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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근로계약서 서명 전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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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근로계약서 서명 전 알아야 할 것들

익명 (미확인) | 화, 2016/10/25- 14:34

[좋은 일, 공정한 노동]
근로계약서 서명 전 알아야 할 것들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
“당연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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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했을 때, 이 직장이 좋은 일터가 될지 아닐지를 가르는 첫 번째 관문은 무엇일까? 바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는 일이다.
보통 채용 및 인사 담당자는 입사할 사람에게 미리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주고 “읽어보신 뒤에 서명하세요”라고 한다. 물론, 그냥 “서명하세요”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읽어봐도 무슨 내용인지 어느 부분을 중요하게 봐야 할지 모를 때다. “질문 있으세요?”라고 해도 제대로 질문도 못 하고 분위기에 떠밀려서 서명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도 나중에 수정할 수 있을까? 근로조건을 좌우할 정도의 문제는 생기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아주 중요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적인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로계약서에 자신의 서명이 선명하게 남아있는 이상 다퉈봐야 소득이 없을 수도 있다.

근로계약서 읽는 법은 알고 취업해야?

이렇게 중요한 근로계약서인데, 취업준비생이라면 최소한 기본적인 구성 요소는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것이 희망제작소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세 번째 행사인 취업준비생(취준생) 워크숍에서 ‘근로계약서 작성 실습’을 진행한 이유다. 10월 6일(목) 오후 5~9시에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열린 이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취준생이었고,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진짜 ‘나의 일’을 찾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마련된 첫 세션은 구인광고를 취준생 입장에서 분석하고 별점을 매겨본 행사였다. (취준생 워크숍 구인광고 분석 내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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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박성우 공인노무사(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회장)가 근로계약서의 6요소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박 노무사는 먼저 이번 워크숍의 홍보 문구였던 “알고 입사할 권리, 없습니까?”를 보여준 뒤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당연히 알고 입사해야 하고, 꼼꼼하게 뜯어보고 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계약은 모든 사업장에서 필수!

박 노무사는 근로계약에 대해 “모든 경우, 모든 사업장에서 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17조에 따라서 모든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과 반드시 체결해야 합니다. 1인 기업에서 단 1명의 알바를 고용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하면 법적으로 처벌 대상입니다. 또,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즉 종이에 인쇄된 형태로 근로자에게 줘야 합니다. 작성만 해놓고 근로자에게 주지 않아도 처벌 받습니다.”

근로계약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은 ‘취업규칙’이라고 하는, 일하는 사람들의 처우와 관련된 조직에서 정해 놓은 내용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임금, 일하는 시간(소정근로시간), 휴일과 휴가(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쓰여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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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노무사는 “이런데도 실제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했다.
“근로계약서 미 작성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적발돼도 30만 원 정도 부과되고 마는 것도 문제고, 직원이 ‘사장님 근로계약서 쓰셔야죠’라고 말하지 못 하는 문화도 문제입니다. 사장이 ‘골치 아픈 사람이네’ 하고 보니까요. 오죽하면 저는 채용 면접 볼 때 사장이 구두로 휴일, 급여 등에 대해 말한 것을 녹음하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그것도 법적 효력은 있거든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궁여지책이고, 근로계약을 제대로 체결해야죠.”

근로계약서의 6가지 포인트

박 노무사는 표준근로계약서를 보여주면서 ‘서명하기 전 살펴봐야 할 6가지 포인트’를 짚어줬다. 첫째는 계약기간이다.
근로계약서에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으면 정규직, 계약기간이 언제까지라고 쓰여 있으면 계약직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계약직인 경우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그만 나오라고 해도 ‘해고’가 아니기 때문에 ‘부당해고’라고 다투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정규직 채용’이라는 말만 곧이곧대로 믿을 게 아니라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명시돼 있지 않은지를 잘 살펴야 한다.

박 노무사는 특히 “흔한 오해가 수습(견습), 시용 등으로 채용한 기간이 지나면 별다른 설명 없이도 그만두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수습과 시용은 모두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한 개념으로 일을 가르치거나 업무적격성 여부를 평가해보는 기간일 뿐 계약직이 아니므로 기간 만료만을 이유로 해고할 수는 없다”고 했다. 따라서 수습 종료 후 그만두게 했다면 ‘해고’에 해당하므로 기업은 정당한 해고 사유를 증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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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시용으로 일하는 기간과 그 기간의 급여도 근로계약서에 명시돼야 합니다. 또한, 수습 기간 중 최대 3개월까지는 정상 급여의 90%를 줄 수 있을 뿐 다른 근로조건에서 법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두 번째 포인트는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다. 예를 들어 서울 본사에 채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근 즉시 “지방으로 가라”고 했을 때 이 인사발령이 정당한지를 판단할 수 있으려면 근로계약이 어떻게 체결됐는지가 중요하다. 가장 좋은 것은 근로계약서에 근무장소, 담당업무가 명시돼 있는 것이다. 이 경우는 노동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내용을 변경할 수 없다.

