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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납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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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천의 납자루

익명 (미확인) | 금, 2017/01/06-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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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자루 수컷>

 

 

가을의 끝자락에 다와 갑니다.

서리가 내린 무심천의 풀들은 본연의 색을 들어내고 바닥에 납작 붙어 겨울을 보내는 달맞이꽃에 잎은 점점 더 붉어져 갑니다.

무심천에는 반가운 철새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가고 멀리서 들리는 오리 소리가 정겨워져 갑니다.

무심천 담수어 조사는 11월에 마쳤습니다.

무심천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물고기는 누구일까요? 물속에 가득 반짝이며 집단으로 다니는 피라미가 30%로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다음으로 16%를 차지하는 납자루가 2위를 기록했습니다.

피라미는 익숙한 물고기이기에 이번에는 2위를 거둔 납자루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납자루는 이름에서 보이듯 ‘납작하다.’ 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몸은 긴 타원형인데 옆으로 납작해서 쉽게 생선가스처럼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납줄이, 납때기 등으로 불렸으니 전에도 납작한 모양으로 이름을 붙여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예전에 흥행 참패로 흑역사를 남기긴 했지만 납자루떼라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납자루는 비슷한 형태로 생긴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과 함께 납자루아과로 분류되는데 그 형태가 흡사해서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무심천에서 사는 납자루아과는 납자루, 납지리, 큰납지리, 가시납지리, 떡납줄갱이가 있습니다.

모두 납작한 모습을 갖고 있는데 그래도 납자루가 제일 유속이 빠른 곳에 살 수 있는 몸을 갖고 있습니다.

납자루는 5월쯤 산란기가 되면 상당히 아름다운 물고기로 변합니다.

암컷은 담청색에 담담한 모습인데 수컷은 붉은색이 돌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짙은 분홍빛색을 띄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주둥이 부분도 붉어지며 딱딱한 돌기 형태가 생겨납니다.

짙은 분홍빛을 띠는 혼인색은 수컷의 건강을 과시하며 유혹하는 형태로 색이 짙고 깨끗해야 병이 없고 건강한 물고기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정우성이나 박보검 같은 외모를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것이겠지요.

주둥이가 딱딱해지는 것은 다른 물고기도 유사한데 산란 시 다른 수컷들을 쫓기 위한 박치기용으로 갑옷을 입는 것입니다.

암컷은 이 시기에 항문 근처에서 산란관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긴 산란관은 투명의 호스 형태인데 노란색의 작은 알들이 이 산란관을 타고 하나씩 나옵니다.

다른 물고기와 달리 산란관이 긴 형태를 띠는 것은 바로 납자루아과들의 특이한 산란 습성 때문입니다.

납자루아과는 모두 살아있는 조개 몸속에 산란을 합니다.

보통 말조개, 작은말조개, 대칭이, 재첩 등에 산란을 합니다.

신기한 것은 각 납자루아과의 물고기가 알을 낳기에 선택한 조개들이 조금씩 다른 종류를 선호합니다.

이것은 다른 종류의 물고기과 경쟁을 피하고 안정된 산란을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생태적인 규칙이 유전을 타고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또한 같은 조개라 할지라도 납지리들은 산란시기를 여름으로 늦춰서 서로 겹치는 것을 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납자루들은 산란 시기가 되면 말조개 근처에 모입니다.

말조개는 물을 들이 마셔서 호흡을 하는데 호흡시에 조개의 입구가 살짝 열리고 물을 들어오는 흡수공과 물이 나오는 출수공이 보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납자루 암컷은 재빨리 산란관을 출수공 넣어 알을 낳습니다.

물을 마시는 흡수공이 쉽게 산란을 할 수 있지만 자칫 조개가 알을 먹이로 인식해 소화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출수공에 산란을 합니다.

출수공은 물이 나오는 곳이기에 신선한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으며, 알에서 깨어나면 조개의 몸 밖으로 나오기 훨씬 수월합니다.

조개에 산란하는 납자루아과들은 알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알의 숫자가 적은 편입니다.

민물조개도 이 시기에 산란을 하는데 작은 패각의 새끼를 납자루의 몸에 붙여 멀리 이동하는 방법을 활용합니다.

