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기획7]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예산안 분석

지역

[기획7]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예산안 분석

admin | 월, 2019/11/04- 20:10

2020년 보건복지 분야 예산안 분석

-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 -

 

김보영 영남대학교 교수

 

지난해에 이어서 이번 예산안 분석에서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분야를 별도로 분석해 보았다. 올해부터 복지부에서는 커뮤니티케어와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이것이 이번 예산에 반영되어 있지만 정작 그 정책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제시된 바가 별로 없어 예산을 통해서 실질적인 정책의 내용을 파악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산상 사회복지전달체계 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과 함께 사회복지사업지원으로 분류되어 있는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추진(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을 포함하여 분석해 보았다.

 

<표 7-1>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

<표 7-1> 2020년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예산안https://lh6.googleusercontent.com/kVEljJ-H1gxxJoBeXwEXIoY1Ri8nd7n68YwP0G... />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추진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주거, 보건의료, 돌봄, 요양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 서비스 수요자가 시설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려는 사회서비스 정책으로 올해부터 이른바 선도사업을 통해 대상별,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모형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이 논의는 2018년 1월 보건복지부 연두 업무보고에서 처음 본격적으로 제기되어 거의 1년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 올해 1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 추진계획이 발표되어 공모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에 특화된 선도사업 지역이 각각 5개, 2개, 1개 지역이 선정되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다양한 연계사업을 수행하면서 지역사회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노인형 선도사업 지역을 8개로 추가로 선정하여 9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예산안은 이러한 시범사업 지역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계획하여 편성되었다. 총 노인 13개 지역, 장애인 2개 지역, 정신질환자 1개 지역으로 16개의 기초 지자체에서 사업을 12개월 동안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 해 예산안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선도사업이 얼마나 제한적인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는지를 지적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어느 정도 돌봄 수요를 포괄하는 수준에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하겠지만 이에는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노인의 경우 장기요양보험 신청자를 기준으로 하면 시군구 평균 4천여 명 규모이고, 장애인의 경우 중증장애인(기존 3급 이상)은 4천 4백여 명 규모이지만 선도사업 대상자의 규모는 고작 200명 규모의 내외를 기준으로 하고 있었다. 내년 선도사업에 있어서도 노인과 장애인 선도사업 지역에는 시군구별 서비스 예산으로는 월 123,8백만 원을 산정하고 있는데(지자체 보조율 50%) 이는 지난해 노인 선도사업 지역에서는 월 85.7백만 원을 책정한 것에 비하여는 증액이 되었으나 여전히 유의미한 규모를 포괄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으로 예산을 5,156백만 원을 책정하고, 그 중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운영으로는 시군구 당 월 9.6백만 원을 산정하고 있는데(지자체 보조율 50%) 이 예산은 전년도에에 전담인력 1명의 인건비와 지역케어회의 운영, 모니터링과 평가, 담당자 교육 등의 명목으로 월 8.6백 만원 책정이 되었던 예산으로 1백만 원 증액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기존 체계에 전담인력 1명 수준의 증원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보았는데 이점에 있어서 역시 큰 변화는 없는 것이다. 단 변화가 있다면 모니터링 및 평가 예산을 지자체별로 월 3.7백만 원, 선도사업 담당인력 교육비로 355백만 원을 보조율 없이 전액 중앙정부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어 지자체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체계 구축 운영비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더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있어서의 관건은 이러한 예산을 통해서 직접적인 서비스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분절되어 있는 파편적 서비스가 당사자의 지역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얼마나 통합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는가에 있다. 다시 말해 노인 돌봄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의 장기요양보험과 지자체의 노인대상 서비스, 장애인 지원의 경우 국민연금공단이 인정조사를 하는 장애인활동지원 등과 장애인복지관에서 시행하는 각종 장애인 서비스 등이 새로운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안에서 제공기관 별이 아니라 당사자의 욕구 중심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하고 선도사업의 사업예산으로는 이러한 기존 서비스의 빈틈을 메울 수 있는 새로운 유연한 형태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쓰인다면 통합돌봄의 모델을 개발한다는 선도사업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도사업 지역에서의 노인 돌봄이나 장애인 지원의 욕구 규모에 대한 근거 없이 1~200명 수준의 극히 일부 대상규모를 포괄하고, 1~2명 정도의 추가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예산만 지원된다면 극히 일부 지역에서 시행중인 선도사업의 대상 역시 지역에서 극히 일부의 대상에게만 실험적으로 시행해볼 수 있는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2022년까지 선도사업을 통해 모델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그 제공기반을 구축하여 2026년부터는 커뮤니티 케어를 보편화시키겠다는 것이 정부가 밝힌 ‘로드맵’인데 이렇게 소규모 실험적 시도만 반복한다면 과연 보편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소한 시범사업 지역 내에서라도 일부 대상이 아니라 커뮤니티 케어가 일반적인 돌봄과 지원이 원칙으로 적용될 수 있는 규모의 실험이 시도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괄적인 예산 배정이 아니라 지역의 욕구 규모를 추정하고, 이에 근거한 실질적인 예산 책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란 복지부가 얘기하는 사회서비스 정책의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형태의 분절적이고 파편적인 서비스들을 구분하는 명칭에 불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사회서비스원은 기존의 사회서비스가 과도하게 민간에 의존하고, 경쟁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공공성이 약화되고, 서비스 질이 열악했었다는 문제의식에서 공공의 책임성 있는 사회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수단이다. 현재 서울, 경기, 대구, 경남 등 4개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설립한대 이어서 추가적으로 7개소를 설립하기 위한 예산과 중앙지원단의 설립과 운영, 사회서비스원 업무지원 시스템 구축 예산 등을 책정하고 있다. 중앙지원단과 업무지원시스템, 그리고 신규 설립 지역의 시설비는 100% 중앙정부 지출예산이고 사회서비스원 인건비와 사업 및 운영비는 50%의 보조율로 지원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올해 시범사업 지역에서는 지역당 인건비를 12명 기준으로 했다면 내년 예산에서는 20명 기준으로 늘렸으나 사업·운영비는 지난 예산에서 개소당 1,400백만 원이었는데 이번 예산에서는 1,080백만 원으로 삭감되었다.

 

이미 지난번 예산분석에서 사회서비스원이 공공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기본 목적과 달리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예산만 반영이 되어 있을 뿐 공공인프라 확대에 대한 예산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이번 예산에서도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중앙정부에서 광역지자체에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운영을 지원해주면 이를 기반으로 지자체가 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모르겠지만 서울과 같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그러한 움직임 역시 아직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서비스원에서 권역별 종합재가센터를 설립하면서 요양보호사를 시간제로 고용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원래 사회서비스원은 경쟁중심의 민간공급으로 종사자의 근로조건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아 서비스 질이 떨어지므로 공공공급을 통해서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여 질 높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였는데 민간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종사자 고용으로 사회서비스원 설립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복지부가 애초부터 사회서비스원 추진계획에서부터 사회서비스원 운영기관에 대한 독립채산제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민간 제공기관과 다를 수 있는 조건을 없애버린 것이다. 종사자의 열악한 근로조건의 문제는 단지 영세한 민간기관 간의 경쟁의 문제뿐만 아니라 장기요양보험이나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서의 지나치게 낮은 단가의 문제도 있었는데 이를 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하다고 한들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추가적인 지원 없이 기관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한다고 하면 사회서비스원 운영 기관의 종사자라고 크게 근로조건이 달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민간기관의 반발로 인해 수가로만 운영하는 민간기관과의 형평성을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뒤집어 이야기하면 사회서비스원 역시 민간기관과 똑같이 ‘경쟁’하는 또 하나의 기관임을 인정하는 꼴이다. 지역의 민간병원과 다른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의료원과 같이 사회서비스원이 사회서비스에서 기존 민간기관과 차별화된 어떤 공적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재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사회서비스원은 사회서비스에 대한 지자체의 책임을 뒤집어씌우면서 정작 공공성의 뚜렷한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워 설립 취지부터 무색해질 가능성이 크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와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이전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주민생활지원서비스 개편, 희망복지지원단 출범, 동복지허브화로 이어지던 전달체계 개편 작업이 이번 정부에서는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약칭 주인공)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주도하에 추진이 되고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산 분석을 위해서 행안부 예산의 해당 항목까지 분석에 포함시켰다. 읍면동이라는 소생활권을 중심으로 민과 관이 공동으로 공공서비스를 계획, 생산, 전달하겠다는 주인공 사업은 2018년 도입기와 2019년 확산기를 거쳐 2020년 정착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내용을 보면 여전히 그 방향부터 혼란스러워 보인다. 가장 기본적으로 주인공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주도하는 주민자치 분야와 복지부가 주도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가 결합된 형태인데 사업 내용상에서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서로 각자의 추진체계와 사업방식이 아예 분리되어 있어 전체 사업의 목적과 방향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가 어렵다.

 

예산상으로 보면 행정안전부의 주인공 사업 예산은 크게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지원, 부처 지역사업 연계 지원,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 역량 강화, 민간합동협의회 및 추진단 운영 예산으로 구성되어있다.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예산은 복지부에서 공공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 사업으로 잡혀 있는데 960명 인력 증원에 대한 인건비 지원 예산과 읍·면·동 맞춤형 통합 서비스 지원 예산, 20개 시·군·구에 대한 복지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그 외 사례관리 정책지원센터 운영, 사회복지인력 교육훈련, 전달체계 개편 홍보, 관련 연구용역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행정안전부 예산에서 부처 지역사업 연계 지원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각 부처 공모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예산이고, 맞춤형 컨설팅 지원이나 민간합동협의회 및 추진단은 중앙차원의 지원체계를 위한 예산이라고 한다면 직접 읍·동을 지원하는 예산은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지원으로 4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주민조직, 민간기관, 지역의 공공기관을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나 복지 사각지대 발굴 및 해소, 주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위해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100만 원씩 지원(보조율 50%)하기 위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예산에서는 중앙차원의 정책 지원, 홍보, 교육, 연구 예산을 제외하면 직접적으로 지역에 지원되는 예산은 증원 인력의 인건비 지원과 개소당 8.4백만 원(서울 50% 및 지방 70% 보조율)인 맞춤형 통합서비스 지원, 그리고 20개 시·군·구에 500만 원씩(50%, 시·도 매칭)에 지원되는 복지전달체계 개편 시범사업 예산이다.