대체로는 계약서에 이런 내용이 없거나, 있더라도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배치전환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기재되는 경우가 많은데 박 노무사는 “회사가 경영상 필요를 주장하더라도 법적으로는 그 필요성의 정도와 합리성, 그리고 그에 따라 일하는 당사자가 입는 생활 상의 불이익의 정도를 비교해서 부당한지 여부를 판단한다”고 알려주면서도 “애초에 계약서에 이 부분이 분명히 기재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포괄근로제 야근수당, 합법일까?

세 번째는 ‘근로시간’이다.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하루 8시간), 4시간 당 30분(8시간 당 1시간)의 무급 휴게시간이 기본이다. 회사가 점심시간, 즉 법적 휴게시간에 노동자에게 이런저런 일을 시키거나 사무공간을 벗어나지 못 하게 하는 등 통제를 한다면 무급이 아니라 유급인 것으로 보고 급여를 더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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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에서 중요한 문제는 초과근로다. 연장, 야간, 휴일근로 등 초과근로는 노동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할 수 있고, 이 시간에 대해서는 기존 시간에 받던 급여(통상임금)보다 1.5배를 받아야 한다. 연장근로면서 야간근로(오후 10시~오전 6시)인 경우에는 2배를 받는 등 가산되기도 한다.

이런 내용 자체를 모르는 것도 문제지만 ‘포괄임금제’라는 형식으로 매달 지급되는 초과수당 금액을 고정해 버리는 것도 문제다. 예를 들어 근로계약서에 ‘1일 10시간 근무, 월 200만원 지급’ 식으로 기재되어 있는 식이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초과근로 시간이 한정 없이 늘어나도 따질 수 없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박 노무사는 “포괄임금제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법원은 원칙적으로는 ‘정확한 근로시간을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인정하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시간만큼 초과근로수당을 계산해서 주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네 번째 포인트는 ‘임금’이다. 2016년 기준 시급 6,030원(월급 1,260,270원), 2017년 기준 시급 6,470원(월급 1,352,230원)의 최저임금 이상을 주는지 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최저임금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최저임금에는 매월 고정적·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면서 복리후생 성격(식대, 교통비 등)이 아닌 임금만 포함되고 비정기적인 수당이나 월을 초과하는 단위(분기별, 반기별 등)로 지급되는 임금은 포함되지 않는다. 즉 상여금이나 성과급, 명절휴가비 등은 최저임금과 별개인 것이다. 만일 이런 수당을 제외하고 계산했을 때 급여가 최저임금을 밑돌면 법을 위반한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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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노무사는 “연봉제가 퇴직금과 수당을 안 주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연봉제는 임금총액을 연간 단위로 계산하는 체계일 뿐, 각종 법정 수당은 발생하는 만큼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특히, 퇴직금을 연봉총액에 포함시켜 계약하는 것은 위법이다. 예를 들어서 연봉총액이 2,600만원이라고 하고, 이를 13개월로 나눠서 매월 200만원을 급여로 주고 200만원은 퇴직금으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박 노무사는 “연봉계약서와 근로계약서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별개”라는 점도 강조했다. 근로계약은 채용 시 한 번 체결하는 것이지만 연봉계약서는 매년 체결할 수 있다. 연봉계약서에 해당 연봉이 적용되는 기간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계약직으로 채용됐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전하면서 박 노무사는 “다만, 연봉계약서에 고용기간을 명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효력을 가지므로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통상임금 알아야 하는 이유