작은 생명들도 생태에 벗어나지 않고 각자의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모습은 꼭 우리 주위에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과 흡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태를 망치게 하는 여러 인위적 교란이 있습니다.

그것은 제 욕심들에 가득 차 힘을 갖은 사람들이 벌리는 일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이 생겨서 혼란스럽지만, 무심천이 무심(無心)한 것은 많은 생명들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제쯤 욕심 많은 사람들이 무심해질까요.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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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올해의 가을이 이제 시작했나 봅니다. 우린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말하며, 생명들도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시간입니다. 여름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받은 생명들은 이 에너지를 잘 모여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겠죠.

 

숲에는 이제 큰 변화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열매를 맺은 식물들은 이제 봄부터 키워온 자신의 자식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번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식물들을 한 해 동안 바라보면 모두 다 다릅니다. 봄에 꽃을 피워 일찍 열매를 보내기도 하고, 초여름에 꽃을 피워 열매를 맺힌 후 여름 내 매달고 천천히 키워내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봄에 꽃을 화려하게 피었던 식물들은 여름에 열매를 보냅니다. 벚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등 입에 침이 고이는 열매들이 대부분입니다. 그에 비해 시기가 조금 늦게 꽃을 피우는 사과나무, 배나무, 산딸나무 등은 가을이 들어오는 시기에 열매가 다 익어갑니다. 비슷한 시기에도 수수하게 꽃을 피우는 참나무, 호두나무, 감나무 들은 가을이 깊어져야 열매가 완연하게 익어갑니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시기를 달리하는 것은 꽃을 수분해주는 매개체들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열매가 익고 나면 이제 멀리 보내야 합니다. 열매에 들어있는 씨앗을 멀리 보내는 것은 식물들의 오래된 고민입니다. 고민을 쉽게 해결해 자식들을 본인 품에서 끌어안고 군락으로 이루는 식물도 있지만 대부분 멀리 자신의 자식들 보내야 합니다.

가을바람이 높게 불어오기 시작하면 날개가 달린 씨앗을 날리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 느릅나무, 피나무, 박주가리, 민들레 등 바람에 실어 보내는 식물들입니다. 바람을 따라 몇백 미터를 날아가기도 하고 가까이 떨어져 있으면 바람을 따라 뒹굴어 정착지까지 보내게 됩니다. 대부분의 이런 열매들은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형태에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또한 열매 개수 역시 많은 편입니다. 그것은 씨앗이 정확하게 자리잡기 위한 확률이 적기 때문입니다. 바람에 날리는 이런 식물을 낭만파 라고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이런 확률을 높이기 위해 확실한 방법을 사용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사과, 배, 대추, 감 등 열매를 먹는 동물을 통해 멀리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감이나 대추는 새들이 열매를 먹으면서 씨앗을 같이 먹게 하는 방법입니다. 씨앗을 함께 먹은 동물들은 이동하여 배설을 하게 되는데 다른 영양분과 함께 씨앗이 배설되어 발아가 이루어지는 똑똑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열매로 동물을 유혹할 수 있도록 당분이나 영양분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열매의 개수는 적은 편입니다. 보통 이런 식물을 희생파라고 합니다.

이와 다르게 동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다른 도토리, 밤, 호두 열매가 있습니다. 이는 특정한 동물들에 맞춰서 열매를 이동시킵니다. 바로 다람쥐, 청서, 어치 등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딱딱한 껍질과 녹말이 가득한 열매여서 보관이 편리하며 장기간 저장이 가능합니다. 먹이를 저장해 겨울을 나는 동물들에게 가장 인기인 이 열매들은 동물들의 건망증을 활용합니다. 먹이를 들고 동물들이 여러 곳의 저장창고에 넣어놓은 후 잊어버리면 봄에 발아하는 완벽한 방법입니다. 이런 식물을 지능파라고 합니다. 이외에 계곡 근처에 물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열매가 익으면 언젠가는 멀리 보내야 합니다. 이것은 생명의 이별이라고 합니다. 특히 풀들은 겨울이 되면 땅 위에 올려놓은 자신의 몸은 모두 죽게 됩니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퍼트리고자 더 애쓰는 것입니다. 가을과 이별은 참 어울립니다. 완연하게 생명의 목적을 이룬 이별이라 풍성한 이별일 것입니다. 떠나는 생명도 떠나보내는 생명도 모두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을바람이 차가워져가면서 더 생명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2015년 09월 13일 (일) 20:26:39 지면보기 14면

수, 2015/09/2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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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공 밑 소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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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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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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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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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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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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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갈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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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

 

 

 

 

포근한 첫눈이 함박눈이었습니다. 아직은 기온이 높아서인지 눈은 사라졌지만 겨울의 날씨는 예상하지 못하게 자꾸 변해갑니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올 때 우린 따듯한 것을 떠올립니다. 속으론 뜨겁고 얼큰한 국물을, 밖으론 탄성과 함께 몸이 쭉 펴지는 온천입니다.

