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기본법 개정 추진 운동 및 공동과세비율 50→60% 상향 - 도봉구 홍은정 님의 공약
조성주 정치발전소 공동대표
민주주의 좀먹는 ‘콜센터 정치’
[조성주의 생각] 민원의 정치
관료 조직과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 짧은 행정 경험에 의하면 그것은 ‘민원(民願)’이었다.
업무의 담당 공무원들에게 시민들이 제기하는 민원은 특이사항 없이 오로지 매뉴얼대로 일이 처리되며 돌아가기를 바라는 관료 조직에게 추가로 신경 쓰고 고민해야 할 과제들을 만든다. 특히 최근에는 개별 관료 조직이나 공무원들이 시민들을 판매자가 고객을 대하는 것처럼 친절하게 응대해야 한다는 서비스 정신까지 강조되다보니 ‘민원’을 처리하는 것은 공무원들에게 더욱더 힘들고 그만큼 귀찮은 일이 되어버렸다.
어느 행정 기관이나 공공 기관을 가더라도 1층에는 ‘민원실’이 있고 행정 기관들은 민원 서비스를 더 친절하고 간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혹자들은 그런 서비스의 친절함과 상세함을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행정이라고 칭송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민원’이라는 말만큼 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키는 단어는 없다고 생각한다.
100여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각자 행정 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사례가 있었다. 임금 계산이 잘못되어 체불 임금이 발생하였고 계약 기간 만료와 정규직 전환 등의 문제가 겹쳐서 복잡한 문제로 비화되었다. 담당 부서와 공무원은 100명이 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잡한 임금 문제와 계약 기간 문제 등을 일일이 찾아보고 응대하느라 다른 일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나는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차라리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기존에 조직되어 있는 노동조합으로 안내하여 해결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으나 오히려 화들짝 놀라며 “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드냐”는 항의를 받아야 했다.
결국 이 노동자들은 각자가 개별적으로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거친 항의를 반복하는 ‘악성 민원인’으로 돌변했고 수개월 동안 담당 부서는 이 문제를 두고 씨름하며 노동자들과 싸우다가 문제는 조금도 해결되지 못한 채 몇몇 개인들이 알아서 행정 소송을 진행하는 형태로 정리되었다. 행정 조직도 노동자들도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한 채 서로 극심한 감정과 비용의 손해만 입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처음부터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협상을 진행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1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처한 개별적 상황들은 모두 다르지만 조직으로 통합되는 순간 이 개별적 상황들은 자연스레 정리된다. 행정 조직 역시 개인들을 상대하며 일일이 설명을 반복하고 민원 처리를 하는 것보다 노동조합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단순화하고 더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했을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제도가 결사의 자유에 기초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인권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앞선 사례처럼 한국의 정치는 여전히 시민들이 조직화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로 조직화되면 무언가 큰 일이 일어날 것처럼 걱정하지만 사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스스로 결사하고 조직함으로서 개인으로 있는 순간에 발생하는 갈등의 수와 강도를 줄이고 그 비용을 적게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학자 샤츠슈나이더의 말을 빌리자면 ‘민주주의의 엔진’은 ‘갈등’이다. 한 사회의 주요한 갈등들이 확대되고 또 통합되면서 그 갈등들을 조율하고 다루는 과정에서 사회가 발전하고 또 시민성도 더 좋아진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서는 ‘민원’이라는 말이 ‘갈등’과 비슷하게 쓰이지만 그 지향하는 바와 결과가 분명히 다르다. ‘갈등’은 비슷한 문제에 처한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화하고 그 힘을 통해서 사회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라면 ‘민원’이란 철저하게 개인으로 존재하면서 권력의 공정함과 선의에 호소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봉건영주나 왕에게 억울함을 호소하고 선의를 베풀 것을 기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사 문제가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은 시민으로서의 대등한 관계가 아닌 동정심이나 특별한 호의에 기초해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더 많은 동정심을 자아낼 수 있는 특별한 처지의 개인이나 개인으로도 충분히 유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명망이 있는 지식인, 유명인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더 많이 반영되고 별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한 다수의 시민들은 소외된다.
