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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도, “Winter is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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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에도, “Winter is coming”

익명 (미확인) | 목, 2017/09/07- 17:36

안나 네이스탯(Anna Neistat), 국제앰네스티 선임 조사국장

<왕좌의 게임>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Winter is coming.” 불길한 미래를 예언하는 이 유명한 한마디는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 이 말은 기나긴 여름이 지나면 혹독한 겨울이 찾아온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겨울이 되면 세계에 대재앙이 도래할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바로 ‘죽은 자들의 군대’ 다. 이렇게 엄청난 위협에 비하면 그동안의 암투와 배신, 불화는 사소하고 무의미해 보인다.

인권옹호자로서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우위를 점하려 책임을 전가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우리에게도 겨울이 찾아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인권 보호가 더 이상 의미 없는 행위로 전락하게 된, 암울한 미래가 말이다.

우리의 ‘여름’은 길고 풍요로웠다. 70년 전인 1948년, 세계 각국은 한자리에 모여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했다. “국적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의 인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처음으로 명시한 선언이었다.

이처럼 모든 사람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선언문을 마련한 것은 오랫동안 인류의 참혹하고도 암울했던 ‘긴 밤’을 견뎌낸 생존자들이었다. 이들은 가스실, 인종청소처럼 민간인들이 대규모로 고통받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뜻을 모았다.

그 이후, 세계인들은 각지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룩해냈다. 여성과 LGBT의 인권을 보장했고, 권력을 남용하는 정부에 맞서 일어섰고,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전체주의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국가 원수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게 했다. 그렇게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들어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기를 거치고, 다시는 같은 참상을 반복하지 말자고 선언했던 사람들이 지금의 사회를 본다면 몰라볼 정도의 변화를 이룩한 것이다.

우리가 막아낼 공격은 더 이상 개인이나 공동체의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다…. 인권보호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위협에 맞서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과거로 퇴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난 70년이 장밋빛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장벽을 지키는 ‘나이트워치’처럼, 우리 인권옹호자들은 조금 더 가까이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위협을 경계하고 알리는 것은 물론, 심각한 인권침해를 막아내는 역할까지 했다.

혹독한 겨울바람을 막아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은, 모든 정부가 인간의 보편적인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원칙이 최근 들어 역사상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드라마 속 웨스테로스 사람들은 여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우리도 똑같이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가 막아낼 공격은 더 이상 개인이나 공동체의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다. 서로 동맹을 맺고 일부의 불량 국가를 처단하는 수준도 아니다. 이제는 인권보호제도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위협에 맞서야 한다. 존 스노우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실제적인 전투를 앞두고 하나로 단결해야 한다.

이처럼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위협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불과 지난 몇 년 동안, 정치인들은 외국인 혐오, 여성 혐오, ‘타인’들에 대한 비인간화를 내세우면서 유권자들의 불안과 박탈감을 노골적으로 이용해 승리를 취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러한 선전 문구는 점점 선동적인 목소리로 변해서, 이로 인해 차별과 증오범죄, 폭력이 발생하고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얼마 전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폭동도 그 예다.

국가 정부들은 ‘안보 우려’라고 모호하게 정의된 개념을 이용해, 고문이나 즉결 처형을 금지하는 등의 인권적 제약을 무시하고, 그러한 행위를 정당화했다. 이러한 수법을 이용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이집트, 나이지리아, 터키, 필리핀 등으로 아주 다양했다.

러시아, 중국과 같이 보편적인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를 끊임없이 위협했던 국가들은 이제 더욱 대담해졌으며, 국제적 수준의 논의에서 더욱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거나, 논의 자체를 지연시키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국이나 영국과 같이,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인권의 수호자였던 국가들조차도 급격하게 태세를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마치 세르세이 라니스터처럼, 염치없게도 자국만의 편협한 이익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국익을 위해 인권을 희생해야 한다는 비열한 주장을 늘어놓는다.

미국과 영국이 이러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니, 민주주의와 인권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짧은 다른 국가 역시 너무나도 쉽게 그렇게 행동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의사전달 수단을 동원해 나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를 위협하는 자에게 맞서 큰 소리로, 끈질기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인류 근대사의 가장 암울한 시기를 거쳐 마련된 지금의 인권보호제도가, 이제 또다시 황혼 속으로 잠겨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 <왕좌의 게임>에서 언급되는 또 하나의 흉흉한 말을 인용하자면, 밤이 찾아오면 “사방이 어둠과 공포로 둘러싸일 것”이다. 이 전투에서 멀찍이 떨어진 채로 아무런 피해도 받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지난 “겨울”의 혹독함을 지나치게 빨리 잊어버린 사람일 것이다.

이처럼 강력한 힘에 맞서 인류의 공동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하나 되어 행동에 나서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온갖 기준을 내세워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저항하고, 자국 정부라도 마땅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할 것이다. 확성기를 들든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든, 모든 의사전달 수단을 동원해 나의 권리와 타인의 권리를 위협하는 자에게 맞서서 큰 소리로, 끈질기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 이들을 받아들이고, 불의와 위협에 맞닥뜨린 사람들 및 공동체에 지지와 연대를 보여야 한다.

<왕좌의 게임> 세계에서는 길고 혹독한 겨울이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인권은 꼭 그런 결말을 맞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모두 함께 인권을 위한 촛불을 밝게 켜 둔다면, 어둠은 곧 사라질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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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목장세미’라는 스튜디오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유혜미 작가는 가구 장인의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전문 목공을 기반으로 가구 제작에서부터 인테리어, 전시 디자인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소목장세미 유혜미 작가

전 전시 감독, 소목장세미 유혜미 작가

‘소목장세미’라는 스튜디오이자 브랜드를 이끄는 유혜미 작가는 가구 장인의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전문 목공을 기반으로 가구 제작에서부터 인테리어, 전시 디자인 등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이번 전시에서 유 작가는 ‘인권’과 ‘미니 골프’ 라는 이색 조합을 고안해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인권침해 사례를 흥미롭고도 직접적인 경험으로 유쾌하게 전환시켰다.

 

소목장세미를 이끄는 유혜미를 간단히 소개해달라.
2012년도에 소목장세미라는 1인 가구 공방을 시작해서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소목장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즉 작은 가구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번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의 Write for Rights 전시 아트디렉팅을 맡았다.

 

제3회 한글실험프로젝트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2019) 전시의 일환으로 박철희 작가와 협업해 제작한 한글 마루다. 한글의 모아쓰기를 모듈화해 실제 마루로 사용할 수 있는 리빙 제품으로 만들었다. ⓒ언리얼스튜디오

 

충남 금산의 카페 인테리어(2019)를 맡아 패턴이 들어간 평상을 제작했다. 처음 시도한 마루 작업으로 패턴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전 과정을 맡았다. 이번 앰네스티와의 전시에서 발판 역할을 한 마루를 고안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프로젝트다. ⓒ언리얼스튜디오

 

스포츠와 가구를 조합해본 첫 번째 시도였다. 테이블, 벤치 등의 1인 가구이자 스포츠(뜀틀), 종이함 등의 수납 기능을 더한 다목적 가구(2015)다. ⓒ언리얼스튜디오

 

“인권을 유린당한 전 세계 유스”라는 무거운 주제를 갖고 콘셉트를 도출하는 과정은 어떠했나.
이번 전시는 크게 앰네스티가 매년 12월 진행하는 Write For Rights 캠페인의 일환으로 편지쓰기 행사의 대상이었던 유스의 사례를 풀어내는 것이었다. 미니 골프라는 콘셉트는 사실 맨 처음부터 떠올랐다. 개인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미국에 놀러 갔을 때나 국내에서도 종종 놀러 가는 속초의 유명 미니 골프 시설에서의 경험이 강렬했던 것 같다. (미니 골프는) 골프 트랙마다 다른 장애물이 있고 플레이어들은 각기 다른 장애물을 넘기 위해 코스별로 요구하는 특정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런 개념과 과정이 재미있었다. 유치한 미니어처 게임이라기보다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스들의 사례를 각 트랙에 대입한 뒤 관람객이 트랙에 따라 특정한 액션을 해내도록 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나의 결과물을 성취해가는 상징적인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축해보았다.

 

그동안 크고 작은 가구와 매장 내 선반, 테이블 등 집기를 자주 선보였는데, 이전의 작업과 비교해 어떤 새로운 시도가 있었나.
전에 했던 작업과는 여러모로 달랐다. 주로 나무로 된 가구만을 만들어왔고 이렇게 전동기기 작동이 연계되는 작업을 많이 적용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을 하는 동료들과 논의하며 어떤 것들이 가능하고 불가능할지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었다. 소목장세미를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테크놀로지도 소화하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나가는 창작집단으로 정의해가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언리얼스튜디오

공에 반응하는 장애물이나 공을 레일로 떨어뜨려 주는 나선형 리프트 등 이번 전시 곳곳에 모터나 센서가 들어간 테크닉이 사용됐다. 그간 선보여온 가구나 인테리어와는 또 다른 차원의 시도였을 것 같다.
소목장세미가 새로 선보인 art&technology 선상의 작업이 있게 된 배경에는 안록수라는 전기공학 전문인이자 조명 디자이너의 도움이 컸다. 우연한 소개로 알게 되어 전기에 대한 그의 전문지식과 나의 제작 역량을 조합해 몇 번의 조명 작업을 같이한 적이 있다. 서로 모르는 부분을 완벽히 보완해준 것은 물론, 둘 다 상당히 꼼꼼한 성격으로 일 궁합이 너무 잘 맞았다. 이번 앰네스티 전시에 임하면서 여러 가지 더 높은 단계의 실험을 해나가고 원하던 그림을 완성해 서로 만족하고 기뻐하고 있다.

 

테크니션을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부터 전시장에 흐르는 음악을 믹스해준 DJ 등 다양한 협업자와 함께한 결과로 알고 있다.
학교 타과 후배로 만난 뒤, 몇 년 전 내게 목공을 배우기 시작하며 인연을 맺은 실력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환, 유스의 사례를 꼼꼼히 읽은 뒤 이슈 해결을 바람을 담아 전시장에 틀 음악 믹스를 만들어준 dj yesyes 등과 협업했다. dj yesyes는 매년 사진 페스티벌 ‘스크랩’의 배경음악이 될 믹스를 만드는 뮤지션인데, 그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번 전시에 참여해 줄 것을 부탁드렸다. 그는 여섯 유스의 사례를 꼼꼼히 읽은 뒤, 이슈 해결의 바람을 담아 ‘home’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거나 집과 관련된 영화의 OST 등을 모아 는 아름다운 믹스를 완성했다.

 

전시 첫날 꽃바구니를 보내온 ‘속초 보광 미니 골프’와의 인연도 궁금하다.
이번 전시를 만드는데 크나큰 영감을 준 것은 바로 속초의 보광 미니골프장이다. 이곳은 속초 영랑호의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1963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자그마한 야외 미니골프장으로 그 외관과 조형성부터가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미학을 담고 있다. 코스 하나하나마다 만든이의 재치와 재미가 담겨 총 18개 코스를 아무런 지루함 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문화유산’ 수준의 골프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연한 방문으로 미니 골프를 접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골프에 가졌던 ‘부자들만의 스포츠라는’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듬해 미국 여행 중 시내 미니골프장을 들렀는데 모든 트랙에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형태인 것을 보고 매우 놀란 적이 있다. 그것 또한 이번 을 만들게 해준 크나큰 영감이었다.

