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한국 빠진 한반도 정세, 혹시 ‘코리아패싱’?

지역

한국 빠진 한반도 정세, 혹시 ‘코리아패싱’?

익명 (미확인) | 목, 2017/05/04- 23:40

(이 글은 지난 5월 3일, Foreign Policy in Focus에 실린 Trump and the Rush to Deploy THAAD 를 번역한 것입니다.)

4월 26일 새벽, 서울에서 남동쪽으로 3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성주의 골프장으로 경찰들이 집결했다. 경찰은 잠에서 덜 깬 주민들을 밀어내고, 사드를 실은 미군들을 호위했다.

사드 배치는 중국의 극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한국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5월 9일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드가 배치됐다는 것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PYH2017042605770005300_P2
지난달 26일, 오전 0시부터 주한미군은 4시간여 만에 사드 발사대 2~3기, 사격통제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핵심장비 대부분을 성주골프장에 반입했다. 사전예고도 없이 신속하게 배치된 이번 결정의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당선이 유력한 문재인이 더 많은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도, 이렇게 신속 배치된 것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드 비용 청구, 한미FTA 폐기

이 일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사드 신속 배치는 결국 한국 정치를 우회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한미 관계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국내의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사드 배치에 찬성했는데도 한국 측에 10억 달러의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트럼프는 한미FTA를 재앙(horrible deal)이라고 부르며 폐기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는 안보이슈와 무역이슈를 연계하면서 한국이 안보를 해결하려면 무역에서 양보해야 할 것이라는 암시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이 유지했던 한국과의 가치공유 전략를 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동맹은 경제적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사드는 가격이 맞으면 변경 또는 폐기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트럼프에게 군대란 민주주의나 자유시장을 위해 헌신하는 군대가 아니라, 국가간 수지를 맞추기 위한 용병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5월 1일, 트럼프는 북한의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의 계속된 제안에도 불구하고 북한과는 대화할 수 없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또 얼마 전에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임박했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미국의 숨은 의도는?

미국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때문에 한국인들은 트럼프 행정부를 비이성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며, 충동적이라고 생각한다.

사드 비용 청구는 사드에 대한 문재인의 의구심을 키웠고, 한국의 반미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금 문재인은 보수세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공개적으로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있다.

사드를 배치 과정에서 완전히 절차가 무시되면서 반미감정이 커지고 있다.  현재 황교안 권한대행은 그런 결정을 할 정당성이 전혀 없다.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회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회에서 사실상 어떤 토론도 없었다.

사드는 단순히 북한의 위협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사드를 자신의 방어능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드 배치는 한국, 일본, 러시아 등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무기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중국은 7000기에 달하는 미국의 핵무기에 대항해 30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사드가 자신들의 핵능력을 무력화한다고 생각한다면, 핵무기를 수 천기로 늘릴 수도 있다.

지금 한국인들은 어떻게 사드 배치가 이렇게 신속하게 결정됐는지 알지 못한다. 아마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과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 사이에 내려진 결정일 것이다. 두 사람은 모두 호전적인데다 군수업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쩌면 이번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관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한 일이라곤 한국의 중국의 일부였다는 말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일일 것이다. 트럼프는 국무부에서 아시아 전문가를 모두 해고하는 바람에 그의 주변에는 전문가가 없다. 트럼프가 북한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꾼 것도 이처럼 관련 전문가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시 코리아패싱?

만약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이 당선된다면, 지난 10년 간의 보수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이다. 그럴 경우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관계처럼 한미 관계가 긴장국면에 진입할지도 모른다.

보수주의자들은 지난해 개성공단 폐쇄로 DJ의 햇볕정책을 완전 끝장냈다고 생각할테지만, 문재인은 어쩌면 그 햇볕정책을 복원하려고 할 것이다. 또한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면서 전시작전권 환수를 추진하고, 미국과의 균형외교를 추구할 것이다.

