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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형참사 그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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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형참사 그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admin | 수, 2021/07/28- 20:10

[월간경실련 2021년 7,8월호 – 특집. 오늘도 무사히(2)]

대형참사 그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황지욱 경실련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 (전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20세기 성장하는 산업사회를 만들어 놓았던 대한민국, 그리고 마침내 대한민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닌 선진국 그룹에 속한다고 인정받게 되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래 개도국이 선진국으로 지위 변경을 이룬 것은 대한민국이 처음이란 기사였다. 뿌듯하면서 자랑스럽기도 하다. 20세기에 학교를 다니면서 방송을 통해 그리고 학교 교육을 통해 그렇게 들어온 ‘조국의 역군’들께서 얼마나 자기희생을 마다하지 않으며 길이길이 빛날 조국 근대화를 위해 몸 바쳐 헌신한 결과물이던가? 그런데 지금 소환한 ‘조국의 역군’이란 표현, 이는 나라의 발전을 위해 정말 몸 바쳐 일해온 우리의 부모 세대와 선배들을 높여드리는 표현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저 일벌레처럼 온통 나라가 정해놓은 목표에 매몰되어 자신의 삶도 없이 살아야 했던 권위주의시대 그리고 성장지상주의시대 서민의 일상을 표현한 산물처럼도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서글픈 마음도 지울 수 없다. 그런 서민들이 당시에 가장 크게 바라던, 아니 어쩌면 가장 소박하게 바라던 삶은 무엇이었나? 척박해 보이던 시골을 떠나 대도시라는 곳에 정착해서 아주 크지는 않아도 번듯한 집 한 채 갖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었을까? 번듯해 보이는 직장에 다니며 아들딸 낳아서 오순도순 사는 삶, 이것이 서민들의 바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도시는 밝은 꿈을 꾸기에 너무도 많은 아픔을 품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방송을 통해 보고 들었던 잊혀지지 않는 사건과 사고가 있다. 한쪽에서는 100억 달러 수출 달성을 외쳐댔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끊임없는 사건사고로 몸서리쳐야 했다. 1970년 4월 8일 와우(臥牛)아파트가 붕괴되었다. 아파트 이름 그대로 아파트가 통째로 누워버렸다. 197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대연각 호텔이 불타올랐다. 그 높은 곳에서 불을 피해 뛰어내리던 투숙객도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1977년 11월 11일 전북 이리시(익산시)의 이리역에서 열차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그러나 처절한 사고였다. 1986년 8월 4일 독립기념관 화재사건이 발생했다. 1988년 10월 9일 서초동 꽃마을이 불에 타버렸다. 가난한 이들의 고단한 삶이 더욱 고단하게 되었다. 1993년 7월 23일 목포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추락했다. 1993년 10월 10일 전북 부안군의 위도 근처에서 서해 훼리호가 침몰했다. 1994년 10월 21일 서울의 성수대교가 붕괴되었다. 1995년 4월 28일 대구 지하철 공사장에서 도시가스가 폭발했다. 1995년 6월 29일에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렸다. 1999년 6월 30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003년 2월 18일에는 대구 도시철도 1호선에서 방화가 발생했다. 2011년 7월 28일에는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동네를 덮쳤다. 2014년 4월 16일은 입에 담기에도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충격적이었던 것은 1994년이다. 독일 도르트문트시의 도시계획국에서 인턴 실습생으로 일하고 있을 때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독일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떴다. 그때 도시계획위원회에 업무 보조로 참석한 내게 시청 토목국장은 어느 나라에서 왔냐며 물었고, 나는 대한민국에서 왔다는 말을 하기가 민망했다. 그해에 삼성에서는 256MB DRA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거쳐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대대적으로 떠들던 시기였음에도 말이다. 하지만 경제성장이라는 단어보다도 안전하지 않은 사회의 모습은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모든 사건사고가 전부 인재에 따른 사고였으며, 이런 인재는 법·제도적 장치를 허술하고 방만하게 운영한 주체에게도 놓여있음이 드러났다. 1990년대 당시에도 성장지상주의와 졸속주의에 대한 비판 기사가 줄을 이었다. 재해·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정부는 줄기차게 이야기했다. 설계와 시공 그리고 입찰 과정에서 비리와 부패가 연결되어 이 고리를 끊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과 다짐을 했다. 그 결과로 다양한 법률이 만들어지고 제도적 장치가 정비되었다. 1995년 1월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고, 같은 해 4월 한국시설안전공단도 설립되었다. 그리고 2020년에는 국토안전관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국토안전관리원법을 기반으로 기능도 확대·개편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형재난 재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통합적 재난 대응 매뉴얼도 마련하였다. 나아가 감염병 예방과 질병관리를 위한 질병관리청도 신설되었다. 제도와 장치의 정비 그리고 기관의 신설과 기능 강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진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그런데 2021년 6월 9일 광주광역시 학동에서는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던 중 철거 중인 건물 붕괴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한 주도 채 지나지 않은 17일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쿠팡 물류센터의 화재가 또 터졌다. 항상 피해자는 거의 대부분 서민이었고 위험을 무릅쓰고 사고를 수습하던 소방관까지도 희생되는 슬픔이 이어졌다. 왜 1990년부터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불특정 다수의 서민들이 겪게 되는 사건·사고는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하는가? 도대체 어떤 대책이 마련되어야 이 후진적인 대형 사고와 재난의 악연을 끊을 수 있단 말인가?

