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등 피해자 심리상담·치료비 지원, 여성1인 가구·점포 안심 지원, AI 기반 안심 귀갓길 - 서울 중구 이동현 님의 공약
2011년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가 드러난 이후, 그로 인한 피해자 접수가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 초 검찰 수사가 시작되며 언론의 대대적 보도로 인해
그간 자신이 피해자인지조차 몰랐던 이들이 급격히 신고하고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에도 작년까지 조사 결과, 사망자 29명, 생존환자 93명이었으나
올해 들어 신고 수가 늘어 현재까지 모두 44명의 사망자와 129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의 판매가 1994년부터 2011년 말까지 거의 20여 년간 지속되었음을 고려해 볼 때
계속해서 피해자의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피해자 현황을 알리고 적극적으로 피해자를 찾아내는 국가적 차원의 조치를 촉구하는 차원에서
6월 23일(목) 오전 11시에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 전에 LED 촛불을 켜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의 설명에 이어 피해자분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피해자 김선옥 님은 어머니가 폐렴으로 2007년 돌아가시고, 본인도 기관지염, 폐렴 등 잦은 호흡기 질환에 시달렸다고 증언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신고는 현재 한국환경산업기술원(http://www.keiti.re.kr/wat/page12.html, 02-380-0575)에서 받고 있으며,
더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피해구제 및 재발 방지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 가습기 살균제 현황 발표 자료=>
인천지역의 피해자 현황판을 들고 있는 피해자인 김선옥님
인천 피해자 현황 발표 중인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소장
인천 피해자 현황 발표 중인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소장
내 아이가 태어났던 지난해 1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전 국민이 참사의 진실을 알기 시작했다. 난 대부분의 피해자들처럼 아파트에 살고 있고,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는 가습기를 자주 켠다. 그리고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면 우리 부부는 함께 밤을 새우며 아이 곁을 지킨다. 요즘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8개월째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잠재적 피해자는 30-50만 명에 이른다. 피해를 신청한 5,945명 중 3,610명은 아직 피해 여부에 대한 판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가 완료된 2천여 명 중 3백여 명만이 피해 인과관계가 증명됐고, 대다수의 신청자들은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8월 27일 6주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회가 열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에 따른 환경부의 대책을 설명하는 시간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신청자들의 하소연과 피해 인정 범위 확대 요구로 채워졌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대회(2017년 8월 27일)
가습기 살균제 3단계 피해자 윤미애 씨는 지난 5월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2015년부터 서서히 나빠졌던 몸 상태는 지난 1월부터 급격히 나빠졌고 폐이식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힘든 상황, 게다가 호흡량을 늘리기 위한 치료 때문에 목소리까지 잃었다. 소리는 나오지 않지만 그녀의 입이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몸이 아프고 힘든데 금전적인 것까지 너무나 힘든 상황이라서 부담을 덜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애들이 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우울증이 오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윤미애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윤미애 씨
2년 전 폐이식 수술을 받은 3단계 피해자 안은주 씨는 운동선수 출신으로 가습기 피해를 입기 전 생활체육선수와 체육교사로 활동했다. 폐이식 수술을 받기 전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피해자 구제 활동에 앞장섰다. 지난 8월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새로 부임한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안은주 씨를 찾았다. 그간 참았던 울음이 쏟아졌다.
정부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왜 1단계 2단 3단계 나눠가지고 대체 어쩌란 말이에요 지금.
안은주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은주 씨
김은경 장관은 1, 2, 3, 4 피해 단계 구분을 없애고 피해자 인정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단계 폐지나 피해 인정 확대는 시행되지 않았고, 안은주 씨와 윤미애 씨처럼 중증 환자 4가족에 대해서만 3,000만 원의 긴급의료비 지원이 있었을 뿐이었다. 폐이식 수술 비용 때문에 아직 수술을 받지 못한 채, 가족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생을 이어가는 박영숙 씨와 남편은 여전히 소극적인 피해 인정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해 응급차에 몸을 싣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남편 김태종 씨가 마이크를 들었다.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죽는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거든요, 집사람은 개인회생 중이고 저는 신용 회복 중입니다. 앞으로 폐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몇억이 들어가는데, 그 비용을 저희는 감당할 수가 없어요.