 

궁극적으로 ‘탄원 편지’를 쓰기를 독려하는, 확고한 목적이 있는 전시다.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목적에서 시작한 만큼, 다소 지루하거나 평면적인 그림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는 없었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자신을 믿는 구석이 있어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재료를 어떻게 요리해서 플레이팅해 낼 것인지에 대한 그림이 확고하게 머릿속에 있었다. 미니 골프라는 경쾌한 요소에, 최근 작업이었던 한글박물관 전시에서 선보인 마루 작업이라던가 내가 늘 즐겨 사용하는 카펫이라는 요소를 인조 잔디로 치환한 점 등 자신 있는 요소를 부분적으로 차용해 전반적으로 무게감과 안정감을 더하고자 했다.

 

관람객에게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인가.
메시지를 전달한다기보다 ‘이 사례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들자’는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다. 함께 전시 준비를 한 팀원들 간에서도 어떤 특정 사례에 대한 입장이나 사형제에 대한 생각 등등이 서로 조금씩 달랐다. 서로 이야기 나누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부분이다. 모든 사례와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어떤 답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각 사례에 대해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보고 생각해보고 이야기해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봤다. ‘왜 입고 싶은 대로 입은 게 죄가 되어서 10년 이상 감옥에 갇혀야 하지?’ ‘어디서부터 왜 그렇게 되었을까?’와 같은 질문을 먼저 스스로에게부터 했으면 한다.

 

토, 2020/01/18-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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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유스youth연령은 공식적으로 14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들을 가리키지만, 앰네스티 유스 전략에 따라 각 지부, 구조, 사무국은 각각의 맥락과 역사에 기반해 다른 정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유스를 미래의 지도자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유스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위기에 직접 맞서 싸우고 있다. 기후정의를 요구하고 여성인권을 촉구하며 홈리스 이슈에 대응하고 경찰의 잔혹성을 폭로하고 있다. 유스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9년 6월 20일, 캐나다 선주민 공동체의 유스단체 '그래시 내로우(Grassy Narrows)'가 수은 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어 정부를 상대로 이에 대한 조치와 보상을 요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2019년 6월 20일, 캐나다 선주민 공동체의 유스단체 ‘그래시 내로우(Grassy Narrows)’가 수은 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어 정부를 상대로 이에 대한 조치와 보상을 요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약 31억 명에 이르는 유스는 전 세계 인구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에서 최악으로 꼽히는 부당한 일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유스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가 빈곤과 불평등, 차별, 부패로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결국 이러한 부당함에 맞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하지만 이를 책임져야 할 이들은 하나같이 “유스가 어떻게 감히!”라는 태도로, 부당함에 맞서는 유스를 배제하고, 괴롭히고, 공격하고, 감옥에 가두고 있다. 올해 Write for Rights는 이러한 유스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들을 지지하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잘못된 행동을 할 때마다 이들이 더 ‘감히’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유스들의 용감한 행동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변화시킬 것이다.

 

앰네스티의 대표 인권 캠페인 Write for Rights를 통해 올해 우리는 세계 최악의 위기에 맞서고 있는 유스 활동가들을 지지하고 나설 것입니다.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쿠미 나이두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앰네스티의 대표 인권 캠페인 Write for Rights를 통해 올해 우리는 세계 최대 위기에 맞서고 있는 유스 활동가들을 지지하고 나선다”고 밝혔다. 또한 “기후 정의를 요구하며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사람들부터 불평등과 빈곤, 차별, 정치적 억압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까지, 변화의 강력한 원동력으로 떠오른 유스들은 전 세계의 지지를 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매년 12월, 세계 각지에서는 인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 수백만 통의 편지를 쓰고 있다. 올해로 18년째 이어지고 있는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어느덧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 캠페인이 되었다. 지난해, Write for Rights캠페인에서는 인권을 위협받는 10개국의 활동가와 개인을 위해 약 600만 건의 지지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 국제앰네스티는 이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는 많은 유스가 참여해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는 많은 유스가 참여해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는 많은 유스가 참여해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는 많은 유스가 참여해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매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는 많은 유스가 참여해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림을 그려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019년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벨라루스, 캐나다, 그리스, 이란, 멕시코, 필리핀, 남수단 등에 있는 유스 인권옹호자 및 인권침해 피해자들과 함께한다.

  • 캐나다 온타리오주 북서쪽 선주민 공동체의 유스단체 그래시 내로우스 유스(Grassy Narrows Youth)는 수은 오염의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들은 캐나다 정부에 그래시 내로우스의 수은 오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파괴된 하천 생태계 복원과 피해 보상, 건강한 환경을 위한 지속적 관리를 촉구하고 있다.
  • 그리스 레스보스 섬의 구호활동가 사라 마르디니(Sarah Mardini)와 션 바인더(Seán Binder)는 조난당한 난민을 구조하는 인도주의적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을 위험에 처해 있다.
  • 이란의 여성인권옹호자 야사만 아리아니(Yasaman Aryani)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여성에게 차별적인 강제히잡착용법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16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필리핀의 유스 활동가 마리넬 우발도(Marinel Ubaldo)는 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마을에 살고 있다. 이후 마리넬은 필리핀 정부에 기후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안전한 주거 환경과 물, 전기를 제공하고 기후변화의 파괴적인 영향으로부터 미래 세대를 보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Write for Rights 캠페인은 국제앰네스티의 이상과 정신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한 명의 개인이 또 다른 개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여러분이 정의와 평등, 자유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이 놀라운 유스들을 지지해 주기를 바란다. 지난 50년간의 앰네스티 활동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편지를 쓰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양심수 석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사랑과 애정이 가득한 여러분의 활동 덕분에, 우리는 하나가 되어 정의를 요구하고, 정부를 압박해 조사를 촉구하며, 무엇보다 세상에 마리엘 같은 피해자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투쟁할 수 있었어요.

모니카 베니시오(Monica Benício)

 

지난해 브라질에서 피살된 지역 정치인이자 LGBTI 인권옹호자 마리엘 프랑코(Marielle Franco)의 파트너 모니카 베니시오(Monica Benício)는 Write for rights 캠페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 곳곳에 나를 보살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덕분에 아침마다 눈을 뜨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보살핌은, 정의를 촉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변화를 만드는 투쟁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유스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하기 위해서는 모두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이들이 더는 위험을 무릅쓰고 말하기를 하지 않아도 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침묵이 아닌 편지로 이들과 함께하자.

지금 당장 유스들의 목소리에 편지로 응답해주세요

 

2019 Write for Rights
2019년, 또 한번의 Write for Rights가 시작됩니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유스들과 함께합니다.
함께 놀라운 변화를 만들고 싶다면,
주저 말고 편지를 쓰세요.

편지쓰기

화, 2019/11/2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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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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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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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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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여자를 소비하는 방식, 아니 이제 여자가 게임을 소비하는 방식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 배울 것이 없는 질 낮은 문화콘텐츠, 학업 혹은 일상생활을 마비시키는 위험한 중독성. 게임을 둘러싼 부정적인 편견은 오래되었고, 뿌리 깊다. 일부는 맞기도 하고 혹은 그렇지 않기도 하다. 게임은 꽤 오랜 기간 주류 문화로 인정 받지 못하고 부정적인 시선을 더 많이 받는 하위 문화였다. 특히 한국에서 게임은 오랜 기간 ‘골칫덩이’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간의 정부는 게임을 산업이나 문화가 아닌 마치 ‘질병관리’하듯 다뤄왔다. 언론도 범죄 피의자가 ‘게임을 즐겨했다’는 식으로 게임이 폭력성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그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영업중인 PC방의 전원을 내리는 ‘실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세계적인 추이에서 게임의 발전은 눈부시다. 단순히 적을 물리치거나 스테이지를 돌파하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에서 탈피해 소재와 주제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해졌다.1) 덕분에 게임은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미디어(김윤상)로까지 기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래픽과 미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연출의 탁월함이 더해진 대작의 등장은 이제 게임을 영화처럼 종합예술의 반열에 올려놓기에 충분하다. 그 결과 게임은 대중 엔터테인먼트 산업 중 최단 기간에 최대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집약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미디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제 게임은 게임을 둘러싼 편견을 뛰어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게임이 극복해야 하는 편견은 아직 꽤 남아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견고하고 오래된 편견 중 하나는 남성의 전유물이란 것. 어느 정도는 부정하기 힘든 사실인 이 편견은, 이제 게임이 풀어내야 할 눈앞의 미션이 되었다.

HBO의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SF와 서부극이 뒤섞인 독특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기억(메모리)을 삭제할 수 있고, 다치거나 죽어도 (기계니까) 고쳐서 부활할 수 있다는 점만 뺀다면 인간과 모든 면에서 똑같은 안드로이드가 만들어진 근미래의 세상. 이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AI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스스로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은 “웨스트월드”라는 가상의 미국 서부극을 재현한 거대 테마파크의 ‘NPC(Non-Player Character)’일 뿐이다. 여기에 돈을 내고 입장한 진짜 ‘사람’들은 마치 게임에 참여하듯이 퀘스트를 풀며 모험을 하거나, 사랑에 빠지거나, 영웅이 될 수도, 악당이 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는 사람을 물리적으로 해칠 수 없도록 조작되어 있고, 때문에 어떤 손님은 기꺼이 안드로이드를 학살하거나 약탈하는 데에서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리하여 이 세계의 여자 안드로이드들은 늘 강간 당하고 죽임 당한다.
갑자기 드라마 얘기를 꺼낸 이유는 이 <웨스트월드>의 여성 안드로이드 ‘돌로레스’가 남성 유저에 의해 유린 당한 수백수천의 날이 여태까지 게임이 여자를 다뤄온 방식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때까지의 주류 게임 문화가 소비해온 ‘여캐’는 그래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초적인 폭력의 세계에서 양념처럼 걸쳐지는 눈요깃거리에 불과했다.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드라마 <웨스트월드>

드라마 &lt;웨스트월드&gt;

이는 여성 캐릭터의 복장만 봐도 쉽게 드러나는데, 전투와 액션을 다룬 게임에서조차 여성 캐릭터는 오로지 남성 유저의 시각적 만족을 위해 섹스어필하는 의상과 몸매가 강조된다. 대표적인 성상품화로 문제가 된 ‘서든어택2’는 그 옷차림 그대로 게임 내에서 공격 당하는 게 묘사되어 성폭력까지 연상시키는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발매 예정인 플레이스테이션4 기반의 대작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스틸 이미지가 공개되었을 때, 혹자는 여주인공인 엘리가 ‘가슴이 작아서’ 여성스럽지 못하다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라스트 오브 어스2>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의 파국 서사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무정부 상태나 다름 없는 이 세계에서는 단지 생존만을 위해 인간성을 극단으로 몰아부치며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 같은 곳인데, 여기에서조차 여성 캐릭터의 몸매를 품평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배우 앨렌 페이지를 모델로 디자인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후에 다소 수정) 다른 게임에서 모델링 연기로 출연한 탓에 앨렌 페이지 본인은 “영광이지만 기쁘지 않다”로 대답했지만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이자 주체적으로 발언하는 페미니스트로서 엘렌 페이지가 괴물의 시대에 살아남아야 하는 강인한 여자아이의 모델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닌듯하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

