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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세이⑨] 영상통화로 만나는 남편

지역

[시민에세이⑨] 영상통화로 만나는 남편

admin | 수, 2020/06/03- 23:28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성실애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마스크는 있어?”
“이제 3장 남았어. 이따 퇴근길에 편의점 가보려고.”

지난 2월 말 남편과 했던 통화다. 남편은 결국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했다. 나 또한 인터넷 쇼핑몰 여러 곳을 전전한 끝에 장당 사천 원 꼴인 대형 마스크 20개를 주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다.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한 책과 함께 온 대형 KF94 마스크 한 장을 남편에게 보냈다.

설을 며칠 앞두고 남편은 승진을 했다. 발령을 받아 간단히 옷과 침구를 싸들고 대구로 내려갔다. 내려가자마자 대구에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주말에 오겠노라고 했던 남편은 발령 첫 번째 주말을 숙소에서 보내야 했다. 김치와 마른반찬을 스티로폼 박스에 담아 우체국으로 향했다. 주소를 확인 한 우체국 직원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대구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바로 택배가 안 들어갈 수도 있다고. 다행히 택배는 다음날 도착했다.

마스크가 3장 남았다던 날, 대구 이마트에는 마스크를 개당 820원에 팔았다. 100m가 넘는 긴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사는 사람들을 뉴스 화면으로 만났다. 낮에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남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다행히 다음 날 회사에서 마스크 5장을 보급 받았다. 그리고 집에도 돌아오지 못한 채 숙소에서 재택근무가 시작되었다.

대구에 다녀왔다는 이유만으로, 대구에 다녀온 사람을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코로나에 걸렸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남편이 회사고 뭐고 다 두고 왔으면 싶다가도 주변의 시선이 두렵다. 주말에 못 오는 남편과는 우스갯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애들 사회생활을 위해서 보고 싶지만 어쩌겠어…”

양가부모님의 걱정과는 달리 의연한 목소리로 자신의 근황을 전하는 남편의 목소리 뒤로 종종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저녁이면 우리는 영상통화로 만난다. 아이들은 자신의 게임 레벨과 새로 생긴 아이템 이야기를 아빠에게 전하느라 정신이 없다.

코로나쯤은 게임 속 전사처럼 다 무찌를 기세다. 철없는 아빠는 아이들이 자신의 레벨보다 한참 높게 올라갈까 봐 호들갑을 떤다. 택배 안에 게임기를 넣어 보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내가 당장 코로나 퇴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하지만 작은 것이라도 지켜보자. 위생에 신경 쓰고 외출 시 꼭 마스크를 쓰자. 수시로 손을 깨끗이 닦고 되도록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말자. 다른 때 보다 건강에 신경 쓰자. 단순 감기라도 무시하지 말자. 그리고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자.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잘 씻기고.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2~3일 마다 보내는 택배는 다행히 남편의 손에 전달된다. 우체국 택배기사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현장에서 코로나와 직면해서 일하고 계신 분들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자.

– 글: 성실애 님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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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경이로운 생물, 오늘은 고래의 날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3576" align="aligncenter" width="800"] 먹이를 먹기위해 머리가 수면으로 올라온 혹등고래 ⓒ환경운동연합[/caption]

오늘 2월 16일은 국제 고래의 날입니다.

매년 2월 세 번째 일요일에 지정된 고래의 날은 1980년 하와이 마우이에서 시작했습니다. 고래는 고기와 기름 때문에 멸종위기종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습니다. 고래의 날은 깊고 푸른 바다 속에서 살아가는 경이로운 생명체 고래를 보전하기 위한 인식증진을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국제포경위원회는 고래의 개체 수 감소로 연구 목적 외 고래 포획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연구 목적이라는 명목으로 많은 고래가 현재까지도 죽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고기로 이용하는 고래는 주로 밍크고래이며, 포획된 총량의 90%를 차지합니다. 연구 목적으로 이용되었다기엔 한 종에 치우쳐있습니다.

밍크고래 개체 수가 감소하는데 가장 큰 악영향을 끼치는 국가는 물론 일본입니다. 일본은 연구 목적이라는 수식어도 불필요한지 작년 IWC를 탈퇴해 상업적 포경을 하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04870" align="aligncenter" width="800"] ⓒYTN[/caption]

우리나라도 고래를 잡는 것은 불법이지만 유통은 가능한 독특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고의적인 혼획이 아니라고 판단 받으면 큰돈을 벌 수 있어 고래가 지나는 길에 그물을 놓아 잡을 수 있습니다.
보호종으로 지정된 상괭이도 매년 약 천여 마리에 가깝게 그물에 걸려 죽고 있지요.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인 고래에 대한 사람들의 보호 인식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하루 수백 킬로를 이동할 수 있는 돌고래가 수족관에 갇혀 사람들에게 볼거리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개발에 의해 서식지가 파괴되고 선박 등의 소음으로 고래가 살아갈 공간이 더욱 줄어들고 있지요. 선박에 치여 죽거나 프로펠러에 꼬리가 잘린 고래 이야기도 자주 띕니다. 그물에 걸려 죽는 고래도 너무 많습니다.
이젠 고래 배 속에 넘쳐나는 일회용 쓰레기까지 고래가 살아가기엔 우리가 함께 바꿔야 할 일들이 매우 많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양 생물다양성의 중요한 생물이자 멸종위기종인 고래를 보전하기 위해 해양포유류 보호법 제정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래가 푸른 바다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수 있도록 저희와 함께해주세요.

월, 2020/02/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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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난해부터 영등포구와 함께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는 정책의 당사자인 영등포구민이 ‘구민의제발굴단’으로 참여해 실생활의 문제를 나누고 토론을 통해 더 좋은 영등포를 만들기 위한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 진행된 구민의제발굴단 2차 회의에 이어, 2020년 1월 13일부터 20일까지 영등포 주민들은 3차 회의를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2차 회의 현장 보기)

구민의제발굴단 3차 회의에서는 △도시재생·개발 △교통·안전 △환경·녹지 △소통·행정 △경제·일자리 총 5개 분야에 관해 학습하고 토론하여 의제를 발굴했는데요, 다소 어려운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영등포구 주민들은 함께 고민을 나누고 지역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했습니다.


▲영등포권역 3차 회의 현장

 

도시재생·개발분야-지역 간 격차를 줄이려면

도시재생 사업이 확대되면서 이로 인한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영등포구도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데요.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주차시설을 기존 거주민과 공유하거나, 주민편의시설을 소외지역에 설치하는 등 주민 간 상생 방안을 제안해주셨습니다.

또 획일적인 재정비가 아닌, 특색을 살린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점도 짚어주셨는데요. 영등포구 내 국회의사당, 한강, 문래창작촌 등 지역 명소를 특화하고, 주민이 직접 해설사로 활동하는 등 주민 참여 방안도 함께 고민했습니다.

교통·안전분야-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한 고민

날이 갈수록 안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중요한 사안입니다.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먼저 어린이 보행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예컨대 학교 주변의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울타리 설치, 안전속도 규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치안 강화도 중요한 주제였는데요. CCTV 설치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 설치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사각지대를 찾는 등 단순한 CCTV 설치보다 효율적인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어두운 곳에 가로등을 설치하되,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아이디어로 제시했습니다.

교통 부문도 논했습니다. 영등포구에서 편리한 교통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등포로터리와 같은 복잡한 도로를 개편하고, 마을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등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비 오는 날 잘 보이지 않는 도로의 표시선을 우천형 페인트로 바꿔 안전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체적 아이디어도 제시해주셨습니다.

소통·행정분야-보다 높은 수준의 소통과 참여 강화

영등포구 주민은 소통과 참여에 대한 공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갈등을 줄이고, 더 나은 방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과 주민이 그리고 주민 간에 협력과 토론이 필요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강조해주셨는데요. 이러한 점에서 현재 운영 중인 소통창구 <영등포 1번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를 앞으로도 꾸준히 운영하고, 타운홀미팅과 같은 공론장을 열어 토론을 확산시키자는 제안도 해주셨습니다.

행정은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전달하고 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으로 소통이 확대되고 있는 현재 이를 잘 다루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교육을 제공하거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주민에게는 통장이 가가호호 방문하는 방식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또 주민들이 영등포구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위원회에 참여해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방안도 제안했습니다.


▲대림권역 3차 회의 현장

 

환경·녹지분야-깨끗하고 맑은 마을 만들기

영등포구 내 1인당 녹지면적이 작다는 점에서 녹지를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많앗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차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녹지를 조성하거나, 자투리 공간과 옥상 활용 등의 의견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또 재개발 시 녹지공간을 만든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녹지 확보방안도 필요함을 강조해주셨습니다.

쓰레기 문제는 풀기 어려운 과제 중 하나입니다. 영등포구 주민들도 쓰레기 무단투기, 음식물쓰레기, 일회용품, 담배꽁초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요. 재활용정거장 등 거점지역에 주민이 관리자로 활동해 깨끗하게 유지하고 일거리 창출도 하는 방안, 주변에 화단을 조성하여 인식을 개선하는 등의 아이디어를 내주셨습니다.

경제·일자리분야-함께 성장하는 포용적 경제모델 필요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모든 세대가 일자리 문제에 직면해있습니다. 영등포구도 예외가 아니기에 일자리 진입 자체가 어려운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토론했습니다. 구민의제발굴단에서는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문래창작촌 모델을 확산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거나, 청년이 관심 있는 IT분야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경력단절여성의 일자리도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경력단절여성 대상 교육은 많지만, 실제 필요로 하는 교육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사자의 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설계해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고, 중년여성은 사회적경제 영역의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사회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또 은퇴한 노년층의 전문능력을 활용하고, 아이돌봄 등 수요가 많은 서비스를 노인일자리와 연계하는 방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상권과 상권 사이를 연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해주셨는데요. 영등포구에는 타임스퀘어, 문래창작촌, 영등포시장 등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지역명소가 있지만, 상권 간 단절이 있어 오래 머무르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이에 상권의 중간을 연결할 수 있는 디딤돌이 필요함을 제안해주셨습니다.


▲신길권역 3차 회의 현장에서 주민들이 제안한 의견들.

