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지역

모색 폰세카, 검은 비밀로 가득 찬 역외 탈세 지역의 문지기

익명 (미확인) | 월, 2016/04/04- 03:00

유출 문건에는 마약 거래상, 마피아, 부패 정치인, 탈세자 등 온갖 범법자들이 포함된 의뢰인 명단이 포함돼 있었다.

기사 : 마사 M. 해밀턴(Martha M. Hamilton)

모색 폰세카는 라스베가스에서 문제에 휘말렸다. 라스베가스 지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에 123개의 회사를 설립했고, 이들 회사는 아르헨티나 전직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정부 계약과 관련된 수백만 달러의 비리 자금을 빼돌리는데 이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 이들 회사를 통해 운용된 모든 자금 관련 사항을 제출하라는 명령서를 발부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는 해당 정보를 제공하려 하지 않았다. 추적이 어려운 역외 페이퍼 컴퍼니 설립 전문 기업에게 ‘기밀 유지’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명령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그들은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의 사업 부문이 모색 폰세카그룹의 일부라는 사실을 부인했다. 모색 폰세카의 공동 설립자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은 법원에 출두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과 모섹 폰세카 본사는 지배-종속관계가 아니며 본사는 네바다 지점의 경영과 관련된 내부 사항이나 비즈니스 활동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번에 국제 탐사언론인협회(ICJI),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Suddenutsche Zeitung, SZ), 100여 개 협력 언론사가 함께 입수한 기밀문서의 내용은 이 증언에 의혹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 네바다 지점은 100% 본사가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 사법 당국이 고객의 세부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자사에 불리한 전화와 컴퓨터 기록을 모두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2014년도에 작성된 한 이메일에는 파나마 본사의 중앙 전산 시스템과 네바다 지점 간의 그 어떠한 연관성도 “미 수사 당국에 알려 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지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파나마에서 원격으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IT 담당자들이 “네바다 사무소 PC의 로그를 삭제”하려 했으며, “우리 CIS (내부 정보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액세스 흔적을 삭제하기 위한 원격 회의를 소집 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라스베가스 사무실에 있는 문서를 모두 수거하기 위해 파나마 근무 직원을 직접 현지에 급파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4년 8월 24일자 이메일에는 “안드레가 네바다로 가서 모든 기록을 삭제하고 관련 문서는 남김 없이 파나마로 가져왔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모색 폰세카는 현재 진행 중인 수사나 소송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문서의 은폐나 폐기에 대해서는 ICJI측에 그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번에 ICJI가 입수한 1,100만 건이 넘는 문건에는 1977년부터 2015년 12월까지 거의 40년에 걸쳐 작성된 이메일, 은행 계좌, 고객 기록 등 모색 폰세카의 내부 업무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는 전 세계 200여 국가 및 지역의 개인과 기업이 소유한 역외 탈세 지역의 자산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문건들은, 모색 폰세카의 고객들이 저지른 윤리적 법적 일탈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모색 폰세카가 사기꾼, 마피아, 마약 거래상, 부패 정치인, 탈세꾼 그 누구가 의뢰인이든 관계없이 이들의 비밀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에 충실한 기업이라는 증거를 제공하고 있다. 문건들에 따르면 그들의 비즈니스는 돈이 되는 사업이었다. 현재, 모색 폰세카는 페이퍼 컴퍼니 관련 업계 상위 5개 업체 중 한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조력자를 포함한 직원 수만해도 500명이 넘고, 스위스 4곳, 중국 8곳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40여개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국제 탐사언론인 협회 ICJI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모색 폰세카는 “지난 40년 동안 우리의 비즈니스 활동은 나무랄 데 없었다. 당사는 범법 행위와 관련하여 단 한번도 기소되거나 혐의가 인정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카를로스 수사(Carlos Sousa) 대변인은 자신들이 “단지 의뢰인의 회사 설립을 도울 뿐”이며 이를 “업무 연계의 성립이나 그러한 회사를 어떤 식으로든 총괄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의 기원

모색 폰세카의 시작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몬 폰세카(Ramon Fonseca)는 당시 비서 한 명이 딸린 자신의 파나마 법률 사무소를 독일계 파나마인 유르겐 모색(Jurgen Mossack)의 법률 회사와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이런 대물(monster, 大物)을 만들어 냈다”고 폰세카는 한 기자에게 말했다.

폰세카와 모색은 둘 모두 돈, 권력, 비밀의 세계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1952년생인 폰세카는 파나마 대학과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법률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젊은 시절에는 세상을 구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성직자의 길을 꿈꾸며 5년 동안 유엔 제네바 사무국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08년 한 방송 인터뷰에서 폰세카는 “실제로 나는 그 어떤 것도 구하지 못했고, 그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조금 더 나이가 들고 보니 내 전문 분야에 집중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도 이루고, 보통 사람 같은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좀 물질적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1948년 독일에서 출생한 모색은 1960년대 초 가족과 함께 파나마로 이주했다. ICJI가 입수한 미 육군 정보보안 사령부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 친위대 소속의 악명 높은 무장 전투 집단인 Waffen-SS의 일원이었다. 2차대전이 끝난 뒤에는 미국 정부에 정보원 역할을 하겠다는 제안을 했던 사실이 문건에 나와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로 전향한 전 나치 당원이나 공산주의자를 가장한 나치 당원들의 비밀 조직에 가입하려 했었다.” 어찌 보면 그의 정보원 활동 제안은 애매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약삭 빠른 처세”술의 하나였을 수 있다고 육군 정보보안사령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의 부친은 파나마에 자리를 잡은 이후, 쿠바 내의 공산주의 활동에 대한 스파이 역할을 CIA에 제안했다고 한다. 한편, 모색은 1973년 파나마에서 법학 학위를 따고, 런던에서 법률가로 활동하다 파나마로 돌아와 개업을 했다. 이 법률 사무소가 후일 합병을 통해 모색 폰세카라는 기업으로 재탄생 하게 된다.