그리고, 어렵기는 하지만 몰라서는 안 되는 것이 ‘통상임금’이다. 시간외 근로수당, 연차휴가 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 수당 계산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통상임금은 사전적으로 정해진 고정임금을 말하는데, 각종 수당이 혼재돼서 구분하기가 어렵다면 ‘정기성’, ‘고정성’, ‘일률성’이라는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하면 된다. 즉, 어떤 명목의 수당이 정기적이고 고정적으로, 전 직원에게 또는 특정 요건을 갖춘 직원에게 일률적으로 주어진다면 이는 통상임금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분기마다 한 번씩 고정적으로 전 직원에게 지급되는 수당은 통상임금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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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은 이렇게 해당되는 금액을 월 단위로 계산한 뒤, 월 단위의 유급 근로시간(209시간)으로 나눈 시급을 기준으로 한다. 이 시급이 7,000원이라면 연장근로 1시간 당 10,500원(7,000원의 1.5배)의 수당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다섯 번째 포인트는 ‘휴일과 휴가’다. 이중 휴일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법정 휴일은 달력의 ‘빨간 날’이 아니라 1주일 당 하루의 ‘주 유급 휴일’과 노동자의 날(5월 1일)의 두 가지뿐이라는 것이다. 그 외의 휴일은 노사가 약정하는 것이므로 근로계약서에 어떻게 기재되는지를 유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휴가는 만 1년 근속할 경우(80% 이상 출근) 15일이 발생하고, 만 3년 근속할 경우 2년마다 1년이 더해지는(최대 25일) 것, 그리고 근무 첫 해는 다음해에 발생할 15일을 월 1일씩 당겨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출산전후 휴가 90일을 보장하는 정도가 법으로 보호받는 내용이다. 그 외의 다른 휴가가 있는지는 근로계약서를 통해서 판단해 봐야 한다.

“퇴직금 안 받는다”는 내용 들어있다면?

마지막 6번째 포인트는 ‘각서’ 또는 ‘서약서’에 대한 것이다. 박 노무사는 “노동법 상에서 지키도록 돼 있는 ‘강행법규’를 위반한 내용은 계약으로 체결되더라도 무효”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서 “퇴직금은 받지 않는다”, “업무 상 발생하는 손실은 노동자가 100% 부담한다”는 식으로 법에 어긋나는 내용이 근로계약서에 있더라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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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노무사는 “특히 업무 상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배상은 어떤 경우에도 노동자의 임금에서 공제하면 불법”이라고 했다. 회사가 입은 손해에 대해 노동자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전액이 아니라 과실의 정도, 업무 상 책임의 정도, 급여의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져야 하며 그렇게 정해진 금액도 별도로 내도록 해야지 월급에서 공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원이 사장에게 돈을 빌려가고 안 갚는다고 해도 월급에서 제하고 줄 수는 없다”면서 박 노무사는 “임금은 노동자의 생활을 지탱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 살펴본 내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 박 노무사는 실습 문제를 제시했다. 아래와 같이 가상으로 만들어 본 근로계약서 내용 중에서 법에 어긋나거나 문제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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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6가지가 있다”는 힌트가 주어졌음에도 워크숍 참여자 상당수는 서너 가지도 찾기 어려워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두 명은 정답을 찾아냈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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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통상임금 계산, 그리고 이를 기초로 한 시간외근로수당 계산 실습도 있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보고 노동자가 2016년 4월에 연장근로 20시간(이 중 야간근로 8시간), 휴일근로 10시간을 했다면 이달 받을 총 시간외근로수당은 얼마일지를 계산해 보는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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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아래와 같다. 통상임금(시급)은 9,809원, 4월 초과근로한 20시간에 대한 시간외근로수당은 총 480,641원이었다. 휴대전화 계산기를 두드리며 계산하던 참석자들 대부분은 발표된 정답을 보고는 “틀렸다”, “어렵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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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노무사는 “어렵기는 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면서 “누가 대신 보장해 줄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먼저 정당한 권리를 찾아가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몰랐던 내용들”, “왜 학교에서 안 가르치나?”

이상과 같은 근로계약서 작성 실습을 진행한 데 대해 참가자들은 대체로 “몰랐던 내용이 많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IT회사에서 일하는데 퇴직금 등등에 대해 애매한 채로 일해왔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런 내용은 학교에서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했다. 다른 참가자는 “금융회사에 3년 근무했었는데 야근수당을 받은 적이 없었고, 계산하는 법도 몰랐다”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이런 내용을 알고 일을 시작한다면 차이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근로계약서에 위법 내용을 알았다 하더라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법에 호소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지적했을 때 소통이 되고, 개선이 되는 조직이어야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저는 퇴직금이 연봉에 포함된 것이 잘못됐다고 알고 있었지만 얘기할 수가 없었다면서 ”이런 문제는 혼자서 제기하고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들이 모여서 의논하고, 함께 문제제기 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근로계약서 작성 전에 한 5분 읽어보라고 해서는 이런 점들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최소 일주일 정도는 검토할 시간을 주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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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션은 희망제작소가 제작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을 통해 각자가 가진 좋은 일의 기준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이 내용은 다음 연재를 통해 소개할 예정이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비슷한 흐름에 따라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오는 12월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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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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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애통합놀이터 지원사업>은 장애를 떠나 모든 어린이들이 가고싶고 놀고싶은 놀이터를 만들어보자는 취지하에 기획된 사업입니다. 일반놀이터에 턱을 제거하여 장애아동의 접근성을 높이기에 집중했던 기존의 무장애놀이터와 달리, 야외놀이터의 특성을 살려 장애/비장애 어린이 구분없이 모두가 함께 활동적으로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설공단 산하기관인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오즈의마법사(2,800㎡)' 놀이터 부지를 제공하였고,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 무장애연대)와 함께 '통합'의 의미가 강조된 놀이터를 만들기 위해 네트워크(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경기대학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조경사무소 울)를 구축하였습니다. 앞으로 네트워크 단체와 함께 무장애통합놀이터 원칙과 개념을 정하고 디자인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매뉴얼을 개발하여 공유할 계획입니다. 

