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지주회사는 배당수익보다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컨설팅 수수료 등 그 외의 내부거래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손자회사·증손회사를 늘리는 방식을 통해서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주회사제도를 통해 소유·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출자구조를 단순하게 하려던 목적이 이미 상실되었고, 이것만으로는 경제력 집중 억제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공정위는 실태조사 발표와 함께 개선방안을 제시해야했다. 이에 경실련은 공정위의 이러한 태도를 비판하며 다음과 같은 방안을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포함시킬 것을 촉구한다.
첫째,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출자를 2층 구조로 제한하도록 기업집단법제를 개편해야 한다.
현재 지주회사제도는 공정위의 조사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사업영역 확장,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등의 문제가 있다. 또한 기업집단 전체가 지주회사로 지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주회사제도를 아무리 강화한다고 해도 지주회사 자체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회피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해결을 위해 대규모기업집단의 출자구조를 2층으로 제한하는 방향으로 기업집단법제를 개편해야 한다. 즉, 출자규제를 적용받을 대규모기업집단 범위를 정한 후, 소속 계열사에게서 출자 받은 계열사는 다른 계열사에 출자를 금지시키도록 해야 한다. 단, 100% 출자의 경우에는 적용을 제외시키면 된다. 만약 3층 구조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경우, 손자회사의 사업 영역을 제한하고, 이사의 과반 이상을 다음에서 이야기 하는 MOM 규칙으로 선출하도록 하면 된다. 이렇게 할 경우, 지주회사 규제와 순환출자규제를 별도로 둘 필요도 없고, 규제 회피도 불가능 해진다.
둘째, MOM(Majority of Minority) 규칙을 도입하여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장과 사익편취를 방지해야 한다.
MOM은 지배주주를 제외한 비지배주주의 다수결로 필요한 사항을 의결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지배주주의 독단적인 결정을 견제할 수 있다. 이 규칙을 도입하면 총수일가의 이사 임명과 보수결정, 계열산 간의 인수합병, 내부거래 등에도 적용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를 통한 총수일가의 지배력의 남용을 견제하고, 사업 확장을 제한할 수 있다.
지주회사 제도는 이미 수차례 규제가 완화되면서 제도 도입의 본래 목적을 상실했고, 그 사실이 조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입증되었다. 지금의 지주회사는 총수일가가 최소한의 자본으로 그룹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아울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시도에서 드러난 것처럼 재벌들은 지주회사체제를 택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제 공정위가 해야할 것은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제력 집중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집단법제를 만드는 것이다. 공정위가 재벌개혁 의지가 있다면 일부 지주회사 제도를 손보는 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집단법제 전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 설치를 권고하고 이를 앙형 판단에 반영할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재판부가 이재용 부회장 구하기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재판부가 적용한 미국 연방 양형기준 제8장이 ‘개인’이 아닌 ‘기업’에 대한 양형기준이고, 범행 당시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고, 사후적 도입에도 적용된다는 규정은 없어서 ‘삼성전자’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에 적용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국정을 농단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뇌물을 대가로 부정한 청탁을 주고받은 권력형 범죄에 대해 치료적 사법을 적용하는 점, 재판부의 재벌 총수일가에 대해 소위 ‘3·5법칙’ 등 관대한 처벌이 재벌범죄가 반복되는 근본 원인이라는 점 등과 같은 비판이 그것입니다.
관련하여 2020년 1월 21일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근절 그리고 사법정의 실현을 바라는 국회의원 43인, 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등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참여연대, 한국YMCA전국연맹 등 시민단체는 재판부의 부당한 사실상의 ‘이재용 부회장 구하기’를 비판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범죄에 대한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바도 있습니다.
이에 다시 한 번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근절 그리고 사법정의 실현을 바라는 국회의원과 노동·시민단체는 재판부의 부당한 이재용 부회장 구하기 수순을 비판하고, 이재용 국정농단 범죄에 대한 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다음과 같이 진행하오니, 많은 취재와 보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1.오늘(3/6) 이인영 원내대표는 어제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 대해 공개 사과하고, 해당 법안을 다음 회기에 통과시키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인터넷은행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안을 ‘패키지’로 처리하기로 한 약속이 깨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참담함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은산분리 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으며,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는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공약에서도 그 진입 요건을 2017년 당시 “현행법상 자격요건을 갖춘 후보”에 한정하고 있다. 대주주 자격 기준은 금융회사 공통에 적용되는 것으로 인터넷전문은행에만 완화 적용할 이유는 없다. 현행법을 엿가락처럼 마음대로 바꿔가며 특정 기업에게 특혜를 준다는 내용 또한 그 어디에도 없다. 또한 각종 금융상품 사기 및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부실한 인터넷전문은행을 지원하기 위한 특혜법과 교환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인터넷은행법 처리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해당 법안을 폐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주지하듯 인터넷은행법은 제정 당시부터 재벌기업에도 은행 소유의 길을 터줄 수 있는 방편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여 크나큰 우려를 불러왔다. 한도초과보유주주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에도 ICT업종 회사의 자산총액 합계가 비금융회사의 50% 이상일 경우 34%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경제력집중에 대한 영향 및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 관련 내용을 시행령에 위임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비판이 일자 국회는 비금융주력자의 주식보유한도를 늘려주는 대신 자격요건을 강화하겠다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시 5년간 대주주가 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넣어 법을 통과 시킨 바 있다. 그런데 겨우 2년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해도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상태에서 기업이 커나가도록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책임이 있는 정부와 국회가 일말의 수치심도 없이, 오직 케이뱅크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에 난장을 피우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각종 불·편법과 특혜 인가 의혹이 난무했던 케이뱅크는 출범 이후 서민금융의 어려움을 해소하지도, 고용을 창출하지도, 엄청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오히려 2019년 3분기 기준 BIS 총자본비율이 11.85%로 국내은행 평균 15.40%에 한참 모자라고, 당기순손실이 742억 원에 달하는 등 현재 경영지표가 악화일로에 있다. 그렇다면 정부와 국회의 역할은 지금처럼 KT에 온갖 특혜를 주며 ‘케이뱅크 구하기’에 나서는 것이 아닌, 인가 당시부터 제기된 의혹에 대한 전후 사정과 경위를 조사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와 국회는 인터넷은행법 도입 과정을 다시금 돌아보고, 이번 사태가 초래된 원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3.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과 부실한 케이뱅크를 지원하기 위한 법은 패키지 통과 대상이 될 수 없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은 9년 전 18대 국회 때부터 발의되었으나 계속 통과되지 못하다가 20대 국회에서 겨우 문턱을 넘었다. 모든 금융상품에 대해 6대 판매규제를 어길 시 수입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애초의 안이었으나, 그나마도 미래통합당의 반발에 금융소비자 피해가 주로 양산되는 적합성·적정성 원칙은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된 반쪽짜리 내용이 통과되었다. 반면 대기업집단 소속 KT가 지배하는 케이뱅크는 계열사 경영 악화 시 동반 부실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도 재벌기업의 사금고가 될 가능성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두 법이 어떻게 교환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법은 이미 본회의 표결을 통해 부결된 법안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약속과 다르다고 회의를 보이콧하며 국민을 기만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일말의 수치심조차 버리고 납작 엎드리는 모습으로 화답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총선 전후 임시국회를 열어 인터넷은행법을 처리하자는 것은 무슨 짓을 해서든 간에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속내를 여야가 대놓고 드러낸 것에 다름 없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을 대의하는 헌법상 기관이다. 국회의원들 다수가 부결시킨 법안을 당론으로 밀어붙여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명백히 위헌적인 발상이다.
4.노동시민사회단체는 국회의 이러한 추악한 행태를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국회는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멈추어야 한다. 20대 국회가 더이상의 인터넷은행법 상정 시도를 중단하고 금융의 공공성·건전성을 위한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끝.
경실련은 2월 18일(화) 오전 10시 30분에 삼성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과 관련하여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의 즉각적인 해체와 준법감시위원들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는 사실상 재판부의 제안에 따라 급조해서 설치된, 소위 법경유착으로 탄생한 조직이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은 정경유착, 황제경영으로 인해 발생한 국정농단 범죄에 대해 아무런 재발방지대책 없이 준법감시위원회만 설치 해 놓은 상황입니다. 과거 이건희 회장 비자금 의혹 사건에서의 거짓 쇄신 사례를 볼 때, 이 번 위원회 역시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보여집니다.
이에 경실련은 법경유착으로 진정성 없이 탄생한 준법감시위원회를 삼성 스스로 해체할 것과 준법감시위원들 또한 자진사퇴할 것을 함께 촉구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 부탁드립니다.
1. 경제민주화·양극화해소를 위한 99%상생연대는 17일(화)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99%상생을 위한 각 참여단체의 입장’을 밝히고 ‘21대 총선 99%상생연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2.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례 없을 정도의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삶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저소득층, 서민, 영세중소상공인 등 대부분의 시민들이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현재 재난 수준에 걸맞도록 서민들과 피해자들에게 생계유지비용 직접지원, 맞춤형 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위기야말로 우리 사회의 만연한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기회의 불평등, 고착화된 부의 대물림 구조를 혁파하는 더 좋은 기회일 수 있습니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경제민주화 기틀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3. 21대 총선 또한 오랫동안 쌓여온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의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 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선거제 개편에 따라 더욱 다양한 이해와 요구들이 적정하게 반영될 수 있는 국회가 구성되어야 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워 경제민주화와 양극화해소의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4. 이에 함께한 노동조합·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들(99상생연대)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들을 오랜 논의와 고민 끝에 마련하였습니다. 공동요구안에는 재벌개혁·민생살리기·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7가지 과제와 22가지 정책요구를 담았습니다. 요구안을 각각의 정당들이 엄중하게 받아들여 정당정책으로 공표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5. 귀 언론사의 관심과 취재 및 보도 부탁드립니다. 끝.
