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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이 봄, 경주 어때? 활동가 엠티는 역시 인증샷이 제 맛이지

수, 2015/04/01- 14:27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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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송뽀송하고도 생기 발랄한 새로운 활동가 2명이 여성환경연대와 함께한지 어언 한 달이 지났습니다(짝짝짝). 슬금슬금 따뜻해지는 봄기운에 봄처자들 심장이 살랑살랑을 넘어 벌렁벌렁해지기 시작하는 3월, 새로운 만남을 격하게 환영하기 위해 신입활동가 엠티MT를 다녀왔습니다. 음…어디 갈까? 어디 가고 싶은데 있나? 경주 어때? 봄꽃과 자전거? 좋은데? 거기 월성 1호기도 완전 가까운데? 그럼 가서 인증샷도 찍을까? 결국 우린 엠티를 가도 활동가스럽군ㅋㅋㅋㅋ 이렇게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이어진 대화로 목적지는 경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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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들이 떴다!

월성 핵발전소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및 양북면 봉길리에 위치해 있는데요. 2015년 현재 5기의 상업용 원자로가 가동 중이라고 합니다. 그 중 월성1호기는 1982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해서 30년 수명이 다한 노후원전인데요. 5년째 수명연장을 심사하다가 지난 2월 27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강행 처리로 수명연장 허가 결정이 났습니다. 안전성 평가 기준도 충족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도 이루어지지 않는 등 문제와 허점이 많은 결정이었습니다. (현재는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 취소 소송을 요구하는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국민 누구나 원고로 참여할 수 있답니다. 자세히 보기 클릭)

경주에 딱 도착하자 시내 곳곳에 나부끼는 현수막 응? 원자력해체기술연구원? 저건 뭐지… 하고 찾아보니 원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정체 모를 곳이라고 하네요. 2021년 까지 총 1500억 원 정도의 사업비가 투자된다고 해서 한 때 경주관내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찬성 서명을 동원 해 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경주현수막

경주는 국보인 첨성대, 감은사지, 세계문화유산인 불국사와 석굴암 등 다양한 역사적 유산이 보존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문화재가 월성 핵발전소와 얼마나 가까운지 직접 뛰어다니면서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요렇게!

경주지도사진

경주시청을 포함해 방문했던 유적지는 모두 월성 핵발전소(한국원자력환경공단월성센터 기준)로부터 반경 30km 안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심지어 문무대왕릉이나 감은사지는 2km 이내로 자전거 타고 슝슝 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지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에서 배웠듯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지역이 바로 직접영향권인 반경 30km 이내인데요. 월성 핵발전소로부터 30km에는 후쿠시마 17만명의 약 9배에 해당하는 127만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경주시, 포항시, 울산시(북구, 중구, 남구, 동구)가 바로 이 영향권 안에 있는 도시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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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인근을 돌아보다보니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라는 이름으로는 뭐 하는 곳인지 좀처럼 추측하기 어려운 애매모호한 곳이 있었는데요. 그냥 쓰윽 듣기에는 매우 친환경적이고 훌륭한 관리센터(?)일 것 같지만 실체를 알아보니 바로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하는 시설이었습니다. 방사물 폐기물이라는 단어가 주는 위험도는 쏙 빼고 공식 명칭을 2008년에 변경했다고 하는데요. 그런다고 있던 위험이 사라지는 것도 아닐텐데. 실제 이 곳은 중/저준위 방사성만을 폐기 처분하는 곳입니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핵발전소가 계속 가동되면서 생겨나는 쓰레기인 셈인데요. 한국은 1986년부터 임시저장시설이 포화상태에 임박하면서 영덕, 영월, 안면도, 굴업도 등 부지 확보를 시도하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쳐 실패 한 이후, 사용후핵연료를 배재하고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시설을 우선 건설하기로 하면서 2005년 경주시 유치가 확정되어 건설된 곳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여러가지 논쟁이 많았으나 결국 2014년에 완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방폐장 인근 지역에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 발견 되면서 위험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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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해변가에서도 이렇게 가까운 핵발전소! 4기가 뚜렷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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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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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주변으로 조금 더 가까이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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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는 황량한 공원이 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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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소 건설에 따른 지역 보상으로 한수원이 만든 공원이라고 하는데요. 도로 한 복판에 있어 누가 오지도 않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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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와 월성 핵발전소를 빙 둘러보고, 마지막으로는 수명연장에 반대하는 경주 주민들이 계신 농성장을 찾아 말씀을 들었습니다. 농성장은 월성 홍보관 앞에 위치해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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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서도 수차례 보도되기도 했었는데, 월성 인근의 주민분들은 식수로 누출되는 삼중수소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마침 당일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분들도 경주 농성장을 찾았다고 하는데요. 저희가 방문하기 전날까지는 주민 몇분이 일주일동안 단식 농성을 유지하고 계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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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자력토목공사가 뭔지 삼중수소가 나오는지 어쩐지 40년 동안이나 모르고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았으니 기가 찰 노릇이지요. 오늘 밀양 철탑 주민분들을 만났는데, 그 분들의 아픔도 알지만 참 철탑을 막겠다고 저렇게 싸우시는 어르신들이 참으로 대단하다 우리는 너무 순진했구나 싶더라구요. 여기도 주로 70-80대 주민들이 대다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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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방방곳곳을 돌며 하루 종일 들고 다녔던 현수막을 전해드리고 나오는데 발걸음이 참으로 무거웠습니다. 핵발전소에서 생산되어 송전탑을 통해 흐르는 전기. 그렇게 연결되어 있는 밀양과 경주의 사람들. 답답하지만 또 하루를 싸워내는 사람들을 만나고 기억하며, 잊지말자 후쿠시마 멈춰라 월성1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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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긴 여정을 영상으로도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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