사실 문재인정부에서 한국은 가장 독립적인 동맹국 중 하나가 될지도 모른다. 북핵 도발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무시 전략은 한국인들을 실망시켜왔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워싱턴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대북접근 정책을 취할지도 모른다.

북한은 리비아의 가다피정권이나 이라크의 후세인정권이 몰락한 것은 충분한 억제력이 없었기 때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자신의 정통성과 국가운명을 핵무기 개발에 걸고 있는 김정은으로서는 더욱 양보하기가 쉽지 않다.

20170504_233523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비용 청구, 한미FTA 폐기 발언 등으로 한국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가 불쑥 “영광스럽게 김정은과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공식적인 접촉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대신 한반도 문제가 중국, 일본과만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코리아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숱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반도 개입은 점차 축소되는 양상이다.

반대로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어 학교가 전국적으로 성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지난 4월 시티뱅크는 한국지점의 3분1을 폐쇄하기로 했고,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 숫자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북한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인데도 미국은 지난 1월19일 마크 리퍼드 주한대사가 물러난 이후 신임 대사 후보조차 준비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지난 2월 아베 일본 총리와, 지난 4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 문제를 논의했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지난 3월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저녁식사 약속조차 잡지 못했다.

결국 사드 문제는 100여 년이 넘는 한미관계의 일부분이다. 북한이 연일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한국, 즉 남한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거의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북한 문제 외의 사안에 대해 한미 간의 공동 이해와 행동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한국 내에서는 다시 반미감정이 득세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은 급속히 약화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바야흐로 개헌 문제로 제도정치권 세력간에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자 연일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매일같이 펼쳐지는 일상의 뉴스를 접하면서 역사적 책임을 다해야 할 입법기구로서 국회의 정치적 행보에 실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 국회의 태반의 의원들은 이명박근혜 9년의 시절에 배태되고 형성되어 온, 달리 말하면 이명박근혜라는 사악하고 무능하고 부패하고 반역사적인 정권들을 배양하고 묵인해온 공범적인 구조 속에서 구성되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따지자면박근혜가 탄핵되고 이명박이 구속되면서 이에 책임을 져야 할 현재의 정치구도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규범적 정당성을 상실한 상태이며, 제도적으로 가능했다면 당연히 해산을 당해야 하며, 새로이 총선거를 실시하여 시민들의 손에 의해 재승인을 받거나 교체되었어야 할 심판의 대상이다.

헌정적 약점에 의존하여, 비루하게 버티어 남은 수구적 반시민적 정치세력들이 헌법 개정의 절차상 주체로 작동한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모순이고, 되풀이하지만 이들은 다가올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반드시 징벌되고 제거되어야 마땅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왕적 권력이라는 비판을 받아 가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헌법의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이러한 모순적 현실에 대한 반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정황에서 소멸되어야 할 정치세력들과 합의를 통해 무리를 해가면서 개헌을 시도해야 할 시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헌정사를 돌이켜 보아도 현재와 같은 정치조건과 구도 하에서 이루어지는 개헌작업은 비록 개악과 퇴행의 과정은 아니더라도 대체로 야합과 봉합의 수준에 머물 수 밖에 없다.

국회_머니투데이-300x215[1]
사진 출처: 머니투데이

개헌,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헌의 논쟁과 추진과정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전혀 아니다. 논쟁과 추진을 통해서 오늘 한국정치의 문제점들이 하나하나 조목조목 드러나면서 미래적 지향과 과제들을 밝혀나가는 예비학습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치열하게 논쟁하고 착실히 준비하여 정치구도가 제대로 형성된 이후 개헌다운 개헌을 이루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이번이 아니더라도 차기 총선을 치른 가까운 장래에 다시 논쟁과 조정을 통해서 한국의 미래를 올곧게 담보할 만한 새로운 비전과 지향을 헌법과 선거법 등 주요한 제도 속에 제대로 반영하여야 할 일이다.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니다.

