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신매매와 청부살인 및 폭행의 대상이 되거나, 참혹한 환경에 갇혀 있어야 하는 성인 남녀와 어린이들
- 당초 예상보다 수백 혹은 수천 명 이상의 해상 난민과 이주민이 익사했을 우려
- 다시 “항해기”가 시작되며 벵골 만과 안다만 해의 난민 위기 재발 가능성 커져
올해 초 미얀마에서 박해를 피하기 위해 난민이 된 로힝야족 성인 남녀와 어린이들이 몸값을 지불하지 못한 경우 인신매매업자들에게 살해되거나 심한 폭행을 당했고, 참혹하고 비인도적인 환경에 갇혀 있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21일 발표한 신규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 <죽음의 여정: 동남아시아의 난민과 인신매매 위기(영문)>는 로힝야족 난민 100명 이상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서 안다만 해를 건너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이들 난민 중 다수가 어린이였으며, 대부분이 인신매매 피해자였다.
우기가 끝나고 이미 “항해기”가 시작된 가운데, 수천여 명 이상이 또다시 뱃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앰네스티는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에 난민 위기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안나 시어(Anna Shea) 국제앰네스티 난민 조사관은 “벵골 만과 안다만 해상에서 배 안에 갇힌 로힝야족 난민들이 매일같이 당하는 신체적 폭행은 말로 표현하기조차 끔찍한 수준이다. 이들은 미얀마는 탈출했지만, 또 다른 악몽과 맞바꾼 것에 불과했다. 어린이들조차 이러한 폭행의 예외는 아니었다”며 “충격적인 점은 인터뷰를 나눈 난민들이 그 중 그나마 해안에 상륙할 수 있었던 ‘운이 좋은’ 경우였으며, 그렇지 못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바다에서 익사하거나 인신매매를 통해 강제 노역 현장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이다. 각국 정부는 이와 같은 인도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5월, 태국 정부가 인신매매 타도에 나서자 인신매매 업자들이 사람들을 바다 위에 버려두고 떠나면서 수천 명의 난민과 이주민들이 식량과 물, 치료가 절실히 필요한 상태로 수 주 동안 해상에 좌초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유엔은 2015년 1월과 6월 사이 최소 37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국제앰네스티는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인터뷰를 나눈 목격자들은 난민과 이주민을 가득 실은 채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배가 수십 척 더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유엔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상륙한 배는 다섯 척에 불과했다. 수백, 혹은 수천 명은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바다를 건너던 도중 사망했거나 강제노역 현장으로 보내졌을 가능성이 있다.
돈을 노린 폭행과 살인
다수의 로힝야족 사람들은 선원들이 몸값을 지불하지 못한 사람을 살해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 있다고 말했다. 인신매매 업자에게 사살되기도 했고, 바다에 던져져 익사하도록 방치되기도 했다. 식량과 물이 부족해서, 또는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난민들은 아주 큰 배 안에서 수 개월 동안 갇혀 지내며, 인신매매 업자들이 가족에게 연락해 몸값을 요구하면서 심하게 폭행했다고 증언했다. 한 15세 난민 소녀는 선원들이 방글라데시에 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그녀를 폭행하면서 비명소리를 들려준 후, 몸값으로 미화 1,700달러를 지불하게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모든 로힝야족 성인 남녀와 어린이들이 본인이 구타를 당한 적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이 심각한 신체적 폭행을 당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사람들은 식량을 구걸하거나, 움직이거나, 화장실 사용을 요청했다는 이유만으로 철봉이나 플라스틱 곤봉으로 몇 시간에 걸쳐 구타를 당했으며, 대부분 그로 인해 장기적인 신체적, 정신적 상처가 남았다.
이러한 폭행은 주로 놀랍게도 규칙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15세 로힝야족 소년은 “아침에는 3번, 오후에는 3번, 밤에는 9번을 때렸다”고 말했다.