<라스트 오브 어스>

한편 <라스트 오브 어스>이 첫 발매 당시에는 여성 캐릭터가 패키지에 등장하면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판단한 제작사 고위층이 엘리를 표지 디자인에서 뺄 것을 요구했으나 제작진은 이를 거부하고 엘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또한 개발 도중 실시된 설문조사가 ‘남성 게이머’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즉시 ‘여성 게이머’도 포함시킬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사례는 그동안 게임(업계)이 여성을 게임 속에서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여성 게이머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다. 게임하는 여성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거나, 있더라도 ‘게임실력이 남자보다 떨어지는’ 취급을 받았다. 특히 사용자간의 경쟁이 펼쳐지고 게임 실력이 계량화된 등급으로 평가 받는 게임에서 여성 게이머가 들을 수 있는 가장 후한 말은 “여자 치고는 잘하네요” 라는 말이다. 실시간 온라인게임에서 음성대화가 일반화되고 중요해진 요즘 게임에서는 문제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게임을 이기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간의 실시간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게임 중 음성대화가 필수적이다) 목소리를 통해 여성임이 ‘노출’되면 그때부터 온갖 성희롱 발언이 터져나온다. 혹은 패배의 원인을 ‘여자가 못해서’로 몰고 가기도 한다. 2016년 발매되자마자 최고의 인기게임의 반열에 오른 <오버워치>는 이러한 성차별적 폐해에 여성 게이머들이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아니, <오버워치> 이전의 같은 장르의 <리그 오브 레전드>때부터도 이런 문제는 심각했다. 여성 게이머들은 온갖 인신공격과 성희롱 발언을 피하기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플레이 했고, ‘여자인 것이 들켰을 때’ 받는 피해와 고통은 오로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그럼에도 ‘게임을 하는 여자’라는 존재는 어디에서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공론화 되어본 적조차 없다.


‘게임하는 여자’를 욕보이는 남자들은 당연히 ‘여자가 게임을 잘한다’라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게구리 사건’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의 ‘게구리’라는 닉네임을 쓰는 ‘여고생’ 플레이어가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며 승률 80% 이상이라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이자 이것이 진짜 실력일 리 없으며 핵(게임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승리가 쉽도록 조작하는 일종의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중 일부 오버워치 프로게이머들은 제작사인 블리자드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만약 조작이 아니라면 ‘게구리’에 사과하고 <오버워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접고 은퇴까지 하겠다’고 선언하며 자신만만하게 몰아부쳤다. 어떤 사용자들은 ‘게구리’에게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게구리’의 온전한 실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것은 게임에 만연해 있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지독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다.



놀라운 사건은 또 일어났다. 지난 2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다이스 서밋 2017’에서 <오버워치>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의 ‘전디협’을 소개하며 이를 극찬했다. ‘전디협’이란 ‘전국디바협회’의 줄임말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시위 당시 광화문광장에 등장한 재치 있고 기발한 재미를 주는 이름과 로고로 깃발을 만들어 나온 가상의 다양한 단체들에서 시작했다. 그 취지는, 한국의 성차별적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오버워치>의 캐릭터 중 한국인 여성인 ‘송하나(디바)’가 등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 기인한다. 그리하여 전디협은 여성이 게임을 하며 겪게 되는 온갖 욕설과 성희롱, 성차별에 대한 증언을 모으고 이를 지적하고, 가상인물 ‘송하나’가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고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세상을 위해 행동한다고 선언한다.

전국디바협회 로고


전디협의 이러한 행동강령(?)은 굉장히 놀랍다. <오버워치>의 작가가 밝힌 오버워치 세계관의 가장 기본이 되는 뼈대인 ‘지킬 가치가 있는 미래’와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 전디협은 현실의 문제를 비판하여 게임 속의 가상의 여성인 ‘송하나’처럼 아직 나타나지 않은 미래의 여성들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디바’ 송하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오버워치 캐릭터 ‘아나’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의 제작진이 지향하는 ‘글로벌 다양성’과 ‘지킬 가치가 있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 송하나를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삼은 전디협을 환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제프 카플란은 송하나 외에 다른 오버워치의 여성 캐릭터들을 언급했다. 레즈비언인 ‘트레이서’와 60세 여성 저격수 ‘아나’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웅은 언제나 환영이야! ❤ 🌈 #LoveWinshttp://comic.playoverwatch.com/ko-kr/tracer-reflections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 의해 게시 됨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오버워치 제작진까지 공식으로 나서서 전디협을 극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에서는 전디협을 평가절하하거나 “메갈”이라는 자의적이고 저열한 딱지를 붙이는 등의 여느 페미니스트들이 받는 흔한 공격과 비방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사이 여성 게이머들이 겪고 있는 괴롭힘도 기술적, 정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 만연해 있는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은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제 고작 게임에서 여성의 존재가 가시화 되었을 뿐이다. 즐기기 위한 게임에서조차 인신공격을 당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쩌면 오프라인에서보다 더한 괴롭힘을 받아온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각성과 참여가 필요하다. 그것이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게임 속 페미니즘에 ‘너프’는 없다. 2)

 

꿀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간사


 

1) 시사점을 던져주는 좋은 게임들

‘발리언트 하츠’는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의 처절함과 잔혹함을 표현했다. 전쟁을 소재로 했지만 퍼즐 게임에 가까우며 적을 죽이기보단 인명구조를 하거나 남을 돕는 식으로 스테이지를 돌파한다.

‘페이퍼 플리즈(Paper, Please)’는 가상의 공산주의 국가에서 국경 검문소에서 일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입국을 원하는 사람들을 취조하고 승인하거나 거절할 수 있다. 알몸 수색, 부조리한 노동, 난민과 수용소, 양심과 실리, 혁명과 체제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게임이다.

디스워오브마인

‘디스 워 오브 마인(This war of mine)’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6) 당시 포위되었던 사라예보 지역을 모티브 삼아 현대 시가전에 대한 증언과 자료를 참조하여 제작되었다. 이 게임은 전쟁으로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다. 이 게임은 전쟁 아동구호 단체인 ‘War Child’를 후원하고 있으며 “현대전에서 당신은 별다른 이유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라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시작한다.

2) 너프
온라인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 또는 기술, 아이템의 성능 등을 낮추는 것을 너프(nerf)라고 부른다. 반대의 의미는 ‘버프(buff)’

수, 2017/03/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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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집트 법원에서 포착된 알 자지라 소속의 호주 언론인 피터 그레스테(왼쪽)와 이집트-캐나다인 무함마드 파흐미(가운데), 이집트인 바헤르 무함마드(오른쪽) ©AFP/Getty Images

지난해 이집트 법원에서 포착된 알 자지라 소속의 호주 언론인 피터 그레스테(왼쪽)와 이집트-캐나다인 무함마드 파흐미(가운데), 이집트인 바헤르 무함마드(오른쪽) ©AFP/Getty Images

알 자지라(Al Jazeera) 소속 기자 모하메드 파흐미와 바헤르 모하메드에게 유죄가 선고된 것은 이집트의 표현의 자유에 종말을 고한, 정의에 대한 모욕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카이로 형사법원은 이들 기자가 “허위 뉴스”를 방송하고 허가 없이 취재했다며 모하메드 파흐미에게 징역 3년, 바헤르 모하메드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공동피고인 알 자지라 기자 피터 그레스테는 궐석재판으로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필립 루서(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날 판결은 이집트의 표현의 자유의 핵심을 타격한 터무니없는 판결이다. 모하메드 파흐미, 피터 그레스테, 바헤르 모하메드 세 사람이 기소된 죄목은 전혀 근거 없고 정치적인 것으로, 처음부터 체포되거나 재판을 받아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들 세 명 중 두 명이 두 차례의 심각한 불공정재판을 거쳐 감옥살이까지 하게 되면서 이집트의 정의는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이날의 판결은 즉시 번복되어야 하며, 모하메드 파흐미와 바헤르 모하메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석방되어야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을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수감된 양심수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캐나다로 보내달라는 모하메드 파흐미의 요청을 받아들일 것을 이집트 정부에 촉구한다.

파흐미와 모하메드는 지난 2015년 1월 1일, 이집트 최고항소법원이 이전 판결을 파기환송한 이후 보석 중에 있다. 두 사람은 이전 재판으로 각각 징역 7년과 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이제 두 사람은 이번 판결에 대해 파기원에 한번 더 항소할 수 있다.

이집트 법원은 또, 지난해 보안군에게 체포되기 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학생들을 포함해 비슷한 죄목으로 기소된 이집트인들에 대해서도 징역 3년형을 선고했다. 이들 학생 중 한 명은 최근 심리를 통해 지난 6월 초 보안군에게 다시 체포된 후 고문을 당했다고도 밝혔다.

이집트 정부는 이들 피고인들에 대한 고문 및 부당대우 의혹에 대해 즉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필립 루서 국장은 “이날의 판결은 안타깝게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이집트 정부는 반대 의견을 잠재우기 위해 이집트 전역의 독립적, 비판적인 언론매체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으며, 해외 언론사 역시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수십여 명의 기자들이 체포되었고, 그 중 20명 이상이 현재 구금 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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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Guilty verdict against Al Jazeera journalists affront to justice

The guilty verdicts handed down against Al Jazeera journalists Mohamed Fahmy and Baher Mohamed are an affront to justice that sound the death knell for freedom of expression in Egypt, said Amnesty International.

The Cairo criminal court ruled that the journalists broadcasted “false news” and worked without registration, sentencing Mohamed Fahmy to three years in prison and Baher Mohamed to three and a half years in prison. Their co-defendant, Al Jazeera journalist Peter Greste, was convicted in his absence and sentence to three years in prison.

“This is a farcical verdict which strikes at the heart of freedom of expression in Egypt. The charges against Mohamed Fahmy, Peter Greste and Baher Mohamed were always baseless and politicized, and they should never have been arrested and tried in the first place,” said Philip Luther, Director for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at Amnesty International.

“The fact that two of these journalists are now facing time in jail following two grossly unfair trials makes a mockery of justice in Egypt. Today’s verdict must be overturned immediately – Mohamed Fahmy and Baher Mohamed should be allowed to walk free without conditions. We consider them to be prisoners of conscience, jailed solely for exercising their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Amnesty International is also urging the Egyptian authorities to facilitate Mohamed Fahmy’s request for deportation from Egypt to Canada.

Mohamed Fahmy and Baher Mohamed had been on bail since Egypt’s highest court of appeal overturned their previous conviction on 1 January 2015. They were previously serving seven and 10-year prison sentences respectively. Both men can now appeal the verdict once more before the Court of Cassation.

The court also sentenced a group of Egyptians tried in their presence on similar charges to three years, including students who said that security forces had beaten them following their arrest last year. One student told the court in a recent hearing that security forces had tortured him after re-arresting him in early June.

The authorities should ensure a prompt, independent and impartial investigation is conducted into the defendants’ allegations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Today’s ruling is sadly only the tip of the iceberg. The Egyptian authorities are relentlessly cracking down on independent and critical media across the country to silence dissent – including foreign reporting. Dozens of journalists have been arrested over the past two years, and over 20 are today in detention,” said Philip Luther.


