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호 함께사는길
<함께사는길> 6월호의 시작은 동물원 사진이었습니다. 입을 벌린 코끼리, 담요를 두르고 있는 새끼 침팬지, 고개를 기대고 있는 기린, 물속에 떠 있는 물범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동물들이 있는 곳이 동물원이라는 사실을 잊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구에는 달성공원 동물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소풍을 가던 추억의 장소가 이제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동물원에서 평생을 보내는 동물들에게 즐거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동물이 지내는 곳은 동물원 우리와 다를까요? '동물원은 아직 정의를 내리지 못한 동물원 그 자체'라는 사진 작가님의 말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의 잣대마저 인간의 시각으로 재단되는 삶을 사는 동물원의 생명'. 인간이 중심에 있느 인간을 위한 지구는 이제 멈춰야겠습니다.
지난 5월, 인도 남부 도시 비사카파트남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가 누출되어 12명의 지역주민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통제로 이 사고에 대한 취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1984년에는 인도 중부 보팔에서 가스가 누출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의 수는 55만8125명입니다. 안전시스템과 규제가 마련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선진국은 자국의 환경규제를 피하고 싼 노동력을 얻어서 좋고, 개발도상국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어 좋다는 논리는 저소득층을 위험으로 내몰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를 보면 2019년 산재 사망자 수는 855명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의 세 배가 넘습니다. 반복되는 산재와 주민피해사고는 범죄이며 사망피해는 살인이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 외에도 고준위 핵폐기물,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야생동물 로드킬, 화석 자본주의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셔서 더욱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나 함께해요~ 분과 모임!
다음 모임은 7월 17일(금) 11시입니다.

8월 모임은 기록적인 장마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여름의 장마는 역대 최장 기록으로 이어지는 한편 장마와 작별한 후에도 폭염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긴 장마와 폭우로 벌어진 물난리는 많은 지역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전례없는 기후변화는 더 이상 장마・폭염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피해를 계기로 이미 기후위기는 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음을 인식해야할 것 같습니다.
화장품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환경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조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동물실험, 화장품 속 미세플라스틱, 버려지는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들 등, 화장품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서 너무도 다양한 환경문제와 얽혀있습니다. 불필요한 화장품 소비를 줄이는 등 지구와 여성이 함께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전력이 소비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이를 ‘대기전력’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 중이지 않을 때에도 충전기에서 많은 대기전력이 소비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 많은 가전기기에서 전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전력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석탄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더 가동해야 하고, 그로 인한 여러 환경문제들이 뒤따릅니다.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를 사용하면 간편하게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하니,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로 여름철 전기요금과 환경을 함께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잠을 잘 수 없는 깻잎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깻잎 농장에서 길러내는 깻잎은 잠을 재우지 않는다고 해요. 대 하나에서 더 많은 깻잎을 따기 위해 24시간 촉수 높은 빛을 깻잎에 밝힌다고 합니다. 산란율을 높이기 위한 잠 못 자는 닭의 달걀에 이어, 이제는 깻잎마저 잠을 못 잔 깻잎을 먹기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그린뉴딜, 자전거 도로 실태, 플라스틱제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 참여하신 두 분과 함께 진행한 8월의 모임도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열려있는 생활환경분과모임, 누구든지 새로운 분들의 참여는 대환영입니다~!
다음 모임은 9/18 (금) 입니다.



<함께사는길> 6월호의 시작은 동물원 사진이었습니다. 입을 벌린 코끼리, 담요를 두르고 있는 새끼 침팬지, 고개를 기대고 있는 기린, 물속에 떠 있는 물범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동물들이 있는 곳이 동물원이라는 사실을 잊고 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구에는 달성공원 동물원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소풍을 가던 추억의 장소가 이제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동물원에서 평생을 보내는 동물들에게 즐거움이란 어떤 것일까요? 우리와 함께 사는 반려동물이 지내는 곳은 동물원 우리와 다를까요? '동물원은 아직 정의를 내리지 못한 동물원 그 자체'라는 사진 작가님의 말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행복과 불행의 잣대마저 인간의 시각으로 재단되는 삶을 사는 동물원의 생명'. 인간이 중심에 있느 인간을 위한 지구는 이제 멈춰야겠습니다.
