책 가이드라인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현실 인식이 미흡하면 부작용만 커진다고 강조했는데, 그 단적인 예가 노동문제다. 이 전 부총리는 “정규직‧비정규직 문제가 나온 지 13년이 됐는데, 그 사이에 매년 2.5%의 노동자가 정규직 시장을 떠난다는 것에 주목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노동시장에서 현상적인 ‘사실'(fact)은 기업들이 매년 회사를 떠나는 2.5%의 노동자를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왔다는 것입니다. 13년간 적어도 기존 정규직 자리의 30%가 비정규직으로 대체돼 온 것입니다. 정부는 그런 현상을 인식하고, 신규 채용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여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어야 합니다.”

그 적절한 가이드라인으로 이 전 부총리는 ‘차별 없는 일자리’, 즉 ‘동일현장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대우’ 원칙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정부 입장이 명확하고 강력했다면 사내하청, 파견, 비정규직 차별대우 등의 문제는 생기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

“기존 노동자들을 놓고 정규직이 과보호됐다, 노조가 어떻다, 연봉제를 전환한다 등등을 놓고 다투기만 하고, 비정규직은 그쪽대로 ‘2년 계약이냐 4년 계약이냐’만 놓고 다투니까 현상이 심화되기만 하는 것입니다. 동일노동 동일대우 원칙이 확고하다면 기업이 뭐 하러 사내하청, 파견용역 직원을 쓰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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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총리는 “기업이 그토록 ‘유연성’을 요구한다면 차라리 신규 고용에 한해서 10년 단위, 적게는 5년 단위 고용계약을 허용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을 냈다. ‘정규직’이 근로기준법 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정년을 보장하는 개념인 것에 비해 다소 파격적인 제안이다. 그러나 이 전 부총리는 “기존 정규직은 어차피 매년 2.5%씩 사라지고 있다”고 다시 지적하면서 “그 대신 동일노동 동일대우 원칙이 철저히 지켜지면 지난 10여 년 간 30%의 신규 고용은 시장의 요구에 맞는 새로운 형태로 알아서 자리매김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기존 노동자는 놔두고 신규 채용에 대해서 주 40시간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으면 노동시간 감축도 상당히 진전됐을 겁니다. 연장근로 하면서 수당 받는 방식을 양보하지 않는 기존 노동자는 매년 줄어들 테니까 말입니다. 신규 노동자들은 그렇게 줄어든 노동시간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살든지 다른 직업을 탐색하든지 하는 편이 지금 시대상에 더 맞을 것입니다.”

이 전 부총리는 지금이라도 노동시장을 개혁하려면 공공 부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정규직에 대한 부담 때문에 정부와 공기업들조차 신규 채용을 안 하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한편 기존 공무원은 ‘철밥통’이 돼버렸다”고 지적하면서 “공무원부터 10년 또는 5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구조로 개편하면서 대신 동일노동 동일처우를 보장하면 청년 고용이 확대되고 연금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이 개혁은 기업에 주는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닫힌 사회를 열린사회로 만드는 것이 ‘시대정신’

듣다 보면 ‘정부 역할은 단순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다른 상황을 놓고 보면 정부의 ‘단순한’ 역할이 무엇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이 전 부총리는 정부의 기본 역할을 다시 돌아보자며 주머니에서 손바닥 절반만한 크기의 소책자를 꺼냈다. ‘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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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늘 헌법을 지니고 다닌다”면서 이 전 부총리는 “헌법을 보면 국가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은 딱 세 가지 안보다”라고 했다.
“첫째는 국토 안보, 두 번째는 사회 안보, 그리고 세 번째가 경제 안보입니다. 셋 다 돈이 드는 일이지요.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고, 어느 정도까지 해줄 것인지 국가는 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국내총생산 대비) 17%면 그에 맞는 안보를 하면 됩니다. 스웨덴 덴마크처럼 조세부담률 30~40%대인 나라처럼 할 수 없습니다. 안 되는 건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꼭 지켜야 하는 선을 정해야 합니다.”