과밀, 과적, 과속 그리고 과욕이 넘쳐나는 후진적 통념의 사회에서는 안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과거의 이런 통념을 깨지 않는 이상 한편으로 선진국이라고 외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후진성의 굴레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면 이 후진의 사슬을 끊는 교육과 홍보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더욱 빈번히 그리고 더욱 지속적으로 이뤄져 모두가 제도를 철저히 지키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충분하지가 않다. 안전하지 않게 행동한다는 것은 타인의 생명을 위해하는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안전을 지키는 것이 다른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한 것임을 마음 속 깊이 인식하도록 교육과 홍보에 매진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 일하는 종사자들 모두가 자신의 분야에서 지켜야 할 안전이 가장 우선임을 구체적으로 알아가도록 안전수칙을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어길 경우에 지불해야 할 비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임을 깨닫도록 강력한 조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미국이나 서구유럽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이곳에서 교통규칙을 얼마나 엄격히 지켜야 하는지, 법규를 위반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얼마나 큰지 잘 안다. 나는 독일에서 부정을 저질렀다 발각된 정치인이든, 경제인이든 아니 일반인들조차도 이들이 지불해야 하는 인생의 대가가 얼마나 컸는지 보았다. 법이 어떤 법이든 간에 정해진 규정을 ‘위반’하다가 걸리면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지라도 예외없이 징벌적 대가를 꼭 치러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법을 위반하려는 엄두도 내지 않는다. 이것이 선진사회를 유지하는 비결 중의 하나이며, 인재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의미의 선진사회로 나아가려면 모두가 안전훼손 행위는 범법행위이자 범죄라는 의식을 갖도록 끊임없이 교육하고 홍보해야 할 것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부터 생활안전을 위해 교통법규의 준수를 비롯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안전교육과 시민의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중고등학교의 교과서에도 이러한 사회안전을 다루는 내용이 명확하게 실려 있어야 하며, 실질적으로 다양한 활동과 실습을 통해 사회안전을 위한 의식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사회인이 되면 각 분야에서 활동할 때 지켜야 하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인지하고 준수하도록 안전교육센터에서 반복교육을 받도록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언론도 이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인지를 꾸준히 알릴 필요가 있다.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모니터링하는 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단순히 온라인으로만 안전교육을 진행하지 않고 도시마다 안전교육센터를 갖추어 분야별로 안전교육과 실습이 반복해서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을 통해 나의 안전의식이 개선될 때 개선된 정도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대형사고가 날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그들을 궁지로 몰아세우곤 했다. 하지만 이것은 누구 하나만을 몰아세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형사고의 이면에는 소형사고를 유발시키는 국민 각자의 안전불감증도 원인 중 하나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차량을 운전하는 분들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규정을 얼마나 철저히 지키려고 하는가 묻고 싶다. 일상으로 접하게 되는 교통사고의 소식은 대부분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승객의 안전한 승하차를 위해 정확한 정차규정을 준수하였다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 과적과 과속을 하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참사, 법규를 제대로 준수하려고만 하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 버스운전사든, 택시운전사든 아니 모든 운송수단을 운전하는 우리 모두는 그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따지고 보면 이런 인재가 발생하도록 과도히 이익을 탐하거나 운전기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대는 고용주에게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아니 이들이 그렇게 맞지 않는 행위를 하도록 방임하거나 방치한 계획가와 정치인들에게 더 큰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 내 말은 그 누구도 이런 사건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탓하기 전에 그리고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더욱 엄격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권리를 행사하려 한다면 그만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선진국의 국민이 된다는 것은 말로만 또는 금전적으로 풍부하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다. 제대로 제도가 갖춰지고, 모두가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려고 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 선진국 사회의 국민이 될 수 있다. 독일인들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Langsam aber sicher)’가 중요하지 ‘빨리빨리 그리고 대충대충’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한 가지 덧붙인다. 사건사고에는 전조현상이 있다. 그것이 몇 주 전이든, 며칠 전이든 아니 몇 시간 전이든 미연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전조현상이 발생한다. 최소한 전조현상이 발생할 때 이를 정말로 심각하게 여기고 대처할 수 있는 대응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2022년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뽑는 선거도 있다. 이를 계기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해당 정부의 안전도 개선 여부를 평가하는 지표와 평가시스템을 만들어 모든 유권자가 어떤 사람이 정말 안전을 중요시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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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방자치의 품격을 훔쳤을까?

