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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다반사] #4. 얼굴 없는 동거인

지역

[희망다반사] #4. 얼굴 없는 동거인

익명 (미확인) | 목, 2017/03/23- 00:00
나는 옆집 남자의 얼굴을 모른다. 인사 한 번 해본 적 없다. 하지만 그의 여자친구 이름은 안다. 그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술버릇을 가졌는지도 알고 있다. 방음이 되지 않는 원룸의 건물 구조 때문이다. 그도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살짝 오싹해진다.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얼굴 없는 동거인’이다. 칸과 칸 사이, 분리된 듯 분리되지 않은 생활이 매일 계속된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와 번갈아 격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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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옆집 남자의 얼굴을 모른다. 인사 한 번 해본 적 없다. 하지만 그의 여자친구 이름은 안다. 그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어떤 술버릇을 가졌는지도 알고 있다. 방음이 되지 않는 원룸의 건물 구조 때문이다. 그도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살짝 오싹해진다.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얼굴 없는 동거인’이다. 칸과 칸 사이, 분리된 듯 분리되지 않은 생활이 매일 계속된다.

부실한 건물에 사는 현실이 슬프지만, 벽간소음 덕분(?)에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진부한 격언을 차치하더라도,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 사람들과 끊임없이 마주한다. 가족, 학교, 친구, 직장 등을 넘어 거리에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사람도 나와 많은 것을 공유하는 ‘사회적 동거인’인 셈이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나에게 ‘함께 사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불쾌한 일의 연속이기도 하다. 얼마 전, 건물주에게 단체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청소 아주머니가 힘들어하시니 쓰레기 분리수거에 신경 써달라는 내용이었다. 출근길 무심코 지나쳤던 건물 앞 쓰레기더미가 생각났다. 악취로 코를 틀어막았던 것도 기억났다. 마침, 실제 많은 원룸촌에서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기사가 화제였다. ‘조금만 신경 쓰면 될 텐데…’ 공중화장실에서, 극장에서, 버스정류장에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눈살을 찌푸렸던 적도 떠올랐다. 동시에 나 역시 누군가에게 알게 모르게 불쾌함을 줬을 거라 생각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나의 행동과 삶이 다른 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 더 깊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작년에 읽었던 한 책의 내용을 떠올렸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전기공급을 위해 지방 소도시에 핵발전소와 송전탑을 짓는다. 소도시 사람들은 방사능과 전자파 위험에 노출된다. 콩고의 어린아이들은 스마트폰의 배터리 원료인 코발트를 채굴하며 학대를 당한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사 먹을 수 있는 생수는 수원지 오염과 고갈, 페트병 양산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내가 누리는 생활의 많은 것들이 다른 누군가의 비합리적인 희생 위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이 누림은 당연하지도 않을뿐더러 어쩌면 불필요하거나 과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당장 내 손으로 송전탑을 없애거나 편의점의 생수를 판매 금지할 수는 없었다. 대신,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해보기로 했다. 쓰지 않는 가전제품의 플러그를 빼고, 주전자에 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사실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번거롭고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작은 행동이 모이면 누군가의 불쾌한 감정을 지우고, 또 다른 누군가의 눈물을 거둘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내가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이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우리의 삶이 누군가의 비합리적인 희생과 눈물이 아니라, 조금씩 모인 불편함과 번거로움 위에 피어나길 바란다.

글 : 최은영 | 미디어홍보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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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의 산행 커뮤니티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소셜디자이너들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산에 오르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 강산애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6월 강산애가 찾는 명지산은 1,267m로 경기도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입니다. 가평군 북부 산악지대를 아우르는 광주산맥의 준봉들 가운데 하나이며, 가평군 북면의 북반부를 거의 차지할 만큼 산세가 웅장하고 산림이 울창해서 경기도의 명산 중 하나로 꼽힙니다.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물이 깊다는 명지폭포는 명지산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함께 하고 싶은 분들 어서오세요.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 산행일정
* 일시 : 2016년 6월 4일(토) 오전 9시 10분
* 모이는 곳 : 가평역 1번 출구
– 상봉역에서 오전 8시 9분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가 가평역에 오전 9시 6분에 도착합니다.
– 가평역에서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는 51-1번(용수동 방향)버스를 타고 명지산 입구에서 하차해서 10시 20분부터 산행 시작 예정입니다.
– 상봉역에서 오전 8시 9분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꼭 타야 합니다.

