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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진위원의 섬 기행 – 장봉도, 20억년의 세월을 걷다

수, 2016/08/03- 19:36 익명 (미확인) 에 의해 제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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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둘러 볼 곳은 장봉도이다.

 

장봉도는 북도면에 속한 섬 중에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이다. 봉우리가 길게 늘어서 있다고 해서 이름 붙였다는 설도 있고 봉수대가 있는 섬이라는 뜻이 이름으로 되었다는 설도 있다. 장봉도는 이름만큼이나 큰 섬으로 4리까지 네 개의 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해안선이 길어 둘러 볼 곳이 많다.

집중적으로 살펴 볼 곳은 윤옥골-일부 표지판에는 유노골이라고 되어있다.― 해안인데 장봉도를 비롯한 옹진군의 지질의 특징을 살펴 볼 수 있는 곳이다.

 

윤옥골로 가기 말문고개를 지나는데 이곳에는 한국에 한 종만이 있는 매화노루발이라는 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잠시 찾아보고 간다. 이미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있는 매화노루발은 무리지어 있다고 해도 워낙 작아 알고 있는 사람도 눈을 부릅떠야 겨우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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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문고개를 지나고 제비우물 입구를 지나면 마을 입구에 소사나무 두 그루가 길가에 서 있다. 당산나무인데 그 크기가 상당하다. 주변을 정비하지 않아 나무의 위용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인천 앞바다 섬에는 유독 소사나무가 많은데 땔감으로 쓰기 위해 집중적으로 심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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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골 해변을 따라 지질탐사를 시작한다. 지질학박사인 삼산고등학교 김기룡 교장이 오늘의 안내자이다. 김기룡 교장은 윤옥골 해변은 장봉도 지질 특성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지형이며 지질 특성 때문에 매우 아름다운 해변으로 지질공원으로 지정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하신다.

장봉도 지질은 20억년에서 12억년 사이에 퇴적된 지층이 열과 압력에 의해 변성되어 생긴 변성암으로 석회암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변성된 대리암 계열이 주축을 이루는 장봉편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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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암에 1억 년 전쯤에 화강암마그마가 관입을 하였다. 정장석이 많아 붉은 색을 띄는 화강암은 장봉편암지대의 끝에서 두드러져 지질학 편년의 살아있는 교과서를 보는듯하다.

 

또한 관입당시 기존에 있던 장봉편암 중 일부가 녹지 않고 화강암 마그마와 함께 굳어 버린 것을 포획암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흔적도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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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변을 걷다보면 수석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는다. 아니 내가 대지예술의 한 장면이 된 느낌이다. 지구가 빚고 세월이 다듬고 있는 예술 작품의 한 순간을 함께 하고 있는 대지예술. 인간은 기껏해야 한 조각 겨우 뜯어내어 집에 두고 감상할 뿐인데 이곳에선 작품과 내가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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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층이 압력을 받아 휠 때 석영과 같이 단단한 암석들은 압력에 눌려 늘어나다 버티지 못하고 끊어져 버린다. 뻘이 쌓인 이암 그중에서도 이곳의 지형처럼 석회암 성질이 많은 대리암은 늘어져 연결되어 있는데 석영 성분이 많은 화강암은 뚝뚝 끊어져 있다. 이런 구조를 프랑스어로 소세지를 뜻하는 부딘구조라고 한다. 부딘구조에서 끊어진 암석이 형상을 만들기도 하는데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다른 사람들은 뱀이라고 하는데 내 눈에는 용으로 보인다. – 모양을 간직한 암벽이 있어 등용벽이라고 이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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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용벽에서 멀리 해안선을 따라 장봉편암과 화강암이 경계를 이룬 능선을 바라보면 소년-소녀라고 볼 수도 있다. -이 하늘을 향해 입맞춤하는 모습이 보인다. 소년 하늘에 입 맞추다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하늘쪽바위라고 이름을 붙인다. 자연의 작품 속 작은 부분을 보고 상상하고 이름붙이는 재미 또한 이 해변이 주는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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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완전히 빠지면 해변을 따라 가막머리전망대까지 가면서 더한 절경을 볼 수도 있지만 오늘은 물때가 맞지 않아 중간에 아쉬움을 남기고 등산로로 올라간다. 등산로는 해변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데 초롱처럼 청초한 꽃을 매단 잔대, 보기 힘든 까치수영-큰까치수영은 흔하지만 까치수영은 드물다-에 육지에서도 보기 힘든 떡갈나무 군락과 갓버섯을 비롯한 수많은 버섯이 발길을 잡는다.

 

이 섬 이름의 유래일지도 모르는 봉화대에 올라 주위를 조망하는 재미는 섬산행이 주는 선물이다.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해변이면 해변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장봉도. 지역상인들이 모여 만든 보물상협동조합의 이름만큼이나 보물이 가득한 섬에서의 반나절이 아쉽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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