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인의 글

 

이숙진 l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2015년 6월 복지동향은 지령 200호를 발간합니다. 지령 200호. 200이라는 숫자가 사뭇 기이하게 느껴지는 것은 저희들의 별스런 소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혼자 “후훗”하고 기뻐하다가 에고 참..하며 안타까움도 있습니다. 특히 저는 매주 학교신문을 만들어보았고, 전문지 기자로 직장생활을 해보았던 경험치가 있었던 까닭에 월간지 복지동향 200호 라는 숫자에 담긴 희노애락을 감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그러나 지속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300호, 3000호를 내다보며 복지동향이 누구와 함께 무엇을 얘기하며 어떤 색깔의 미래를 꿈꾸어야 할지를 생각하며 복지동향 특집 200호를 준비했습니다.

 

준비호가 발간되었던 1998년, 외환위기가 한국 사회를 통째로 흔들었던 시기로부터, 우리는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이명박정부, 그리고 박근혜정부 까지 근 20여년을 복지동향과 함께 지내오고 있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만들어지고,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화 등이 구체화되었을 때 보편적 복지국가가 멀지않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그저 그때로 머물러 있음을 느끼게 되는 요즈음, 복지동향은 '복동이'로 거듭나야할 숙명을 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각계로부터 200호 축하인사를 받았습니다. 그 인사말씀 중에는 복지계의 교양시사 정보지, 유일한 복지 전문지이자 소식지 등으로 자리매김 해주시며,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당부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편집위원, 편집간사 그리고 독자가 모여 우리가 바라는 복지동향에 대한 특별좌담회도 열었습니다. 현장에 보다 가깝게 가야 한다, 보건의료나 노동 혹은 주거 등 다양한 목소리를 넣자, 참여연대의 운동성이 담겨야 한다, 운동성과 입장을 보다 분명히 하자 등등등, 앞으로 할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 많은 과제가 있음에도 독자들께서는 17년 동안 복지동향을 사랑해주셨습니다. 사회복지분야의 최근 이슈를 보려면 복지동향을 펼쳐야 한다고 하셨고, 기획주제 코너는 단연코 인기였으며, 복지동향 구독 권유 의향은 95%나 되었습니다. 물론 더 읽기 쉽고 재미있게 구성하라, 전문성을 강화하라, 더 많은 정보를 담아라 등의 거부할 수 없는 개선사항도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의 독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우리가 진정 무엇을 누구와 함께 하고자 하는지 다시한번 돌아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 덴마크에 관한 책 2권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따라가고 싶은 모델이라며 단골 메뉴로 등장했던 황금삼각형 모델이, 그들의 생활속에 어떻게 녹아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왜 67%나 되는 세금을 불평없이 낼까? 그들은 왜 첫인사로 그사람의 직업보다 취미를 더 궁금해할까? 그들은 왜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을까? 그들은 왜 직업을 차별하지 않으며, 성차별, 장애차별 없이 서로를 신뢰하고 국가를 신뢰할까? 이런 질문은 물론 현재 우리의 처지로부터 나왔음이 분명합니다. 복지동향이 복지국가를 향한 제도와 이슈들을 전문적이고 심층적으로 다루어나갈 것입니다만, 생활속 변화를 위해 독자들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풀어가며 더 많은 독자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더욱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복지동향 200호를 축하하며, 독자와 함께 가는 복지동향의 한걸음이 복지국가에 두걸음 더 가까이 가는 길이라 생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