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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풍자가 우리에게 주는 경계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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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다큐]풍자가 우리에게 주는 경계 신호

익명 (미확인) | 수, 2015/07/15- 15:55

요즘과 달리 과거엔 정치를 소재로 한 ‘정치 풍자’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 시작은 87년 민주화 항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전국민적인 민주화 열기 속에서 여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 후보조차 자신을 코미디의 소재로 삼아도 좋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오랫동안 억눌렸던 민심이 민주화 열기와 함께 폭발하면서 권력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정치 풍자 프로그램도 가능해 진 것입니다.

이후 각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정치 풍자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가상의 대기업 비룡그룹이 등장해 인사비리, 불법선거자금 등을 비꼰 KBS <유머 1번지>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공자’ 대신 ‘탱자’를 등장시켜 세상의 어리석음을 꾸짖던 KBS <유머 1번지> ‘탱자 가라사대’ 등 그야말로 정치 풍자 프로그램의 전성시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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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리 잡은 정치 풍자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점점 더 과감해지고 세련되어지게 됩니다. 정치인의 성대 모사가 붐을 이루었던 1990년대를 거쳐, 대통령을 비롯해 각종 정치 사건까지 다루는 2000년대까지 정권이 바뀌는 것과 상관없이 꾸준히 발전을 거듭합니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정치 풍자 프로그램은 서서히 퇴조하기 시작합니다. 소위 이명박 정권의 ‘언론 장악’ 이후 언론이 친 정부적 성향을 띄게 되면서 현 정부를 포함한 권력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조는 박근혜 정권 들어서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최근 가장 인기가 있는 프로그램인 ‘민상토론’이 얼마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게 단적인 예입니다. 프로그램에서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허술한 대응을 풍자한 것을 두고 ‘품위 유지’ 조항을 위반했다며 징계 조치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민상토론에서 표현한 풍자의 수준은 이미 모든 언론, 심지어 친 정부적 성향의 언론들에서조차 정부를 비판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누가 보더라도 과도한 징계 조치였던 셈이죠.

국민 예능이라고 하는 무한도전 역시 징계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징계 사유는 좀 더 황당한데요, 메르스 감염예방 기본수칙을 말하면서 ‘낙타’ 앞에 ‘중동지역’이란 표현을 빼먹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심의규정 14조인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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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이 각각 ‘품위 유지’와 ‘객관성’이란 이유로 징계를 받은 셈입니다. 품위 유지와 객관성이 과연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에 이토록 엄격하게 적용되어질 잣대일까 의문이 드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이 두 가지 잣대를 가장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시사 프로그램의 경우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요즘 시사 프로그램에선 패널들의 ‘막말’이 그야말로 대유행입니다. 특히 종편에서 제작하는 수많은 시사 프로그램들엔 신뢰도가 낮은 패널들이 등장해서 출처가 불분명한 말들을 격한 표현을 섞어 이야기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당연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징계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패널들이 징계 기간이 지난 이후 다시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막말을 이어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얼마 전 한 패널은 연합뉴스 TV의 뉴스에 등장해서 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응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막말을 합니다.

쿠데타고 내란음모다.
옛날 같으면 삼족을 멸하는 그건데,
뭘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연합뉴스TV, 6월 28일-

이 패널은 지난해 모 종편에서의 막말로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았던 인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편들은 자사 시사프로그램에 그를 계속 출연시켰고, 그는 계속해서 막말을 하게 됩니다. 결국 종편들은 해당 인사의 막말 사고를 방치 내지 조장한 셈입니다. 민언련에서 해당 방송 내용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을 했다고 하니, 과연 방심위가 코미디와 에능 프로그램 이상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권력과 풍자>에 등장하는 한 구절로 마무리를 할까 합니다.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자유롭게 막말이 오가고, 코미디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풍자조차 금지되는 이 시대가 어떤 시대인지, 더불어 풍자를 금지했을 때 우리가 무엇을 놓치게 되는지에 대해 곱씹어 볼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풍자가 기승하는 시대는
탄원도, 읍소도 무력한 소통 불가능의
역행적이고 퇴행적인 시대와 겹친다.