◯ 제목 : 21대 총선 99% 상생연대 공동요구안 발표 기자회견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99% 상생을 위하여”
◯ 일시 및 장소 : 2020. 3. 17. (화) 오전 11시 30분 국회 정문 앞
◯ 주최 : 경제민주화·양극화 해소를 위한 99%상생연대
◯ 진행순서
– 사회 및 취지발언 :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 대표발언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 대표발언 : 김영수 한국YMCA 국장
– 대표발언 : 방기홍 한상총련 회장
– 정책제언(재벌) : 박상인 경실련 정책위원장
– 정책제언(민생노동) : 김남근 민변 부회장
– 퍼포먼스
조세정의와 국민개세주의에 입각하여 당연히 부과되고 납부해야할 종교인의 과세 문제는 반세기 넘게 논의만 되어오다 높은 사회적 여론에 힘입어 우여곡절 끝에 2018년 1월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나 관련 소득세법 개정 및 동법 시행령 등에 세부적인 내용에 종교인 과세의 본질을 훼손하는 내용들을 담아 그 취지를 형해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종교활동비 비과세 추가 조항(소득세법 시행령 제19조 제3항 제3호)과 종교인 세무조사를 사실상 배제하는 조항(소득세법 시행령 제222조 제3항)등이 그 예이다. 이번에는 그보다 더 나아가 종교인이 현실적인 퇴직을 원인으로 종교단체로부터 지급받는 퇴직소득에 대하여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종교인퇴직소득은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소득에 2018년 1월 1일 이후의 근무기간을 전체 근무기간으로 나눈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한다”는 조항 도입으로 특혜를 주려하는 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2019년 3월 기획재정위원회를 거쳐 7월 법사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되었지만, 국회 본회의 이전단계에서 보류되었던 것이 2020년 오늘(3월 4일) 사실상 제20대 마지막 임시국회의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다시금 그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에 경실련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조세형평성 훼손을 가져올 종교인 퇴직소득 계산을 다른 근로소득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산정하여야 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예외없이 과세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조세정의실현의 기본이다. 오랜 논의와 사회적 여론에 힘입어 시행된 종교인 과세가 퇴직단계의 소득과세부분에서 결국은 법 개정을 통해 세금을 줄여주는 특혜로 인하여 형해화 되어선 안된다.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라도, 본회의에서라도, 조세정의에 어긋나는 해당 법률안 개정 시도는 철회되어야 한다.
종교인 소득은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다른 근로소득자와 동일하게 궁극적으로 근로소득으로 전환해야 한다.
종교인 소득에 대해서는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경우, 필요경비 또한 20%에서 최대 80%까지 산입을 받는다. 사실상 근로소득에 비해 상당한 혜택을 보는 것이다. 또한 종교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다양한 비과세 혜택도 주어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소득이 있다면 과세되어야 한다는 조세형평성 차원의 종교인 소득과세의 취지를 무력화 하는 것이다. 정부는 조세형평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종교인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고, 궁극적으로 기타소득으로서 예외가 아닌 근로소득세로 전환하여야 한다. 2018년 이전에 근로소득으로 이미 세금 신고를 해왔던 종교인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그렇다. 동일한 종교인 소득에 대한 근로소득, 기타소득이 혼재하면서 공연히 과세제도가 더 복잡해진 것이다.
오랜 논의와 사회적 합의로 법개정을 통해 분명하게 정립된 종교인 소득과세는 조세정의에 입각한 조세형평성 실현의 좋은 예이다. 불완전한 현행 제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측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세정의를 외치는 시민들의 건전한 목소리를 국회가 나서서 외면하면서 정치적 이해 득실만을 따져 법개정을 시도한다면 다가올 총선에서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국회는 종교인 소득과세의 취지를 무력화하려는 법 개정 작업을 즉각 중단하라. 추경을 해야 할 현재의 시급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과세의 원칙을 깨뜨리고 세수입을 줄이는 법개정은 더욱 안된다.
일자리제공부문 최우수기업 : 사임당푸드(영)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제공부문 최우수기업 :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제공부문 우수기업 : (주)희망하우징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는 2019년 12월 16일 월요일 오후 3시 경실련 강당에서 ‘제28회 좋은기업상’과 ‘제5회 좋은사회적기업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임세은 경제정의연구소 기업평가위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번 시상식은 정미화 경실련 공동대표의 인사말과 이광택 한국ILO협회 이사장의 축사로 시작되었다. 제28회 좋은기업상 수상기업은 서울도시가스(주)(비제조·서비스업 최우수기업)와 휴켐스(주)(금속·비금속·화학업 최우수기업)였다. 제5회 좋은사회적기업상 일자리부문 최우수기업에는 사임당푸드(영)가 선정됐고, 지역사회공헌·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 우수기업은 ㈜희망하우징이 선정됐다.
제28회 경실련 좋은기업상은 2018년 한국거래소 코스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6개 평가항목에 의한 정량평가 및 정성평가 후 정밀한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이번 평가대상기업은 총 383개사로, 비제조·서비스업 부문에는 서울도시가스(주)가, 금속·비금속·화학업 부문에는 휴켐스(주)가 최종 수상기업으로 결정되었다.
좋은기업상 평가지표는 건전성·공정성·사회공헌·환경경영·소비자보호·직원만족의 6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목별 세부 평가항목들을 평점화해 점수를 산정한다. 이번 수상기업들의 경우 서울도시가스(주)는 건전성 16.18점, 공정성 16.86점, 사회공헌 10.77점, 소비자보호 10.00점, 환경경영 5.60점, 직원만족 10.69점으로 총점 70.08점을 받았다. 특히 사회공헌과 직원만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서울도시가스(주)는 가정 및 산업용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해외자원 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등 대표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민의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과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도시가스 장학회를 설립하고 꾸준히 지역 봉사활동을 해오는 등 기업의 공익적 활동 또한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기업이다.
휴켐스(주)는 건전성 18.07점, 공정성 16.35점, 사회공헌 6.08점, 소비자보호 10.25점, 환경경영 7.00점, 직원만족 10.97점으로 총점 67.72점을 받아 금속·비금속·화학업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휴켐스(주)는 특히 건전성과 환경경영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정밀화학 핵심소재 전문기업인 휴켐스(주)는 질산을 기반으로 폴리우레탄 핵심재료 및 산업용 화약연료와 매연저감 촉매제를 공급하고 있다. 환경 관련 인증을 획득하고 연구개발을 포함한 생산 전 과정에 걸쳐 환경친화적 경영방침을 실천하고 있다. 2004년 윤리경영을 선포한 이후 기업윤리에 근거해 경영활동을 수행하며 후원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이어 오고 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영역 확장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은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2015년 처음 제정하여 시상해 오고 있다. 좋은사회적기업상 평가대상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 자율경영공시를 하는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3년 이상 공시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제5회 경실련 좋은사회적기업상은 공익적 가치, 경제적 가치, 윤리적 가치 항목의 평가점수에 따라 일자리제공과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제공 2가지 부문에서 수상기업을 선정했다. 일자리제공부문 최우수기업으로는 사임당푸드(영)가 선정됐고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은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 우수기업은 ㈜희망하우징이었다.
일자리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사임당푸드(영)의 평가 총점은 64.33점으로 공익적가치 26.01점, 윤리적가치 27.80점, 경제적가치 10.52점이었다. 특히 평가항목 중 공익적가치와 윤리적가치 항목에서는 최상위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전통한과와 떡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사임당푸드(영)는 총 매출의 5% 이상을 기부활동에 사용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를 제공하며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재정지원사업 우수업체로 선정되기도 하며 제품의 경쟁력 강화뿐만이 아닌 지역발전 공헌을 위해서도 노력해 오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희망나래는 공익적가치 20.19점, 윤리적가치 27.80점, 경제적가치 14.18점, 총점 62.17점으로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다. 평가항목 중 윤리적가치 및 경제적가치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건축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희망나래는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공공형 주간보호시설을 위탁운영하는 등 사회적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희망하우징은 공익적가치 23.39점, 윤리적가치 24.05점, 경제적가치 13.17점, 총점 60.61점으로 지역사회공헌 및 사회서비스 제공부문 우수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특히 공익적가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내건축 전문기업인 ㈜희망하우징은 저소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집수리공사와 노후주택 개선 등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경실련 제1회 좋은사회적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한 ㈜희망하우징은 기업을 설립한 당시의 신념을 가지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 향상 및 사회적기업의 정착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다. 또한 추후 기업평가에 있어 유효한 방향으로의 평가지표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을 발굴하는 데 힘쓸 예정이다.<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오늘(6일)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에 <통신 3사의 망접속료 차별적취급행위 사건처리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한 항의와 공식질의 내용이 담긴 공문을 발송했다. 올해 4월 24일 최초 사건접수 이후 신고인 및 피신고인 조사, 참고인 조사, 자료수집 등이 이루어졌고 충분한 조사시간이 있었음에도, 12월 4일 기간 연장 통보를 하여 시간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을 하는 통신 3사(KT, LGU+, SKB)가 구글과 같은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와 국내CP들과의 망접속료 차별적취급행위를 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망접속료 역차별’ 이슈까지 제기되었다. 국내 ISP(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들의 망접속료 차별은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CP들과 경쟁하는 국내 중소형 CP들을 어려운 시장경쟁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나아가 점점 확대되는 정보통신시장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공정경제’를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수장기관이라면,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무가 있다.
이에 경실련은 공정위에 사건처리기간 연장에 대한 항의의견 제시와 ▲ ‘사건처리 기간연장 결정’ 사유 ▲이후 진행될 절차와 사건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공식질의를 하였다. 답변기한은 다음주 12월 13일(금)까지이다.