○ 산행코스안내
* 산행코스 : 명지산 입구 – 명지폭포 – 명지산(명지 1봉) – 명지 2봉 – 명지폭포 – 명지산입구(약 10.0km)
* 산행시간 : 약 6시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회비 : 1만 원
* 참고사항
– 이번 산행은 원점회귀 산행이며, 난이도가 있습니다.
– 산행 중 물을 공급받을 수 없으므로 충분한 물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 산행코스는 참석자 및 현지사정에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준비물
– 참가비 1만 원, 점심 도시락, 과일, 간식, 물 및 산행에 필요한 복장과 장비

○ 참가신청
–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 클릭

○ 보험 안내
– 안전사고를 대비해 레저보험에 가입하실 분들은 별도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험가입비는 개인부담입니다.

○ 참가문의
– 나은중(강산애 회장 010-6343-4995)
– 이원혜(희망제작소 후원사업팀 팀장 02-2031-2186)

강산애 카페 바로가기 ☞ 클릭

금, 2016/05/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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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말들을 안해서 그렇지, 세입자들이 재계약 걱정을 많이 해요. 조금 전에 길거리에 잠깐 서 있었는데 세입자 한 분이 와서 미리 걱정을 하더라고요. 들어보니 2년 사이에 전세보증금이 1억 4천만 원이나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서울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30분 남짓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여러 번 전화가 걸려 왔다. 전세 매물이 나왔는지, 좀 더 저렴한 매물은 없는지 문의하는 전화였다. 공인중개사도 답답하다는 듯 매번 같은 대꾸를 했다.

아니, 사장님. 20평도, 30평도, 40평도 없어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의 말에 따르면 이 지역 전세가는 2년 사이 1억 원 이상 올랐다고 한다. 지역 내에서 비죠적 싼 아파트 중 하나인 가락 우성아파트의 사정만 봐도 이 말이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아파트는 1986년 입주를 시작한, 올해로 30년이 된 아파트다.

2개의 방과 조그마한 거실, 화장실 하나가 있는 전용면적 59 제곱미터 아파트의 2년 전 전세가 1억 8천만 원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3억 원 수준이다. 2년 사이 1억 2천만 원 가량 오른 셈이다.

문제는 그조차도 귀해 전세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이상 쫓아왔지만 앞으로도 이 현상이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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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서는 전세 대신 일정액의 보증금과 함께 월세를 받는 ‘반전세’가 주된 임대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은행 이자보다 훨씬 수익율이 높은 월세 방식을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크게 늘면서 임차인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반전세를 택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이 아파트 단지에서 통용되는 6~7부(6~7%)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하면, 늘어난 보증금 1억 2천만 원에 대한 월세는 60~70만 원 수준이다.

※ 전월세전환율 = 월세×12÷월세 전환할 보증금 액수

임차인이 먼저 월세를 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열에 하나 정도 될까? 입장 바꿔 월세 살 이유는 없잖아요. 하지만 전세가 워낙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재계약하는 거죠. 이자가 싸니까 대출을 받을 수도 있지만 소득이 없는 사람은 그것도 어려워요.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2년 사이 1억 2천만 원의 목돈을 저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가오는 가을 이사철, 결국 2년 전 이 아파트 단지에 전세로 입주한 주민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1억 원이 넘는 돈을 빚 내든, 아니면 6, 70만 원 가량의 생활비를 깎아 월세를 내야 한다. 이도 저도 힘들면 이 지역을 떠나야 하는 것이다.

젊은 부부들이 이사하려고 해도 이 지역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아요. 학군이 괜찮다 보니 애들 교육 문제가 걸리거든요. 6, 70만원의 월세 부담하려고 보니 소비를 엄청나게 줄이는 수 밖에 없어요. 애들 학원 보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지는 거죠. 제가 봤을 때 이대로 가면 내수 경기가 살 수 없을 거에요. 아파트 값이 계속 올라가니까…
– 송파구 가락동 00공인중개사