일부 논자들은 이번에 개헌을 하지 못하면 상당기간 개헌이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 없는 협박조의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고, 다른 일부 정치학자들은 수구적 야당과 보수세력의 급격한 위축을 우려하면서 현재 보여주는 민주당의 독주적 양상을 일종의 독재형태로 염려하는 넌센스를 연출하기도 한다. 촛불시민의 저력과 역량을 백안시하는 의견들이다. 이명박근혜를 배태하고 탄생시킨 주역 정당, 즉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합법적 범죄집단이자 수구적 반시민적 정치세력들이 역사적 흐름에 따라 소멸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다. 또한 자유한국당 지도부들이 사회주의자 집단이라고 명명하여 감당 못할 명예(?)를 얻은, 민주당은 잘해야 중도 내지는 합리적 보수정당의 선을 넘지 못한다.

바람직한 한국정치의 미래 모습은 민주당이 원래 뿌리대로 합리적인 보수정당으로 역할을 자임하면서, 파트너로서 변혁지향적인 진보적 정당이 힘차게 출현하여 자유한국당과 역사적 임무의 교대를 이루어 내야 한다. 썩은 물은 갈아내고 실패한 기업은 퇴출시켜야 하듯이, 이제 자유한국당은 정치의 장에서 조속히 사라져야 하고, 이를 갈음하여 젊고 미래지향적이며 실험적인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에 보여준 조세정책에 대한 실망스런 입장과 개혁의지가 상실된 사회경제적 정책의 내용과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개헌안과 여당인 민주당 견해는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중도적 관리정권이라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항구적인 평화제도의 정착을 위해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70년 세월의 분단체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일체의 노력과 흔적도 없이, 예의 관성적으로 과거 보수정권들이 적어놓은 자유민주제적 흡수통일론을 되풀이하고 있으며 곧바로 펼쳐질 평화와 공존공영에 대한 예비와 고려가 빠져있음을 알 수 있다.

 

위임 민주제를 타파하고 직접 민주제를 강화해야

프레시안 지면을 통하여 지난 몇 주간 법률전문가인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곽노현 이사장이 공을 들여 대통령이 직접 발의한 개헌안에 대한 허와 실, 평가와 질책을 여러 회에 걸쳐 상세히 논하였기에 이를 갈음하면서, 다만 필자는 지난 3월 16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있었던 직접 민주제에 대한 세미나 내용에 의존하여 ‘시민발안 및 국민투표제’라는 주제를 중심적으로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우선 현재 한국정치에서 시행되고 있는 국회의원 선출방식을 대의적(representative)민주제라고 평가 할 수 없다. 유권자의 분포를 비례적으로 반영하는 다원적 기능이 제거된 소선구제의 일인 독식제도에 더하여, 정책 정당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한심하게 이름뿐이 사적인 정치집단들이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의 희망과 요구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입신양명과 이권 그리고 특혜적 지위를 지키는 데 연연하는 것이 대체적인 한국정치의 모습이다.

10년을 못 넘기며 예외없이 정당의 이름이 바뀌는 꼬락서니에 더하여, 대의 민주제가 지녀야 할 선출직 공직자로서 선공후사적 복무의 성실성, 헌신성, 전문성, 책임성, 투명한 청렴성 그리고 정책정당의 일원으로서 지향성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 이미 수세기전에 루소가 지적하였고 서강대 이관후 교수가 다시 상기시켰듯이 선거철에만 유권자에게 굽신거리는 선거용 민주제, 또는 위임적 민주제라고 부르는 것이 차라리 솔직하다. 이러한 현상을 타파하고 대의적 민주제를 대의적 민주제답게 만들어 가기 위하여 시민들이 정치활동을 일상적으로 평가하며 견제하고 경고하는 장치로서 직접 민주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제1조에서 이렇듯 단호하고 분명하게 언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권자로서 시민들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형식적인 선거절차 외에는 전무한 상태이다.