현재 모색과 폰세카는 파나마 사회에서 최상위 계층으로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폰세카는 법률가로서는 물론이고 수상 경력이 있는 소설가로서의 화려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작가 폰세카의 웹사이트는 그의 정치 스릴러물인 ‘Mister Politicus’가 “부도덕한 공직자들이 권력을 얻고 추악한 욕망을 달성해 나가는 복잡한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소설”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폰세카는 정치를 아는 사람이다. 자신의 일을 통해 그리고 최근까지는 파나마의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Juan Carlos Varela) 대통령의 최고 자문으로 활동하면서 정치 세계를 배웠다. MF의 브라질 지사가 브라질 국영 석유 회사의 뇌물 및 돈세탁 비리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폰세카는 3월 초 대통령 최고 자문직에서 사임(휴직)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의 명예와 나의 회사 그리고 조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폰세카는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TV 인터뷰에서 범법 행위 연루 사실을 모두 부인하면서, 그는 자신이 만들어 준 역외 회사가 악용이 되었다 하더라도, 자동차 회사가 만든 자동차가 강도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식의 비유를 들기도 했다.

모색은 현재 VIP만 출입할 수 있는 고급 회원제 클럽인 유니온 클럽의 회원이다. 그의 딸 니콜도 2008년 그 클럽에 데뷔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파나마 외교 위원회의 위원직을 역임했다. 문건을 통해 파악된 그의 재산에는 티크(teak) 농장을 비롯한 부동산, 전용 헬기, 요트, 금화 콜렉션 등이 있다.

모색 폰세카, BVI 진출

합병과 더불어 모색 폰세카 설립된 시기에 파나마는 군 출신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Manuel Noriega)의 통치하에 정치적•경제적 불안을 겪고 있었다. 자금 세탁과 마약 밀매에 연루 증거가 속속들이 드러나면서 노리에가에 대한 불만도 날로 커져 가고 있었다

해외로 눈을 돌린 모색 폰세카는 1987년에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VI)에 첫 번째 지사를 설립했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법률을 개정함에 따라 페이퍼 컴퍼니 설립이 용이해졌고, 신설 회사의 소유주와 이사진을 공개할 의무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즈마리 플랙스(Rosemarie Flax) 전무이사는 “모색 폰세카가 가장 먼저 버진 아일랜드에 진출했고, 그 뒤를 잇는 기업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페이퍼 컴퍼니의 40%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위치하고 있다. 유출 문건에 등장하는 기업 중 절반인 113,000개 이상의 기업이 이 곳에 있다.

남태평양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1994년, 모색 폰세카는 또 다른 큰 행보를 보였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니우에(Niue, 인구 2천 남짓의 작은 산호섬)의 역외 회사 설립 관련법 제정을 도운 것이다. 모색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그들이 니우에를 선택한 이유는 아시아 태평양 표준시에 해당하는 곳이었고, 다른 경쟁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협소한 지역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이런 곳에 대한 관할권을 갖게 된다면 고객에게 안정적인 환경, 안정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모색의 설명이었다.이어 모색 폰세카는 니우에 정부와 20년짜리 역외 회사 등록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니우에가 중국어와 러시아어로 된 등록 서류를 제공한다는 점은 중국 및 러시아 고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했다.

2001년 즈음 나우에를 중심으로 한 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어 모색 폰세카가 그 대가로 니우에에 지불한 금액만 160만 달러에 이른다. 당시 니우에의 연간 예산은 2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끈끈했던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의 유착 관계는 뜻밖의 복병을 만나게 되었다. 2011년 미 국무부는 니우에와 모섹 폰세카 사이의 ‘수상한 공조 관계’를 의심하는 한편 니우에의 역외 회사 관련 산업이 “러시아 및 남미에서 발생한 불법 자금 세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force)도 니우에를 자금세탁방지 조치 불이행 국가로 지정하고 경제 제재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모색 폰세가가 니우에의 자금 세탁 연루 혐의를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 은행과 체이스맨해튼 은행은 2011년 니우에로의 자금 송금 금지 조치를 취했다. 2003년, 결국 니우에는 모섹 폰세카가 설립한 4개 회사의 등록 갱신을 거부하고, 모섹 폰세카의 독점권을 정지시키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사업 이전 작전

니우에를 잃은 뒤에도 모섹 폰세카는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나갔다. 해당 사업을 이전하기로 하고, 나우에에 회사를 둔 고객들에게는 인근 섬나라인 사모아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문건에도 이러한 사업 방식이 기록되어 있다. 당국의 단속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공에 걸림돌이 되면, 그들은 재빨리 다른 지역을 물색해 사업을 이전하는 방식을 지속해 왔다.

실례로,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가 무기명 주식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자, 모섹 폰세카는 이 사업 부문을 파나마로 이전했다. 무기명 주식이란 주주 명부나 주권에 주주의 성명이 공시되지 않는 주식을 말한다. 하지만, 그 주권을 점유한 자는 주주 자격을 인정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무기명 주식은 자금 세탁 및 불법 행위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고 이 제도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폐지되어 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다 엄격한 규제 하에 여전히 무기명 주식 발행이 용인되고 있다.