지난 5월, 인도 남부 도시 비사카파트남에서 사고가 있었습니다. LG폴리머스 공장에서 스티렌 가스가 누출되어 12명의 지역주민이 사망하고, 1천여 명이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통제로 이 사고에 대한 취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1984년에는 인도 중부 보팔에서 가스가 누출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주민의 수는 55만8125명입니다. 안전시스템과 규제가 마련되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옮기면 선진국은 자국의 환경규제를 피하고 싼 노동력을 얻어서 좋고, 개발도상국은 일자리가 생기고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어 좋다는 논리는 저소득층을 위험으로 내몰았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를 보면 2019년 산재 사망자 수는 855명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의 세 배가 넘습니다. 반복되는 산재와 주민피해사고는 범죄이며 사망피해는 살인이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 외에도 고준위 핵폐기물,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 야생동물 로드킬, 화석 자본주의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분이 두 분이나 계셔서 더욱 풍성한 시간이었습니다. 누구나 함께해요~ 분과 모임!
다음 모임은 7월 17일(금) 11시입니다.
http://dg.kfem.or.kr/files/attach/images/93250/505/172/aa119f09694cbcbdd... alt="6월_분과모임 (1).jpg" width="784" height="589" style="" />
8월 모임은 기록적인 장마 이야기로 시작했습니다. 올해 여름의 장마는 역대 최장 기록으로 이어지는 한편 장마와 작별한 후에도 폭염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긴 장마와 폭우로 벌어진 물난리는 많은 지역에 피해를 입히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전례없는 기후변화는 더 이상 장마・폭염이 아니라 ‘기후위기’의 현실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번 피해를 계기로 이미 기후위기는 생활 속 깊이 들어와 있음을 인식해야할 것 같습니다.
화장품 소비량이 늘어날수록 환경에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제조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동물실험, 화장품 속 미세플라스틱, 버려지는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들 등, 화장품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서 너무도 다양한 환경문제와 얽혀있습니다. 불필요한 화장품 소비를 줄이는 등 지구와 여성이 함께 건강해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전기제품에서 전력이 소비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이를 ‘대기전력’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휴대폰 충전기를 사용 중이지 않을 때에도 충전기에서 많은 대기전력이 소비된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에어컨,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 많은 가전기기에서 전력이 낭비되고 있습니다. 전력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석탄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더 가동해야 하고, 그로 인한 여러 환경문제들이 뒤따릅니다. 대기전력 차단 콘센트를 사용하면 간편하게 대기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하니, 작은 생활습관의 변화로 여름철 전기요금과 환경을 함께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잠을 잘 수 없는 깻잎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깻잎 농장에서 길러내는 깻잎은 잠을 재우지 않는다고 해요. 대 하나에서 더 많은 깻잎을 따기 위해 24시간 촉수 높은 빛을 깻잎에 밝힌다고 합니다. 산란율을 높이기 위한 잠 못 자는 닭의 달걀에 이어, 이제는 깻잎마저 잠을 못 잔 깻잎을 먹기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그린뉴딜, 자전거 도로 실태, 플라스틱제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 참여하신 두 분과 함께 진행한 8월의 모임도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열려있는 생활환경분과모임, 누구든지 새로운 분들의 참여는 대환영입니다~!