 

그런데 두 개 부처의 사업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공통되게 언급되는 것은 2022년까지 모든 읍·동을 행정팀에 자치담당 인력 1명과 찾아가는 복지행정팀에 복지직 3명, 간호직 1명을 배치하는 기본형에서 공공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 복지직을 7명까지 확대하는 서비스 연계형에서는 개편하겠다는 계획 정도이다. 행정안전부는 자치담당 인력이 주민 대표기구인 주민자치회를 전환하거나 신설하여 주인공 사업의 핵심 주체로 두어 주민총회, 자치계획 수립, 각종 교육활동 및 행사 등 주민자치 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반면 복지부에서는 시·군·구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시군구 복지총괄부서를 중심으로 통합사회보장회의를 운영하고 찬다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중심으로 읍면동별로는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중심으로 마을복지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주민자치회의 자치계획과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마을복지계획으로 읍면동이라는 소생활권 단위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추진체계를 상정하고 있으면서 마을계획에서 다루고 있는 의제에는 문화예술, 경제, 교육안전뿐만 아니라 동네복지와 주거환경을 포괄하고 있어 내용상으로 읍면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마을복지계획과 구분되지도 않는다. 또한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하는 47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하는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사업과 복지부에서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2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읍면동 중심 복지전달체계 구축 사업은 무엇이 다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행정안전부의 공공서비스 연계강화 사업도 사각지대 발굴·해소 등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의 영역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사한 사업에 대해서 두 부처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양새를 띄고 있지만 실상 서로 다른 추진체계를 가지고 유사한 내용의 사업을 중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받아든 현장에서는 주민자치회와 읍면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뭐가 다른 것인지, 자치계획과 마을복지계획은 뭐가 다른 것이며 왜 비슷한 내용을 서로 다른 양식으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지 혼동스러울 것은 뻔한 일이다. 이를 지원하는 체계역시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가 따로 꾸려서 따로 예산을 편성하여 추진하고 있으니 이러한 지원은 혼란을 해소하기보다는 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사례관리 전달체계 개선 사업은 지난번 예산과 마찬가지로 통합사례관리사 지원, 자활사례관리, 취약계층 아동통합서비스(드림스타트), 의료급여관리사, 방문건강관리, 중독관리통합지원 등 각종 사례관리 사업을 모두 묶은 항목이다. 변화가 있다면 노인돌봄기본서비스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이관되면서 이 항목에서는 삭제되어 예산 삭감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예산 항목을 묶어놓은 것 이외에 이들 사례관리 사업을 상호 연계하거나 통합적으로 개편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2019년에 연계·협력 업무안내 개발 및 보급을 하고 사례관리 시스템 연계를 추진하였다고 하지만 지자체, 지역자활센터, 보건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등 다른 기관에서 각각의 사업 인력으로 배치된 인력이 어떻게 통합적인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나 방향, 구체적 사업은 없는 상태이고 여전히 수행체계는 제각기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나 사회서비스원,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등 이번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정책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얼마나 그 정책 취지에 맞게 사업이 계획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의 생활이 이루어지게 하겠다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은 아무리 모델 개발을 위한 실험적인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선도사업 지역이라도 유의미하게 돌봄이나 지원체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규모의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 기존의 분절적이고 파편적인 서비스 체계에서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파편적인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운 모습이다. 사회서비스원 역시 사회서비스원이라는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를 대폭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이 예산이나 사업내용에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는 겉모양만 행정안전부와 복지부가 같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을 뿐 실제 추진체계는 각자 중복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중앙지원 체계도 각자 따로 예산을 투입하여 꾸리고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고 발전하면서 전달체계 개혁은 지속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속성상 현금급여보다 효과적 정책을 위해서는 전달체계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체계적인 계획 없이 필요에 따라 각자 서비스들이 자꾸 생기다 보니까 그 어느 나라보다도 분절적이고 파편적이 되어서 기본적인 대상자의 포괄성이나 정책 효과성조차 따지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사회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해소되기보다는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이번 예산안에서 드러난 것만 보아도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나 사회서비스원 등 어느 하나도 기존 체제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기보다는 또 다른 서비스를 추가하고 또 다른 기관을 설립하는데 그친다면 결국 더욱 전달체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01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 분석총론 : 잔여주의적 체제를 공고화하는 반복지적 예산안

 

이찬진 l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변호사

 

박근혜 정부 4년차 보건복지예산(안)의 기조

 

정부의 보건복지예산(안)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을 포기하고 공공부조 현상만 유지하는 것임. 보육 및 제반 돌봄 서비스 등 사회서비스 전반의 축소 기조이며 잔여적 복지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표1-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박근혜 정부 4년차인 2016년도 사회부문(보건・복지・고용) 예산은 기금 포함 122조 원으로 편성되었다. 이는 2015년도 대비 6.4% 증가한 규모이나 2010년에서 2015년까지 평균 증가율 8.4%보다 2%p 낮다. 보건복지예산안 중 사회보험 기금을 제외한 일반회계 예산은 ‘15년 추경대비 △3.0%(△1조 230억 원) 감소한 32조 9,160억 원이다<표1-2>. 기초생활보장의 개별급여 항목인 주거급여 및 교육급여 예산 1조1546억 원(주거급여 1,009,960백만 원+교육급여 144,646백만 원)을 합산하여도 전년대비 증가율은 0.4%(1,316억 원)에 불과하여 교육 및 주거급여 예산을 포함한 기초보장분야 예산 증가율 6.4%와 사회보험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절대적 감액 또는 실질적 감액이 이루어졌다. 한마디로 기초연금이나 의료급여 등 의무지출예산의 자연증가분에도 턱없이 부족한 실질적인 복지축소 예산이다.

 

1.jpg

 

2.jpg

 

2016년 예산안은 지난 8년 동안 보수정부 하에서 진행된 한국 복지체제의 잔여주의화의 핵심인 (1) 선별적 소득보장체제의 공고화를 통한 시장의 역할 확대, (2)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및 공공책임성 방기, (3) 가족의 역할 강화로의 기조를 더욱 강화한 예산안이다.

 

선별적 소득보장체제의 공고화

 

기초생활보장 제도를 욕구별 맞춤형 개별급여 체제로 전환한지 2년차가 됨에도 2016년 예산안은 2015년 9조2,649억 원보다 5,525억 원 감액된 8조 7,124억 원으로 편성되어 비수급 빈곤 사각지대 해소는 요원한 실정이다.

 

생계급여기준선이나 의료급여기준선이 모두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종전 최저생계비보다 높게 설정되었는데도 2016년도 예산안에서도 수급자 수가 정체되는 것을 기초로 예산 편성을 하고 있다. 결국 2016년 기초생활보장 예산으로는 ‘세모녀 자살 사건’과 같은 공공부조의 핵심적 문제인 비수급빈곤층 문제를 완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초연금 예산은 3.8% 증가하였으나 기초연금 수급 노인 16만 7천 명 증가(수급자수 3.6% 증가)에 기준연금액 증가(1.1%)조차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의 70%를 하회하는 대상자들에게 국한하여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현실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및 기초연금 예산은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포괄하고, 중간계층 이상의 시민들의 노후보장은 공적 사회보장에서 배제하는 선별적 복지의 기조를 분명히 하는 예산이다.

 

사회서비스의 공공책임성의 악화 및 시장화 지속

 

사회서비스의 시장화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의료시장화(상업화)와 민간 중심의 돌봄서비스 정책이 있다.

 

아동 돌봄으로 대표되는 보육예산에서 가정양육지원사업 및 시간제 보육이 확대되는 반면,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 또한 노인예산 중에서 공공노인요양시설확충 예산의 감축을 통하여 민간 중심의 사회서비스 강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사회보장위원회의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 제도 폐지·축소 심의 조정을 통한 지역복지의 축소

 

올해 박근혜 정부는 중복적인 복지제도의 정비와 지역 간의 복지 형평성 및 지방재정 절감 등을 명분으로 사회보장기본법상의 보건복지부장관의 지역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협의권과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권을 적극 행사하고 있다. 지난 8월 11일 사회보장위원회의 의결로 전국 지자체의 자체 사회보장사업 5,891개 중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중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1,496개 사업, 9,997억 원 규모의 지역별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을 전국적으로 하달한 것이다.

 

또한 올해 9월 30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사회보장위원회의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에 따르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해당 자체사업에 소요된 예산만큼 교부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조문을 신설하여 지역복지 제도의 폐지・축소 강제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에서 실시하는 미흡한 사회서비스 제도를 지역 특성에 맞게 보완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을 정부가 강제로 축소・폐지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2016년도 사회보장위원회 분야 예산은 전년도 대비 110%로 크게 인상되었다<표1-3>. 이는 박근혜 정부가 사회보장위원회를 내세워 2015년도 하반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앙정부 강제하의 ‘지역복지 폐지・축소 및 전국적 하향 평준화’의 정책적 기조는 더욱 확대되고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 따라서 반복지적 기능 확대에 투입되는 사회보장위원회 관련 예산은 대폭 삭감되어야 한다.