모색 폰세카의 발 빠른 사업 이전 능력은 카리브해 섬 앵귈라(Anguilla)에서의 기업 설립 급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섹 폰세카의 해외 관할 지역의 하나인 앵귈라섬에 설립된 기업의 수는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현재 모섹 폰세카의 법인 설립 대상지 상위 4곳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모색 폰세카는 전용기와 개인 요트 등록 등 고객의 추가적인 니즈를 맞추기 위해 사업을 확대해 왔다. 문건에 따르면, 2006년도에 그들은 사업 분야를 확대해 자칭 ”임의 포트폴리오 관리(DPM)”이라는 형태로 일부 고객에 대해 재무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의 사내 자산관리팀이 2007년 중반부터 2015년 중반까지 담당한 거래만 무려 4,700건 이상이고, 거래 규모는 최소 12억 달러에 이른다.

이 사내 자산관리팀은 자금 세탁 조사 대상에 오른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 등 여러 은행과 거래를 했다.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의 경우 2015년 미 재무부 보고서에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 혐의가 보고되었고, 도이체 방크 스위스 지점의 모기업은 러시아 고객의 자금 세탁 혐의로 영국과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미 재무부는 안도라 프라이빗 뱅크에 대해 “당 은행의 운영 방식이 이제 미국의 금융 시스템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2016년 2월 19일 그 혐의를 철회했다.

기밀 정보 보호 서비스 출시!

모색 폰세카는 도이체 방크를 비롯해 HSBC, 소시에떼 제내럴, 크레딧 스위스, USB, 코메르츠뱅크 등 세계적인 주요 금융기관과 거래를 하고 있으며 이들 은행의 고객에게 조세 당국과 사법 당국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를 갖춘 기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자신들이 기업 소유주의 신분 은폐에 용이한 기업 구조를 제공한다는 혐의는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일축했다. 소시에떼 제네럴과 크레딧 스위스는 자신들은 납세 의무 준수를 중시하고, 불법 행위와 자금 세탁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레딧 스위스는 2013년부터 개인 고객의 납세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고객은 은행과의 거래 관계를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뉴욕 HSBC의 랍 셔면 대변인은 “이러한 의혹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20여년 전에도 있었고, HSBC의 최근 개혁 조치 이전에도 유사한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USB는, 거래 요청을 한 모든 기업 소유주의 신분을 파악하고 있으며 매우 엄격한 자금 세탁 방지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이체 방크는 미국 시민의 탈세를 지원한 스위스 은행에 대한 조사와 관련하여 불기소 합의를 하는 대신 3,10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2015년 11월 24일에 미국 사법부와 합의했다. 코메르츠뱅크는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색 폰세카는 자사가 설립한 익명 회사의 계좌 실소유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차명 이사 (nominee directors)를 내세우고 있다. 즉, 이들이 실소유자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고객이 얼마를 지불하는가에 따라 더 많은 관련 회사와 비밀주의 지역(secrecy jurisdictions)이 제공되기 때문에 당국의 실소유자 추적은 더욱 까다로워 진다.

모색 폰세카의 서비스 상품 중에는 사단법인 설립 대행 서비스가 있다. 파나마의 경우 사단법인은 조세 감면 대상일 뿐만 아니라 재단명과 수혜자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문건에서는 고객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경우 문서를 변경하고 소급하거나 고객으로 하여금 파나마에 재단을 설립해 일단은 세계 자연기금(WWF) 같은 비영리 단체를 수혜 기관으로 등록한 뒤 이후 임의로 수혜 대상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도 확인되었다.

문서의 날짜 소급은 비일 비재한 업계 관행이다. 모색 폰세카 역시 실제 기록일 이전에 날짜를 기록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불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한 사례를 보면, 모색 폰세카는 뉴욕에 사는 한 작가가 미 국세청(IRS)을 피해 100만 달러를 은닉할 수 있도록 바지 사장을 알선해 주었고, 이 바지 사장은 건지섬(Guernsey) HSBC은행 투자 계좌의 소유자 행세를 했다.

모색 폰세카는 ICJI에 제공한 서면 답변서에 “은행을 속이기 위해 수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명수배

대외적으로 모색 폰세카는 “당사 고객의 합법성(legitimacy) 검증을 위해 철저한 실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부패 정치인, 범법자, 그 외 수상한 인물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부 자료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ICJI의 분석 결과 모색 폰세카는 테러, 마약 밀거래와의 연계성이 있거나 북한, 이란 등 불량 국가를 지원한 이유로 미국 당국의 블랙 리스트에 올라 있는 최소 33개 기업 및 개인과 함께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색 폰세카는 “불법 행위를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일”은 없으며 제재 대상 정부와 거래하는 개인이 “우리 회사들을 악용하는 것을 고의적으로 묵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우 고객을 조사할 의무는 모색 폰세카가 아니라 그들과 페이퍼 컴퍼니 소유주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은행, 법률 회사, 금융 중개 기관 등에 있다.