월, 2015/08/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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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istan WHRDs

아프가니스탄 서부 고르 지역의 지방정부가 남성 1명과 여성 1명에 대해 ‘간통’죄로 공개 채찍질형을 집행한 것은 끔찍한 일이며,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이들 남녀는 고르 지역 체흐체란 마을의 한 법원에서 불법으로 채찍질형 100대가 선고됐으며, 이후 2015년 8월 30일 경찰과 관계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판사 중 한 명이 공개적으로 형을 집행했다. 이 사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TV로 방송된 뒤에야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호리아 모사디크(Horia Mosadiq) 국제앰네스티 아프가니스탄 조사관은 “아프간 정부는 즉시 이 사건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하며, 모든 책임자들이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채찍질 100회라는 끔찍한 형벌이 아프가니스탄의 정식 사법기관인 보통법원에서 선고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우려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모사디크 조사관은 또한 “신체에 대한 형벌은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형벌에 해당하고, 이번 사건의 경우 폭력과 굴욕감의 정도를 볼 때 고문까지 해당할 수 있다. 이러한 형벌은 국제법상 금지하고 있다. 이들 남녀가 처음부터 범죄로 인정되어서도 안 될 ‘간통’으로 유죄가 선고되었다는 사실은 더욱 암담하다”며 “이번 사건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잔혹한 불법 형벌이 집행된 단독 사례라고 보기 어렵다. 아프간 각지에서는 여전히 비공식 사법기관을 통해 특히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정식, 약식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법원에 대해 더욱 엄격한 관리를 시행하고, 신체에 대한 형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반을 비롯한 반정부 무장단체 역시 공개처형을 집행하는 등 주로 공개적인 신체에 대한 형벌을 부과하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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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ghanistan: Abhorrent punishment of 100 lashes for ‘adultery’ must be investigated

The public flogging of a man and a woman by local officials in western Ghor province in Afghanistan for “adultery” is abhorrent and Afghan authorities must hold to account those responsible, Amnesty International said.

The couple was illegally sentenced to 100 lashes by a primary court in Cheghcheran town in Ghor. One of the court’s judges later carried out the punishment in public in the presence of police and other officials on 30 August 2015, but it only came to public attention after being broadcast on Afghan TV.

Afghan authorities must immediately launch an investigation into this case, and ensure that all those responsible are held to account. Reports that this horrific punishment of 100 lashes was handed down by a primary court that is part of Afghanistan’s formal justice system are deeply worrying.
Horia Mosadiq, Amnesty International’s Afghanistan Researcher
“Afghan authorities must immediately launch an investigation into this case, and ensure that all those responsible are held to account. Reports that this horrific punishment of 100 lashes was handed down by a primary court that is part of Afghanistan’s formal justice system are deeply worrying,” said Horia Mosadiq, Amnesty International’s Afghanistan Researcher.

“Corporal punishments constitute cruel, inhuman and degrading punishment, and in this case, with the degree of violence and humiliation shown, may amount to torture. Such punishment is prohibited under international law. The fact that this couple had apparently been sentenced for ‘adultery’, which should never be a crime in the first place, make this case even worse.”

“This is far from an isolated example of cruel and unlawful punishments being handed down and carried out in Afghanistan, which is particularly common in the informal justice system that still exists in many parts of the country. The Afghan Government must do more to impose tighter supervision of all courts, formal and informal, and also abolish corporal punishment entirely.”

The Taliban and other armed insurgent groups are also often responsible for meting out corporal punishments in public, as well as carrying out public executions.


금, 2015/09/0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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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와 김기춘, 그리고 재일동포 간첩조작 피해자들

우리는 박정희와 그의 시대를 잊은 지 오래다. 그러나 여기 그 시대를 화석처럼 몸에 새긴 채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재일동포 간첩 조작 피해자들이다. 조국을 알고 싶어 한국에 유학 온 재일동포 유학생들은 박정희 정권에게는 잠재적인 간첩일 뿐이었다. 그들은 중앙정보부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었다.

김기춘, 그는 검찰총장, 국회의원, 장관을 거쳐 정권의 사실상 2인자인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역임한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주류다. 그런데 그의 출세 가도를 탄탄하게 해주었던 초기 경력에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이라는 무시무시한 직책이 있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35살이던 74년부터 79년까지 남산 중앙정보부에서 숱한 간첩사건을 수사했다. 이 프로그램은 그가 그 시절 수사했던 사건들 중 최대 규모의 간첩단 사건인 11.22 사건에 대한 40년 만의 회고록이다.

대한뉴스 자료에는 새파랗게 젊은 김기춘 국장이 ‘학원침투간첩단사건’을 발표하는 모습이 나온다. 등장인물들의 목소리를 노출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는 대한뉴스가 김기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꽤 오래 들려준다. 그 김기춘의 목소리 위에 11명의 재일동포 학생들 사진이 나열된다. 김기춘 씨는 국회의원 시절이던 2005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권 침해를 하는 수사를 한 적 없다. 내가 그랬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내가 다룬 사건은 과거사 진상규명 대상이 아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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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0년 만에 김기춘 씨가 간첩으로 발표했던 주인공들을 찾아봤다. 그들은 대부분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하나같이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당한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피해자들의 육체와 정신에는 그 때 고문이 뚜렷이 새겨져 있었다. 한 쪽에서는 고문으로 조작된 사건들에 무죄가 내려지고 다른 한 쪽에서는 고문 수사의 책임자가 정권의 2인자로 승승장구하는 모순적 상황이 계속돼 온 것이다.

우리는 운명처럼 김기춘 씨를 만나게 되었다. 마치 수십 년 전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울부짖던 영혼들이 그의 등을 떠밀어 우리 카메라 앞에 앉힌 것처럼. 재심에서 무죄판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는 ‘법원이 한 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무엇이건 반사적으로 ‘나는 아니다’고 답했다. 반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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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를 몸에 새긴 화석, 김승효

김승효. 그는 40년 전 역사에서 받은 피해를 고스란히 몸에 새긴 채 살아오다 화석처럼 발견됐다. 그는 중앙정보부 지하실에서 망가졌다. 81년 출소해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정신이상이었다. 가족들은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뉴스타파 카메라 앞에서 말하기 시작했다. 가슴 아프다고. 너무 가슴 아파 죽고 싶었다고. 박정희가 모든 것을 조작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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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간첩사건 연루자는 100여 명에 이르는데 그중 30명이 재심을 신청했다. 그중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사람은 21명이다. 여전히 많은 재일동포 피해자들은 한국을 두려워하고 한국 법을 믿지 못한다. 돌아가서 죽은 사람도 많고, 이름을 바꾸고 숨어버린 사람들도 있다.

우리 사회가 고문 조작의 주역들을 처벌하지 않는 한 이 땅에서 유사한 조작은 계속될 것이다. 역사의 가해자들을 낱낱이 들춰내고, 또렷이 기억하지 않는 한 그들의 대한민국은 계속될 것이다.

화, 2015/12/29-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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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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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일상적이고 만연하게 일어나는 실종과 고문, 집단 매장, 잔인한 살인 사건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인권 위기에 신음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멕시코 방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교황이 멕시코 땅을 밟기 전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다섯 가지 사실을 짚어본다.

1. 소위 “범죄조직과의 전쟁”이라는 명목으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정확한 사망자 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멕시코 정부는 제대로 된 계획 없이,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 범죄조직 소탕 작전으로 군경과 충돌하면서 숨지거나 부상 당한 사람들의 정확한 통계를 2년째 공개하지 않고 있다.

2. 지난 10년 동안 27,000명 이상이 실종되었다.
2014년 9월 지방 대학생 43명이 실종된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실태가 폭로되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금도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수는 27,000명 이상으로, 이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2012년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실종되었다.

3. 멕시코는 언론인에게 매우 위험한 국가다.
독립적 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는 서반구에서 언론인이 활동하기에 매우 위험한 국가 중 하나로 멕시코를 꼽았다. 멕시코 전역에서 언론인이 위협을 받거나 공격을 당하고 심지어 살해당하기까지 하는 사건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2015년 한 해에만 취재 활동으로 기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4. 고문이 더욱 만연해지고 있다.
멕시코 전역에서 고문과 부당대우는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만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멕시코 검찰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 사이 연방 정부에 보고된 고문과 부당대우 사례는 1,165건에서 2,403건으로 배로 증가했다. 이 중 조사가 이루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

5. 정의가 구현되는 일은 너무나 드물어 낯설게까지 느껴지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멕시코의 사법제도는 멕시코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만여 건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할 역량이 완전히 부재한 상태다.

2005년부터 2013년 사이 보고된 천여 건의 고문 사건 중 연방 법원이 다룬 사건은 불과 123건이며, 이 중 단 7건만이 연방법에 따라 유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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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xico: Five frightening facts about Mexico the Pope should be aware of

Mexico is suffering a human rights crisis of epidemic proportions with disappearances, torture, mass graves and brutal murders so common they have become part of day-to-day life.

As he prepares to make his first trip to Mexico, here are five things Pope Francis should be aware of before setting foot on the country.

1. Thousands of people have been killed in the context of the so-called “war against organized crime”, but no one knows exactly how many
For the second year in a row, the Mexican authorities have failed to publish any statistics on the number of people killed or wounded in clashes with the police and military forces, as part of their ill-conceived and utterly ineffective fight against organized crime.

2. More than 27,000 people have gone missing in the last decade
The tragic disappearance of 43 rural students in September 2014 has lifted the lid on a crisis of disappearances of epidemic proportions. According to official figures, more than 27,000 people are still missing, almost half of them since President Peña Nieto came to power in 2012.

3. Mexico is one of the most dangerous places for journalists
According to the independent organization Reporters without Borders, Mexico is the one of the most dangerous countries for journalists to work in the western hemisphere. Across Mexico, journalists are routinely threatened, attacked and even killed, with three murdered because of their work in 2015 alone.

4. Torture is increasingly widespread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is out of control across Mexico. Between 2013 and 2014, the number of reports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at the federal level doubled from 1,165 to 2,403, according to the country’s Attorney General’s Office. Very few cases are ever investigated.

5. And justice is so rare it is almost a foreign concept
For decades, Mexico’s judicial system has been utterly incapable of investigating the tens of thousands of reports of human rights abuses from every corner of the country.

Of the thousands of reports of torture registered between 2005 and 2013, federal courts only dealt with 123 cases, with just seven resulting in convictions under the federal law.

월, 2016/02/1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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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한국 국정원은 엉망’, ‘불량 국정원’ 걱정 -독재자 박정희가 만든 국정원, 감금, 고문, 살해 혐의와 연계 -죽었다던 리용길 전 북한 참모장 버젓이 살아있어 -정치적 행동 일삼고 정치적 목적 위해 정보 흘려 국정원이 잦은 실수와 거짓으로 말미암아 웃음거리로 전락하더니 이제 그 명성이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북한에 관한 정보들을 정확한 정보 수집보다는 국내의 ...
금, 2016/05/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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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나부끼는 국제형사재판소 깃발

바람에 나부끼는 국제형사재판소 깃발

‘강제실종’이란?