이어서 이 전 부총리는 “경제 안보에서 꼭 지켜야 하는 선은 바로 ‘생명’이다”라면서 “적어도 어느 국민도 굶어 죽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인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빈곤으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세세한 복지를 논하기 전에 큰 범위의 원칙이라도 제대로 지키라는 일갈이다.

이어서 ‘경제민주화 조항’으로 불리는 헌법 119조에 대해 “1항에서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라는 것은 정부는 거시적으로 건강한 경제질서를 만들 뿐 (육성 정책 등으로) 함부로 건들지 말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서 2항에 대해서는 “적절한 소득 분배 정책을 쓰고, 독과점을 막고, 소위 ‘갑을 관계’를 막으라는 내용”이라고 해설하면서 “여아‧좌우를 떠나서 이 기본부터 지키겠다는 실천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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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부의 기본 역할, 그리고 사회가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의 공약수를 찾는 것이 곧 ‘시대정신’을 찾는 것이라고 이 전 부총리는 말했다. 그리고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시장에 제시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는 설명으로 이야기의 맥은 처음과 이어졌다.

현재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는 정부와 정치권이 찾아야 하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이 전 부총리의 개인 의견을 묻자 “닫힌 사회를 열린 사회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는 일자리 문제 해결이라고 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차별 없고 기회가 열린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기득권층 뚫고 나올 날 머지않았다

현상 진단에 있어서는 강한 어조로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이 전 부총리는 “그렇게 암담한 상황은 아니다”, “희망이 보인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굉장히 많이 깨어 있는, 교육 받은 젊은 세대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창의성이 있다 없다 하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이 만큼 동질화된, 깨어난 계층을 가진 사회가 없다”면서 “그것은 앞선 사회가 있다면 짧은 시간에 따라갈 능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대로 두면 한국 사회가 세습 봉건사회로 회귀하면서 진입 장벽이 쳐지고, 기회가 사라지고, 앉아서 죽으나 서서 죽으나 마찬가지인 상태에 이를 것이므로, 곧 샘이 솟듯이 젊은 세대가 한계를 뚫고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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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부총리는 다시 한 번 당부한다면서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와글와글 일할 수 있는 시장, 하나의 놀이터를 조성하는 데만 애를 써야지 ‘이렇게 놀아라, 저걸 갖고 놀아라’ 하고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놀이의 종류가 제한되고 역동성이 억눌릴 뿐”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룰을 만들고 다양성을 발현하도록 두면 젊은이들의 무한한 창의력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활발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들판의 야생화 같은 그 다양성과 생명력을 복원해주는 것이 기성세대가 지금까지 받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정리_황세원(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_이우기(사진작가)

금, 2016/01/2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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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촛불집회에 참여한 청년세대를 일컫는 말로 ‘P(Participatory)세대’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참여세대라니, 이 얼마나 긍정적인 말인가. 많은 청소년과 청년이 시국선언을 하고, 지역에서는 촛불을 든 주민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노로 가득 찬 상황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참여’ 때문일 것이다. ‘참여’는 일회가 아닌 지속해서 확장해야 할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에 일상에서의 참여를 다시금 중요하게 보게 된다.

정치·사회적 문제뿐만 아니라 내가 사는 지역에서 주민들은 그동안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왔다. 그중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주민참여예산’, ‘평생학습’ 등은 희망제작소가 꾸준히 중요하게 다룬 가치이며, 민선 5기 들어와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주민들의 참여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희망제작소는 이 같은 활동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각 활동의 뿌리가 되는 ‘주민참여’를 제대로 이해하고자,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20여 명의 참여주체를 만났다. 그 내용의 일부를 간략하게 소개하며 앞으로 ‘주민참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주요 관점을 나누어 본다.

