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경감 방안’ 찾아볼 수 없는 국토교통부 정책

 

임대료 규제,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주거비 낮출 근본적 해결책 외면

LTV·DTI 유예와 전세자금 대출 확대는 가계부채 위험만 증폭시킬 뿐

뉴스테이 등 민간임대주택 확대도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기여 못해

 

국토교통부가 2016년 4월 28일 발표한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과 같은 날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LTV 및 DTI 규제 완화 1년 추가 연장은 정부가 기존 주택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번 대책에서 서민·중산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표준임대료 등을 도입할 계획은 찾아볼 수 없다. 한마디로, 박근혜 정부는 20대 총선에서 표출된 전월세 대란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민의를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뉴스테이 공급을 당초 계획보다 2만 호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스테이는 소득 8분위 이상 고소득 계층만이 임대료를 부담할 수 있는 민간임대주택인데, 연기금을 재무 투자자로 유치하는 것도 모자라,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위해 조성한 토지·주택도시기금 등 공공재원까지 활용한다. 뉴스테이 공급을 증가시키는 만큼 같은 재원을 활용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공공임대주택 지원이 시급한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민간 건설사와 고소득층에게 돌아가는 것이므로 뉴스테이의 확대를 찬성할 수 없다. 국토부가 신설하겠다고 밝힌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도 해당 유형 주택(수도권, 광역시 및 인구 10만 이상 시 소재, 150세대 이상 단지, 주택가격 3억 이하,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매입이 어려워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의 대량 공급이 힘들고 이런 방식은 해당 유형 주택의 가격 인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격을 갖춘 수요자에게 직접 희망주택을 찾아오도록 하는 방법은 실효성도 떨어진다. 청년층 등을 위해 종전보다 1만호 추가 공급하겠다는 전세임대주택 역시 전세주택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전세임대 공급이 어렵다는 비판이 계속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뉴스테이에 초점을 맞추고 정작 서민과 청년들에게는 비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국토교통부의 <맞춤형 주거지원을 통한 주거비 경감방안> 발표 이틀 전인 2016년 4월 26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보도·편집국장 간담회에서의 “전월세 가격을 어떻게든지 낮추고 이런 차원으로만 가서는 절대로 집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며, “가능한 한 주택 문제도 시장에 맡겨야 된다.”고 발언했다. 현 정부는 아직도 주택을 거주의 개념이 아닌, 부동산 상품으로 치부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정부는‘빚내서 집사라’는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이며, 서민·중산층의 가계부채와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키려 한다. 지금이야말로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표준임대료 등 임대료 규제를 도입하고, 실제 수요계층이 부담 가능한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해 집 없는 서민·중산층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때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강화해,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하루빨리, 전월세 가격 폭등을 초래한 실패한 주거·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