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터지면 무조건 언론사로 달려 들어가려는 식인데, 이런 곳에서 무슨 언론의 자유를 말할 수 있나”
지난 26일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수사기관이 취재원 등을 알기 위해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행위를 비판하며 취재원 보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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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서경원 평민당 의원 방북 사건 보도와 관련 경찰들이 해머를 들고 한겨레 신문사 양평도 사옥을 압수수색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또 2003년에는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관련 보도에 대해 SBS를, 2008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 검찰은 MBC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언론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지난 2014년 세계일보의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설이 나오기도 했다.
최 교수는 “정부와 권력기관에 대한 언론의 취재와 프로그램 제작 활동이 국가 공권력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면 언론의 감시기능은 약화 된다”며 “결국 국민의 알권리가 심각하게 타격을 받게 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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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역시 “취재원을 제대로 보호해 주지 않으면 누가 제보를 할 것이며, 그러면 과연 권력에 대한 감시가 가능한가”라며 “유럽과 미국은 이미 100여 년 전에 취재원 보호 등에 대한 장치들이 마련됐는데 지금 우리는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조준상 KBS이사는 “2014년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됐지만, 공익신고자나 내부고발자의 고발 창구가 국민권익위나 수사기관으로 한정되는 기이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며 “언론을 통한 공익신고나 내부고발을 활성화시키는 법적 보호 장치가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허윤 변호사는 법적 미비로 인해 ‘언론자유’까지 흔들어 대는 고소인들의 사례를 제기하기도 했다. 언론 보도의 진실성 입증하기 위해 제보자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거나 통화 일시 내용 경위 장소를 밝히라고 요구하거나 취재원으로 추측되는 이들을 만나 사실을 모두 확인했으나 언론사는 취재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논리를 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윤 변호사는 “고소한 이가 그 기사가 허위 사실을 입증해야 하지만 법원은 일정부분 언론사에 입증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것은 법적 제도적 장치가 없기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건국 초기인 1896년 메릴랜드주에서 최초로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방패법’을 만들었다.현재 36개 주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언론인들이 취재원에 대한 정보와 취재내용 공개 거부를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프랑스는 1881년 언론의 자유에 관한 법에서 취재원 보장을 개념화했고, 2010년 1월 ‘언론인의 취재원 보호에 관한 법’을 만들었다. 독일은 신문과 방송 기자들이 취재원을 밝히지 않아되는 ‘증언 거부권’을 기본법과 민사 형사소송법에서 인정하고 있고, 언론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유럽 인권법원 역시 일관되게 표현의 자유가 민주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조건에 해당돼 취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면 저널리스트의 감시기능이 심각하게 훼손된다는 입장의 판결을 내리고 있다. 단 언론인들의 권리를 배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공익에 있어서 압도적인 요건을 증명해야 한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언론인은 공표사항의 제보자 등의 신원이나 공표내용의 기초가 된 사실에 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 ‘내용에 기초가 된 사실을 확인 또는 수사할 목적으로 압수 수색할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한 언론기본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 법은 언론의 검열과 등록취소를 규정한 심각한 독소조항이 있어 1987년 폐지가 됐다. 이후 취재원 보호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입법까지 이르지 못했다.
배재정 의원은 헌법상의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취재원 보호를 위한 주요 원칙, 압수 수색 및 증언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취재원 보호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점환 문화체육관광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취재원 보호법 제정은 우리나라의 법규, 언론환경 및 법익 형량 등의 제반사정을 감안하여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언론의 자유 확보에 중요한 취재원 보호의 가치가 일부 잘못된 언론 보도행태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혹시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적으로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배재정 의원, 김태년 의원 그리고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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