 

구민과 함께 영등포 미래의 밑바탕을 그리는 과정

그동안 지역의 종합발전계획은 공무원과 전문가 중심으로 수립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주민의 필요와 다소 동떨어진 계획이 만들어지곤 했는데요.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은 연구 과정에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의제를 발굴해간다는 점에서 실생활과 밀접한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영등포 구민의제발굴단은 세 차례에 걸쳐 분야별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주셨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현재 위 의견을 반영해 2040년 영등포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있으며, 결과는 오는 4월에 진행될 4차 회의에서 공유할 예정입니다. 영등포 구민 의견을 반영한 2040 영등포종합발전계획, 함께 기대해주세요.

– 글: 이다현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대안연구센터

금, 2020/01/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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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 반대 1인시위 >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에 대하여

경기도친환경농민회, 경기시민사회포럼, 한살림수원생협,

천주교수원교구생태환경위원회, 한살림수원생협 에서 함께해주셨습니다.

1인시위는 5월 17일부터 7월 22일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1인시위 참가 신청서 안내입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철회 1인시위 신청서(참가자 안내용입니다)

https://forms.gle/GKQoaeYKQw8NHCZZ6

◇1인시위 일정 신청서(반드시 확인하시고, 기입하시면 됩니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Q2jCIevO2o3s-z6Xw1cpQXvcM3PczIDy...

위 2가지 모두를 작성해 주셔야 안내가 가능합니다.


화, 2021/06/0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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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절반.. "자살까지 생각했다"

[caption id="attachment_204967" align="aligncenter" width="640"] ▲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들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소속 단체 활동가들이 2월 19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 지난 14일 현재 정부에 신고된 사망자 숫자인 '1528'을 LED 촛불로 형상화해 추모하고 있다. 지난 2월 17일부터 21일까지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에서는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전국 순회 전시회의 마지막 전시가 열리고 있다. <사진=가습기넷>[/caption]

가습기살균제 성인 피해자 49.4%가 자살을 생각하고 11%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피해자들은 정부가 인정하는  폐질환, 태아 피해, 독성 간염 외에도 피부, 안과, 소화기와 심혈관계 질환 등 온갖 질병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무릎까지 꿇으며 개정을 호소해 온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묶여 있습니다.

지난 18일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가습기살균제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성인 피해자 72%가 우울과 불안, 긴장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인 피해자 50.1%가 '극심한 울분'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인(10.7%)의 약 5배에 이르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피해자들 62.6%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서 쓰게 해 가족들을 고통에 몰아넣었다는 죄책감과 자책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피해가구당 평균 3억8천만원을 의료비 등에 쓰면서 엄청난 경제적 부담까지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해기업들로부터 배ㆍ보상을 받은 피해자들은 8.2%에 그쳤습니다.

전 세계 유례가 없는 살생물제 참사지만 법에 따른 피해 구제는 턱없이 모자라

정부가 피해를 인정해 구제급여 지원을 받는 피해자들은 894명 뿐입니다. 특별구제계정으로 지원 받는 피해자는 2,207명이지만, 이들은 정부가 피해자로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2019. 12. 24. 기준). 이번 피해가정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정부는 가습기살균제 노출 피해 전반을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다시 정의해 피해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정부의 피해 인정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가해기업들에 입증 책임을 지우며, 배ㆍ보상 규모와 절차를 개선해 달라는 내용으로 피해구제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보기에는 한계가 많은 내용이지만 조금이나마 개선되리라는 기대로 지난해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을 지지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가 '기업 입증 책임'에 반대하고 있다는 핑계로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정부는 '가습기살균제증후군'으로 재정의해 피해 인정 범위 대폭 확대해야

해당 상임위의 논의를 충분히 거쳤고 피해자들도 한 목소리로 지지하는 개정안을 법사위원장이 막아 세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여야가 '삼성보호법'이라 비판받는 산업기술보호법을 이견조차 없이 처리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이 피해자들의 고통에는 눈 감고 가해기업들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8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월 임시국회에서 피해구제법을 개정하자고 야당들에 제안했습니다.  지난 2016년 개원하자마자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국정조사 과제로 다룬 20대 국회가 그나마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2월 임시국회에서 환노위 대안마저 후퇴해 처리하거나 법 개정 자체가 무산된다면, 발목 잡은 야당과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정부 부처들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습니다.

목, 2020/02/20-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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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으로 온 사회가 불안속에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친지들에게 전하는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설 인사도 이내 ‘조심하라’는 안전의 당부로 바뀐 요즘입니다.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 이후로 열흘 넘게 사태가 지속되고 있고 지금도 시시각각 확진자가 늘고 있고 그에 따른 정부의 대응수위도 높아지고 있지만 몇 년전 메르스(MERs) 사태와는 혼란의 정도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와 메르스 사태와 정부대응 차이를 간략하게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5년, 우리는 소위 메르스라고 불렸던 중동기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경험했습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미숙함을 넘은 비정상적인 대응으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고 많은 시민들을 더 큰 불안과 위험으로 내몰았던 바가 있습니다. 우선 메르스 사태의 경우에는 최초 발병자에 대한 관리도 실패하며 골든타임마저 그냥 흘려 보냈습니다. 또한 역학조사 전문인력도 확보되지 않았으며 지자체 및 병원 등 일선 현장과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였습니다. 이러한 미숙한 대응은 2013년과 사태 발발 바로 몇 개월 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메르스 감염병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 했음에도 발생한 터라 여론의 많은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즉 훈련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고 결과적으로는 훈련의 실효도 없었던 셈입니다.


정보공개센터의 메르스 사태 관련 분석

- 정부, 메르스 확산에도 감염병 매뉴얼 무시

- 메르스와 세월호 정보 71%가 비공개 설정

2년 전 메르스 대응훈련 하고도 실패한 보건복지부


그리고 무엇보다도 메르스 사태를 끔찍하게 만들었던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태에 대한 정부의 정보은폐였습니다. 당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병원들이 주요 감염 경로였음에도 발병 병원뿐 만 아니라 발병 지역도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부추겼고, 유언비어와 가짜뉴스에 대한 통제도 이루어지지 않아 괴담 확산을 방관했습니다. 

결국 정부의 정보은폐가 극에 달하자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SNS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는 메르스 발생 병원들을 공개해 공유하기 시작했고, 익명의 개발자들은 이 정보들을 토대로 실시간 메르스 지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시민들이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기 시작하고 정보은폐에 대한 비판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지 약 2주 뒤인 6월 6일이 되어서 부랴부랴 발병 병원목록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미 3차 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한 뒤였습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 익명의 시민 개발자가 시민들의 제보 및 공유 정보를 기반으로 제작했던 메르스 맵. 현재는 페이스북 계정만 남은 상태(사진: 메이르맵 페이스북)


한데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역시 시민들이 큰 불안을 느끼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와 같은 정도의 혼란과 정부에 대한 불신·불만이 극단적으로 치달은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메르스 사태에 비해 빠르고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정보관리와 소통전략의 실패와 그 반성으로 2016년 위기소통담당관실을 신설했습니다. 그리고 위기소통담당관실은 『공중보건 위험소통 표준운영절차』(이하 표준운영절차)를 설계해 2017년 공식 적용해 발간하고 2018년에 한 차례 개정을 거쳤습니다.


표준운영절차에서는 ‘소통’이 공중보건 위험상황의 필수적인 대응 중 하나이며, 소통이 통해 부정적인 결과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함으로 국민을 보호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소통을 개념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미 대중이 스스로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상황이 도래한 뒤의 뒤늦은 정보공개는 정보의 불투명성 또는 비밀주의로 비춰져 정부 대응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감염병 활산 시 환자의 이동경로, 이동수단, 진료 의료기관 및 접촉자 현황을 신속하게 공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상황에서 정보에 대한 정부의 관점과 원칙의 변화는 『감염병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이하 표준매뉴얼)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2019년 표준매뉴얼에는 위기관리 기본방침에 "신속·정확·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한 국민 불안 해소"를 명시하고 대응 조치에 신속한 일관된 채널로 신속하고 정확한 브리핑을 통해 국민 및 언론에 정보를 공개하고, 다양한 채널로 컨텐츠를 통한 위기 상황 안내 및 행동요령을 전파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감염병 상황 정보에 대한 정부의 대응 원칙이 바뀌니 정부에 대한 불신 역시 크게 줄었들었습니다. 또 정부가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많은 정보량이 누적되면서 이를 시민들이 알기 쉽게 조직화 및 시각화 하여 공유하는 홈페이지들과 서비스도 자발적 활동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전의 메르스맵 등이 박근혜 정부의 정보은폐에 따른 자구책으로 발생한 정보 공유 사례였다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의 활동들은 정부가 공개하는 자료를 기반하는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정부와 시민들의 소통이자 일종의 협업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현황 지도(사진: 코로나맵)


※현재 시민 및 언론이 자발적으로 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관련 정보공유 홈페이지들

- 코로나맵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실시간 상황판

- 마부작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한 눈에 보기

- KBS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조회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정부의 대응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도 존재합니다. 역학조사관이 확대가 안되어 확진자가 증가하고 접촉자가 늘어날수록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어 정정 브리핑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보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정보의 정확성은 결국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개선점입니다. 향후 확진자가 어느 정도까지  증가할지, 사태가 어느정도 오래 지속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감염병 재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pdf

공중보건_위험소통_표준운영절차_(디지털버전_국문).pdf









화, 2020/02/04-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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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운영에 시민이 주도하는 시대

2000년대에 들어 ‘삶의 질 저하’, ‘경제적 불평등’ 등의 복잡한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한 중앙과 지방정부 차원의 대처에서 시민의 참여가 바탕이 되는 협력적 거버넌스, ‘협치’가 확산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시는 ‘혁신과 협치’를 시정(市政)의 핵심가치로 설정하고, 주민참여예산제, 청년자치정부, 민주주의서울 등의 협치 정책을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협치 사례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의견이 정책이 되어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단계까지 이어지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공론장과 숙의 과정이 취약하여 실제로는 협치친화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서울시뿐만 아니라 춘천시, 광주광역시 등 여러 지방정부 단위에서 의제 발굴부터 실행, 평가에 이르는 전 단계에 시민주도의 설계를 강화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숙의를 늘리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협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민주도로 공공서비스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노력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의 논의를 촉진하는 숙의