목돈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전세 아파트 직접 찾아보니…

2억 원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1년에 1천만 원 씩 20년간 모아야 하는 목돈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현재의 가구 평균 흑자액(저축액)은 100만 원이 조금 안된다. 일반적인 가구라면 200개월(16년8개월) 동안 꾸준히 저축을 해야 비로소 2억 원을 모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만한 목돈으로도 가락동 안에 전세 아파트 한 채를 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비단 특정 지역만의 문제일까. <뉴스타파>는 전세보증금 2억 원을 돌려받은 이 지역 주민의 상황을 가정해 서울의 다른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직접 현장 조사를 해봤다. 기존의 주거 수준인 방 두 개, 전용면적 59제곱미터 이상 아파트를 기준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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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동북권의 아파트 밀집지역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이 지역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시세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도 주택 임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 아파트 상가의 공인중개사무실 유리창에는 ‘전세 구함’이라는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다. 실제 취재진과 만난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올해 들어 활발하던 전세 공급이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과 전세 매물을 공유하고 있지만 성북구 길음동과 강북구 미아동을 통틀어 나와 있는 전세 물량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고 한다.

그는 이처럼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2년 사이 전세금도 최소 7, 8천만 원 씩은 올랐다고 했다. 길음뉴타운 초기인 2003년 입주를 시작해 인근에서 가장 낮은 시세를 보이는 길음 동부아파트의 경우 2억 원 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59 제곱미터 형이 현재 3억 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2010년 이후에 입주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상승폭이 더 커서 2년 전과 비교하면 1억 원 이상 차이를 보였다.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단지는 현재 뉴타운 내에 없어요. 길음역 앞에 있는 삼부 아파트(1998년 입주)같이 재개발 이전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아파트들도 2억 원 이상은 갑니다. 뉴타운 안에서는 2억 원은 커녕 최소 2억 9천에서 3억 원은 생각해야 해요.
– 성북구 길음동 00공인중개사

서울 서북권의 대표적인 아파트 밀집지역인 은평뉴타운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공인중개사의 설명에 따르면 전용면적 59제곱미터 형 전세 아파트의 시세는 2년 전 대비 6천만 원 가량 올랐다고 한다. 2억 6천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호가로 3억 2천만 원까지 나온다는 설명이다. 은평뉴타운에서 가장 많은 세대를 갖고 있는 전용면적 84 제곱미터 형 전세의 경우 상황이 더욱 어렵다. 2년 전 2억 8천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호가로 4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천정부지로 전세가가 오르면서 젊은 부부들이 아예 집을 사거나 역세권의 오피스텔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던 풍경이라고 한다.

이 지역 특징이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산다는 거에요. 전세가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오르다 보니까 대출을 풀(Full)로 받아서 아예 집을 사시는 분들도 많아요. 불과 1, 2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일이에요.
– 은평구 진관동 00공인중개사

2억 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아파트는 없어요. 전세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인근 구파발 역 주변에 있는 오피스텔들이 호황을 이룬답니다. 은평뉴타운에 집을 알아보던 신혼 부부들이 방향을 틀어 10평 대의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거죠.
– 은평구 진관동 00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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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저소득층 거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서남권의 사정은 어떨까. 취재진이 찾아간 구로구 신도림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도 더이상 2억 원짜리 전세 아파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2년 전 2억 원 선에서 거래되던 신도림 우성아파트 59 제곱미터 형의 경우 현재 2억 9천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고 한다. 이조차도 매우 드물게 나온 전세 매물이어서 사실상 전세가 산정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여기 인근 아파트 단지가 8,000세대가 넘는데 전세 매물이 아예 없어요. 재계약하며 월세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런 것 보면서 (돈) 없는 사람들이 더 어려워지겠다는 얘길 해요. 월세가 앞으로 올라가면 올라가지 떨어지진 않을 거 아녜요. 그간 집 사놓은 사람은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사정이 딱하죠. 젊은 사람들은 장가도 못 가게 생겼어요. 너무 매도자 중심의 시장인 것 같다는 생각 해요.
– 구로구 신도림동 00공인중개사

신도림동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가 2억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전세 아파트가 있다며 인근의 한 아파트를 소개했다. 신도림동의 외곽, 공단 지역에 위치한 A 아파트였다. 1989년 입주해 올해로 27년 된 아파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52제곱미터 형의 전세 시세는 매매가에 비춰 1억 6천만 원 정도로 평가된다.