 

3.jpg

 

2015년도 예산(안)을 통해 본 한국 복지체제

 

한국 복지체제는 공적역할을 제한하고, 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잔여주의적 성격의 복지가 강화되고 있다. 현 정부는 시민들의 연대를 통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할 기회를 차단하고, 각자 도생하는 길을 재촉하는 것으로 보인다. 취약계층 중 일부에게만 선별적인 공적복지를 제공하고, 비취약계층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자신의 위험에 대한 대비를 시장을 통해 담보하는 체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보수정권의 의도는 보편적 복지체제를 위한 사회적 연대의 근간을 불가역적으로 해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2016년도 사회보장기본법상의 지자체에 대한 사회보장사업 관련 보건복지부의 협의권 및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권행사와 불이행시의 지방교부금 삭감이라는 재정적 강제수단을 통하여 지자체 차원의 사회보장제도를 대폭 폐지・축소하는 정책 기조가 더욱 강화되어 전반적인 복지축소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 이는 보편적 복지의 강화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한국 복지체제의 잔여주의 체제가 공고화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화, 2015/11/10- 15:11
1,297
0

아동수당 도입의 함의와 쟁점 1)

 

김진석 l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들어가며

 

한국 아동의 삶이 위기에 처해있다. 한국은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다. 2013년 아동 종합실태조사에 의하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동이 직접 평가한 삶의 질이 한국의 경우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국가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아동 삶의 질과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지표인 10대의 자살률도 심각한 수준이다.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이 OECD 1위인 것은 사실과 다르지만2) 사안의 심각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무엇보다도 10-19세 청소년의 사망원인 중 1위가 자살인 점은 그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른 나라와의 비교에서도 아래 <그림 2-1>에 정리된 바와 같이 십대 청소년의 자살률은 2013년 기준으로 10만 명 당 8.2명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1990-2013년까지의 청소년 자살 자료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전세계적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의 청소년 자살률은 1990년 6.1명에서 2000년 6.4명, 그리고 가장 최근 자료인 2013년에는 8.4명으로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아동이 매우 현실적인 삶의 위기를 일상적으로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아래 <그림 2-2>에 제시된 바와 같이 OECD 평균 가족지원정책에 대한 공적지출이 2011년 현재 2.55%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OECD 전체 국가들 중에서 멕시코 다음으로 최하위 수준인 1.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가족지원 정책에 대한 공적 지출은 그 총량에서뿐만 아니라 지출구조에 있어서도 다른 국가들과 상이한 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족지원 정책은 세제혜택, 사회서비스 제공, 그리고 현금 급여 등의 급여 방식을 채용하며 이들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아동수당과 같은 현금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OECD 평균적으로 전체 가족지원 공적 지출금액의 약 53%를 이루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1년 현재 OECD 최하인 4%에 불과한 반면 사회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지출규모는 역시 OECD 최고 수준인 77%에 이르고 있다 (OECD 평균 37%). 이와 같은 극단적인 수치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가족지원 정책이 그 총량 차원에서 매우 빈약할 뿐만 아니라 공적 지출의 구조면에서도 매우 불균형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jpg

 

4.jpg

 

이 글에서는 현재 제도 정치권과 학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아동수당에 대해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도입의 의의 및 기대효과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아동수당과 복지국가 - 아동수당의 정의와 필요성

 

아동수당(children’s allowance; child benefit)은 가정에서 아동을 양육하는데 발생하는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개별 아동을 기준으로 가족에게 지급되는 급여로 가족수당(family benefit; family allowance)이라 불리우는 경우도 있다. 아동수당은 아동에 대한 양육을 조건으로 별도의 자격여건에 대한 조사(means test) 없이 양육비(의 일부)를 급여의 형태로 보호자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가족이 아동을 양육하면서 성공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아동수당 제도는 아동의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정책으로서 아동정책 및 가족 정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제도 가운데 하나이다.

 

아동수당의 개념은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부양자녀가 있는 피고용인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제1차 및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아동수당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확장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 후 아동의 복지를 향상할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아동수당의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뉴질랜드는 1926년 아동수당을 최초로 도입한 국가가 되었으며, 초기에 유럽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도입되다가, 1949년에 영국, 핀란드, 프랑스, 독일, 캐나다를 비롯한 27개국으로 확산되었고, 1967년에 65개국, 그리고 2006년 현재 전 세계 92개 국가가 어떤 형태로든 아동수당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수당의 도입과 시행은 서구 복지국가의 발전과정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구 복지국가의 이론적 기반을 정립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 베버리지는 아동수당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아동 양육에 대한 국가지원의 보편성과 보장수준은 아동 양육에 대한 해당 복지국가의 책임분담정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럽의 많은 복지국가들은 일찍이 아동을 키우는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아동수당이나 가족수당을 지급해오고 있다. 아동수당은 아동을 다음 세대 노동력으로써 사회적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복지국가의 주요 기초생활보장 정책의 차원에서 보편적으로 제공되어 왔다. 

 

아동수당의 도입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아동수당이 노령, 의료, 실업, 산재 연금과 더불어 5대 사회보장 프로그램 중 하나이면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1차 분배의 실패에 대한 노동 계급의 리스크 보호라는 특징이 약하다는 지적은 주목할 만하다. 3) 아동수당이나 가족수당은 그 도입부터 아동의 기초생활보장이라는 정책적 측면과 더불어 ‘가족 부양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남성 생계 부양자에 대한 공적 부조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를 수급자로 정했다는 점에서’ 4) 가족 수당은 가족 내에서 행해지는 무급노동에 대한 사회적 보상성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5) 영국에서 가족수당의 도입을 위한 사회 운동이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주도된 점은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 6) 

 

아동수당제도의 필요성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자녀양육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보조함으로써 아동의 생존권과 발달권을 보장한다는 아동권리 실현의 측면이다. 둘째, 자녀가 없는 가구에서 상대적으로 지출비용의 규모가 큰 자녀가 있는 가구에로의 소득 이전을 통해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아동이 있는 가구에 대한 보편적 소득보장의 제도적 특성에 따라 빈곤가구 위주의 선별적 정책에 비해 사회통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넷째, 여성의 무급 돌봄 및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통해 여성지위향상의 의미가 있다. 다섯째, 자녀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성 강조에 따른 출산율장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오랜 전통과 다양한 도입 배경 및 효과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가지고 있는 아동수당은 20세기 후반 서구 복지국가의 위기를 겪으면서 일정한 부침을 경험하였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들이 아동의 건강하고 안전한 발달과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의 안정적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주요 정책으로 운용되고 있다. 아동수당을 시행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동양육이라는 조건 외에 소득이나 기타 사항에 대한 고려없이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이 사회부조적 성격이나 고용연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래에서는 국가별 아동수당의 사례를 좀 더 자세히 고찰하고자 한다.

 

타국가의 아동수당 사례

 

아동수당 제도는 급여자격요건, 재원조달 방식, 지급기간, 재정 지원 규모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국가들은 재정부담에 있어서 국고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고용주와 국가가 공동분배하는 방식의 활용도 상당수 국가에서 발견된다. 지급대상 아동의 연령과 대상아동 구분의 측면에서는 최저 15세에서 최고 19세까지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첫째 자녀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있었지만 프랑스의 경우는 둘째 자녀부터 지급함으로써 아동수당의 출산장려 성격을 강화한 점이 특징적이다. 급여수준의 경우도 전체적으로 첫째 아이의 경우 아동 당 최소 약 $120에서 많게는 $200불이 넘게 지불하고 있다. 

 

한국 기존 정당 및 제도정치권내 아동수당 정책 논의 현황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의원은 연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가정(기초생활보장법 기준 중위소득의 2배)의 만 0~12세 아동 554만 명에 대해 연령에 따라 10만 원~30만 원을 차등지급 한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셋째 이상 가구는 소득에 관계없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금 대신 거주지 주변 골목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다르지만 대상 아동이 많은 만큼 연간 15조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광온 의원은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통합세(아동수당세법) 도입을 주장했다. 아동수당법과 마찬가지로 아동수당세법을 대표발의 한다는 계획이다.

 

아동수당세법은 목적세로 연간 2,000만 원을 초과하는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과표 200억 원을 초과하는 법인, 상속세와 증여세, 개별소비세 중 사치품목에 대하여 일정비율만큼 아동수당세를 부과한다는 것으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약 8.5조 원에서 9.5조 원의 재원이 마련되는 것으로 추계됐다. 개인들에 대해서는 초고소득층의 불로소득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상속세와 증여세의 경우, 상속세는 전체 상속자의 2%, 증여세는 증여자의 46%만이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상위 10%의 실효세율은 18%~22%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속과 증여에서 일정 부분을 아동수당세로 부과하자는 주장이다.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하여 김병관 청년 최고위원은 “현재 51개국은 기업이 아동수당 재원을 부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적정인구와 활발한 소비가 뒷받침 되어야 내수가 활성화되고, 시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아동수당정책이 곧 친기업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국민의당 워크숍에서 현재의 보육체계를 유지한 채 0세~만 6세 미만 아동 약 274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는 무관하게 월 10만 원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보육·육아 학비지원, 가정양육수당 등 기존 제도는 현재대로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3조 3,000억 원의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되었지만, 국민의당은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정의당

정의당은 지난 2016년 9월 20일 심상정 의원의 국회 대표연설에서 기본소득의 부분적 실시를 제안하면서 0-5세 아동에 대한 기본소득 제공을 포함하였다. 그러나 원칙적 수준에서 제안하였을 뿐 구체적 지급액, 지급기준, 재원 마련과 관련한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기타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이봉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발표안)는 만 0~15세 아동 770만 명을 대상으로 기본급여로 월 30만 원, 추가로 소득 하위 50% 이하 만 0~6세 아동에게는 월 15만 원의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소요 재원은 무려 연간 27조 2,700억 원(기본 아동수당 25조 3,000억 원, 추가 지원 2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이봉주 교수는 재원 조달 방법으로 보육예산(13조 원)을 활용하고 부족분은 특수목적세를 신설하자고 주장했다. 대신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 만큼 보육 · 육아 학비지원, 가정양육수당 등 기존 제도는 아동수당으로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다. 

 

아동수당 관련 쟁점들

 

아동수당과 출산율

우리나라에서 아동수당과 관련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장기간에 걸쳐 고착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배경으로라도 아동수당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점은 환영할 만하지만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으로서의 아동수당의 효과성에 대해서는 일관된 근거가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7) 아동수당이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당연한 얘기지만 인구정책으로서의 아동정책에 대해 국내 자료를 이용한 실증적 논의가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이와 관련한 논의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점검하는 수밖에 없다. 

