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관측될 만큼의 대규모 산불이 몇달째 호주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대한민국 영토와 맞먹는 면적이 불에 타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고, 10억 여 마리의 야생동물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환경피해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이변과, 산불, 태풍, 홍수와 같은 재난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일시적인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야기한 기후위기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은 더욱 큽니다.

그럼에도 호주정부 당국은 탄소배출의 원인인 석탄 채굴과 수출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산불과 기후변화의 연관성 자체를 부인할 정도로 참으로 안이하고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는 세계가 함께 공동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국정부와 정치권도 기후위기를 위기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무관심과 무책임한 자세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호주산불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에게 닥칠 미래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이에 <기후위기비상행동>은 1월13일(월) 오후7시, 호주대사관이 있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호주산불로 희생된 생명들을 추모하고, 기후위기에 대한 시급하고 비상한 대응을 한국과 호주 정부에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성명서

호주 산불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 과감한 기후위기 대응이야말로 또다른 재난을 막는 길이다

우주에서도 관측될 만큼의 대규모 산불이 몇써 몇달째 호주를 집어삼키고 있다. 호주 산불로 이미 대한민국 영토보다 더 큰 면적이 불에 타 지금까지 최소 29명이 죽고 코알라 캥거루 등 10억 마리 넘는 동물이 생명을 잃었다. 재산과 환경피해는 감히 집계가 안될 정도이다.

호주의 여름은 언제나 산불이 있어왔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그 빈도는 40%가 증가했고 기간은 길어졌고 규모도 점점 커져왔다. 과학자들과 기후학자들은 이렇게 된 원인으로 탄소배출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를 꼽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이 감소한데다 지난 일 평균기온이 41.9도에 이르는 등 여름 고온현상에 바람까지 겹치면서 재앙적인 산불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규모 산불로 인해 기후변화는 더 촉진될 것으로 우려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앙의 증가는 호주의 산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캘리포니아와 시베리아의 산불이나 푸에르토리코를 집어삼켰던 태풍도 모두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대기의 흐름과 강수량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그리고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가 해수면 상승의 위협과 이전에 비해 크게 증대된 빈도와 세기의 산불과 태풍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이번 산불과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을 애써 외면하려 하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근본적인 대응 보다는 피해자와 자국 산업보호만을 외치고 있고 압도적인 세계 1위의 석탄수출국인 호주에서의 석탄생산 감소에 반대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하고 있는 호주 정부를 규탄한다.

동시에 재앙의 수준으로 악화된 호주의 산불이 단지 호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인류의 문제라는 인식 아래 한국 정부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2050년 탄소배출제로’와 같은 과감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강력한 집행력을 보일 것을 요구한다.

잿더미가 된 숲과 마을, 불에 타 죽은 캥거루, 붉은 화염 사이를 오가는 코알라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매우 무겁고 참담하다. 우리는 호주 산불로 인해 희생된 모든 생명에 애도를 표한다. 이들의 희생 앞에서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재앙이 반복되는 것을 막는 길은, 바로 지구온도상승을 멈추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 이 촛불을 통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호주와 전 세계의 시민들에게 연대를 표하는 바이다.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 호주 등 앞선 산업화를 통해 전 지구적인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있는 나라들이 그에 합당한 과감한 기후정책으로 미래의 더 큰 재난을 막는 데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우리 시민들도 이 촛불을 시작으로 2020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행동할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 기후위기 진실을 직시하라
- 온실가스 배출제로 실시하라
- 기후위기 일으키는 석탄채굴 중단하라
- 기후위기 무책임한 호주정부 규탄한다
- 기후위기 방관하는 한국정부 각성하라

2019년 1월 13일
기후위기 비상행동


호주 산불의 현황과 피해 (국내외 언론보도 종합)

-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호주의 산불은 시드니 등 대도시 있는 남동부 뉴 사우스 웨일즈에서 가장 심각하며, 북서부 등 곳곳에서 진행중.
- 남동부 산불 지역 면적은 1800만 에이커, 약 72500 평방 킬로미터에 달함. 다른 지역 산불까지 합하면 10만 평방 킬로미터가 넘음 (대한민국 영토보다 넓은 면적).
1월 12일 현재 29명 사망하고, 약 5600여개의 건물과 최소 2000개의 가옥이 전소됨.
- 현재 시드니의 공기상태는 37개의 담배를 피는 것과 맞먹는 정도로 악화.
- 야생동물은 뉴사우스웨일즈에서만 8억마리, 호주 전체로는 10억 마리가 죽을 것으로 추정됨. 트깋 특히 호주 고유종인 코알라의 서식지는 산불 피해 지역과 약 80%가 겹침. 25,000 마리의 코알라, 10여 만 마리의 소가 희생될 것으로 추정됨. 그 외 코알라, 회색머리날여우박쥐, 두나트 등 희귀동물 큰 피해.
- 호주의 산불은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원인임. 고온건조한 기상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짐.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빈번해진 인도양 다이폴(인도양 동부와 서부의 온도차이 발생)을 이러한 기상이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함.
- 기후학자들은 호주 산불로 대규모 미세먼지 발생, 탄소 배출, 대기온도 변화가 일어나 다른 곳에서의 기후변화와 자연재앙 촉진할 것을 우려.
-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임. Germanwatch의 2020 기후변화대응지수에 따르면 호주는 61개 순위 중 56위 (한국은 58위).

(사진=이두원/기후위기비상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