 

 

 

모두의 의견으로 만들어지는 무장애통합놀이터

 

무장애통합놀이터 지원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놀이터의 주인인 장애/비장애 어린이와 부모, 관계자들의 의견이 설계에 적극 수렴된다는 점입니다. 장애아동과 부모들이 놀이터를 체험하는 모습을 관찰 · 기록하여 놀이행태를 분석하는 '참여디자인 워크숍'이 지난 7월18일 상암동월드컵경기장 내 유아(장애인)놀이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시설명은 '유아(장애인)놀이터'였지만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진입로만 있을 뿐 일반놀이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와 경기대학교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관찰자들은 이 날 모인 8가구의 장애아동과 부모님들이 어떤 놀이기구를 주로 이용하는지, 부모님들의 개입은 어느정도인지, 장애아동끼리 또는 비장애아동과 함께 그룹을 만들어 노는지 등에 대한 모습을 약 2시간동안 모니터링했습니다.

 

 

워크숍이 진행되기 전, 장애아동 부모님들을 모시고 일반놀이터 이용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제가 처음에 여기(테마파크) 와서 놀이기구를 탔어요. 그런데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왜냐하면 놀이기구 자체가 계단이고, 휠체어 있는 애들은 전혀 놀이기구를 이용을 할 수 없는 거예요. 그나마 이용가능 한 것이 회전목마? 회전목마도 한번은 들어야 되니까. 하루의 소풍이라는 것이 태우고 내리고 타는 것에 올인을 해버리게 되더라구요.”

 

 

 

게임을 하려고 해도 규율과 규칙을 인지해야 되는데, 아이가 어려움이 있는거죠.. 그러니까 경쟁구도가 과열이 되면, .얘가 우리팀에 안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 없지않아 있죠..”

 

엄마들은 자격지심 등의 정서적인 게 많아요. 내가 피해를 주고 있지 않을까? 얘가 빨리 못 내려가니까 비장애아이들이 짜증내지 않을까? 이런 마음에 불안한 거죠.

 

아이들이 (놀이기구 이용하다가) 무서워서 미적대면 뒤에서는 재촉하고, 엄마는 땀이 나요. 집에 가자고 하면 애는 안 간다고 하고 사람들이 ‘쟤는 왜 방해하나, 집에 있지 왜 나왔을까’ 그런 시선이 있고요.

 

 

 

일반놀이터 이용했을 때 장애 특성에 맞는 기구가 부족해 불편한 점도 있지만, '비장애아동과 어울려 놀 수 있을까'에 대한 염려와 부담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날, 부모님들과의 염려와는 다르게 아이들은'놀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았던 놀이기구는 짚라인 이었습니다. 순서를 무시하고 먼저 타려고 떼 쓰던 아이들은 부모의 지도 아래 다른 아이들이 이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질서를 유지했고 기구를 탈 수 없는 아이들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흥겨워했습니다.

 

모래밭에서 노는 아이들도 특별히 협동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삼삼오오 모여앉아 모래놀이를 즐겼습니다.

 

 

 

 

 

짚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장애아동

 <짚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장애아동>

*짚라인: 두 기둥 사이의 와이어에 연결된 도르레를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놀이기구

 

 

 


 

아이들은 아이들이다. 모두 놀이를 좋아한다.

 

 

 

 

아이가 어릴 때 한번 놀이터에서 다쳤고,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좁은 곳을 무서워해요. 잡아주지 않으면 안되고. 그런 트라우마가 있어서 4~5년 동안 안 왔왔는데 오늘은 아이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했고, 언니(다른 장애아동)를 따라다니면서 잘 놀아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앞으로 자주 와야 할 것 같아요.