김태종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영숙 씨
지난 11월 23일 사회적 참사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 3, 4단계 피해자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국회 앞에 텐트를 쳤다. 법은 통과됐지만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 국회에서 농성 중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제작 : 김종관 독립다큐감독
내 아이가 태어났던 지난해 1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전 국민이 참사의 진실을 알기 시작했다. 난 대부분의 피해자들처럼 아파트에 살고 있고, 요즘처럼 건조한 날씨에는 가습기를 자주 켠다. 그리고 아이가 고열에 시달리면 우리 부부는 함께 밤을 새우며 아이 곁을 지킨다. 요즘 나는 일주일에 한 번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말부터 8개월째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 6년이 지났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잠재적 피해자는 30-50만 명에 이른다. 피해를 신청한 5,945명 중 3,610명은 아직 피해 여부에 대한 판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6년간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가 완료된 2천여 명 중 3백여 명만이 피해 인과관계가 증명됐고, 대다수의 신청자들은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8월 27일 6주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회가 열렸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에 따른 환경부의 대책을 설명하는 시간은 피해자로 인정받지 신청자들의 하소연과 피해 인정 범위 확대 요구로 채워졌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대회(2017년 8월 27일)
가습기 살균제 3단계 피해자 윤미애 씨는 지난 5월 폐이식 수술을 받았다. 2015년부터 서서히 나빠졌던 몸 상태는 지난 1월부터 급격히 나빠졌고 폐이식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지만 아직은 안심하기 힘든 상황, 게다가 호흡량을 늘리기 위한 치료 때문에 목소리까지 잃었다. 소리는 나오지 않지만 그녀의 입이 말한다.
어쩔 수 없이 몸이 아프고 힘든데 금전적인 것까지 너무나 힘든 상황이라서 부담을 덜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애들이 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우울증이 오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윤미애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윤미애 씨
2년 전 폐이식 수술을 받은 3단계 피해자 안은주 씨는 운동선수 출신으로 가습기 피해를 입기 전 생활체육선수와 체육교사로 활동했다. 폐이식 수술을 받기 전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피해자 구제 활동에 앞장섰다. 지난 8월 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새로 부임한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안은주 씨를 찾았다. 그간 참았던 울음이 쏟아졌다.
정부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왜 1단계 2단 3단계 나눠가지고 대체 어쩌란 말이에요 지금.
안은주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안은주 씨
김은경 장관은 1, 2, 3, 4 피해 단계 구분을 없애고 피해자 인정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하지만 단계 폐지나 피해 인정 확대는 시행되지 않았고, 안은주 씨와 윤미애 씨처럼 중증 환자 4가족에 대해서만 3,000만 원의 긴급의료비 지원이 있었을 뿐이었다. 폐이식 수술 비용 때문에 아직 수술을 받지 못한 채, 가족들의 도움으로 하루하루 생을 이어가는 박영숙 씨와 남편은 여전히 소극적인 피해 인정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해 응급차에 몸을 싣고 기자회견에 나섰다. 남편 김태종 씨가 마이크를 들었다.
이 사람 같은 경우는 죽는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거든요, 집사람은 개인회생 중이고 저는 신용 회복 중입니다. 앞으로 폐이식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몇억이 들어가는데, 그 비용을 저희는 감당할 수가 없어요.