다음 모임은 9/18 (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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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예외없는 화학사고! 철저한 예방만이 답
김병훈 환경부 화학안전과장
[caption id="attachment_211177" align="aligncenter" width="640"]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 http://ecoview.or.kr/[/caption]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 8월 초, 휴가 첫날 모처럼 밀린 늦잠을 자려던 계획은 멀리 베이루트로부터 날아온 질산암모늄 폭발사고와 관련된 전화를 새벽부터 받느라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이 사고로 130여 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고, 5천여 명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화학사고 대응시스템
어디 국외뿐인가?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7월 인천의 한 공장에서 가성소다와 과산화수소 혼합물질이 지정폐기물 탱크로리에서 이상반응으로 폭발하여 인근 공장 건물의 벽면까지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작년 5월에는 서산 대산 산단의 A기업에서 스티렌모노머 유증기 사고가 있었고, 올해 3월 같은 산단 내 B기업에서 에틸렌 폭발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진료를 받았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2015년 이후 연평균 약 70건의 크고 작은 화학사고가 발생하였다. 발생건수는 2015년 113건에서 작년 57건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7월 기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배(22건)가 증가한 46건이 발생하였다. 사고원인은 대부분 작업자 안전 부주의 및 시설관리 미흡 등이다. 이는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휴무일 증가와 무관하지 않은데, 공장을 재가동하거나 보수할 때 저장(보관)시설의 배관·밸브 유출이 34건(73.9%)으로 가장 많았고 화재 및 폭발이 7건(15.2%)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잠시 베이루트 폭발사고의 그날로 돌아가 본다. 사고 영상이 방송된 후 ‘질산암모늄은 어떤 물질인지, 국내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우리는 베이루트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지’ 등 언론사의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간 지방환경청의 주기적인 현장점검과 정기검사 등을 통해 관리해왔기 때문에 지난 10년간 국내에서는 질산암모늄으로 인한 사고는 없었지만, 대형사고가 발생한 만큼 한 번 더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질산암모늄을 33% 이상 함유한 혼합물은 폭발물의 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에 「화학물질관리법」상 ‘사고대비물질’로 정의한다. 해외사고지만 사고 직후 소방청,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긴급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질산암모늄을 취급하는 전체 101개 사업장(보관·저장시설 등이 있는 취급시설 보유 사업장)을 규모별, 위험지역(산단지역 등)별로 나눠서 30개는 합동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나머지 소규모 71개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자가 점검 후 개선사항을 보고토록 했다. 다행히 원자재를 보관하고 비료나 다른 용도(화약 등의 원료)로 사용되기 직전까지 관리하는 「화학물질관리법」하에서는 특별한 취급시설 설치·관리기준 위반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도난 방지 등을 위한 CCTV 설치 등 보안 관련 개선·권고사항과 휴업 미신고 등 기타 위반사항만이 적발되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베이루트 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국내 화학사고 대응시스템은 23명의 사상자와 500여억 원의 재산피해를 낸 ‘구미 불산 사고(2012.9월)’ 이후 180도 바뀌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로 인한 국민건강 및 환경상의 위해(危害)를 예방하고,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화학물질관리법」이 2013년 6월 공포되어 2015년부터 시행되었고, 화학물질 사고를 대응·총괄하는 ‘화학물질 안전원’이 2014년 1월 개원하였다. 아울러 같은 해에 산단이나 사고가 빈번히 발생 가능한 지역(시흥, 서산, 울산 등 현재 총 7개소)에 범정부 합동(환경부·소방청·고용부·산업부·지자체) 협업 대응 체계 시스템인 ‘화학재난합동 방재센터’를 설치하고 운영 중이다.
그러면, 사고가 났을 때 현장에서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내 스마트폰에 설치된 화학사고대응공유앱(CARIS: Chemical Accident Response Information System)은 사고 규모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사고가 날 때마다 바로 알려준다. 어떨 때는 토, 일, 월 3일 연속 새벽 5~6시에 잠에서 깬 적도 있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직접 현장에서 대응하는 방재센터나 유역·지방청의 화학단 등 대응 인력들은 24시간 내내 비상 태세를 유지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15분 이내에 소방청이나 화학물질안전원에 사고가 접수되고, 이 앱이 작동을 시작한다.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화학물질안전원, 소방청, 화학합동방재센터, 유역환경청, 군부대 및 지자체 등 다양한 화학사고 대응 유관기관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화학사고인지 일반(폭발, 화재)사고인지, 피해의 규모나 인명피해가 있는지, 화학물질이라면 어떤 물질이 주변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물질에 따른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현장 대응 인력들에게 공유되고 대응 상황들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만약 주민 대피가 필요하다면 지자체를 통해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알림 문자가 발송된다. 사고규모와 상관없이, 화학물질이 일부라도 누출되었다면 반경 일정 범위까지 잔존량을 확인하여 검출이 되지 않은 경우에 철수하며 사고수습이 마무리된다.
[caption id="attachment_211178" align="aligncenter" width="640"]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 http://ecoview.or.kr/[/caption]
그러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화학물질관리법」이 시행된 후 환경부는 지역사회의 화학사고 대비체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왔다. 지자체의 자원과 역량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역대비체계의 구축 방향과 방식을 만들었다. 이어 지자체의 화학물질 관리 및 화학사고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부터 화학사고대비 지역비상대응체계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현재까지 수원, 군산, 서산 등 18개 시·도에 지역사고 대비체계를 구축하였다. 이 사업은 지역비상대응체계와 관련된 조례가 제정되어 있지 않는 지자체에 대해선 화학물질 관리에 관한 조례 제정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례가 제정되어 있는 지자체에는 관련 위원회 발족 및 지역비상대응계획 수립 등 후속조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전문가 멘토로 지자체 공무원을 지원한다.