이병관 청주경실련 정책국장

2017년은 포털 사이트 메인화면에 청주와 충북 소식이 유달리 많이 등장했다. 끔찍한 살인사건, 어처구니없는 교통사고, 아동학대, 성직자의 추태 등 우리 지역 소식이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또 있었던가 싶다. 아쉽게도 모두 안 좋은 내용뿐인데, 여기에 정치인과 공무원이 빠지면 섭섭했던 것일까?

지방자치를 꽃피워도 모자랄 판에 단체장, 지방의회 그리고 공무원들이 합심(?)하여 지방자치 무용론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들에 관한 한심한 뉴스를 들을 때마다 주민들은 지방의원은 없는 게 낫다, 다시 옛날처럼 단체장을 중앙에서 임명해라, 공무원도 일반기업처럼 해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등 다분히 감정적인 반응을 쏟아냈고, 지방자치에 관한 합리적 논의도 점점 멀어져갔다.

 

청주시 공무원 비위, 그 끝은 어디인가?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추진했는지 강한 의구심

10월 24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는 3~4급 간부 공무원 16명이 모여 ‘공직기강 확립 청렴 실천 서약서’를 발표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들은 공무원 비위가 다시 발생하면 엄중한 처벌을 받겠다고 85만 청주시민에게 약속했다. 이날 서약 발표는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뒤 음주 측정을 거부했다가 입건된 상당구청장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사건 이전에 이미 청주시 공무원들의 비위와 일탈 행위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이 발생했었다.

건축업자로부터 1천5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40대 공무원이 구속됐고, 또 다른 공무원은 시청 사무실에서 집기를 내던지고 간부 공무원을 폭행했다가 파면됐다. 폭행을 당한 간부 공무원은(꼭 폭행 때문이라고 할 순 없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른 사건으로 한 명이 또 자살해 올해만 청주시에선 공무원 2명이 자살했다.

상가 건물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30대 공무원은 불구속 입건돼 파면됐고, 작년에 속칭 ‘보도방’을 운영한 혐의로 적발된 30대 공무원은 경찰 수사를 받다가 결국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한 간부 공무원이 이재민 구호물품을 자신의 고향 경로당에 전달했다 적발된 것은 차라리 애교에 가까울 정도다.

공무원에 관한 비리·비위 사건은 늘 있었지만, 올해만큼 많이 터졌던 적도 없었다. 충북을 대표하는 기초단체인 청주시가 ‘비리집단’이 된 원인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청주시는 2014년 7월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됐지만, 기존의 시청 직원과 옛 군청 직원들이 여전히 융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인사 적체가 심각해 직원 간 경쟁이 심하고, 서로 음해성 투서가 난무하는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여기에 허술한 감사 시스템도 한 몫 했다. 청주시 정도 규모의 도시면 외부 전문가를 감사관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내부 직원을 임명하여 ‘제 식구 감싸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연 이러한 공무원들이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추진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이승훈 청주시장 직위 상실
시장의 리더십 부재 → 공무원 일탈?!