강제실종은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간이 가지는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 훼손을 야기한다. 강제실종은 개인이 국가와 같은 권력 집단에 의해 체포, 구금, 납치되어 자유가 박탈되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실종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국가에 의한 실종’으로 표현한다.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규정’Rome Statute, 이하 ‘로마규정’은 중대한 국제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위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 설립 및 관할권에 관한 규정이다. 로마규정에 따르면 ‘반인도범죄’는 1) 살해, 2) 절멸, 3) 노예화, 4) 주민의 추방 또는 강제이주, 5) 국제법 원칙을 위반한 구금 또는 신체적 자유의 심각한 박탈, 6) 고문, 7) 강간과 강제매춘 및 강제임신과 불임 등을 포함한 성폭력, 8❩ 박해, 9) 강제실종, 10) 인종차별, 정신적 또는 육체적 건강에 고통을 야기하는 기타 비인도적 행위와 같은 광범위하거나 체계적인 범죄행위를 의미한다. 즉, 강제실종은 반인도범죄로 분류되는, 중대한 범죄행위인 것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제네바 사무소 건물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 사무소 건물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

강제실종은 북한인권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슈 중 하나로 손 꼽힌다.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문제는 그 시작이 한국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문제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수십 년 넘게 국내외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강제실종을 자행해왔다.

국제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강제실종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와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소극적이고 무관심한 태도로 인해 여전히 대다수 사건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

유엔은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북한 주민, 외국인 모두 포함)가 최소 수만 명에서 많게는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추정치일 뿐이다. 앞으로 이와 관련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진행될 경우 그 수는 더 증가할 수도 있다. 2021년 8월 현재, 한국 국적자는 516명이 북한에 의해 납북 및 강제실종된 상태로 알려졌다.


강제실종 피해자 황원을 위한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을 다룬 기사들

강제실종 피해자 황원을 위한 국제앰네스티의 캠페인 활동을 다룬 기사들

국제앰네스티의 활동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 왔다. 강제실종은 1970년대 초 국제앰네스티가 북한의 인권 상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요 관심사였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납치, 양심수, 관리소정치범수용소 등과 같은 이슈를 다루며 강제실종 문제를 조명하기 시작했다. 특히, 1993년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다룬 보고서를 통해서 북한 내 주민들의 강제실종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당국에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North Korea: Summary of Amnesty International’s concerns

1993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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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 및 행방을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 가족과 함께 연대 활동을 진행하며 북한 당국에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가 UA긴급 행동, IAR위험에 처한 개인 사례등 캠페인을 진행한 ‘1969년 KAL기 납북 사건’의 피해자 황원 역시 북한이 납치한 50명의 민간인 중 한 명이다. 납북 사건 발생 이듬해인 1970년, 피랍자 중 39명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나머지 11명은 여전히 북한에 남겨진 채 5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행방은커녕 생사조차 불분명한, 즉, 강제실종 상태이다.

‘국제앰네스티, KAL기 납북자 황원 씨 생사 확인 활동 나서’

2019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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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납북피해자 가족의 외침, 국제앰네스티가 손을 내밀다’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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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넘게 아버지를 기다리는 한 아들의 하루’

2020년 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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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보위기관창립절을 맞아 국가보위성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 내 강제실종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는 비단 외국인이나 외부인만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겉으로 드러난 각각의 사례가 드물 뿐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는 북한 주민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강제실종은 사회 통제의 일환으로 지난 수십 년 넘게 북한 전역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발생해 왔다.

국가보위성은 북한 주민의 강제실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주요 가해 집단이다. 국가보위성은 초법적 정보기관으로 정권 유지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임무를 담당한다. 주요 임무는 반탐방첩, 사상동향 감시, 반국가범죄 수사 등으로 그 대상은 북한 내 모든 사람이다. 국가보위성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 내 강제실종 피해자 중 다수는 정치적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보니 그동안 밝혀진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는 자의적 구금 및 체포, 관리소 이슈 등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북한 주민이 진술한 강제실종 관련 내용

외부에 공개된 북한 내 강제실종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경험한 탈북인의 증언은 그 어떤 자료보다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묘사하기에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이하 ‘한국지부’는 지난 수 년간 진행해 온 탈북인 심층 면접조사를 통해 북한 내 강제실종과 관련한 다양한 진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보위성 및 국가보위성이 운영하는 관리소가 북한 주민들이 마주하는 강제실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래는 한국지부가 수집한 증언 자료 중 일부를 발췌해 사례별로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일반적으로 북한 내에서 강제실종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자행되며, 북한 주민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 더불어 증언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내용은 수정되었다.

사례 1.

내 친척이하’M’은 여럿이 모의를 했다는 이유로 잡혀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정확한 혐의는 아무도 모른다. 북한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적인 목적의 모임을 가지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한다. 사적인 모임을 정권을 뒤집자는 의미를 가진, 하나의 반국가행위로 보고 처벌한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M과 M의 친구들을 포함, 총 ◇명이 의형제를 맺고 사적인 친목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이 보위부국가보위성의 첩자 노릇을 하고 있었고, 이 내용을 밀고했다. 보위부에서는 M과 함께 모임을 가졌던 사람들을 감청했고, 결국 M을 비롯해 그 모임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 다 체포됐다. 어느 날 밤 한날 한시에 ◇명이 한꺼번에 다 사라졌다. M은 내 가까운 친족임에도 나는 그가 정확히 어떻게 체포되었고 어디로 이송된 지도 모른다. 갑자기 어떤 사람들이 M의 집에 와서 데리고 갔다는 것만 안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들도 ‘아, 보위부에서 체포했구나’, ‘관리소로 갔구나’라고만 짐작할 뿐이지 행방을 물어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사형 아니면 관리소 수감이다. M과 그 친구들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는 가족도 모른다.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탈북인 A

사례 2.

학교 다닐 때 알고 지냈던 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와 그 친구의 언니 둘 다 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나갔을 때, 그 친구네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관리소로 보내졌다. 문제는 딸인 친구도 정확히 무슨 이유로 부모님이 관리소로 보내졌는지, 어느 관리소로 보내졌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다. 나라에서 누군가를 관리소로 보낼 때는 그 가족한테도 이유나 행방을 알려주지 않는다. 친구와 그의 언니가 군사복무 끝내고 고향에 돌아왔을 때 집도 없어졌고 부모님도 사라졌다. 그 친구에게는 동생도 한 명 있었다. 그의 동생에 따르면 자기도 잘 모르지만 아버지가 신문인지 뭔지 그런 것을 들고 다닌 일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것에 관해서 누가 한동안 자꾸 캐묻고 다녔다고 한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루아침에 그 친구의 부모님이 없어졌다. 내 생각에는 자식들까지는 관리소로 잡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내 친구는 관리소로 안 보내진 것 같다. 친구 자매가 아들이 아니라 딸이다 보니 더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탈북인 B

사례 3.

불과 몇 년 전, 내가 도(道) 보위부에서 예심피의자를 확정하고 범죄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단계을 받았던 적이 있다. 그때 알고 지내던 다른 동네 여자들이 나와 같이 구금되어 있다가 재판을 받고 나서 관리소로 보내졌다. 내가 그 사람들에게 무슨 일을 해서 들어오게 되었는지 조용히 물어본 적 있는데 한국 사람과 거래를 했다고 이야기하더라. 그 사람들이 어느 관리소로 보내졌는지는 모른다. 일반 사람들은 몇 개의 관리소가 존재하고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거기에 한 번 들어가면 두 번 다시 풀려나오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내가 보위부에 구금되어 있을 때 관리소로 보내질 예정이던 한 사람의 부탁을 받았다. 나는 당시 집으로 돌려보내질 게 확실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에게 자기 가족에게 자신의 일을 전해달라고 부탁하더라. 그래서 나는 알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내가 보위부를 나올 때 서약서를 써야 했다. 서약서에는 다른 사람에게 안에서 있었던 일을 말할 경우 다시 구금될 수 있다고 되어 있었다. 거기서 나는 겁을 먹었다. 그래서 나는 관리소로 보내진 그 사람의 가족에게 가지 않았고 결국 말을 못 전해줬다. 그 가족은 자기 식구가 관리소 갔다는 것도,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있다. 나라에서는 그런 것을 가족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 보위부로 넘어간 후에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일단 보위부에 들어가면 가족하고 연락이 끊어진다. 면회도 일체 금지된다. 그 안에서 무슨 범죄를 만들어서 어떻게 죽이든 밖에서는 모른다.

탈북인 C

사례 4.

관리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관리소는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오니까 거기에 간 사람들의 말을 들어볼 기회조차 없었다. 일단, 관리소에 간다고 하면 죽은 인생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집 근처에 살던 사람 같은 경우에도, 보위지도원들이 한 이틀 정도 그 집을 감시했다. 보위지도원들이 근처 창고를 빌려 그 집을 감시하더라. 그 집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본 보위지도원들이 곧장 그 사람을 잡아서 데려 갔다. 그 후로는 그 집 사람이 죽었는지, 또는 살았는지 모른다. 본 적이 없다. 보위지도원들이 데리고 간 다음 실종된 것이다. 그 집에 같이 살던 그 사람의 가족도 그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더라.

북한에서는 주변 사람이 그렇게 잡혀간 후 1년 정도 지나 안 오면 ‘보위부 가서 죽었구나’ 그저 이렇게 생각한다. 보위부에서 자신의 가족을 그렇게 데려 가도 아무 말 못한다. 보위지도원에게 어디 데려 갔는지 물어봐도 못 오는 곳 갔으니까 잊으라는 식으로 말할 뿐이다. 사람들은 그런 경우에 관리소로 보내졌다고 보고 그저 ‘에고… 못 올 데 갔구만’ 이렇게 생각한다. 누군가 그렇게 사라져도 가족이나 이웃들은 그 사람이 어떻게, 왜 잡혀가거나 어디로 갔는지 모를 수밖에 없다.

탈북인 D

사례 5.

관리소가 몇 개 있고 어디에 있는지 대충은 안다. 제일 잘 알고 있는 곳은 수성함경북도 청진시 25호 관리소과 요덕함경남도 요덕군 15호 관리소이다. 관리소는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

예전에 고향에서 아주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있었다. 당시는 중국 밀수를 하는 사람이 드문 때였다. 그 사람은 중국과 거래를 많이 했는데 돈을 엄청 많이 벌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이 중국에 가서 무슨 장사를 하고 있는지는 몰랐다. 어느 날, 그 사람의 친구가 밀고를 해서 그 사람이 잡혔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밀수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 것이었다. 잡힌 후에 몇 개월 정도 보위부에서 취급을 받고 수성에 있는 관리소로 보내졌다고 들었다. 그 이후로는 연락이 끊겼다.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모른다.

탈북인 E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의 환호를 받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의 환호를 받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강제실종의 영향

북한에서 강제실종된 자들은 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로, 사망하지 않고 생존해 있다 하더라도 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 비인도적인 대우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강제실종은 피해자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과 이웃, 그리고 넓게는 그 사회에도 2차 피해를 남긴다. 피해자 본인이 경험하는 고통과 아픔도 매우 충격적이지만, 남겨진 가족과 주변인들이 겪게 되는 공포, 슬픔, 상실감 등은 그들이 속한 사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실종은 당과 최고지도자, 즉 권력에 충성하지 않는 자는 어느 한 순간 영원히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공포를 사회에 퍼뜨린다. 공포가 조성된 사회 속에서 당국은 주민들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다. 실제, 다수의 탈북인 증언을 살펴보면 오랜 기간 지속된 절대 권력의 공포 정치 아래 힘없는 개인이 겪게 되는 좌절감과 무기력감으로 인해 국가의 억압에 대한 저항 의지를 사실상 상실했다는 점을 관찰할 수 있다.