시민주도 과정에서 숙의는 매우 중요합니다. 숙의는 “사전적으로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논의한다”는 뜻을 갖는데, 정부나 전문가 위주의 논의가 아닌, 시민의 권리와 책임을 바탕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시민들의 논의를 촉진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고,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하며, 공공시설 운영을 개선하는 등 지역의 다양한 의사결정과정에서도 숙의가 대세입니다. 지방정부에서 진행한 숙의는 ‘시민배심원제’, ‘공론조사’, ‘타운홀미팅’ 등 다양한 숙의 유형만큼 사례 또한 다양합니다. 숙의가 지방정책 설계의 필수인 지금, 희망제작소는 춘천시의 정책을 집행하는 공무원을 위한 숙의매뉴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시민배심원제는 사법에서 사용되는 배심제도를 특정 정책과 의사결정에 활용한 대표적인 숙의 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배심원단은 12~24명의 무작위로 선발된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며, 배심원단에게는 주최 측으로부터 해당 의제와 관련한 여러 관점의 정보가 제공(학습)됩니다. 특히, 관련 전문가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얻으면서 의제에 대한 견해를 정립해 가는 것이 이 숙의 유형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최종적으로 심의를 거친 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제시하거나 권고안을 제시하게 되며, 실행에 옮기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여 응답해야 합니다. 다른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연결될 때, 구체적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유형입니다. 국내에서는 2004년 울산광역시 북구에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울산 북구, 음식물자원화시설 건립 과정, 시민배심원제

2005년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되는 상황에서 울산 북구청은 지렁이사육퇴비방식으로 운영되는 음식물자원화시설을 중산동에 건립하기로 합니다. 그러나 이미 음식물자원화 시설 철회 입장을 밝힌 적이 있어, 결정이 번복된 것이었고, 주민과 북구청, 시공사 간의 갈등이 법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중산동 주민들은 등교거부운동을 벌이며 북구청에 항의했으나, 이로 인해 주민반대운동은 님비로 규정되어, 주민들에게 불리한 여론이 형성되었습니다.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북구청장은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합의를 위해 ‘시민배심원제’를 주민 측에 제안합니다.

중산동 지역 주민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시민배심원제가 아닌 당사자 주민을 중심으로 주민투표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주민에게 불리한 여론과 비대위 내부 논란 끝에 시민배심원제를 수용하게 됩니다.

시민배심원제를 위해 먼저 북구청과 주민대표 양측에서 1명씩의 간사를 포함한 실무지원팀을 구성하고, 울산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39명, 성직자 6명으로 총 45명의 시민배심원이 구성됩니다.

시민배심원단의 활동은 세 가지 과정으로 나뉩니다. 첫째는 ‘운영과정’으로 배심원단 운영과 일정, 의사결정 방식 등을 논의하는 과정입니다. 둘째는 ‘숙의(심의)과정’으로 쟁점별 진위 파악을 위한 양측진술, 공청회, 견학, 쟁점토론을 진행합니다. 셋째는 ‘조정과정’으로 갈등이 첨예한 사항인 만큼 돌발상황으로 인한 양측의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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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소연(2006)

최종결정은 투표로 진행되었습니다. 투표 결과 성원 41명 중 ‘건설’은 31표, ‘건설중단’은 9표를 받아, ‘음식물자원화 시설을 건립하라’는 시민배심원단의 최종 권고안이 나오게 됩니다.

[관련기사] 배심원단, “음식물자원화시설 건립하라”, 포커스 데일리. 2004.

시민배심원제 활동에 대한 상반된 평가

울산 북구에서 진행한 시민배심원 사례는 이해관계자에 따라 매우 상반된 평가가 존재합니다. 먼저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는 시민배심원제를 주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한 지방자치 혁신의 우수사례로 평가합니다. 시민배심원제 이후 실제로 주민 구속, 등교거부, 공사장 점거 등 첨예한 갈등이 멈췄고, 시민배심원이 도출한 결과를 주민과 행정 모두가 수용하였기 때문에 언론과 시민단체에서는 북구의 시민배심원제를 갈등해결과 님비극복의 사례로 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음식물자원화 시설로 인해 생활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중산동 주민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주민반대운동이 너무 쉽게 님비로 규정돼 버리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북구청의 배심원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고, 주민 지도부가 구속되어 시민배심원제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시민배심원제를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실제로 주민 측의 경우 변호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모금을 해야 했고, 지도부의 구속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자료를 준비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울산 북구 시민배심원제를 숙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먼저 시민배심원제가 민관의 갈등이 막바지에 몰린 상황에서 도입됐기 때문에 ‘시민배심원제’라는 숙의 모델이 당사자 간의 자유로운 상황 속에서 합의될 수 없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시민배심원들이 숙의과정 내내 결정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린 점에서 이번 사례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논의라기보다는 갈등 수습에 주안점을 둔 과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공공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주민과의 갈등 해결을 유도하기 위해 숙의 모델을 도입한 취지였으나, 숙의가 너무 뒤늦게 적용되거나, 당사자들의 준비 과정이 충분치 않음으로 인한 한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숙의가 공권력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숙의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숙의 활용을 위한 동기부여가 중요할 것입니다. 숙의 과정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사회적으로 축척되어 지방자치에서도 시민주도의 정책결정이 선한 영향력이 되기를 바랍니다.

– 글: 이규홍 대안연구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20/03/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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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1.16에 진행되었던 이재웅 박경신 대담https://opennet.or.kr/17287에서 박경신의 답변을 정리한 것입니다. 1차로 “타다는 공유경제여야만 영업이 허용되는가?”https://opennet.or.kr/17523에 이어 2번째 글입니다. 이후로는 3차로 “타다금지법 말고 AB5법을 통과시켜라!” https://opennet.or.kr/17529를 읽으시면 됩니다.

5)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산업적 흐름에 대해 정부는 법적으로 원천 금지 혹은 패널티를 물리는 방식의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대응 방식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타다금지법에 앞서서 우버금지법이 있었고 카풀금지법이 있었다. 우선 우버금지법부터 논의를 해보자. 우버를 허용하지 않은 정당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바로 택시를 면허제로 만든 이유다. 하지만 과연 그런 이유로 우버금지법이 통과되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규제라는 것이 시장실패를 막기 위해서 만드는 건데 택시면허제는 5가지 시장실패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본다. 즉 숫자제한, 요금제한, 고객안전, 기사보호, 승차거부금지이다. .

  숫자제한은 교통혼잡을 줄이고 특히 손님을 받기 위해 자동차들끼리 경합을 벌일 때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위험 때문이다. 그런데 우버 등을 이용하면 원거리에서 거래가 끝나 있기 때문에 물리적 위험의 문제가 없어진다. 

  요금제한 역시 길거리에 서 있는 소비자가 협상을 제대로 할 수 없어서인데 역시 원거리에서 다양한 앱, 다양한 가격 중에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요금제한도 불필요해진다. 

  고객안전은 모든 운송수단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보험은 개인소유자도 똑같이 들도록 요구할 수 있고 어차피 우리나라의 경우 의무보험을 들도록 되어 있다. 운전자 신원체크도 택시와 똑같이 하면 되는 문제이다. 면허제로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 사후규제로 해도 된다. 

  기사보호 역시 운전시간을 얼마 이상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규제가 가능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반드시 면허제로 할 이유가 없다. 사후규제로 해도 된다. 

  승차거부는 도리어 우버가 유리한 면이 있다. 

  돈 받고 다른 사람을 실어날라주는 행위를 면허제로 하는 것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우버금지법은 면허제를 이유로 그 면허제의 필요성을 완화할 수 있는 정보기술을 금지하였다. 우버금지법의 문제는 개별 알선행위를 처벌하는 방식으로 입법되면서 플랫폼을 전면적으로 불법화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해악이 분명한 행위의 알선과 그렇지 않은 행위의 알선은 다르다. 면허없이 하는 것이 불법이라 할지라도, 개별 알선행위까지 처벌하는 것은 과도하다. 법에 알선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은 그리 많지 않다. 알선행위 자체가 처벌대상이 아니었다면 유상여객운수가 불법이더라도 우버는 존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우버가 돈을 받지 않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었다. 또는 우버가 택시도 참여하는 일반앱이 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이 경우 우버는 정보가 오고가는 플랫폼이지 불법행위의 방조범이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알선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법이 들어오면서 모든 가능성이 닫혔다. 결국 유상여객운송 면허제를 통해 정보기술이 면허제를 우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닫혀버렸다. 그렇게 까지 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결국 우버금지법은 택시산업 보호 외에는 정당화되기 어려운 법이라고 본다. 

  카풀금지법과 타다금지법은 우버금지법을 상수로 놓고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우버금지법이 존재하는 이상 카풀도 타다도 편법이라고 공격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풀은 결국 출퇴근 시간을 변질시켰다는 비판, 실제 목적이 렌터카 사업은 아니지 않냐는 공격을 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불법이 아닌 이상 명백하지 않다면 처벌하지 않는 것이 옳다.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아니고 국회가 생각하지 못한 의도를 마음에 품었다고 행동이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리기사들이 뻔히 활동하는 상황에 자신이 10인승차이든 5인승 차이든 차를 빌렸다가 대리기사를 부르는 것(관광지에서 술을 많이 마시면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과 타다와 무엇이 다른가? 

  하지만 그마저도 불법으로 규정하겠다는 취지로 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것인데 결국 우버금지법의 금지범위를 완벽하게 메꾸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은 유상운송면허제에 대한 논의를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런 식으로 특정기업의 영업을 중단하기 위해서 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있다. 11인승이상 승합차에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법이 정당하다면, 승차지를 항만, 공항으로 한정하는 것은 타당성은 무엇인가? 항만, 공항을 다른 것과 다르게 취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경제규제는 표현규제와 달리 느슨하게 헌법심사를 받기 때문에 위헌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결국 이 차이를 정당화하는 개념은 관광일텐데 관광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무엇이 관광인가? 광화문에 사는 사람이 홍대에 밥을 먹으러 가면 관광이 아닌가? 결국 헌법적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법익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법이 된다.  

6) 오픈넷에서 12월에 했던 공유경제 국제컨퍼런스에 참여했던 그레고리 스태판 교수는 단기적으로 틀림없이 공유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는 열악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타다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나 우려의 의견을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타다 드라이버의 처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국가적인 차원의 해법과 개벌 기업들의 차원의 해법 모두를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산업별로 대책은 달라야 한다고 본다. 기억들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과로로 운전석에 죽는 택시기사들이 나올 정도로 노동자처우가 열악했다. 사납금을 불법화하고 월급제로 바꾸라고 했지만 현재 유명무실한 법이다. 법이 올해 1월에 통과 되었지만 편법과 유예로 점철되어 있다. 