경실련은 공정한 시장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할 공정위가 이 중차대한 사건을 적극적이고, 조속하게 마무리 지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끝>
배달민족으로서 우리의 건국설화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매우 특별하다. 대부분 나라의 경우. 건국설화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배경으로 설정하거나 초인적인 영웅의 이야기로 출발하여 지배권력을 미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반하여, 우리 설화의 경우에는 태백을 거점으로 삼아 상제의 아들인 환웅이 보기에 아름다운 땅을 선택하여 나라를 세우면서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이화세계(理化世界)를 이의 근본으로 삼았다는 내용이다.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 모셔져 있는, ‘환인, 환웅, 단군왕검’의 초상화
단군신화로 알려진 위의 이야기가 후대에 민족의 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어낸 것인지, 오랜 역사 속에 체화되고 전승되어온 이야기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한반도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화적이며 정치적인 토대를 형성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인간의 언어로서 가장 감동적이며 성스러운 내용을 담아낸 성경의 주기도문과 같이, 하늘의 뜻을 이 땅에 이루기 위해 나라를 세우며(이화세계) 널리 모두를 이롭게 하는 것으로 규범(홍익인간)을 삼는다는 것은 종교사적 견지에서는 황금률적인 표현이며 정치학적 의미에서도 제1의 공의적 원칙이다. 이번 글을 통하여 상기의 원칙들이 한국 역사에 투영된 기록을 찾아가며 한국사회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가름해 보고자 한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무속적 신앙에 기초한 공동체적 모습으로 수렵사회를 반영한 제천행사가 부여 영고, 동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 형태로 행하여졌다고 전해지며, 농업이 번성하는 후대로 내려오면서 단오와 추석과 같이 마을 사람 모두가 함께 음식과 가무를 즐기는 명절로 발전해 왔다고 한다.
이후 신라의 기록을 보면 불교가 전해지면서 지배계층인 화랑이 중심이 되여 향도(香徒)라는 조직이 만들어져 지배질서로서 종교적 규범을 강조하고 생활의 실천적 지침을 삼아 내려오다, 이후 일반백성에게까지 조직이 확산되면서 새로이 절을 짓거나 탑을 쌓거나 불공의 행사에 다중들이 함께 모여 공력을 제공하고 신앙적 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고려 왕조로 들어서면서 종교적 배경과 행사를 위해서 조직되고 활동하였던 향도는 이제 향촌의생활 속에 자리를 잡으면서 香徒가 아닌 鄕徒가 되여 생활의 공간과 내용을 공유하면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즐기고 서로를 도와가는 양속으로 이동했다. 마을의 공동노역, 혼례, 장례, 마을 수호신 제사를 함께 치르면서 자연스레 상부상조적 조직으로 변모해 갔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한민족 역사를 줄곧 관통해온 두레라는 협동적 노동방식과 상부적 자조금융인 다양한 형식의 계가 발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향촌의 통치 방식에서도 지방을 대표하는 인물을 내세워 왕권을 대신하여 중앙에서 향촌으로 파견된 관리 간에 협의 내지는 역할 분담을 이루면서, 읍사(邑司)가 중심이 되어 일종의 지역자치를 이루면서 내려온 셈이었다. 그러나 고려말 성리학이 도입되어 확산되면서 자치적 성격이 강했던 향도와 읍사는 양반 중심의 지배계층에 의해 유교의 가르침과 규범을 가르치는 향약(鄕約)으로 흡수되어 재구성된 것으로 보여진다. 향약은 사원과 함께 향촌에 뿌리를 내린 사림의 지위를 강화하면서 중앙정치의 훈구 세력에 맞서는 일종의 정치적 거점으로 변모한다.
왕권을 정점으로 하는 신분제적 관료체제인 고려와 조선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축을 이루는 농업 기반인 토지의 사용 및 소유의 형태와 조세정책의 변화에 따라 이해를 달리하는 지배권력간의 이권과 세력다툼, 그리고 권력의 틈새에서 민중들 스스로 자조하고 순응하며 때로는 협약하고 저항해온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달리 말하면 경제의 기반과 운용의 결과물을 놓고 지배계급과 기층민중간에 전개되는 ‘정치동력학’적 궤적이다.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확고히 정립한 조선조 초기에는 주요 경제기반인 농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산업정책의 기본으로 정하고 소농의 농민을 중심으로 백성을 위한 민본(民本)의 왕도사상을 정치적 지향으로 삼아 왔다.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조준 등이 비록 의도했던 균전제를 온전히 도입하지 못했으나 과전 및 직전법을 시행하여 고려 말 혼란하고 무질서했던 토지 소유관계와 조세체계를 바로 잡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왕족과 세도가들의 토지겸병 현상이 심화된다. 수조권을 기반한 토지지배구조가 약화되거나 붕괴되고 매득(買得), 장리(長利,) 개간(開墾) 등 통하여 토지의 사적 소유가 확대되면서 농지를 떠나는 유민(流民)들이 대거 발생하고, 일부 양반들이 사노(私奴) 또는 소작농으로 전락된다.
이에 지방에 기반을 둔 사림세력은 성리학의 창시자인 주희가 만든 주자증손여씨향약을 제도적 모범으로 삼고 사원과 유향소의 부활을 구실로 삼아, 탐욕스런 중앙의 왕족들과 세도가들을 견제하며 나라의 기반인 농촌사회가 무너져 가는 것을 방지하고 성리학을 정치사회적 규범으로 삼아 봉건적 질서를 유지하고자 목숨을 건 정치투쟁을 전개한다.
중종에서 시작하여 명종을 거쳐 임진왜란 전의 선조 대에 이르기 까지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김안국이 경상도 관찰사 시절에 향약을 한글로 보급한 것을 시작으로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들인 조광조, 이퇴계 그리고 이율곡 등으로 이어지면서 사림파와 훈구파 간에 성리학의 해석을 겸한 권력투쟁과 향약논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향약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 섬서성의 한 향촌에 국한되어 행하였던 여씨향약을 주자가 국가단위의 시행을 위하여 새로이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주나라의 제도를 따라 다음과 같이 주요 4개의 덕목으로 요약하였다.
덕업상권(德業相勸) : 좋은 일, 바른 일은 서로 권한다.
예속상교(禮俗相交) : 미풍양속으로 서로 교제하여 이를 널리 확산시킨다.
과실상규(過失相規) : 잘못한 일은 지적하고 비판하여 바로 잡는다.
환난상휼(患難相恤) : 개인 또는 향촌이 어려움을 당하면 서로 돕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
향촌에 거점을 두고 있던 조선조 사림의 양반들은 상기 향약의 내용과 제도를 무기로 삼아, 한편에서는 중앙정치의 세도가들의 탐욕과 패악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성리학적 윤리도덕을 기반으로 현존의 상하 신분관계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향촌의 공동체에 자발적 참여를 통한 자치기능을 부여하여 스스로 규계(規戒)하고 향촌을 유지 발전시키는 규칙을 세우며 고조선 이래 배달민족의 양속인 향음주례(鄕飮酒禮)의 전통을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사림파들의 향약 실천에 대한 강력한 요구와 움직임에 대하여 중앙의 왕족과 세도가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다. 예건데 인물이 부족하다거나, 인심과 풍속이 투박하여 오히려 역작용의 폐해가 예상되며, 신분제의 붕괴가 염려되고, 왕권의 향촌을 다스리는 힘이 약화된다는 등 이유를 핑계로 삼아 몇 번의 사화를 통하여 사림파들을 숙청하고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권력의 다툼과 논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향약은 오래된 것으로 이를 실시된 곳마다 사람들이 서로 보살피고 돌아보며, 서로 돕고 질병에 함께 대응하며 구제하며, 자제로 하여금 유학의 가르침을 따라 효제의 뜻을 두텁게 하는 것을 가르치니, 삼대지치(三代之治)를 융성하게 하고 풍속을 아름답게 한다 – 化民成俗”라는 상소에 따라 중종 시절부터 적극적인 시행을 논의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매우 주목할 만한 인물이 조선중기 최고의 지성이자 실천적 행정가였던 이율곡 선생이다. 본인이 관직에 있을 당시 향약을 권하면서 파주향약의 서문을 직접 작성하였고 청주목사로 재직 시에는 서원향약을 만들어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조가 향약을 전국적으로 시행하려 하자 오히려 시기가 너무 이르다(時期太旱)고 주장하며 시행을 보류하도록 간곡히 주청하여 계획을 중단시켰다. 더욱 기이한 것은 본인이 훗날 향촌에 머물면서 다시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해주향약을 제정하여 보급하였다는 사실이다.
일견 서로 모순되고 상반된 이런 대목은 선조라는 못난 왕의 됨됨이를 살펴보면 이해가 가능할 듯하다. 사림들의 줄기찬 요구에 따라 신하들의 논의를 거쳐 향약의 전국적 실시를 결심할 단계에서 이율곡은, 선조가 민본의 왕도정치에는 별로 뜻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안위와 왕권 강화에만 마음이 머물러 있어, 이런 상태에서 향약을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향촌의 자치적 기능과 양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훼방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왕권과 중앙정치의 강화를 위한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것을 심히 염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점은 필자가 제3 섹타경제론의 서론에서 제기한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겨우 유아기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단계의 사회적 경제영역은 당연히 지자체를 포함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법제적 도움과 재정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揚水論), 제3 섹타가 추구하는 자발적 참여와 스스로 역동적이어야 할 네트워크 형성을 정치와 행정 권력이 저해하거나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되풀이 언급하지만, 제2 섹타와 더불어 세 분야 영역 모두 병렬적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결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율곡 선생이 보여준 천재적이면서도 백성을 진심으로 위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전형적 모습을 다시 한번 반추해 볼 수 있다. 그는 단지 패자적 왕권과 세도가들의 영향을 차단한 것만이 아니라, 주자에 의해 체계화된 여씨향약을 당시 조선의 현실에 맞게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실천적인 내용을 담아내었다. 자발적 참여와 회원들간 원만한 합의를 유도하기 위하여 향약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세칙을 정치하게 기술하였고, 실천적이고 구속력 있는 모임이 되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선악부(善惡賦)의 작성 요령과 규칙을 세밀히 규정하여 향촌내 세력가들이 행할 자의적인 패악을 엄하게 금하였으며, 향약의 기능을 사창(社倉)과 통합하는 사창계약속(社倉契約束)을 제창하여 현대적 의미에서 향촌단위의 사회안전망적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율곡 선생이 지향했던 향약 실천의 뜻을 다시 정리해보자면 단순히 기존의 지배 질서를 온전히 유지하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서, 위로부터의 통치가 아닌 백성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자치를 이루고, 성리학적 규범 가치를 공유하면서 예(禮)를 통한 윤리적 절제로 향촌의 도덕적 질서를 유지하며, 향촌 단위로 상호부조를 통해 사회경제적 안전망 기능을 부여하고, 전체적인 강제보다는 개인과 공동체간의 관계성 회복에 초점을 두었다 할 것이다.