청원제도는 매우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가 시민 위에 군림하는 꼴이다. 당연히 청원제도는 주권자인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수렴하여 참여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소환제도는 직접 민주제라고 평가하기 보다는 대의적 민주제의 책임성(accountability)을 강화하는 제도로 보아야 하며, 따라서 소환과 파면의 제한조건을 대폭 완화하여야 한다.

 

시민발안제와 국민투표제가 직접 민주제의 핵심

직접 민주제의 핵심이자 절정은 영문으로 initiatives 라고 표현되는 ‘시민발안제도’에 있다 할 것이다. 표현 그대로 시민이 주권자로서 주도권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발안제도의 요지는 크게 두가지 방향에서 평가할 수 있다.

첫째는 선출된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이 만들어 내는 정책과 법률에 문제가 있거나 시민사회에서 더 나은 아이디어가 있는 경우, 일정 요건과 절차를 거쳐 이를 거부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러한 장치를 통하여 행정과 입법 권력의 행위를 주권자인 시민들이 직접 감독하고 견제하면서 이들 행위의 품격과 질적인 내용을 향상 시킨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예컨대, 국민들의 현실적 내용과 요구를 담아내지 못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결정을 하는 경우, 시민들은 발안권을 통하여 이들의 결정을 거부하고 대안으로 결정하면, 다가오는 대선과 총선에서의 패배가 확실해지기 때문에 행정과 입법권력들은 사전에 충분히 시민적 의사와 현실을 반영하고 검토하여 실수없이 추진하도록 자동적으로 견제하고 유도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두 번째는 발안적 행위를 통하여 시민들 자신이 주권자임을 자각하고 참여하고 민주적 행위를 실천하면서 교육과 경험의 장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민주제는 주권자로서의 시민들이 제대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의 교육과 경험과 참여와 대화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더욱 성숙해지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초중등 교육를 기반으로 기초주민단위로부터 출발하여 광역의 단위와 국가의 규모까지 다양한 경험과 참여를 보장하고 일상적으로 실천할 때만이 민주제는 제대로 기능과 역할을 다하게 된다.

또한 시민발안제의 성공 여부는 이를 연동하는 국민투표를 실제적이며 효과적으로 설계하여 시행하는데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투표의 성격이 사안과 과정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헌법의 제개정 사안과 주요한 국제기구의 가입여부 그리고 국가에 큰 영향을 주는 대외적 조약 체결 등 반드시 국민투표에 부치는 의무적(mandatory referendum, top-down) 방식은 전세계 대부분의 민주제 국가들이 시행하는 제도이며, 선출된 행정 및 입법권력이 결정한 주요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또는 자신에 대한 신임여부를 통해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신임가부제(plebiscites)적 방식이 있으나 이 제도는 주로 독재적 정권이나 권위주의적 국가에서 빈번히 시행되는 것이 실정이다.

가장 중요한 국민투표제는 시민들이 직접 제기하는 발안과 연동하여 시행하는 직접민주제적(direct democracy, bottom-up)방식에 있다고 할 것이다. 직접민주적 발안제도는 선출권력이 결정한 정책과 제도를 반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네거티브적 경우와 시민사회가 주도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제도를 제안하는 포지티브적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고, 또한 사안의 경중에 따라 요건과 절차를 달리 설계할 수 있다.

직접 민주제가 가장 발달한 스위스의 경우를 들어보면, 일상적인 정책과 법규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1.0%에 해당하는 50,000 명이 100일안에 서명하면 국민투표로 넘어가며, 헌법 제개정과 같은 중대사안은 숙려와 논쟁의 기간을 감안하여 18개월안에 2.0%에 해당하는 100,000명 이상의 서명을 요건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20년간 미리 매년 4차례 실시하는 국민투표일을 미리 선정하여 공포하고, 매 분기마다 다음 국민투표일에 처리해야 할 사안들을 우편물 등을 통하여 상세히 홍보하고 고지한다. 또한 투표의 참여 방식도 자신의 생활 여건에 맞추어 직접 투표소를 방문하거나, 투표용지를 우편물로 발송할 수도 있고,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방식도 도입하여 젊은 층들에게 투표의 참여를 제고하고 있다.