  여기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우버가 나오자 당연히 택시기사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졌다. 여기에 대한 국가의 대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택시의 노동강도는 가장 밑바닥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교를 하자면 폐지줍기를 하고 있었는데 폐지를 잘 줍는 기계가 나타나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폐지를 줍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폐지줍는 기계를 금지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폐지를 계속 주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폐지줍는 기계를 통해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서 그 과실을 할아버지 할머니 보호에 쓰는 것이 맞을까?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해결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다음에 우버가 택시기사들의 처우를 악화하는지 논의할 수 있다. 사실 회사택시하시는 분들은 하루 일하고 내는 사납금과 우버에게 내는 수수료 중 어느게 더 많았나? 회사택시들을 보호하기위해 우버를 금지한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었다고 본다.  

  여기에 문제가 복잡해지는 것이 개인택시사업자들이다. 영업권을 돈주고 산 개인택시사업자들은 이미 투자한 돈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이건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유통점의 영업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어야 한다고 본다.  

  에이비엔비는 어떤가? 실질적으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 숙박업을 하시는 분들도 참여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규제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숙박업자들은 건물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분들이기 때문에 보호하지 않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신규진입자의 사회적 책임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업을 해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국가의 역할이 신규진입자를 금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국가도 택시기사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지 못한다면 기업이라도 사회적 책임을 지면서 일거리라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영업을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회적 책임을 지울 수 있는가? 

목, 2020/02/1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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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50회 세계 환경의 날이에요.

기후위기경기비상행동과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는 오늘 오전 수원에서 ‘환경의 날 자전거 행진’을 전개했어요. 도보 캠페인도 동시에 펼쳤습니다.

어린이들과 에코이스트환경교육연구소 청소년 환경동아리 친구들이 함께해서 더욱 활기찼어요.
안전요원의 보호 아래 달리는 찻길 위 라이딩은 조심스러웠지만 즐거웠습니다.
거리 행진을 하는 동안 만난 시민들이 반가웠습니다. 코로나19로 더 많은 분과 함께하지 못해 매우 아쉬웠습니다.

이번 환경의 날의 모토는 ‘생태계 복원’입니다. 탄소중립, 기후위기 극복의 기본은 에너지와 산업의 정의로운 전환과 숲과 습지 등의 자연 생태계를 지키는 데서 시작하겠죠.

정부가 말로는 탄소중립, 생태계 복원을 외치면서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짓고 대규모 개발로 자연을 파괴하는 것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환경하기”를 바랍니다!

월, 2021/06/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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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1.16에 열린 박경신, 이재웅 대담https://opennet.or.kr/17287에서 박경신의 답변을 정리한 글입니다. 2차로 “공유경제 vs. 구 산업 갈등에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https://opennet.or.kr/17526,3차로 “타다금지법 말고 AB5법을 통과시켜라!” https://opennet.or.kr/17529를 읽으시면 됩니다.

1) 공유경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높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에 반영된 공유경제의 모습은 제각각입니다. 본격적인 토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의 갈등해소에 실익있는 정의를 했으면 좋겠다. 공유경제는 요차이벵클러에 따르면 유휴자원을 정보기술을 이용하여 공유하여 자원의 낭비를 막는 등의 목표로 개념화되었다. 그러나 실제로 공유경제에 대한 현재의 논란은 자원낭비가 발생하는가의 문제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산업과의 갈등 문제를 중심으로 발생한다. 현재의 공유경제 담론은 자산공유를 중심으로 하는 에어비엔비에서부터 자산공유와 서비스제공을 섞는 우버 그리고 자산공유와 전혀 무관한 대리주부까지 한꺼번에 뭉뚱그려서 ‘공유경제’에 포함하고 있다. 즉 혁신이냐, 공유경제냐 질문은 무의미하다. 혁신이라고 해서 공유경제라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니라고 해서 국가의 강경한 규제가 정당화 되는 것도 아니다. 외국에서는 자산공유와 무관한 플랫폼회사들을 묶기 위해 일감경제(gig economy)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에어비엔비는 또 적용되지 않는다.  

  공유경제 또는 일감경제의 도달로 발생한 우리에게 더 유의미한 변화는, 정보기술을 통해 정보공유의 규모가 완전히 달라져 중간유통자를 없애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줌으로써 미시경제학적인 의미에서 시장의 효율이 대폭 높아졌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항공권 예약을 옛날에는 수수료를 내고 여행사에서 구매했지만 이제는 같은 가격에 수수료 없이 스스로 구매할 수 있다. 정치분야에서는 이미 정당, 제도권 언론 같은 중간매개자들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민주주의를 더 대중화시켜왔다. 그렇다면 경제분야에서도 중간매개자들의 영향력을 줄여 공정한 경제를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공유경제+일감경제를 이끌고 있다. 쇼핑몰들과 오프라인점포들이 방문객들을 진열대로 포위해서 선택을 압박하던 시대가 끝났다. 시장의 효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더 많은 욕구의 만족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세탁기가 물리적 행동의 자동화를 통해 여성들의 여가를 증대시켜왔듯이 정보기술은 정보교환의 자동화를 통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풍족하게 만든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새로운 기업들은 기존 기업종사자들에게 위협이 된다. 넷플릭스는 스크린과 공중파를 독점하고 콘텐츠와 뉴스를 극장산업과 방송국들에게 위협이 된다. 타다가 택시산업과 그리고 나아가 택시운전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리하자면, 광의의 공유경제 즉 일감경제를 포함하는 공유경제를 둘러싼 논란은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후생에 맞춰져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타다 우버 등의 신기업들이 공유경제의 드높은 목표 즉 자원보호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는가 여부에 따라 신기업들을 평가하려 하지 말고, 정보공유를 규모화시켜서 사회전반의 안전과 후생이 개선되는 순기능과 구산업 종사자들의 후생에 미치는 역기능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평가해야 한다.

  결국 공유경제 이름 하에 일감경제까지 모두 포함시킨다면, 나는 공유경제에서 공유되는게 재산이 아니라 정보가 아닌가 생각한다. 공유경제라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요차이 뱅클러에서부터 개념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재산의 공유는 목표이고 실제 인터넷을 통해 공유가 활성화된 것은 정보가 아닌가 싶다. 사실 정보공유가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똑같은 자원을 이용해서 더 많은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공유경제가 정보공유경제 즉 플랫폼경제의 의미라면 오픈마켓도 포함되고 대리주부도 포함되는데 나는 장기적인 미래는 밝다고 보여진다. 

2) 타다나 우버가 공유경제모델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우버와 타다는 다르다. 우버는 유휴자원을 이용하지만 타다는 현재 자동차를 더 사서 하고 있다. 렌터카회사 형태로 운영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다. 

  사실 심지어 우버 마저도 과잉소유를 부추기는 면도 있을 수 있다. 공유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품질유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중국에서 자전거가 과잉생산되고 세탁소들과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스타트업도 결국 품질관리를 위해서 세탁공장을 새로 차렸다고 한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airbnb 때문에 집값이 도리어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우버를 하기 위해 차를 새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자본주의의 문제이다. “자본주의 바깥쪽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말처럼 공유기업은 소비와 생산을 더욱 원자화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공유기업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이용해 생산활동을 극도로 효율화하며 그 모델이 매우 매력적이라서 투자가 과잉하게 몰리는 면이 있고 투자금을 이용한 과잉생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자본주의 금융산업의 어쩔수 없는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공유기업들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문제라고 본다. 인터넷이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 부동산회사 블랙스톤이 임대사업을 시작하면서 집값이 올라갔다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임대는 일종의 유상공유인데 공유를 더 많이 하면서 전세계 집값이 올라가지 않았나. 공유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의 문제이다. 자원보호를 위해서는 교환가치가 이용가치를 항상 추월하는 자본주의 전체에 대한 별도의 대응이 필요한 것이지 공유기업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타다도 그 연혁을 따져보자면 결국 차를 사서 할 수 밖에 된 것에는 우버금지법에서 시작하여 카풀금지법으로 이어지는 국가의 규제가 원인이다. 타다는 소유과잉을 줄이는 효과가 없다고 해고 비판만 할것이 아니라 렌터카 형태로밖에 할 수 없게 만든 이유를 고민해보라. 

  또 장기적으로는 타다도 소유과잉을 줄일 수 있다. 당장 몇천대를 샀지만 그 차들의 이용이 늘어나면 사람들이 자동차를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공유경제+일감경제에 대해 논의할 때 소유과잉을 실제로 줄이지 않더라도 플랫폼을 통해 수요자와 공급자를 실시간으로 매칭시켜줘서 동가격대비 서비스를 향상하고 더많은 사람들을 생산활동에 참여시키는 순기능을 봐야 한다. 

3) 공유경제로 인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반드시 공유경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의 경제적인 평등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또한 공유경제가 유휴자원을 가진 주체가 자신의 자원을 나눠주면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애초 공유경제의 시작점이 불평등을 전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런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공유경제는 유휴자산의 활용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자산소유자들의 부가소득 창출수단이 되어버린 면이 있다. 하지만 대리주부같은 일감경제까지 포함한다면 그렇게만 볼 수도 없다. 바로 이런 이유때문에 현재의 공유경제기업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소유과잉을 줄였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

불평등의 문제에 촛점을 맞추자면 공유경제/일감경제 즉 플랫폼경제는 자산이 없는 사람들 중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었다. 전에는 풀타임으로 채용된 적은 숫자의 사람에 의해서만 제공되던 서비스가 소위 “개인사업자”로 규정된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택시에 의해 제공되던 교통서비스, 호텔에 의해 제공되던 숙박서비스 등이 모두 엄청난 숫자의 소위 “개인사업자”들에 의해 제공되고 있다.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아니라 일거리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왜? 정보기술에 의해 일거리찾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다. 첫째 더 많은 사람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게 되는 점, 둘째 더 많은 서비스제공자들이 나타나면서 생필품들의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데 경제적 평등을 위해 좋은 현상이다. 