모색 폰세카는 기존의 고객이 설령 범법자로 밝혀져도 돈이 되는 고객이면 절대 놓치지 않기 위해서 계산기를 두드리곤 한 것으로 밝혀 졌다. 허술한 절차로 인해 자신들의 누구와 거래를 하는지도 모른 채 블랙 리스트에 오른 개인이나 의심스러운 의뢰인을 걸러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한때 과달라하라 마약 조직 (멕시코)의 두목이었던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와 관련된 모색 폰세카의 행동은 분명 “두려움”이라는 본능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카로 퀸테로(Rafael Caro Quintero)는 미국 마약 수사국 소속 요원인 엔리케 카마레나를 납치해서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1985년 코스타리카에서 체포됐다. 퀸테로는 본국인 멕시코로 인도되어 1989년 징역 40년 형을 받았다. 멕시코 정부는 모색 폰세카가 설립해준 페이퍼 컴퍼니 소유의 자산은 물론이고 퀸테로의 모든 재산을 몰수해 코스타리카 정부에게 인계했고, 그 재산은 코스타리카의 올림픽 위원회로 전달됐다. 문건에 따르면, 2005년 3월 코스타리카 올림픽 위원회는 모색 폰세카측에 유령회사에 대한 소유권 정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모색은, 이는 주주들이 결정할 사항이며 자신들은 실제 주주에 대한 사항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그 요청을 거절했다.

그러나,모색 폰세카 직원이 작성한 이메일에는 “마약왕 라페엘 카로 퀸테로가 그 회사의 실소유주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이 있었다. 사실 그 회사에 이사로 등재된 3명 중에는 모색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도, 모색은 퀸테로의 미움을 살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한 이메일에 “퀸테로에 비하면 파블로 에스코바(Pablo Escobar)는 아이들 장난 이었다”라고 비유하면서 “출소한 퀸테로의 보복 대상이 되고 싶지 않다”고 심정을 밝혔다. 결국, 모색 폰세카는 퀸테로의 페이퍼 컴퍼니의 대리인 자격을 포기했다. 절차상의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 정부가 퀸테로를 석방했다. 그는 2013년 출소 직후 곧바로 자취를 감춘 뒤 현재 도피 중에 있으며 인터폴의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라 있다.

고객 정보 철통 보안!

악명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음에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는 세간의 이목을 정말 잘 피해 왔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런 점을 들어 2012년도 기사에 MF를 “철통 보안을 자랑하는” 기업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2012년 7월 모색 폰세카는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 기업 Mrcatrade S.A을 고용했다. 두 회사 사이의 계약은 온라인상에서 영어와 스페인어 키워드 12개와 관련된 부정적인 자동 검색어를 삭제하는 방법을 통해 모색 폰세카의 이미지를 세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자금 세탁, 세탁 활동, 조세 회피,, 범죄, 무기 밀거래, 스캔들) 이어서 모색 폰세카는 아르헨티나, 인도네시아, 루마니아의 독재자나 유니온카바이드(Union Carbide, 인도 보팔 사고 책임 회사) 같은 문제 기업들의 PR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 홍보 업체 버슨 마스텔러(Brson-Marsteller)와도 손을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PR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색 폰세카의 사업 행태에 대한 국가별 대응은 강화되는 추세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규제 당국은 2012년과 2013에 모색 폰세카에 대해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부과했다. 여기에는 “고위험” 의뢰인(축출된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의 장남 알라라 무바락(Alaa Mubarak)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데 대한 과징금 37,500 달러도 포함된다.

독일 당국의 경우 2015년 2월에 프랑크푸르트의 코메르츠뱅크 사무실과 관련자 자택에 대해 몇차례의 압수 수색을 실시했다. 당시, 독일 일간지 쥬트도이체 차이퉁은 독일 당국이 룩셈부르크 인근 코메르츠뱅크 지점의 탈세를 도운 혐의로 모색 폰세카 직원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색 폰세카는 2016년 초 브라질의 이른바 ‘세차작전 (Operation Car Wash)’으로 불리는 남미 최대의 비리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뇌물 및 자금 세탁 조사 대상 중 한 곳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브라질 기업들이 담합을 통해 나눠먹기식으로 국영 석유 기업 페트로브라스와 계약을 체결했고, 그 과정에서 금액을 부풀린 뒤 그 수익으로 정치인과 경영진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자신들의 부를 축척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라질 검찰은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가 유령회사를 설립해 이번 사건 관련자들이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1월 열린 기자 회견에서 검찰은 모색 폰세카를 ‘거대 자금 세탁 기업(big mony laudnder)’이라 특정하면서, 자금 세탁과 문서 은폐 및 폐기에 연루된 모색 폰세카의 브라질 지사 직원 5명에 대한 형사 고발 조치가 취해 졌다고 발표했다.

모색 폰세카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모색폰세카 브라질 지사는 현지 독립 법인(franchise)의 성격을 띄고 있으며, 모색 폰세카 본사는 파나마 내에서만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으므로, 아무런 책임 소지가 없는 문제에 자신들이 연루되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논리는 그들이 라스베가스 소송과 관련해 주장한 것과 유사했다.