이승훈 청주시장은 11월 9일 결국 시장직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시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그는 통합청주시(2014년 7월 출범)의 첫 수장에 올랐지만 임기 내내 정치자금법 위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민선 청주시장 가운데 중도에 낙마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2월 29일 검찰의 기소로 재판에 넘겨진 이 시장은 대법원 선고까지 1년 9개월 동안 모두 13차례 재판을 받았다. 당선 이후 시정을 챙기기보단 재판 준비로 더 바빴을 이 시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했을 리 없다. 공무원들이 법원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시장의 지시를 새겨 들었을까?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무원은 단체장 하기 나름이다. 공무원에 대한 많은 비판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시민이 뽑은 단체장의 의중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공무원들의 속마음이야 어떠하든 박원순 이후의 서울시, 이재명 이후의 성남시 공직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 청주에선 이들 두 지역에 더해서 김승수 전주시장에 대한 미담(!)도 회자되고 있다. 아무래도 청주와 규모가 비슷한 도시라서 모범사례로 삼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다시 청주시 상황을 돌아보면 암담하다. 시장은 재판 중이었고, 공무원은 비위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청주시는 청원군과 통합된 이후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전국에 모범적인 도시의 모습을 만들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레밍’으로 시작하여 ‘늑대’로 끝난 도의원의 ‘아무말 대잔치’
함량 미달 의원, 그리고 그런 의원을 계속 배출하는 정당

올해 여름은 오랜 가뭄으로 말 그대로 타들어가는 심정으로 하늘을 원망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중 7월 16일 청주를 비롯하여 몇몇 지역에 집중폭우가 쏟아져 정반대의 이유로 하늘을 원망하게 됐다. 여기까지는 자연재해라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기상청의 잘못된 예보와 우왕좌왕했던 청주시의 행정처리에 시민들은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안 좋은 상황을 단 한 명의 충북도의원이 ‘별 것 아닌 일’로 만들어버렸다. 청주가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후 시민들과 공무원, 군인을 비롯해 타 지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수해복구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와중에,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김학철, 박한범, 박봉순, 최병윤 의원 4명은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 청주의 물난리 소식도 전국 뉴스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이들 도의원에 관한 소식은 온 나라를 들끓게 만들었다.

연수 국가에 도착한 후 김학철 도의원(행정문화위원장)이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것과 관련해 진행된 인터뷰 발언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는 방송사와의 통화에서 외유성 유럽 연수에 대해 비판하는 국민들에 대해, 그 유명한 ‘레밍(들쥐)’ 발언의 막을 올렸다. 박근혜정부 시절 논란이 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국민은 개돼지’라고 했던 발언의 뒤를 이어, ‘레밍’은 국민을 모독하는 대표적인 동물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도 탄핵 찬성 국회의원들을 ‘개’로 비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회에 250마리의 위험한 개들이 미쳐서 날뛰고 있다”고 발언해 도의회 윤리특위에 회부됐지만 징계를 받지는 않았다.

함께 연수를 떠난 네 명 중 더불어민주당 최병윤 의원은 7월 25일 의원직 사퇴를 발표해 일단락됐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3명은 본인들을 제명시킨 조치가 과하다며 재심을 청구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김학철 의원의 ‘아무말 대잔치’는 그 이후에도 계속됐다.

충북도민과 충북도의회의 명예를 실추한 의원들에 대해 연일 도민들이 나서 징계를 요구했지만, 충북도의회는 묵묵부답, 시간 끌기로 일관했다. 그러다 결국 9월 4일 충북도의회는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박한범, 박봉순 의원에겐 공개사과를, 논란의 중심에 있던 김학철 의원에겐 30일 출석 정지라는 솜방망이 징계처분을 내렸다.

김학철 의원은 자신에 대한 징계가 내려지는 그 날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9월 11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사과 발언을 하며 도민을 늑대에, 자신은 늑대를 이끄는 우두머리에 비유하여 또 다시 분란을 일으켰다. 레밍으로 시작한 막말을 늑대로 끝낸 셈이다. 이후 그는 행정문화위원장 직을 사임하고 교육위원회로 이동하여 다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으로서 기본 도리를 모르는 자에게 어찌 충북의 아이들 교육을 맡길 수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다.

 

유권자의 품격 = 지방자치의 품격
그럼에도 개혁을 멈추지 말아야

도대체 이런 공무원과 단체장, 도의원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일까? 어째서 그들은 일반 시민들의 기대치에서 이토록 멀어졌을까? 그들에겐 품격이 원래 없었던 것일까, 있었는데 없어진 것일까?