환경부는 추가적인 예산 지원과 홍보를, 지자체는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보여준다면, 해당 제도가 더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기업들 즉 화학물질을 다루는 사업장에서는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당연히 화학사고의 발생 요인을 사전에 확인해 근본적으로 사고발생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거나 사고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화학사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유해화학물질을 제조, 사용, 보관, 저장하는 등의 취급시설을 사업장에서 잘못 관리한 경우이다.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 없이 지속 사용한다거나, 서로 반응성이 있는 물질을 함께 보관한다던지, 저장시설의 부식이나 작업자 실수 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누출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지하고 알리는 경보설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사례를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취급시설을 부적정하게 설치하거나 관리하게 되면 화학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2015년에 개정된 「화학물질관리법」은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에 반드시 적용되어야 할 시설 및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전문 검사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검사와 안전진단을 받도록 취급시설 관리 제도를 개선하였다. 다만, 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 설치운영 중인 사업장의 경우에는 강화된 시설기준을 즉시 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2019년까지 기준 적용을 유예해 각 사업시설기준을 이행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부여했다. 아울러, 5년의 유예기간 동안 25회에 걸친 업종별 간담회 및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산업계의 애로사항도 지속 수렴했다. 이에 2018년에는 유해화학물질을 소량 취급하는 사업장에는 차등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2019년에는 시설 기준을 적용하고 싶어도 물리적인 공간 자체가 부족하거나 기준 이행을 위한 현장 작업 시 오히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대체 인정 방안을 마련하여 사고 위험성은 낮추면서도 현장 적용성은 높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전면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었던 정기검사는 내년으로 유예되었다. 4~9월 정기 점검 대상 모든 기업은 1년간 연기하고, 10~12월 대상은 중소기업에 한해 6개월 추가로 연기되었다. 검사유예에 따른 안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화학시설을 갖춘 대기업 등은 정기검사를 10월부터 일정대로 추진하고, 원거리 첨단 측정장비 등을 이용한 비대면 순찰 강화, 사업장 자체점검 강화 등을 병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정기검사를 계획대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여전히 경영상황이 어려워 추가적인 유예가 필요하다고 한다. 작년 연말 환경부가 한국환경공단과 같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중소기업들은 시설기준을 89.9% 이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올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설문조사를 했더니 시설기준을 준수한 기업은 51.7%에 불과하다며 정기검사 유예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갑자기 몰아닥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뤄뒀던 시설 보완 계획을 당장 지킬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어렵고 지원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화학안전과장에 부임하자마자 제일 먼저 간 현장도 바로 인천의 작은 도금업체 취급시설이었다. 직접 눈으로 보니 업체 내 작업 공간도 여유롭지 않았고, 화학안전 경험 인력도 부족해, 사업장의 안전관리에 여러 애로사항을 겪을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관련 법령 이행 지원 등을 위해, 시설기준 이행에 필요한 정보를 현장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컨설팅 사업(2015~2019년, 4만8천여 건 지원)과 시설 개선자금에 대한 융자 지원 사업(2015~2019년, 337억 원 지원) 등을 2015년부터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니 중소기업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희망한다.
철저한 안전 관리가 최선
올 여름 우리는 전례 없는 홍수 사태를 겪었다. 그리고 1년 내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걸리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화학사고도 마찬가지다. 화학사고도 시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빈틈을 찾아들어 사업장뿐 아니라 사업장 인근 주민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예외는 없다. 코로나의 가장 중요한 대응 방법이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어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듯, 화학사고도 철저한 안전 관리를 통한 사고 예방만이 최선이다.
※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 http://ecoview.or.kr/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9년이 지났는데, 환경 당국의 후속 조치는 안일하다.”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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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이성수[/caption]
지난 10월 7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경부의 생활화학제품 부실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루 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가습기에 장착된 살균부품(살균필터, 항균필터, 살균볼, 항균볼 등)이 가습기 살균제에 해당하지만 아무런 안전성 검증 없이 유통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도 가습기 살균제로 수천 명의 피해자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가습기 살균제’ 단어 하나에도 심장이 쿵 내려앉을 수밖에 없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생활 속 화학사고가 반복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막아보자는 우리 사회의 노력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있을까?