몸이 아픈 것이
몸의 이상 현상을 알리는 신호이듯,
풍자는 사회의 이상 현상을 알리는
경계 신호이다.

음란하고 음험한 비속어와 풍자가 팽배한 시대는
그만큼 많이 ‘아픈’ 시대이다.
– 『권력과 풍자』中 –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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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관련 풍자 포스터 모음 - 닭그네와 낙타

금, 2015/06/05-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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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독재시절 표현의 자유를 억눌러왔던 이른바 ‘막걸리보안법’이 40년 만에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인의 취재보도, 예술가의 퍼포먼스, 일반 시민들이 쓴 인터넷 댓글까지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 개인을 비판했다가 경찰과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사건을 자체 수집한 결과, 모두 37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대통령의 5촌 간 살인사건 의혹을 취재, 보도했던 언론인(주진우 기자)이 기소됐고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그림을 거리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던 예술가(이하 작가)도 기소됐다. 비단 언론인이나 예술가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개인 블로그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방글을 올렸다가 수사 대상이 된 경우도 있다. 이 가운데에는 지난해 인터넷에 올린 3건의 글 때문에 서울시청 7급 공무원직을 잃을 위기에 처한 김민호 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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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김 씨는 인터넷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한 차례 풍자 비방하고, 또 6.4 지방선거 기간에 여당 정치인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등의 이유로 검찰에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심에서 2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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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권력을 풍자하는 작품을 그려온 작가 이하 씨는 당분간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독재자 시리즈의 일환으로 머리에 꽃을 단 박근혜 대통령을 그린 전단 3만 5천장을 거리에 뿌리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올해에도 대통령 풍자 포스터를 거리 곳곳에 붙이기도 했다. 그는 올해만 4번 기소당했고, 비슷한 퍼포먼스 때문에 지난 7년 동안 30번이 넘는 검찰 조사를 받았고 6번의 검찰 기소를 당했다. 이하 작가는 잠시 한국을 떠나 있겠다며 “국가가 가진 권력, 국가가 가진 그 거대한 힘은 나 혼자 맞설 단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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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이른바 ‘막걸리보안법’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975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1년형을 선고 받았다가 38년 만에 형사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긴급조치 피해자 김영기(67)씨. 무죄 선고 후 그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벌였지만 지난 5월 1심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가 김 씨가 고문당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허위 자백을 했다는 사실 모두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70년대 긴급조치를 위반해 억울한 징역살이를 한 피해자 대부분에 대해 법원은 그동안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해 왔다.그러나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국가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판결을 내린 이후에는 양상이 달라졌다.1심 판결에서 국가배상을 인정한 경우라도 2심에서 패소판결 받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김씨의 담당 변호인이자 오랫동안 긴급조치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를 맡아온 이상희 변호사는 사법부가 국가 책임에 대한 명백한 판단을 내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40년만에 또 다시 막걸리보안법 시대와 비슷한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 2015/12/10-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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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승무원 채용 공고.
‘1년 계약, 향후 정규직 전환’
‘현 공무원급 후생, 복지 제공’
– 당시 고속철도 준비사업단장 –

이는 ‘준 공무원’에 해당하는 굉장히 좋은 조건. 당연히 대부분 여승무원들은 이 말을 믿고 KTX 승무원 시험에 응시한다. 이로 인해 당시 경쟁률이 무려 13:1까지 치솟는다. 하지만 입사 2년이 지나도록 정규직 전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심지어 비정규직이란 불안한 신분 속에서 부당한 대우와 열악한 처우를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상황 만이 지속된다. 결국 2006년 3월 KTX 승무원들은 애초의 약속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280명 전원에 대한 정리해고 통보. 바로 그 때부터 평범했던 20대 중반 승무원들의 삶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전에는 비정규직이 뭔지 알려고 들지 않았던,
아니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단정해버렸는데
마치 이전의 나를 비웃듯 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파업을 통해서 사회를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나와 상관없는 일들에는 무심히 지나쳐버리는 적당주의자였던 내가
이제는 정당한 일에 대해서는 소리내어 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이 투쟁이 승리할 거라고 확신한다.
– 해고승무원 최소영