이는 필자의 앞선 칼럼 ‘인본적인 사회주의자’에서 소개한 19세기 초 프랑스 사상가 사를 푸리에의 기획과 일맥 상통하며 1990년대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인디애나 대학의 오스트롬 교수의 ‘공유지의 비극을 넘어’라는 저작에 담긴 구상과 비견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다시 한번 대학자의 경륜과 가르침에 머리 숙여 존경을 표하고 싶다. 안타까운 것은 필자가 역사 공부에 어둡고 한문이 서툴러 한걸음 더 깊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분야의 전문학자님들께서 좀더 구체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밝혀주시길 희망할 뿐이다.
아쉽게도 향촌 단위의 자치적 분권을 의도하였던 향약의 보급과 시행은 임진왜란 이후 기존 신분제의 급격한 붕괴, 다양한 원인으로 촉발된 농민층의 분화, 향시(鄕市)를 넘어선 격지 간 상업의 발달, 세도정치의 패악, 삼정의 문란 등으로 멈추어 서게 된다.
반면에 사림의 양반이 주도하였던 향약 운동을 대신하여, 모내기를 도입한 이양법으로 농업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오랜 전통으로 이어져 왔던 일반 백성 중심의 집단협동적 노동방식인 두레와 상호부조적 금융시스템인 다양한 계의 모임이 활발히 되살아 나고, 외척과 부패한 관리 등 지배층의 탐욕과 패악에 대항한 산발적인 민란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각과 실천 운동들이 벌어지게 된다.
청제국을 파탄내는 서세동점 흐름과 한국땅에 상륙한 가톨릭과 개신교 등 기독교의 충격 속에 북학파를 시작으로 전개된 다양한 실사구시적 운동, 위로부터 자강을 시도한 개혁파의 시도, 일반 백성들의 근대적 각성을 촉발한 동학을 중심으로 사회변혁운동 등이 전개되었고, 불행하게도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등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반쪽뿐인 현대 한국의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사진: 통일뉴스
2018년 현재, 남한사회는 양가(兩價)적이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견 일인당 GDP가 3만 불을 넘어서면서 수치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였고, 국력에 있어서도 세계 11위권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들파워 국가로 부상하였다. 반면에 외부적 조건이 불리한 가운데 양극화가 극심하고 사회적 불안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평등 상황이 미국과 함께 OECD국가 중 가장 열악하여 1%의 국민이 20% 정도의 소득을 점하고 있고, 자산소득은 더욱 극심하여 이의 정도를 알려주는 피케티지수(국민순자산/국민총생산)가 10에 근접하고 있으며 (역사적 경험으로 지수가 6을 넘어서면 전쟁을 부추긴다고 피케티는 설명하고 있다), 1%의 부자와 재벌기업들이 민간소유 토지의 5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경우는 심한 정도를 넘어서서 1%의 자본가가 90%의 배당소득을 차지하는 등 극한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사회경제적 현실은, 마치 왕족 및 세도가와 이들의 하수인격인 권노(權奴)들이 불법적인 토지겸병의 탐욕으로 국가질서를 뒤흔들고 온갖 수단으로 백성들을 수탈하던 조선중기 이후의 패악스런 모습이 다시 부활한 듯, 더욱 뿌리를 깊이 내린 채 난공불락의 기득권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타결책으로 어리석게도 국민소득 4 만불의 수치적 성장론을 제시한다거나 소중한 그린벨트를 풀어서 주택 건설량을 늘려 투기를 막고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게 하고 상황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악화시킬 뿐이다.
핵심은 소수를 위하는 양적 성장에서 전환하여 일반시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민본중심의 사회경제적 운영의 철학과 방향 위에서, 저마다 생업에 전념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투기적 부동산 소유에 대해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고통을 가하고 불로적 지대소득에 대한 확실한 누진과세를 적용하며, 경제적 성과를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향유하는 배분과 순환의 원칙을 정립하는 것이다.
역사적 변혁기에 서있는 한국사회는 당면한 문제를 본질적으로 직시하고 접근해야 한다. 부패하고 탐욕스런 무리와 이를 부추기는 관행 및 제도에 대항하여, 향촌의 사림들이 시도하였던 향약의 시행과 더불어 백성들의 자조적인 운동이었던 두레를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것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건국 신화로 전해지는 이화세계와 홍익인간의 역사문화적 DNA를 다시 발견하고, 이를 사회생물학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는 유전적 밈(meme)으로 진화되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 가야 한다.
펀드 계좌수 200만 개,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927조 원. 더이상 금융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대출, 보험, 할부,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는다. 열심히 일해도 평범한 삶조차 쉽지 않다는 사회적 푸념도, 왜곡된 부의 분배 구조도 사람들을 금융소비자로 내몰고 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의 돈을 운용하는 금융사를 감시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돈의 흐름은 빠르고 복잡해졌다.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감독기관들조차 이 흐름을 따라잡기 힘든 실정이다. 금융계의 낡은 적폐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스타파는 <적폐청산 프로젝트> 시리즈의 하나로 ‘금융개혁’을 통해 금융계의 적폐를 들춰내고, 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시류를 타는 능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대해 굉장한 직관력을 갖고 있어요. 펀드쪽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던 부분입니다. 핵심은 펀드를 판매할 루트를 누가 잡느냐, 어떻게 잡느냐였거든요. 그때 미래에셋의 ‘1억원 만들기’가 통했습니다. 가장 많은 리테일(소매점)을 확보해 지금의 미래에셋을 만들 바탕을 만들었습니다.
5년째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미래에셋 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권준 TNPI 대표의 말이다. 권 대표는 지난 20여 년간 금융계에서 근무해왔다.
박 회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금융계의 ‘신화’다. 20대에 증권사 직원으로 금융계에 입문, 10년만에 지점장을 거쳐 창업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만에 미래에셋을 자산 규모 92조 원의 거대 금융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금융계의 공고한 지형을 뚫고 자신의 입지를 세운 대표적 자수성가 금융인이다.
미래에셋 창립 20년을 맞은 올해, 박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야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8차례나 야성이란 단어를 반복하며 초심으로 돌아가 제2의 창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대우증권을 인수합병하는 등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초대형 투자은행 육성 사업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며 국제 자본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박 회장과 미래에셋이 강조한 ‘야성’은 미래에셋의 지배구조에도 존재한다. 비금융 계열사를 통해 그룹 내 금융사들을 지배하는 사실상 금융지주회사 체제이지만, 정작 지주회사 도입은 수년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의 허점을 이용해 고의로 지분관계를 조정하고 금융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때마다 미래에셋이 강조해온 것이 ‘야성’이다. 체제 전환이 미래에셋이 갖고 있는 야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에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 지배구조의 ‘야성’에 대해 경고를 한 바 있다.
지금처럼 가족회사들 중심의 소유구조를 유지하면서 편법을 통해 현행 지주회사 규정을 회피하는 것이 투자회사로서의 야성을 잃지 않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그룹은 자산총계 기준으로는 삼성·한화 그룹에 이은 국내 3위, 자본총계 기준으로는 삼성그룹 다음의 국내 2위의 금융그룹이다. 그 위상에 걸맞는 그룹 조직형태와 소유·지배구조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경제개혁연대 경제개혁이슈 2016-4, 김상조, 이은정
문제는 이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편법과 탈법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오너의 이익을 중심으로 계열사들이 움직이다보면 금융소비자의 이익은 뒷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주회사가 가지는 투명성에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이렇게 여러가지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부당 내부거래가 있다든지 일부의 투자자를 해하면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거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이와 관련, 미래에셋 측은 뉴스타파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미래에셋이 선관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의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는 고객우선”이라고 밝혔다.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기업이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배구조로 편법이라고 볼 수 없다”며 “해외에서는 지주사 전환은 기업의 선택적 가치로 인정받는 부분이다”고 답했다.
# 장면1. 2006년 미래에셋증권 상장 : 고객돈 166억 원 쌈짓돈으로 펑펑
2006년 2월,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식시장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상장 사흘만에 미래에셋증권의 2대 주주였던 외국계 투자은행 CDIB가 자신의 지분 150만주를 처분하면서 곧바로 상승세가 꺽였다. 상장 초 6만 원대였던 주가는 넉달뒤 4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뉴스타파가 확인한 당시 미래에셋계열사들의 미래에셋증권 주식 매매 내역에 따르면, 당시 미래에셋의 주요계열사, 미래에셋생명과 미래에셋자산증권은 넉달에 걸쳐 20차례(장중대량거래 2건 포함)에 이르는 매수 주문을 냈다. 매입한 주식은 총 200만주. 대주주의 이탈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일사분란하게 주식을 사들인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주식의 시세를 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176조 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당시 미래에셋증권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캐피탈. 사실상 미래에셋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핵심 회사로, 당시 박현주 회장과 그의 개인회사들이 이 회사의 지분 50%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동원된 미래에셋생명의 자금이 금융소비자의 자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이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동원한 고객의 돈은 총 166억 원에 이른다. 더구나 당시 미래에셋생명(전 SK생명)은 미래에셋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전신인 SK생명 시절 유입된 고객의 자금이 미래에셋 그룹의 조직적 주식 매수 활동에 동원된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 임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포착된다. 구재상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정상기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사장, 김경록 미래에셋투신운용 사장 등 계열사 임원 8명은 CDIB의 대량 매도가 시작되기 직전 일제히 5만주가 넘는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은 상장 직후 주식을 처분해 대주주의 대량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을 피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업무와 관련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제174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장중대량매매 방식에 의한 정상적 거래였으며 계열사의 손익 여부는 특정 시점의 주가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셋생명의 주식 취득 또한 보험업법을 준수해 합법적으로 이뤄진 투자였다고 밝혔다.
# 장면2. 2006~2012 해외 부동산 투자 : ‘대박’은 오너, 고객은?
미래에셋 그룹은 2006년 중국 상해에 위치한 미래에셋타워 투자 성공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를 확대해왔다. 지난 10년간 미래에셋 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전체 규모는 5조 원이 넘는다.