끊임없이 발생하는 화학물질 사고
하루라도 생활 속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일상은 가능할까.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고 노출되는 화학물질 종류와 양은 정말 다양하다. 보통 사람이 하루에 사용하는 화학제품만 해도 약 30가지 정도이고, 의류, 가구, 벽지 등 간접적으로 노출되는 화학제품만 해도 40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화학물질 없이 생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이 커지면서, 식초, 베이킹소다 등 원재료로 직접 세제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노케미족(No-chemi)’, ‘노푸족(No-poo)’ 등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쓰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우리에게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활 방역뿐만 아니라 개인 방역이 일상화되면서 살균, 소독 관련 위생 제품에 대한 판매와 수요가 급증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1월에는 일부 살균·소독제가 전년 대비 3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고, 국내 2차 확산이 발생한 8월에는 손소독제 매출이 130%나 증가하기도 했다.
일상에서 화학제품 사용 증가에 따라 흡입, 화상 등 인체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가 손 소독제를 사용하려다 각막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뿌리는 소독제 사용으로 인체에 화학물질이 흡입되면서 가슴 통증, 코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늘어났다. 급기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방역 지침이 강화되면서 청소노동자가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게다가, 정부의 제품 안전기준 등을 지키지 않는 등 불법 살균 소독제도 판매되고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내 불법 살균 소독제 적발이 15배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시 생명과 안전을 망각한 채 화학물질에 대한 경각심 없이 이윤에 눈먼 기업들의 민낯이 드러난 셈이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 이외에도 잊힐 만하면 터지는 크고 작은 화학사고 소식에 시민들은 불안하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3월 서산 대산공단의 롯데케미칼 폭발사고 발생에서부터, 5월 LG화학의 인도 공장의 스타이렌 가스 누출 사고, 8월 레바논 베이루트 질산암모늄 대형 폭발 사고 등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환경부와 언론 보도를 살펴만 봐도 10월까지 한 해 동안 발생한 국내 화학 사고만 해도 약 70건이 넘는다. 국내 화학단지 대부분은 1970년대 초에서 1980년대에 가동을 시작했다.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50년 이상 가동되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위험성이 상존해 있다. 2014년에서 2020년 4월 사이에 발생한 화학사고 552건 중 취급시설 관리 소홀로 발생한 사고가 전체 화학사고 중 46%(214건)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화학물질 취급시설 안전 검사를 유예해주면서 화학사고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은 법적으로 매년 정기적으로 취급시설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4월 정부는 코로나19의 대책으로 정기검사를 6개월 유예했지만,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9월에 또다시 3개월을 유예, 연말까지 정기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이는 안전 검사에 따른 안전 설비 투자, 대응 인력 등에 대한 비용으로 기업에 부담이 된다는 경제단체들의 주장을 수용한 결과다. 올 초 일어난 LG화학 인도 가스 누출사고는 코로나19 기간 중 업체의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의 안전관리 태만이 원인이었으며, 지난달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사고 역시 레바논 정부가 화학물질인 질산암모늄을 부실하게 관리한 것이 원인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코로나19 대책으로 화학물질 규제를 완화한 이후, 올해 6월까지 발생한 화학사고는 전년 동기 대비 14건이 증가해 33건이 발생했다. 대부분이 산업계에서 발생한 화학사고다. 정부와 기업이 또다시 생명과 안전을 비용으로만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문제는 화학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화학물질 없이는 일상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우리는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 세계에 매년 생산되는 화학물질의 양은 수백 톤에 이른다. 유럽 시장에서 유통되는 화학물질만 해도 10만 종이 넘으며 그중에서 약 3만 종의 화학물질만이 안전성이 평가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정보도 매우 단편적이다. 프랑스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3만여 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3%만이 완전한 테스트를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6년 환경부의 화학물질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4만 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 매년 400여 종의 새로운 신규화학물질이 제조되고 수입하는 등 화학물질 사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 화학산업은 전 세계 2위 규모의 최대 수출 분야로 차지할 만큼 규모가 크다. 하지만 화학물질 안전 관리는 소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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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환경운동연합[/caption]
우리나라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참사, 2012년, 2013년 연속으로 발생한 구미불산 화학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화학안전 3법으로 불리는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관리법)’, ‘생활화학제품안전법’으로 화학물질을 관리하고 있다. 화평법을 통해 기업이 화학물질의 안전정보를 생산토록 하고, 화관법을 통해 노동자들과 지역주민이 화학사고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생활화학제품안전법을 통해 기업이 생활화학제품을 제조·판매할 경우 ‘모든 물질 성분 및 함량’을 정부 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이같이 화평법-화관법-화학제품법 3법을 근간으로 원활하게 화학물질 정보가 전달되고, 소통된다면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같은 화학물질 안전사각지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환경부는 발암성 물질을 비롯해 인체·환경 유해성이 높거나, 유통량이 많은 화학물질 순으로 화학물질 7000종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등록하려 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3년간 등록하기로 한 화학물질 510종 중 실제 등록률은 341종(66%) 수준에 그쳤다. 2030년까지 수천 종의 물질 등록은 요원할 따름이다.