  물론 이렇게 되면서 기존에 풀타임이 종사하던 업체들이 시장에서 도태되어가고 있고 이에 따라 풀타임 직장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10개의 풀타임직장들이 100개의 초단기계약자들로 교체되고 있다. 기존의 노동법은 풀타임을 중심으로 보호체계가 짜여져 있다. 우리의 미래로 자주 논의되는 독일이나 북유럽의 노조들은 일자리 숫자를 늘이기 위해 기존 노조들이 총임금 삭감을 감수하며 일자리쪼개기를 하는 것은 기존 풀타임에 제공되던 보호체계까지 같이 쪼개는 것이라 문제가 없다. 풀타임 일자리를 쪼개서 더많은 숫자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자리를 쪼개서 일감으로 대체하면 복지혜택이 따라가지 않는다. MIT의 아쎄모글루는 플랫폼경제가 더 많은 사람들이 생산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속도와 기존 업체들이 도태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어드는 속도를 비교했는데 전자가 더 빠르다고 했다. 불평등의 문제는 자산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사이의 문제보다는 구산업의 일자리들이 없어지는 것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우리 다같이 공유경제 얘기 그만하고 플랫폼경제 얘기를 하자. 지금 논란의 핵심에는 구산업의 일자리 소멸이 있고 이는 자산공유 여부와 관련없이 모든 플랫폼경제기업들이 연관되어 있으며 결국 구산업의 일자리 소멸이 불평등에 대한 문제라면 이들 플랫폼경제들이 발생시키는 평등화 효과 즉 더 많은 사람들의 생산활동 참여 + 생필품 가격의 저하로 인하 소비의 평준화 등도 같이 논의할 수 있다.

목, 2020/02/1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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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모금전문가학교를 아시나요. 2019년으로 개교 10주년이 된 한국 최초의 모금가 양성기관인데요. 매 기수마다 많은 분이 알찬 강의와 모금실습으로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모금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모금전문가학교에 모두를 놀라게 한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한 수강생이 실습으로 무려 1억 원을 모금했기 때문인데요. 바로 정영창 님(㈜에드가 대표)입니다. 그렇게 모금한 1억 원은, 지역 비영리단체 상근자의 복지와 교육에 사용될 수 있는 종잣돈이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영창 님 역시 희망제작소에 1천 만원을 기부하고 1004클럽 후원회원이 되었는데요. 여러모로 궁금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 정영창 1004클럽 후원회원

 

모금전문가학교 수강생, 1억 원을 모금하다

1억 원 모금 소식에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비영리단체에서 오래 모금을 하신 분이시겠구나”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 달리 정 후원회원은 모금 혹은 기부와 전혀 상관없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오피스텔, 아파트 등의 시행 사업을 하다가 서울시의 역세권청년주택(이하 청년주택) 사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사업자 입장에서 청년주택은 매력적이지 않아요. 임대가 끝나야 투자금을 환수할 수 있거든요. 긴 시간 동안 환수가 어렵다 보니 많은 시행사들이 쉽게 도전을 못하죠.”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은 시행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실제 사업실적은 목표인 8만호의 4분의 1 수준인 2만호 선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시행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영창 후원회원은 청년주택 사업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바로 서울에서 주거난을 겪고 있는 지역 청년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라는데요.

“서울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요. 아직 기반을 갖추지 못한 청년들이 자리 잡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죠. 청년주택은 지하철역에서 350미터 이내에 있는데요. 저희는 기본적으로 남매나 친구들도 함께 살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고 있어요. 청년주택은 일반 신축 건물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합니다. 필요한 가전, 가구도 다 갖추고 있어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설치해서 들어오고 싶은 집, 살고 싶은 집으로 만들려 합니다.”

이미 포화된 서울에서 건물을 올릴 부지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에드가는 현재 쌍문, 휘경, 상계, 하월곡동, 천호동 등의 지역에 청년주택을 짓거나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호인 쌍문 지역의 부지를 찾는 데는 무려 1년 반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부지 확보가 정말 힘들었어요. 괜찮은 곳을 찾더라도 매입까지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관은 물론 지주들과도 여러 차례 만나야 했죠.”

 

주거난 겪고 있는 청년을 위해 청년주택 사업에 뛰어들다

여러 노력 끝에 청년주택은 하나씩 계속해서 층을 올리고 있습니다. 완공 후에는 SH서울주택공사(이하 SH공사)에서 우선 모집을 하게 되는데요. SH공사 임대기간 이후에는 ㈜에드가에서 지역 청년을 우선으로 하여 입주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거를 넘어 좀 더 다방면에서 청년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청년주택 단지 안에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공간 등을 만들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청년들의 커뮤니티가 자라나길 바랍니다.”

여러 의미 있는 이야기가 오갔지만, 인터뷰 내내 정영창 후원회원과 ‘모금’ 혹은 ‘기부’와의 연결고리는 좀처럼 찾기 어려웠습니다.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습니다.

“고향인 목포에서 사업을 하면서 전남 서부 복지TV를 몇 년 운영했었던 적이 있어요. 제도권 안에 들어오지 못하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또 하누리재단이라고, 가정폭력 피해여성을 지원하는 단체도 있었어요. 지역에서는 모금이 아무래도 서울보다 많이 어렵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예산으로 운영이 돼요. 하누리재단도 마찬가지였죠. 그러다 재정악화로 해체되었는데, 언젠가 읽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전 상임이사)님의 ‘지역재단’의 내용이 떠오르더라고요. 목포에도 그런 재단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기부와 모금의 필요성으로 연결됐어요. 그래서 모금전문가학교에 입학하게 됐죠.”

화제가 됐던 1억 원을 모금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배운 이론과 기술을 적절히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합니다. 진정성 있는 태도로 기부의 의미를 설명하고, 기부자가 금액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네요.

 

우리 사회에 보탬이 되기 위한 또 다른 도전

정영창 후원회원은 모금전문가학교 수업이 있는 날마다 늘 부채감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희망제작소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1004의 벽’ 때문인데요. 1004클럽 회원의 기부 이야기를 볼 때마다 ‘나도 후원을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평소 ‘나눔’에 관심이 많았기에 더욱 그랬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정영창 후원회원은 희망제작소의 1004클럽 후원회원이 되었습니다.

“희망제작소에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어요. 지금도 충분히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제 인생의 최대 목표는 ‘나를 깨우쳐서 타인을 이롭게 하는 것’이에요.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정영창 후원회원은 현재 전남 최초의 기부클럽을 만드는 기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고향 목포의 어려운 비영리단체의 자립을 돕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자립과 성장’이라는 모금전문가학교의 교육 목표가 생각나 저도 모르게 뭉클해졌습니다.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화, 2020/01/0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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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산정 한상준 식초 생산자


한상준 생산자는 2005년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귀촌해 자연발효식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전통방식에 따른 자연발효식초 생산법을 공부하고 연구하며 지금의 오곡명초를 만들었습니다.

초산정에 들어서자 기분 좋은 식초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식초’라고 하면 ‘신맛’이 전부라 생각했는데, 이 신맛이 요리에, 그리고 삶에 풍미를 더한다. 한상준 생산자가 한살림에 식초를 공급한 지 10여년. 처음에는 ‘오곡미초’라는 이름으로 공급했던 식초가 지금은 ‘오곡명초’로 이름을 바꾸었고, 2019년에는 감귤농축식초를 새롭게 공급하며 조합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간이 빚어낸 자연발효 식초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술조차 살 수 없어 보리로 직접 술을 빚었다고 한다. 이 술이 여름이 되면 저절로 발효되어 식초가 되었고, 집집마다 술이 발효된 고유의 식초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주세령(주세에 관하여 과세 요건, 신고, 납부, 주류의 제조 면허 따위를 정한 명령)’으로 술 빚는 것을 금지하면서, 자연발효식초 문화도 저절로 끊겼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공장이 가동되며 식초도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식초 역시 경제 논리를 피해가지 못했다. 자연적으로 식초가 되려면 발효과정을 거쳐 술이 되고, 또 발효가 되어야 하는데 그 시간을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합성식초와 주정식초가 탄생했다. 합성식초는  빙초산을 물에 희석한 것으로 보통 대량으로 음식을 만드는 외식산업에서 많이 쓰인다. 주정 식초는 주정에 초산균을 인위적으로 넣고 2~3일내 빠르게 발효시킨 뒤, 과일이나 곡물향을 넣는다. 정상적이라면 그렇게 빨리 발효될 수 없다. 기계로 찍어내듯 재빨리 만들어내니 가격도 저렴하다.

“저희가 생산하는 오곡명초는 말 그대로 다섯 가지 곡물을 이용한 곡물식초예요. 고두밥을 짓고 누룩과 물을 섞은 뒤, 15일을 발효시켜 술을 만들죠. 이걸 옹기에 넣고 따뜻한 곳에서한 달 정도 발효시키면 초산균이 생기면서 식초가 돼요. 더 부드러운 맛을 위해 땅 속에 묻은 항아리에서 1년을 숙성시킵니다. 공장에서 만든 식초와는 생산 방식 자체가 달라요. 당연히 식초에 함유된 미생물도 다르죠.”

따뜻한 곳에서 오랜 시간 발효시키는 자연발효식초에는 아미노산, 구연산, 호박산 등 다양한 미생물이 있는 반면, 주정식초에는 신맛을 내는 아세트산만 있을 뿐이다. 입에서는 같은 신맛을 내지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작용은 전혀 다를 것이다. 한상준 생산자는 자연발효식초를 ‘사람을 위한 식초’라 불렀다. 기술과 합성첨가물로 ‘순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자연의 시간’대로 만들어지는 식초에는 그만큼 사람에 이로운 것이 많다는 뜻이다.

곡물식초 전통식품 인증, 그리고 식초 학교

한상준 생산자는 한국전통식초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처음 자연발효식초를 생산할 때는 전통식품 중에서 곡물식초의 인증기준이 없었다. 분명우리 전통 방식으로 만든 곡물식초임에도 인증해줄 기관도 기준도 없었던 것. 그는 직접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가 곡물식초 규격과 인증 기준 필요를 설명하고,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규격을 만들었다. 그리고 국내 최초 곡물식초 전통식품 품질인증을 받았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한상준 식초 학교’를 만들어 7년째 식초에 관심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전통식초 강의를 열고 있다.

“자연발효식초 시장이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먹고 있는 일반 식초가 원래 식초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야 했죠. 전통 방식으로 식초를 만드는 사람이 늘어나면, 저절로 자연발효식초의 진가를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7년째 강의를 진행했고, 수강생만 천 명이넘어요.”

 

우리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원료로

한상준 생산자는 식초가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산성화된 음식을 많이 먹는 현대인들에게 알라킬성 식초만큼 좋은 게 없다고 한다. 최근 공급을 시작한 감귤농축식초도 샐러드 소스로 많이 쓰이지만, 우유에 희석해 먹으면 식사대용이나 간식으로 무척 좋다고 한다. 오곡명초도 식후 물에 반 숟가락 정도 섞어 마시면 소화가 더 잘된다고.

