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아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대소 이작도.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는 두 섬의 해안선 이짝 섬과 저짝 섬이 파도를 막아주는 서로의 방패막이다. 깨진 거울의 짝을 맞추듯 서로의 한 짝이 되어 천혜의 항구가 되었다. 한 때 왜구가 머물렀다는 섬은 이제 해군기지가 들어서 있다.)
이작도에 갔다.
대이작과 소이작으로 나뉘어 있는 두 개의 섬이 이러한 이름을 갖은 연유는 섬이 감싸고 있는 내해가 숨어 있기 좋은 형상으로 적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의 이적이 바뀌었기 때문이란다. 한 때 왜구가 머물렀다고 하니 그럴듯 하지만 뭔가 아쉽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러한 이름 보다는 두 섬이 가깝게 붙어 있어 이쪽에서 저쪽으로 폴짝 뛰면 넘어갈 수 있을 정도라 폴짝섬이라고도 하고 이짝저짝이 변해서 이작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가 더 그럴듯하고 정감이 간다.
이작도엔 많은 것들이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 두 개만 고르라면 단연 풀등과 남한 최고령 암석이다.
풀등은 썰물 때만 드러나는 모래섬을 말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고래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고래등이라고도 부른다.
꽃게의 산란장이기도 하고 쭈꾸미 망둥어 바지락 등 수많은 생명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하루에 두 번 네시간 정도 드러나는 풀등은 좀 더 퇴적이 진행되면 바다의 사막으로 뭍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만한데 바다모래 채취로 쪼그라드는 모습이 안타깝다.
당장 주변에서의 모래채취는 사라졌다지만 덕적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모래채취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이곳 풀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자연이 생태계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바다의 이쪽저쪽이 어찌 따로 일 수 있겠는가?
이번 방문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이곳 풀등과 직접 연결되어 있다. 그것은 이곳 풀등이 물개의 서식지였다는 사실이다. 생태체험관을 지키고 있는 전 이장과 수평선민박의 주인에 따르면 최근 물개을 목격한 주민이 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 때 선친께서 물개를 잡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나섰던 추억을 떠올리며 시작한 풀등과 물개 이야기는 최근 들어 하얀 물개-일명 유령 물개-의 목격담으로 넘어가면서 지방정부나 국가 기관이나 관련 연구기관에 조사를 요구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나서지 않는다며 이런 일 하나하나를 제대로 할 때 생태계 보전과 생태관광 등이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승봉도에 딸린 섬 사도가 풀등 건너 자리하고 있다.
물이 빠지면서 연흔이 나타난 풀등
풀등에도 골이 있어 썰물에도 무릎 정도 잠기는 호수가 생긴다.
이곳에는 망둥이를 비롯하여 수많은 종류의 치어들이 노닌다.
사람의 기척에 놀란 넙치(광어)가 쏜살같이 도망간다. 여럿이 저놈 잡아라 외치면 에워쌌지만 결국 놓치고 말았다.
엽낭게가 먹이를 먹고 뱉은 모래가 무늬를 그리고 있다. 자연의 예술가인 엽낭게의 작품이 풀등을 장식하고 있다.
광막한 고요를 느끼기에 더 없이 좋은 풀등
파라솔과 돗자리를 준비해서 책을 읽어도 좋고 낮잠을 자도 좋다.
저멀리 선갑도와 덕적도의 섬들이 풀등 뒤로 보인다.
남한 최고령 암석은 한반도 특히 남한의 지질을 연구하는데 기본이
되는 암석이다. 이 암석이 발견되기 전에는 기반암의 나이가 18억년이었는데 이를 25억년으로 끌어 올린 중요한 암석이다. 서울대 교수가 낚시를 하러 왔다 우연히 발견했다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이 보다 더 잘 입증할 수 있을까?
옹진군에는 이작도 말고도 수 많은 지질과 관련한 자연유산이 산재해 있다. 장봉도는 물론이고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 어딜가나 이러한 보물이 지천이다. 세계자연유산이나 지질공원 등 이들 자원을 바탕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열망들이 많은데 꼭이뤄졌으면 좋겠다. 단순히 지질공원이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를 통해 더욱 나은 조건으로 보존과 보전을 할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흘러간 옛 영화 섬마을 선생님-이 영화를 알만한 사람이 얼마나 있으며 영화를 본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이미자가 부른 섬마을선생님 노래도 여기에 와서나 알 사람이 더 많겠지만- 영화촬영지인 계남마을의 계남분교의 폐허에서 세월의 허망함을 느끼면서 그 앞 팽나무 두그루가 사이좋게 서 있는 팽나무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승봉도를 바라보는 것도 좋다.
또한 송이산과 부아산을 연결하는 둘레길과 삼신할미가 아이를 점지한다는 삼신할미샘과 수많은 해안에서의 체험거리가 즐비하다.
바다 일을 하러 나간 부모를 기다리다 끝내 바위가 되었다는 오형제바위도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최근에는 어선 그물체험 및 낚시 풀등에서의 산책과 네끼 식사와 잠자리를 모두 제공하는 팩키지 관광이 어촌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섬을 찾는 사람의 즐길거리가 풍부해졌다.
맛과 여유를 즐기기에 최고의 섬 이작도. 일박이일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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