게다가, 경총 등 경제단체들은 지속적으로 화학물질 법규에 매우 심각하게 태클을 걸고 있다. 2013년 화학안전 3법 제정 논의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법안을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법이 제정된 지 거의 10년이 지나가지만, 여전히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화학물질 안전관리 제도를 이행할 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대응과 코로나19 대책이라는 명분으로 화학물질 안전규제를 완화해 주고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제4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수출 활력 제고 방안’으로 화학물질 관리 완화 적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인허가 패스트트랙 품목 확대(159개→338개) 적용(2021.12, 화관법), ▲ 연(年) 1톤 미만으로 제조·수입되는 신규화학물질의 등록시 시험자료 제출 생략 품목을 한시 확대(159개→338개) 적용(2021.12, 화평법)하는 등 화학물질 안전망과 관련법을 무력화 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당 물질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용 대상 화학물질 수 확대에 있어서도 규제완화의 적정성 및 타당성 등 실제 기업 경쟁력에 성과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생활화학제품은 감축해야
생활화학제품 안전정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생활화학제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경우 소비자들이 흡입했을 때, 피부에 접촉할 때 등 인체 안전성 검증이 필수다. 하지만 화학물질 등록 과정에서 사전 안전점검이 미비한 만큼, 불안한 마음은 커지고 있다. 그나마 자발적 협약으로 몇몇 기업이 제품들의 전 성분을 공개했지만,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생활화학제품 중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의 생활화학제품에는 어떤 성분이, 얼마만큼 사용되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환경단체들은 ‘전성분 공개 법제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영업비밀이라 공개하지 못한다’, ‘대체 물질이 부족하다’, ‘화학물질 공급망으로부터 충분히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 등 여러 이유를 들며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생활화학제품 전성분 공개를 넘어 올해 말까지 생활화학제품 원료 안전성 평가까지 공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지만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화학물질 안전 관리는 우리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조금이라도 소홀함이 생기는 순간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화학물질 안전관리 시스템은 물론이고 정부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신뢰마저도 붕괴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칙임을 인지하고 화학물질 안전 관리를 후퇴시키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또한 소비자들도 생활 속 불필요한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고, 화학물질의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생활수칙 및 제품의 안전한 사용법을 준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출처 : 월간 함께사는길 11월호, http://ecoview.or.kr/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쓰레기로 버릴까? 자원으로 순환할까?
오늘은 일주일에 한 번 분리배출을 하는 날.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에서 일하는 만큼 쓰레기에 민감한 편이다. 장바구니에 텀블러는 기본이고 엊그제는 떡볶이가 먹고 싶어 동네 떡볶이집에 들렀다가 아차 싶어 집으로 달려가 유리 용기를 들고 떡볶이를 담아왔다. 플라스틱 페트병이나 플라스틱 정수기 필터가 싫어 수돗물도 끓여 마신다. 물티슈 대신 면 손수건을 사용하고 사용한 손수건은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빤다.
그렇다고 쓰레기가 안 나오는 건 아니다. 오늘도 양팔 무겁게 쓰레기를 들고 나갈 판이다. 이 쓰레기들, 도대체 뭐지?
