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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그 2년 후
7월 22일 오후 2-4시
하자센터 본관1층 마을서당
하자센터 본관1층 마을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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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소개:
이규호. 하자센터에서 반죽돌 반판돌로 이십대 초중반을 보냈다. 절대로 탈학교를 하지 않고 학교에 붙어 있으면서 탈학교 짓을 하는 것을 소명으로 알았는지 지금까지 탈학교 모드로 학교를 계속해서 다니고 있다. 덕분에 가방끈이 길어졌다.
일리노이대학 어바나샴페인에서 인류학과 박사과정에 있고, 현재 싱가포르에서 장기이식대기자 및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조사를 게으르게 하고 있다. 그리고 남들이 오해 하는데, 여행하는 걸 – 특히 배낭여행하는 걸 아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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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행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뜬금없이 여행지에서 자아를 찾거나 잃었던 순수함을 찾거나 일장춘몽의 사랑을 찾거나 하는 식의 주인공과 배경만 바뀐 채 무한 반복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모르는 사이 가깝게 그리고 알고 나면 섬뜩하게 다가온 우리의 어떤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떠난 여행이다.
바로 재난이다. 재난이라는 말 자체가 주는 규모와 무게 때문인지 몰라도 이 말은 굉장히 먼 것처럼 느껴지지만 잠깐 생각해보면 재난은 소름끼치도록 우리 삶 도처에 있다. 근래의 사건만 보더라도 세월호 침몰, 메르스 확산, 구제역, 싱크홀, 그 외에 이름조차 짓지 못할 정도로 많았던 수 많은 산업 재해들. 나라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후쿠시마부터 네팔 지진에 이르기까지 자연재해, 인재를 가릴 것 없이 재난은 이미 삶 속에 깊숙히 있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이 재난이 가져온 심적 재난 상태에서 나는 다른 ‘재난’을 보려고 여행을 떠났다. 엄밀히 말하자면 재난 자체가 아니라 재난 그 이후에 남겨진 삶과 이야기를 따라 방글라데시 다카로 향했다. 2년전인 2013년 4월의 어느 날, 전세계 유명 의류브랜드의 하청공장들이 모여있던 건물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인도 보팔참사 이후 최악의 산업재해라고 불리는 라나플라자 붕괴사건이다. 천명이 넘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압사됐고, 백명이 넘는 사람이 아직도 실종 상태이지만 어느 누구도 정확한 숫자는 모른다.
물론 ‘재난’은 기록되고 기억된다. 규모가 클수록 그 재난 자체의 이름을 갖게 되고 그 피해자와 피해 금액이라는 숫자로 남는다. 하지만 그 재난 이후의 삶은 기억되거나 기록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처럼 재난만 남고 재난 이후의 삶은 증발되는 상태에서 그 삶을 잠깐 들여다보는 여행이다. 이를 통해 재난 자본주의라는 이야기를 건내며, 이 상태에서 재난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연루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이에 재난은 나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함께 고통을 느끼는 것부터 시작해야하며 그 지점에서 삶을 어떻게 추스릴지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오기전에 대략적인 참고자료로 http://www.hani.co.kr/interactive/bangla/ 부분을 읽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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