국가에 의해 자행된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 북한 주민이 마주해 온 강제실종 사건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이나 피해 회복이 이뤄진 적 없다. 북한 특유의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은 국가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항의는커녕 피해자들의 생사 여부나 행방 확인을 당국에 요구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유엔인권이사회 기자회견장에서 발언하는 토마스 오헤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인권이사회 기간 회의장에서 발언 중인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Tomás Ojea Quintana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강제실종 문제해결 및 방지를 위한 권고안

지난 수십 년 넘게 이어진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에도 심드렁하게 대응해 온 북한의 태도를 고려했을 때, 문제해결을 촉구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일말의 가능성 마저도 사라질 뿐이다. 그 일말의 가능성에 희망을 건 채 지난 수십 년 동안 외부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을 북한 내 강제실종 피해자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북한의 지속적인 악행에 결코 침묵하거나 묵인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 해결과 추가적인 강제실종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는 ‘Naming and Shaming’, 즉, 끊임없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가해 집단인 북한 당국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위에 대해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정상국가’를 지향한다면 기본적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시키고,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러한 국제사회의 지적을 계속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 내 강제실종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해 북한 당국에 제시할 수 있는 권고안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1]

  1.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체포와 구금이 이뤄질 것.
  2. 체포, 구금된 자의 가족에게 피구금자의 건강상태와 행방을 고지하고, 가족의 요청이 있을 경우 피구금자의 상황과 관련한 정보를 지체없이 제공할 것.
  3. 국가보위성 산하 구금시설을 포함한 모든 구금시설 내 피구금자의 통신권과 면회권을 보장할 것.
  4. 그동안 발생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생사와 행방을 즉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가족에게 지체없이 알릴 것.
  5. 공정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거쳐 강제실종으로 추정되는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과 함께 피해자(생존자와 사망자) 및 그 가족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피해 회복이 이뤄질 것.
  6. 강제실종 피해자 중 생존한 사람에 대해서는 박탈된 자유와 권리를 회복시키고 법적으로 이를 보장할 것.
  7. 확인된 강제실종 피해 사례를 국제사회에 공개할 것.
  8. 추가적인 강제실종 발생을 막기 위해서 국제 인권 기준을 고려하여 국내법을 정비할 것.
  9. 강제실종협약ICPPED에 가입할 것.

1. 해당 권고안의 경우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이며, 국제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점 미리 밝혀둔다.

수, 2021/09/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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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보안군의 고문 실태를 기록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국제앰네스티 태국지부 의장을 비롯한 유명 인권활동가 3명이 27일 기소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태국 정부는 이들에 대한 형사 수사를 즉시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경고했다.

솜차이 홈라오르, 안차나 힘미나, 지난달 국제앰네스티 태국지부 이사장으로 임명된 포르펜 콩카콘키엣 등 3명은 “형사상 명예훼손” 및 “컴퓨터 범죄”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유죄가 선고될 경우 징역 5년과 미화 4,800달러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들 3명은 7월 26일까지 파타니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태국 정부가 고문금지법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동시에 끔찍한 고문 관행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활동가들을 박해하고 있는 것은 잔인한 모순이다. 태국 정부는 이들 활동가 3명에 대한 형사 수사를 중단하고 혐의를 취소해야 하며, 이들이 제기했던 매우 중대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지시해야 한다. 국가의 의무는 인권활동가를 보호하는 것이지, 보안군이 처벌받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솜차이 홈라오르, 포르펜 콩카콘키엣, 안차나 힘미나는 다문화재단과 두아자이 그룹(Hearty Support Group)의 회원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남부 지역에서 태국군과 경찰이 자행한 고문 및 부당대우 54건을 기록한 보고서를 지난 2016년 2월에 발표했다.

2016년 5월 17일 이들을 고소한 태국 내부보안작전 제4사령부는 고문보고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남부 지역의 보안작전을 담당하고 있다.

3명의 활동가에게 적용된 혐의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어 온 인권옹호자 탄압 시도 유형의 반복에 불과하다. 이는 활동가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국제적 의무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2014년 쿠데타 이후 태국 군사정부는 표현과 집회, 결사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등 모든 형태의 반대 의견을 억압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했다. 오는 8월 7일 국민투표에 부쳐질 헌법초안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지난 3개월간 정부가 기소한 사람만 100명이 넘는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유명 활동가 3인에게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누구도 군사정부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만으로 수감된 사람은 모두 양심수로 간주하며, 이들을 조건 없이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배경

솜차이 홈라오르는 인권침해를 기록하는 단체인 다문화재단(Cross Cultural Foundation) 의 상임고문이자 전 회장이며, 포른펜 콩카콘키엣은 같은 단체의 국장이다.

지난달 포른펜 콩카콘키엣은 국제앰네스티 태국지부 이사회의 의장으로 선출되었고, 이는 다문화재단에서의 활동과는 별개의 직책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들이 발표한 고문보고서의 준비 또는 발표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

한편, 태국은 2015년 12월 17일, 128개 유엔 회원국과 함께 인권옹호자들에 대한 정부의 박해 및 보복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을 지지한 바 있다.

영어전문 보기

Thailand: Amnesty International Thailand’s Chair and other activists face jail for exposing torture

The Thai authorities must immediately drop the criminal investigation against three of the country’s most prominent human rights activists, including the chair of Amnesty International Thailand, who could be charged tomorrow for documenting and publishing a report about torture by Thai security forces, the organization warned.

Somchai Homla-or, Anchana Heemmina, and Porpen Khongkaconkiet, who was appointed Chair of the Amnesty International Thailand board last month, face the prospect of five years behind bars and a fine of US $4,800 if found guilty on charges of “criminal defamation” and “computer crimes”. The three are due to report to Pattani police station on 26 July.

“At a time when the Thai government has promised to introduce anti-torture legislation, it is a cruel paradox that they are harassing activists for exposing the abhorrent practice,” said Salil Shetty, Secretary General of Amnesty International.

“The Thai authorities should immediately stop the criminal investigation, drop the charges against these three activists and order an independent and impartial investigation into the very serious human rights violations they have raised. It is the state’s duty to protect human rights activists, not to shield security forces from accountability.”

Somchai Homla-or, Porpen Khongkaconkiet and Anchana Heemmina are members of the Cross Cultural Foundation, Dua Jai Group (Hearty Support Group. Together, they published a report in February 2016 documenting 54 cases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by the Royal Thai police and Royal Thai army in the volatile southern provinces, where the reported acts of torture took place.

The complaint against them was filed on 17 May 2016 by the Internal Security Operations Command Region 4, which is responsible for security operation in the southern provinces – the focus of their report on torture.

The allegations against the three are merely the latest in a longstanding pattern of attempts to intimidate human rights defenders, in clear breach of Thailand’s international obligations to protect their rights.

Since the 2014 coup, Thailand’s military government has stepped up efforts to stifle all forms of dissent, including by imposing broad restrictions on the rights to freedom of expression, assembly and association. In the past three months alone, authorities have initiated charges against more than 100 individuals for opposing a draft constitution that is the subject of a 7 August national referendum.

“If this can happen to three well-known activists then the message the military government is sending is that no one is beyond their reach and no one is safe,” said Salil Shetty.

Amnesty International considers any person who is imprisoned solely for expressing their rights to freedom of expression as prisoners of conscience, and calls for their immediate and unconditional release.

Background
Somchai Homla-or is a senior adviser and former President of the Cross Cultural Foundation, an organization that documents human rights violations. Pornpen Khongkachonkiet is Director of the same organization.

Last month, Pornpen Khongkachonkiet was elected Chair of Amnesty International Thailand’s board, a position she holds independent of her work with the Cross Cultural Foundation.

Amnesty International was not involved in the preparation or the publication of their report on torture.

On 17 December 2015, Thailand was one of 128 United Nations member states to support the UN resolution that calls on authorities to refrain from intimidating and mounting reprisals against human rights defenders.

수, 2016/07/2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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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시리아 교도소에서 만연한 고문과 부당대우에 시달렸던 수감자들의 끔찍한 경험담이 이번에 발표된 국제앰네스티의 신규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국제앰네스티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1년 3월 이후 17,723명이 구금 중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평균적으로 매달 300명 이상이 숨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인간을 파괴하는 곳’: 시리아 교도소 내 고문, 질병과 사망>은 시리아 정부군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기록한 보고서이다. 보고서는 고문 생존자 65명의 증언을 통해 교도소 수감자 수천여 명이 겪은 일을 되짚어본다. 생존자들은 다마스커스 외곽의 세이드나야 군 교도소와 시리아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보안시설의 비인도적인 환경 및 이곳에서 이루어진 충격적인 인권침해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 중 대부분이 구금 중 목숨을 잃는 수감자들을 목격한 적이 있었으며, 일부는 시신과 같은 감방에 구금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국장은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참혹한 경험담은 수감자들이 체포된 순간부터 심문을 받고 시리아의 악명 높은 보안시설의 폐쇄된 문 안에 구금되기까지 일상적으로 시달리는 끔찍한 인권침해 실태를 보여준다. 이러한 여정은 치명적이기도 해서, 수감자들은 모든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수십 년간 반대파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고문을 이용해 왔다. 현재는 정부에 반대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누구든 표적으로 삼는 제도적이고 만연한 공격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 이처럼 극악무도한 범죄의 책임자들은 반드시 재판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 국제사회, 특히 시리아 평화회담의 공동 의장국인 러시아와 미국은 정부와 무장단체 간의 논의에서 이러한 인권침해를 최우선 의제로 제시하고, 고문과 부당대우 사용을 중단하도록 양측 모두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참혹한 경험담은 수감자들이 체포된 순간부터 심문을 받고 시리아의 악명 높은 보안시설의 폐쇄된 문 안에 구금되기까지 일상적으로 시달리는 끔찍한 인권침해 실태를 보여준다.
– 필립 루터(Philip Luther) 국제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국장

또한 국제앰네스티는 현재 복역 중인 모든 양심수를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그 외의 수감자들 모두 석방하거나 국제공정재판 기준에 따라 즉시 재판에 부칠 것, 독립적 감시단이 모든 구금시설을 자유롭게 즉각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수록된 인권자료분석그룹(Human Rights Data Analysis Group)의 새로운 통계자료도 주목할만한 내용이다. HRDAG는 인권침해사례를 분석하는 데 과학적인 접근법을 차용했고, 그 결과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 3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시리아 전역에서 17,723명이 구금 중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매달 평균 3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2011년 이전 10년간의 국제앰네스티 통계에 따르면 매년 시리아에서 구금 중 사망한 사람은 평균 약 45명으로, 매달 3~4명 꼴이었다.