우선 함량 미달인 후보를 공천해 선거에 당선되도록 한 정당의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도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났다는 것은 ‘가도 괜찮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고, 거기엔 도민을 두려워하기에 앞서 소속 정당에서 문제 삼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는 뜻이다. 또한 막말을 해도 유권자들이 곧 잊을 것이고, 오히려 본인의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인의 막말은 계속 되고 있다.

2014년 이승훈 청주시장(현 자유한국당)의 당선에는 당시 야당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라 집권당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었고, 안전한 사회를 지향하는 열망도 높았으며, 그 연장선에서 정치변화에 대한 요구도 컸지만, 지방정치에서 보여준 당시 야당의 모습은 구태의연함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랬던 야당이 지금 여당이 되어 2018년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청주나 충북에선 새로운 인물이 그다지 보이질 않는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에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촛불 민심으로 탄생한 새로운 정권이 지방에선 토호 세력의 정권 유지에 이용되는 것이 아닐까 심히 우려스럽다.

사실 이렇게 하면 올바른 지방자치가 구현될 것이란 뾰족한 묘안은 없다. 선거제도와 정당 개혁에 대한 논의도 많이 있었고, 유권자의 의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많이 있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히 크다.

하지만 ‘불만이 많다’는 것을 ‘문제가 더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하진 않았으면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많이 높아졌고 그것은 촛불혁명의 원동력이 됐다. 유권자의 수준이 높아졌으므로 당연히 기대치도 높아졌을 터인데(기대치가 낮으면 불만을 가질 이유도 없다), 지금의 상황은 그런 기대치에 정치권과 공직사회가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우리는 지방자치가 더 나빠졌다며 좌절하여, 옛날이 더 좋았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할 일은 올바른 지방자치를 위해 지금까지 해왔던 개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며, 지방자치에 대한 우리의 기대치도 계속 높여나가는 것이다.

화, 2017/12/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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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의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이란?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정책위원장

 

연방제에 대한 애증

우리나라 사람은 연방제에 대한 애증이 있다. 연방제 하면 미국, 독일 등과 같이 독립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연방제를 먼저 떠올리지 못한다. 오히려 북한의 고려연방제와 같은 이념적 굴레에서 머뭇거리고 만다. 2012년 대선당시 문재인후보는 ‘준연방제’의 자치분권을 캐치프레이즈로 사용하려다 그만 둔 적도 있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상대 후보가 고려연방제를 운운하며 빨간 덧칠로 악용할 수 있을 있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달랐다. 문재인후보는 지방분권을 연방제 수준에 비유하며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호소했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당선 후에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3에서 6:4까지 추진하겠다는 자치분권의 추진 의지도 분명하다.

 

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인가?

현 정부는 이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논하기 이전에 왜 지방분권인지, 분명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하면 좋겠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성장과 복지의 악순환,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인한 청년실업과 장기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시대적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한편 우리의 국가 시스템은 낡고 병들어 있다. 중앙정치인들은 형님예산, 쪽지예산, 카톡예산으로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에 혈안이다. 중앙부처는 수천 개의 보조금과 위임사무로 지방정부를 길들이고 있다. 대기업은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순환출자 등으로 내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중앙언론들은 건전한 비판능력을 상실해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근거 없는 얘기라고 반박할지 모르겠다. 벌써 가물가물 국민들의 뇌리에서 떠나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다름 아닌 증거로 여실히 남아있다. 이들 모든 집단들이 지방분권에 인색하거나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세력들이다. 反분권적 4각 연대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무엇일까?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주권’을 부르짖듯이, 지역적 차원에서도 ‘주민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이게 연방제 수준 지방분권의 첫 단추다. 주민주권은 ‘실리’ 이전에 ‘당위’다. 주민주권의 ‘당위’가 ‘실리’를 선물한다는 경험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둘째, 일하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중앙정치, 중앙정부가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가 새로운 화두로 ‘사회혁신’을 말하는 것은 사회 활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 중앙정치 위주로 국가의 일을 도모하는 것은 한계에 이르렀다. 지방정부, 지역정치 그리고 민간의 활력을 통해 국가의 일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재배분하고, 중앙정부가 담당했던 기능을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일(기능)을 배분하면서 ‘일’만 이양하면 안 된다. 일과 함께 돈(재정)과 힘(권한)도 지방정부에 이양해야 한다. 또한 사무단위로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활성화기능’, ‘노인복지기능’, ‘초중고 교육기능’ 등과 같이 대규모 기능별 일괄이양을 해야 한다.