A 아파트를 찾아 가봤다. 고층 아파트들로 빼곡한 신도림동의 아파트 밀집 지역을 벗어나자 옛 구로 공단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공장 지대가 나타났다. 낡은 공장들에선 기계들이 소리를 내며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쉼없이 오가는 짐차들 때문에 좁은 길에선 이동이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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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쾌적하다고 말할 수 없는 공장 지대 한복판에 서 있는 아파트 단지, 노약자나 어린이를 둔 가정이라면 기피했을 이곳이 취재진이 사흘동안 서울 전역을 돌아다녀 찾아낸 ‘방 2, 거실 1, 화장실 1, 전용면적 59 제곱미터 내외에 해당하는’ 유일한 전세금 2억 원짜리 아파트다. 사실상 2억 원이라는 목돈을 갖고서도 서울에서 쾌적한 주거 환경의 전세 아파트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 것이다.

박근혜정부 30개월, 전세가 22.7% 상승…“월세 전환이 폭등세 견인”

<뉴스타파>는 이같은 전세가 폭등 현상의 진원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부터 2015년 상반기 현재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를 취합해 조사했다.

통계는 목돈을 쥐고도 오갈 곳이 없게 된 서울 ‘전세 난민’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난 30개월 동안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2억 7천여 만원에서 3억 3천여 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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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분인 6천 2백여 만원은 중견기업에서 근무하는 부장급 직원의 한해 세전 연봉에 맞먹는 액수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의 가구 평균저축액으로 따져도 62개월, 즉 5년 이상 모아야 감당할 수 있다. 상승율로 환산하면 22.7% 상승한 셈인데, 이는 지난 2013년(1.3%)과 2014년(1.3%), 그리고 올해 1분기까지의 물가상승률(0.4%)을 모두 합한 것 보다도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이같은 전세가 폭등이 세입자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취재진이 수소문한 2억 원 이하의 전세 아파트 거래량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1만1천 여 건에서 4천 여 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 전세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 대에서 20% 대로 10%p 이상 줄었다.

반면 서민이 감당하기 힘든 5억 원 초과의 전세 거래량은 크게 늘었다. 전체 거래량의 6.5%에 불과했던 거래 비중은 올해 상반기 13.4%까지 치솟았다. 결국 서민이 감당할만한 전세 아파트는 사라지고 소수 고소득자들을 위한 전세 아파트는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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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의 원인은 뭘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최근 임대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월세 전환 추세에서 찾았다.

최근 임대시장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은 임대사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다보니 전세를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졌고, 전세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세 수요자들이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경우가 늘어나고 덩달아 집값도 오르게 되는 거죠. 이런 문제가 파급을 갖고 (전월세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고요.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동향 실장

박근혜 정부가 지속적으로 저금리 정책을 펴면서 많은 임대인들이 이해타산을 따져 기존의 전세 매물을 수익률이 높은 월세로 돌렸고 그에 따라 수요에 비해 전세 공급량이 대폭 줄어 전세보증금의 시세가 치솟았다는 것이다.

아파트 실거래가 분석을 통해서도 월세 전환 추세가 확인된다.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1분기 전세 거래의 비중이 임대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지만 올해 1분기 이 수치는 60% 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월세나 반전세(일부 보증금을 두고 월세를 내는 방식)의 비중은 20% 대에서 출발해 올해 들어 30%대를 넘어섰다. 상당수의 소액 월세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전세와 월세의 비율은 거의 반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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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란’ 우려되는 주거 불안…정부는 ‘유체이탈’ 화법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임대 시장의 월세 전환 분위기가 결국 주거비 폭등으로 이어지고 주거 불안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똑같은 주거비용이라면 전세에서 월세 전환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은행 이율이 1% 대인데 비해 지금의 전월세 전환율은 6%대입니다. 은행 이율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죠. 결국 주거비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기 때문에 월세 전환은 기본적으로 문제가 됩니다. 게다가 이같은 주거비 폭등은 저소득층에게 더 많은 부담이 가기 마련입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월세의 경우 총 소득 대비 주거 비용, 즉 월세 비용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생계의 어려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가처분 소득의 소비 지출 중 10~15퍼센트의 가처분소득, 그리고 소비지출의 15%를 주거비로 하다 보니 많은 부담을 갖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전세 제도가 거의 사라지면서 생긴 작용이죠. 즉 주거 비용을 싸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 버린 것입니다. 때문에 주택 매매가 늘고, 월세 가격이 오르는 형태의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동향 실장