김태종 씨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박영숙 씨
지난 11월 23일 사회적 참사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가습기 살균제 3, 4단계 피해자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국회 앞에 텐트를 쳤다. 법은 통과됐지만 아직도 해결되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 국회에서 농성 중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제작 : 김종관 독립다큐감독
박근혜 겁박 희생자? 이재용은 국정농단 공범
[광장에 나온 판결]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 2017노2556, 재판장 정형식
촛불의 힘으로 이끌어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가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책임자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법원의 판단에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판결비평]의 모토는 '광장에 나온 판결'입니다. 국정농단의 주범들에 대한 재판은 광장에 나온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가능했습니다. 그런만큼 국정농단에 대한 법원의 판결 역시 광장에 나와 자유로운 토론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에 국정농단에 대한 주요 판결의 법리를 시민의 관점에서 분석해보는 [판결비평칼럼 국정농단 특집]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그 두번째 순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인의 뇌물공여 및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결 비평입니다.
국정농단 특집 바로가기
① 국정농단 주범은 엄벌, 재벌엔 관대... 사법부 절반의 심판(김남근)
② 박근혜 겁박 희생자? 이재용은 국정농단 공범(노종화)
금속노조 법률원 노종화 변호사
제3자 뇌물공여죄 성립 여부가 갖는 의미
이재용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혐의는 '제3자 뇌물공여죄'다. 제3자 뇌물공여죄에 대한 판단은 지난 국정농단 사태에서 이재용의 역할을 사법적으로 규정하는 문제와 직결돼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는 제3자 뇌물공여죄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국정농단에 대한 이재용의 책임을 사실상 대부분 덜어주었다. 나아가 재판부는 그를 국정농단과 정경유착의 공범이 아니라, 권력자의 겁박을 홀로 감당한 희생자였다고 평가했다.
재판부 판단의 핵심은 '증거불충분'
제3자 뇌물공여에서 핵심 쟁점은 '부정한 청탁'이다(형법 제130조). 공무원이 뇌물을 직접 받았을 때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만 있으면 뇌물죄가 성립하고(형법 제129조), 뇌물을 준 사람으로부터 별도로 청탁까지 받았어야 할 필요는 없다.
반면, 이번 사건처럼 재단법인 같은 제3자에게 이익이 간 경우에는 뇌물을 준 사람으로부터 어떤 현안에 대한 청탁을 직접 받은 사실까지 요구된다. 쉽게 이해하면 공무원이 직접 이익을 받지 않고 제3자가 받은 경우에는 뇌물인지 여부가 상대적으로 불분명할 수 있으므로, 보다 확실한 증거로서 '청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뇌물을 직접 받은 것보다는 제3자에게 받게 한 것이 상대적으로 덜 나쁘다고 이해해도 크게 무리는 없다. 부당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현재로서는 형법과 법원의 입장이 그렇다.
이번 사건에서 부정한 청탁의 주 내용은 박근혜가 이재용으로부터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 관련 현안(대표적으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해결'이라는 청탁을 받았고, 이재용은 그에 대한 대가로 영재센터(16억 원)와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원)에 자금을 출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정한 청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내용·분량 등 모든 면에서 정독하기가 쉽지 않은 판결문이지만, '증거불충분'이 판결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계작업 자체가 없었다는 재판부, 그러나 재판부만 몰랐던 승계작업
먼저 재판부는 승계작업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청탁의 대상 자체가 부정됐으므로, 여기서 이미 영재센터 등에 대한 자금 출연이 제3자 뇌물공여에 해당할 가능성은 없어졌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이 부정한 청탁의 주내용인 만큼 "명확하게 정의된 내용으로 그 존재 여부가 관련 증거에 의하여 합리적 의심이 없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승계작업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러나 승계작업은 엄밀한 법적 개념정의가 필요한 법률용어가 아니다. 이건희가 이재용에게 삼성그룹 지배권을 최소비용으로 승계시키기 위해 갖은 편법을 써왔다는 것은 이미 1990년대 말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사건 때부터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15년에 있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큰 주목을 받았던 것도 합병을 통해 삼성그룹 승계작업이 완성단계로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승계작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요구하면서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역사적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특검은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작성한 이재용의 지배권 확보 관련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보고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작성한 이재용 경영권 승계 관련 보고서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위 보고서들은 "삼성그룹의 승계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추론하여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할 뿐이고 그러한 보고서만으로 삼성그룹이 그와 같은 내용의 승계작업을 추진하여 왔음을 직접적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즉,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라고 해도 삼성그룹 외부에서 작성한 의견서에 불과하므로 충분한 증거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결국 삼성그룹 내부에서 직접 작성한 보고서(사실상 범행계획서)가 있어야만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까지 엄격한 증거가 필요하다면, 특검은 이재용 측이 직접 작성한 범행계획서, 독대현장의 녹음파일을 확보해야만 제3자 뇌물공여를 입증할 수 있다.