셋째, 돈 쓰는 방법을 고쳐야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방법에서 교훈할 수 있다. 성인이 된 자녀에게 용돈의 사용처를 일일이 정해 주고, 심지어 자녀가 긴요하게 쓰기 위해 저축한 용돈까지 뺏어, 부모가 시킨 일을 하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녀는 성년이 됐음에도 스스로 자신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취업, 학업, 그리고 연애 사업에 용돈을 사용하지 못하고 부모의 ‘시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용돈의 비효율적인 집행이다. 용돈의 효과 또한 절감된다. 자녀는 무능력자가 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이런 모습이다. 수천 개의 보조금사업으로 중앙정부는 부모가 자녀에게 용돈 나눠 주듯이 지방정부에 배분하고 있다. 합리적인 배분보다는 ‘힘’에 의한 나눠먹기식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힘깨나 쓰는 어떤 지역에 1.3Km의 둘레 길을 조성하도록 약 100억을 쓴 보조사업도 있다고 한다. 국가재정이 좀 먹는 일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체제를 고쳐야 한다. 쉬운 과제는 아니다. 여러 차례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이 난항을 겪었던 것을 보면 쉽게 달려들 것도 아니다. 먼저, 과거 이명박정부가 시도했던 ‘5+2 광역경제권’의 규모로 ‘광역정부조합’을 운영한다. 다음 단계에서 미국의 주와 같은 ‘지역연합정부’를 구축해 연방정부 수준의 지방분권을 완성하면 된다.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쉽게 접근하면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앞에서 제기한 ‘일’과 ‘돈’의 운영을 분권적으로 개혁해 지역주민들이 지방분권의 ‘실리’라는 열매의 맛을 보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특별·광역시와 도를 통합한 ‘지역연합정부’의 구성은 가능하리라고 본다.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와 철학으로

문제는 문재인정부의 분권의지가 중요하다. 지난 10년간 보수정권에서 보여준 미온적인 지방분권정책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자치분권을 통해 국가경제가 살고, 모든 지역이 골고루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서 잘 모른다. 가보지 않는 길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길은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자치분권의 길을 통해 공교육이 살고, 지역복지를 튼실하게 하며, 지역경제와 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의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에 기대를 걸어본다.

화, 2018/02/0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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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도시안전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부터 경제개발 정책을 추진해 ‘한강의 기적’이라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그러나 성장우선주의 정책과정에서 안전비용은 무시되기 일쑤였다. 그 결과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의 붕괴, 경기 화성 씨랜드·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등과 같은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는 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됐다. 안전의식과 안전에 대한 가치관 미성숙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제천시 화재와 같은 대형사고들이 계속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으며, 정부차원에서도 체계적인 안전정책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시민의 삶이자 터전이 되는 도시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은 바로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다. 현대인의 90% 이상이 거주하는 도시공간의 안전은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요소에 대한 종합적 시각에서 시민들의 활동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패러다임은 과거 ‘경제발전과 규모의 성장’에서 최근에는 ‘자연적, 인위적 사고나 범죄로부터 안전에 기반 한 사회의 지속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 ‘안전’은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는 도시발전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의 안전개념은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과 복구에서 방범·방재 등 사회적 재난에 대한 사전적 예방의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같이 평상시 전 사회구성원의 활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민들이 생활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안전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지방분권이 가속화되면서 안전분야에서도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할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해 시민사회의 관심표방과 정책적 제언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자치경찰제도가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생활밀착형 안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 태풍·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는 중앙정부, 생활형 범죄·화재와 같은 사회적 재난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입안돼야 효과적이다.

많은 안전관련 시민단체 또는 민간기관들이 안전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제는 생활방재, 생활범죄라는 범위로 한정해 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안전의 현황파악과 문제점 발굴, 해결방안 제시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국제화와 고령화 사회의 진입 등에 따다 도시안전의 필수요소라 할 수 있는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발전 속에서 발굴되는 생활방재, 생활범죄, 유니버설디자인 상의 안전 문제점을 시민의 입장에서 계획하고 디자인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도시안전디자인’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에 대전경실련은 도시안전을 위한 활동을 보다 체계화하기 위해 도시안전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센터의 역할은 첫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 둘째, 도시안전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셋째, 효과적인 도시안전디자인에 대한 정책발굴을 위한 민관산학 연계의 네트워크 구성 등이다. 특히 대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도시안전에 대한 도시안전산업 육성에 대한 시민적 공감대도 형성하고자 한다.