물론 개별의 민원으로 존재할 때 보다 큰 규모의 갈등으로 문제가 확대될 때 들어가는 비용이나 부담도 있게 마련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이라면 이 갈등 비용을 국가가 대신 해결해주었다. 그것은 대개 공권력을 동원하여 집단으로 결사하지 못하도록 억누르거나 개인들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된 이후로는 더 이상 그런 방식으로 갈등을 다루기 힘들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 갈등을 다루는 비용은 곧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비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행정은 과거의 권위주의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방식은 도외시한다. 여전히 시민들이 ‘갈등의 당사자’가 아니라 ‘민원인’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쏟아지는 민원에 대한 대안으로 찾아낸 것은 시장의 방식이다.
언제부턴가 ‘민원’에 대한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미명 아래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것이 바로 수많은 ‘콜센터’들이다. 그것은 시민들에게 부여받은 책임의 방기이자 민주주의의 시장화와도 같은 것이다. 시민들에게 위임받은 권력이 ‘결사의 자유’를 기반으로 한 갈등의 사회적 조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콜센터 노동자들에게 친절한 서비스와 감정 노동을 강요하며 책임들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 우리 민주주의의 부끄러운 현실은 아닐까?

▲ 정부에서 운영하는 콜센터의 모습. ⓒ연합뉴스
[Money S] 김창성 기자 17.04.23
민간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여파가 반년째 이어진다. 피같은 국민 세금으로 모인 국가 예산이 사리사욕 추구에 사용된 상황을 알게 된 국민들은 충격과 상실감에 휩싸였다. 비단 최순실 사태가 아니라도 국가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20여년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예산 편성과 집행을 분석해 조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예산 낭비의 시작이 경제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된 잘못된 방향 설정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경제 살리기에 모든 이목이 집중된 요즘 오히려 경제 분야 예산을 줄여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정 소장을 만나 예산 편성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사진=김창성 기자 |
◆경제 분야 예산 집중 수정해야
“국민소득이 300달러 수준이던 1970년대는 경제분야 예산 집중이 당연했지만 3만달러 수준인 지금은 오히려 줄여야 합니다.”
정 소장은 경제분야에 과도한 예산이 집중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사회 분위기에서 정 소장의 말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그는 알기 쉽게 식사비 지출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300달러를 벌 때 식비로 100달러를 썼는데 3만달러를 버는 지금 똑같은 비율인 1만달러의 식비 지출을 상상해보라는 것. 많이 벌면 그만큼 고급 음식을 먹을 수 있겠지만 매일 고급 음식만 먹는 건 오히려 과소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경제분야에 전체 예산의 30%가량을 집중하는 과도한 예산 편성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변함없다”며 “우리나라 낭비예산의 핵심은 대부분 경제분야인 만큼 이 분야의 지출을 줄이는 것이 예산 낭비를 막는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경제분야 예산을 줄이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기관을 상대로 예산 편성에 대해 단순한 조언을 넘어 지적과 채찍질도 서슴지 않았던 그 역시 경제예산 줄이기는 쉽지 않은 도전이자 과제라고 말한다. 가장 큰 난관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뿌리 깊은 관료주의라고 정 소장은 지적한다. 그가 말한 관료사회는 어떤 구조적 문제를 품고 있을까.
◆변화 거부하는 관료사회 개혁 해야
우리나라 관료사회는 대체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각 부서별로 칸막이를 설치해 자기 영역의 이익만 추구하려 한다. 농업, 중소기업·에너지·연구개발(R&D) 등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 정부와 국회·기업 등이 얽혀 서로의 이익 추구를 위한 예산 편성에 목을 맨다. 정작 필요한 곳에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는 이유다.
정 소장은 “우리나라 관료사회는 각 조직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정부·국회·기업 등이 얽힌 구조적 정경유착에 각종 비리는 부록으로 딸려가는 기막힌 구조”라며 “과도한 경제 분야 예산 지출을 줄이려면 관료사회의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하지만 서로 밥그릇을 놓치지 않으려 하니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들이 변화를 두려워하며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인 이유는 하던 걸 바꾸면 사람들이 불안해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마치 대기업 한곳이 흔들리면 국내 경제 전체가 휘청일 것이라는 생각과 비슷하다. 따라서 시대가 변해도 예전에 하던 걸 쉽게 포기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곳에 매년 예산이 투입된다.
정 소장은 “관료사회가 변화와 함께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자신이 속한 조직의 사업이 중단돼 예산이 끊기는 것”이라며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시대에 아직도 총액 기준 세계최대의 석탄보조금을 주는 우리나라 예산 편성 구조를 보면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숨지었다.