전례없는 주거비 폭등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지만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총 8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됐지만 그 내용은 서민들의 주거 불안 해소가 아닌 매매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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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서민 주거 불안에 대한 대책을 물었다. 유 장관은 “100% 완벽할 순 없겠지만 노력하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의 최우선을 주거 안정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가운데 실효성있는 주거 안정 대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정부가 주거 안정을 최우선에 놓고 부동산 정책을 펴고 있다는 유 장관의 말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 ‘유체이탈’식 화법인 셈이다.

다른나라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RIR) 부담이 얼마여야하는지 기준이 있습니다. 유럽 같은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25%가 넘으면 정책 대상이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가 있는데 우리의 경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기본적으로 서울같이 주거비 부담이 큰 도시에서는 ‘임대료 컨트롤’이나 ‘전월세 상한제’ 등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도 충분히 높은데 계속 상승하지 못하게 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주택 주무부처가 리얼에스테이트(부동산)에 관심을 두는 나라는 없습니다. 하우징(주거)에 관심을 둡니다. (우리 정부에)그 점이 아쉽습니다.
–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목, 2015/09/0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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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이 누군지 알아요?” 얼마 전 성당 주일학교 초등학생이 낸 퀴즈다. 나는 스무 살부터 집 근처 성당에서 13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답을 맞히려 끙끙대는 나를 올려다보며 그럴 줄 알았다는 웃음을 흘리는 아이에게 역으로 퀴즈를 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숫자는?”, “십구만(190,000)이요” 나의 완패다. 아이는 답을 생각해보라며 뒤돌아 가버렸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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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왕이 누군지 알아요?”

얼마 전 성당 주일학교 초등학생이 낸 퀴즈다. 나는 스무 살부터 집 근처 성당에서 13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답을 맞히려 끙끙대는 나를 올려다보며 그럴 줄 알았다는 웃음을 흘리는 아이에게 역으로 퀴즈를 냈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쉬운 숫자는?”, “십구만(190,000)이요” 나의 완패다. 아이는 답을 생각해보라며 뒤돌아 가버렸다.

긴 시간을 아이들과 만나왔기 때문일까? 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친해질 수 있냐고. 그럼 답한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주면 친해질 수 있다고. 어떻게 하면 마음을 열어주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우선,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같이 놀아주는 사람이 최고다. 시간을 내서 함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유치함과 더불어 5개 정도의 아재개그를 장착하면 이미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다. 또한 아이들과 만날 때 ‘성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의외로 어른보다 성숙한 마음을 지닌 어린이들이 많다. 괜히 어떤 이미지로 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다가가면 제대로 친해질 수 없다. 즉, 정신을 놔야 한다. 아이들과 갈등이 생겼을 때 어른이라는 권위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친해졌더라도 다시 멀어진다. 안 그럴 것 같지만, 아이들은 꽤나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다. 가끔 과도하게 고집부리는 일도 있지만 이는 감정의 영역이라 비상식적인 모습이 발현되는 것일 뿐,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다가가면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

후후. 적고 보니 뭔가 아동심리를 전공한 사람 같다. ‘제법인데’라는 자뻑 증상이 올라온다. 실은 내가 아이들에게 돌봄을 받고 있는데 말이다. 사회생활 6년 차, 어른들의 세계에만 머무르다 보니 과도한 진지함에 종종 나 자신이 딱딱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굳어가는 마음에 빛이 되어주는 것은 아이들이다. 아이들과 울타리 없는 관계를 맺고, 그들의 따뜻하고 맑은 표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무장해제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더 ‘아이처럼’ 되려고 한다. ‘어른스럽게’라는 말은 고이 접어 주머니에 넣고, 아이들에게서 내가 찾아야 할 내면의 모습을 발견한다. 기쁘면 배꼽이 빠져라 웃고, 놀 때는 근심걱정 다 내려놓은 채 미친 듯이 놀고, 일할 때는 열심히 업무에만 집중하는… 현재에 충실하며 순간을 깊이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닮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아재개그(ㅋㅋ)를 열심히 연구한다.