하지만 세상의 시선은 차가웠다. 억지로 떼를 쓴다거나, 더 열악한 비정규직도 많다거나, 심지어 공사 정직원이 되고 싶으면 공부해서 시험을 보라는 말까지 응원의 말 못지않게 마음을 할퀴는 말들을 듣게 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이 또렷이 시선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다름 아닌 자신들과 같은 처지의 또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이었다. 기륭전자, 이랜드, 코스콤 등의…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극한의 방법을 통해 호소해도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이토록 처절하게 저항해도 잘 굴러가는 이 사회에 절망한다.
– 서울역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ktx 승무원

파업을 시작하고 3년이 지나자 300명이 넘던 인원이 34명으로 줄게 된다. 그 34명이 시작한 법정 싸움. 천만 다행히도 코레일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2년 만에 승소한다. 비록 30대로 접어든 나이였지만 복직을 꿈꿀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직을 기다리며 그동안 미뤄두었던 연애, 결혼, 출산 등 일상의 삶을 이어간다.

하지만 무려 4년이 지나서야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다. 심지어 1,2심을 뒤집는 패소 판결. 더구나 2심 승소로 4년간 받은 1인당 8,640만원의 임금을 반환하라는 판결까지 내려진다. 10년을 길거리에서 투쟁하던 이들에게 1억에 가까운 돈을 다시 토해낼 여력은 없었다. 결국 한달 뒤 이를 비관한 동료 한명이 세 살배기 아이를 남겨 둔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스물다섯에 KTX 승무원이 되어
스물일곱에 해고돼
서른여섯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녀를
우리는 가슴에 묻었다.

하지만 33명의 KTX 승무원들은 10년을 섰던 그 자리에 여전히 서 있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서울역과 부산역에서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비록 패소했지만 싸워야 할 이유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저희가 돌아서고 만다면 우리는 하나의 선례가 되거든요.
‘쟤네들 봐라. 10년이나 싸웠는데도 결국에는 다 뿔뿔이 흩어지고 지지 않았냐?
너희들도 저거 보고서 입 다물고 그냥 시키는 대로 일이나 해라, 주는 돈 받고.’
이런 선례가 되고 싶지는 솔직히 않았습니다.
– 김승하, KTX 승무지부 지부장

우리 새로미에게 차별 없는 세상을 보여주려
지난 10년 간 열심히 노력한다고 했지만,
앞으로 더 녹록지 않은 현실을
너에게 보여주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단다.
하지만 새롬아.
엄마와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33명의 이모들이
우리 새로미와 형, 누나들이 차별 없는 세상을
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는 거 알고 있지?
엄마에게 힘을 주렴.
– 2015년 여름. 해고승무원 김영선 씨가 태어난 딸에게 쓴 편지 중에서

수, 2015/12/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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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벌인 4대강 사업은 ‘녹조 라떼’라는 오명 만을 얻은 채 실패로 귀결됐습니다.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4대강 사업에 대한 평은 썩 좋지가 않죠. 하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은 좀 다릅니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청계천 복원 사업일 겁니다. 맞습니다.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란 평가를 여전히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청계천 노점상들은 생계의 터전을 잃게 됩니다. 이곳저곳을 떠돌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노점상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성동공고 뒤편에 자리 잡았던 청계천 노점상들은 강제 철거로 집기류를 모조리 압수당했습니다.

 

좀 더 살펴볼까요? 2003년 청계천 노점상들이 청계천에서 강제 철거된 후 이주된 곳은 대략 3곳입니다. 동대문 운동장, 동묘 벼룩시장, 성동공고 근처 이렇게 말이죠. 그 중에서 900여 명의 노점상들이 이주했던 동대문 운동장은 현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로 바뀌어 있습니다. 그럼 노점상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또 집단 이주를 당합니다. 그 과정에서 당시 59세의 노인 노점상은 오른쪽 눈 안쪽 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기까지 합니다. 용역업체 직원에게 벽돌로 맞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노점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에 잘 소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한 평가가 가능했던 게 말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습니다. 언론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사람들이 청계천 복원사업의 실체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본 편에서는 바로 그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어쩌면 바로 이 이유가 4대강과 청계천 복원 공사의 결정적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이런 겁니다. 4대강 사업은 그야말로 소수 건설사들 배를 불려주기만 한 반면, 청계천 복원사업은 주변의 평범한 영세 상인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갔다는 것이죠.