 

기존의 연구들 중에는 아동수당이 출산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들이 있는 반면 8) 다른 연구들에서는 가족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출산율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어있다. 9) 이렇게 일치되지 않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로부터 다음의 사항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동수당이 보편적인 수준에서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의 유의미성은 별도로 논의하더라도 아동수당이 계층에 따라 다른 수준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Riphahn & Wiynck (2016)은 아동수당이 상대적으로 고수입 부부들이 둘째 아이를 낳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10) 또한 Gonzalez (2011)는 아동수당이 전반적으로 출산율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뿐만 아니라 산모가 출산후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연장함으로써 가족의 안정성과 전반적 안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다.11) 

 

이상의 논의들은 주로 이미 아동수당을 도입 및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에서 아동수당의 급여액을 조정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동수당 도입을 최초로 시도하는 우리나라의 맥락에서 던지는 함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아동수당의 도입을 출산율 제고를 위한 주요한 수단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동수당과 기타 보육정책과의 관계

우리나라의 경우 무상보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주요한 정책수단으로 보육료지원정책과 가정양육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제도의 목적에서부터 수급 대상에 이르기까지 아동수당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이지만 가정양육수당의 경우는 0-5세라는 제한된 연령층에 한해 보편적인 아동에 대한 현금성 급여라는 측면에서 중복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동수당의 도입과 더불어 기존 무상보육 정책은 어떤 식으로든지 조정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동일한 현금성 급여인 가정양육수당제도는 아동수당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육정책의 경우 보육의 공적 책임성 강화라는 원칙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를 위해 국공립 보육시설과 유치원의 획기적 확대, 보육 및 유아교육 종사자의 신분강화 및 처우개선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되, 보육료지원의 경우는 도입되는 아동수당의 수준에 따라 지원의 규모와 성격(전면 무상 vs. 차등형 지원)에 있어서 조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육정책의 측면에서 아동수당의 도입과 관련하여 한 가지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아동수당의 도입이 우파적 기본수당 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이 기존의 공적 사회서비스 공급체계를 해체하고 보육과 같은 주요 사회서비스를 시장에 맡기자는 주장이 그것이다. 12) 이와 같은 주장은 결국 보육의 공적 책임성 강화를 통한 서비스 질의 개선이라는 주요한 정책 목표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육시장의 공급자 중심성을 강화함으로써 시장가격의 상승을 가져오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아동수당 도입의 정책적 효과성을 잠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기타: 지급기준 및 방식, 급여지급대상, 적정급여액의 문제

지급방식의 측면에서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소득이나 기타 사항에 대한 고려없이 (no means test)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이 사회부조적 성격이나 고용연계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아동인권보장, 사회통합, 여성인권향상 등 아동수당의 정책적 기대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급여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여지급대상의 측면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의무교육연한에 해당하는 시기까지를 급여지급기간으로 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을 우리나라에 적용하는 경우 중학교 졸업시기인 만 15세까지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나라 교육의 특성상 고등학교까지 대부분의 아동들이 학교를 다니는 점과 이시기에 사교육비 등 양육비용 부담이 급증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학교에 다니는 아동에 대해 선별적으로 만 17세까지 지급을 고려할 수도 있다.

 

다음으로 적정급여액의 경우 국가별로 상당한 편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가족급여의 지급수준을 아동 1인당 임금의 3%로 권고하고 있다. 13) 이와 같은 권고액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급여 264만원의 3%인 약 8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반면 2006년 OECD 국가의 아동수당 규모는 아동 2명 가구를 기준으로 총소득 대비 7.7%, 가처분소득 대비 9.3%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2015년 우리나라의 경우에 적용하면 대략 아동 1인당 약 16만원에서 20만 원 정도에 해당한다. 14) 이 외에도 소득공제제도, 비과세감면제도, 근로장려세제 등 기존 아동부양가구에 대한 소득보장정책과 병행할 것인지, 대체할 것인지, 아니면 보완적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 

 

 

1) 이 원고는 ‘양극화와 저출산 해소를 위한 토론회: 아동수당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어줍니다. (2016. 10. 26.)’에 발표한 필자의 발제문을 수정 보완하였습니다.  
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6740
3)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4)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5) 윤홍식송다영김인숙. (2011). 가족정책: 복지국가의 새로운 전망. 공동체.
6) 김수정. (2002). 가족 수당의 제도 정치와 여성의 사회적 권리. 페미니즘 연구. 2, 131-177.
7)  Riphahn, R.T., & Wiynck, F. 2016. Fertility effects of child benefits. CESifo Area Conference. Munich, Germany.
8)  Gonzalez, L. 2013. The effect of a universal child benefit on conceptions, abortions, and early maternal labor supply, American Economic Journal: Economic Policy, 5(3), 160-188.;  Cohen, A., Rajeev D., & Romanov, D., 2013, Financial Incentives and Fertility, Review of Economis and Statistics 95(1), 1-20.; Milligan, K., 2005, Subsidizing the stork: new evidence on tax incentives and fertility,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87(3), 539-555.
9) Crump, R., Goda, G. S., & Mumford, K. J., 2011, Fertility and the Personal Exemption: Comment, American Economic Review 101(6), 1616-1628.; Baughman, R., &  Dickert-Conlin, S., 2009, The earned income tax credit and fertility, Journal of Population Economics 22(3), 537-563.
10) Riphahn, R.T., & Wiynck, F. 2016. Fertility effects of child benefits. CESifo Area Conference. Munich, Germany.
11) Gonzalez, L. 2011. The effect of a universal child benefit. Barcelona GSE working paper series 574.
12) Murray, C. (2016). In our hands: A plan to replace the welfare state. Washington, DC: The AEI Press. 
13)  최성은 외. (2009). 아동수당 도입방안 연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4) 최영. (2016). 한국형 아동수당제도 도입방안. 양극화와 저출산 해소를 위한 토론회-네번째, 국회.

 

목, 2016/12/01- 17:55
820
0

가족구조의 변화와 노인돌봄정책

 

이미진 | 건국대학교 행정복지학부 사회복지전공 교수

 

 

1. 들어가며

 

한국문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효’사상은 노인의 돌봄은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이념적 기반으로 오랫동안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2008년 장기요양제도가 도입되기 이전 정부의 공식적인 문건에서 ‘선 가정보호 후 사회보호’의 캐치프레이즈를 흔하게 볼 수 있었고, 일반대중들은 시설입소를 ‘노인을 시설에 버린다’고 표현하였고 심지어는‘고려장’으로 인식하기도 하였다. 재가서비스에 대해서는 가족이 아닌, 남에게 돌봄을 맡긴다는 것은 가족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떳떳하지 못한 일로 생각하였다. 최근 들어 이런 인식에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노인돌봄은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고 인식하는 노인이 전체의 1/3을 넘을 정도로 아직도 이러한 인식은 공고하다.

 

그런데 가족이 돌보아야 한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는 가족이 노인을 돌볼 수 있는지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 가족이 노인을 돌볼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가족이 돌보아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과는 거리가 먼, 당위적인 구호로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한국사회 가족구조가 어떻게 변화하였고, 이로 인해 노인돌봄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가족이 돌보기 힘든 노인돌봄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지원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 노인돌봄정책이 어떻게 변화, 발전해야 하는지를 모색해 보고자 한다.

 

 

2. 한국사회 가족구조의 변화와 노인돌봄

 

한국사회 가족구조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하고 있다. 평균 가구원수를 보면 1996년 5.5명에서 2015년 2.53명으로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1960-1970년대에는 7인 이상 가구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1980년에서 2005년까지 가장 주된 가구유형은 4인 가구로 바뀌게 된다. 2010년에는 2인 가구가, 그리고 2015년에는 1인 가구(27%)가 가구유형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구규모의 소규모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노인인구에 한정해서 살펴보면 1990년대에는 3세대 이상 가구가 49.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나 2010년에는 1세대 가구가 35.0%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세대 가구(25.3%), 1인 가구(20.2%), 3세대 이상 가구(19.1%)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1994-2008년 전국노인실태조사를 보면 노인 독신가구는 16.2%에서 26.7%로 증가하였고, 노인 부부가구는 22.8%에서 39.7%로 증가하였으며, 자녀동거가구는 55.9%에서 28.6%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노인단독가구는 가구 내에서 돌봄을 제공할 인력이 부재함을, 노인부부가구는 배우자가 돌봄을 제공하지만 배우자 자신도 노화로 인해 돌봄에 어려움이 있는 노노(老老)케어문제가 앞으로 보다 심각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표> 한국노인가구의 거주형태 변화추이

 

1994

1998

2004

2008

노인독신가구

16.2

20.1

24.6

26.7

노인부부가구

22.8

21.6

26.6

39.7

자녀동거가구

55.9

53.2

43.5

28.6

기타

5.1

5.1

5.4

5.0

자료:

이가옥 외(1994), 『노인생활실태 분석 및 정책과제』.

정경희 외(1998), 『전국 노인생활 실태 및 복지욕구조사』.

정경희 외(2005), 『2004년도 전국 노인생활 실태 및 복지욕구조사』.

박명화 외(2008), 『2008년도 노인실태조사: 전국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 기초분석 보고서』.

 

가족구조는 핵가족화 추세를 보이고 중장년 인구는 감소를 하는 데 반해, 가족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인구의 증가는 가히 폭발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70년 99만 명(3.1%)이었던 노인인구는 급속하게 증가하여 2000년 339만 명(7.2%)으로 30년 만에 3.4배가 증가하였고, 2015년 657만 명(13.2%)에 달해 15년 만에 약 2배 증가하는 가속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2016년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 의하면 내년인 2017년부터 노인인구는 유소년인구의 수를 상회하고, 2025년에는 천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어 왔던 저출산의 여파로 인해 유소년인구(14세 이하)의 수와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생산가능인구(15-64세) 역시 2016년 정점으로 하여 그 수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년부양비 역시 1965년 5.8%에서 2015년 17.5%로 급격히 증가하였고, 향후에는 2025년 29.4%에서 2065년 88.6%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수치는 201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노인 17.5명을 부양하였지만, 2065년에는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88.6명을 부양해야 함을, 즉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중장년기 성인자녀의 부담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한편 만혼화와 출산연령의 증가로 인해 30-40대 여성의 38%가 6세 이하 아동돌봄과 노인돌봄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중돌봄 문제가 증가하고 있어(송다영, 2014) 중장년층의 돌봄에 대한 부담이 과중되고 있다. 노인가구의 변화로 인해 자녀동거가구가 감소하고 있고, 자녀동거가구의 경우에도 이중돌봄으로 인해 가족이 전적으로 노인돌봄을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전통적으로 노인돌봄은 주로 여성이 책임져 왔는데, 중장년기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의 증가(1960년 28.0%, 2016년 1월 기준 50.3%)로 인해 가족 내 돌봄을 제공할 인력은 감소되고 있다.