최근 판결이 난 라스베가스 소송의 발단은 거물급 헤지 펀드 매니저이자 억만장자 투자가인 폴 싱어(Paul Singer)의 NML Capital이라는 회사었다. 폴 싱어는 미 공화당의 큰손 기부자로 더 잘 알려 진 인물이다. 라스베가스 소송에서 모섹폰세카가 피고소인이었던 것 아니다. 하지만 NML Capital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두 명의 전직 아르헨티나 대통령인 네스토 키르츠네르((Nestor Kirchner),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Cristina Fernandez)와 친분이 있는 기업인 라바로 바에즈(Lazaro Baez)를 통해 설립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이에 따라 법원은 모색 폰세카에게 해당 회사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ICIJ가 입수한 내부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파나마에 있는 모색 폰세카 본사 직원들은 서둘러 본사와 네바다 지점의 관계를 나타내는 증거를 은폐하거나 폐기했다. 라스베가스 소송이 압수 수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네바다 지점의 매니저 패트리시아 아무네테구이(Patricia Amunategui)의 증인 채택 가능성 또한 모색 폰세카 본사가 우려했던 부분이었다. 한 관계자는 이메일에서, “본사는 아무네테구이가 우리와 파트너로서 비즈니스 관계는 맺고 있으나 종속관계는 없는, 미국 소재 회사의 책임자 행세를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모색 폰세카 관계자들은 그녀가 “그 정도로 요령은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모색 폰세카의 IT 매니저가 작성한 문서에는 IT 팀원들이 아무네테구이는 “우리가 옆에서 짚어 주지 않으면 기본적인 감사조차 통과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우리가 알려 준 것을 잊어버리고 긴장해 버릴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확신시키되 될지도 모른다”며 걱정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캠 페렌바흐(Cam Ferenbach) 치안판사는 네바다 지점과 선을 그으려는모색 폰세카 본사의 시도를 묵살했다. 페렌바흐 판사는 네바다 매니저 아무네테구이의 고용계약서에 모사크와 폰세카의 서명이 있고, 그녀에게 “지시를 내린 사람”은 파나마에서 거주하고 근무하는 본사 직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판사는 판결문에 “모색 폰세카는 네바다 지사의 홈페이지에 ‘M.F. Corporate Services’의 서비스를 자사의 서비스로 광고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2015년 3월, 페렌바흐 판사는 모색 폰세카와 모섹 폰세카 네바다 지점이 같은 회사라고 판결했다.

※ 기사 원문 보기(영어)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상암동… 복직한 동료들과 함께 공영방송 정상화 첫 걸음 떼다

아침 8시 상암동 MBC 사옥 앞. MBC 구성원들이 레드카페트를 까느라 분주했다. 5년 만에 회사로 돌아오는 해직 언론인 6명의 첫 출근길을 환영하기 위해서다. 영하 7도의 매서운 추위였지만 수 백명이 레드카페트 앞에 도열해 복직하는 동료들을 기다렸다.

30분 뒤 복직자들이 도착했다. 복막암으로 투병 중인 이용마 기자도 휠체어에 의지해 5년 만의 출근길에 함께 했다.

이들은 MBC 구성원들이 마련한 약식 환영행사에서 오랫동안 기다려 준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대표 공영방송 재건을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2017121101_01

정영하 정책기획부장은 “6명이 온전히 같이 서 있게 돼서 기쁘다”면서 “걱정도 많았고 염려도 많았지만, 이 자리에서 이렇게 나와서 우리를 반겨준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복직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는 18일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로 내정된 박성호 앵커는 “해직 뒤 혼자라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은 여기 있는 여러분과 우리를 응원하고 지지해준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회사로 돌아왔다”면서 “관심과 응원이 얼마나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지 직접 느꼈기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지웅 피디는 “정년 퇴임까지 십여 년 남았는데 분골쇄신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박성제 취재센터장은 “해직 언론인들이 돌아가서 이제 MBC가 제대로 할 것이라고 기대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최승호 사장은 “절대 잊어선 안 될 것은 우리의 승리에 국민의 가호가 있었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민이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항상 품고 방송으로 우리의 마음을 표출하고 마침내 MBC가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이용마 기자는 “지금도 자신들의 억울한 목소리를 아무리 외쳐대도 이 사회에 반영되지 못해서 고통 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우리들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그 분들의 목소리를 우리가 담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광화문… 얼어붙은 거리 위에서 공영방송 정상화 외치다

한편 고대영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 새노조)의 파업은 오늘 자정을 기해 100일 째에 접어든다.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과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5일 째 단식 중이다.

지난달 24일 감사원은 KBS 일부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사적인 용도로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하고, 이사 10인에 대해 업무추진비와 사적사용 규모 등 비위의 경중을 고려해 해임건의 또는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 적정한 인사조치를 마련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건의했다.

2017121101_02

성재호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지 보름이 지났는데도 아무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 건 방통위의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또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에서 MBC보다 KBS가 많이 뒤쳐져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 9년 동안의 적폐와 부역세력들을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하루 빨리 서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파가 몰아치는 광화문광장, 성재호 위원장의 단식 텐트 바깥 쪽에서는 KBS 새노조 조합원들의 릴레이 발언이 150시간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다.


취재 : 신동윤
촬영 : 오준식
편집 : 박서영

월, 2017/12/11- 18:30
10,574
0

중국 상용비자용 초청장을 발급하던 중국 여행사가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해 중국을 사업상 방문하려는 여행자들에게 큰 불편이 일어나고 있다. 사드(THAAD)배치 결정으로 인한 중국 당국의 보복 조치가 아닌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무발국제여행사유한책임공사(이하 무발여행사) 한국 영업소는 오늘(8월3일) 오전 비자발급 대행업무를 맡아오던 국내 여행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오늘부로 초청장 발급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 상용비자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중국측 업체의 초청장을 첨부하거나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야 했다. 중국 현지에 공식적인 협력사가 있는 경우는 해당 협력사가 발행한 초청장을 첨부했지만 마땅한 중국 협력사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는 비자발급 대행업체를 통해 무발여행사가 발급하는 초청장을 첨부해 왔다.

무발여행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 기관으로 국내에 사업소를 두고 상용비자 초청장 업무를 독점해왔다.