 

장애가 경증이든 중증이든 아이는 아이들을 좋아해요. 아무 말도 못하고 얘기를 하지 않아도 아이가 좋아하는 그 표정이나 눈빛, 아니면 몸짓, 그런 걸 보고 엄마가 아이 의사를 다 파악을 하거든요. 밖에 나가서 일반 아이들이 놀고있는 그 장소에 가는 것만으로 굉장히 행복해 해요.”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으면 좋겠어요. 캠페인처럼 통합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면, 장애엄마들도 피해의식 덜 느낄 것 같아요.

 

 

 

 

장애아동과 부모들에게는 여전히 놀이터가 어렵고 힘든 공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도움만 있으면 얼마든지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님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님>

 

 

 

 

무장애통합놀이터는 모든 장애아동만을 위한 놀이기구로 설치되기는 어렵습니다. 장애유형, 장애정도에 따라 이용하는 놀이기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차례 모임을 통해 전달받은 의견이 무장애통합놀이터 설계에 반영될 예정이지만 '시설' 자체보다는 장애/비장애 구분없이 모두가 함께 놀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습니다. 

 

12월, 무장애통합놀이터 개장을 기대해주세요 :D

 

 

 

[국민일보 기획기사]

 

 

 

 

 

 

[함께 보면 좋은 글]

 

 
 

 

유나윤아 변화사업국 사업배분팀조윤아 간사

특별한 나눔으로 이어진 너와.나의.연결.고리♬ 도움을 주고 받는 든든한 연결고리가 되고싶습니다. 

 

 

   

 

 

월, 2015/08/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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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긴 GMO

Non-GMO (표기) 왜 안돼?

 

GMO 표시제, 문제 있습니다

 

1월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을 개정·시행했습니다. 제목은 분명 유전자조작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이하 GMO)을 잘 알리라는 뜻인데, 실제로는 GMO를 숨기고, Non-GMO 표시 또한 제한하고 있습니다.

변경·삭제된 한살림 Non-GMO 표시를 안내하고, 개정된 GMO 표시제의 문제점를 설명 드립니다.

 

한살림 물품 Non-GMO 표시 변경

 

• 닭 관련 물품 표시 변경 

 

 안심대안사료_유정란_10구

 

– 유정란(Non-GMO) → 유정란(안심대안사료)

 

백숙용통닭

– 백숙용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삼계닭

– 삼계닭(Non-GMO) → 삼계닭(우리보리살림닭)

 

토막닭

– 토막닭(Non-GMO) → 토막닭(우리보리살림닭)

 

통닭

– 통닭(Non-GMO) → 통닭(우리보리살림닭)

 

※ 시범 급여하던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기존 ‘Non-GMO’ 닭고기 물품 4종에 적용해 우리보리살림닭으로 변경했습니다.

 

• 물품 포장 36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한우 물품 20종

– 햄·소시지 물품 11종

– 청국장(분말·환) 물품 4종

– 사골곰국 1종

 

• 소식지 물품정보 28종에서 ‘Non-GMO’ 표시 삭제

– 콩나물 1종

– 유정란 물품 1종

– 한우 물품 20종

– 닭고기 물품 4종

– 옥수수플레이크 물품 2종

 

• 기타 한살림 인터넷장보기 홈페이지, 매장 게시물 등에서 ‘Non-GMO’ 표시 삭제

 

 

 

GMO 넣는데, 표시는 왜 안 해요??

 

1

 

1. 가공 후 GM단백질·DNA 없음

국내 식용 GMO 소비량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식용유, 간장, 당류, 주류는 GMO 원료를 고도로 정제해, GM단백질·DNA가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GMO 표시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2. GMO를 식품첨가물로 사용

GMO가 가공보조제, 부형제, 희석제, 안정제 등 첨가물로 들어가거나, GMO가 들어간 복합원료라도 함량이 5% 미만이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3. 고의성이 없다면, GMO 3%까지 OK

비의도적 GMO 혼입치에 대한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GMO를 생산하지 않아 GMO가 혼입되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3%’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식품위생기준이 엄격한 유럽연합(EU)은 원재료의 ‘비의도적 GMO 혼입치’를 0.9%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Non-GMO 자율표시, 왜 못해요??

2

 

1.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가 아니라서

현재까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은 6종으로 대두, 옥수수, 카놀라, 면화, 사탕무, 알팔파입니다. Non-GMO 표시는 수입승인을 받은 ‘6가지 작물’에 한정해 GMO가 아닌 경우에만 할 수 있습니다. GMO 개발은 쌀, 밀, 토마토, 사과, 연어 등등 작물을 가리지 않고 진행중이고, 개발중인 GMO가 생태계로 유입될 확률도 있습니다. 하지만 식약처 고시는 6종을 제외한 작물에 대해 별도의 GMO 검사를 하더라도 Non-GMO 표시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2. Non-GMO 원재료 함량이 ‘1순위’가 아니라서

 

GMO 수입승인을 받은 6종 작물이라 하더라도 식품 성분구성에서 1순위가 아니면 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예를 들어, Non-GMO 옥수수를 넣은 가공식품이라도 옥수수가 원재료 함량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Non-GMO 표시는 할 수 없습니다.