이어 “1%의 기득권을 위한 경제분야 예산 편성 때문에 미래 신재생에너지나 복지 등 정작 필요한 곳에는 예산이 집행되지 못한다”며 “나는 이 같은 구조개혁을 위해 끊임없이 예산을 분석하고 지적하며 관료사회의 의식변화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무심과 호기심’의 자세로 일한다
관료사회 구조 개혁을 주장하며 그들의 의식 변화에 힘쓰는 정 소장은 시민단체 활동 시절에도 주로 예산감시 활동에 집중했다. 특히 예산을 낭비한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한달에 한번씩 36개월 동안 ‘밑 빠진 독 상’을 꾸준히 수여하며 관련 보고서도 발표했다.
실제로 상만 준 게 아니라 불필요한 사업을 16번이나 중단시키는 성과도 냈다. 한 지자체는 예산 편성을 꼼꼼히 분석해 지적한 정 소장 덕에 불필요한 예산을 10%나 삭감했다고 한다.
“지자체 등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가 예산에 의존하는 정부 산하 조직만 5000개나 됩니다. 불필요한 곳으로 언제든 돈이 새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구조개혁이 필요한 이유죠.”
정 소장은 그들에게 본인은 눈엣가시겠지만 열심히 발로 뛰며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서 성과를 낼 때마다 뿌듯하다며 웃었다.
특히 그를 뒷받침한 철학은 ‘무심과 호기심’이다. 그는 예산 관련 사안에 대해 진보와 보수 등 성향을 떠나 철저하게 사안 자체만 놓고 분석한다. 쉽게 말해 편견을 버린다.
그는 “1% 기득권이 주장하는 틀에 갇혀 아직도 옛날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관료사회의 예산 편성을 편견 없이 바라보며 경종을 울리는 것이 나의 막중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편견을 접고 사안 자체만 집중하다 보니 특정 계파에 속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는 정 소장. 그는 예산 분석을 통해 얻는 성과와 보람은 달콤한 열매를 맛보는 것과 같다며 미소 지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방자치가 우리 삶을 바꾼다③
- 우리 동네에 갈등조정위원회, 농업인월급제, 자살예방센터를 만들었더니
올해는 광복 70주년이면서, 민선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방자치 20년을 되돌아보면 민선5기는 질적 도약을 시도한 시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가적인 재정난 여파에 자체 세입만으로 인건비를 해결할 수 없는 지자체가 절반이 넘었지만,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주민과 함께 많은 변화를 일궈낸 시간이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앞서 말씀드린 주민참여정책과 이번 글에서 다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아이디어와 행정혁신을 통한 변화입니다. 몇 가지 대표 사례를 살펴볼까요?

먼저 공공갈등조정제도입니다. 각종 인허가를 다루는 지자체에서는 민원이 부득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개개인의 이익이 상충될 때는 적절한 선에서 합의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인천 부평구는 2005년부터 백운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해관계자와 주민 사이에 시위와 농성, 법원 소송이 반복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에 민선5기 들어 공공갈등조정관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2개월여 동안 수차례의 주민간담회와 이해당사자 면담 등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조정한 끝에 합의 조정문을 이끌어냈습니다. 지역에서 수없이 발행하는 민·민 갈등, 민·관 갈등을 제3자인 갈등조정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모범사례가 된 것이죠. 서울시 또한 민선4기 무더기로 지정돼 갈등의 온상이 되고 있는 뉴타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0여 명의 갈등조정관을 파견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답니다.
두 번째 사례는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의 주택화재보험 가입지원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생계비 지원을 받지만, 금액이 적어 만일의 사고를 대비한 보험가입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취약계층일수록 불의의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전기시설 등이 노후하여 화재사고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자체에는 취약계층의 화재사고에 공적 부조 외에 별도로 지원할 수 있는 근거와 예산이 없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은군은 2011년부터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화재보험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화재 발생 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지요. 2011년에는 1,173가구의 1,334만 원, 2012년에는 1,057가구의 1,152만 원의 보험료를 대납했는데, 덕분에 2011년 1가구가 1,126만 원, 2012년 1가구가 1,063만 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불의의 화재를 당한 이들에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지요.