미래에셋 그룹 해외부동산 투자의 시발점이 된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갖고 있는 것은 미래에셋 계열사들로 이뤄진 사모펀드 ‘미래에셋맵스프론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투자신탁1호’다. 2008년 말 최초 지분 형성 당시 고객 투자금(미래에셋생명)과 계열사 고유 자금(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분 비율은 3:7 수준이었다. 당시 투자금액은 2600억 원. 현재 이 빌딩의 가치는 1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초기 지분대로라면 27.4%의 지분을 갖고 있던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은 초기투자금인 700억 원의 3배, 20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투자 5년만인 2012년에 이뤄진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이 기대수익은 반토막이 나게 된다.
당시 미래에셋생명은 지분 전체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했다. 매각액은 1700억 원, 초기 투자금 700억 원을 제하면 이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1000억 원 수준이다. 큰 수익을 얻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000억 원에 이르는 추가 수익 기회를 잃은 것이다.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현주 회장과 그 측근들이 90%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의 개인회사다.
상해에서 계열사 지분 거래가 있었던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오피스빌딩 파리아 리마 4440 빌딩에서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계열사 거래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은 2010년 계열사 자금으로 지분이 구성된 ‘브라질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를 통해 이 빌딩의 지분 50%를 사들였다. 사모펀드의 지분 75%를 가지고 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초 자신의 지분 전부를 매각해 400억 원의 수익을 남겼다. 다른 계열사 지분의 평가액을 포함해 당시 미래에셋이 거둔 펀드 수익금은 500억 원이 넘었다. 박 회장은 이 투자로 또한번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지분 거래 이면에 금융투자자의 막대한 손실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75%를 매각한 곳은 미래에셋생명의 고객 계정. 헤알화 고평가와 브라질 정치 리스크로 인해 헤알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은 시점이었다. 그런데 거래 직후 헤알화가 폭락하며 펀드가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12년 600원 대였던 헤알화는 지난해 200원 대까지 떨어졌다. 미래에셋 측에 따르면, 설정된지 6년이 지난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까지도 마이너스 상태다. 갑작스런 계열사 지분 거래로 미래에셋은 큰 수익을 챙겼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피해는 엉뚱한 미래에셋생명 고객들이 떠안은 셈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로펌의 검토를 거친 거래였다”며 “안정적인 배당을 통해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보험사의 성격에 맞는 투자자산이라 판단해 지분 거래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또 “환율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일정 시점의 가격 변동만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 관련
현대차그룹 반론에 대한 재반박 보고서 발표
현대차그룹 반론에 따라 연결재무제표상의 경상이익 기준으로
분할법인 가치 산정해도 삼일회계법인 추정치를 약 3조원 상회해
공정한 평가 위해 현대모비스 이익만을 대리하는 외부평가기관 선임,
존속법인도 분할법인과 동일 기준으로 가치 추산, 미래 변수 추정시
적정성 제고, 회사 제공자료 검증 등 통해 분할합병비율 재산정 요구
1. 취지와 목적
오늘(4/23)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 관련 현대차그룹 반론에 대한 재반박 보고서(이하 “재반박 보고서”)』(https://bit.ly/2F7m5Fw)를 발표함. 이번 재반박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의 반박 이후 참여연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예고(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59625)했던 2018.4.17.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의 방문 설명회 후, 그 답변내용을 참고하여 작성한 것임.
현대차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현대모비스의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부문(이하 “존속법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이하 “분할법인”)의 정확한 분할합병비율 산정을 위해서는, 기존 삼일회계법인의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이하 “평가의견서”)>에 쓰인 별도 재무제표 대신 연결 재무제표를 사용해야 한다고 답변함. 또한 현대모비스 투자사업 부문의 이익이 연결재무제표에서 영업외이익으로 평가되어 있으므로, 영업이익과 영업외이익의 합계인 경상이익을 사용하여 분할합병비율의 적정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함. 한편, 현대차그룹은 참여연대가 2018.4.12. 발송한 질의서에 대해 현대모비스 이사회 측이 공식적으로 답변하겠다고 전달함.
이번 재반박 보고서에서 참여연대는 현대차그룹 관계자의 주장에 따라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을 연결 재무제표 및 경상이익 기준으로 다시 산정하였음. 그러나 연결 재무제표·별도 재무제표, 영업이익·경상이익 중 어느 수치를 사용하더라도 참여연대가 추정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는 삼일회계법인의 추정치를 일관되게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남. 즉,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가 과소추정 되었다는 의혹은 여전히 존재하고, 이는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것일 가능성이 큼.
구체적으로 연결 재무제표 상의 경상이익을 기준으로 현대모비스의 존속법인 및 분할법인의 가치를 산정할 경우, 분할법인의 가치는 약 12.3조원으로 추산되어 기존 삼일회계법인의 추정치인 9.3조원을 약 3조원 상회함.
참여연대는 재반박 보고서를 통해,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의 바람직한 산정을 위해서는 현대모비스가 ▲자기 회사의 이익만을 전속적으로 대리하는 외부평가기관을 선정하여 분할합병비율을 재산정하고, ▲새로운 가치평가 시 분할법인과 존속법인 가치 모두를 동일 기준으로 추산하고, ▲이를 시가총액과 일치시키는 보정작업을 통해 상대적 회사가치의 비율의 왜곡 가능성을 방지해야 하고, ▲미래변수 전망시 전망의 적정성과 현실적합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런 방식을 반영하여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분할합병비율을 재산정할 것을 촉구하였음.
2. 보고서 내용 요약
Ⅰ. 총가치가 고정된 기업분할의 속성 : 제로섬(Zero-Sum)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정한 기준시가에 따른 현대모비스 기업가치는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합병기준일 2018.3.28. 현재 23.1조 원임. 현대모비스를 분할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나눌 경우, 두 회사 가치의 합계는 분할 전 기업 가치인 23.1조 원이 되어야 함.
존속법인의 가치가 전체 기업가치(시가총액)에서 분할법인 가치를 뺀 잔여가치로 정의되는 경우, 분할법인 가치에 대한 평가 오류는 자동적으로 존속법인 가치 평가의 오류를 낳게 됨. 예를 들어 분할법인의 가치가 10% 과소평가 되었다면, 이는 자동적으로 존속법인 가치를 10%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두 법인 가치의 괴리율은 20%로 증가함.
제로섬 속성에 기인한 왜곡 효과 검증을 위해서는 존속법인 가치평가에 대해서도 그 적정성을 검증해야 함. 즉, 분할법인만의 가치를 단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분할·존속법인의 가치를 동일 방식으로 추산하여 그 상대적 비중을 도출하고, 이 비중의 변화를 야기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모비스 시가총액과 일치시키는 분할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
Ⅱ. 기본 검증전략
삼일회계법인이 사용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평가방식은 간접 또는 직접검증방식으로 그 타당성을 검증할 수 있음.
간접검증방식은 삼일회계법인의 가치평가방식과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분할법인 가치를 재산정하고, 두 방법에 따른 분할법인 가치의 차이가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오차 범위 이내”인지를 살펴보는 방식임. 이번 재반박 보고서에서 사용한 방법 중 ▲이익접근법을 사용한 검증,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의 상대적 비중 검증 등이 그에 해당함.
직접검증방식은 삼일회계법인의 가치평가방식을 따라가면서 가정의 적정성이나 계산 정확성 등을 검증하는 방법임. 재반박 보고서에서는 ▲공통요인 처리, ▲명목임금 상승률 전망치 타당성 검증 방법을 사용함.
Ⅲ. 이익접근법 기반의 분할·존속법인 가치 추정
이익접근법은 ‘자산의 가치가 그 자산의 창출 이익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한 가치추정방법임. 이론적으로 자산의 가치는 그 자산이 지금부터 무한한 미래까지 창출할 이익흐름을 할인한 현재가치(Present Discounted Value, PDV)임. 즉, 미래이익의 흐름에 대한 정확한 예견이 가능하다면,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 분할·존속법인의 이론적 가치를 구할 수 있음.
다만 이번 재반박 보고서의 목적이 분할법인의 가치에 대한 본격적이고 엄밀한 평가가 아니라 삼일회계법인의 분할법인 가치평가에 대한 검증이므로, 2017년 이익 수치를 사용하여 현대모비스 분할법인과 존속법인 가치의 근사치를 추정하고, 이를 삼일회계법인이 산정한 가치와 비교함.
위 <표 1>은 2017년 현대모비스 연결재무제표를 사용하여 이익을 자산별, 법인별로 구분한 것이며, 아래의 <표 2>는 <표 1>을 기준으로 분할 전 현대모비스 시가총액 23.1조 원을 분할·존속법인에 배분한 것임.
<표 2>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는 약 12.3조 원(분할 전 현대모비스 가치의 53.2%)으로, 기존 삼일회계법인의 분할법인 가치평가액(분할 전 현대모비스 가치의 40.1%)인 9.3조 원보다 약 3조 원이 더 높음. 따라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은 약 3조 원만큼 이득을 보고,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약 3조원만큼 손해를 보게 됨.
두 가치평가액의 괴리도가 10%씩 변화할 때마다 이에 따른 총수일가의 이익이 약 2천억 원씩 변화한다는 참여연대 보고서(『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 적정성 검토 보고서』, https://bit.ly/2J4No5O)를 감안할 경우 총수일가의 이익은 2천억 원을 상회하게 됨.
구체적으로 총수일가의 합병 후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지분율(15.84%)이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에 대한 지분율(6.96%)보다 8.88% 크므로, 만약 분할법인의 가치가 3조 원만큼 과소평가되었다면 총수일가가 얻는 이익은 약 2,600억원(=3조원*8.8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 이 액수는 지배구조 개편에서 총수일가가 납부해야 할 세금이 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총수일가 세금 부담액의 약 1/4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임.
이를 통해, 비록 이익접근법을 통해 추산한 수치가 근사치이기는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이 추정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가치와는 상당히 큰 괴리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음.
Ⅳ. 분할·존속법인 수익에 공통 영향을 미치는 요인 : 현대자동차 매출액
현대모비스 이익 변동의 핵심 요인은 현대·기아자동차의 매출액임. 이 매출액은 ▲모듈 매출·AS 제공 등처럼 완성차 매출로 인해 파생되는 영업 이익, ▲현대자동차 지분이나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투자에서 기인하는 배당이익으로 나눌 수 있음.