본국에서의 박해
로힝야족이 이처럼 절박하게 떠나려 하는 것은 미얀마에서 수십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차별 때문이다. 미얀마는 사실상 로힝야족의 국적을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2년에도 벌어진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적인 탄압으로 인해 수만 명이 좁은 수용소에 몰려 절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미얀마 또는 방글라데시의 인신매매 업자에게 납치되었다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싼 값에 말레이시아로 가는 안전한 경로를 알려주겠다는 말에 속은 사람들도 있었다. 업자들이 강제노역으로 팔아 넘길 대상을 찾기 위해 흔하게 사용하는 수법이다.
안나 시어 조사관은 “로힝야족이 처한 현 상황이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에 난민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들은 계속해서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려 할 것이다. 미얀마 정부는 즉시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혹한 환경
로힝야족 난민들은 바다를 건너는 동안 비인도적이고 굴욕적인 환경에 갇혀 지내야 한다. 좁은 배에 지나치게 많은 난민을 태운 탓에 사람들은 극도로 비좁은 공간에서, 때로는 수 개월 동안을 앉은 채로 보낼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아체 만에서 난민 구조 작업을 도왔던 한 지역 주민은 악취가 너무나 심해 구조대가 배에 탈 수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식량과 물도 턱없이 부족해, 하루에 배급 받는 식량은 보통 쌀 한 컵에 불과했다. 인도네시아에 상륙한 로힝야족 대부분이 극도로 쇠약한 상태였고, 오랜 시간 비좁은 공간에 앉아 있었던 탓에 걷기가 힘들었으며, 탈수와 영양실조, 기관지염, 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인도네시아의 환경
2015년 5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은 난민을 가득 태운 배가 상륙하지 못하도록 돌려보내고, 수만 명의 절박한 난민들이 배에서 내리지 못하게 했다. 이에 대해 국제적인 비난이 잇따르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결국 2016년 5월까지 다른 국가들도 난민을 수용한다는 조건하에 다수의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체 지역에 수백여 명의 취약한 난민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자원을 투자하고, 지역 시민사회 및 국제기구와 공조해 난민들의 기본생활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2016년 5월 이후에도 난민 거주를 허용할 것인지에 대해 확인한 바가 없는 만큼, 장기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가 남아 있다.
권고사항
안나 시어 조사관은 “인신매매를 타도하기 위한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간의 공조협력 없이는 이 지역에서 가장 취약하고 절박한 상태에 놓인 사람들은 또다시 중대한 인권침해행위의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인신매매업자들이 지난 2015년 5월과 같이 사람의 생명이나 인권을 위험에 빠뜨리지 못하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고, 또한 해상 수색구조작전 시행을 위해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에게, 또 다른 해상의 인권 재앙이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영어전문 보기
Southeast Asia: Persecuted Rohingya refugees from Myanmar suffer horrific abuses at sea
Women, men and children trafficked, held in hellish conditions, beaten or killed for ransom
Fears that hundreds, maybe thousands, more refugees and migrants have perished at sea than first estimated
New “sailing season” crisis looms in Bay of Bengal and Andaman Sea
Rohingya women, men and children attempting to flee persecution in Myanmar by boat earlier this year were killed or severely beaten by human traffickers if their families failed to pay ransoms, and kept in hellish, inhuman conditions, Amnesty International reveals in a new report today.
Deadly journeys: The refugee and trafficking crisis in Southeast Asia is based on interviews with more than 100 Rohingya refugees – mainly victims of human trafficking, and many of them children – who reached Indonesia after fleeing Myanmar or Bangladesh across the Andaman Sea.
With the monsoon over and a new “sailing season” already underway, thousands more could be taking to boats. Amnesty International is urging regional governments to urgently step up their response to the crisis.
“The daily physical abuse faced by Rohingya who were trapped on boats in the Bay of Bengal and Andaman Sea is almost too horrific to put into words. They had escaped Myanmar, but had only traded one nightmare for another. Even children were not spared these abuses,” said Anna Shea, Refugee Researcher at Amnesty International.