세 번째는 적극적인 행정 정책으로 생명을 살린 사례입니다. 한국은 OECD국가 중 자살율이 10년 넘게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는 자살 예방을 위해 통장들을 ‘복지도우미’로 전환시키고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우울단계에 따라 종교기관에서 추천받은 분들이 생명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생명지킴이 활동은 일주일에 1회 대상자를 방문하는 단순한 일이지만, 고독과 빈곤 때문에 자살하려는 이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어 자살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음건강 상담의 날’이라고 해서 정신병원 대신 동사무소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휴먼서비스’도 시행했는데요. 첫 해에 비해 둘째 해에는 상담 건수가 50배로 늘고, 3년째 되는 해에는 무려 105배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덕분에 생명존중 문화 조성과 자살예방을 위한 구민인식개선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 성북구도 민‧관협약으로 관내 종합사회복지관에 ‘노인자살예방센터’를 개소했습니다. 자살동기와 원인을 분석하여 질병, 고독, 우울, 빈곤, 사업(학업) 실패 등 사회・경제적 측면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을 밝혀냈고요. 이 과정에서 자살의 원인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있다는 결론을 도출하였고, 자살예방사업의 방향을 치료개입 중심에서 보건영역과 복지영역을 통합하는 쪽으로 바꾸었습니다. 2012년 3월에는 ‘성북구 자살예방센터’(복지영역)를 민간에 위탁해 운영을 시작하고, ‘정신건강증진센터’(보건영역)의 상호협력과 연계를 강화하는 통합적 생명안전망을 구축했습니다.
네 번째 혁신 사례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벤치마킹하여 전국화한 것인데, 동주민센터를 복지허브화한 것입니다. 서울 노원구는 민선 5기 출범 직후 ‘동주민센터 복지허브화’를 추진해 복지행정의 주체를 구(區)에서 동(洞)으로 옮겼습니다. 2010년 10월 행정기구를 개편하여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였고, 인력 강화를 위해 72명이던 동 사회복지담당을 128명으로 증원했습니다. 구청 인력을 동으로 전면배치한 것이지요. 구는 동과 동의 자원을 연결하는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통·반장의 임무를 정한 조례에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한 보건복지도우미 역할 수행’이라는 항목을 추가해 681명의 통장에게 사각지대 발굴, 복지제도 홍보, 자살위험군 관리 등의 임무도 맡게 했는데요. 다만, 총액인건비제도에 묶여 인력을 대폭 확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서대문구의 ‘100가정 보듬기 사업’은 법적 요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일시적으로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이웃들 가운데 적극적인 생활 의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민선5기 사업입니다. 후원자는 대부분 교회나 성당, 사찰 등이며, 개인후원자도 있습니다. 서대문구는 이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단순 행정 업무를 집행하던 동을 생활복지를 담당하는 복지허브로 개편하였습니다. 주민들이 동주민센터에만 가면 의료보험이나 실업급여 등 복지행정 관련 서비스를 모두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복지전달체계를 바꾼 것인데, 핵심은 긴급재난관리 업무를 제외한 동의 기능을 구청으로 환원하고, 동에서는 복지를 핵심 업무로 다루게 했다는 점입니다.
서울 성북구도 2011년 5월부터 동네 실정에 밝고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과 종교, 의료, 문화,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0개 동 470여 명으로 이뤄진 민・관 복지 휴먼네트워크인 ‘동복지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협의체는 복지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지역자원을 필요한 가정에 연계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역실정을 잘 아는 주민과 민간기관, 행정이 함께 모이다 보니 동별 특성에 맞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덕분에 3無2有, 즉 굶주림, 고독, 자살이 없는 성북형 복지공동체의 지향점을 찾아낼 수 있었지요.
다섯 번째 사례는 보은군 이야기입니다. 보은군은 지역 활성화를 위해 스포츠, 그중에서 여자축구 리그전을 유치했는데, 매년 500여 명 정도만 방문하던 공설운동장에 사람들이 모이고 읍내가 북적이기 시작했답니다. 아울러 보은군은 전지훈련 방문자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을 통해 마케팅에 적극 나서면서 전국 최고의 하계 전지훈련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아울러 보은군은 대추가 유명한데요. 타지역과의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이 ‘생대추 판매’였지요. 여기에 축제를 결합해 대추뿐만 아니라 각 읍면별 농산물을 축제장에 팔았습니다. 2011년 이 축제에 10일간 36만여 명이 다녀갔고, 보은에서 생산된 대추 1,300톤이 축제기간 동안 모두 팔렸답니다. 2012년에는 대추 재배 면적이 20% 이상 증가하고, 1,800톤이 축제기간에 유통되었습니다. 2013년엔 축제 진행 10일 간 69만여 명이 다녀갔고, 대추를 비롯한 70여 종의 농특산물이 총 75억3천만 원어치 팔렸다고 하네요.