‘도시안전디자인’은 수요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 및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이 가능하다. 특히 대전지역은 국가 신성장동력의 핵심 연구거점으로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요소기술, 부품, 소재 관련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이 집적되어 있다. 안전에 이러한 기술들이 도입되거나 접목되면 새로운 가치와 비즈니즈 모델 구상이 가능하다.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대전의 IT를 비롯한 전략산업과 방재·방범·유니버설디자인산업을 연계·융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을 통해 지역의 전략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도시안전 문제는 다양한 분야의 복합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각 분야가 공동 노력해 ‘도시안전’이라는 하나의 공통목표 안에서 세부 분야의 역할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서로 협력해 안전한 도시를 위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계획과 전략이 디자인돼야 한다. 또한 ‘안전’을 차세대 도시전략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도시의 성장도 견인할 수 있도록 사회 전반적인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안전은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안전의식)와 사회적 시스템 확충(안전디자인)이 마련돼야 선진 안전문화가 실현될 수 있다. 즉, 안전은 이제 선택이 아닌 국민의 권리라고 할 수 있고, 이를 위한 시민단체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화, 2018/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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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슈가 지방선거 판도를 바꾼다

정윤수 연세대 경제학과 / 경실련 아름다운 청년 선거단

이번 지방선거는 누가 보더라도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된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 야당의 이합집산,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헌 등 절대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이슈만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여당의 거의 유일한 약점인 안보와 관련해서도 잇따라 열릴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격받을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 전체적인 정당 지지도는 당분간 민주당의 초강세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 경험했듯이 정당에 대한 지지가 인물에 대한 지지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기에 단언할 순 없다.

야당은 현 정권의 핵심인 김경수 의원이 연관된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검 요구를 강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권의 정당성, 도덕성을 일거에 무너뜨리라고 기대했던 드루킹 이슈는 박근혜정부의 댓글조작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동기, 사실관계와 TV조선 기자의 무리한 취재시도(드루킹사무실 칩입후 절도), 야당의 무리한 정쟁화시도 등으로 인해서 파괴력이 약해진 모양새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구나 지역 공약, 인물이 중시되는 지방선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보다 더 중대한 영향을 끼칠 항목으로 청년 이슈가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은 청년세대에 무관심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부분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해 투표를 안 하고 있으며, 투표를 하더라도 대체적으로 진보적인 성격을 보이기 때문에 진보·보수 세력 모두 청년 세대에 대한 관심이 낮았다. 하지만 금년 들어 청년 세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 있었다. 바로 가상화폐와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이다. 이 논란으로 여야 정치인 모두 깜짝 놀랐다고들 한다. 사실 지금 청년층들은 그 누구보다 사회에 불만이 많은 세대가 청년들이다. 대입, 취업, 결혼, 육아 등 쉬운 것 하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사회의 구조적 문제탓을 하지 않고 본인 탓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고만 있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헬조선이라는 말을 외치며 사회 변혁을 꿈꾸는 세대가 되었다. 때문에 청년 문제에 여야 모두 진정성을 갖고 대할 때만이 한 표라도 더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이슈는 청년 일자리 문제이다. 현 정부에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노량진 학원가만 번창하는 기형적 구조가 되었다. 제일 빛나야 할 청춘에 가장 어두운 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모습을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다.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더불어 대학가의 주거권, 등록금, 입시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룸과 대학 기숙사간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등록금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조정한다면 실제로 혜택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또한 로스쿨, 약대, 대학 학부 입학, 입사에 있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를 제시하고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정치권이 답을 해야 한다. 그럴 때만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위 모든 이슈를 종합하면 결국 이번 선거는 공정함, 투명함이 청년들의 표심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정치권이 당리당략이 아닌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화, 2018/05/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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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가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되찾을 때 지방자치도 발전한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

 

30년의 공백기 이후 부활한 지방선거, 그 후 27년

1961년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정권은 전국의 지방의회가 해산시키고, 지방자치단체장 관선제를 실시했다. 30년의 지방자치 공백기를 지나 1991년 3월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실시됐고, 1995년 6월 지방의회 의원선거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실시됐다. 이후 27년이 지났다.

