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 아르바이트생의 감정노동 실태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됩니다.
글 : 미쁘조 (일과건강 대학생 기자단)
2014년 대학생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3개월 이상 근무한 아르바이트 직종은 외식업‧서비스직 55.1%, 매장관리‧판매 30.4%, 고객상담‧텔레마케터 8.7% 등 감정노동과 관련된 직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청년유니온’이 전국 15세~29세 서비스업 종사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92명(85.4%)이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답했다. ‘(일하면서)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177명·79.0%), ‘솔직한 내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한다’(174명·77.3%)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감정노동을 경험한 청년들이 대다수라는 말이다. 이에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대학생 3명과 함께 그 실태를 알아보았다.
▲ 2014 대학생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결과, 3개월 이상 근무한 아르바이트 직종은 외식업‧서비스직 55.1%, 매장관리‧판매 30.4%, 고객상담‧텔레마케터 8.7% 등 감정노동과 관련된 직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http://blog.naver.com/rlacofls63/220211957263)
▲ 청년유니온이 2014년 전국 15~29세 서비스업 종사자 2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가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 청년유니온)
아르바이트생 대부분 감정노동 경험
무시하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힘들어
남은별 : 여러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겪은 감정노동 경험들이 있었나요?
박홍비 : 저는 대구의 한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어요. 제가 고객들에게 물건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데 무시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없는 사람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어리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저를 존중해주지도 않고 반말하며 명령하는 투로 하는 사람 때문에 기분 나쁜 적이 많았습니다.
전예린 : 저는 L사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대기 순서를 기다리지 않고 음식이 왜 빨리 안 나오냐고 윽박지를 때가 많았어요. 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이 무시하는 듯한 말투로 저를 대할 때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어요. 한번은 “다른 패스트푸드점은 이렇게 안 비싸던데, 더 주던데” 라면서 타 프랜차이즈와 비교를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곳의 규칙을 지켜야 하는 아르바이트생일 뿐인데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욕을 하고 나가는 분들도 많았어요.
김혜란 : 저는 외식업에 종사를 했었는데 특성상 고객과 직접 접촉이 많았어요. 고객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고객들에게 상냥하게 말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전예린 : 아르바이트생은 회사의 방침대로 할인카드나 적립카드가 있는지, 현금 영수증을 발급 받을 것인지 물어봐야만 합니다. 그런데 말 하는 도중에 “뭐 그렇게 말이 많냐”면서 툭툭 말을 내뱉는데, 그것이 상처가 될 때가 많았습니다.
고객이 왕이라는 인식, 잘못된 갑을 관계로 이어져
남은별 : 식당이나 카페에 갔을 때 그런 경우를 본 적은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시를 당하는 직원들이 불쌍하다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이런 사례가 왜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박홍비 : 다른 곳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직원들에게 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남은별 : 아마 서비스업이 우리나라에 처음 정착될 때 고객을 왕처럼 모셔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잘못된 갑을 관계로 이어진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회사는 고객이 대접받는다고 느낄 수 있도록 친절을 강조합니다. 그 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의 인격이 무시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아르바이트생들은 평균적으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막 대하는 것 같기도 해요.
아르바이트생이 직접 대응할 수 없어,
기업 차원에서 해결 방안 모색해야
박홍비 : 고객으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인권 침해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보니 감정노동자들은 스트레스가 쌓여 정신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업무상 능률이 저하될 수 있어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꼭 마련되어야 합니다.
김혜란 : 회사에서 기업차원에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직원들이 일하면서 겪는 고충을 듣기 위해서 직원게시판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감정노동 문제 해결 가능
시민 의식 개선 필요
전예린 : 최근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따뜻한 말 한마디-내이름을 불러줘‘라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명찰에 적힌 직원들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안녕하세요 oo씨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라며 공손하고 정중한 말투로 주문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거에요. 고객과 직원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업의 노력이 눈에 띄었어요. 또 K사에서는 블랙컨슈머라는 대응장치를 마련했다고 들었어요. 성희롱이나 욕설 등 악성 민원 고객을 관심고객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법적 절차를 취하는 기업도 있었어요.
남은별 : 많은 기업들이 감정노동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네요. 이렇게 기업에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사실 서비스업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게 하여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이 아닌 내 가족처럼 생각을 하고 존중하고 나이가 어려도 반말은 하지 않는 등 시민들의 의식이 개선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