“신맛을 싫어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연발효식초는 다양한 미생물이 있어 몸과 음식에 좋은 역할을 해요. 이건 사람이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자연이 저절로 만들어주는 것에 사람은 심부름꾼 역할 정도 한다고 하면 맞겠네요.”

한상준 생산자가 생산하는 오곡명초와 감귤농축식초 모두 우리땅에서 자란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다. 특히 감귤농축식초는 한살림 감귤농축액을 물에 희석해 발효시킨다. 우리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자연에게 온전히 맡기니 새로운 맛으로 탄생한다. 기다림에서 비롯된 새콤한 맛, 그래서 식초는 몇 방울로도 자신의 향을 드러낼 수 있는 모양이다.

집에 돌아오니 양념통 사이에 놓인 오곡명초가 새롭게 보인다. 자연의 시간대로 오래 발효한 식초가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자연의 이치대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초산정 식초, 이렇게 이용하세요!

한상준 생산자가 이야기하는 식초 사용법(클릭) 

월, 2019/12/3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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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3일, 성남시에서는 성남시민 100여 명과 함께 ‘성남시 시민참여 활성화와 공익활동 지원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가졌습니다. 1부에서는 두 분의 전문가를 모시고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과 역할 그리고 그간 이뤄온 중간지원조직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에 관해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

 

시민사회 활성화를 위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과 운영

첫 번째 발제자인 김제선 희망제작소 소장은 과거 관료 중심, 기업 중심으로 정부가 운영되던 시기를 거쳐 이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즉, 시민의 참여가 중심되는 사회로의 전환에 관한 이야기로 포럼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제는 시민이 단순히 정부의 서비스를 받는 수동적 객체를 넘어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공동으로 노력하는 능동적인 주체가 되는 시기라는 것인데요. 이러한 흐름에서 정부가 공익활동을 하는 시민단체를 지원하고 함께 해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소장은 시민사회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어려움 및 한계로 ▲전문성 결여 ▲자원 부족으로 인한 원활한 사업 수행의 어려움 ▲내부 갈등 및 공동이익 추구의 어려움 ▲ 정부와의 관계 등을 지적하였는데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의 지원, 구체적으로는 연대와 네트워크 지원, 재정 및 인적자원지원, 시장과 정부의 연결 지원 등을 통해 시민단체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중간지원조직의 필요성과 함께 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또 중간지원조직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가 공익활동을 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관점에서의 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나아가 성남시의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논의가 단순히 시민사회를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성남시의 주인이 되고, 실제적인 주체가 되도록 함으로써, 시민 스스로 도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길이 되도록 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정란아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

 

중간지원조직 -서울 NPO(Non-Profit Organization:비영리기구) 지원센터

대표적인 중간지원조직으로, NPO지원센터의 목적과 필요성 및 이제까지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봤습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온 정란아 서울시NPO지원센터 센터장은 NPO지원센터의 목적은 시민사회 활성화이고, 나아가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사회적 지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NPO지원센터의 주된 역할이라고도 하였습니다.

이어 정 센터장은 NPO를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초기 사업부터 현재 활동들, 그리고 앞으로의 추진 계획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었는데요. 서울시NPO지원센터의 성과로 재정안정 컨설팅, 조직역량 강화 컨설팅 등을 통한 조직의 기초체력 향상 지원을 포함해 맞춤형 교육을 통한 활동가역량 강화 지원사업, 파트너기관 확대·협업을 통한 공익활동 생태계 활성화 및 시민사회 성장지원 사업 등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앞으로의 계획으로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지원, NPO공동사무국 기능, 활동가 전문성향상 및 동기에 기반한 학습지원 프로그램, 광역/자치구 NPO지원체계 구축, 공익활동의 사회적 지지와 안정에 기반한 시민참여 촉진 등을 통해 그 역할과 지원의 폭을 넓혀 갈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서 2부에서는 다섯 분의 지정토론자를 모시고 보다 다양한 중간지원조직의 활동 사례를 포함해 시민사회 활동가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민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주체자라는 인식으로 중간지원조직 이끌어야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온 공정옥 대구시 공익활동지원센터 총괄실장은 공익활동의 정의를 공공이 하는 일, 선한 일 등을 넘어 이제는 사회문제를 시민이 주체적으로 해결해나가는 활동이라고 이야기하며, 여기서 시민은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구체적인 주체자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 총괄실장은 또, 시민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업으로 대구시의 ‘씨앗’을 소개했는데요, 공익활동 지원이 꼭 큰 금액을 지원하거나, 거창한 인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시민의 눈높이와 욕구에 맞춰서 지원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현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 TF위원은 군포시의 공익활동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준비과정에서의 고민들을 이야기해주었는데요, 군포시민 또는 단체의 공익적 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서 센터 정체성 확립과 함께 시민사회나 행정이 하는 일을 중복하거나 독자 사업을 하지 말고 지원하는 일에만 집중하자는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김 위원은 또 민간진영의 자율성, 독립성 및 참여를 확장하기 위한 위탁 형태로의 센터 설립과 더불어 공익활동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및 센터 명칭에 이르기까지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써 사업 준비 전반에 걸친 내용을 전했습니다.

중간지원조직, 신뢰를 바탕에 둔 시민사회에 대한 사회적 지지

박재윤 호모인테르 대표는 수혜자의 관점에서 중간지원조직의 역할과 성과를 생생하게 들려주었습니다. 박 대표는 시민단체로서 활동에만 매몰될 수 있었으나 지원센터의 코칭 멘토링을 통해 객관적인 눈으로 사안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특히 중간지원조직의 지원을 통해 자신들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는 사회적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준호 성남KYC 공동대표는 파편화된 개인이 공동체화될 수 있는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간 중심으로 생각하던 지원센터의 개념을 이제는 플랫폼의 역할로 확장해, 빨라진 여론 확산 속도와 변화된 시민참여 구조에 발맞춰 나가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성남시의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시민노동과 관련한 것들이 플랫폼에 녹아나고, 민관이 신뢰를 만들어나가는 선례를 만들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마지막 지정토론자인 심우기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시민단체를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단위라고 정의하면서 정부나 기업이 못 하는 것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시민단체의 역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심 위원장은 행정과 시민단체 간의 여러 가지 차이의 완충 및 조정 역할로서 중간지원조직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는 기존의 행정과 시민단체가 못한 것들을 풀어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와 시도로 그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글: 이다현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허웅 대안연구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사진: 대안연구센터

목, 2020/01/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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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 67%라는 공시지가, 경실련 조사결과 37%

– 실거래 102개에서 매년 1,000억 지난 15년간 1조 5천억 세금 특혜
– 문재인 대통령과 검찰은 즉시 공시지가 조작 몸통을 밝혀내라

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1,000억원 이상 빌딩의 과표 및 세액을 조사했다. 조사한 거래 건수는 102건, 거래가격은 29.3조원(건당 2,900억)이었다. 분석결과 공시가격(땅값+건물값)은 13.7조원으로 실거래가 대비 46%에 불과했다. 공시지가는 시세의 37%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이 평균 64.8%이고, 상업·업무용 토지의 시세반영률이 2018년에는 62.8%, 2019년에는 66.5%라고 발표했다. 2020년에는 공시지가를 시세대비 67%까지 현실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경실련 조사결과와 크게 차이나는 상황에서 지금의 공시지가 조작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현실화율을 70%까지 올리겠다는 정부 계획도 실현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30% 넘게 상승했다. 당연히 땅값도 폭등했다. 정부는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 환수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공시가를 현실화시키겠다고 했으나, 매년 발표되는 공시지가는 폭등하는 땅값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로 인해 재벌 대기업 등 건물주는 세금 특혜를 누려왔다. 보유세 부과 기준은 땅값(공시지가)과 건물값(시가표준액)을 합친 공시가격이다. 재벌 대기업이 소유한 빌딩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경실련 조사결과 46%이다. 공시지가의 시세반영률은 37%로 정부 발표치의 절반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2019년 거래빌딩 중 시세반영률이 가장 낮은 빌딩은 여의도파이낸스타워이다. 거래금액은 2,322억원으로 건물시가표준액(284억)을 제외한 토지시세는 2,038억원이다. 하지만 공시지가는 445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이 21.8%에 그쳤다.

보유세 특혜액이 가장 큰 빌딩은 2019년 가장 비싸게 거래된 중구 서울스퀘어 빌딩이다. 거래금액은 9,883억원이지만 공시가격은 4,203억원(공시지가는 3,965억원, 건물시가표준액은 658억원)으로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42.5%이다. 거래금액에서 건물시가표준액을 제외한 토지시세와 공시지가를 비교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은 38.4%에 불과하다. 보유세를 추정한 결과 토지시세 기준 보유세액은 64억원이다. 하지만 공시지가 기준 보유세액은 24억원으로 40억원의 세금특혜가 예상되며, 102개 빌딩 중 세금특혜가 가장 많다.

102개 빌딩 전체로는 공시지가 기준 보유세 총액은 584억원 (실효세율 0.21%)이다. 실제 미국과 같이 시세(실거래가)대로 세금을 부과한다면 보유세는 1,682억원(실효세율 0.65%)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한다. 보유세 특혜도 1,098억원이나 되며, 2005년 공시가격 도입 이후 15년간 누적된 세금특혜만 1조 5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낮은 공시지가 뿐 아니라 낮은 세율도 빌딩 보유세 특혜의 원인이다. 아파트 등 개인에게 부과되는 보유세율의 최고 세율은 2.7%이다. 그러나 재벌 등 법인에 부과되는 보유세율은 0.7%로 개인이 4배나 높다. 여기에 더해 아파트 공시가격은 시세의 68%인데, 빌딩의 공시가격은 46%에 불과하다. 정부는 부족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요구가 나올 때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공시지가 현실화를 통해 재벌·대기업 등이 소유한 고가부동산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징수한다면 서민주거안정 등 공익을 위한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공시지가 정상화가 매우 중요하며 지금의 40%대에 불과한 공시지가 시세반영률을 당장 80% 수준으로 2배 인상해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에 발표한 개선방안에서도 상업업무용지 시세반영률이 66.5%라고 밝히는 등 공시지가 조작을 중단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공시지가, 공시가격 조사평가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만 연간 1,500억원이다. 하지만 결과는 조작된 공시지가 탄생과 재벌법인, 부동산부자들에 대한 막대한 세금특혜이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도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개혁조치 없는 선언적 발언으로는 부동산투기를 근절할 수 없다. 검찰은 경실련과 민주평화당이 고발한 공시지가 조작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국민을 속이고 공시지가를 조작해온 개발관료, 감정원, 감정평가업자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 자료 확인해 주세요.

