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같이 연뮤 볼래요?]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매력, 연극

지역

[같이 연뮤 볼래요?]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매력, 연극

admin | 금, 2021/05/28- 20:13

[월간경실련 2021년 5,6월호-우리들이야기(4)]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의 매력, 연극 <오만과 편견>

 

효겸

어느새 여덟 번째 이야기에 접어드는 ‘같이 연뮤볼래요’ 입니다. 이번에는 앞선 일곱 번의 이야기에서 다루지 못했던 연극을 다뤄볼까 합니다. 필자가 작년에 여러 번 관극할 정도로 애정했던 연극으로 제인 오스틴의 대표적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 <오만과 편견>입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원작 소설 출판 200주년을 기념하여 영국에서 초연되었던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2019년에 초연, 2020년에 재연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제작 당시 무대 위 배우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극으로 만들고자 무대를 꽉 채우기보다 비워 내는 디자인을 구성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극장에 들어서면 단출해 보이기까지 하는 미니멀한 무대가 먼저 눈에 띕니다. 천장의 샹들리에 하나, 조각난 듯한 액자와 의자 몇 세트, 약간 허전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극이 시작하자마자 필자의 기우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극이 시작하면서 무대에는 배우 두 사람이 등장하는데요. 놀랍게도 연극 <오만과 편견>은 2인극입니다. 원작 소설이나 동명의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하실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기억나실 텐데요. 연극 <오만과 편견>에서는 두 명의 배우가 총 21개의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필자의 글로는 ‘도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라고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배우들이 활용하는 오브제(소품)와 대사의 톤, 말투, 표정으로도 캐릭터 간 구분이 정확하게 가능합니다. 여자 배우인 A1은 주인공인 베넷가 둘째 딸인 엘리자베스(리지) 베넷과 그녀의 어머니인 미세즈 베넷, 막내동생인 리디아뿐 아니라 빙리남매, 엘리자베스의 친구인 샬롯 루카스, 캐서린 남작 부인 등을 연기합니다. 남자 배우인 A2는 마찬가지로 주인공인 미스터 다아시, 미스터 콜린스, 위컴, 자매들의 아버지인 미스터 베넷, 베넷가 첫째 딸인 제인 베넷과 넷째 딸인 키티, 하녀 등을 연기합니다. 미스터 베넷은 파이프를 입에 물거나 손에 들고 있고 미세즈 베넷은 말할 때마다 손수건을 꼭 말아쥐고 있으며 미스터 콜린스는 성직자임을 나타내는 모자를 쓰고 있는 등 모든 캐릭터는 매칭되는 각각의 오브제가 있습니다. 아울러 배우들의 긴 코트를 여몄을 때는 여성 캐릭터, 코트 자락을 젖히고 바지를 드러내면 남성 캐릭터 등 성별 구분 없이 자연스러우면서도 생동감 있게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사라집니다. 다아시의 약혼녀인 앤, 그리고 베넷가 셋째 딸인 메리는 각각의 오브제로만 표현이 되는데요. 몸이 약하지만 아름다운 앤은 하얀 쿠션을 통해, 분위기에 상관없이 열심히 음악을 연주하는 메리는 악보 스탠드를 통해 표현됩니다. 두 배우가 연기하는 미스터 베넷과 미시즈 베넷이 악보 스탠드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고 있는데 전혀 이상하지 않단 말이죠,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매력적인 극입니다.

필자는 뮤지컬과 다른 연극의 묘미는 말맛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배경음악 이외 넘버가 없는 연극의 경우는 뮤지컬보다 배우의 표정이나 대사, 몸짓에 더욱 집중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이런 말맛이 극대화된 작품입니다. 대본이 8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분량이 방대하고, 배우들은 등장인물 간 대사뿐만 아니라 소설 안 문장을 내레이션 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관객들은 2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유려하게 흐르는 대사와 캐릭터의 내밀한 심정까지 어우러진 말맛에 흠뻑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릴 정도로 극에 몰입하게 됩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베넷가 둘째 딸이자 솔직하고 당찬 리지와 무뚝뚝하지만 신중하고 올곧은 다아시가 여러 우여곡절을 딛고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에 이르는 이야기입니다. 오래 전에 쓰여진 고전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지만 심장을 콕 찌르는 배우들의 표정과 두 배우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에 몰입하다 보면 캐릭터의 감정들이 너무나도 현재의 제 일과 같이 와닿습니다. 1막 마지막에 리지와 다아시가 오해와 편견으로 인해 서로에게 분노 찬 말들을 쏟아내고 다아시가 먼저 무대를 떠나면 리지가 화를 가누지 못하면서도 눈물이 가득찬 눈으로 그 자리를 쳐다보는데요. 인터미션으로 조명이 밝아와도 그 여운이 남아있을 정도로 감정이 짙습니다. 2막 마지막에는 리지와 다아시가 서로를 향한 사랑과 소망을 진지하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감을 생생하게 표정으로 드러내는데요. 그 순간 필자는 사랑만큼은 결국 시대를 초월해서 공감되는 하나의 장르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영국 오리지널 무대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조명과 음악을 활용해서 보다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을 구현하고 배우의 연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하는데요. 이와 더불어 찰떡같은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분명히 같은 배우를 보고 있는데 전혀 다른 사람과 같이 느껴질 정도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심지어 얼굴도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이번 글을 쓰다 보니 또 연극 <오만과 편견>이 그리워질 정도인데요. 언제든 극장에 이 연극이 보인다면 꼭 가셔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연뮤 볼래요]에서는 같이 이야기하고픈 연극과 뮤지컬을 소개해드립니다.
필자인 효겸님은 11년차 직장인이자, 연극과 뮤지컬를 사랑하는 12년차 연뮤덕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월간경실련 2019년 1,2월호 – 좋은사회적기업 : 노리소리 강원두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합니다.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윤은주 회원홍보팀 간사 [email protected]

 

▲ 지난 12월 13일 경실련 강당에서 개최한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시상식 (왼쪽이 엄기종 대표)

 

경실련은 어려운 경제・사회적 여건 속에서 사회적 목적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국내 상장기업들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좋은기업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습니다. 경실련 좋은기업상은 올해 27회를 맞이했고, 좋은사회적기업상은 4회를 맞이했습니다.