문장대 온천 개발 발표는 한 해를 뜨겁게 만들어 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30년 동안 개발과 보호에 대한 길고 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조사를 위해서 다시 속리산 묘봉이 내려다보이는 신월천을 다녀왔습니다. 현재 온천수가 흘러나오는 온천공과 예전부터 물길이 이어지는 신월천 대부분의 물고기를 채집했습니다.

물고기는 동물 중에 척추가 있는 변온동물로 분류합니다. 변온동물의 대표적인 동물은 바로 개구리가 속해있는 양서류와 뱀 종류인 파충류입니다. 아이를 배에 품고 낳는 동물들인 포유류는 정온동물입니다. 어릴 적 생물 시간에 배우기도 하는데 체온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만 살 수 있는 것이 정온동물이며 주위 환경 온도에 자신의 체온을 변화하는 동물이 변온동물입니다.

하지만 변온동물들도 자신들이 삶에 맞는 온도를 찾아가며 그에 맞춰 살아갑니다. 정온동물이나 변온동물은 온도에 적응하는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그것은 각 동물의 삶의 특징으로 보여줍니다.

정온동물은 대부분은 보온과 동시에 체온을 낮출 수 있는 신체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체온만 보존할 수 있다면 어디든 서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온도를 올리고 내리고 하는 동안 많은 양의 먹이(에너지)가 필요로 합니다. 사계절 내내 섭취를 하지 못하면 정온동물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변온동물은 환경에 맞춰 체온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보온이나 체온을 낮출 신체적 구조가 아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막이나 껍질로 된 신체구조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적기 때문에 변온동물은 정온동물에 비해 먹이의 양이 적어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크게는 정온동물의 10% 정도로 섭취를 해도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체온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주위 환경에 맞춰서 자신을 살아가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개구리나 뱀이 겨울잠을 자는 것도 자신의 온도를 유지할 수 없기에 생체적인 방법을 변경한 것입니다. 이른 봄이나 가을에 뱀이 도로가에 나와서 있는 것도 또한 햇볕을 받는 바위 위에 앉아서 일광욕을 하는 것도 자신의 체온을 다시 올려서 소화나 다른 기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변온동물이라고 해서 모든 온도에 자신을 맞춰서 적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견딜 수 있는 환경적인 기준이 있는 것입니다. 물고기 역시 수온이 낮아지면서 그나마 수온이 높은 깊은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동면과 같은 상태로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몇 억년 동안 동물들은 자신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유전적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래서 변온동물은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구조로 변이 해왔습니다. 쉽게 열대도 변온동물이지만 우리 하천에는 동사하는 것도 자신에게 내려온 환경에 대한 적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 물고기는 참 신기한 동물이었습니다. 물속에 숨을 쉬고 살아간다는 것도 그 형태도 그 색도 어릴 때 매번 보던 다른 동물들과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 수 없습니다. 발이나 날개가 없으며 자신의 맞는 환경을 찾아갈 수 있는 방법이 다른 동물들에 비해 협소하기만 합니다. 신월천에 온천수는 물고기들에게는 환경의 큰 변화입니다. 자신에 맞지 않는 환경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어차피 물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하천의 변화는 물에 사는 동물들에겐 죽음을 뜻합니다.

요즘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나 물고기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의 환경이 나쁘게 변해가도 떠날 수 없는 이런 처지를 말입니다. 벗어날 수 없는 것은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어미의 어미가 살 아왔던 그리고 나의 아이들이 자라는 이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금, 2015/12/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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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꽃이 피는 미역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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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다운 참조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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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이 된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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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목과 잘린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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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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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열매가 맺힌 딱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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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가 맺힌 정금나무>

 

 

 

 

 

다행입니다.