그러나 이번 무발여행사의 초청장 발급 중단 조치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경우 비자 신청에 큰 불편을 겪게 됐다. 뿐만 아니라 상용비자 발급 서비스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받아온 국내 여행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비자발급 대행사인 H 여행사 관계자는 무발여행사 측이 전화를 걸어와 “중국 정부의 정책 변경으로 더 이상 업무를 할 수 없게 됐다”며 “초청장 발급 계약을 파기하고 보증금을 환불해주겠다”고 밝혔다면서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라 사업소를 철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초청장 제도가 일부 바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지난 5월에 사전 공지가 있었다”면서 이번 조치는 사전 통지 없이 매우 급작스럽게 이뤄져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면서 덧붙였다.

또 다른 비자발급 대행사인 M 여행사 관계자는 “이제 상용비자를 신청하려면 신청자가 직접 중국 업체가 제공하는 초청장을 가져와야 한다”면서 “일반인들의 경우 초청장 발급 업무를 직접 하기 힘들기 때문에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무발여행사 관계자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초청장 발급 업무가 중단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 대사관의 지시”라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대사관이 중단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 측은 중국 대사관 영사부가 상용비자 발급 중단 공문을 여행사에 보냈다는 일부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비자발급 업무에 대해 어떤 공지도 보낸 사실이 없으며 평소와 같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발여행사에 초청장 발급 중단을 지시했는지에 대해선 “자신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상용비자 초청장 발급의 갑작스런 중단 조치가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비자발급 대행업체인 J 여행사 관계자는 “업계 모두 진행하던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영사서비스과는 “무발여행사가 초청장 발급을 중단하게 된 것은 주한 중국 대사관과는 무관한 것으로 업체 내부에 문제가 발생해 중국 정부로부터 자격정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업체가 다른 업체를 초청장 발급사로 지정할 지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밝혀 중국 상용비자를 받으려는 한국인의 경우 상당 기간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 2016/08/03- 18:00
1,338
0

민중총궐기 ‘해외 홍보 1등 공신’은 박근혜 대통령

12월 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에는 기상천외한 복면들이 총 출동했다. 각시탈, 하회탈, 각종 슈퍼히어로와 닭복면까지, 노동법 개악 반대와 국정교과서 반대를 요구하는 5만여 명의 시민들 중 상당수는 저마다 준비한 복면을 착용했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 등장한 갖가지 복면들.

 

박근혜 대통령 때문이었다. 복면을 쓴 집회 참여자를 테러집단 IS와 비교한 박근혜 대통령의 11월 24일 국무회의 발언이 시민들을 자극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한국특파원은 “한국 대통령이 복면 쓴 시위대를 IS에 비교했다. 정말(Really)”이라는 트윗을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이 놀랍다는 것인지, 아니면 비웃는 것인지 모를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특파원 알라스테어 게일 기자의 트윗

 

외신 보도도 쏱아져 나왔다. BBC,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를 자세히 보도하면서 가면을 쓴 한국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그리고 자국 시위대를 테러집단과 비교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도 빠뜨리지 않고 소개했다.

구글에서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개가 넘는 외신 기사를 찾을 수 있다. 기사 가치도 있었겠지만 1차 총궐기에 비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물리적 충돌도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렇게 외신들이 2차 총궐기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른바 ‘그림이 되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민중총궐기를 해외에 홍보한 1등 공신이 된 셈이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 구글에서 12월 5일 한국의 민중총궐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면 200여 건이 나온다. 대부분 복면을 쓴 시위대의 모습을 사진으로 실었다.

 

박근혜 정부의 ‘표현의 자유’ 억압…외신 통해 국제 망신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집회 소식을 전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례들을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의 한 가게에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는 이유로 경찰들이 대거 출동해 과잉 대응한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포스터에는 박근혜 대통령 그림과 ‘독재자의 딸’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가게 주인 황 씨와 같이 분노한 시민들이 대거 거리로 나섰다고 보도했다.

2015121004_04

BBC는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 강행 방침에 대한 심층 보도를 했다. BBC 한국 특파원 스티브 에반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는 배경에는 아버지 박정희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에서는 업적만 있을 뿐 과오는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으며, 그게 박근혜 대통령이 원하는 역사 교과서의 모습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BBC의 스티브 에반스 기자는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소개한 뒤 결론적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토대가 얼마나 튼튼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2015121004_05

2015121004_06

이례적인 외신들의 한국 비판…한국정부는 부적절한 대응

BBC가 보도를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에 의문을 제기한 것은, 최근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뉴욕타임즈의 사설과 맥을 같이 한다. 뉴욕타임즈는 11월 19일 사설을 통해 “한국의 민주적 자유를 후퇴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도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SNS와 인터넷 상의 반대와 비판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121004_07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가 독재국가나, 미국과 전쟁 상태에 있는 국가, 민주주의가 완전히 말살된 국가가 아닌 특정 국가에 대해서 비판적 사설을 쓰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고 있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12월 1일 일 미국 시사주간지 더네이션도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게재했다. “한국에서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있다“는 제목이다. 그러자 뉴욕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가 더네이션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에 대해 항의했고, 기사를 쓴 팀 셔록 기자는 이 사실을 페이스북에 폭로해 버렸다.

2015121004_08

팀 셔록은 뉴스타파와 통화에서 한국 정부가 “도를 넘어선 (over the top) 일”, “선을 넘어선 (cross the line) 일”을 벌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기사의 사실 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부정확한 부분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한국) 정부는 그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전화는) 일종의 위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 2015/12/10- 19:03
1,310
0

수사기관이 박근혜 대통령를 비판·풍자하는 행위에 대해 잇달아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대통령이 명예훼손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법적 논란이 있는데도 검경이 앞장서서 대통령을 풍자한 시민들을 체포하거나 기소하고 있는 것이다.