올해 6월 13일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다. 부산시민은 6.1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장, 교육감, 구청장과 군수, 부산시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부산의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7년 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1995년 자유한국당 문정수, 1998년과 2002년 한나라당 안상영, 2004년(보궐), 2006년, 2010년 한나라당 허남식, 2014년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당선돼 줄곧 같은 당에서 부산시장이 나왔다.

역대 부산시의회 의원선거의 경우 1998년 기장군에서 자유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구에서 1995년에는 자유한국당, 1998년, 2002년, 2006년, 2010년에는 한나라당, 2014년에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됐고, 비례대표 5석 중에서 3석도 같은 당에서 당선이 됐다.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구성을 기준으로 47명의 시의원 중에 시장과 다른 정당의 의원은 개원 당시 2명뿐이었으며, 이는 부산시의회가 출범한 이후 변한 적이 없었다.

부산시의 행정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부산시의회의 구성이 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로 구성됐으니, 제대로 된 견제와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었다. 심지어 대부분의 구청장도 같은 정당 소속이 당선됐다. 지난 27년간의 부산의 지방자치는 한마디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고 말았다. 경쟁이 없는 정치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인해 부산에서는 지방권력형 비리가 싹틀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고, 그 결과 ‘엘시티’와 같은 대형 비리가 터지고 말았다.

제대로 된 지방자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부산시만큼 부산의 각 지역 주민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부산시의회가 중요하다. 시의회가 부산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예산을 편성하고, 부산시의 행정 집행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활동을 펼치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없는 시의회는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의정에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회에 대한 관심과 시민단체의 의정활동평가가 중요하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 결과와 의미

부산경실련은 지난 2004년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평가를 실시한 이후, 2017년 말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활동 평가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진행해 왔다. 2013년에는 상설 조직인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구성해 부산시의회 상임위원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광역단위 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우수의원에 대해 시상도 하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이번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 의정평가 결과를 보면, 부산시의회 3년차 본회의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 점수는 15점 만점에 9.9점, 상임위원회 발언의 정성평가 평균은 10.1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제7대 부산시의회 1년차 평가결과 본회의 9.9점, 상임위원회 10.5점에 비해 본회의는 동일하고, 상임위원회는 0.4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례발의의 정성평가 결과는 제7대 부산시의회 3년차에는 지난 평가에 비해 조례 발의 건수가 2.3배 증가하는 등 의원들의 적극적인 조례발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급한 조례가 많지 않았다. 타 지역 사례 베끼기와 법률 개정에 의한 개정조례안을 통해 건수 늘리기가 여전했으며, 실현 가능성 여부를 생각하지 않는 조례와 단순한 관련 규정을 정의하고 위원회 하나 만드는 식의 조례가 다수다.

부산경실련의 제7대 부산시의회 의원 3년차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종합하면, 100점 만점에 평균 69.3점이다.

부산경실련이 진행한 부산시의원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 결과 총 점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며 평가를 진행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 판단된다.

2018년에는 제7대 부산시의회가 마무리되고, 6.13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새로운 의회가 구성될 것이다. 2004년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부산경실련이 평가를 진행하는 동안 부산시의회 의원들의 출석률, 발언빈도, 조례발의수 등이 많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경실련은 앞으로도 의원들의 발언 및 조례안의 내용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계속할 예정이다. 부산경실련은 상설운영하고 있는 ‘부산시의회 의정평가단’을 통해 부산시의회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다. 또한 성숙된 방청문화와 의정평가단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을 지속해 의회 방청 및 모니터링을 통해 정례회,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등에 대해서는 1년 단위로 수시 평가하고, 제8대 부산시의회 1년차가 마무리되는 2019년에 부산시의회 의정활동에 대한 종합평가를 할 예정이다.

 

시민단체의 의정감시활동도 중요하지만 민의를 반영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선이 더 중요

이런 지속적인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평가가 더 나은 부산시의회를 만들고, 더 나은 부산시의회 활동이 결국 부산시민들에게 더 나은 정책과 예산 편성과 집행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부산’을 만들 것이라고 확신하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부산시의회 구성이 어떤 한 정당에 의해서만 구성되면 경쟁 없는 정 활동을 초래하고,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된 시의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근본적으로는 광역의회 의원 선거의 경우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회 구성이 될 수 있도록 비례대표의 수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러한 선거제도의 변화 없이 오로지 시민단체의 의정활동 평가와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있음도 잘 알고 있다. 부산경실련의 부산시의회 평가에서 시장과 다른 정당 소속의 시의원들이 거의 대부분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 2018/01/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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