무덥고 가물었던 시간을 보내고 단비가 내려서 이제 여름을 폭 안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잎 하나하나마다 생명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삶의 노력이 이제야 주먹을 펴듯 다시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을 피하는 잠자리의 움직임이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 여름날입니다.

매년 충청북도에서 지원해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백두대간 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동군 일대부터 시작해서 덕유산국립공원까지 충북 남부의 마

룻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진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의 뼈대이며 정신적인 근간을 상징합니다. 그럼 백두대간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동네의 공원, 뒷산에도 볼 수 있는 나무들을 시작으로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나무들까지 100종이 넘는 나무들이 마룻금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나무들은 자신의 생태적 지위와 서식지를 뚜렷하게 지키며 생명의 끈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1200미터가 넘은 능선을 따라서 신갈나무와 소나무의 군락지가 서로 나누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신갈나무는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한 종류로 산 능선에 제법 힘을 쓰는 나무입니다. 소나무는 참나무와의 자리싸움으로 간간이 자신들의 큰 왕국을 지켜나가고 그 사이로 키가 작은 싸리나무와 철쭉들이 숲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영동의 황악산을 시작으로 충북의 경계인 우두령과 삼도봉을 지나자 정금나무들의 군락을 만났습니다. 이름이 생소한 정금나무는 한국산 블루베리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갈 수 있습니다. 실제 이번 탐사 일정이 정금나무의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라서 시큼하고 상큼한 정금나무의 열매를 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정금나무는 진달래나무과의 산앵두나무속에 속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블루베리 역시 진달래나무과로 북아메리카의 원산인 나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숲 바닥에 자리를 잡고 빨간 열매를 맺는 산앵두나무, 금강산 위쪽 고산에서 키가 30센티 정도 자라는 월귤나무, 들쭉술로 유명한 들쭉나무 모두 진달래나무과의 식물들입니다.

덕유산국립공원에 들어서면서 고산에서 서식하는 마가목의 군락지를 만났습니다. 마가목은 말 마(馬), 어금니 아(牙), 나무 목(木)으로 말의 어금니처럼 힘차게 꽃이 솟아오른다와 어린 새싹이 말의 이빨처럼 나온다 하는 어원 있습니다. 마가목은 약재로 유명한데 특히 가을에 익는 붉은 열매는 술로 인기가 많습니다. 체리 향과 비슷한 술 향에 단맛이 있어 애주가라면 마가목 술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실제 해외에선 새가 마가목 종류의 열매를 먹고 술에 취해 벽이나 바위에 부딪혀서 죽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다만 약재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무의 가지를 잘라 가는 경우가 많아서 마가목 군락지에 잘린 나무들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1천500m의 마룻금에는 어떤 나무가 가장 위세를 펼칠까요? 바로 길게 누어서 자라는 덩굴나무인 미역줄나무입니다. 미역줄나무는 잎이 미역을 닮았다고 붙여졌다고 하는데 실제 미역과 닮은 것보다 여기저기 자라는 여뀌라는 풀과 잎이 닮아있습니다. 미역은 물에 사는 여뀌 닮은 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니 아마도 흡사해 보입니다. 미역줄나무의 어린잎을 나물로 먹는데 그 나물이 미역과 맛이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높은 능선에 대규로 자라는 미역줄나무는 자신의 자리를 확고히 잡았습니다. 능선에는 나무들이 잘 서식할 수 없고 키가 작은 나무들로 이뤄져 있으니 덩굴나무로 살아가기 좋은 조건입니다. 또한 등산로의 발달로 인해 미역줄나무의 서식지는 앞으로도 더 넓어져 갈 예정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나무들이지만 우리가 자리를 잡고 살아오기 전부터 또는 살아오는 동안 이 땅에 살아온 생명들입니다. 우리와 서로 관계를 맺고 살아오지 않아서 낯선 생명들인 것이지 오랜 시간 동안 숲의 생태를 지켜온 소중한 구성원입니다. 우리가 사는 걸음걸음마다 생명과 함께 하는 길입니다.