‘독재자의 딸’ 포스터 붙이자 경찰 7명 우르르…목공소 주인 황연주

서울 마포구 구수동에서 목공소를 운영하는 황연주 씨는 지난 1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인쇄물을 가게 유리창에 붙였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 인쇄물은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함께 ‘독재자의 딸’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A4 크기 포스터로,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가하자는 내용이다.

 

경찰이 황 씨의 가게에 나타난 것은 11월 28일. 인쇄물 내용을 탐탁지 않게 여긴 인근 주민의 신고 직후 순찰차 2대와 형사 승합차 1대가 차례로 도착했다. 신수지구대와 마포경찰서에서 최소 7명의 경찰관이 출동했다고 한다.

황 씨에 따르면, 경찰은 영장 제시 없이 목공소 안으로 들어와 창문에 붙은 인쇄물을 임의로 떼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의 소지가 높다는 이유였다. 황 씨가 해당 인쇄물이 왜 명예훼손이 되느냐며 항의하자 경찰은 황 씨에게 “독재자의 딸이라는 근거를 대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당시 현장을 촬영한 뉴스타파 영상을 통해 확인됐다.

2015121002_02

신수지구대 측은 7명 이상의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출동한 이유를 묻자 담당자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또 경찰관이 사유지에 들어와 임의로 인쇄물을 떼어낸 행위에 대해선 “올해 상반기 지구대 관할 지역에서 (대통령을 비판하는) 유인물이 뿌려진 일 때문에 직원들이 고생을 했다.직원들이 그런 맥락으로 (이번 신고를) 이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포경찰서 측은 취재진에게 “대통령 비판 전단지 배포가 있은 이후 경찰청과 지방청에서 내려온 지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에 따르면 황 씨와 같이 인쇄물을 길거리나 유리창에 붙인 행위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게 마포서의 해석이다. 당시 마포서 형사까지 현장에 출동한 이유에 대해서는 “VIP(대통령) 관련 사안은 본청과 서울청에 보고되는 중요 사안”이며 “지구대에 접수된 중요 사안을 형사가 다시 확인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 씨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개사료’ 풍자극에 7개월 간 구속 중 – 환경운동가 박성수 씨

지난 10년 간 강정·밀양·진도 등 전국 각지를 돌며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해온 이른바 ‘둥글이’ 박성수 씨. 약자를 대변하고 권력을 풍자하는 그의 영상은 누리꾼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박 씨는 박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현재 7개월째 대구구치소에 갇혀 있다.

2015121002_03

지난 2월 박 씨가 만들어 배포한 한 전단지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이 전단지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을 비롯해 △18대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청와대의 채동욱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 △정윤회 씨의 딸 국가대표 선발 특혜 의혹 등이 담겼다.

지난 2월 대구에 사는 박 씨의 지인 변홍철 씨는 새누리당 대구시당 당사 앞에서 이 전단지를 뿌리고 ‘인증샷’을 찍는 전단지 배포 행위극을 펼쳤다. 전단지의 내용을 본 인근 주민이 현장에서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즉각 수사에 들어갔다.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그 정도 행위극은 얼마든지 용인될 것이라고 믿었던 변 씨의 생각과는 달리 경찰은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박 씨와 변 씨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는 한편, 탐문 수사와 계좌 추적도 강도 높게 진행했다. 변 씨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변 씨가 활동했던 지역 연대단체(청도 345kV 송전탑반대대책위)의 계좌 내역까지 조회했다. 당시 경찰은 박 씨의 후원금 1만원을 추적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변호인 측은 “제주·군산·광주 등 각지에서 벌어진 비슷한 행위극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안”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고소가 없었음에도 (경찰이) 수사에 들어간 것은 기존 수사 관행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2015121002_04

박성수 씨는 이 같은 경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해 미리 준비한 개사료를 경찰서와 검찰청에 뿌리는 개사료 행위극을 이어가다가 결국 지난 4월 대검찰청 앞에서 현장 체포됐다. 검찰은 박 씨가 제작한 전단지와 SNS 상에 올린 글을 근거로 형법상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박 씨의 법률 대리인인 류제모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박 씨에게 불리한 이례적인 조치들이 연이어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류 변호사는 박 씨가 흉악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나 검경을 풍자한 것 뿐인데도 재판부가 재판 기일을 지나치게 길게 잡아 박 씨의 구치소 수감 기간도 필요 이상 길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형사 소송법상 판결 전 구속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한정돼 있지만, 박 씨의 경우 2건의 집시법 위반 혐의가 재판 과정에 추가되면서 구속 기간이 7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지난 11월 24일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박 씨에게 징역 3년(집시법 위반 2건 포함)을 구형했다. 이 역시 통상적인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사례를 찾기 힘든 구형량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그래서 검찰의 구형량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데 대한 ‘괘씸죄’가 적용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부장판사 김태규)은 12월 22일 박 씨에 대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목, 2015/12/10- 19:17
1,291
0

“00으로 보는 대한민국의 역사”가 유행한 적이 있다. 특정한 주제나 소재를 프리즘 삼아 그 사회와 역사를 반추해보는 것이다. 훈장은 국가와 민족에 헌신한 이에게 바치는 최고의 영예이다.

▲ 대한민국 훈장, 건국훈장 등 모두 12개 종류의 훈장이 있다.

▲ 대한민국 훈장, 건국훈장 등 모두 12개 종류의 훈장이 있다.