결과는 있었지만, 의도는 없었다?
한편, 재판부도 이재용이 삼성그룹 지배력 확보에 있어서 유리한 결과를 얻은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재용이 얻은 유리한 효과는 "개별 현안들의 진행에 따른 여러 효과(예컨대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의 합리화 등)들 중의 하나일 뿐"이므로, 그것만으로 승계작업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즉, 결과는 있었지만 의도는 없었다는 판단이다.
정부기관과 여러 금융·투자기관들이 모두 승계작업 일환이라고 분석했음에도, 재판부는 증거 출처가 삼성그룹이 아닌 이상 승계작업이라는 의도가 충분히 입증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쯤 되면 오로지 삼성만이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 타임머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국가권력이 법의 이름으로 인신구속과 같은 처벌을 내리는 과정이므로, 무죄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범죄가 입증돼야 한다.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원칙과 국가공권력에 의한 처벌권 남용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무죄라는 의심을 합리적으로 배제할 정도의 범죄 입증은 모든 형사재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재벌총수나 대통령이라고 해서 헌법원칙의 보호가 불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사건이든 범죄사실을 100%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가성, 부정한 청탁 등이 문제되는 뇌물범죄는 행위자들이 충분한 주의만 기울이면 – 이를 테면 '독대'와 같이 – 사실상 아무런 물적증거가 남지 않는다. 즉, 이재용이 박근혜에게 승계작업에 관한 청탁을 한 사실을 직접 뒷받침하는 증거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독대현장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지금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승계작업과 부정한 청탁을 뒷받침하는 주요 증거들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이 이재용을 이건희 후계자로 인정하고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 관여한 사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이 "경영권 승계 국면에서 삼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여 도와줄 것은 도와주면서 삼성이 국가경제에 더 기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 이재용이 경영권 확보과정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은 사실은 분명하다.
더구나 문형표·홍완선은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직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2심 판결까지 유죄가 인정된 상황이다. 이러한 제반사정을 종합하면 적어도 삼성그룹이 승계작업을 추진했고, 박근혜·이재용 사이에 승계작업 관련 청탁에 대한 묵시적인 이해와 양해가 있었음을 헌법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이 정도면 이재용이 무엇을 원했는지는 굳이 직접 말하지 않았어도(혹은 직접 말했다는 증거가 없어도) 박근혜가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할 만하다.
법원도 부정한 청탁에 대한 완벽한 입증이 불가능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부터 '묵시적 청탁' 법리를 인정해왔다. 비록 1심 재판부가 한 대부분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고 이번 항소심 판결을 이끈 것은 사실상 1심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적어도 1심은 여러 제반사정을 기초로 최소한 영재센터에 대한 자금출연은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도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부분은 청탁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다만, 1심도 미르·케이스포츠재단(220억) 부분은 청탁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부분만큼은 1심 판결이 우리 사회 보편적인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을 했다고 생각한다.
