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환경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의견 수렴 대안 마련해야

최근 환경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온라인으로만 개최해도 된다는 지침을 냈다. “거리두기 4단계 발령으로 주민설명회 개최가 불가하며, 이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어 사업추진에 중차대한 지장이 생길 것으로 예측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계획수립 또는 승인 기관의 장은 온라인 개최 등의 대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 관련해서 지자체가 질의한 것에 대한 환경부의 회신 내용이다.

이 같은 환경부 지침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주민설명회는 환경영향평가법상 보장된, 개발사업 절차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주민의 의견을 낼 수 있는 장이다.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수도권 내에도 상당한 도농복합도시와 비도시지역(농어촌 지역)에는 65세를 넘는 노령인구 비중이 높다. 이들에게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ZOOM 회의 개최는 주민설명회 생략과 같다. 지난 8월 23일 파주환경연합은 주민설명회를 온라인으로만 개최하는 것을 두고 “행정편의를 위해 시민들의 권리와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민설명회를 온라인으로만 개최할 “예외적인 경우”를 판단할 세부 기준이 없다. “사업이 지연되어 받는 사업 추진상 중차대한 지장”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까. 없다. 기준이 전무하다. 사업자에게 보통 ‘시간은 금’이다. 절차가 늦어질수록 손해가 커진다. 공무원에게는 사업이 지연되면 민원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민감한 사업의 경우 주민설명회는 욕설과 삿대질이 난무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한다. 이를 대면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면 그 어느 공무원(지자체장)이 황금 같은 기회를 포기할까.

2020년 3월 2일 공고한 환경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관련 환경영향평가 운영 검토>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민설명회 개최가 어려우면 행정안전부의 별도 지침 시행 전까지 연기해야 한다. 거리두기 단계가 개편된 2021년 8월에도 이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그럼에도 정말로 중차대한 지장이 생길 것으로 예측된다면, 그 이유를 정확히 알리고 “이해관계자 등에게 사전에 충분히 고지”할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한 뒤 설명회를 열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이유는 주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제대로 고지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각종 어려움을 겪고 소통도 힘든 시대를 지나고 있다. 그럴수록 시민들은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환경부와 지자체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해서 되겠는가. 환경부는 온라인 주민설명회를 허용하는 예외적 경우를 철회하라.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취지를 살려 주민 의견 수렴의 진정한 대안을 마련하라. 주민 의견을 듣겠다는 진심을 보여 달라.

붙임1: (붙임)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개최 관련 질의 회신(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588호 공문)
붙임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환경영향평가 운영 검토 (200302)

2021. 8. 30.
경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강관석 차봉준 사무처장 장동빈