우리집 쓰레기 어디서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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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아파트 단지에 쌓인 쓰레기들. 이것들은 어디로 갈까. ⓒ함께사는길(박은수)[/caption]
택배 주문이 몇 개 있던 터라 종이상자가 제법 된다. 택배 온 날이 다시 떠오른다. 현관 앞 커다란 종이 박스에 내심 설레었다. 이렇게 큰 걸 주문한 적이 없어 누군가 선물을 보냈는가 싶어 박스를 열고는 기가 찼다. 내가 주문한 물건보다 빈공간이 세 배나 많았다. 다른 택배 박스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거기에 우편물 봉투, 달걀 상자, 충전재 대신 넣어준 종이 등등 종이류가 한가득이다. 종이박스에서 미처 제거하지 못한 스티커와 박스를 칭칭 감고 있던 테이프도 떼어낸다. 재활용이 안 될뿐더러 재활용을 방해한다고 하니 일일이 떼어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 모아보니 야구공 하나다. 긴가민가한 종이는 한 번씩 찢어본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등이 제공한 '내손안의 분리배출' 앱에 따라 손으로 찢어지면 종이류, 그렇지 않으면 종량제봉투행이다. 난관에 봉착했다. 표시사항에 몸통은 종이팩, 뚜껑과 개봉부는 HDPE로 되어 있는데 그 밑에 '재활용 어려움'이라 적혀 있다.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어려우니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는 말인가. 혼동이 온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가위를 들고 개봉부를 잘라 몸통은 종이팩에 개봉부는 종량제 봉투로 배출했다.
종이류에 이어 플라스틱 분리수거함을 보니 한숨부터 나온다. 기껏 용기 들고 떡볶이를 담아왔는데 단무지를 담아온 플라스틱 용기며 참다 참다 시킨 몇 번의 배달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적지 않다. 찜을 하나 시켰는데 플라스틱 용기만 8개에 뚜껑이 3개 나왔다. 거기에 비닐 덮개를 쉽게 뜯으라고 준 플라스틱 칼까지.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안 된다. 조금이나마 죄책감을 덜 요량으로 열심히 닦아내 보는데 이내 인내심 폭발이다. 그나마 옆면이 평평한 용기는 음식물 제거가 쉬운데 울퉁불퉁한 용기에 배인 빨간 기름은 한두 번으로는 닦이질 않는다. 누군가 설거지하기 귀찮아 배달음식 시켜 먹는다고 하면 뜯어말릴 판이다. 작은 플라스틱 용기는 깨끗이 닦아내긴 했지만 재활용이 될지는 의문이다. 최근 기계식 자동화 시설을 갖춘 곳에선 작은 플라스틱도 선별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별장에선 선별이 안 될 가능성이 많다.
화장품 용기도 내용물을 비우고 깨끗이 씻어놓았다. 하지만 기껏 분리 배출해봤자 재활용이 안 될 확률이 거의 90%. 한국포장재 재활용사업 공제조합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그렇다. 뚜껑, 펌프, 몸통 등 재질별로 분리해 배출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화장품 용기 몸통은 PET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일반 PET와는 다르다. 두께도 두껍고 색깔도 있다. PET-G 재질이다. PET와 달리 PET-G는 재활용이 어렵고 오히려 일반 페트병 재활용을 방해한다고 한다. 애초에 쓰레기를 돈 주고 산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주 가장 많이 배출한 쓰레기를 꼽자면 단연 비닐류가 1위다. 과자봉지, 라면봉지, 세제 리필 봉지, 일회용 마스크 포장재, 달걀 깨지지 말라고 넣어준 완충재, 고양이 습식사료 봉지, 간식 스틱 등등. 비닐류 역시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재활용이 어렵다. 혹시 몰라 고양이 간식이 담겨 있던 스틱형 봉지는 가위로 잘라 한 번 더 씻어낸다. 라면봉지는 좀 속은 기분이다. 라면 4개를 사고 싶었을 뿐인데 묶음포장재 쓰레기가 딸려온 것이다. 올해부터 과대포장 및 재포장이 금지되었지만 라면처럼 이미 이중 포장되어 나온 상품은 예외라니 허탈하기까지 하다.