스위스 글라루스주의 주민 총회 장면. 스위스 직접 민주제의 상징이다. 사진 출처: 오마이뉴스

 

직접 민주제는 대의 민주제와 상호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시민발안 제도와 국민투표의 연계적 직접 민주제에 대하여 반대하는 여러 의견들이 존재하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대체로 1) 대의적 의회민주제를 무력화시킨다 2) 직접 민주제는 규모가 적은 국가에서는 적합하지만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는 시행이 어렵다 3) 절차의 복잡성과 비효율적인 과정으로 국력의 낭비가 심하다 3) 전문성이 결여되어 포플리즘으로 전락하기 쉽다는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직접 민주제는 위선적 선거민주제를 무력화 시킬 뿐, 대의민주제의 내용과 책임성을 한껏 높이는 장치로서 대의민주제와 상호보완과 경쟁적 방식으로 작동한다. 직접민주제의 필요성은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초 지자체 또는 소규모의 국가보다는 일상적인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광역 단위와 대규모의 국가에 시민적 주권을 반드시 행사하기 위하여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미 유권자가 수 억 인구에 이르는 유럽연합에서 점진적인 도입이 이루어 지고 있으며 미국 역시 연방 단위는 아니더라도 캘리포니아를 위시하여 여러 주 단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다양한 IT 기술과 SNS환경이 도입된 현대사회에서는 시민적 의사의 확인과 참여적 절차는 일상적인 사안이 되었다. 오히려 민주적 참여를 통하여 부패와 비리 그리고 왜곡과 방관이 배제되고 오히려 정책에 대한 공감과 참여가 높아지면서 당연히 사회경제적 성과가 다른 제도에 비하여 현격히 높아진다는 조사보고서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전문성과 복잡한 결정을 요하는 사안은 당연히 공론화 위원회와 시민의회라는 숙의적 심의와 토론의 과정을 연계하면서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한마디로 4월시민혁명과 6월민주화 그리고 2017년 촛불혁명을 이루어낸 대한민국 시민들이 민주주주의 꽃인 직접민주제를 실천하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 현실적 장애도 없다. 시민발안 제도와 이를 실제적으로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국민투표제를 도입함으로써, 대의적 민주제의 역할과 품격을 높이고 다양한 시민사회 세력간의 논쟁과 대화를 통하여 합의의 내용에 참여를 높이고, 결정된 정책적 시행의 효과를 제고하며, 이를 통하여 모든 시민들 개개인 자신이 국가의 주권자적 주인됨을 자각하고 체험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지난 3월 26일 국회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았던 직접민주제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브루너 코프만 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직접 민주제는 모든 시민들의 거울(exact mirror of all the people)로 작동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하고 대화를 통하여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 모두를 즐거운 실패자(happy losers)로 만드는 제도이다”.

금, 2018/04/06- 19:51
272
0

올해부터 백년포럼이 시즌제를 도입하면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됩니다.

백년포럼은 (사)다른백년이 주관하는 대중적 공론장으로, 지난해 매달 한 번씩 개최하면서 주로 한국사회의 경로 변경과 관련된 의제를 공론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시즌제, TED식 강연과 현장청중투표 등을 도입하는 등 내용과 형식 양 측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됩니다.

시즌제는 특정 의제에 대해 3-4개의 주제를 일정 기간 안에 집중적으로 발표하는 형식을 말합니다. 올해 첫시즌의 의제는 시민의회로, 이 주제를 놓고 3월 한 달 동안 세 차례의 포럼이 집중적으로 개최됩니다.

11

1회 포럼은 최근 시민의회법을 발의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회 포럼은 시민의회의 저자권자로 유명한 김상준 경희대 교수가, 3회 포럼은 추첨민주주의 전문가인 이지문 박사가 발표자로 나섭니다.