그러나 이는 최소치로 추정한 것이며, HRDAG와 국제앰네스티는 시리아 전역의 구금시설에서 강제실종된 피해자가 수만 명에 이르는 것에 따라 실제 사망자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보고서 발표를 위해 국제앰네스티는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의 전문가팀과 협력해 시리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인 세이드나야 교도소 내부를 가상 3D로 구현했다. 전 수감자들의 증언과 건축구조와 청각적 모델링을 통해 생존자들이 매일같이 경험한 공포와 끔찍한 구금 환경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3D 모델링 기술과, 거기서 잔혹한 인권침해를 견딘 생존자들의 기억을 통해 시리아의 가장 악명 높은 고문 감옥의 내부를 최초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 필립 루터 국장

필립 루터 국장은 “3D 모델링 기술과, 거기서 잔혹한 인권침해를 견딘 생존자들의 기억을 통해 시리아의 가장 악명 높은 고문 감옥의 내부를 최초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모든 단계에서의 인권침해

생존자 대다수는 수용소에 발을 들이기 전에도, 체포된 순간부터 이송되는 과정까지 인권침해가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구금시설에 도착하면 수감자들은 “환영회”라며 의례적으로 심한 폭행을 당했고, 실리콘 또는 쇠막대기, 전선을 동원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마 인근에서 체포된 변호사 사메르는 “그들은 우리를 짐승처럼 대했다. 가능한 한 가장 인간답지 않은 모습이 되기를 원했다. …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모습을 봤다. … 그들은 바로 그 때 그 자리에서 우리를 살해했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라고 증언했다.

일명 "환영회" 구타 장면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일명 “환영회” 구타 장면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이러한 “환영회”에 이어 “보안 검사”가 이루어지는데, 특히 여성들은 이 과정에서 남성 교도관들에게 강간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보안시설의 수감자들은 심문 과정에서 무자비한 고문과 부당대우를 견뎌야 했고, 이러한 고문은 보통 “자백”이나 기타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또는 처벌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고문의 방법은 피해자의 신체를 타이어에 강제로 구겨 넣는 ‘둘라브(dulab)’와 발바닥에 채찍질을 가하는 ‘팔라가(falaga)’ 등이 있다. 또한 수감자들은 전기충격, 강간, 성폭행을 당하거나, 손톱, 발톱을 뽑히거나, 끓는 물에 화상을 입거나, 담뱃불에 지져지기도 했다.

홈즈의 군사보안시설 수감자였던 알리는 몇 시간에 걸쳐 손목으로 매달려 있는 ‘샤베흐(shabeh)’ 자세로 구금되어 있었으며, 반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손목으로 매달려 구타당하는 '샤베흐' 고문 장면 ©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손목으로 매달려 구타당하는 ‘샤베흐’ 고문 장면 © Amnesty International / Mohamad Hamdoun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구금하고, 식사 및 치료의 부족, 부적절한 위생시설 등 보안시설 내의 중첩된 열악한 환경은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대우에 해당하고, 이는 국제법상 금지되어 있다. 생존자들은 감방에 지나치게 많은 수감자들이 구금되어 번갈아가며 잠을 자거나, 쪼그린 채로 잠을 자야 했다고 증언했다.

전 수감자였던 잘랄은 “시체 보관실에 갇힌 느낌이었다. 그들은 그곳에서 우리 목숨을 끊어 버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우리를 짐승처럼 대했다. 가능한 한 가장 인간답지 않은 모습이 되기를 원했다. … 피가 강물처럼 흐르는 모습을 봤다. 나는 인간성이 그렇게 낮은 수준까지 되리라고는 상상해본 적도 없다.
– 사메르, 하마 출신 변호사

또 다른 수감자 “지아드”(신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함)는 다마스커스의 235 군사보안시설에서 어느 날 환기장치가 작동을 멈추며 7명이 질식해 숨졌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별하기 위해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고, 나와 다른 생존자들에게 일어서라고 말했다. … 나는 그때서야 7명이 죽은 걸 알았고, 내가 지난밤 시신 7구의 옆에서 잠을 잤다는 걸 알았다. … [그 후] 복도에서 약 25구 정도의 다른 시신이 놓여있는 걸 봤다.”

수감자들은 음식과 식수, 위생시설 접근이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었으며, 대부분 제대로 씻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옴과 이가 들끓었고, 질병이 만연했다. 대부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경우 수감자들이 매우 기본적인 도구만으로 서로 직접 치료해야 했고, 이것이 2011년 이후 구금 중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수감자들은 이러한 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일반적으로 주치의나 가족, 변호사와의 면담이 허용되지 않았고, 다수의 사례에서 이러한 대우는 강제실종에 해당한다.

세이드나야(Saydnaya) 군 교도소

수감자들은 다양한 정보기관 시설에서 주로 수 개월, 심지어는 수 년까지 구금되는데, 그 중 일부는 결국 군사법원에서 몇 분에 불과한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재판을 받고 세이드나야 군 교도소로 이송된다. 이 곳의 환경은 유난히 더욱 열악하다.

오마르는 “[정보기관 시설에서]고문과 폭행을 하는 것이 ‘자백’을 얻어내기 위해서였다면, 세이드나야에서는 그저 죽이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일종의 자연선택과 같이, 약자는 도착하자마자 제거하려는 듯했다”고 말했다.

세이드나야에서는 그저 죽이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일종의 자연선택과 같이, 약자는 도착하자마자 제거하려는 듯했다.
– 오마르, 세이드나야 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사람

세이드나야 교도소에서 이루어진 고문과 부당대우는 수감자들을 비하하고, 처벌하고, 치욕스럽게 만들려는 무자비한 시도의 일환인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들은 이곳의 수감자들이 폭행당한 끝에 사망하는 일이 일상적이었다고 증언했다.

알레포 출신 변호사이자 세이드나야에서 2년 이상을 보낸 살람은 이렇게 말했다. “교도소 안으로 끌려 들어가자, 고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습기와 피비린내, 땀 냄새가 뒤섞인 특정한 냄새가 있는데, 이것이 고문 냄새다.”

살람은 교도관들이 수감자 중 쿵푸 트레이너가 감방의 다른 수감자들에게 무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트레이너가 숨을 거둘 때까지 폭행했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트레이너와 다른 5명이 죽을 때까지 구타를 했고, 다른 14명에게도 계속해서 폭행했다. 이들도 결국 일주일 안에 모두 숨졌다. 감방 밖까지 피가 흐르는 것을 모두 목격했다.”

그들은 트레이너와 다른 5명이 죽을 때까지 구타를 했고, 다른 14명에게도 계속해서 폭행했다. 이들도 결국 일주일 안에 모두 숨졌다. 감방 밖까지 피가 흐르는 것을 모두 목격했다.
– 살람, 알레포 출신 변호사

세이드나야의 수감자들은 처음 몇 주 동안은 지하 감방에 구금된다. 겨울에는 살을 엘 듯이 추운 곳이지만 담요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 후 지상 감방으로 이감되지만 수감자들의 고통은 계속된다.

일부 수감자들은 부족한 식량 때문에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오렌지 껍질과 올리브 씨를 먹었다고 했다. 교도관들은 이러한 수감자들을 모욕하고 비웃는 일이 빈번하지만 수감자들은 그들을 쳐다보거나 그들에게 말을 거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오마르는 한 교도관이 두 남성에게 서로 옷을 벗기게 하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강간하도록 명령한 사건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명령대로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고도 위협했다.

필립 루터 국장은 “세이드나야 교도소에서 일어난 의도적이고 제도적인 고문과 부당대우는 잔혹함의 가장 날것의 형태와, 인간성의 냉혹한 말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사회는 이처럼 충격적이고도 뿌리깊은 인권침해를 막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수 년간 러시아는 동맹국인 시리아 정부를 보호하고, 정부와 군 내부자들이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마주하고도 이처럼 인간성을 배반하는 부끄러운 태도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세이드나야 교도소에서 일어난 의도적이고 제도적인 고문과 부당대우는 잔혹함의 가장 날것의 형태와, 인간성의 냉혹한 말소를 보여주고 있다.
– 필립 루터 국장

고문과 부당대우 생존자들의 대부분은 그들이 겪은 시련으로 신체적, 정신적인 상처를 입었다. 대다수가 석방 후 달아나 1,100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에 포함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고문 생존자들이 신체적, 정신적 치료를 받음은 물론 재사회화에 필요한 사회적 지원도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국제사회에 촉구한다.

세이드나야 교도소의 3D 가상 모습

 

영어전문 보기

Harrowing accounts of torture, inhuman conditions and mass deaths in Syria’s prisons

The horrifying experiences of detainees subjected to rampant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in Syrian prisons are laid bare in a damning new report published by Amnesty International today which estimates that 17,723 people have died in custody in Syria since the crisis began in March 2011 – an average rate of more than 300 deaths each month.

‘It breaks the human’: Torture, disease and death in Syria’s prisons documents crimes against humanity committed by government forces. It retraces the experiences of thousands of detainees through the cases of 65 torture survivors who described appalling abuse and inhuman conditions in security branches operated by Syrian intelligence agencies and in Saydnaya Military Prison, on the outskirts of Damascus. Most said they had witnessed prisoners dying in custody and some described being held in cells alongside dead bodies.

“The catalogue of horror stories featured in this report depicts in gruesome detail the dreadful abuse detainees routinely suffer from the moment of their arrest, through their interrogation and detention behind the closed doors of Syria’s notorious intelligence facilities. This journey is often lethal, with detainees being at risk of death in custody at every stage,” said Philip Luther, Director of Amnesty International’s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Programme.

“For decades, Syrian government forces have used torture as a means to crush their opponents. Today, it is being carried out as part of a systematic and widespread attack directed against anyone suspected of opposing the government in the civilian population and amounts to crimes against humanity. Those responsible for these heinous crimes must be brought to justic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particular Russia and the USA, which are co-chairing peace talks on Syria, must bring these abuses to the top of the agenda in their discussions with both the authorities and armed groups and press them to end the use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Amnesty International is also calling for all prisoners of conscience to be freed, and all others to be released or promptly tried in line with international fair trial standards, and for independent monitors to be allowed immediate and unfettered access to all places of detention

The report highlights new statistics from the Human Rights Data Analysis Group (HRDAG), an organization that uses scientific approaches to analyse human rights violations, which indicate that 17,723 people died in custody across Syria between March 2011 when the crisis began and December 2015. This is equivalent to an average of more than 300 deaths each month. In the decade leading up to 2011, Amnesty International recorded an average of around 45 deaths in custody in Syria each year – equivalent to between three to four people a month.

However, the figure is a conservative estimate and both HRDAG and Amnesty International believe that, with tens of thousands of people forcibly disappeared in detention facilities across Syria, the real figure is likely to be even higher.

For the launch of this report Amnesty International has also partnered with a team of specialists at Forensic Architecture, University of Goldsmiths to create a virtual 3D reconstruction of Saydnaya, one of Syria’s most notorious prisons. Using architectural and acoustic modelling and descriptions from former detainees, the model aims to bring to life the daily terror they experienced and their appalling detention conditions.

“Using 3D modelling techniques and the memories of those who survived horrendous abuse there, for the first time we are able to get a true glimpse inside one of Syria’s most notorious torture prisons,” said Philip Luther.

Abused at every stage

The majority of survivors told Amnesty International that the abuse would begin instantly upon their arrest and during transfers, even before they set foot in a detention centre.

Upon arrival at a detention facility detainees described a “welcome party” ritual involving severe beatings, often using silicone or metal bars or electric cables.

“They treated us like animals. They wanted people to be as inhuman as possible… I saw the blood, it was like a river… I never imagined humanity would reach such a low level… they would have had no problem killing us right there and then,” said Samer, a lawyer arrested near Hama.

Such “welcome parties” were often described as being followed by “security checks”, during which women in particular reported being subjected to rape and sexual assault by male guards.

