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산행이야기
민주동문회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민동산악회 모임이 있다는 걸 알고 기회가 되면 민동가족님들과 ‘함산’해보리라 기대하고 있었던 차 드디어 2016년 첫산행, 소요산행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산악회하면 기본적으로 20~30명의 산행동무들이 ‘함산’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제가 참가한 민동산악회의 첫산행은 흥행작에 완전 실패한(?) 4명이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1월 첫째주 일요일이 3일연휴에 끼인 날이어서 다른 회차에 비하여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조건이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애써 행사를 계획하고 비록 세명의 회원만이 참석한다는(저는 당일 아침에 참가하겠다고 연락했으므로 정확히 계산하면 2명) 걸 본인은 알면서도 책임감있게 리딩해준 조민재등반대장께 존경심과 고마움의 마음을 드립니다.
아울러 산행일정이 매월 첫주 일요일인 듯 한데, 기계적으로 거기에 맞추어 진행하기보다는 ‘일정상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조건인 경우에는 산행일을 변경하여 진행하는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좋지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1월산행 인원수 때문에 생각한 것이기도 하지만, 등반대장께서 소개한 2월 산행코스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이번엔 설연휴와 겹쳐있어서 고향행을 해야하는 저로서는 참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니, 꼭 한 번 제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서두에 적습니다.
‘매월 첫째 일요일로 정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날로 변경하여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매월 산행날에 익월산행일정을 체크하여 정하고 바로 전체회원들에게 공지한다면 일정변경으로 인한 혼선은 최소화하면서 많은 회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소요산행 입구 안내판에 ‘신라 선덕여왕(645년경)에 원효대사께서 開山하여 산이름을 소요, 절이름을 자재암이라고 하였다’고 소개되어 있듯이 소요산행은 자재암을 깃점으로 하여 하백운대-중백운대-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공주봉-자재암으로 원점복귀하게 연결되어 있는 약 5.8Km의 가벼운 코스입니다. 산행길뿐만 아니라 자재암 일주문 주위에는 요석공주별궁지, 원효대, 원효폭포 등의 원효와 요석의 설화를 떠올릴 수 있는 유물들도 있어서 약1,500여년 전 선각자로서, 개혁가로서 시대를 고민했을 원효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산행중 역사/문화해설사 조민재등반대장님과 함께 나눈 의상대사와 원효대사, 불교철학과 절문화 등 화제거리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소요산행은 짧은 산행코스에 비하여 초반부터 길게 이어지는 계단길, 칼바위등 약간 험한 코스, 평이한 길후에 연결되는 고행길 나한대, 정상봉답게 급한 경사로 연결되는 의상대 등 곳곳에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산과 계곡과 기암괴석이 함께 하는 아기자기한 산행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효가 소요산으로 개명하고 이후 김시습 등 선비들이 노닐고 소금강으로 노래했던 이유를 짐작케 할 수 있기에 충분한 산의 자태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나한대의 고행길을 지나 오른 의상대에 펼쳐진 사방의 시야는 온 세상을 본 듯 시원스럽고 정상에 오른 기쁨과 어우러진 행복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었습니다.
‘응답하라 1981’ 산행내내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연애, 여행 등 그 시절의 신변잡기와 86학번인 저로서도 이름만 들었던 전설적인 선배들의 운동얘기 등 학창시절과 노동운동시절을 실감나게 들려주고 하산후엔 동두천부대찌개로 입맛까지 즐겁게 해주신 장정미 선배님, “내려가?, 내려가?”하면서도 씩씩하게 함산하며 즐거움을 함께 나워준 청년 최민서군 덕분에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행복은 감탄하는 순간 맛보는 느낌이요, 행복감이 곧 건강한 삶의 원천’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살고싶다면 매순간을 행복감에 빠져살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감탄을 많이 하고, 감탄을 많이 할 수 있는 경험을 많이 갖자’고 늘 다짐하며 살고 있습니다. 산행은 자연과 함께하는 감탄의 경험입니다. 산행 길 곳곳에서 나도 모르게 연발하여 터져나오는 “햐 멋있다”, “대단하다”, “장관이다”, “아름답다”, “시원하다”의 외침과 감탄은 “지금 이 순간 나는 정말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이여, 제가 당신의 품안에 있을 수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의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서강민주동문 선후배 동지님들!
2016. 우리 모두 행복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하시길 빕니다.
<86/정외/김종기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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