목, 2015/07/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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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부터 무척 덥습니다. 한 여름의 온도와 같은 일상에 몸이 점점 지쳐갑니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봄 가뭄이 여름으로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초여름 가뭄입니다. 예전에도 겨울에서 봄까지 건조해짐으로 발생하는 봄 가뭄이었다면 이번의 가뭄은 기후의 변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봄이 짧아지면서 초여름이 가뭄은 수분의 증발되는 양이 많아 더 심화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뭄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전적으로 비에 의존하는 식물들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땅에서 수분을 흡수하며 그 수분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식물에게 수분의 공급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겐 물을 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고통입니다.

또한 식물도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체온을 유지하는데 한낮에 뿌리에서 수분을 흡수해서 잎으로 증발하며 체온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가뭄으로 인해 물이 없기에 자신의 몸에 있는 수분을 사용하게 됩니다. 식물의 잎 부분을 시작으로 줄기에 있는 수분을 천천히 사용하다 말라가게 됩니다. 잎이 말라 수분의 함량이 없어지면 이 잎은 다시 소생할 수 없습니다. 그로 인해 식물은 다시 잎을 내는 동안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체계가 무너지고 맙니다. 그래서 대부분 긴 가뭄을 보내고 비를 맞이하더라도 고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가뭄이 깊어지면서 지역의 계곡물이 다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에는 계곡 주변에도 풀들이 잎이 마르고 정상 부분의 키 작은 산철쭉들은 잎이 바짝 말라비틀어져버렸습니다. 간간이 버티는 큰키나무들도 잎을 바닥으로 축 늘어뜨리고 매일 비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가뭄으로 인해 풀들이 말라버리니 초여름의 꽃들은 꽃을 대부분 제도로 피우지 못 했습니다. 그나마 간신히 피운 꽃들에는 꽃을 찾는 곤충들이 부쩍부쩍 모여 경쟁하기 바쁩니다. 그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은 생존에 대한 전쟁 같아 보입니다. 가뭄은 이렇게 생명들에게 큰 시련을 주게 됩니다.

계곡의 물이 마르자 이제 냇가로 들어오는 물줄기들이 말라가기 시작합니다. 곳곳의 작은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무릎에도 오지 않는 작은 물웅덩이에는 남은 물고기들이 숨을 이어갑니다. 가뭄에 힘센 가물치가 저수지의 땅을 파고 들어가 집을 만들어 다른 물고기를 살린다는 이야기는 저수지의 가물치 시체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수지가 가물어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를 할 경우 다른 습지에서 유입되는 물고기들이 있어야 다시 복원될 수 있지만 현재의 저수지들은 하류에서 유입될 수 없기에 다시 자연적 복귀가 되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물들이 합쳐지는 강도 가뭄의 고통에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적은 양의 물의 유입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만들어놓은 댐과 보로 인해 물이 고이게 됩니다. 고인 물은 영양화가 진행되는데 바로 물이 썩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녹조 역시 녹조류들의 대량 번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 현상을 보면 다시 물이 흐르면 금세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의 토양을 오염시키는 장기적인 문제로 발전하게 됩니다. 토양의 오염은 물 밑 땅속에 살아가는 분해자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스스로 자정할 수 없는 썩은 강을 만들게 됩니다.
가뭄에 대한 대비로 전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이라는 대규모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그 사업은 인간이 갖고 있는 토목의 힘으로 강을 생태적으로 만들겠다는 우주적인 허황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에 가뭄이 없을 것이라는 포부는 살릴 수 없는 썩은 강만을 덩그러니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번 정부에선 다시 5대강 사업을 이야기를 합니다. 그 논리에는 바로 가뭄과 홍수를 조절한다는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물길을 만들어 물을 가두어 조절하는 것으로는 가뭄과 홍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자연이 갖고 있는 가뭄과 홍수에 대한 조절 능력을 무시해선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자연에는 이미 답이 있습니다. 물을 조절하는 토양과 숲 그리고 습지 아울러 그 환경과 이어온 생명들의 역할을 존중하면 되는 것입니다. 

2015년 06월 25일 (목) 21:12:11 지면보기 18면

금, 2015/07/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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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종개 사진>

 

큰 비가 끝나고 무심천은 강렬한 햇살로 이제 여름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언제 땅에서 올라왔는지 매미들은 자리를 잡고 사랑의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물가에는 버드나무가 큰 비를 이기고 휜 허리를 다시 펴 올립니다.