현대모비스를 분할법인과 존속법인으로 분할할 경우, 이 두 법인은 경로는 상이할지라도 모두 현대자동차 매출액 변동의 영향을 받게 됨.
재반박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매출액 증가 시 ▲분할법인 수익가치의 핵심을 이루는 국내 영업이익과 ▲존속법인 수익가치의 핵심을 이루는 관계회사 및 종속회사 이익 등 개별기업 수익가치는 모두 증가하지만, 부문별 증가율에는 차이가 있음. 재반박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매출액 증가 시 관계회사 이익 및 종속회사 이익의 합계가 국내 영업이익보다 더 빨리 증가하며,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매출액 증가 시 분할법인 수익가치의 핵심인 국내 영업이익의 상대적 비중은 감소하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임.
삼일회계법인은 평가의견서에서 2018년부터 현대자동차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함. 이러한 매출액 성장세 둔화 가정은 존속법인의 수익가치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현대모비스 분할 시에도 존속법인의 상대적 가치를 하락시켜야 함.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의 방식처럼 분할법인에만 차별적으로 이 효과를 반영할 경우 이는 상대적으로 하락해야 할 존속법인 가치를 오히려 증가시키는 왜곡을 초래하게 됨.
Ⅴ. 명목임금 상승률 전망치의 과대평가 가능성
삼일회계법인은 평가의견서에서 2018년 이후 현대모비스의 명목임금상승률이 3%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 하에 분할법인 수익가치를 낮게 평가함. 그러나 <그림 1>에 나타나 있듯이 2013 ~ 2017년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사업부문의 1인당 급여 및 상여금은 2015년의 일부 변동을 제외하고는 2016년 이후 모두 감소세를 보임.
삼일회계법인의 추정결과는 해외분석기관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가 제공한 거시경제지표를 반영한 것임. 그러나 EIU의 전망치는 자동차 산업이 아닌, 한국 전체산업을 대상으로 한 명목임금상승률임. 또한, 이 전망치가 향후 노령화에 따른 성장 침체가 예상되는 한국 경제의 명목임금 상승률을 정확하게 전망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음.
<그림 2>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수록된 한국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1인당 임금총액 증가율과, EIU의 명목임금상승률 전망치를 비교한 그림임. 이에 따르면 최근 2년 간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임금총액 상승률은 음수로서, <그림 1>의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임금추세와 유사함. 반면, EIU의 명목임금상승률 전망치는 <그림 1>과 <그림 2>의 ECOS 추세(좌측 그래프)와는 동떨어진, 매우 높은 수준임.
또한, <표 3>에서 현대모비스 AS부품사업부의 최근 3년간 인당 임금총액 상승률은 음수(-)였고, 유사산업인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의 임금총액 상승률도 상당 기간 음수였으나, EIU는 임금상승률을 3~4%로 매우 높게 전망함. EIU의 추정치는 우리나라 1인당 임금총액 상승률의 대표 수치인 5인 이상 전산업 종사 전체 근로자의 임금총액 상승률 수치와도 상당한 괴리를 보임.
즉, 삼일회계법인이 추정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인건비 전망치는 과거 실적과 동떨어졌으며, 수치 자체의 적정성도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움. 따라서 향후 분할법인의 수익가치를 재산정할 경우 반드시 과거 추세를 적절히 반영한 타당한 전망치를 사용해야 할 것임.
Ⅵ.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의 상대적 비중 검증
지금까지 참여연대가 제시한 다양한 현대모비스 분할·존속법인 가치의 추정치는 삼일회계법인이 최초 추산한 분할법인의 본질가치가 과소추정 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줌. 연결 재무제표·별도 재무제표, 영업이익·경상이익 중 어느 수치를 사용하더라도 참여연대가 추정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는 늘 삼일회계법인의 추산액을 상회함.
이러한 괴리가 발생한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할 전 현대모비스의 기업 가치를 구분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음.
현대차그룹은 2018.4.12. 자 반박문에서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대모비스 영업가치(영업자산으로부터 연유)를 12.1조 원, 비영업가치(비영업자산으로부터 연유)를 11조 원(합계: 시가총액 23.1조 원)으로 제시함. 이 경우 전체 기업가치 대비 영업가치(국내 영업가치 + 해외 종속회사 가치) 비율은 약 52.4%가 됨.
그러나 참여연대가 경상이익 대비 영업이익(국내 영업이익 + 해외 종속회사 이익)의 비중으로 검증한 영업가치의 비중은 <표 4>에서처럼 연결·별도 재무제표 어느 것을 사용하건 이를 훨씬 상회하는 75% 수준임.
결국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전체 기업가치 중 비영업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과대평가함으로써 현대자동차 주식 등 비영업자산을 많이 보유한 존속법인 가치를 높이고, 영업자산을 많이 보유한 분할법인 가치를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큼.
Ⅶ. 바람직한 분할합병비율 추정을 위한 제언
1) 기존 삼일회계법인 추정결과의 문제점
① 쌍방 대리의 문제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분할합병비율의 적정성 검토에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현대모비스, 혹은 현대모비스 기존주주의 입장에서 분할법인 가치를 독립적으로 산정하지 않았다는 점임.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 시 양사 주주는 서로 이해상충 관계에 있으며, 적정한 분할합병비율 산정을 위해서는 이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함.
이 문제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서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가 각각 별도의 평가기관을 통해 자사와 상대방 회사 가치를 산정하여 개별적인 분할합병비율을 도출한 후, 이를 근거로 양사 대표들이 합병 협상에 나서는 방법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
②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가치만을 따로 떼어 평가한 문제
삼일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는 제로섬(Zero-Sum) 상황이 초래할 수 있는 왜곡을 무시한 채 분할법인의 본질가치만을 평가함. 총가치가 고정된 기업분할 시 한 회사 가치만을 평가하는 것은 두 회사 상대적 가치에 대한 평가오류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불완전한 방식임. 예를 들어 어떤 가치평가 방식이 분할법인의 가치를 과소평가한다면 이는 자동적으로 존속법인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함.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평가방식을 활용하여 분할법인과 존속법인의 가치를 모두 평가한 후, 그 결과를 전체 기업가치와 일치시키는 추가 보정이 이뤄져야 함.
③ 수익가치 산정 시 사용한 가정의 편면적 효과
분할법인의 수익가치는 분할법인의 미래 수익흐름 전망치에 크게 의존함. 따라서 미래 수익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에 대한 가정은 엄격한 검토를 거쳐 그 적정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금융감독원의 『외부평가업무 가이드라인』의 ‘부적절한 평가 사례’에도 적시됨.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는 미래 인건비 추세를 추계하면서 외부 전문기관 전망치라는 이유로 EIU의 한국 명목임금상승률을 그대로 사용함. 이 전망치는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1인당 임금총액 증가율과의 연관성이 낮으며, 현대모비스의 주된 영업환경인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의 임금상승률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수치임.
이처럼 임금 상승률을 과대 계상한 결과, 분할법인 수익가치는 부당하게 과소평가되고, 제로섬 상황임을 감안할 경우 이는 존속법인의 가치를 부당하게 과대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했을 것으로 추측됨. 이는 분할법인 뿐 아니라 존속법인의 가치를 동일한 방식으로 평가해야 하는 주요 이유임.
또한 재반박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매출액의 향후 성장세 둔화는 현대모비스 분할·존속법인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공통변수”이지만, 관계회사 및 투자회사 이익에 더욱 중대한 영향을 주어 분할법인보다 존속법인의 가치 악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침. 그런데 현대자동차 매출액 감소 예상치를 분할법인 평가에만 반영하여 분할법인 가치를 과소평가 시, 제로섬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존속법인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되어 실제 현대자동차 매출액 둔화가 끼치는 영향과는 반대쪽으로 평가방향이 왜곡됨.
④ 분할법인 재무정보에 대한 외부 검토 절차 누락
지난 2018.4.17. 현대차그룹의 설명회에 참석한 관계자는 회사 측이 제공한 분할 손익계산서 등 재무자료에 대해 삼일회계법인의 감사·검토나 외부기관의 별도 검증이 없었음을 확인함. 그러나 별도 검증 없이 회사가 제공한 재무정보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은 공정하고 정확한 외부평가업무를 수행하는 외부평가기관이 취할 태도가 아님. 현대모비스는 별도의 외부 감사기관이나 평가기관을 활용해 이런 문제점을 보완해야 마땅함.
2) 개선방향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2018.3.28. 발표된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은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현저하게 불리한 것일 가능성이 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는 ▲자기 회사의 이익만을 전속적으로 대리하는 외부평가기관을 선정하여 분할합병비율을 재산정하고, ▲새로운 가치평가 시 시가총액이 주어진 회사의 분할이 내포하는 제로섬 속성을 감안하여 분할법인과 존속법인 가치 모두를 동일 기준으로 추산하고, ▲이를 시가총액과 일치시키는 보정작업을 통해 상대적 회사가치의 비율이 왜곡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미래변수의 추정 시에는 추정에 사용된 가정의 적정성과 현실적합성을 제고해야 할 것임.
참여연대는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이런 내용을 충분히 고려하여 조속히 분할합병비율을 공정한 방식으로 재산정할 것을 촉구함.