“The shocking truth is that those we spoke to are the ‘lucky’ ones who made it to shore – countless others perished at sea or were trafficked into forced labour situations. Governments must do more to prevent this human tragedy from recurring.”
The harrowing events that unfolded in May 2015 – triggered by Thailand’s crackdown on human trafficking, and the traffickers’ subsequent abandonment of people at sea – left thousands of refugees and migrants stranded for weeks in desperate need of food, water and medical care.
While the UN estimates that at least 370 people lost their lives between January and June 2015, Amnesty International believes the true figure to be much higher. Eyewitnesses who spoke to Amnesty International saw dozens of large boats full of refugees and migrants in similar circumstances, but only five boats landed in Indonesia and Malaysia according to UN sources. Hundreds – if not thousands – of people remain unaccounted for, and may have died during their journeys or been sold for forced labour.
Deaths and beatings for money
Many Rohingya said that they had seen crew members kill people when their families failed to pay ransoms. Some people were shot by the traffickers on the boats while others were thrown overboard and left to drown. Others died because of lack of food and water or disease.
Refugees described how they were kept for months on very large boats and severely beaten while traffickers contacted their family members, demanding a ransom. One 15-year-old Rohingya girl said the crew called her father in Bangladesh, made him listen to her cries while they beat her, and told him to pay them about USD 1,700.
Virtually every Rohingya woman, man and child said they had either been beaten themselves or seen others suffer serious physical abuse. People were beaten with metal or plastic batons – sometimes for several hours – simply for begging for food, moving or asking to use the toilet. Many have been left with long-term physical or psychological scars from the violence.
Beatings were often carried out in a chillingly routine and systematic way. One 15-year old Rohingya boy said: “In the morning you were hit three times. In the afternoon you were hit three times. At night you were hit nine times.”
Persecuted at home
The Rohingyas’ desperation stems from decades of persecution and discrimination in Myanmar, where they are effectively denied citizenship under national law. Waves of violence against the Rohingya, most recently erupting in 2012, have forced tens of thousands into overcrowded camps where they live in desperate conditions.
Some people said that they had been abducted by traffickers in Myanmar or Bangladesh, whereas others had been promised a safe passage to Malaysia for a nominal fee – a tactic commonly used by traffickers looking to coerce people into forced labour.
“The Rohingya are so desperate that they will continue to risk their lives at sea until the root causes of this crisis are addressed – the Myanmar government must immediately end its persecution of the Rohingya,” said Anna Shea.
Hellish conditions
The Rohingya were kept in inhuman and degrading conditions during their journeys. Boats were severely overcrowded, with people forced to sit in extremely cramped positions, sometimes for months on end. A local man who helped rescue people off the coast of Aceh in Indonesia said that the stench was so bad that rescuers could not board.
Food and water was severely lacking and rations usually consisted of a small cup of rice per day. Many of the Rohingya who reached Indonesia were emaciated, had difficulty walking after being cramped for so long, and suffered from dehydration, malnourishment, bronchitis, and flu.
Conditions in Indonesia
In May 2015, Indonesia, Malaysia and Thailand initially pushed overcrowded vessels back from their shores and prevented thousands of desperate passengers from disembarking. Following international criticism, Indonesia and Malaysia eventually agreed to admit a number of asylum-seekers, on the condition that another country accept them by May 2016.
Indonesia should be recognized for devoting resources to housing hundreds of vulnerable people in its Aceh province, and working to fulfill their basic needs in cooperation with local civil society and international agencies. But there are serious unanswered questions about a long-term solution, as the government has not clarified whether the refugees can stay beyond May 2016.
Recommendations
“Without cooperation between governments to combat human trafficking, grave human rights abuses will again be perpetrated against some of Southeast Asia’s most vulnerable and desperate people,” said Anna Shea.
“Governments must ensure that initiatives against traffickers do not put people’s lives or human rights at risk, which is what happened in May 2015. They must also act quickly to implement maritime search and rescue operations.”
Amnesty International is urging Southeast Asian states to act now, and not wait for another human rights disaster at s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