 

요약하면 가구규모의 소규모화, 노인단독가구와 노인부부가구의 증가, 자녀동거가구의 감소, 이중돌봄 문제의 등장 등으로 인해 가족이 노인을 전적으로 돌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노인들의 가족부양에 대한 사회조사 결과에도 투영이 되고 있다. 2006-2014년 조사를 살펴보면 가족부양에 대해 가족의 책임으로 보기보다는 노인 스스로 해결하거나 가족, 정부, 사회의 공동책임을 강조하는 응답이 더 많게 나타났다. 2006년에는 가족 책임이라는 응답이 67.3%에 달하였으나 2014년에는 이의 절반 수준인 34.1%로 하락한 반면, 부모 스스로 해결은 2006년 13.7%에서 2014년 23.8%로, 가족, 정부, 사회의 공동책임이라는 응답은 동기간 14.9%에서 35.7%로 증가하였다. 2014년 노인실태조사를 보면 돌봄이 필요한 노인의 약 20%가 가족이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노인돌봄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돌봄을 받고 있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 돌봄제공자(복수응답)는 가족이 91.9%, 친척·친구·이웃 등이 7.3%, 개인간병인 등이 1.3%, 장기요양서비스가 15.4%, 노인돌봄서비스가 6.4%인 것으로 나타나 공적 돌봄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족이 노인돌봄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의 노인돌봄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사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자녀의 경제적 상태가 안정적이고 가족간의 유대가 끈끈할 때 노인들이 가족으로부터 돌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공선희, 2013). 둘째, 유럽국가들의 연구결과에서도 공적 돌봄서비스의 발달이 오히려 자녀의 노인돌봄에 대한 윤리적 규범을 강화시킨다는 점, 공적 돌봄서비스의 발달이 이루어진 국가에서도 노인의 가족돌봄은 보완적인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림] 가족부양에 대한 노인의 견해

 

4c5a7a6d3d02bdeda142f91ca768049e.png

자료: 통계청(2016) 고령자 통계

 

 

3. 노인돌봄정책의 현황 및 문제점

 

노인돌봄정책은 시설서비스와 재가서비스로 구분할 수 있으며, 시설서비스는 ① 수급자를 대상으로 한 양로무료/실비시설서비스와, ② 장기요양 1-2등급이 입소하는 노인요양시설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재가서비스는 ① 장기요양 1-4등급 및 치매특별등급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방문요양, 방문간호, 주야간보호, 단기보호, 방문목욕서비스의 장기요양서비스, ② 장기요양보험 등급외 A, B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③ 요양서비스가 불필요한 독거노인 등에게 제공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 ④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이후 가정봉사원 파견사업 대상자였던 등급외자, 기초수급권자 등에게 일상생활지원 등을 제공하는 재가노인지원서비스가 포함된다. 이외에도 결식우려노인 무료급식이나 사회복지관의 재가복지사업 등도 존재하지만 노인돌봄정책에서 그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에 본 고에서는 이들 서비스는 제외하여 논의하며, 재가돌봄서비스에 주로 초점을 맞추어서 논의하고자 한다.

 

첫째, 서비스 자격요건을 보면 장기요양서비스만 노인의 기능적 건강상태만을 위주로 하여 서비스 자격요건을 선별하고, 이외의 서비스들은 소득수준(노인돌봄종합서비스, 재가노인지원서비스), 독거노인 여부의 인구학적 조건(노인돌봄기본서비스)을 기준으로 하여 서비스 대상자를 선정한다. 장기요양서비스에서 노인돌봄은 오직 노인의 기능적 건강상태만을 위주로 평가하지만, 이외의 돌봄서비스에서 다른 기준을 설정한 것은 어떤 논리적 근거에 의한 것인가? 노인돌봄에 대한 욕구는 소득수준과는 무관하고 독거노인이 아닌 노인부부나 자녀동거가구의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배우자의 건강상태나 자녀의 취업 등으로 인해 돌봄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가족과 동거하는 노인에게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재가돌봄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노인과 자녀가 별거해야 하는, 가족보존이 아닌 가족해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경제적 상태는 돌봄욕구가 아닌, 서비스 비용부담의 차별화에 적용해야 할 원칙이며, 독거노인만으로 서비스대상자를 제한함은 가족이 있는 노인은 돌봄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는 단순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의 서비스 비용부담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남기철, 최혜지, 2012).

 

둘째, 현재의 노인돌봄정책은 장기간 돌봄욕구가 충족될 수 없는 경우를 가정하고 이에 대한 욕구충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노인이 병원에 입원한 후 퇴원하여 집에서 단기간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경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단기간병서비스가 거의 부재한 형편이다(남기철, 최혜지, 2012). 장기요양서비스는 서비스의 명칭에서 보듯이 6개월 이상 장기간 일상생활수행에 도움이 필요로 한 자에게 서비스가 제공되고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역시 장기요양서비스와 유사하다. 실제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회에서 단기간병서비스 대상자라는 이유로 서비스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물론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중 단기가사서비스가 만 65세 이상의 독거노인, 만 75세 이상 노인부부가구에게 제공되지만 노인돌봄종합서비스는 등급외의 저소득층 노인(전국가구 월평균 소득 150% 이하)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역시 독거노인, 수급자노인이 주요한 타깃이라는 점에서 중산층 노인이 재가에서 단기간병서비스를 받고 싶어도 현재로서는 이를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는 전무하다.

 

셋째, 노인에게 돌봄을 제공하는 재가보호서비스가 영리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이 주도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영리민간의 비중은 방문요양기관은 82.0%, 방문간호기관은 76.8%, 방문목욕기관은 84.5%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에 반해 국공립 소유시설은 방문요양기관은 0.4%, 방문간호기관은 1.2%, 방문목욕기관은 0.2%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기관 역시 바우처방식의 노인돌봄종합서비스나 방문요양서비스의 겸업을 수행하면서 수급자에게 양질의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나 방문요양서비스와 같은 서비스의 실적 쌓기에 보다 주력하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전용호, 2012). 노인돌봄종합서비스 역시 국가보조금 지원방식에서 바우처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서비스의 시장화, 영리화가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네 가지 종류의 돌봄서비스 역시 서비스의 양적인 면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 실제 서비스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별성이 없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넷째, 서비스의 질적인 측면이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절대적인 양 역시 부족한 형편이다. 예를 들면 장기요양서비스 1-2등급의 절반 이상은 재가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는 한편, 3등급의 72%는 시설서비스를 이용하는 실태는 기능상태별 등급구분, 등급에 따른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량이 실제 현실과는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양난주, 최인희, 2013). 이는 3등급의 대부분이 치매노인인데 이들이 현재의 재가서비스 양과 질적인 측면의 문제로 인해 시설에 입소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섯째, 서비스 제공인력의 전문성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장기요양서비스의 돌봄서비스는 요양보호사에 의해 제공되는데, 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 초기 제대로 교육을 이수하지 않고 자격증을 받은 요양보호사가 대거 배출됨에 따라 이들 인력의 전문성 문제는 2008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역시 유무급 자원봉사자에 의존함으로써 서비스의 전문성을 제고하기에는 어려움이 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전용호, 2012). 뿐만 아니라 돌봄인력의 낮은 보수, 열악한 근로환경, 높은 이직률, 산재의 위험, 내실있는 보수교육의 미실시 등은 서비스 제공인력의 전문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속적으로 지적되어 왔으나, 여전히 개선이 안 되고 있다. 노인의 돌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재가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사례관리 인력이 필요하지만 장기요양서비스에서는 제도의 틀 안에 사례관리가 아예 빠져 있다. 다른 돌봄서비스에는 서비스 관리자가 사례관리 등을 수행하게 되어 있지만 돌봄서비스 제공인력에 대한 관리 및 행정업무를 수행하기에도 벅차 돌봄서비스를 제공받는 개별 노인에 대한 사례관리는 내실있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다.

 

여섯째, 노인돌봄을 제공하는 재가보호서비스는 각기 다른 전달체계와 재정지원방식을 통해 서비스가 제공된다. 장기요양서비스는 재가노인복지시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요양보험의 보험수가를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만(본인부담비율: 15%), 노인돌봄종합서비스는 저소득층은 바우처 방식으로 수급자는 조세방식으로 지원되고 바우처 관리는 보건복지정보개발원에서 수행하고 복지관, 재가노인복지시설 등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조세방식의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복지관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서 업무를 총괄한다. 마지막으로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조세방식으로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네 종류의 서비스는 유사한 서비스이지만 전산망 등이 통합되어 있지 않아 서비스의 중복 문제가 발생하고 서비스의 연계 등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노인과 가족의 입장에서도 어떤 서비스를 어떤 기관에서 받을 수 있는지 혼란스럽고, 유사한 서비스가 각기 다른 전달체계를 통해 수행됨으로써 효율성과 통합성이 저해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선희, 2014; 전용호, 2015).