‘지배회사’ 현대모비스 통해 지주회사 규제 회피하며 지배력 강화,
대주주 이해만 반영한 현대글로비스·모비스 분할합병비율 산정 의혹,
경영권 승계 위한 현대글로비스 사익편취 등 지배구조 문제점 제기
일시 및 장소 : 5월 16일(수),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오늘(5/16) 오전 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방안의 문제점 진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2018.3.28.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출자구조 재편」 추진 방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적정성에 대한 평가 및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 방안에 대해 “총수일가는 주식 교환에 따르는 약 1조 3천억 원의 양도소득세액 납부만으로 ▲지주회사 규제 회피, ▲합병 현대글로비스 및 현대제철 등 증손회사 지배,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 등 금융계열사 보유 유지, ▲향후 자회사 소유 지분 규제 강화 시 추가 부담 완화 등의 편익을 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모비스를 사실상의 지주회사인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부문(이하 “존속법인”)과 핵심 사업부인 모듈 및 AS부품 사업부문(이하 “분할법인”)으로 분할 시, 총수일가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존속법인의 고평가, 분할법인의 저평가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교수는 현대차그룹 출자구조 재편방안에 대해 ▲자의적 가치평가 및 회계법인의 쌍방대리 문제 등 분할합병비율 결정과정이 불공정했을 가능성, ▲‘고객’인 재벌총수일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회계 법인에 분할합병비율에 대한 독립적 가치평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 ▲설사 분할합병비율이 불공정했다 해도 그에 대한 「상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상 통제장치의 부재 등 그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전성인 교수는 이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총수일가가 일정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부당이익제공행위를 금지하는 방향의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개정, ▲소수주주 요구 시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비율의 적정성, 경제력집중 해소·완화 효과 등을 심사하여 합병을 승인하도록 하는 계열회사 간 합병승인제도 신설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은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른 소유·지배구조 변화는 세습을 위한 것일 뿐 경제력집중, 황제경영 및 사익편취 해소에는 영향이 없다”며, “총수일가는 지주회사 지정제도의 맹점을 이용해 금산분리·교차출자 문제 해소 등 각종 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법 제2조 및 동법 시행령 제2조에 의하면, 지주회사는 국내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회사이며, 그 주된 사업이란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당해 회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2조 제2항은 자회사 주식가액에 대한 구체적 산정방법을 적시하지 않고 있어 대부분 기업들은 원가법, 지분법, 공정가치법 중 원가법을 임의로 선택하여 지주회사 지정을 회피하고 있다. 원가법 적용 시 분모인 총자산은 실질적으로 증가하나, 분자인 ‘국내 자회사 지분가액의 합계액’은 고정되기 때문이다. 이에 박상인 교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2조 제2항 개정 또는 관련 지침을 마련하여 지분법 또는 공정가치법으로 자회사 주식가액을 평가하게 함으로써 지주회사 규제회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상인 교수는 2013년 이스라엘 재벌개혁 사례를 예로 들며 “재벌개혁은 소유·지배구조 개혁과 기업 거버넌스 개혁이 동시에 종합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지주회사·자회사로 계열사 간 출자단계를 제한하는 등의 출자구조 개선, ▲주요 금융·실물회사의 동시 지배를 금지하는 금산분리, ▲공익법인과 금융회사 보유주식의 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자사주 처분 시 신주발행절차 준용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의 적정성 면에서 검토했다. 홍순탁 회계사는 “기본적으로 합병비율에 관한 협상은 제로섬 게임으로, 현대글로비스에게 유리한 합병을 통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이 높은 총수일가가 이익을 누리게 되면, 그만큼 현대모비스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보게 되므로 정확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개편안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 가치를 전체 현대모비스 가치의 40.12%로 산정했는데, 이것이 만일 분할법인의 실제 본질가치보다 저평가된 것이라면 총수일가에게 막대한 규모(과소추정도 10%p 증가시마다 총수일가 이득 2천억 원 증가)의 부가 이동한다. 그러나 홍순탁 회계사의 분석에 따르면 분할법인이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존속법인이 보유한 영업자산의 규모가 분할법인보다 훨씬 큼에도 영업이익률이 0%에 가까울 정도로 존속법인 영업자산의 수익성이 매우 낮았다. 또한 별도 재무제표나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기업가치 재구성시, 분할법인은 전체가치의 53.1% ~ 57.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이 제안한 40.12%의 비중과는 큰 괴리를 보인다.
한편 홍순탁 회계사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3년 간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던 분할법인의 핵심인 AS부품사업부 매출을 2018년부터 감소세로 추정하고, 2018년부터의 매출원가율은 높게 추정하는 등 분할법인 매출총이익을 과소 추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현금흐름할인법(DCF)을 통한 수익가치 계산 시 사용한 할인율인 가중평균자본비용 산출 시 시장프리미엄에는 국내 수치를 사용하면서, 베타계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해외회사의 수치를 사용하여 할인율을 과다하게 책정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홍순탁 회계사는 “주식회사 간 합병비율 산정에서 법에 따른 방법을 준수했다는 것이 합병비율 승인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라며, “전체회사 기준시가에 따른 총 가치를 산정한 후, 동일한 방법에 따라 산정된 두 부문의 가치를 기준으로 그 총 가치를 배분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분할법인 가치의 계산방법이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이번 분할합병비율 산정에 사용한 꼼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남근 변호사(민변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이상훈 변호사(경제개혁연대), 노종화 변호사(전국금속노동조합 법률원),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종보 변호사(민변 민생경제위원회)가 토론자로 참석하여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의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2018.3.28.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부문(이하 “존속법인”)과 모듈 및 AS부품 사업 부문(이하 “분할법인”)으로 인적분할하고, 분할법인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분할합병비율 0.61대 1)하는 「출자구조 재편」 추진 방안을 발표함.
그러나 사업부 간의 분할·합병을 핵심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며, 대주주의 지배력 확장과 이해관계에 충실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 기존 순환출자의 해소는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 지주회사 관련 규제를 회피하면서 현대모비스를 사실상의 ‘지배회사’로 만들어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는 비판도 존재함. 또한 분할합병비율 산정 시 대주주인 총수일가의 이해관계만이 반영되었으며, 이와 관련한 현대모비스 이사회 결의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됨.
이에 현대차그룹의 출자구조 재편 방안에 대해 ▲지주회사 규제 회피, ▲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 분할합병비율의 적정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대글로비스의 일감몰아주기 등의 관점에서 문제점을 살펴보고 그 적정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다음과 같이 진행하고자 함.
김상조 위원장의 ‘사실과 다른 해명’의 배경 질의에 ‘동문서답’ 답변
기존 지주회사 지분율 상향 적용 배제한 당정합의, 대선 공약 위배해
김상조 위원장은 규제 강화 포기의 진정한 이유와 경위 밝혀야 할 것
2018. 8. 24.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신규 설립·전환 지주회사에 한해 (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발표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은 기존 지주회사 보유 그룹 중 ‘2개 그룹만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며, ‘세법상 ‘익금불산입률 조정’ 등을 통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보유지분율 상향을 유도’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발언과는 달리 변경된 (손)자회사 의무지분율에 의해 영향을 받는 기존 지주회사는 총 55개(자회사 총 100개, 손자회사 총 82개)에 달하며, 바뀐 기준을 적용받는 전체 지주회사의 ‘익금불산입률 조정’에 따른 세제 혜택이 20억 원에 불과하여 그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2018. 9. 3.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 김경율 회계사)는 ▲김 위원장 발언의 배경, ▲익금불산입률 조정을 통한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보유지분율 상향 유인의 실효성,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 등에 대해 질의(http://www.peoplepower21.org/Economy/1581902)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2018. 9. 20. 공정위의 답변 내용이 본래 질의의 방향과 벗어나는 등 그 답변의도를 확인하기 쉽지 않아 오늘(10/8) 추가질의서를 발송했다.
2018. 9. 3. 질의서의 첫 번째 질문에서 참여연대는 ▲2018. 8. 24. 사전 브리핑 당시 지분율 요건 상향 조정 요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 수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인지 여부, ▲실무자 보고 여부, ▲실무자 보고가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김 위원장이 발언한 배경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시 발생 가능한 추가지분매입비용을 추산하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동문서답 식의 답변을 했다. 김 위원장이 2개 지주회사가 아니라 55개 지주회사가 적용대상임을 실제로 알고도 그렇게 발언한 것인지, 실무자가 관련 보고는 정확히 한 것인지, 또 보고를 제대로 받았다면 김 위원장이 이처럼 사실과 배치되는 발언을 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공정위가 충분히 검토’했다는 뚱딴지같은 답변 하나로 얼버무리려 한 것이다. 공정위는 정녕 이런 식으로 진실을 끝까지 회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로 참여연대는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혜택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조정에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는지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1999. 2. 지주회사 제도 도입 이후 세제혜택 확대,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지속 유도해 온 바 법적 안정성 확보 및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가 필요하고,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손)자회사 지분보유비율 상향 시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될 뿐 아니라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가고, ▲지주회사 배당소득 익금불산입 제도는 지주회사 관련 핵심 과세특례 중 하나로, 2014년 대한상공회의소의 일반지주회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이 꼽혔다는 논거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정위의 답변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법적 안정성과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보호는 그것이 정당한 정책으로 인정되어 새로 집권한 정부가 이를 지속적으로 준수할 것이 명확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논거다. 그러나 지주회사의 자회사 등에 대한 최소 지분율 요건의 완화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이를 당초의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강화를 국민에게 공약한 상태에서 집권하였다. 그렇다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고, 국민에게도 대선 공약을 통해 약속한 바를 성실하게 추진하는 것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옳은 길이지, 어제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뒤집는 것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또한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되면서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간다는 말은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자 궤변이다.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면 그 부담이 다수 회사에 돌아갈 수 없으며, 반대로 규제준수비용이 다수 기업에 돌아간다면 그 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정녕 이런 얄팍한 궤변을 통해 공약 파기의 책임을 모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지 아니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애초 경제력집중 억제를 위해 도입된 제도의 실효성보다 회사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공정위의 태도는 자신의 설립 목적을 잊은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마지막 논거로 제시한 ▲‘지주회사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이 세법상 가장 큰 혜택일 수는 있겠으나, 이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유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 지분율 상향 시 SK는 자회사 SK텔레콤 및 손자회사 SK하이닉스 지배를 위해 7조 4,000억 원이, 셀트리온홀딩스는 자회사 셀트리온 지배를 위해 3조 9,700억 원이 소요(https://bit.ly/2O4Fro2)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55개 지주회사들이 고작 총 20억 원을 아끼려고 지분율을 상향할 것이라는 공정위 발상의 순진함은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냐는 세 번째 질문에 공정위는 ‘2018. 8. 21. 당정협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다’고 대답했다. 사실상의 대선 공약 파기로 받아들여지는 답변이다. 공약에는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구축을 위해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뿐 아니라,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 등을 강화한다고 명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이미 수직화 된 계열회사들에 대해 재벌총수일가들이 적은 지분으로 공고한 지배력을 보유한 대기업 소유구조를 무시하고 신규 지주회사에만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은 사실상 아무런 개혁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실을 바꾸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공정위와 김 위원장이 질문의 맥락을 애써 회피하는 얄팍한 잔재주로 진실을 호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헛된 바램을 버리고, 이번 추가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통하여 지주회사 규제 강화 포기의 진정한 배경과 공약 파기의 논거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2018. 8. 24. 사전 브리핑 당시 지분율 요건 상향 조정 요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 수에 대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하 “김 위원장”)의 인지 여부, ▲실무자 보고 여부, ▲실무자 보고가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김 위원장이 발언한 배경에 대해 질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2018. 9. 20.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다”고 회신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신을 통해서는 과연 김 위원장이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할 경우 영향을 받는 지주회사가 총 55개 회사임을 알고 있었는지, 실무자는 관련 내용을 정확히 보고했는지, 또 김 위원장이 보고를 받았다면 정책 설명과정에서 사실과 배치되는 해명을 한 진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전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참여연대는 이에 재차 질문합니다.