보도자료_고가빌딩 과표 분석 발표

문의: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02-3673-2146)

목, 2020/01/09-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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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의 민변: 민경한 변호사를 만나다

안녕하세요, 민경한 변호사입니다. 성씨가 민씨(閔氏)이기 때문에 민변 회원이 되는 건 생래적으로 이미 정해져 있었던 셈이죠(웃음), 오랫동안 유일한 민씨 회원이었고 그래서 ‘민변의 민변’으로 불리게 되었지요.

사법시험 3차 시험 낙방과 직장에 다니다가 변호사가 되다

저는 1983년 성대 법대 졸업 후 사시공부를 시작해서 83년 1차, 84년 사시 26회 2차에 합격했는데, 당시 2차 시험이 70%, 3차 시험이 30% 반영되었어요. 3차 시험에 모교 교수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같이 국가관·책임감·지도력·준법성 등 6개 항목을 수우미양가로 평가하여 위 교수평가 성적이 전체점수에 30% 반영됐어요. 당시 모교 교수가 학생운동 전력 등으로 나에 대한 교수평가 성적을 안 좋게 주어 2차 성적이 합격권에 있었는데 3차에서 떨어졌어요. 이 제도는 너무 불합리하다고 해서 26·27회 두 번 시행하고 없어졌지요. 1차 시험이라도 면제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는 3차에서 떨어지면 1차부터 다시 봐야 했어요. 다음 해 1,2차 동시 합격하려고 공부했는데 1차에서 떨어졌고, 빈농의 장남으로 공부를 계속하기 어려워 모 투자신탁 회사를 1년 정도 다녔죠. 원래는 3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려고 했는데, 저축도 안 되고 공부도 안 되서 87년 2월에 그만두고 그해에 사시 29회에 1,2,3차 합격했어요.

연수원을 수료하고 광주에서 개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미국으로 유학 가는 고교 선배 사무실을 인수하느라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에서 90년 4월 1일, 개업을 했지요. 그때는 변호사 환경이 좋았고, 만 6년 동안 골프도 안치고, 토요일도 출근하고, 사무장한테 맡기지 않고 모든 사건을 직접 처리하면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경제적 여유는 약간 생겼는데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당시 개인 사무실을 하다가 외국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충전을 위해서 미국으로 갔지요. 96년 5월부터 97년 8월까지 시애틀 워싱턴대학교 로스쿨 객원연구원으로 15개월을 보냈어요. 귀국하면서 고향인 광주로 갔지요.

광주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쌓았지만 2006년 2월, 서울로 오게 되었는데 좀 큰 데서 놀고 싶었고, 당시 공직에 진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요. 또 제가 연극이나 공연, 스포츠 경기 관람, 외국 여행을 좋아하여 문화생활을 하고 싶었고 당시 중학생이던 자녀들 교육문제도 있었고요. 광주에서 8년 반을 하다가 서울로 올라온 지 12년 되었네요. 사업적으로는 광주보다 훨씬 못해요. 지금은 서울로 온 것이 후회가 되기도 해요.

법조인이라면 잘못된 법과 제도, 관행의 문제점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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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06년에 90년부터 2005년까지 15년 동안 법률관련 신문이나 일간지에 썼던 칼럼을 모아서 ‘민변호사의 조용한 외침’이라는 책을 냈어요. 2012년에는 22년간 변호사 활동하면서 법정 안팎에서 보고 들은 판사·검사·변호사들의 임상보고서 격으로 ‘동굴 속에 갇힌 법조인’이라는 책을 냈고요. 금년에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잡지에 썼던 두 번째 칼럼 모음집을 낼 계획입니다. 이전에는 젊었고, 의욕과 열정이 넘쳤지만 이제 열정이나 기력이 떨어져 3번째 책을 마지막으로 책은 더 이상 내지 않을 생각이에요.

저는 잘못되거나 부당한 걸 보면 지나치지 못하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틈틈이 글도 쓰고 토론회도 나가고 언론 인터뷰도 많이 했어요. 부당하고 잘못된 법이나 제도, 관행을 시정해보려고 다양한 방법으로 많이 노력했지요. 법조인들은 법조계나 사회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한데 많은 법조인들이 점잖은 채 하면서 생래적으로 그런 걸 싫어하는 것 같아요. 특히 문제 있는 법조인에 대한 비판은 아주 싫어하더라고요. 저는 잘못된 것은 잘못이라고, 옳은 것은 옳다고 원칙을 지키며 소신 있게 강하게 말하다보니 ‘미스터 쓴 소리’, 원칙주의자, 용기와 소신 있는 변호사라는 평가와 함께 성격이 너무 강하다,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들어왔지요. 이런 게 바탕이 되어 2014년 민주당에서 저를 특별감찰관으로 추천하였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법조인이 법으로 밥을 먹고 있고, 법과 제도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민변 사법위원회는 법과 제도 특히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연구하는 위원회입니다. 법조인이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법위원회에 들어와서 사법제도, 법원, 검찰, 변호사들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같이 공부하면 좋겠어요.

변호사 초년생에게 충격을 주었던 법조계의 고질적인 세 가지 병페를 접하다

제가 이렇게 사법개혁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개업 직후 한 달 만에 법조계의 여러 가지 고질적인 병폐를 목격하게 되었어요. 개업 첫날, 사무장 지인으로부터 조그만 형사사건을 수임했는데 소개비를 달라는 거예요. 많은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소개비를 주었지요. 두 번째는 며칠 후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고교친구의 형 사건을 변론하게 됐어요. 부동산 미등기전매(국토이용관리법 위반)로 구속 기소되었고, 법정 최고형이 6월이에요. 보석까지 청구해서 기각됐는데, 친구가 변호사를 추가 선임하겠다고 양해를 구해서 하지 말라고 했죠. 법정 최고형이 6월이고, 이미 보석도 기각됐고, 변호사가 별로 할 일이 없는 사건이었어요. 그런데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내 수임료의 10배 수임료를 받으면서 사건을 수임하더라고요. 그런데 담당 판사가 전관예우를 안 해주고 1심에서 4개월 실형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나갔지요. 1심 판사가 참 괜찮다 싶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인지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이 안 되더군요.

또 하나는, 제가 검사실에 변론하러 갔는데 검사가 책상 위에 신발을 벗은 두발을 올려놓은 채 발을 내리지도 않고 나를 세워놓는 거예요. 너무 무례하게 대해서 말 한마디 않고 나와 버렸지요. 그때 검사의 무례한 행동을 강하게 질책하고 나왔어야 했는데 그냥 나온 게 몹시 후회가 돼요. 그땐 개업한지 한 달도 안 되서 검사한테 그럴 용기가 없었겠죠.

이렇게 한 달 사이에 좋지 못한 세 가지 사건을 목격한 거예요. 소개비 지급, 전관예우, 검사의 갑질. 그러다 보니 ‘내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나. 법조계가 원래 이런 곳인가. 이 사람들만의 개인적인 일탈인가’ 라는 고민과 혼돈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두 달 후인 90년 6월, 전국에서 최초로 인천 변호사회에서 변호사 자정작업을 시작한 거예요. 그때부터 앞장섰다가 지금까지 열심히 하게 되었지요. 제가 그때 두 가지를 다짐했어요. 하나는 변호사를 폐업하는 그날까지 정도를 걷는 변호사가 되자. 또 하나는 내가 평생 법조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몸담고 있는 법조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 사법개혁에 일조를 하자. 지금까지 어느 정도는 나름대로 두 가지 다짐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런 쪽에 관심이 많고 강한 글도 쓰고, 또 변협 감찰위원 5년을 하다 보니 광주와 인천에서 동료 변호사들이나 기자들이 오히려 정보를 제공해주면서 글 좀 써 달라, 감찰위원으로서 문제 삼아 달라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지요. 그래서 제가 남보다 법조계 비리는 많이 알게 되었지요.

민경한 변호사, ‘민변의 민변’이 되다

민변은 92년도 하반기에 가입했습니다. 민변이 지향하는 가치나 역할, 활동 등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내 가치관이나 성격에도 맞아서 당연히 가입했지요. 한편으론 민변 회원은 생활에서도 올바른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호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스스로를 규율하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지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서울에서 진행되는 월례회나 행사에 자주 참석하기가 어려웠어요. 가끔 본부에서 사건을 배당해 주면 몇 개 사건을 변론하는 정도에 그쳤지요. 가끔 월례회에 참석해도 동기나 동문이 별로 없어서 어색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지방회원으로서는 월례회나 총회에 많이 참석한 편이었지요.

97년 9월, 미국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광주에서 개업 했는데 당시 민변 회원 6명이 개별적으로 활동하다 보니 활성화되지 못했지요. 99년에 연수원을 수료한 28기 변호사 3명이 민변에 가입하더라고요. 나중에 3명 모두 지부장을 했지요. 기존 회원 6명과 28기 회원 3명에 제가 2명을 더 가입시켜서 총 11명으로 민변 광주 전남지부를 창립하고 제가 4년간 초대·2대 지부장을 했는데 최근 10대 지부장이 취임했어요. 회원이 50명이 넘고 전국에서 가장 활발한 지부가 되어 초대 지부장으로서 상당히 흐뭇해요. 2006년 2월, 서울로 오면서 2005년 가을 ‘평양 아리랑 축전’ 때 권유받은 것을 계기로 민변 활동을 열심히 하는 변호사들로 구성된 법무법인 상록에 합류했어요. 이후 사법위원장, 부회장을 하면서 민변 활동을 열심히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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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적으로 공익활동을 하는 민변 회원들과 인권 감수성이 부족한 변협 임원들

변협 인권이사, 인권위원을 하면서 변협 활동도 했는데, 공익활동에 대한 민변 회원들과 변협 위원들의 헌신성은 차이가 많지요. 민변 회원들은 자기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면서, 무보수로 헌신적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데 변협 임원이나 위원들은 스펙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수당에 관심도 많고 헌신성도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2014년, 제가 변협 인권이사 때, 변협 인권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집필자들이 마감 기한도 많이 넘기고 내용도 소홀했어요. 마감 후까지 3 파트나 펑크를 내서 민변의 조영관, 강문대 변호사가 세월호 부분을, 장완익 변호사가 과거사 분야를 대신 맡았어요. 평소 그 분야에 관심 있고 능력 있는 민변 회원들 아니었으면 짧은 기간에 대신 집필하는 게 불가능했지요. 결국 장애인 파트는 보고서에 싣지 못했어요.