주민이 왜 참여해야 하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주민이 왜 참여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는 우리가 ‘함께’ 하고자 하는 ‘참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우리는 주민의 참여를 당연하다고만 생각한 것은 아닐까? 행정도, 중간지원조직도, 심지어 시민단체도 주민들에게 참여하라고 참여하면 좋은 것이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정작 그 참여가 왜 좋은지 그들의 삶에 왜 필요한지 제대로 설명한 적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 인터뷰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활동이 ‘중산층, 시민운동가, 전문가 중심의 운동이라 주민들의 일상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많은 현장에서 일부 주민이 중복으로 참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역일수록 주민들의 피로도는 높아진다. 물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 시작이 어디쯤인지 점검해 봐야한다. 주민들에게 다음 질문을 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왜 참여하기 싫은가요?’. ‘주민참여’는 주민의 상황과 일상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재미있어서, 내가 필요해서 시작한다

실제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참여 계기 관련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되었다. 바로 ‘재미’와 ‘필요’였다. 아이들의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것이 독서와 학습모임 같은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 인터뷰이는 ‘자기화’가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이 되면 참여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실제 주민들은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경우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 이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데, 하고 싶은 것을 상상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게끔 해줌으로써 시작할 수 있다. ‘주민참여’가 중요한 정책과 사업을 진행할 때도 처음부터 주민과 ‘함께 간다’는 생각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작은 실천, 성공경험이 중요하다

인터뷰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지역과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에게 ‘주민들의 참여를 어떻게 지속시킬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대답은 ‘작은 실천과 성공경험’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작은 어렵다. 어렵게 첫발을 내디딘 사람들은 이후의 변화에 민감하다. 처음 참여할 때 이건 해보고 싶다거나 적어도 이 부분에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게 마련이다. 한 인터뷰이의 사례를 보면 ‘아내의 신청으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가보니 학교 상황이 좋지 않아 아이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뜻이 맞는 아버지들과 아버지회를 만들었고, 남자 선생님이 부재해 하지 못했던 산행대회와 운동회를 학교와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것이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목표가 크고 거창하지 않더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성취함으로써 얻는 성공경험이 중요하다. 이 경험은 즐거움을 주고 행복한 일이 되기 때문에 참여를 계속하게 한다.

함께할 때 더 강력한 힘을 갖는다

행복한 일은 함께할 때 그 의미가 더 커진다. 오랫동안 활동하는 주민들은 참여의 범위가 넓어지는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다른 인터뷰이의 사례를 보자. 동네에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느낀 5명의 주부가 동사무소에서 문고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자체로부터 추가 지원을 받으며 작은도서관을 개설하게 된다. 그 이후에도 지역시민사회연합을 통해 교육을 받고 활동도 지원받다 보니,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이 인터뷰이는 아이들 교육과 독서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다가 마을과 지역을 만나게 되었고, 그 참여가 확장되어 지금이 되었다고 말한다. 현재는 지역의 청년활동가들과 연대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이 청년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주민 참여·활동의 내용과 범위는 마을 안에서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례로 확장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의 참여가 지역과 마을을 만났을 때 더욱 단단한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행정은 주민의 든든한 서포터즈가 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민선 5기 이후 다양한 주민참여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행정에서도 주민과 함께하는 업무가 늘어났다. 정책이 수행되는 곳은 바로 내가 사는 동네다. 때문에 행정의 활동은 주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인터뷰를 통해 만난 주민과 전문가들은 주민참여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정이 주민의 순수한 마음을 성과에 활용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의 활동이 착취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주민이 자원봉사로 참여하던 부분의 인건비를 반영하지 않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거나, 기존에 있던 사업이 예산 지원 사업으로 바뀌면서 절차와 일정에 쫓기는 경우 등이 생기면 주민의 행복한 마음이 사라진다. 행정의 지원은 예산 부족으로 힘들어하던 주민들에게 좋은 동기가 될 수 있지만, 접근이 섬세하지 못하면 오히려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민 참여 확장을 위해 행정은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인터뷰이들의 답은 간단했다. 그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지원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주민참여의 주체는 주민이니, 주민의 필요에 따라 행정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지금까지 주민참여를 위해 필요한 관점을 살펴보았다. 어쩌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현장의 참여 주체를 만나 ‘주민참여’에 대해 질문했던 것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가치의 핵심인 주민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기 위해서다. 주민의 권한을 확장하기 위한 노력은 희망제작소의 다양한 활동 안에서 하나씩 구현될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촛불이 켜져 있는 광장, 그 광장에서 시작한 희망의 빛이 행복이 되어 우리의 일상 속으로 다가오길 바란다.

글 : 오지은 | 지역정책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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