(1-1)김상조 위원장은 2018. 8. 24. 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가 총 55개(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총 82개)임을 알고 있었습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1-2) 김상조 위원장은 지분율 요건이 상향 조정될 경우 이에 영향을 받는 기존 지주회사의 정확한 수치에 관해 2018. 8. 24. 이전에 실무자의 보고를 받았습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1-3) (실무자의 보고를 통해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2018. 8. 24.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김 위원장이 기존 지주회사에 대하여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사실과 배치된 발언을 한 진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진정한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2>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혜택이 기존 지주회사의 자발적 지분율 상향 조정에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는지 여부에 대해 문의했으며, 이에 대해 공정위는 ‘대한상공회의소가 ‘14년 1월 일반지주회사(총 114개 중 95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 중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을 꼽았다’고 답변해, 사실상 ‘충분한 유인이 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2-1) 공정위는 <질문 2>에 대한 답변 중에 기존 지주회사에 지분율 규제를 강화할 수 없는 이유로“법적안정성 확보와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에 대한 규제 강화를 국민에게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대선 공약을 준수하는 것이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며,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선택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입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2-2) 공정위는 <질문 2>에 대한 답변 중에 기존 지주회사에게까지 규제를 강화할 경우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되고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된다는 점을 반대 논거로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답변은 규제준수비용이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지, 다수의 지주회사에 그 부담이 확산된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공정위는 규제 강화의 효과가 “일부 기업에 편중”된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다수 기업에 확산”된다는 것입니까? (일부 기업에 편중 또는 다수 기업에 확산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2-3) 공정위는 지주회사 SK와 셀트리온홀딩스의 경우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을 통한 세제혜택이 규제준수비용을 충분히 상쇄하거나 상회하여 자발적 (손)자회사 지분율 상향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고 보십니까? (예, 아니오 중 하나로 답변해 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3>
참여연대는 2018. 9. 3. 질의서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냐고 질문했고, 이에 대해 공정위는 ‘2018. 8. 21. 당정협의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다’고 대답한 바 있습니다. 이는 애초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는 배치되는 취지의 답변입니다.
2018. 8. 24.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사전 브리핑에서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으로, 이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직접적 사전규제는 적용하지 않는다’며 지주회사의 (손)자회사 지분율 보유 요건 강화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 기존 지주회사 적용을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 개정에 따라 규제대상이 되는 기존 지주회사 숫자는 2개가 아닌 55개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공정위 또한 2018. 8. 30. 해명자료에서 ‘(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으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한 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82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질문 1>
김상조 위원장은 2018. 8. 24. 의 사전 브리핑 당시에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지분율 요건을 상향 조정할 경우 이에 해당되는 기존 지주회사가 총 55개(자회사는 총 100개, 손자회사는 총 82개)임을 알고 있었습니까? 만일 실무자의 보고가 없었다면 그 사실을 밝혀 주시기 바라며, 실무자의 보고를 통해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면 “실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2개 그룹”이라고 발언한 진정한 배경이 무엇입니까?
<답변 1>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상장 20→30%, 비상장 40→50%)시 발생 가능한 추가지분매입비용을 추산(상장 자 ·손자회사 기준)하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특별위원회 기업집단분과위 논의, 입법예고안 마련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하였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은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세법상의 유인체계인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해 기존지주회사가 보유지분율을 상향할 수 있는 유인을 부여하겠다’고 발언했으나, 개정안의 적용대상인 55개 기존 지주회사에 적용가능한 세제 혜택을 모두 합쳐도 20억 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이는 1개 기업 평균 3,600만 원,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11개 기업의 경우 평균 1.8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2>
공정위는 과연 익금불산입 규정을 통한 세제 혜택이 기존 지주회사가 (손)자회사 지분을 자발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데 충분한 유인을 제공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재벌총수 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강화를 방지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체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으로 자회사⦁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강화하는 것을 공약하였습니다.
지주회사의 자회사등에 대한 지분율 요건 상향과 관련하여 기존 지주회사를 배제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위배됩니다.
<답변 2>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에 대한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 시 다음의 문제점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 신규 지주회사에 한하여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①‘99 년 2 월 지주회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정부는 세제혜택 확대, 요건 완화 등을 통해 정부정책 차원에서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지속 유도해 온 바 법적안정성 확보와 정부정책에 대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
②기존 지주회사에 대해 자·손자회사 지분보유비율 상향시 규제준수비용이 일부기업에 편중되고 다수 중소·중견 지주회사에 부담이 돌아간다는 점
또한,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하여 세법상 규율(익금불산입률 조정)을 통해 간접적·자발적으로 지분율 상향을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지주회사 배당소득 익금불산입 제도는 지주회사 설립·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99년 12월 도입된 제도로, 지주회사 관련 핵심 과세특례 중 하나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년 1월 일반지주회사(총 114개 중 95개사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지주회사에 적용되는 세법상 혜택 중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제도로 ‘배당소득에 대한 익금불산입(41.1%)’, ‘지주회사 전환 시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이연(33.6%)’, ‘과점주주에 대한 취득세 면제(15.8%)’ 등의 순서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질문 3>
공정위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하여 기존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자회사 등에 대한 지분율 요건 상향 규정을 예외 없이 적용하도록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습니까?
<답변 3>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 지주회사를 포함한 모든 지주회사에 대한 자·손자회사 의무지분율 상향하는 방안을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 논의, 내부논의 등에서 검토하였으나, 정부 정책을 신뢰한 기존 지주회사의 신뢰, 법적안정성, 규제부담 편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존 지주회사는 제외하고 신규 지주회사에 한하여 자·손자회사 지분율을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입니다.
상기 방향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정협의(2018년 8월 21일)를 거쳐 공식 입장을 정리하였습니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 중 총수일가 지배력 확대·사익편취 발생해
회사에 귀속됐어야 하는 이익·사업기회를 총수일가 부의 집중에 활용
지배주주 책임 추궁 및 지주회사 행위 규제 강화 등 제도적 규율 필요
오늘(10/25)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는 「현대중공업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 변경 과정에서의 문제점」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2018년 정무위 국정감사 기간 중 제기된 현대중공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살펴보고, 총수일가만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지배력 확대·사익편취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본디 회사분할과 같은 기업 구조변동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및 가치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나아가 이를 통해 소수의 대주주만 이익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주주가 공평하게 이익을 누릴 수 있어야만 공정한 경제질서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총수일가는 오직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내려야 하는 경영의사결정을 기업집단에 대한 지배권 강화와 사익편취를 위해 활용해왔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가 사업회사 지배권 획득을 위해 활용한 자사주 문제,▲기업집단 내 안정적 이익을 창출해온 AS 사업 및 정유사업의 지주회사 직접 지배 및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총수일가로의 이익 이전, ▲현대중공업지주가 진행했던 주식교환 방식의 유상증자 방식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지주회사로의 전환 과정에서 총수일가는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이용해 아무런 자금 부담없이 각 사업회사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자사주 매입에 9,670억 원이라는 자금을 사용해야 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일부 사업부가 분리되어 설립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경우 선박의 AS부품 공급, 선박 인도 후 보증기간 내 보증서비스 및 관리서비스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비율이 매우 높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17년 영업이익률이 25.2%에 달하는 알짜 사업부였던 현대글로벌서비스를 굳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시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들어 계열사의 일감을 몰아준 것은 사업기회유용을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회사의 이익보다는 총수일가의 최대이익을 염두에 두고 한 의사결정으로 상법이 제한하는 회사기회유용이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 규제하는 부당지원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대중공업 그룹 전체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국내 4대 정유업체 중의 하나로, 현대글로벌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그룹 내 알짜회사로 여겨진다. 현대오일뱅크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5,569억 원을 배당했고, 이 중 현대중공업은 지분율에 따라 3,179억 원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지주가 대주주가 된 2017년에 바로 6,372억 원이라는 막대한 배당금을 지급했다. 현대중공업이 6년간 받은 배당보다 현대중공업지주가 1년 만에 받은 배당이 2배 넘게 많았으며, 이는 계속 유보해왔던 배당을 2017년에 몰아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현대중공업이 2016년 이전에 받을 수 있었던 배당을 현대중공업지주에게 몰아준 것이다. 현대중공업 경영진과 이사진들이 충실의무를 다했더라면 2016년 기업구조 변동 직전에 현대오일뱅크에게 배당을 요구했었어야 마땅하다.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이처럼 주식교환으로 인한 부의 이전 문제 등 현대중공업 사례는 기업구조 개편이 재벌 총수일가를 위해 악용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본디 사업회사에 귀속됐어야 하는 이익과 사업기회가 총수일가의 지배권 강화 및 부의 집중에 활용되었다면 당연히 총수일가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또한, 소수주주의 다수결 원칙을 강화하는 집중투표제 도입 등 소수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상법 개정과, 공정거래법 상 사익편취 규제 강화 및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회사의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전 자사주 소각을 통해 소위 ‘자사주의 마법’을 방지할 수 있는 공정거래법 개정 등 제도적 규율 또한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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