1948년 정부수립 이후 지난 68년 동안 대한민국이 수여한 훈장 건수는 모두 72만 건에 이른다. 전체 훈장 기록을 통해 바라본 대한민국 역사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4개월 동안 대한민국 서훈 72만 건 내역 분석

뉴스타파는 지난 넉 달 동안 대한민국의 전체 서훈 72만 건의 상세 내역을 샅샅이 찾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6천여 명을 새롭게 조사했다. 자료 조사와 현장 취재를 병행했다. 지난 4개월 동안 진행된 뉴스타파의 훈장 취재는 이런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대한민국 훈장의 역사는 독립운동과 민주이념 등 헌법 정신을 잘 구현하고 있는가?”

“친일파에게 가장 많은 훈장을 수여한 대통령은 누구일까? 그리고 왜 줬을까?”

“이른바 ‘셀프 훈장’을 가장 많이 받은 대통령은 누구일까? 그리고 몇 개나 받았을까?”

“왜 지금까지 정부는 훈장의 서훈 내역을 비공개해왔을까?”

▲ 지난 5월부터 뉴스타파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여러 차례 회의와 공동 분석을 진행하며, 서훈 72만 건을 취재했다.

▲ 지난 5월부터 뉴스타파는 민족문제연구소와 여러 차례 회의와 공동 분석을 진행하며, 서훈 72만 건을 취재했다.

뉴스타파는 220명 넘는 친일 인사들이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에서 4백 건 넘는 훈장을 받은 사실을 찾아냈다. 이 작업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했다. 대한민국 서훈 72만 건과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와 민족문제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를 교차 분석한 결과다.

200명 넘는 친일인사, 대한민국 훈장 400건 받아

친일인사들에게 수여된 상훈의 전모를 확인해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체 명단은 뉴스타파 특별기획 ‘훈장과 권력’ 4부작 다큐멘터리와 뉴스타파 웹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국가 서훈자 명단에는 악질 친일경찰 노덕술도 있다. 뉴스타파는 그가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3개의 훈장을 받는 기록을 최초로 확인한 것이다. 노덕술은 일제로부터 훈7등 서보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지만, 해방 후 대한민국 정부의 훈장을 받은 사실은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또 A급 친일파에다 반민특위 1호로 체포된 박흥식도, 동족을 배반한 대가로 일제로부터 귀족 작위를 받은 민영휘도 각각 1977년과 1964년에 훈장을 받는다.

친일인사 훈장 수여, 박정희와 이승만 집권 시기에 집중

친일인사들에 대한 서훈은 이승만과 박정희 집권 기간에 집중됐다. 훈장 수여는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두 통치자가 친일인사들에게 무더기로 훈장을 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친일인사들은 훈장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했을까?

▲ 청남대에 세워져 있는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

▲ 청남대에 세워져 있는 이승만과 박정희 동상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 훈포장 잔치도 추적

뉴스타파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반민주 행위자들의 서훈 내역도 확인했다.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권력을 찬탈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신군부 세력들의 훈장 잔치는 상상을 초월했다. 이들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훈장을 수여한 행위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 12.12 군사반란 직후 촬영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의 단체 사진, 사진에 등장하는 신군부 34명이 받은 102개의 서훈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 12.12 군사반란 직후 촬영된 전두환 등 신군부 세력의 단체 사진, 사진에 등장하는 신군부 34명이 받은 102개의 서훈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자료를 추적하고, 당사자와의 만남도 시도 했다. 지난 4개월의 취재 과정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반민족행위와, 군사독재 하수인들의 뻔뻔한 민낯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훈장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굴곡진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KBS가 못한 훈장 데이터 분석, 뉴스타에서 풀어내

당초 훈장 취재의 시작은 KBS였다. 지난해 1월 KBS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정부를 상대로 3년 간의 소송 등을 통해 서훈 기록 72만 건 전체를 최초로 입수했다. 그러나 KBS 간부들의 반대에 막혔다. KBS 기자들은 지난해 광복70년 특집으로 훈장의 역사를 다룬 프로그램을 보도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일부 내용만 나갔고 친일과 훈장 등 핵심 내용에 대한 방송 일정은 기약 없이 밀렸다.

“훈장과 권력” 7월 28일부터 4주 연속 방송

결국 KBS에서 훈장 취재를 맡았던 기자가 올해 2월 뉴스타파로 이직하면서 뉴스타파에 훈장 전담 취재팀이 꾸려졌다. 그리고 행안부가 공개한 60여만 건의 데이터와 뉴스타파가 자체 수집한 자료, 민족문제연구소와의 공동 분석한 결과물 등을 토대로 대한민국 훈장 데이터를 새롭게 구축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는 해방71년 특별기획으로 준비한 “훈장과 권력” 4부작을 7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매주 목요일 4주 연속 방송할 예정이다.

7월 28일 첫 방송으로 나갈 1부 ‘민주 없는 훈장’ 편에서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독재세력에겐 관대했고, 민주인사들에게는 인색했던 대한민국의 서훈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2,3부 ‘친일 훈장’ 편에서는 대한민국 훈장을 받은 친일인사들의 전체 명단을 처음으로 확인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 4부 ‘훈장의 수사학’ 편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이 서훈 행위를 통치의 수단으로 활용했던 이면과 각 훈장의 의미를 분석한 결과를 담아낼 예정이다.


공동기획 : 민족문제연구소
취재 최문호, 박중석, 송원근, 조현미
촬영 최형석, 정형민
데이터 최윤원, 김강민, 이보람, 연다혜
CG 정동우
편집 정지성, 박서영

월, 2016/07/25- 18:46
1,192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