모두 5개의 기업이 수상을 했고, 모두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그 중에 특별히 공익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문화예술 전문 사회적기업인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엄기종 대표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를 기반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통해 오늘날 새로운 생활예술 문화공동체를 구현하고자 고성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되었습니다.

‘노리소리강원두레’ 이름은 조선시대 농촌지역에서 행해지던 전통 민속놀이인 두레놀이와 두레소리를 합성한 후 재구성하여 만든 것입니다.

 

Q. ‘노리소리 강원두레’ 소개와 현재하고 있는 활동과 주요활동 등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립니다.

A. 노리소리강원두레는 강원도 고성지역의 청장년 예술가 및 예술 강사들의 일자리 창출과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등의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지역의 문화예술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하여 설립된 사회적 기업입니다. 현재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생활예술 동아리 운영, 고성농악 및 고성아리랑 등 전통 민속예술의 발굴 및 전승 활동, 지역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 및 공연 프로그램 공모사업, 지역 내 문화제 및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 대행 사업 등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고성역사문화연구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을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상주단체로 설립함으로서 지역 문화예술 활동의 산파 역할 뿐만 다문화합창단, 장애인합창단 및 고성진로체험지원센터 위탁 운영 등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의 매개 역할을 감당하여 왔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시설 및 기관 단체와 MOU 체결을 통하여 무상으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나눔 사업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업 자율 경영공시를 통해 그간의 성과와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견고히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Q. 대표님 소개도 간단히 부탁드리고, 어떻게 이런 사업을 시작하게 되셨는지, 특별히 사회적 기업을 하신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국내에서 대학원까지 마치고 미국에서 박사과정 유학생활을 하던 중 실패하고 돌아와 방황하다 경기도 일산 및 강원도 원주에서 교육 사업을 하면서 귀향을 결심하고 2012년 고향인 강원도 고성지역으로 돌아와 문화예술 분야 전문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게 된 이유는 늘 고향의 발전을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귀향하면서 고성지역에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찾던 중 2012년 당시 사회적 기업이라는 좋은 정책적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지역에서 본인이 잘 할 수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문화예술 사업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돌이켜보건대 사회적 기업이라는 정부의 지원제도가 없었더라면 이렇게까지 빠른 시간 내에 사업적으로 자리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Q. 지역사회공헌 사회서비스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셨는데 문화, 예술을 매개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연대할 때의 장점과 또는 한계나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은 공공재로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운영하기가 어려운 사업 분야입니다. 현재 정부의 문화예술 예산은 2013년 이후로 2%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OECD 국가들의 문화예술 예산이 3%인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이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있어야한다고 봅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문화예술 예산이 여전히 1% 내외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인색한 것을 보면 문화예술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이 혁신적으로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길놀이 공연

 

▲ 해맞이 달맞이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 축제 공연

 

Q.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계시는지와 강원지역에도 경실련 지부들이 있는데,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려면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요?

A. 2019년 올해에는 고성군이 노리소리강원두레가 그동안 발굴하여 전승해가고 있는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를 강원민속예술경연대회 종목으로 선정하여 출전하기로 하였습니다. ‘고성 금단작신 가면놀이’는 조선시대 고성지역에서 세시풍속으로 연희되던 귀한 민속자료로 향후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축제로 키워가고자 합니다.

강원도 고성지역의 경우 아직 경실련 지부가 없어서 상호 교류 소통할 기회는 없지만 인근 지역의 경실련 지부들과 교류하기를 희망합니다. 경실련 행사에 노리소리강원두레가 운영업체로 참여하거나 노리소리강원두레 주관 행사에 인근 경실련 지부가 지부 차원에서 홍보하고 참여해 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주민들의 경우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운영하는 고성역사문화연구소, 고성농악보존회, 고성아리랑보존회, 농가주부모임 밴드 등 생활예술 동아리에 회원으로 참여하여 지역 문화예술의 생산자로 함께 한다면 큰 힘이 되리라 봅니다.

 

Q. 경실련 좋은 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신 소감과 앞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나 우리사회가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사회적 기업을 하고 계시거나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A.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다시 한 번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의 공익적 가치, 윤리적 가치, 경제적 가치 구현을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 및 문화 소외계층에 대한 재능기부 등 사회서비스 제공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사회적 기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고자 준비하거나 하고 계신 사회적경제인들의 행운과 건투를 빕니다.

 

Q. 끝으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말씀해주세요.

A. 올해 2019년도부터는 그 동안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신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노리소리강원두레의 사업을 보다 내실 있게 운영하고,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혁신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지역의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국도 7호선 고성여행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서 지역을 홍보하고 마케팅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자 합니다.

 

▲50여평 규모의 공연장과 미술전시관, 사무실 등을 갖추고 지역 예술인들의 연습공간으로 개방하거나 예술인들의 작품을 발굴해 전시하고 있다. (사진출처: 강원고성신문)

 

월, 2019/01/28- 21:08
61
0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시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

경실련이 꿈꾸는 사회를 향해 달려온지 29년이 되었습니다.

시민과 함께 걸어가는 경실련의 창립 29주년 기념식에 회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수, 2018/10/24- 10:37
3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