재판부의 고민대상은 무엇이었을까
재판장이었던 정형식 부장판사는 판결 직후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고 고민할 사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제3자 뇌물공여가 성립하려면 대가성과 별도로 부정한 청탁이 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판례를 변경할 권한이 없는 항소심 재판부에게 제3자 뇌물공여에 관한 법리 자체는 명확한 영역이었음은 수긍할만하다. 그러나 필자는 판결문을 읽을수록 법리뿐만 아니라 '사실관계도 큰 고민이 필요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는 인터뷰 발언과 달리, 실상 재판부의 가장 큰 고민대상은 법리였던 것 같기도 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부정한 청탁의 구체적 내용은 법적으로 엄밀한 정의가 필요하다는 '법리'와 엄격한 '사실평가 잣대'를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으로 직접 설정한 다음, 철저히 그 영역 안에서만 판단했다. 나아가 항소심 재판부가 설정한 영역 안에서 제3자 뇌물공여의 성립은 애초에 가능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이 배제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이번 재판부에게는 고민대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러나 사실심인 항소심은 말 그대로 주어진 사실만을 기초로 판단해야 한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오로지 사실만을 평가하기 이전에 이미 판단범위를 스스로 제한했고,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법률용어로 말하자면 '채증법칙 위반'이다.
나가며
제3자 뇌물공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이재용을 위한 '꽃가마'라는 비판(관련글: "재벌개혁? 사법부부터 개혁을")까지 받고 있는 이번 판결 중에서도 가장 부당한 결론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정농단을 청산하는 데 제일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지난 국정농단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하려면 국정농단에서 이재용의 역할이 '권력에 밀착하여 사익을 도모한 정경유착의 공범'이었다고 정확히 규명해야 한다.
혹자는 현재 형법과 법원의 태도에 따르면, 제3자 뇌물공여죄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법리는 양보할 수 없는 명확한 영역"이었다는 재판장의 발언도 위와 같은 입장과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현행 형법과 법리에 충실하더라도 이미 밝혀진 사실만으로 충분히 헌법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이재용이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번 재판부처럼 스스로 사실판단의 영역을 매우 협소하게 축소하지 않는 한 말이다. 부디 대법원은 항소심의 채증법칙 위반을 바로잡고, 상식과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리기를 바란다.
대법원, 사법농단의 실체 은폐하겠다는 것인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과 달리 자료 제출 거부로 일관
사법 농단 실체 규명 지연시키지 말고 수사에 적극 응해야
양승태 사법농단 검찰수사에 대해 대법원이 당초 밝힌 수사 협조 입장과 달리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필수적인 각종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대법원이 과연 진상규명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임지봉 서강대 교수)는 양승태 사법농단에 대한 실체 규명을 위해 대법원이 관련 자료 제출 등에 적극 응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자체조사 과정에서 키워드 검색으로 추려진 410개 문건, 그리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및 산하 기획조정실장과 심의관 등의 PC 하드디스크 등을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하지만 그 외에 검찰이 요청한 사법정책실, 사법지원실, 전산정보국, 인사총괄심의관실 등의 자료나 인사 관련 자료, 업무추진비 및 관용차 사용 내역 등에 대해서는 제출을 거부했다. 기획조정실 외의 부서는 의혹과 구체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판단은 조사를 받아야할 당사자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이 사태가 단순히 기획조정실 내에서만 진행되지 않았음은 대법원 스스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현직이라는 이유만으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고영한 대법관이나 정 모 전 기획조정실 심의관의 하드디스크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사법농단 사태에 있어서 고영한 대법관은 현직 대법관이기 이전에 당시의 법원행정처장으로써 조사를 받아야할 의혹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자체 조사 과정에서 이미 검토했던 자료, 알고 있는 정보만 검찰에 제공하겠다는 것은 진상을 밝히기는 커녕 은폐하겠다는 것에 다름 없다. 대법원장이 스스로 밝힌 수사 협조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법원의 자료 제출이 지연될수록 의혹의 당사자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은폐할 시간만 더 주어질 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나 이규진 대법원 연구법관 등 의혹의 당사자들은 법조계 인맥을 활용해 검사·법관 출신 변호사들을 접촉하고 있고, 특히 임종헌 전 차장의 경우에는 문건 유출 의혹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미 국민들은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충분히 긴 시간을 기다려왔다. 무엇보다 사법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져있다. 사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실체적 진실이 명백히, 시급히 밝혀지도록 법원이 협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법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지체없이 검찰 수사에 적극 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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