At the intelligence branches detainees endured relentless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during interrogation, generally in order to extract “confessions” or other information or as a punishment. Common methods included dulab (forcibly contorting the victim’s body into a rubber tyre) and falaqa (flogging on the soles of the feet). Detainees also faced electric shocks, or rape and sexual violence, had their fingernails or toenails pulled out, were scalded with hot water or burned with cigarettes.

Ali, a detainee at the Military Intelligence branch in Homs, described how he was held in the shabeh stress position, suspended by his wrists for several hours and beaten repeatedly.

The combination of poor conditions in the intelligence branches, including overcrowding, lack of food and medical care, and inadequate sanitation amount to cruel, inhuman and degrading treatment and are prohibited by international law.

Survivors described being held in cells so overcrowded they had to take turns to sleep, or sleep while squatting.

“It was like being in a room of dead people. They were trying to finish us there,” said Jalal, a former detainee.

Another detainee, “Ziad” (whose name has been changed to protect his identity), said ventilation in Military Intelligence Branch 235 in Damascus stopped working one day and seven people died of suffocation:

“They began to kick us to see who was alive and who wasn’t. They told me and the other survivor to stand up… that is when I realized that… seven people had died, that I had slept next to seven bodies… [then] I saw the rest of the bodies in the corridor, around 25 other bodies.”

Detainees also reported that access to food, water and sanitation facilities was often very restricted. Most said that they were prevented from washing properly. In such environments, infestations of scabies and lice, and diseases thrived. As most detainees were denied access to proper medical care, in many cases detainees were forced to treat each other with only the most rudimentary supplies, further contributing to the dramatic increase in deaths in custody since 2011.

Detainees generally have neither access to their doctors, nor their families or lawyers while in these branches, and as such this treatment in many cases amounts to enforced disappearance.

Saydnaya Military Prison

Detainees often spend months or even years in the branches of the various intelligence agencies. Some eventually face outrageously unfair trials before military courts – often lasting no more than a matter of minutes – before being transferred to Saydnaya Military Prison where conditions are particularly dire.

“In [the intelligence branch] the torture and beating were to make us ‘confess’. In Saydnaya it felt like the purpose was death, some form of natural selection, to get rid of the weak as soon as they arrive,” said Omar S.

The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in Saydnaya appears to be part of a relentless effort to degrade, punish and humiliate prisoners. Survivors said prisoners there are routinely beaten to death.

Salam, a lawyer from Aleppo who spent more than two years in Saydnaya, said: “When they took me inside the prison, I could smell the torture. It’s a particular smell of humidity, blood and sweat; it’s the torture smell.”

He described one incident when guards beat to death an imprisoned Kung Fu trainer after they found out he had been training others in his cell: “They beat the trainer and five others to death straight away, and then continued on the other 14. They all died within a week. We saw the blood coming out of the cell.”

Detainees at Saydnaya are initially held for weeks at a time in underground cells which are freezing cold in the winter months, without access to blankets. Later they are transferred to cells above ground where their suffering continues.

Deprived of food some detainees said they ate orange rinds and olive pits to avoid starving to death. They are forbidden from speaking or looking at the guards, who regularly humiliate and taunt detainees apparently just for the sake of it.

Omar S described how on one occasion a guard forced two men to strip naked and ordered one to rape the other, threatening that if he did not do it he would die.

“The deliberate and systematic nature of the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at Saydnaya prison represents the basest form of cruelty and a callous lack of humanity,” said Philip Luthe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must make it a priority to end this kind of appalling and entrenched abuse. For years Russia has used its UN Security Council veto to shield its ally, the Syrian government, and to prevent individual perpetrators within the government and military from facing justice for war crimes and crimes against humanity at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This shameful betrayal of humanity in the face of mass suffering must stop now.”

Most survivors of torture and other ill-treatment have been left physically and psychologically scarred by their ordeals. The majority have fled after their release and are among the more than 11 million Syrians displaced from their homes.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o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ensure that torture survivors receive the medical and psychological treatment, as well as social support, necessary for their rehabilitation.


월, 2016/08/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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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최승호 피디의 영화 <자백>과 <그것이 알고 싶다> 1060회 ‘비선의 그림자, 김기춘’의 내용을 참고해 작성하였습니다.


김기춘의 미디어 데뷔,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
기자회견하는 30대 김기춘

기자회견하는 30대 김기춘

1975년 11월 22일,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 김기춘이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을 발표했다. 김기춘은 기자들 앞에서 “북괴의 지령에 따라 모국 유학생을 가장하여 국내에 잠입”한 21명의 ‘간첩’ 명단을 공개했고, 이 ‘간첩’들은 사형 등 중형을 선고받아 장기간 복역하고 일본으로 추방당했다. 당시 재일교포 유학생이 200~3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중 10%가 ‘간첩’으로 구속된 것이다.

당시 30대였던 김기춘은 중앙정보부 대공 수사국장으로 사건의 책임자였으며, ‘간첩’들의 자백을 받아내고 ‘북괴를 소탕’한 공로를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승승장구_김기춘

김기춘이 ‘간첩’들의 자백을 받아내는데 탁월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간첩을 알아보는 매의 눈? 아니면 누구든 간첩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

간첩을 잡는 특별한 기술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자신의 두뇌”라고.

두뇌대장 김기춘

두뇌대장 김기춘

“간첩은 머리, 두뇌로 잡는 것이지
몽둥이로 잡는 것이 아니다”

1973년에 무려 법무부 ‘인권옹호과’ 과장이기도 했던 그는 당당하게 자신의 ‘두뇌’로 간첩을 잡았다고 했다.
그의 수사에는 인권 침해도 없었고, 과거사 진상규명의 대상도 아니라고. 자신이 고문을 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당당한 김기춘

당당한 김기춘



고문 피해자들, 40년만에 감옥에서 나오다

2008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을 ‘고문에 의한 조작사건’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2012년 6월, 사건의 피해자들이 재심을 청구했고, 무죄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영화

영화 <자백>

당연히 무죄인데 이 소리를 들을 때까지 40년이 걸렸습니다.

-이철, 학원침투 북괴간첩단 사건 고문 피해자

법원은 피해자들을 ‘간첩’으로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당시 대부분의 증거는 ‘자백’ 밖에 없었는데 이 자백은 구타, 가혹행위 등 고문에 의해 받아낸 것이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기밀 누설”이라는 혐의조차 “현 시국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에 불과”하며 “이미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에 불과”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간첩이라는 시선 속에서 40년 동안을 “창살 없는 감옥”에서 생활해야 했던 피해자들.
40년이 넘어 진실은 밝혀졌지만, 중앙정보부가 파괴한 한 사람과 그 가족의 인생은 어떤 방법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


한국은 나쁜 나라
피해자 이철

피해자 이철

팬티까지 발가벗기고 무조건 패기 시작했습니다. 성기까지 붙잡고 꼼짝 못하게 하고 담배불로 지지려했습니다. 내가 보는 앞에서 내 여자를 겁탈하는 것을 보고싶냐. 장모까지 하려고 한다. 그래서 사정을 했습니다. 모든 말을 들을테니까 그렇게 하지 마시오.

-이철, 간첩 조작 사건 고문 피해자

무죄판결을 받은 이철씨의 아버지는 이철씨가 구속된 날 쓰러서 53살의 나이에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3년 뒤 세상을 떠났다. 약혼녀도 간첩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조국에 기대를 가지고 왔다가 인생이 망가진 채 일본으로 돌아간 사람이 많다.
일본으로 가자마자 죽거나 정신병원에 간 사람도 있다.

수사관들이 멋대로 쓰고 마지막에 강제로 지장을 찍게 했어. 안 찍겠다고 하면 때려 죽인다고 하면서 얼굴을 때리고 내 손을 갖다가 멋대로 찍어버렸어. 한국인은 목적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

-김승효, 고문 피해자

김승효씨는 아직 재심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옥 같은 세월”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며 한국에 가는 것조차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당시 고문으로 인한 자백 후 정신이상증세를 보인 그는 치료받지 못한 채 7년을 감옥에 보냈고, 출소한 후에도 일본에 돌아가 수십 년을 정신병원에 드나들며 지금까지 고문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고문피해자, 김승효

고문피해자, 김승효

암흑의 세월을, 지옥 같은 세월을 잊어버리고 싶단 말이야. 가슴이 아파서 죽을 지경이야. 왜냐하면 무죄로 못됐으니까 죽을 지경이야. 죽고 싶단 말이야. 나는 무죄야.


수사관들은 마치 먹이를 앞에 둔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저에게 굴었습니다. 잠을 안 재운 채, 협박하고 구타하며, 제 몸과 영혼을 갈기갈기 찢어놓았습니다.

-김명수, 재심 청구소송 모두발언 중

“제 사건일지를 가지고 김기춘씨가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온 후, 수사관들은 저를 서울구치소가 아니라 지하 고문실로 데려갔습니다. 3주 동안 그곳에서 취조를 받았습니다. 개돼지 취급을 받으며 강도 높은 취조를 받았어요. 20일 동안 밤잠을 자지 못하게 했어요. 온갖 고문과 언어폭력으로 몸과 정신이 완전히 망가지고 탈진한 상태였어요. 지하실에서 나올 때는, 저는 간첩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 나이 스물여섯이었습니다.

-김명수, 재심 청구소송 모두발언 중

졸지에 간첩 가족이 된 저의 부모형제들은 일가친척, 친지, 교회, 사회공동체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채, 절망과 좌절 속에서 공포의 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이처럼 고문은 무고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그 가족의 한 평생을 송두리째 빼앗는 잔인하고 도구이다.


고문 피해자 있지만, 책임자는 없는 한국

“인권침해해서 간첩 잡았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고 했던 사건의 책임자는 피해자들의 잇다른 무죄판결 속에서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부활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처벌은 커녕 사과도 없었다. 재심 판결 전까지 당당하게 설교했던 그는 무죄판결이 잇다르자 “자기와 관계 없는” “기억에 없는 일”이라고 했다. 심지어 자신의 친필사인까지도.

2004년 한치 앞을 모르는 김기춘

2004년, 한치 앞을 모르는 김기춘

무죄판결 나기 전의 당당한 모습

무죄 판결 후 모든 기억을 잃은 김기춘

무죄 판결 후 모든 기억을 잃은 김기춘

무죄판견 이후 돌연 기억상실 모드

정신적 육체적 각종 후유증과 싸우며 40년을 창살 없는 감옥에서 생활해야 했던 고문 피해자.
40년 내내 한결같이, “공직자”의 자리에서 내려온 적 없는 사건 책임자.

국가권력이 특정집단에 의해 사유화될 경우, 국민들의 삶이 얼마나 파괴되고 불행하게 될 수 있는가를 제 사건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주기도 했어요.

존경하는 재판관님,
저 개인 한 사람의 희생으로 족합니다. 앞으로 우리 역사에 더 이상 간첩조작사건과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더 이상 저와 같이 희생당하는 주권자 국민이 나오지 않도록 사법정의(司法正義)가 살아있는 사회를 만들어주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명수, 고문 피해자 재심 모두 발언 중

“자기가 인권침해를 했으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김기춘은 지금 구치소에 있다. 고문 혐의가 아니라 블랙리스트 개입으로.

김기춘의 운명은?

김기춘의 운명은?

김기춘의 운명은?

월, 2017/02/0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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