또한 변협 임원들은 매우 보수적이고 인권 감수성이 너무 부족해서 제가 인권이사 때 집행부 회의나 단톡 방에서 자주 싸웠지요. 당시 최고 현안이었던 국정원 댓글사건,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 국정원법 개정, 국회의 국정원 합동신문센터 토론회 공동 개최처럼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발표도 안하고 토론회도 못하게 했죠. 별로 의견대립이 없는 장애인, 일제피해자, 여성문제 등에 대해서는 의견을 피력하는데 공권력남용에 대한 비판이라든가 국민들 사이에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회피를 해요.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때, 전 국민이 규탄성명을 내고 시위를 할 때, 저는 당연히 변협에서도 규탄성명을 내야 한다고 했죠. 결국 못 냈는데 반대한 사람들이 “그것은 민변이나 야당이 제기한 문제라 부적절하다, 정치적인 문제이지 인권문제가 아니다. 시기가 아니다” 정말 여러 가지 한심한 이유로 반대하는 거예요. 제가 너무 화가 치밀어 집행부 카톡방에 ‘민주주의와 법치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수많은 국민들이 규탄성명을 내고 시위를 하는데 인권단체라는 변협이 규탄성명 하나 못 내냐. 변협 집행부 임원들이 이렇게 인권의식이 없느냐’고 올리기도 했지요. 2013. 10. 경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때도 변협 집행부가 변협 명의 성명은커녕 인권위 명의의 성명이나 의견서도 못 내게 방해를 해서 강하게 논쟁을 하다가 이런 집행부와 더 이상 함께 하고 싶지 않아 인권이사 사퇴 선언을 했어요. 인권위원들이 말리고 해서 다시 하게 되었죠. 2년 동안 변협 집행부와 인권 관련 사업으로 정말 많이 싸웠고,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소위 민정수석 ‘김영한 비망록’의 2014. 6. 28.자에 “변협 첫 직선제 회장→회원들에게 민감/ 내부에 민경한 민변 출신자가 인권위원장/ 내부에서 발언권 강하고/ 나이, 고향, 법인명” 등 제 이력과 성향까지 기재되었더라고요.

2014년 11월, 법원 국제인권법 연구회에서 변협에 양심적 병역거부와 관련한 토론회 공동 주최를 제안했는데 변협 집행부에서 변협은커녕 변협 인권위 명의로도 못 하게 하더라고요. 제가 하도 강하게 주장하니까 협회장이 비밀투표를 하면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집행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비밀투표를 했어요. 그런데 17:9로 찬성의견이 더 많았어요, 회장이 오판한 거죠. 그래서 인권위 명의로 토론회를 하게 되었지요. 당시 발제자인 K 판사가 상당히 전향적이고 강한 발제를 했어요. 그런데 변협은 법원 학술단체와 변협은커녕 인권위 명의로도 양심적 병역거부 토론회 하나 못하게 하려고 비밀투표에 부치는 것이 얼마나 한심해요. 변협에서는 의견 대립이 있고 민감한 인권 사안에 대해서는 회피하고 거의 취급을 안 해요. 저는 그런 문제일수록 오히려 변협이 최대 인권단체로서 양쪽 주장을 분석, 종합, 비판하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민변 회원들은 자기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해가면서 헌신적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요. 사회문제에 관심도 많고 전문성과 실력도 있고 보고서나 성명서 같은 문건도 잘 작성하고 일을 정말 잘해요.

‘민변’이라는 이름이 자랑스러울 때

저는 누구 못지않게 항상 민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가끔 주변에서 민변을 폄하하거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민변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또 민변이 얼마나 ‘남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일’을 도맡아 하는지 얘기해줘요. 민변 홈페이지나 민변이 발간하는 자료집을 보라, 민변 회원들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해주지요.

또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간첩조작 사건이나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각종 간첩사건은 누군가 꼭 변론을 해야 하지만 일반 변호사들은 많은 수임료를 준대도 맡지 않을 것이다. 기록이 수만 쪽 되고, 재판도 수십 번 해야 하고, 종북으로 찍히는데, 민변 변호사 아니면 이런 사건을 누가 변론하겠어요. 민변 변호사들은 실비 정도의 수임료만 받고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가면서 헌신적으로 변론하잖아요.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때는 변호인단의 한 명인 우리 법인의 천 변호사가 수원까지 다니면서 아주 적은 수임료만 받고 1심만 1주에 3, 4회씩 50번 재판을 하고 준비도 많이 했어요. 민변 회원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되요.

특히 자부심을 느꼈던 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 때였어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과 국민당이 탄핵소추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소추사실은 많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민변으로 연락을 하더라고요. 국민당 담당 의원은 저한테 연락을 하고, 민주당 의원은 다른 민변 간부에게 연락해서 혹시 민변에 탄핵소추안에 참고할 자료가 있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민변에서 소추안을 만들어 놨기 때문에 그들에게 전해줬더니 그것을 토대로 탄핵소추안을 만들었어요. 밖에서 우리 모임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고 민변에서 준비를 잘하고 있었지요.

또 하나 개인적으로는 소송 상대방이 대기업, 국가기관 같이 힘 있는 집단일 때 ‘일반 변호사들이 그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상대측에 매수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는 분들이 있더군요. 그런 분들 중 몇 분이 민변 지부장, 민변 부회장이면 상대편의 권력에 굴복하거나 매수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찾아온 분들이 있었어요.

선관위원장으로서 바라보는 민변 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

예전과 달리 민변 회원들의 스펙트럼이 매우 다양해졌어요. 민변 초기와는 달리 여러 현안에 대해 의견 합치가 어렵거나 대립되는 경우도 있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새로 회장이 되시는 분은 다양한 회원들의 갈등을 줄이고 화합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또한 민변 규모가 성장하면서 사무처도 커졌고, 민변이 다루는 분야도 엄청 확대됐어요. 회장이나 총장이 그런 일을 다 조율하기엔 어려움이 많겠지만 그런 일을 착오 없이 신경 써서 잘 지휘, 감독해야겠죠.

사무실 사정이 어렵더라도 열심히 민변 활동을

변호사가 열심히 변론해서 의뢰인을 위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률가라면 부당하고 잘못된 법, 제도나 관행, 공권력 남용 등에 대해서 비판과 감시를 하고 대안도 제시하는 역할도 필요하다고 봐요. 저는 그런 방법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법률관련 잡지나 일간신문에 28년 동안 120편정도 칼럼을 썼고, 토론자나 발제자로 30번 이상 참석했고 각종 신문과 방송 인터뷰도 수없이 했죠. 법무부 감찰위원과 정책위원(3번), 변협 감찰위원(5년)도 했었고, 25명의 예비법조인들(연수생 20명, 로스쿨 5명)의 실무수습 지도를 맡아 법조인의 자세나 역할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줬지요. 저는 변호사들이 법조관련 문제나 사회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글 기고, 토론회 참석, 각종 위원회나 NGO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혁활동에 동참했으면 좋겠어요.

젊은 회원들이 ‘선배님들 때하고는 다르다. 지금은 사무실 사정이 어려워 민변 활동이나 공익활동을 하기 어렵다’고 말하는데 이해는 돼요. 옛날에 비해 법조환경이 너무 악화되어 사무실 유지가 어렵잖아요. 회원들이 민변활동을 하기에는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어렵다고 사무실에 가만히 있으면 다른 뾰족한 수도 없고 더 침체되지요. 어려운 때일수록 가치 있는 일에 참여하면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민변 위원회나 월례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선후배들과 함께 활동하면 변론 지식이나 경험도 쌓이고, 선후배 또는 시민단체 활동가, 그 분야 전문가들과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할 수 있어요. 그렇게 인맥과 전문성이 쌓이면 그 분야에서 사건을 수임할 가능성도 높아지잖아요. 사무실이 어렵다고 너무 소극적이고 쳐진 상태로 있지 말고, 가치 있는 일에 시간, 노력을 투자하면서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꼭 여유가 있을 때만 공익활동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 때는 시절이 좋아서 특정 분야의 전문화, 특화의 필요성이 별로 없었지요. 앞으로는 변호사 수도 많고 사무실 유지도 어려운 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관심 있고 자신에게 맞는 분야를 선택해 전문성을 확보해야지요. 또한 변호사 초기에는 지식과 경험을 쌓고 고객을 확보하는 의미에서 어렵고 돈 안 되는 힘든 사건도 가리지 말고 많은 변론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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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에 대한 부탁 말씀은

제가 자주 지적하듯이 민변 행사에 회원들 참석이 너무 저조해요. 회원 수는 많이 늘었는데, 월례회나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회원 수는 별로 안 늘었잖아요. 월례회에 가면 좋은 강연도 듣고, 공짜로 밥 주고, 술도 주잖아요. 총회나 월례회 등에 자주 참석해서 함께하면 좋겠는데 참석이 저조해서 아쉬워요.

개인적으로는 민변 활동이 너무 방대해서 선택과 집중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8년 촛불 집회 이후 최근 10년 사이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위원회도 많아졌어요. 회원 수가 많이 늘어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시간, 인력,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백화점식 활동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활동하는 사법위원회는 현장성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법과 제도에 대한 개선을 위해 이론적인 접근도 중요하지만 너무 거대담론에만 머물지 말고 잘못된 검찰 수사나 법원 판결 등에 대해 조사하고 사례를 수집해서 보고서를 내고 대안을 제시해야죠. 전관예우, 판검사의 일탈된 행동에 따른 징계 사례, 잘못된 수사나 재판 사례,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관대한 양형 분석자료 등 하려고 하면 많이 있지요. 그런 점은 노동위원회가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법위원회도 현장성이 가미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민변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게 아직 쑥스럽고 변호사 생활에 애로사항이 있는 후배들은 언제든지 저를 찾아오세요. 저는 사람과 술을 좋아하고, 특히 민변 동료들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민변의 민변’이니까요. 민변 행사에 자주 참석하고 대부분 끝까지 남아서 함께 술을 마셨지요. 작년 송년회 때도 마지막까지 남은 최후의 용사 10여 명 중 한 명입니다. 제 또래가 없어 아쉬웠지만요. 금년 회갑이 되었고, 40년간 술을 많이 마셨으니 예전만큼 체력이 안 되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민변 후배들과 점심을 먹거나 저녁에 술 마시면서 즐겁게 진솔한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월, 2018/03/05-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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