 

3. ‘축산물’이라서

축산물은 GMO 수입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가축의 고기와 부산물로써 GMO를 먹여 길러도 GMO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2015년 국내 수입된 농업용(사료용) GM옥수수는 7,936,000톤(ton)으로 전체 GMO 수입량의 77%에 달합니다.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가장 많이 GMO를 사용하지만, 축산물엔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안심대안사료

식약처 고시로 시행된 ‘유전자변형식품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축산물은 안전승인을 받은 작물 6종에 포함되지 않고, 최종 식품에서 GMO도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물품 포장 등에 Non-GMO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한살림은 기존 ‘Non-GMO 사료’의 이름을 ‘안심대안사료’로 바꾸지만,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합니다.

 

 

리보리살림사료

2012년 보리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우리보리 자급기반이 위태로워졌습니다. 한살림은 GM옥수수(GMO)를 ‘우리보리’와 ‘Non-GMO 옥수수’로 대체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사료 GMO를 줄이고, 우리보리 자급기반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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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축산 사료 정책

축산사료는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77%)을 차지합니다. 한살림은 사료에서 GMO를 줄이고, 국산 원료를 늘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우는 2002년부터 GMO를 뺀 사료를 급여하고 있고, 돼지는 옥수수(GMO)를 빼고 국산 발아보리와 국산 미강으로 대채한 우리보리살림사료를 도입해 2013년부터 우리보리살림돼지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보리살림돼지는 한살림 전체 돼지 공급량의 70% 가량을 차지합니다. 유정란과 육계는 2008년부터 Non-GMO 사료(안심대안사료)를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우리보리살림닭은 공급량의 50%까지, 안심대안사료 유정란은 공급량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살림은 Non-GMO 사료를 급여하는 축산물을 조합원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공급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살림과 GMO반대운동

한살림과 함께 만들어요! GMO로부터 안전한 생명 세상

한살림은 2000년대 초반부터 GMO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2000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생명운동연대 창립을 시작으로 작년 유전자조작식품반대전국행동(이하 GMO반대전국행동)이 출범하기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GMO의 위험성과 폐해를 알려왔습니다. 또한, 국내 GMO 소비에서 막대한 비중(2015년 기준 77%)을 차지하는 축산 사료에서 GMO 소비를 줄이고, 자급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올해 한살림은 GMO반대전국행동과 함께 GMO 관련 정책을 대선후보들에게 전달하고, GMO반대 서명운동과 몬산토반대행진을 주도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4월 22일 전북 전주시에 있는 농진청 앞에서 반GMO국민대회를 진행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GMO 완전표시제!! 학교급식 GMO 퇴출!!

GM작물 시험재배 중단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1. 원료기반 GMO 완전표시제 실시하고 식품위생법을 개정하라!
  2. 학교급식 식재료에서 GMO식품을 퇴출하고 학교급식법을 개정하라!
  3. 유전자조작작물 시험 재배를 즉각 중단하라!

 

온라인 서명 참여하기

 

 

기한: ~2017515() 자정까지

여러분의 소중한 서명은 대선 이후 새 행정부의 담당부처에 전달하겠습니다. (서명은 온·오프라인 모두 진행합니다.)

 

월, 2017/04/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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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하는 사람들 

 

겨우내 그대 밥상에 오를 옹골찬 가을맛

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이명환·신순애 생산자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7)

“친환경만 따지면 논은 한 1만1천평, 밭은 3천평쯤? 남들 다 하는 정도지 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이명환 생산자이지만 쌀을 비롯해 땅콩, 마늘, 고구마, 생강에 김장무까지… 십여 가지 작물을 일 년 내내 한살림에 내는 그의 내공이 변변찮을 리 없다.

“한 선생님에게 배워도 일등이 있고 부진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같은 작물을 심어도 아주 잘 자라게 하는 이가 있는데, 바로 그런 사람이여.”

한살림에서도 내로라하는 정광영 생산자가 서슴지 않고 ‘농사의 달인’이라고 인정할 정도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환갑이래도 제일 어리니까 내가 나서야쥬.”

나이가 많아 농사일이 힘에 부치는 공동체 식구들의 논밭을 제 것처럼 책임진다.