여섯 번째 사례는 농민에게 월급을 주는 화성시 이야기입니다. 농업은 특성상 작물을 심고 재배하여 수확한 뒤 내다팔아야 돈이 생기니, 매달 지출되는 생활비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화성시는 2013년 초 벼를 재배하는 농가를 선정해 ‘농업인 월급제’를 시범 실시했습니다. 미곡종합처리장(RPC)과 출하계약을 체결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매달 100만 원을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사업예산 3억6천만 원은 학교급식에 이용하는 쌀을 정부미 대신 지역산 햇살드리쌀로 대체하는 데 필요한 차액지원 예산을 활용했습니다. 사업을 위해 별도로 새 예산을 만든 게 아닌 셈이지요. 2015년부터는 벼 외에 과실류, 채소류, 버섯, 특용작물 등으로 작물을 확대하고 지원금액도 최소 30만 원에서 200만 원까지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마지막 사례는 민관협력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 이야기입니다. 염리동의 소금길 마을은 곳곳에 언덕과 계단이 있고 좁은 골목이 많아 차량 진입이 어렵고 범죄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이었습니다. 이에 설문을 통해 주민이 어느 지점에서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느끼는지 조사하고 이를 표시한 지도를 만든 뒤 조명시설과 비상벨 등을 설치하고, 골목을 활성화할 수 있는 순환 활동코스를 조성했습니다. 순환 활동코스는 주민들의 운동 공간으로 조성하였는데, 공간이 비좁은 탓에 새로운 운동기구를 설치하는 대신 계단이나 자투리 공간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택했지요. 주민들을 골목으로 나오게 함으로써 범죄를 감시하는 역할도 강화하였는데요. 공동작업을 통해 이웃과 친해지고 동네가 밝아지자 주민들 스스로 화분을 내놓는 등 동네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총 3회에 걸쳐 민선5기 혁신사례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재정난 속에서도 지역주민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바꾸고자 노력하는 지자체의 노력이 느껴지셨는지요? 사실, 소개된 사례는 실험적인 것도 있고, 성과를 인정받아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자체에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재정적으로 뒷받침 해주는 것이겠지요? 그 출발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합니다. 꼭 기억해 주세요.
글_ 송정복(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제3회 나라예산토론회 자료집.hwp"재정건전성 위해, 법인세 정상화·문제사업 구조조정 필요"
7일, 국회에서 열린 '2016년 제3회 나라예산토론회'…"올해 재정적자 46.5조원으로 뛰어"
정부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문제 사업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7일 국회에서 열린 '2016년 제3회 나라예산토론회'에서 이같은 논의가 진행됐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왔지만 올해 재정적자가 46조5000억원 뛰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전 정부 후반기에 10조원대 이르던 재정적자는 2013년 23조4000억원, 2014년 25조5000억원 2015년 46조5000억원으로 뛰었다는 것이다.
정 소장은 "정부가 내년 국가 부채비율이 GDP(국내총생산) 40%대로 올라가는데 문제없다고 하지만 이는 공기업 부채문제나 국민연금 국가보장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세가 더욱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재정건전성 문제로 내년 정부총지출 증가율도 0.5%에 그치게 됐다는 지적이다. 내년 정부총지출액은 386조7000억원으로 올해 375조4000억원에 비해 11조3000억원, 3%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지난 7월 추경예산까지 합치면 내년 정부총지출액은 올해 정부총지출액(384조7000억원) 보다 2조원, 0.5% 증가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정 소장은 "이에 따른 정부 지출 통제가 복지 분야의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내년 보건·복지·노동 분야 예산 증가율은 6.2%로 지난 평균 증가율인 9.4%의 66% 수준이다. 더구나 내년 복지 예산 증가(7조2000억원)의 대부분은 노인인구나 연금 수급자 증가, 물가상승에 따른 법정급여 인상 등 자연증가(6조1000억원)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 소장은 "재정건전성은 필요한 가치"라며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그대로 방치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세입증대가 필수적"이라며 가장 많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법인세인상 방안을 제안했다. 30대 재벌들이 쌓아놓고 쓰지 못하는 내부보유금만 700조원에 달하는 등 대기업들은 충분한 추가 세금 납부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그는 "지출구조를 개혁하지 않는다면 증세 효과가 매우 적어진다"며 "문제 있는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시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예산실명제법을 사례로 들기도 했다. 예산실명제법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 첨부 서류에 일정 규모 이상 예산사업 책임자의 직위와 이름을 명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 소장은 "이를 통해 예산사업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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