 

일곱째, 각기 다른 전달체계를 통해 제공되는 노인돌봄의 재가서비스는 지도감독 역시 다른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장기요양서비스는 건강보험공단이 평가를 하고 불법운영사례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지만, 시군구에서 기관의 지정, 지정취소, 영업정지·폐쇄명령권한을 가지고 있다. 지도감독의 이원화로 인해 장기요양서비스기관 중 노인학대가 발생하였거나 불법운영사례가 발견되어 시군구에 기관에 대한 제재를 요청해도 시행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에 반해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노인돌봄기본서비스, 재가노인지원서비스는 공급자의 선정 및 지도감독이 시군구 차원에서 이루어지지만 지도감독은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f57b25c363a20ce21ab9fad6b04998fd.jpg

 

 

4. 노인돌봄정책의 발전적 방안 모색

공적 돌봄서비스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노인돌봄기능은 보완적인 형태로 계속 이루어질 것이다. 이에 노인의 시설입소를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족이 노인돌봄을 지속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본 고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인돌봄정책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혁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노인돌봄에 대한 공적 서비스는 소득수준과는 무관하게 제공되어야 하고 독거가구나 수급자에게만 일률적으로 제공되는 형태는 지양되어야 한다. 장기요양서비스과 동일하게 소득수준에 따른 차별적인 본인부담금 제도를 도입하고, 서비스 자격요건은 가구의 인구학적 조건보다는 노인의 기능적 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선정한다. 다만 독거가구 여부 등을 서비스 우선순위 선정시 기준으로 활용할 수는 있다고 본다. 서비스에 대한 비용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차상위층까지 본인부담금 감면제도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남기철, 최혜지, 2012).

 

둘째, 유사한 돌봄서비스를 통합하여 제도화하고 서비스의 품질관리를 수행하는 제 3의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 노인장기요양서비스와 노인돌봄종합서비스는 서비스의 양적인 측면에서만 차이가 있고 서비스의 질적 측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둘은 장기요양서비스체계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노인돌봄서비스와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역시 서비스의 차별성이 없으므로 이 역시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비스 통합과 전산망 통합은 긴밀히 연계되어 있고 일차적으로는 두 개의 전산망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노인의 복잡다단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 안내, 연계, 제공 등을 위해서 사례관리를 수행하고 이 업무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one-stop 노인종합지원센터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서비스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은 시군구로 일원화하되, 서비스의 품질관리는 장기요양서비스, 노인돌봄서비스를 포함한 사회서비스 전반의 품질에 대해 독립적인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함으로써 지도감독과 평가를 분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서비스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국공립시설의 비중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돌봄서비스 기관은 민간 영리시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서비스의 영리화, 시장화가 심각하다. 이로 인해 기저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저귀를 재사용하거나 잘라서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성기에 비닐봉지를 씌우는 등의 극단적인 노인학대, 인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 국공립시설의 증대는 정부의 규제감독이 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한 서비스의 질 모니터링이 보다 용이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서비스 공공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넷째, 장기간 돌봄 뿐만 아니라 단기간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적 돌봄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단기간병서비스가 시급히 도입되어야 하고, 24시간 재가돌봄이 가능할 수 있도록 야간 방문요양 등의 서비스가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일상생활지원 등이 위주가 되는 돌봄서비스 이외에도 건강관리, 재활, 예방서비스 등 보다 다양한 재가돌봄서비스가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돌봄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돌봄인력의 전문성 증진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임금에 대한 최저 기준 설정, 인권보호 방안 마련, 4대 사회보험 적용 등의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돌봄인력의 전문성 증진을 위해 공적인 기관에서 체계적인 보수교육을 수행하도록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여섯째, 가족이 노인돌봄을 전담하기에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여 가족이 노인돌봄에 대한 부담을 경감시키고, 돌봄 위기상황 발생시 가족이 우선적으로 노인돌봄을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적인 제도화, 일·가정양립문화의 정착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스웨덴의 돌봄휴직법(100일간 돌봄에 대해 급여의 80% 지원)처럼 아동, 노인 등 모든 돌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돌봄서비스는 치매상담센터가 수행하는 치매관리사업 등과의 연계, 조정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지역사회에서 자율적으로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인돌봄공동체에 대한 지원 등이 수행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공선희. (2013). 노인들의 가족돌봄에 대한 기대변화와 정책욕구. 한국사회학, 47(1), 277-312.

남기철, 최혜지. (2012). 서울시민복지기준과 노인돌봄.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 학술대회 발표논문집, 81-112.

송다영. (2014). 한국 30대-40대 여성의 이중돌봄 현실과 돌봄경험의 다중성에 관한 연구. 한국사회복지학, 66(3), 209-230.

양난주, 최인희. (2013).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재가노인돌봄의 변화에 대한 연구. 사회복지연구, 44(3), 31-56.

이선희. (2014). 노인돌봄서비스 관련 현행 제도의 실태와 개선방안. 보건복지포럼, 8월호, 54-65.

전용호. (2012). 경기도 재가노인지원서비스의 제공과 기관 운영에 관한 탐색적인 연구: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32(4), 151-181.

전용호. (2015). 노인 돌봄서비스의 전달체계에 관한 연구: 공공부문 인력과 공급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보건사회연구, 35(2), 347-379.

일, 2017/01/01- 16:07
532
0

2016년도 보건복지 분야 결산

 

이경민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2016년도 보건복지부 소관 예산은 56조 2,419억 원으로 책정되었으나 총지출 결산액은 54조 4,468억 원으로 예산 대비 96.5%의 집행률을 보였다(이는 2015년도 결산에서의 복지부 소관 총예산 집행률과 동일한 수준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한 예산은 높은 집행률을 보였지만 기금은 1조 5,709억 원, 예산의 6.9%의 금액이 불용처리 되었다. 국민연금기금에서 1조 5천억 원 이상 불용처리된 것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물가변동률 및 A값의 전망치와 실적의 차이가 원인이다. 정부는 물가변동률을 1.8%로 예측하였으나 실제 0.7%밖에 되지 않았으며,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인 A값은 2,110,475원으로 전망하였지만 실제는 2,105,482원이었다. 

 

9.jpg

 

보건복지부 소관 일반회계 지출을 살펴보면, 집행률이 99.1%로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불용액은 2,700억 원이 넘고, 전년도에 비해 더 많은 금액이 불용처리 되었다. 특히 노인‧청소년 분야가 2,059억 원으로 제일 높고 특히 기초연금의 불용액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0.jpg

 

보건복지분야 사업 간 예산의 이‧전용이 일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재정법에 의거해 예산 간 이‧전용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나 불가피한 상황에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사전 예산 측정 시, 사업계획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예산이 적절히 책정되고 사업에 충실히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하다. 

 

대규모 불용액의 상당 부분이 국가 보조사업 중 국공립어린이집, 공공노인요양시설 및 국공립병원 확충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응지방비 비율을 50:50으로 편성하여 재정능력이 없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국공립어린이집, 공공노인요양시설 및 국공립병원 확충 등 공공성 강화사업을 할 수 없는데 기인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공공성 강화 분야의 보조비율을 대폭 인상하여 대응지방비의 비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2018년도 예산안을 편성해야 할 것이다. 

 

기초보장 분야

 

평가

생계급여는 예산 부족으로 자활사업 예산 중 12,070백만 원이 생계급여 사업으로 전용되었다. 전체 수급자수 및 가구수는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편성 시 수급자 수를 제대로 추계하지 않아 실제 집행액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교육부로 이관된 교육급여는 145,073백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으나 학생 수의 감소로 81.5%의 낮은 집행률을 보였고, 국토교통부로 이관된 주거급여는 99%의 집행률을 보였다.

 

자활사업은 계속해서 불용액이 발생하고 있으며 2016년도에는 13,570백만 원이 생계급여 및 해산장제급여로 전용되었다. 자활사업은 일정 연령대의 수급자 및 차상위 등을 근로능력이 있다고 보고 자립, 자활을 지원하고 있지만 수급자들의 대부분은 여러 가지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되어 자발적인 자활사업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자활사업 참여로 발생하는 소득은 소득인정액으로 대부분 산입되기 때문에 대상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어려운 정책적 한계가 있다. 

 

노숙인 복지지원 사업은 적은 액수지만 192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고, 노숙인 시설 기능보강비 일부는 지방비 매칭에 대한 어려움으로 추가지원 신청이 없는데 원인이 있다. 노숙인 지원사업의 일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매칭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방은 상대적으로 노숙인 사업에 대한 정책적 실현의지가 크지 않고 예산부족의 어려움이 있어 노숙인 복지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양곡할인지원은 2016년 정부양곡 고시 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측정되어 불용이 예상됨에 따라 국고보조금 교부를 하지 않아 18,012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결론

취약계층에 대한 예산은 증가하고 있으나 이는 의무지출 자연증가분에 기인한 것이다. 생계급여는 자활사업에서 전용하여 사업비 부족분을 충당하였는데, 전체 수급자수 및 수급가구의 추계를 제대로 실시하여 이‧전용의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자활사업의 정책적 문제점으로 불용액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보육 분야

 

평가

2016년 국공립어린이집 신축을 135개소 목표로 하였으나 실제 119개소 확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매년 150개소 확충하겠다고 하였으나 2016년 이 중 신축목표를 135개소로 하여 예산을 편성하였고, 실제 신축은 목표에 크게 미달한 실적을 도출하였다. 정부는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예산 중 5,351백만 원을 보육교직원 인건비 부족으로 전용하였고, 98백만 원을 불용처리 하였다.

 

또한 공동주택리모델링으로 19개 소 수준으로 계획했던 것을 지자체의 재정부담으로 신축 보다는 리모델링 신청 수요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82개 소로 대폭 확대 추진하였다. 공동주택리모델링은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일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공동주택리모델링의 성격상 0-2세 보육에 집중되는 소규모 가정어린이집 확충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게 되고, 다른 한 편 전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아동의 비율 개선 측면에서도 국공립어린이집의 신축을 단순 대체할 수 없다. 정부는 아동연령별 국공립보육시설의 수요를 고려한 종합적인 계획에 근거하여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할 것을 제안한다. 

