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는 위헌적인 선거법 단속을 중단하라 

쟁점사안에 대한 토론, 후보의 공약 검증은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 
선관위는 유권자 입이 아닌 관권선거 막기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

 

선관위의 과도하고 무리한 단속이 시작됐다. 지난 토요일, 서울시선관위는 환수복지당이 광화문광장에 부착한 ‘평화가고 사드오라?’ 포스터를 선거법 위반으로 보고 현행범으로 연행했다. 선관위는 쟁점이 되고 있는 정책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토론을 통제하겠다는 것인가? 선관위는 말로는 ‘정책선거’를 외치면서 정책의 찬반 토론이 진행되는 공론장을 차단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유권자의 참정권을 헌법 기관이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다. 위헌적인 단속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해당 포스터에는 ‘평화가고 사드오라?’라는 문구와 함께 박근혜, 황교안, 한민구,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다.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한 내용 없이, 사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포스터에 불과하다. 환수복지당의 포스터는 선거법 93조에서 예외로 두고 있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하며, 정당이 아니더라도 시민 누구나 이러한 정치적 견해를 밝힐 수 있어야 상식적인 민주사회다. 오히려 이 포스터를 두고 현장에서 연행할 만큼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했다고 판단한 선관위의 단속 행태가 비상식이고 비정상이다. 

 

선관위가 정책에 대한 찬반 활동을 제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도 4대강 사업과 무상급식이 선거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자 이를 이른바 ‘선거쟁점’으로 정하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하여 이에 대한 찬반 활동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이로 인해 다수의 단체 활동가들이 기소되었고 벌금 200만원 등 실형을 받아야했다. 사드가 이번 선거에서 주요한 쟁점이라면 활발한 토론과 논쟁을 권장하고, 보장하는 것이 선관위의 역할이다. 선관위는 과거의 우를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주말 집회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단속된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대선 후보들의 교육·청소년 인권 관련 입장을 ○, △ 등으로 평가한 유인물도 선거법 108조의3 위반으로 제지당했다. ‘정책 비교평가는 가능하지만, 순위 또는 등급을 매기는 것은 금지’라는 선거법 독소조항은 그 자체로 코미디다. 각종 매체와 SNS 등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를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며, 유권자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에게 유용한 정보를 선택하여 후보 선택 기준으로 삼는다. 정보 선택의 주체는 유권자여야 하지, 선관위가 사전에 그 정보를 ‘불법’으로 판단해 정보 유통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 ○, △로 평가했다는 이유로 후보 공약 검증마저 단속 대상이 되어야 한다면 과연 유권자의 정치 참여는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인가. 선관위는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의 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개진한 바 있다. 유권자를 구경꾼으로 전락시키는 위헌적인 단속을 중단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매진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