“이짝 이랑으로 올라서. 그래야 나랑 키 바란스가 맞지”

키가 작은 아내가 혹시라도 볼품없이 나올까 설 자리를 계속 잡아준다. 논과 밭에서, 공동체와 가정에서. 앞장서 일하면서도 젠체하지 않는 그 모습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느 요리에서나 진맛을 이끌어내는 무와 꼭 닮았다.

 

이달의 살림 물품 

 

벌레가 먼저 찾은 매콤들큼함
한살림 김장무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59)

아삭!! 가을이 씹혔다. 밭에서 막 뽑은 무의 겉껍질을 이빨로 살짝 벗긴 후 한입 슥 베어 무니 특유의 들큼함이 입안을 맴돈다. 손바닥을 갓 넘은 크기에 아직 밑이 덜 들었다고는 하지만 계절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워뗘? 익으려면 안즉 멀었지만 슬슬 맛이 나제? 당진 무는 배랑 맛이 똑같당께.” 자신감과 농담이 절반씩 섞인 신순애 생산자의 말에 피식하는 웃음이 절로 난다. 아무리 다디달다 해도 어찌 무 맛이 배와 같을까마는 얼얼함 속에 느껴지는 시원한 맛은 확실히 배 못지않다. 속이 든든하고 목마름이 금세 가시니 나들이 갈 때마다 챙겨가고 싶을 정도다. 달고 저장성이 좋아 몇 년 전부터 김장무로 심었다는 청운무 품종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추수 탈곡(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14)

이명환 생산자가 추수 탈곡하고 있다

당진 매산리공동체에서 김장무를 내는 곳은 총 세 농가. 각자의 밭에서 열심히 기른 무와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가꾸는 공동밭에서 내는 것을 함께 출하한다. 여러 사람이 밑천을 모아 동업하는 장사를 ‘얼럭장사’라고 한다는데, 저마다 추렴해 마련한 밭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울려 일군 농사이니 말 그대로 얼럭농사다. “공동밭의 소득? 서울 모임 있을 때 차도 빌리고, 회원들끼리 회식할 때도 쓰고 그러제. 농사 배우러 연수도 많이 다녀왔어.” 공동체가 함께 일군 밭의 소출이 다시 공동체를 키워가니 또 하나의 농사, 그것도 절대 실패하지 않을 농사다. “어찌된 게 각자 키운 무보다 여기 께 더 좋아. 자기 밭은 그렇지 못해도 여기는 오며가며 계속 들여다본다니께.” 공동체 회원들이 수년간 애지중지하며 일군 질땅을 바라보는 정광영 생산자의 눈에서 뿌듯함이 읽힌다.

 

땅과 함께 짓는 농사

 

매산리공동체의 김장무 출하 시기는 11월 셋째 주로 매년 비슷하다. 두 달 반 가량의 생장기간을 감안해 9월 초에 씨를 뿌렸다. 무를 재배할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은 땅심이다. 아예 한두 해씩 묵히며 연작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넓지 않은 밭 사정상 쉬운 일이 아니다. 대신 한 밭자리라도 여러 작물의 자리를 매해 바꿔가며 돌려짓기를 한다. 이명환 생산자가 올해 김장무를 심은 밭자리에는 지난해 생강이, 그 전해에는 감자가 자라고 있었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

매산리공동체의 공동밭에서 자라는 김장무는 여느 무보다 크고 실하다

거름을 잘 주는 것도 땅심을 기르는 데 중요하다. 생육기간이 짧은 무는 웃거름을 여러 번 주기보다 밑거름을 많이 주는 편이 좋다.

 

자재를 공동으로 사서 함께 뿌리는 매산리공동체가 밑거름으로 주로 이용하는 것은 유박과 트리플이다. 새의 배설물과 천연 광물질을 혼합해 만들어 햇빛만 닿아도 잘 녹는 트리플은 왕성한 성장이 필요한 생육 초기에, 콩깻묵, 쌀겨, 유채 등의 찌꺼기로 만들어 미생물에 의해 느지막이 분해되는 유박은 생육 후기에 작용해 김장무의 성장을 돕는다. “밭을 갈기 전에 유박과 트리플을 섞어서 뿌려놓고 로터리 친 후에 일주일 정도 있다가 씨를 뿌리면 따로 웃거름을 안 줘도 잘 자라. 무가 원체 그 전에 심었던 작물의 거름까지 잘 빨아먹응게.”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29)-1