이번에 만날 볼 무심천의 물고기는 참종개입니다.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물고기인지 떠오지 않을 수 있지만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 종류입니다. 참종개는 여러 가지 방언으로 불렸는데 기름장어, 기름쟁이, 기름챙이, 지름쟁이, 지름종이, 챙그램챙이, 챙그랑챙이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습니다. 기름이라는 단어가 많이 붙여졌는데 다른 종개에도 기름, 지름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전해집니다. 그것은 참종개의 모습이 기름처럼 미끄럽고 미꾸리처럼 짙은 갈색이 아닌 뿌연 기름과 같은 색을 몸에 갖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릴 적 어른들과 함께 물고기를 잡은 적이 있다면 이 방언을 보고 어떤 물고기인지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먼저 참종개를 이해하기 전에 미꾸리처럼 생긴 물고기는 크게 종개과 미꾸리과 두 개의 과로 나누어집니다. 종개과에는 종개, 대륙종개, 쌀미꾸리가 3종이 있는데 종개과이지만 이름에 미꾸리가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또한 미꾸리과에도 종개라는 이름이 계속 등장하니 혼동될 수 있습니다. 두 과를 분류하는 것은 학문적인 분류가 있기에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육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눈 밑에 가시가 있는지에 따라 분류를 합니다. 미꾸리과 물고기는 대부분 눈 밑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는데 이것을 안하극이라고 하며 미꾸리와 미꾸라지를 뺀 나머지 미꾸리과 물고기에 다 있습니다. 거꾸로 종개과의 물고기에는 이 안하극이 없습니다. 다시 미꾸리과로 돌아와 미꾸리과는 작은 분류인 미꾸리속, 참종개속, 기름종개속, 수수미꾸라지속, 좀수수치속, 새코미꾸리속으로 총 6속으로 다시 나누어집니다. 미꾸리속에는 미꾸리, 미꾸라지가 있으며 참종개속에는 참종개, 부안종개, 미호종개, 왕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가 있습니다.

참종개는 1975년 김익수 박사가 우리나라 신종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민물고기 연구사 중에 처음으로 신종 기록되었으며, 나아가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다양한 신종을 기록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참종개속에 속한 6종의 종개는 모두 한국 고유종이며 대부분 신종으로 기록된 물고기로 현재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된 물고기가 많은 편입니다.

이런 참종개는 전라북도와 남도의 경계가 되는 노령산맥 이북의 서해로 흐르는 하천에 서식하는 특산종입니다. 무심천에도 서식을 하는데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에 가까운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몸은 대부분 연한 노란색이며 몸 옆 부분에는 고드름 모양 무늬가 10~18개가 있습니다. 종개류들 몸에는 다양한 문양이 있는데 이 문양을 보고 다른 종으로 분류를 할 수 있습니다. 참종개는 보통 5~7월에 산란을 하며 다른 미꾸리과 물고기와 같이 수컷이 암컷의 몸통을 휘감아 조여 알을 산란합니다. 보통 산란철에 이런 모습을 보면 미꾸리들이 춤을 추는 것 같은 황홀한 모습이 연출됩니다.

참종개는 모래와 자갈이 있는 깨끗한 수질에서 서식하는데 모래를 걸러 부착조류와 수서곤충을 잡아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다른 종개인 미호종개 역시 모래가 있는 깨끗한 환경에 서식하기 때문에 환경이 바뀐 미호천에는 살지 못하고 멸종 위기종에 처해 있습니다. 부안종개 역시 서식환경의 변화 때문에 개체 수가 줄고 멸종 위기종에 있습니다.

이렇게 참종개속의 물고기는 환경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서식지의 다양한 구조에 따라 자신들이 삶을 환경에 붙여 살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심천의 참종개 역시 도심의 무심천이 아닌 가덕의 상류에 서식하는 것도 아직 수질이나 환경이 남아 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요즘 무심천의 상류에도 하천의 개발이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예측하면서 이루어지는 환경 개발은 짧은 판단으로 다양한 생명의 숨을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생명의 존재는 몇 줄의 법령이나 조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무심천에 기대어 살아가는 풀, 나무, 새, 곤충, 물고기 등 다양한 생명이 몇 명의 사람들의 판단으로 삶의 심판에 놓일 수는 없습니다.

월, 2016/08/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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