 

가정양육수당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이용하지 않고 가정에서 양육하는 취학 전 만 84개월 미만 전 계층 아동에게 양육수당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38,923백만 원의 집행잔액이 발생하여 예산을 영유아보육료지원 사업으로 전용하였다. 점차 여성의 사회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예산을 적정하게 편성할 필요가 있으며, 아동의 보편적 권리 확보와 여성지위향상 등을 위해 보편적 아동수당의 도입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 가정양육을 전제로 한 양육수당을 보편적 아동수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결론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은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함에도 어린이집 확충 예산을 전용하고, 불용 처리하여 신축 실적이 크게 부진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국공립어린이집 신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50:50으로 재정을 분담하고 있는데, 지방정부의 어려운 재정난을 고려하여 중앙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 분야

 

평가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사업은 2,876백만 원의 불용액과 175백만 원의 이‧전용이 발생하여 3,051백만 원의 예산이 관련 사업에 지출되지 못하였다. 사업의 목적은 0~12개월의 영아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 기저귀 및 조제분유를 지원하여 임신·출산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실제 수혜자는 기준 중위소득 40% 이하의 가정에만 지원을 하고, 조제분유는 산모의 사망, 항암치료, HIV(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 등으로 모유수유가 불가능한 경우로 한정하여 제한적으로 지원하였으며, 이에 따라 거액의 불용액이 발생한 것이다. 정책 대상이 저소득층 영아임을 고려했을 때, 적극적인 사업집행이 요구됨에도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운영되는 모자보건사업은 점차 사업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예산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난임부부지원, 고위험임산부진료비지원에서 실집행률이 낮았으며, 56백만 원의 집행잔액 등이 발생하였다. 

 

결론

아동‧청소년 예산은 보건복지부 소관 0.6%밖에 되지 않으며, 다른 분야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아동‧청소년의 욕구에 부합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아동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예산을 증액 편성할 필요가 있으며, 불용액 발생을 최소화하여 사업에 충실하도록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아동학대 관련 사업 등은 복권기금 범죄피해보호기금 등으로 이관되어 보건복지부 예산항목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아동학대 예방 및 대처와 같은 사업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예측가능성과 책무성에 한계가 있는 기금으로 운영되는 것은 사업의 불안정을 초래하기 때문에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고보조사업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노인 분야

 

평가

기초연금은 97.4%의 집행률을 보였는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나, 199,946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원인으로는 예산편성 대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이 1.3%에서 0.7%로 감소하여 기준연금액 인상분 감소, 생계급여 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만큼 수급액이 감액되어 수급을 포기하는 경우 등을 꼽을 수 있다. 

 

노인빈곤율이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는 소득인정액 기준을 완화하는 등 예산에 맞게 집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불용액이 발생한 것은 생계급여 수급자에 기초연금 수급액을 감액하는 제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기초연금 예산에서 9,278백만 원의 막대한 예산을 질병관리본부 조직개편에 따른 인건비, 해외감염병(지카바이러스) 유입 사전 차단 대응, 감염병(C형 간염) 감시·조사, 메르스 환자 치료비 지원 등에 사용하기 위해 보건의료소관으로 이용한 것은 예산을 소관 사업에 맞게 사용하지 않고 타 소관 사업으로 이용한 것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양로시설 입소자수가 당초 4,034명으로 계획하였으나 실제 3,937명만 입소하여 양로시설 운영지원 예산이 599백만 원 불용되었다. 그러나 저소득 취약계층의 노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입소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현 거주지를 떠나 시설에 입소하기를 희망하는 노인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살기’(Aging in Community)의 정책적 방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양로시설 입소 대상임에도 자가에 거주하기를 희망하는 저소득 노인의 주거 안전에 대한 지원 등을 다음연도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노인요양시설 확충은 5,030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했는데, 이는 예산대비 18.6%로 막대한 금액이다.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시행령 제4조에 의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50:50으로 재정을 분담하여 노인요양시설을 확충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지자체의 재정 확보 어려움으로 불용액이 발생하였고, 노인요양시설 확충 2017년 예산은 2016년 대비 21.2%가 삭감되어 편성되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국공립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음에도 지자체 재정문제로 불용액이 거액 발생한 것은 문제라고 보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중앙정부의 재정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노인 중 독거노인의 비율이 9.1%였던 것이 2015년에는 13.1%로 나타났고, 2035년에는 23.2%로 예측됨에 따라 독거노인의 응급안전망 구축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과 대비해 불용액이 감소하였으나 2017년 예산이 삭감되었다. 사업의 중요도를 고려하여 예산의 미집행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져야 하며, 충분한 예산이 편성되어야 한다. 

 

결론

기초연금법 제3조에 기초연금 수급자가 노인의 70% 수준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6년 기초연금 수급자수가 457만 명으로(보건복지부, 2016년 9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수의 65.9%에 불과하다. 이처럼 목표수급률에 매년 미치지 못하고 점점 비율이 감소하고 있어 매년 거액의 불용액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집행 노력이 요구된다. 

 

저소득층 노인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에도 양로시설 운영지원 예산에 불용액이 발생한 것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양로시설이 노인의 욕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등 저소득 노인들이 안정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공립요양시설은 상대적으로 시설과 인프라 구축이 잘되어 있어 선호도가 높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국공립요양시설은 약 2%도 안되는 상황이다. 시설확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재정의 열악한 구조의 해결의지 없이 예산을 삭감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는 앞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과도 같은 문제로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분담 문제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보건의료 분야

 

평가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국민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반회계 자금의 성격으로 전용되고 있다. 특히 의료IT융합 산업육성 인프라 구축에 1,099백만 원의 예산이 편성되었고 36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사업의 성과가 명확하지 않고 불용액이 발생했음에도 2017년 예산을 전년도에 비해 205% 증액한 것은 시정되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법상 의사-환자간 원격진료가 금지되어 있는데 오진과 개인질병정보 유출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출의 타당성이 없는데도 국민증진기금으로 원격의료제도화기반구축사업의 예산을 증액 책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업에 대한 검증절차를 명확히 하여 2018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공공보건정책 소관 일반회계 결산내역을 살펴보면, 717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지역거점공공병원 공공성 강화 사업은 지방의료원 등에 지원함으로써 지방 지역주민에게 충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329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고 2017년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12.6% 삭감된 57,628백만 원이 편성되었다. 지역별 의료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임에도 지역거점공공병원 공공성 강화에 대한 예산 미집행 및 예산 삭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요구된다. 

 

의료 및 분만 취약지역 지원사업은 2015년에 이어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2015년 539백만 원 보다는 적은 액수인 75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지만 신규 지역에 대한 운영비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의거하여 응급의료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응급의료 기금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응급의료에 충분한 지원이 필요함에도 응급의료기금 14,241백만 원의 막대한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특히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 해양원격응급의료체계 지원,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영지원, 응급의료기관 지원발전 프로그램, 취약지역 응급의료기관 육성, 응급의료 조사연구, 응급의료 정보망 구축 등의 항목에서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불용액 발생과 함께 2017년 예산이 삭감되었다. 

 

특히 중증외상전문진료체계 구축 사업은 10,152백만 원이라는 큰 금액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중증외상정문진료체계사업은 중증외상환자에 응급수술 등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시설, 장비, 인력 등을 지원하여 예방 가능한 사망률 감소를 위해 시행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용 사유를 외상센터의 전문 인력 부족만을 언급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는 시설, 인력 등 지원을 안정적으로 지원하여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불용액 발생, 예산 삭감 등을 보면 정부가 응급의료에 대해 정책적 고려를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고 보인다. 

 

결론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국민건강증진법에 의거해 국민의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의료IT융합 산업육성 인프라 구축, 원격의료 제도화 기반 구축사업 등 기금의 목적과 상관없고 일반회계로 편성해야 하는 사업 등에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반면 국가금연서비스, 구강건강관리, 건강증진조사연구 등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은 책정된 예산이 적을 뿐 아니라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건강증진기금이 법에 명시된 목적에 맞게 지출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마련이 필요한다. 

 

공공보건정책 소관 사업 예산의 불용액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예산이 대폭 증액될 필요가 있다. 

 

응급의료기금은 국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예산이 미집행된 원인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응급의료기금에 적절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애인 분야

 

평가

장애인 정책 소관 사업은 5,781백만 원의 불용액이 발생하였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은 예산편성과정에서 예산이 부족하게 반영되었다는 비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도에 이어 2016년도 결산에서도 불용액이 103백만 원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정책홍보의 통합운영을 통해 홍보효과 제고 및 예산집행 효율성 도모를 위해 680백만 원을 장애인지원관리 사업으로 전용하였다. 장애인사업의 사업별 홍보를 일원화하려는 취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예산의 부족이라는 비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보다 명확한 근거가 제시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애인차별금지 모니터링 및 인식개선 사업을 통해 장애인의 권익보호, 장애인차별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2015년에 이어 2016년 결산도 불용액이 발생하였고, 장애인정책국 통합홍보예산, 국제회의(국외출장)를 위한 국외여비 부족분, 장애체험센터 행정보조원 연금지급금 부족분 등 해당사업과 관련 없는 사업에 예산을 지출한 것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장애인단체지원사업의 경우 불용액의 액수가 크지는 않지만 항목이 장애등급제 개편을 위한 장애인단체 의견수렴사업이었음에도 사업이 미집행 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국민건강증진기금으로 재활병원을 2개 권역에 설립하도록 계획하였으나 충남에서 선정취소 요구를 하여 불용액이 발생하였는데 이는 2015년도에 이어 올해도 같은 이유로 취소되었다.  

 

결론

장애인정책소관은 사업의 예산이 다른 사업으로의 이‧전용이 많이 발생하였다.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등 대상자의 욕구가 꾸준히 있고 예산을 확대 편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전용한데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재발방지대책이 요구된다. 그리고 충남 지역의 재활병원 건립이 2015년도에 이어 2016년에도 설립이 취소되어 불용액이 발생하였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국립병원

 

국립소록도병원을 포함한 8개의 국립병원의 인건비가 4,688백만 원의 막대한 불용액이 발생하였고, 원인은 정원 및 기준호봉 미달이 대부분 공통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국립병원의 불용액은 같은 이유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여전히 시정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립병원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정원 및 기준호봉 미달 문제의 개선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화, 2017/08/01- 14:38
477
0

복지동향 2017년 8월호

기획주제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부양의무자 기준

기획주제2.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인한 수급 사각지대

기획주제3.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방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


류만희 |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은 생활보호법과 비교할 때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 제도이다. 그 중 가장 꼽히는 것은 생활보호법은 시혜성 급여의 성격을 갖는다면 기초법은 권리성 급여라는 것이다. 헌법상의 생존권적 기본권의 보장, 전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실천적인 정책수단으로 기초법이 작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고, 이를 수급권자라 한다. 그런데 수급자 즉, 급여를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의 일정비율 이하여야 하고, 동시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다 하더라도 부양능력이 없거나 부양받을 수 없는 자여야 한다. 