이명환 생산자가 김장무를 뽑고 있다

뿌리채소인 무는 모종을 옮겨심지 않고 씨를 직접 뿌린다. 참 농부는 하늘 나는 새와 땅속 벌레, 그리고 자신을 위해 세 개의 씨앗을 심는다고 하는데 그는 아예 한 구멍에 대여섯 개씩 넣는다. 기계를 쓰지 않고 사람이 하나하나 넣다보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허리 수그리고 김장무 심다 보면 대근혀 죽제. 그래도 워쩌겄어. 손으로 해야 제일 확실한디. 그냥 바짝 엎드려 심어야제.” 신순애 생산자가 허리를 두들기며 앓는 소리를 한다. 다행히 올해는 파종시기에 비가 와서 따로 물을 주는 수고를 덜었다. 씨 뿌릴 때뿐이 아니다. 여름에는 그렇게 기다려도 안 오던 비가 김장무가 쑥쑥 자라야 하는 시기에는 때에 맞게 와주었다. 올해 김장무의 작황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45)

대부분 황토흙인 당진 땅의 토질도 김장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다. 뿌리가 땅속으로 뻗어 나가기 편한 황토흙은 무를 비롯해 고구마, 당근, 땅콩 등 뿌리채소를 키우기에 알맞다. “비가 오면 (흙이) 신발에 하도 달라붙어서 장화가 아니면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여. 모래흙에서 키우는 무랑은 아무케도 맛이 다르겄제.” 지난해 한살림에 김장무를 낸 생산지 중 계획량 대비 공급량이 가장 많은 매산리공동체다운 자부심이다.

 

벌레가 먼저 알아보고 찾는 그 맛

수확일은 아직 달포나 남았지만 매산리공동체 식구들은 올해 이미 김장무 맛을 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김장무는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와 5~6장 나왔을 때 한 번씩 솎아낸다. 처음 솎아낸 이파리는 겉절이를 담거나 데쳐서 나물 또는 샐러드로 이용하고 두 번째 솎아낸 것은 작달막하게 자란 뿌리까지 함께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솎아먹는 재미 땀시 (구멍마다) 다섯 개 심을 걸 열 개 심기도 혀. 지져 먹어도 맛있고 된장국에 넣어 먹어도 맛있응께.”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1)

이야기를 나누며 잠깐 걷는 동안에도 김장무밭에는 하얀 배추흰나비가 지천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진록색 무밭을 나는 순백의 나비를 보며 무심코 “와~ 예쁘다”라고 했더니 신순애 생산자가 눈을 흘긴다. “이쁜 게 이쁜 게 아녀. 보기만 해도 진저리 나는디. 저 벌레들을 다 우짠데.” 나비가 무청 사이사이 연한 부분에 낳은 알은 5~6일이면 깨어나 청벌레가 된다. 가을 작물인 김장무는 병보다 충의 피해가 큰데 그중에서도 청벌레는 잠시도 쉬지 않고 무청을 갉아 골치를 썩인다.

20161014_충남 당진 매산리공동체 김장무(이명환 신순애 생산자) (69)

잎줄기와 같은 방향으로 있는 녹색의 청벌레를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너무 심하면 흙살림에서 나오는 청달래 같은 걸 뿌리기도 하는데 거의 손으로 잡어. 오며가며 한 열 번은 잡아줬는데도 숨어서 갉는데 아주 골치여. 여거 좀 봐. 우리 무가 맛있긴 한가봬.” 정광영 생산자의 손끝을 따라가 보니 구멍이 송송 뚫린 무청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맛있는 것은 벌레가 먼저 알아본다는데 올해 당진의 김장무의 맛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혹시라도 구멍 난 무청을 달고 있는 김장무를 받는 조합원이 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하리라. 자연에서도 제일 무맛을 잘 안다는 기미상궁 청벌레가 인정한 맛이니.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김장무에 따라붙은 또 하나의 선물 

무시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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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김장무는 무청이 달린 채 공급된다. 무 끝부분이 달린 채로 잘라 지저분한 겉잎을 떼어내고 끈으로 엮은 뒤 바람이 잘 부는 그늘에서 말리면 이듬해 봄까지는 넉넉히 먹을 무시래기가 된다. 구수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시래기국, 시래기나물, 시래기볶음 등 활용도가 높다. 바짝 말린 무시래기를 한꺼번에 삶은 다음 물기를 꼭 짜 한 끼 분량씩 작은 비닐봉지에 담아 냉동해두면 두고두고 먹을 수 있다. 아예 살짝 삶고 나서 말려도 좋다. 부피도 줄어들고 식감이 연해진다는 이유로 후자를 추천하는 이도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월, 2016/10/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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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보장되며, 주 40시간 이하 노동시간을 지키고, 나의 적성에 맞거나 재미가 있으며, 일하는 사람 간에 화합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가 갖쳐줘 있고, 일하는 과정에서 나의 전문성과 숙련도가 증진되며, 그에 따라 임금도 상승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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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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