한쪽 구석에 아이스 팩은 따로 모아뒀다. 벌써 10개가 넘었다. '비닐류 other'로 표시되어 있지만 고흡수성수지가 들어 있어 비닐류에 버리면 안 된다. 그렇다고 내용물을 배수구에 버리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종량제 봉투에 통째로 버려도 환경에 위험한 건 마찬가지.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한해에만 2억1000만 개의 아이스팩이 사용되었고 이중 80%가 종량제 봉투에 담겨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재사용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재사용하는 비용이 더 비싸다. 환경부에 따르면 새로운 아이스팩 한 개를 105원에 구매할 수 있는데 아이스팩 재사용에 들어가는 비용은 회수 및 세척 등 200원꼴이다. 그나마 다행히 몇몇 지자체가 나서 아이스팩을 회수해 세척한 후 필요한 상인들에게 나눠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며 우리 지자체도 최근 이 사업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만간 이 아이스팩 상자도 정리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선택받지 못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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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freepik[/caption]
자원순환정보센터에 따르면 종이박스 등 종이류는 물과 섞어 종이팩 풀어주는 해리공정을 거쳐 종이 원단을 생산해 두루마리휴지나 미용티슈 등을 만들 수 있다. 보통 소주병, 맥주병을 제외한 유리병은 백색, 갈색, 녹색 등 색상별로 선별을 한 후 세척, 잘게 파쇄한 후 유리병 재생원료로 사용된다. 금속캔은 선별시설에서 철캔과 알루미늄캔으로 선별한 후 각각 압축해 제철 또는 제강을 거쳐 재활용 캔제품, 자동차부품, 알루미늄제품, 철근제품 후 제품이 생산된다. 스티로폼이라 부르는 발포합성수지는 분쇄 후 부피를 줄이고 사각 형태로 압축한 후 녹여 실처럼 뽑아내 재생원료를 만드는 데 건축몰딩, 액자, 합성목재 등으로 재활용된다. 플라스틱은 보통 기계로 잘라 세척한 후 녹여 재생원료로 만든다. 같은 플라스틱처럼 보여도 재질별로 녹는점이 달라 여러 재질이 섞이거나 색상이 다르면 재생원료 품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 투명 페트병을 따로 분리 배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닐류는 대부분 other로 표기되어 있는데 여러 재질이 혼합된 것들이다. 비닐류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재활용된다.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되거나 아니면 에너지를 회수하거나. 여러 재질이 혼합되어 있다 보니 플라스틱 제품으로 재활용되기 어렵고 대부분 에너지를 회수하는 방법으로 재활용된다. 폐기물고형연료제품(SRF)이 그것이다. 이를 보일러 시설이나 발전소에서 석탄 대신 사용하기도 하는데 가정에서 나오는 비닐의 70%를 이 방법으로 재활용한다고 한다. 최근엔 비닐을 높은 온도에서 쪄내 석유를 뽑아내기도 한다. 사실 말이 에너지 회수지 그냥 태우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분리 배출한 폐기물이 다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재활용 원료로 탄생하기 전 재활용품 선별처리시설에서 선별되어야 하는데 그 비율이 낮다. 서울의 한 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에 따르면 일일 평균 60톤 정도의 재활용 폐기물이 들어오는데 이중 60% 정도만이 선별돼 재활용된다. 들어온 재활용 폐기물 중 40~45%는 잔재폐기물로 분류된다. 잔재폐기물은 2차 업체에 의뢰해 처리토록 하는데 결국 매립 혹은 소각행이다. 다른 곳도 사정은 비슷하다. 선별처리시설 담당자는 “아무래도 움직이는 컨베이너 벨트 위에서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집어내 선별하는 방식이라 놓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 음식물이 묻어있거나 내용물이 남아있는 용기, 색깔 있는 페트 등도 선별에 방해요소다”라고 말한다.
이미 나온 쓰레기를 어쩌랴. 그나마 재활용이라도 제대로 되길 바라며 단지 내에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이미 분리수거장은 쓰레기로 가득 찼다. 경비아저씨께 쓰레기가 많이 나왔다고 슬쩍 여쭈니 "배가 늘었다. 전에는 마대자루 4개 정도면 됐는데 지금 봐라. 4개를 더 갖다 놨다"고 말씀하신다. 이 중에서 몇 %나 선택받아 재활용될 수 있을까. 이 쓰레기들은 다 어디로 갈까.
출처 : 함께사는 길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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