또 청중들은 투표기를 활용해 현장에서 즉석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생동감 넘치는 쌍방향 토론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포럼 시즌1 포스터

 

목, 2017/02/23- 11:09
272
0
주요 대선 후보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반대 입장 향후 전력정책, 대부분 탈핵에 동의 답변 재검토와 백지화 등 세부...
월, 2017/03/27- 13:22
272
0

성주, 김천 주민 서울 상경
사드 부지공여 집행정지 가처분 첫 심리 방청
원불교 사드 철회 단식 농성장 지지방문

가처분 심리 : 5월 8일(월) 10시 30분, 서울행정법원 B220호(양재역)
지지방문 : 5월 8일(월) 15시, 원불교 농성장(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내일(5/8) 성주, 김천 주민들이 서울에 상경합니다. 지난 4/21(목) 성주, 김천 주민들은 4/20(수) 외교부 장관이 사드 배치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도록 승인한 처분은 「국유재산특례제한법」 위반으로 무효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판결 확정 시까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소송 대리 :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해당 가처분 신청에 대한 첫 번째 심리가 내일 오전 10시 30분, 서울행정법원 B220호에서 열립니다. 이에 사드 배치 예정지 소성리 주민들을 포함해 성주, 김천 주민 40여 명은 직접 법원을 찾아 방청할 예정입니다. 불법적으로 강행되는 사드 배치에 대해 법원이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심리를 지켜볼 예정입니다. 

 

사드 배치 부지를 미군에 무상으로 공여하는 것은 「국유재산특례제한법」 강행 규정에 위반되는 것입니다. 2011년 제정된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은 개별 부처가 개별법을 통해 국유재산의 특례를 방만하게 운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입니다. 해당 법 제4조 제1항은 “국유재산특례는 별표에 규정된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정할 수 없다”, 제2항은 “이 법 별표는 이 법 이외의 다른 법률로 개정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드 부지 무상 공여의 근거가 되는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혹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따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법률」은 「국유제한특례제한법」에 규정된 ‘별표’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별 부처인 국방부가 국유재산인 사드 부지를 무상으로 미군에 공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전혀 없으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30여만㎡ 공여를 승인한 처분은 무효입니다.

 

방청 후 오후 3시에는 원불교 교무님들이 지난 4/27(목)부터 사드 철회를 위해 12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광화문 농성장을 지지 방문할 예정입니다. 광화문 농성장에서는 ▷원불교 교무님들이 소성리 할매, 할배들에게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성주 참외, 김천 포도 미 대사관 전달 ▷평화 백배 명상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원불교 광화문 방문

 

 

일, 2017/05/07- 21:38
272
0

[논평]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확충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어제(12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의 국공채 매입을 통해 보육, 요양, 공공임대 등 공공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유력대선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을 통한 공공인프라 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공식입장으로 국민 앞에 약속한 것에 대해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한다.
지난 3월 23일 사회서비스공대위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국민연금기금을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공공요양원, 공공병원 등을 확충하는 것은 국민의 무거운 삶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까지 많이 만들 수 있다. 또한 국공채매입 방식으로 국민연금 역시 가장 안정적인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고, 사회적 이익을 위한 공적인 투자를 통해 국민의 신뢰까지 높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은 단순히 기금수익을 조금 올린다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고수익을 위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확대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때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고, 제도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 우리 사회 나날이 심각해지는 저출산과 고령화, 경제성장 둔화, 불안정 노동의 증가와 사회양극화 심화가 국민연금의 재정안정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을 직시한다면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확충은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적절한 해법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이 촛불로 밝힌 정권교체의 가능성은 한국사회를 바꾸는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시장중심의 사회서비스, 금융수익 중심의 국민연금투자 행태를 벗어나는 것 또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후보라면, 당연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국민연금기금의 공공인프라 확충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기를 바라며, 현실화될 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해나갈 것이다.

2017년 4월 13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목, 2017/04/13- 12:06
27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