실제로 청계천 복원 공사 이후 주위 상권은 급격하게 확장이 됩니다. 산책을 하러 오는 이들이 늘어 음식점이 호황을 맞게 되고, 덩달아 주위 건물들의 분양가도 상승을 합니다. 일부 도매상들의 경우 소매상들과 달리 이익을 기대했다가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했지만, 어쨌거나 청계천 복원 공사 덕에 적지 않은 ‘평범한 이들’이 이익을 얻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청계천 복원 사업의 ‘성공 이유’는 생태니 뭐니 하는 게 아니라, 상권과 부동산 가격 상승이 본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들어 온 서민들의 재산증식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면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무엇을 기대했었는지, 왜 그에게 압도적인 표를 던졌던 것인지 이해가 갑니다. 지금은 역대 대통령 인기도 조사에서 거의 꼴지를 달리고 있지만 그는 분명 사람들이 무얼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서울시장 시절과 달리 대통령이 된 이후엔 소수의 이들에게만 원하는 걸 이루도록 해줬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서 물러났으니, 이명박에게 사람들이 투사했던 무언가도 함께 사라졌을까요? 그가 인기가 없는 전직 대통령이니 서민들이 바랬던 그 무언가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걸까요? 서민들이 바라는 그 무언가가 과연 이명박 시장 혹은 대통령 시절에 새롭게 생겨난 것일까요? 그렇다면 그 무언가를 바라는 게 꼭 나쁜 것일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일까요? 만약 그게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그걸 얻기 위한 방법이 노점상과 같은 가장 힘없는 이들의 것을 빼앗는 것밖에 없는 것일까요?

청계천 복원사업으로부터 이미 10여 년이 흘렀지만,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과 얻어야 할 답은 여전히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만드는 내내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절로부터 단 한 걸음도 내 걷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지요. 더불어 ‘다른 방법’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그 시절에 갇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들었습니다.

수, 2015/08/26-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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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기 무위당학교

“원주에서, 언론을 이야기하다”

한국 언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신문과 방송을 신뢰하십니까?
돈과 예능에 빠져드는 TV로부터 우리 애들을 어찌해야 할까요?

우리는 지금 미디어의 홍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수십 종의 신문, 지상파 TV, 온종일 떠드는 종편방송, 그리고 100여개의 케이블채널 등,
다양성이 보장되는 “미디어 주권시대”라고 말하지만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주요 신문들은 사회정의보다 돈의 눈치를 보며
자사이기주의에 부합한 논조를 쏟아내고 있으며,
종편방송은 분열적이고 선정적인 뉴스보도와 해설로
우리를 흥분시키고 불안하게 합니다.
공익성이 생명인 지상파 TV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예능오락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정서를 흔들고 있습니다.

제9기 무위당학교에서는 신문과 방송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우리 언론과 미디어의 권력화, 상업화가 가속화되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해보고,
미디어가 민주주의와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공동체적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고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참으로, 언론분야의 귀한 분들을 모셨습니다.

무위당학교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의 참여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무위당학교장 황도근 모심

* 일시 : 2016년 4월 7일 ~ 6월 9일 매주 목요일 19시 ~ 21시

- 1강(4/7, 목)은 입학식으로 6시 40분에 시작

- 5강은 5월 9일 월요일, 7강은 5월 27일 금요일 진행

* 장소 : 밝음신협 4층 무위당기념관

* 수강료 : 인문도시 지원사업에서 부담해 수강료를 받지 않습니다.

한살림원주 홈페이지
수, 2016/04/0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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