그런데 도대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임금은 누구일까? 한참을 고민했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 검소하게 살고 계신 프란치스코 교황님? 503호의 그분? 백성을 사랑했던 세종대왕? 거지 왕초? 벌거벗은 임금님? 여러 답을 준비해 그 녀석을 찾았다. 내 기세가 당당해 보였던 걸까? 아이는 다소 긴장한 것 같다. 그러나 하나하나 답을 꺼낼 때마다 승부의 축은 아이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모두 틀리고 말았다. 답이 뭐냐는 질문에 아이는 “최저임금이요.”라고 말한다. 또다시 나의 완패. 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고 한참을 웃었다.

– 글 : 박정호 | 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8/0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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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의 산행 커뮤니티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소셜디자이너들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산에 오르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 강산애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출처 :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kr)

출처 : 북한산국립공원 홈페이지(http://bukhan.knps.or.kr)

12월 강산애는 북한산으로 떠납니다.

북한산의 정기를 가득 담아 광장에 있는 시민의 뜨거운 마음에 전달할 것입니다.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많은 참가를 기다립니다.

○ 산행일정

○ 일시 : 2016년 12월 3일(토) 오전 9시 30분
○ 모이는 장소 : 불광역 9번 출구

– 일시 : 2016년 12월 3일(토) 오전 9시 30분
– 모이는 곳 : 불광역 9번 출구

○ 산행코스안내

– 산행코스 : 불광역 9번 출구 → 불광시장 → 족두리봉 → 향로봉 → 비봉 → 구기분소
※ 산행코스는 현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준비물

– 참가비 1만 원, 과일, 간식, 물 및 산행에 필요한 복장과 장비
※ 점심식사는 하산 후 할 예정입니다.

○ 참가신청 및 문의

– 나은중 강산애 회장 010-6343-4995
– 이원혜 희망제작소 후원사업팀 팀장 02-2031-2186
※ 산행에 관심 있는 후원회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 보험 안내

– 안전사고를 대비해 레저보험에 가입하실 분들은 별도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험가입비는 개인부담입니다

강산애 카페 바로가기 ☞ 클릭

화, 2016/11/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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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산애’는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들의 산행 커뮤니티입니다.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의 소셜디자이너들이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산에 오르며 희망을 노래합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임 강산애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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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애 5월 정기산행은 봄꽃이 만개하고 숲이 우거진 가평 축령산으로 떠납니다. 경기도 가평군과 남양주시의 경계에 걸쳐 있는 축령산 (해발 876m)은 울창한 잣나무 숲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서 호젓한 기분을 만끽하며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이맘때면 자연휴양림에 노랑제비꽃, 서리산으로 이어지는 길에 철쭉이 활짝 피어납니다. 5월, 흐드러진 봄꽃을 즐기며 이성계와 남이장군의 설화가 깃든 봉우리와 바위를 따라서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 더없이 좋은 축령산! 함께 하고 싶은 분들 어서오세요!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환영합니다!

○ 산행일정
* 모이는 시간 : 2016년 5월 7일(토) 오전 8시 50분
* 모이는 곳 : 경춘선 마석역 1번 출구
– 상봉역에서 오전 8시 9분에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가 마석역에 오전 8시 43분에 도착합니다.
– 마석역에서 오전 9시 5분에 출발하는 30-4번 축령산행 버스를 반드시 타야 합니다. (약 45분 소요)
– 버스 탑승 후, 축령산입구에서 하차하여 약 10시쯤부터 등산을 시작합니다.

○ 산행코스안내
* 축령산휴양림 – 수리바위 – 축령산 – 서리산 – 화채봉 삼거리 – 축령산 휴양림
(총 8.7km,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하여 약 5시간 소요예상)
– 산행코스는 현지사정에 따라서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준비물
– 참가비 1만 원, 점심 도시락, 과일, 간식, 물 및 산행에 필요한 복장과 장비

○ 참가신청
– 희망제작소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참가하실 수 있습니다! ☞ 클릭

○ 보험 안내
– 안전사고를 대비해 레저보험에 가입하실 분들은 별도로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보험가입비는 개인부담입니다.

○ 참가문의
– 나은중(강산애 회장 010-6343-4995)
– 이원혜(희망제작소 후원사업팀 팀장 02-2031-2186)

강산애 카페 바로가기 ☞ 클릭

금, 2016/04/2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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