 

달리 표현하면, 아무리 가난해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수급권자의 1촌 이내 직계혈족과 배우자가 부양능력이 있으면 수급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을 우리는 비수급 빈곤층, (보호의)사각지대라 칭하는데, 그 규모가 2015년 기준 93만 명(63만 가구)이나 된다. 비수급 빈곤층의 존재가 기초법의 한계, 전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기능을 충실히 담당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의 출발점이 된다. 그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비수급 빈곤층의 80%가 노인이 포함된 가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비수급 빈곤층 = 노인빈곤가구’라 할 수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생활보호법 제정시부터(1962.1.1)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부양할 능력이 없는 경우(제3조제1항)”로 적용되고 있었고, 같은 해 7월 시행령에서 부양능력이 없는 경우를 1. 남자로서 연령 65세 이상인 때 2. 부녀자로서 50세 이상인 때 3. 심신장애로 인하여 근로능력이 없을 때 등으로 한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우리나라 빈곤정책 역사와 같이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오랜 역사적 전통(?)을 갖고 있어서 일까? 부양의무자 기준은 그 동안 17회의 개정(완화)과정을 거쳤지만 그때마다 완화 반대에 부딪혀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보호의 사각지대를 방치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대선 국면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은 ‘완화’가 아니라 ‘폐지’의 문제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보수진영의 후보를 시작으로 모든 후보들이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를 공약하였다(홍준표 제외).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에 문재인 정부도 후보시절 공약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대한 이행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폐지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정책 성과가 기대된다. 이제 문제는 어떻게 폐지하는 가이다. 관련하여 여러 가지 폐지방안 조합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수급 빈곤층은 사실상 노인빈곤가구이고, 가구주가 비경제활동 인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폐지시점과 폐지 방법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는 사업이니 만큼 폐지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폐지방안으로는 단계적 폐지방안으로 인구 특성별(대상별) 폐지방안과 급여별 폐지방안이 있고, 이와 다르게 전면적 폐지방안이 있다. 후자의 방법은 예산문제와 더불어 예상치 못한 정책 효과 등을 우려하여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다. 대상별 폐지방안은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가 노인·중증 장애인인 경우 부양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 2017). <노-노>, <노-장>, <장-노>, <장-장> 부양에 대한 부양의무 면제와 부양의무자가구에 노인 또는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가구일 경우 부양의무를 면제하겠다는 것이다. 빈곤층 및 비수급 빈곤층은 노인과 장애인가구로 이루어진 취약계층 가구가 대부분이기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우선 폐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안)는 예산제약과 더불어 도덕적 해이를 전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취지가 비수급 빈곤층의 최저생활보장에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복지부 안은 예산 맞춤형 폐지방안이라 할 수 있다. 복지부(안)는 고액 소득・자산 부양의무자로 인한 형평성 문제 때문에 부양의무 면제 대상을 기초연금, 장애인 연금 수급자로 한정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제안배경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면 재산의 부당한 사전증여, 가구 분리 등 도덕적 해이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주장은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나 폐지를 논의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복지부의 소위 타워팰리스 논리이다.1)
. 그러나 이 주장의 약점은 실제 사례가 아니라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가정해보고 검토 후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극단적 가정을 전제로 정책을 수립하거나 또는 시행을 반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2) 실제 수급권자나 부양의무자가 보유하고 있던 일반(주거)·금융·자동차 재산을 증여 및 처분(매매, 금융재산 감소)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2003년부터 지침으로 그리고 2016년부터는 시행령에 근거를 마련하여 <기타 산정되는 재산>으로 적용하고 있다. 즉 부정한 의도로 고소득·고액자산가가 사전증여를 한다손 치더라도 수급자로 선정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취약계층가구에 우선으로 부양의무 면제조항을 적용한다면 부양의무자의 인구학적 기준은 없애고 취약한 수급권 가구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편 장애인 단체 등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노인과 장애인만 우선으로 부양의무 면제를 적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과거 생활보호법에서 포괄하지 못했던 근로능력자 등 전 국민을 포괄하는 취지(인구학적 기준의 폐지)로 도입되었는데, 부양의무자 기준에 다시 인구학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제도를 역행·후퇴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장애인으로 대상을 한정시킬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고통받고 있는 그 외 대상자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면 인구학적 기준보다는 급여별 폐지 기준을 우선하여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SW20170801_복지동향_226_기획3_부양의무자기준폐지방안(류만희님).jpg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앞,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이행 촉구 기자회견(2017.7.5.) ⓒ참여연대

 

급여별 폐지방안으로는, 대개의 경우 주거급여를 우선 폐지하고, 의료, 생계급여 순으로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공공임대주택 부족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권 보장과 개별급여의 취지에 따라 주거급여는 별도로 운영 가능하다는 점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먼저 폐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배진수, 2016). 빈곤층의 주거욕구가 높은 점을 반영한 것이다. 주거급여를 우선 폐지 방안은 적은 예산으로 폐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으며, 폐지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는 단계설정인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내부 논의에 따르면 주거급여부터 폐지하는 순으로 확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의료급여부터 폐지하는 방안이다. 의료급여는 기초보장제도 수급 대상자와 비수급 빈곤층에게 욕구가 큰 급여이다. 기존 통합급여체계 시 수급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의료급여였다는 점에서 빈곤층에게 의료급여는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급여이므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의료급여에 먼저 적용하자는 접근도 가능하다. 그러나 의료급여는 기초보장제도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집중되어 있고,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할 때에도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우선 폐지가 쉽지 않다. 또한 건강보험과의 제도적 정합성을 고려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4) 

 

셋째, 생계급여부터 폐지하는 방안이다. 소득수준이 가장 열악한 대상자들의 현실 문제를 우선하여 고려하자는 뜻이다. 하지만 생계급여 역시 의료급여와 마찬가지로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쉽게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생계급여 기준액은 약 49.5만 원이다. 문재인정부에서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인상하면 1인 가구에 지원되는 생계급여는 기초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제외된 약 20만 원 남짓이다. 즉 기존보다 기초연금을 10만 원 인상할수록 생계급여에 수반될 소요예산은 그만큼 적어진다는 점에서 생계급여의 우선적 폐지가 검토될 수 있다.

 

단계적 폐지방안의 순서는 주거급여→의료급여→생계급여 순으로 폐지하거나 반대로 가장 열악한 집단부터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자는 견해로 생계급여→의료급여→주거급여 순으로 적용하는 안도 가능하다. 한편 현물성 급여를 먼저 적용하자는 견해는 의료급여를 먼저 폐지하고 나머지 현금성 급여(생계·주거급여)를 동시에 폐지하자는 안(의료급여→생계·주거급여)으로 도출되고, 반면에 의료급여는 가장 예산이 많이 필요하기에 현금성 급여부터 먼저 폐지하자는 안은 생계·주거급여→의료급여 순으로 폐지하자는 안 등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급여별 폐지 순서 및 방향에 대한 의견이 전문가와 대상자 내에서도 서로 다르고, 어떤 급여를 우선으로 폐지하더라도 그에 따른 형평성 논란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급여별 폐지방안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단계적으로 진척시키려는 초기 의도와 달리 오히려 발목을 잡거나 진통으로 남겨질 가능성도 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제도적 안착을 위해 정밀한 검토와 조사가 필요하지만, 생존권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비수급 빈곤층의 삶을 정책결정의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전면폐지라는 획기적인 정책결정도 우리 사회에서 불가능하지 않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문제는 빈곤층에게 떡 하나 더 얹어 주는 시혜가 아니다. 그것은 그 동안 소홀히 했고, 애써 외면했을지 모를 빈곤층의 권리를 회복시키는 과정이다. 참이 많이 지연된 오늘에서 말이다. 그러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논의하면서 다른 제도들과 달리 유독 과도한 예산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고, 비용지불자와 수급자 간의 불필요한 갈등에 기대어 제도시행을 지연시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문제는 복지에 대한 공적분담과 사적분담 간의 균형적 분담 혹은 새로운 분담유형 혹은 분담 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우리게 맞는 새로운 복지국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1) <타워팰리스에 사는 65세 아들이 부양하지 않는 경우>라는 복지부의 예시문이 있는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반대논리로 파급력이 상당하다. 
2) 신청탈락 가구의 부양의무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85만원, 재산총액은 1억6천만원, 부채총액은 2천7백만원으로 조사되었다(박경하 외, 2013).
3) 2015년 서울복지실태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노인가구주가 다른 가족원을 부양하고 있는 경우가 24.8%이고 이들은 상대적으로 경제상태가 양호한 노인(부양의무자)이다. 반면에 수급권자가 노인이면 부양의무자는 노인의 부모라기보다는 자녀인 중장년층인 경우가 많다(김경혜·장동열, 2016). 부양의무자 기준의 문제는 소득은 빈곤한 가구(가령 노인과 장애인 가구 등)가 자녀의 실질적인 부양이 없어도 부양을 간주하여 수급조건에 배제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부양의무자 논의에 있어 핵심 정책적 대상집단은 수급권자에 해당하는 빈곤계층이라 할 수 있다.
4) 예컨대, 건강보험 피보험자로 있던 경우와 폐지 후 수급자로 부담해야 할 급여비용, 보험비용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경혜·장동열(2016), 2015년 서울복지실태조사 심층분석 리포트, 서울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2017),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일부개정법률안 비용추계서.
배진수(2016), 맞춤형 개별급여 1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와 개선과제, 국회토론회 자료집.
보건복지부(2017),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 관련 내부자료.  
장동열·류만희(2017),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방안: 비수급 빈곤층, 사각지대 해소. 2017 비판복지학회 춘계학술대회 자료집.

화, 2017/08/01- 13:40
45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